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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선신들이 돕는 사람(5)

narrae 2014. 6. 26. 23:57

조신시대 후기에 함양 영각사에 설파(법명 상언) 스님이라는 고승이 있었습니다.

평소 "화엄경"을 깊이 연구하였던 스님은 "화엄경"의

내용을 요약하여 "화엄경대과"다는 책을

저술했습니다. 때마침 잘 아는 관리가 중국의

사신으로 간다고 하였으므로 그 책을 '낙안 징광사

방장스님에게 보여드릴 것'을 부탁했습니다.

장광사의 방장스님이 화엄학의 대고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신이 중국 징광사에 가서 그 책을 꺼내어

보니, 표지 글씨가 주먹뎅이처럼 뭉특한 것이 영

볼품이 없었습니다. 그는 이대로 갖다드려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 알맹이는 할 수 없고 표지라도 다시 써서 보여드려야겠다.'

그리고는 자신이 '화엄대과'라고 근사하게 써서

방장스님께 가지고 갔습니다.

'조선의 설파라는 학승이 "화엄대과"를 지었는데,

노스님께 보여드리라고 하여 이렇게 가지고 왔습니다.'

'음, 그래?'

방장스님은 만져보거나 재껴보기는커녕, 힐끗

쳐다보고는 두 번 다시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튿날 또 가 보았지만 열어본 흔적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또 가 보아도 그냥 그대로 객실에

놓여있을 뿐이었습니다.

'거참 이상하자. 사람을 무시하는 것인가? 아무리

그래도 한 번 넘겨라도 봐야 될 게 아닌가?'

그날 저녁 사신으니 꿈에 설파스님이 나타나서

단 한마디만 하고 사라졌습니다.

'화엄대과라.....'

일어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갑자기 책의 표지를

바꾸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휴지통를

뒤져보니 처음의 책표지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사신은 방장스님의 객실로 가서 책을 몰래 가지고

온 뒤, 처음의 표지로 갈아 끼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장스님께 보여드리면서 마치 처음인 것처럼

말했습니다.

'조선의 설파라는 학승이 "화음대과"를 지었는데,

노스님께 보여드리라고 하여 이렇게 가지고 왔습니다.'

'음, 그래?'

한번 힐끗 책에다 눈을 주던 방장스님은 깜짝 놀라

소리쳤습니다.

'시자야! 여기 얼른 향상을 가지고 오너라!'

시자가 상에다 향로를 받쳐서 가지고 오자, 책을

상 위에 올려놓게 세 번 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책을 넘겨보며 감탄했습니다.

'오! 동방 소국에 이구지보살이 출현하셨구나.

부디 이 분을 지극정성으로 모셔야 하네!'

이구지보살이라 함은 십지보살 중에서 초지 환희지

다음의 제2지 이구지에 이른 보살을 가리킵니다.

이구지보살은 일체의 때가 없으므로 몸에도 때가

묻지 않을 뿐더러, 옷을 빨아 입지 않아도 항상

새옷처럼 깨끗하다고 합니다.

사신은 귀국하여 설파스님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한참 입고 벗어놓은 옷에 때가 조금도 묻어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뒤 설파 스님은 80권본 "화엄경"을 목판에

새겼습니다. 그때만 해도 경제걱 사정이 매우 어려웠

던지라, 방대한 화엄경판을 새기기 위해서는 많은

경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돈 있는 이들을 찾아가

시주도 많이 받고 노력봉사도 많이 받아 완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판을 다 만들고 나자, 그때부터 설파스님의

옷에 때가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설파스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옷을 걷고 물을 건너간다고 하여 어찌 다리가

젖지 않을까 보냐'

이 얼마나 무서운 말씀입니까? 후세 중생을 위하여

경판을 찍기는 하였지만, 여러 가지 빚과 업을

짓게 되었으니 그만큼 때가 묻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깊이 음미해 보기 바랍니다.

Gate Gate Para-gate Para-samgate Bodhi Svaha

()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

자료제공 : 청정 법화도량 백탑사(창원시 진해구 북부동 작은백일부락)​​

출처 : 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을 힐링합시다!!
글쓴이 : 일레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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