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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위한 신랄 : 고덕

narrae 2007. 12. 15. 23:18
든든
 
바윗돌마다
코 고는 진동 뭉치로 한 밭떼기 인 채로
여울에 고개를 내 민 듯  
생활에 남은 여음이 뒤로 뭉쳐진 듯
잠결로 마지노선인 냥 탱탱하다
눈 뜨면 가시같은 빛에 찔려 눈도 못 뜰 것에
그래도 탱자 알은 주름 속에서도 매끈한 듯
옆 방 코 고는 소리처럼 퉁퉁 부풀리다가
진동의 알 같이 굳어져 이 살갖 좋은 대지에 든
아! 그래도 담담한 역사(力士)가 받쳐 든
든든의 것
 
 
신선이 따로 있나
 
신선이 꼭 기암괴석에 모양내든가
내 고향 산이 깊어 좋은 것에
팔부 능선에 바둑판 논이요
마을 입구 들린 논은
꼭 앉은 무릎팍의 구릉이로다
논은 웅크린다는 것이
눈 못 뗀 강아지 엉겨 붙은 듯
허리 겨우 날듯 말 듯 꼭 달아 붙고
볕은 조금 앞 산과 좁아 아쉽기도 하지만
살이 좋아 잘도 선텐발 있는 곳
길은 헐랭한 것이 있어 늘어지고
개울은 개인 날을 울타리치다 건망증였는지
길을 벗어나 떠났다
아! 어찌 돌들만 신선을 빚든가
논밭들이 선국을 토질감으로 올려 놓은 것을
 
 
원반
 
빠르다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깔려서 더욱 아늑하게 한다는 것
그려지면 나무 키만한 것이
레코드판만 같아 안정감이 있는 두께의
그것의 초극적 그림자의 두께
나는 마른 오징어 쌓아 두어도 이빨이 없어 먹지 못하는   
퉁퉁 불은 음악인 채로 입체를 휘젓는구나
 
 
오디
 
오디가
제 머리 끝 어둠 속에서
어데?
오디? 하는구나
늘 상전(桑田)의
아침 입구에
저녁 입구에
 
 
천지인(천지인) 2
 
푸른 청춘의 수축성을 못 찾아
늘어진 붉은 늙은이여도
다 하늘의 일
人의 띠를 떼어도
그 자리로 천둥의 발이 되고
天의 디를 떼어도
그 자리로 바람의 자리가 되는구나
 
 
기름기
 
존재는 기름기 융숭한 허공의 배인 듯 돼지
어느 순간 건조(乾燥) 중인 듯
라면처럼 오그라 붙은 결
어찌 우리 눈에는 늘어가는 듯이
나아 가는 듯이 하는지
아무리 봐도 어데가 머리인지 모르겠구나
 
 
괄호
 
세상사 모든 게
어머니의 기도 속에 이뤄지는 것이다
빈 속에도 두 손 모아 ()
 
 
오디 3
 
어찌 하루도 못 삼키는가
저 오디 혓바닥 붉을 때 삼키지 말고
혓바닥 검을 때 삼켜라
알 듯 말 듯
뜻문 밖
이로서 그저 오디라 할 것
 
 
윈 스텝
 
저 귀신은 아는데
나는 모른단 말인가
저 귀신은 세 발짝인데
내가 언제 발 떼기였던가
거울!
 
 
선(線)로의 발단
 
저 과일에 유리병을 씌워 키우니
이젠 병 밖으로 꺼내는 몫이 또 남았구나
참 문제가 얄팍한 거리
선 자리가 생로병사로구나
 
 
진행형
 
진행형이란
도시의 불꽃을 이루는 동안
저 달을 맺는 꽃 향기
달은 다달았다는 것
산천이 정기가 가득 끼이고
태양열 발전에 발정기
나무도 부리까지 모여
땅을 쪼아대는 외유내강
창자 줄기는 미로의 막장길
열매 내놓는 그 점에 천문
 
 
점 2
 
저 태양이 꽃점에
허공에 줄기를 뿌리까지 내었을
지구가 열매 맺은 것
두 다리면 어떻고
열 다리면 어떠리
사방 다 걸어도 오히려 자연스움의 것
이 지구 머리 통이 점으로서의 출발
수학적 기준점
 
 
열림
 
점과 면은 같은 것으로서
스스로의 보잘것 없으로 침몰하는 것에는
배라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실은 바다가 침몰하는 것이다
우리가 귀 기울인 바로 찾는다지만
열린 것은 없고
그대로 바다를 따라간 것이다
 
 
반환점에서의 것  
 
깨달음의 영특함이란
그래도 곡식을 채우지만
그것은 마치 달거울이 완연해야
사물이 차고 드는
그림자에 가린 듯,
아니 가린 듯함과 같구나
 
 
귀걸이
 
귀에는
방울의 귀걸이가 충분히 맺힌 듯 함에 열리는 것으로
나의 찬미를 부르게 하는 것으로
나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준 그대의 푸근함에
대지의 살이 더욱 두꺼운 쪽으로 바라보게 하고
나의 열정을 뜨겁게 해
입김의 이슬의 남겨 달고져 한 것
 
 
일갈
 
저 골짝
새 입으로 쪼으듯 여는 것
순간 확 트이는 곳
삶은 한 시간 주검은 하루이듯
일생이 행운과 같음이 순간과 같이 해도
그보다 짧은 이 순간의 것으로
도리어 부리를 쪼는 심정은 짧다고 말을 것
우린 찍어지지 않는 적막으로 또 새가 짖는다
 
 
비교급  
 
화두란 중추적 감각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물애 대한 촉성이
화두상으로 몰아 갈 수 있어야
자율성마져 타파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도사라 폼 잡아봐야
녹녹한 리듬 위에 있지도 않다
새롭게 한다고 해봐야
다 모방적 감각에 옛 것에 불과하다
허나 늘 비교급의 태두인 냥 행세는 한다
 
 
담담
 
담은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 건 담담함에서 결정지어진 것이기에
내 숨구멍이 있는 한
철옹성으로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 건 호박 넝쿨이 사로잡아
펑퍼짐함이 앉는 것으로
잘 덮이는 것의 호방함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것
 
내일의 오늘은 정확했는데
오늘의 오늘은 정확하질 앉구나
 
 
빅뱅 3
 
신화란 미봉책을 쫓아감에
인생 다 아물면 도리어 재미 없지
인생 그 수(繡)을 쫓아감에
얽어지는 벽화가 값만 더 올라가는구나
아! 심장은 멀리도 질기고
생각은 고정되어 있음에 솟는구나
 
 
 
足이 발이란 것
발이 보이면 그로 시작이라는
본래적 경위를 중시한 것
족은 발(發)이란 것으로
흔적이 맞닿는
수평적 영상을 이룬다는 찍고 있다는
발이란 두 개가 떨어지지 않은
발의 접(接) 늘 되어 있다는 것의
그대여! 인생을 뜬구름이로만 말라
꾹꾹 찍힘의 채움과
한 쪽은 어데 있든 發에 놓인 것
 
 
자기부상 열차
 
빛의 굴절도
붕붕 뜨는 착시 현상처럼 다가오는 신기루처럼
우린 늘 오아시스적 목을 축이는 단맛의 자기 부상열차
이 길은
그대의 신기루를 위해 달린 것
우리의 심장의 열기만큼 에도 떠오르는 절약형인 것  
 
 
마음이 영역
 
아! 제 생각이 안경이라고
부담되는 사람 떠나줘도 고마운 일에도
좋아하는 사람이 떠나면
떠난 곳에서도 보살펴 주는 듯 고마운 듯이 여기는
이를 가리켜 그림자의 영역과 같은 것
 
 
대야
 
대야의 물에도
발에 차인 듯 울컥울컥 할 때가 있 듯
잘못 걸린 듯함이
한껏 정화함의 빠른 듯이 살아옴이 있는,
마음 한 동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 볼
모짜르트같은 비애가 합주로 걸린 듯 물결쳐 간다
 
 
하프 협주곡
 
harp가 helf인지
왠지 드릴 손의 떨림같음에도
압축으로 몰아 붙인 효과같은 세월에
철근 드러난 나이이듯
이젠 감정만 자꾸 여려진 것에
harp가 helf이듯
갑자기 어머니 자강가인 듯 타고 사라진다
우담바라!
쇳 속에도
벽돌 속에도 꽃이 피는구나
 
 
동판(銅版)
 
가슴에 와 닿는다는 것
詩 한 편의 길이도 못 채우는
동판의 새김과 같은 인상이라는 것
그 자리엔 볼록볼록한 근육질이 살아 숨쉬는 것의
파도 같은 음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의
반박은 가사가 얼마나 유별나 음악을 좋아했겠으랴
늘 새로운 듯 물결 타고 가는 것
동판에 달구지 근육이 일어가는 듯이 하는구나
 
 
동(同)
 
어떤 힘이라는 것이
동판처럼 불거지는 힘이라는 것이
먼저 곡선을 낼 수 있는 유연성으로
포용성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의 동질감
우리가 어떤 운율을 드러냄에
동(同)이라고 하는 것이 구비됨으로 부감됨에 선 것
다 받치는 점이 있어 쇠에도 同을 드러내는 것의 유연성 
 
 
도시의 추상
 
도시의 추상이
그대 꽃이기 전에 색의 파장으로 곡선을 빼고
저 꽃이 발릴 것
어느 효소적으로 박히지 않는 것이 없 듯
흡수성을 발휘하는 듯 전달체
도시의 추상이 꽃이기 전에
한 도시의 꽃말 같은 것에
꽃잎은 사람들의 입은 옷마다
건물의 페인트마다 우러나오게 한다
 
 
옥잠화
 
산소가 철의 나무가 되어
산화철의 꽃이 되고
탄소가 산소의 나무를 타고
이산화 탄소의 꽃을 피운다
산소 떠나 탄소이랴
탄소 떠나 산소이랴
이산화탄소 중인데도
어찌 알맹이 하나씩 건질 줄 알아
아! 심장의 박동
질소와 산소가 섞인들
산소만 찾아 불타는 것에
질소가 마른 땅의 것으로  순도일 것에
또 산소가 옥당(玉堂)을 먹고 사라졌음에 기본형으로 하는 것
옥잠화야 너도 그렇게 피는 것이더냐
 
 
극적 포용
 
水는 陽이요
火는 陰이라
양은 ㅡ이요
음은 --라
水는 物이요
산소와 수소는 나무요
火는 꽃이라
굳이 아무(我無)를 나무라하지만
우리가 빛을 보는 관점이
水로서 거울 그릇이 되어 안지만
水가 극적으로 다하면 火가 되는 것의
빛은 문명화된 의미를 합한 회합이 있어
염기성이니 유기산이니 하는 것으로 가는
역동성이 있는 것의
나무가 그 근육질을 드러낸다
 
 
그대의 왈츠를 위하여  
 
숨 쉬는 것 마다 한 음정에 몰아 넣는 듯
모눈 종이 같은 박은질 같은 코를 걸고
왠지 벌집알 같은 듯이 숨을 죽인 듯이
저 산들바람은 골짝으로 내몰고
아코디언 숨 턱턱 막히는 벼랑길에
가슴진 동굴에 음정만 맺히려 하는지
그래! 우리 눈에 보이는 형상으로도
마음이라고 일으킬지면
현상으로까지 와 동요를 일으킬지니
그대여! 바람일지어도 왈츠를 추자구나
 
 
굴뚝새
 
꼭 굴뚝에만 산다고 굴뚝새라고만 할 수 있나
그대 마음에 살아도 굴뚝새요
나무 굴에 살라도 굴뚝새요
비 오는 날일수록 더 뚜렸한 연기마냥
그리움의 움집
초가지붕같은 두메의 굴뚝새
 
 
박 2
 
박이 초가지붕에 앉은 채로 줄기 마르면 이슬 맺힌다
박이  하늘 잎새마다 하늘 모자이크 �칠한 것
바싹 말리면 이슬 맺힌다
이슬 방울이 섬광의 씨가 먹힐 때
동굴이 엿 바람구멍을 타고 부풀리듯 커간다
 
 
이슬을 굴리니 이승
 
이슬을 굴리니 이승이요
서슬을 굴리니 저승이라
물거울마다 언뜻 기운 배이기는 동속인데
슬은 오로라 꼬리처럼 쳐가고
승은 그대가 귀인이라고 바퀴를 대령하였는데
꼭 슬은 부군이요
승은 아낙처럼 만난 날이로다
 
 
성실성
 
세상을 아름답게 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희망
서로의 눈길과 배려를 놓치 않는다는 것에서
 
 
무봉(無縫)의 천자락
 
짖는 것이나
짓는 것이나
한 가지인 것
짖는 순간에 지어진 무봉(無縫) 천자락 같은 것
참 이상하게 먼 곳을 보게 하는 것
 
 
 
곶이란 손가락 끝에 있고
곳이란 지적하는 것에 있고
곳에는 핵이 있음이니
씨될라
 
 
밸트
 
내가 저들의 망상을 벗어남에
넘어갈까
관통할까 하는 의구심에
다 마찬가지인 것
관통하니
자라 등껍질이요
넘는가 하니 
애벌레에도 등뼈를 남기닌 쪽으로
옮겨 놓은 것  
 
 
W 2
 
W 더블유
더불을 유
WH에도 어찌 하(何)인 것
육하 원칙이 받쳐들고
何에는 WH의 음형이 있는 것
아직은 더불은 것에 있는
마지막 하나의 관문에 선 것
 
 
인식의 선을 따라서
 
인생은 너무 짧다 마라
잘도 튕겨 나오는 초침도
간혹은 너무 깊이  든 것이 아니냐는 생색끼
순간의 충격에도
멍이 하늘을 이룬 듯 서서히 하는 것
 
 
윤곽을 위한 투영
 
그림이 사진과 같으려 해도
사진이 기댜려 주지 않듯
사물이 마음과 같으려 해도
채색만 두껍게 겹치는 것
 
 
인간의 이해
 
내 한 쪽 팔 못 쓰게 되니
그제서야 그대를 만나는 것
인생이 수박 반쪽으로 퍼먹음이 수흘한 듯
두 팔로 안고 절로 가면 어떠하랴만
용쓴다는 것이
한쪽 기혈이 뭉쳐져 막힘의 반쪽일 때
채석 속의 보석과 같음의
그대 내 두 팔의 이해로 죽어도 건너지 않았던 것
난 홀로의 성취에
내 반쪽의 무덤처럼
그대의 이해를 잡고 건너오는 것
 
 
포구
 
내가 팔을 벌려
저 초승달인 채 쌓여가는 저 포구가
하프의 현처럼 겨드랑이 말끔히 씻겨감에도
끝까지 줄 늬 기어오르는 내 팔을 벌려
저 초승달인 채 달겨가는 것
 
 
옆구리
 
게가 옆구리 넓히는 일도
어느 퐁당도 모를 파도주름에
중심이 있듯 물아붙이기는 하지만
게가 앞뒤에 가나
옆에 가나
방향성은 누구의 것도 아닌 것으로
그저 옆구리라는 것으로 거둬들이는 것
 
 
바닷맛살
 
능동성을 상실한
피동성만으로 끌어모은 바닷가
일어난 모든 일들이 잊었을지언정
망각이 되지는 않을
어쩜 거북이 등껍질만을 되었을
거북은 바다를 움츠린다
 
 
여울 가죽
 
어찌 호랑이 가죽 남기는 이야기 남기는가
저 호랑이 가죽 무늬의 말이라는 것
파도의 말도 아니요
정말 내가 밀어 본 행위도 아니요
겨우 물무늬 테를 이루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포구 코 끝인 듯이 해도
여울지며 밀어 덮은 가족의 울타리인 냥
죽이 맞는 가죽으로 씌운 것
호랑이 가죽 만드는 이야기
 
 
우주 2
 
저 소장수
물을 한동이나 더 먹여 근수 늘이기
가죽은 탄력이 좋지 늘어지지는 잘도 하는 것
허나 모든 개체가 끝이 있는 것이어서
불이 물이 되어서도
땅이 하늘이 되어서도
못이 산이 되어서도
천둥이 바람이 되어서도
찢어질라  따라가는 것
그도 안쓰러웠는지
밤낮으로 노예삼아 늘여감의 배려인지
소장수
소 물 먹여 근수 늘리기
 
 
턱 2
 
문턱 넘어 저세상이라 했던가
생사가 어데 있나
아무도 제대로 앉아 보지 않는 이 자리에
부귀영화도 문턱 너머에 있구나
 
 
관문
 
사는 것이 다된 듯함이
생식에서 다하는 것같은 헌전함에
인생은 짧다하나
이것으로 봐 긴 것도 짧은 것도 아닌
고만한 것에
길지도 짧지도 않은 듯
홍역 한 번 치룬 것 같은 것
하늘을 훔치니 흙소가 달리고
땅을 훔치니 천마가 달린다  
 
 
허물 벗기
 
그 혼돈에 맞아 출세한 것이
그 혼돈을 한탄해 혼돈한 것처럼 하는 짓
이래 붙이나 저래 붙이나
내 잘나고 보니 아래라 깔볼 수 있는 허물벗기
이젠
사랑하라
사랑하라
귓전에 남기기
 
 
로마는 반복형의 건재함
 
참으로 법이란 것도
아랫사람에게 많이 걸리면 더 촘촘하게 엮을 것이
윗사람에게 자꾸 걸릴 판이니 험할수록 무서운
그래서 꼭 뒷문으로 빠질 수 있는 코를 흘리는 것
그래서 남이면 자존심에 죽을 것도
콧대 좀 낮춰다 생각으로
이젠 코 딱아주는 코 없어도
모든 이의 콧물로  물 탄 듯이 하는 것
참으로 사랑이라는 것 또한
아랫사람에게 나무랄 일이면
윤리 도덕도 엄격할 일을
꼭 윗전에 걸릴 일 많으니
아예 사랑 꿀 발라 발도 떼지 못하게 하는 글의 요구  
 
 
수양버들
 
삽살개 수양버들 처럼늘어져 완성시켜 주는 것
땅이 등허리에 목각이라도 붙여 준 듯
땅심의 주시선이라는 것 다 마음을 따라
헐클어진 듯하다  삽살개 살가운 듯이 하는 것
흰 눈 껍질만 남기고 사라진 흔적
아니 제 가죽 살삽하게
살갑도록 거꾸로 돌아간 모습
일어나면 한 털이나
양의 무리로서 초연한
인간 의지로서의 지킴이로 뒤집어 쓰고
일어났음이니


눈밭의 등불

눈의 평원
집이 무겁다
아버지 어깨처럼 무겁다
어느새 흰머리가 성성하신
느닷없이 들이 다 하얘져 버린
구획된 두렁도 없이 가로질러도 될
걸림 없는 이해심에
아! 눈밭 위의 등불
관절통만큼이나 무거운 눈 지붕에
기다림같은 등불
 
 
스티커
 
흡인력같아도
막상 어떤 실수같음보다는 뭔가
돌리키기엔 물이 든
인간의 모습을 띤다는 것
마치 흰 바닥과 함께 인 듯이 하다
막상 붙이고 나면
흰 바닥은 떨궈 놓은 듯
재생성의 복원력을 부여 안은 것
왠지 신과 함께 같다 나 떼어내기가
마치 나 홀로이다 신과 함께 모여 변론이나 되는 듯이 
어울림으로 정론되는 듯이 하는 것
그로 신마져 치졸하고 더럽고
위선적 철판을 깔게된 영역적 사고
어쩜 사후적 사고관이
가장 생전의 우월성을 갖은 듯이 저변성을 가진 것
이건 신심이 아니다
우린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 상실을 찾아서
가는
그 과정에서 예수를 보고
석가를 보는 것이니
우린 우리가 주인인 거울을 찾아간다
파편된 조각보다
더 좁은 시야임을 부정하면서
안아 들어 나오는 데에도
상처가 남을까하는 위태성에
이 용해점이 용광로만이 아님에
무아가 되어야 함이 아니더뇨
 
 
라면을 위한 신랄
 
그 게 매운 맛이라면
그대 진정 최선을 다한 것
헌신한다는 것
어려운 때일수록
뽀루찌 같고
새독같은 것
그것마져 다 태울 수 있는 심혈이
천고를 다하는 빛깔을 낼 수 있는 것
얼룩을 남기지 않는 초탈적일 수 있는
패맺힘으로도 떨굴 줄 아는 경지
아! 의염함이 얼마나 매울 수 있는냐의
책 속에서 기려보아도 견줄 수 있는
義士일 수 있음을 독서에 독이 올라
저 푸르름의 애벌레초차 붉에 물들어갈만큼으로
태울 수 있는 것으로
가지를 연
붓의 맥과 같은 것으로 남은 글씨와 같은 듯
검게 흘러내림이 바위에 스며 먹인 듯 나오는 것인것
 
 
자루
 
인간 가죽 좀 헐렁하게 살다보면
열심히 속 비울 줄도 알아야겠지
먼저 식탐을 늘리지 말고
굳이 거북이 등이 필요치 않는 것으로
그래도 생각을 짜낼 수 있는 나름의 자루로
붓의 감촉인 냥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고리
 
생각을 차분하게 하는 것과
생각을 맑게 하는 것은 다른 것인가
먼저 못 할게 굴리는 일은 없어야겠지
그렇다면 곧 남의 탓이 되지 않겠는가
세속을 벗어나기 그리 쉽든가
정도도 넘을 정도로 벗어나 있으니
한 푼 벌면 두 푼 욕심이요
두 푼 벌면 세 푼의 편안함을 알고
네 푼을 벌면
이리 저리 얽혀 있으니
비즈니스 없이 유지가 되는 것이든가
반반씩 쪼갤래도 쪼갤 수도 없는 것
이리 저리 얽혀 방구 꽤나 귀다보니
이것이 정말 부여된 운명처럼
착 달아붙은 내 것같고 역할
부귀영화가 정신을 혼미하게 덮어도
무언가 인생의 배역에도 승자에게만 있는
역활을 잘 한 것 같은 큰 배우가 된 냥하는 것의
이도 다 꽃같은 종자이긴 하다만
空에 왠 콩!이라고
또 한 번 울림살이 내 변죽이 출렁거리고
그래도 겨가 꽉 물어주어야
한 대변(代辨)의 순(筍)이 나오는 것의
 
 
무차별
 
차이도 없고 차별도 없는
빈부와 귀천이
오르는 것도 아니요 내리는 것도 아닌
생멸이 돋고 지듯
산도 돋고 지는 죽순과 같은 것
가도 이 끝
가면서 내놔 봐라
저 산이 옷을 입고 벗을 뿐인 것에
벗으면 차라리 독수리의 창공이요
입으면 숲 속의 호랑이의 영웅인 것의
 
 
전율
 
이것 저 것이니 해도
사는 게 깡깡이 속 뒤집어 놓은 듯이
꾕과리 속 뒤집어 놓은 듯이
이미 도심과 촌락의 숲을 이루는 떨어진
긁어면 일어나는 것에
호수 한 복판이 선율을 팅겨 내며
저 태양이 나이테를 내 전율 껏 살게 하는 것  
 
 
자유에 대한, 바람에 대한
 
꽃아! 너도 네 아름다움을 놓쳐가며
나의 자유와 바람에 대해 탐하는 것에
내가 시인에 있음에
네 참모습을 보게 하는 것인지도
 
 
물난리

노래는 속 차 가지만
내 깍지는 어이 할꼬
음정이 정(情)마져 채워 가지만
이 한 몸 알맹이 대접받아도
난리 끝엔
내 깍지가 더 소중했구나
아직도 솜털과 같은 희망에
짐을 꾸렸다 말고
익숙해도 좋을 창망함에
음정(音情)은 흐르건만
겨가 눈 나올 자리를 잡았음을 보았던가?
한 박자에도
콩깍지 한 바가지 소죽에 들었다
건지듯 건져내듯
내 어울려 듬도 있겠지만
어느 위대한 음악가의
음정을 한 껏 여미어도
더디기만 한 보따리엔
허접했던 겨가 들녘에 묻혔을 논




그대가 날 보려면
저 창 밖 눈만큼은 쌓여야 할거야
마차가 지나고
사람이 지나고
검은 흙탕으로 가로지름이라도
한 기슭 남음이 있을
그대 사랑의 징금다리라도 될
휴식이라도 되어야 할 거야
이 척박한 대지에
첫눈이 나린다
어린아이의 손으로
눈사람 만들어 내 창을 바라볼 때
내 빈 창이라도 바라보면
난 넋보다도 더 깊이 찻잔에 아롱진 사람


눈이 오면

눈이 오면
눈사람 같은 자의
피 한 방울도 아닌 자의
그래도 배 똥똥히 숨차할
구름 뭉친 말씀인 자의
녹아감이 아니라
던져도 허물의 옷이 아닌
백설로 벗어 던진 현재의 구현
눈이 오면
너희 격정의 깊이에서 잠잔
상대가 없어도 혼자 있는 자의
혼자 살아온 자의
허공 중에도 중얼거린 자의
깨어보면
무에서나 남긴 손짓
꽃잎이라면 도리어 궁색할 표현
발색 더한 몸부림으로
한 번 더 흔들어 보일 듯이 여기 온다
내 굳은 상실성에도
비단폭 맞잡는 비천상으로


대금

공(功)이 있는 공덕(空德)이여!
언덕 밭의 외로움을 안고 사는 저 나무 무드여!
네가 고목으로 한 솥은 비워도
이 속절에나 거드세 그려
천공이로고
천공이로고
울이라도 천공의 천지인 삼문(三門)
불어 살아가는 폭이 상하의 마디
고목이여!
네가 연륜을 파먹고 비웠다하나
늙음의 어리석음이 되지 않도록 해야함이 아닌가
대금 2
단순한 마디가 아니다
모금 모금 넘어가는
마디결마다의 유순함이여!
침 한 번 삼키어도
몇 마디를 이어가는 견인이여!
하루의 생존력도
붙이는 교차에 이루어지네
율곡(律曲)에 통로가 있음을
활엽(闊葉)을 딱 부러지도록 꺽고
통심(通心)의 다단
벽의 부여됨
이음새의 절도가 고맙지 아니한가


저녁

우러나오는 커피의 저녁
짙어 가는 집까지의
아카시아가 들통날 듯한 향이였으면 좋겠다
합성으로의 퇴근
빈번한 화학적 접촉을 새치기하며
기도(氣道)가 막힘에
흰 꽃길을 지나오는
내음의 복면적 여과로 숨돌려가며
발효된 대화는 고사하고
빛깔은 좋은 대사
걸치기도 껄꺼러운 길목을 지나
집 앞까지에 향


장생로

우린 어떻게 천도를 거역하는가
우린 여러해살이의 지도(地道)에 집착해
뿌리 채 남아 돌아가 연장선을 그리고
씨앗으로 결정 지운 천도를 벗어나려 함이 아니더냐
싸늘히 돌아서는 길에
하늘 끝으로 달린 놈은
기억의 소산은
어느 끝으로 훑어 미는지
허나 그대여!
전도는 이미 뿌리와 줄기를 찾아 나선
미로에의 성장럭
열 손가락에 든 차원을 넘어선
박히는 원융점이
바닥의 조직으로 일어남의
아! 지신의 신념으로나 짜인 융단의
이 시간 밖의 위한
천안(天眼)으로 접할 시각이 있으리니


하청(河淸)

인간아
인간아
네가 영장류라 하나
원숭이의 해탈로를 지나 와버렸네
모를 듯한 순응이
울을 완전히 알아버렸을 때
진정 문이 어딘가를 알지인데
나름의 교감으로 더 발달되어 갈 수 있음의
저 마운틴고릴라 앞에
챔팬지의 야성이 고속으로 질주하고
앙금처럼 뭉쳐진 막대기 자기장의
근육뭉치 속에서
연기와 분진이 배면으로 발림되어
거울의 눈이 된
왜 우린 진정한 집밖을 모를꼬


절대 온도

절대 온도에서야 저항성이 없다하니
입이 얼어붙고
산타가 이 길로 더 멀리서 와
북극을 차고 나올는지
유동성마져 배제한
너도 절대적으로 굳어버리면
인간을 발 붙게 한 일도 없는
산의 정상에서의 설인의 몸짓을 보았으리라
접착성을 빼고
우리의 부드런 사고방식도 넘는
어쩜 누가 알으오리까
성역의 의식이 흐르는 것인지
저 남국의 자기장 굴에
영혼의 지지대가 개뼈다귀처럼 붙여 있는지
산타가 온다하니
내 심장마져 얼어붙은 길이였구나


누른 박스

나 물 먹기 싫다
내 고집이라 봐야
내 뼈대라 봐야 이만한 골격
접어 포갠 감촉에 내 풀이 듯
볼 맞대어 볼 친근의
이 박스만한 자존심
꼭 이 그릇같이 도움이 되어야 할 텐데
물을 축이고
꼭 버림받듯 물을 축이고
생의 낭만스런 길목으로 물을 축이고
아파트에 버려진 채
버려진 대지와 같이 젖어가는
대지처럼 껴안은 듯해도
결국 버려졌음에
시멘트 바닥 위의 나를 발견한다
대지의 쿠션과 함께

나의 은하여!
 
내 그대에게 바치는 싯귀(詩句)라는 것에
단편은 떡을 물에 불궈 먹 듯 늘임이 제 맛이요
장편은 오히려 말려야 제 구조를 알 것만 같은
아! 나의 은하여!
은하가 너무 길어 태양으로 말리고
내 이 한 파편적 작은 보석에도 
비단자락으로 배어 뜻이 물들었나니
 
 
젊음의 타향
 
우리가 장소라는 것에 타향은
정 붙이기 나름이라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에 타향은
젊음이란 주파수 삼켜 먹었듯 골짝과 같구나
 
 
 
제 눈에 안경이요
제 멋에 산다고
어찌 된 일인지
통화가 트이질 않아 옷걸이에 걸어둔 휴대폰
어차피 땅에 나딩굴어도 감맛은 아니었는데
늘 옷 섶에 가려 보이질 않더니
빨랫감 내 놓은 바에
휑하니 감나무 그러낸 놓는 것 같은
감!
까치밥같은 감
저더러 달라는지
나더러 달라는는지
누른 것이 홍씨가 못 된다
 
 
원칙의 굴레
 
절대성이 있는 원칙이 있는 자는
자신을 묶는 제약이 많게 마련이다
아무리 우물 안 개구리라할지라도
원칙보다는 자유로운 것이다
물결의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제 나이도 먹는 것이다
우물보다 작은 다이아몬드
그 순수함은 쉽게 깨지는 못하리라
 
 
마음의 눈
 
우리가 심안(心眼)을 쫓아오는데만
그 고귀성이 차이가 난다할지라도
어쩜 그 중에 어느 일부분
백 분의 일이라 할지라도
같다는 평등성으로 살지언정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안관별곡(眼關別曲)
 
영롱한 눈
백내장으로 덮어도 수 십만 년
저 누렇고 흰 영혼도 수 십만 년의 차이
우린 급속도라고 하지만
어쩐지 진화의 깊이에는 백년 하청으로
소리소문 없이 지난 듯
한 물의 연한 차별성에는 수 십만 년의 별곡(別曲)
 
 
우물
 
물이어도 어리석은 물인가
우물이 밑빠진 독이로구나
물색이 돌 축을 쌓았으니
빠진 개구리도 벽을 타고 오르는데
그대의 이해라는 것
알아듣겠다는 것
물색이 없어도 우물물은 되는 것
물색이 꽃처럼
입으로 물색없는 자리를 들이키니
하염없는 눈물이련가
물색은 갖추었으나 뜻이 선명히 붙은 것
물색이 없으니
뜻 깊은 사랑이고져 했을 천상으로 빠졌나니
 
 
목마와 어머니 
 
해체론과 다각성에
순간 순간에 따라 색이나 형태를 달리함이
다 마음에서 비롯된다 하나
그 길 또한 마음의 변덕이기보다
사물은 늘 변하는 중이기에 마음이 솔직하다는 것일 것이다
다각성이라는 것
우린 아직 지동설을 올려 놓지 못하는 자기 중심에
태양을 돌지 못하는 관념의 천동설에 사는 것
자신의 허공성을 허공의 모태로 팔방을 낳지 못하고
자기 상실인 냥하여  
허공체가 아니기에 늘 변화하는 줄에 지엽성처럼 나타날까
두려워 벗어나지 못하는 그 안이성과 주어진 여건성으로
목마는 늘 도는 것에 타고도 나오지 못하는 무한궤도
그림!
입체파라는 되는 시각도 입체적으로 보아주면 되는 것을
자기가 돌지 못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돌아주지 않았다고
천리를 어긋난 듯이 몰아붙이는 짓거리
 
 
강과 억새
 
급류가 있으니
섬이라고 고래 등이라도 내밀면 비늘이 생기는구나
급류일수록
작은 모형으로 또 같이 닮은 꼴의
아! 나의 詩想도 급류가 있어 은빛 비늘이 생기고
다 비늘상의 유전형을 찾음이 나이를 능가할 것
어쩐지 감옥같음에 몸뚱이는 어떻게 뭉뚱거려지는 것
이 몸체보다 비늘 한 조각이 낫지
다 열정의 기가 불어넣은 듯함만 있는 것의
바람이 갈대를 꽂고 몸보양하는 것의 계절풍으로  
난 억새머리털처럼 흩날리며 사는 것이려니
 
 
케이론
 
반인반수(半人反獸)의 선생이라는 것
인간으로서 진화를 엄밀히 금한 것
손가락의 섬세함으로 일으킨 문명� 성취도를
차라리 구슬로서 굴러도 바람을 부림의
반인반수의 선생이라는 것
축구 선수가 팔 아니 쓰고 평생을 보장 받듯이 하는 것
 
 
가을의 한낮
 
따뜻한 거리가 추색(秋色)을 맞으니
보이는 거리마다 추억처럼 앙상하고
사람들은 구석구석 차를 밀고 빼고
길은 볕 말리는듯 하늘빛 빼고  
이 대지
내리 사랑으로 자신을 낮추며
도리어 상승시켜가는 고귀함을 받는 듯이
그 하청(河淸)을 다하듯이
건천(乾天)에 낙엽은 제 빛을 다 낸다
 
 
대궁을 위한 탑루  
 
저 하나로 뻗은 탑(塔)의 루(樓)라는 것
우리가 대궁으로 하나로 모두울 수 있는 것
과학은 과학이기게에 다양하게 접근해도 괜찮고
인간은 인간이기에
허세라도 하나여야 한다는 세몰이의 편고성을
한 樓의 지목성처럼 세워줘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영통관(靈通關)
 
낙엽이 황혼답게 물고 늘어지니
자근자근
황혼도 없이 그대에 대한 이슬
 
 
그대의 시월에  
 
그대의 시월에
난 바삭거리다 간다
그대의 시월에
책장 넘기듯이 간다
긴 세월 당나귀 늘어진 것만 같더니
이젠 소리도 들을 묀가
비록 소리는 작았지만
한 입이
저 황혼이 얼어붙어 얽어졌던 것
 
 
대나무 흰 머리 나는 길
 
대나무 숲 천 리 안에 품은 것
꽃은 만 리를 당김에 이미 흰 머리 나는 것
마디 마디 죽순 통에 메아리 뻗은
아무 것도 없는 냥에
마디 마디 꿀꺽이다 가는 것에
 
 
갈대 속 바람이 이는 것에는
 
갈대 속 바람이 이는 것에는
갈색으로 돌아가 꺾이지 못 한 것
여름은 배 꽉 찼는데도
어울림에 못 이겨 또 더 먹게되는 기세
풀임들이 자기 좋게
또 가래떡을 내는 찰진 것
겨울은 먹을 것 없는 데도
갈대 키는 먼 듯이 메워 가는 바람
 
 
인심
 
네 격조를 알라치면
세상이 얼마나 환히 트였기에
세상에 얼마나 놓아버렸기에
空이라하지 않아도
신이란 공짜같은데  있고
결국에 가서는
부모님이나 조부모 정도 아니겠으랴 하는 인심조가 된다만
그렇지 않다고?
그럼 오히려 조상을 잘 모셔야겠구나
부모님 조상님 외에
더한 행운과 관용이 세상 천지에 어데 있더란 말인가
그래 너무 잘 쉬는 것 가지고 너무 긴 것 잡은 것 아닌가
세상 이치란 공짜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맑게 살으란 것이다
누구든 비열하고 치졸한 밑에서 안주했다면
분명 부모가 아닌다음에야 자신만으로 감당하려 않을 것이다
 
 
생과 멸
 
생하면 멸하게 되어 있다지만
생 자체가 멸인 것에
死와 死 사이에 난 옴자에
풍선에 리본을 단 듯 옴과 같은 것에
생하면 멸하게 되어 있지만
사가 어쩌다 매듭에 묶여 띈 것이
매듭 아닌 것으로 사라지는 것
 
 
가을은 귀족
 
그래! 그래도 살만큼은 살아야지
가을은 귀족인 것을
숨 턱턱 박히는 하늘 끝으로
고귀하게 물드는 감상선으로 잎맥을 감당하고
그래! 그래도 살만큼은 살아야하는 것
억새가 서서히 구름파마할지면
그 줏대가 꺾여도 여한이 없음의
공기 또한 매운 것으로 천식의 벽을 두른 것 같은
 
 
물자국
 
손톱은 떨어져도 그 파문이있 듯
물 자국엔
손톱 자국 파고 든 흔적
그 거급되는 추억을 찾아가니 뿌리가 나고
손톱 속에 풀이 난 텔레파시
 
 
밤털

밤에 낀 보리깜부기도 있으련만
털면 거문고 선의
이 묵중함이 이어져 나아가는 창조성
굳건한 불변성의 진리
대금이 골짝을 채워
스스로 비워 가는 두꺼비 집
마음 한 주먹 짚고 일어선 길
차라리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함이
산막이든
움막이든
일막으로도 좋을 소탈함에 가깝구나

 
적분, 미적분
 
열대에
아열대더니
아이라는 것
생대(生帶)에
아생대(亞生帶)에 있는 것
적분(積分과 미적분(未積分)
 
 
합주 협주곡
 
저 장원한 흐름의 음악을 끌어
가사마다 상형만 같은 살을 입히고
같은 옷을 입어도 다 같이 감동이 오듯
다 사랑이 식을 줄 모른 데서의 기인하는 무늬
어찌 끄는 힘이 천상풍과 같아
한 소절 수 兆 番의 씌워도
가슴 한 복판인 듯 끌어 올리는 우물과 같은 것
늘 듣는 가락에도
살처럼 금방인 냥 일어나는 감촉이 갖 일어나는 촉발
 
 
대금
 
대금 끝에 지푸라기 울대 나오면
그로 한 단 묶어진 것
아! 저 장승의 웃음을 넘어가는구나
팔 소매 걷어붙인
이빨 끝으로 꽉 다문 일이  왜 없으랴만
차라리 무아의 경지로 뱉은 듯이 눈감아
질경이 같은 삶처럼 매운 것
 
 
가을 갈이
 
나무도 제가지를 물결을 보면
물결같아 굽고
분노를 보면 분노를 따라 굽고
물이 물을 넘음에
나마ㅜ만 제 백지 속으로 다 채워
글문과 같이 불어대는 것
인생 !
어쩜 글처럼 만나 총천연색 띄기
불로 잡은 것 불길로 떠나가고
물고 잡은 것 물길로 떠나가고
 
 
오리다와 오그리다
 
요즘에는 보들보들한 휴지지만
옛날에는 신문을 오려 밑닦기였던 것
왠지 오리는 오(吾)의 里가 있고
오려도 오그리다의 그를 잘라
오리다만 남아 접힐 바닥조차 없이
허공 중으로 갈라져도
吾의 里을 구슬같은 머리에 담겨
오리(吾理)다 인 것   
 
 
파도타기
 
살면서 파도타기는 늘 그 자리인 것으로  
비에 도망치듯 숨은 새침떼기
원상에 무엇의 테두리로서 배풀 수 있는 것
우리가 아무리 원상이라 해도
테두리가 없으면 원도 아닌 것에
아직도 하늘은 말랑말랑한 솜과 같아
내가 아무리 깎듯이 해고
종곡을 찌를 듯이 했고
왜곡됨이 없이 충실했어도
결국 응정과 같고 투정과 같고
미소와 같고 아부와 같음에 결국 출렁일 뿐의  
 
 
면모
 
얼굴만 봐서 글이라고 하니
글인 줄 알겠거니와
글만 보아도 얼굴도 모르겠을
그렇게 잘난 그대의 얼굴이라 할지니
다 그렇게 제 얼굴 뜯어 먹고 사는 것의
그대 얼굴이라 내민 것이 무엇이뇨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이 정도로 나도 그대를 모르느니
 
 
자전거
 
간다는 것은 아니 가고
아니 간다는 것은 가고
자전거
넌 정말 자전하는 것일까
신과 인간 사이에 메카니즘
허공 중인 율(律)과 실행(實行)이 어긋났는데
자전거일 수 있을까
그냥 소리(素履)나 되어라
그냥 말에서 내려 素履나 되어라
 
 
번복
 
차이가 별 것이 아니라 마라
대단해도 평범하다고 묻어 버리는 군자의 일에
소인배는 기어코 끼어드는 법에  
추켜주면
자기 욕구만 가득 채워 탐용이 불가항력인 냥
대 자서전으로만 승리의 개가를 울릴 수 만 있면 되는 냥
우쭐해 있으면서도 꼭 귀족층을 만든들
비속하기는 큰 문명이 망하는 꼴과 같다
 
 
체인점
 
태양이 지구를 체인 걸었는데
공전의 바퀴만 실린더에 대한 회상
세상 만물이
생멸의 실린더만 솟았다 멸했다 하는 것
 
 
온갖
 
살은 비축성이니
살을 달랜다는 것은 온갖 요리를 하게 하는 것으로
온갖은
갓 나오는  순간적 단면의
쉬임 없는 모든 양상의 것으로
살은 그 양념의 오색선으로 당겨보는 것
 
 
보습에 갈리며
 
우리에게 너무 향토적이라는 것으로 눌어버리면
그것 또한 自加인데도 편곡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그것으로 신선하다고 하는 것도 있는 것이다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비유법보다 똘똘 뭉쳐진 곳에 비가 내린다
무얼 녹이며
무얼 무르게 하려는 것이기에
자체가 비유엔 걸린 것이
실체성으로 반추해 보지도 못하는 응어리에
오히려 이미 나무가 반사 화살을 주물러 돋세우고  
돛에도 뿌리 자르고 구르닌 잘도 구르는
아! 흙발 무거워지는 것이 우엇이었던가
 
 
영혼
 
한 동이 뿌려진 것에
자기라는 것은 주워 담는 것인다
이미 엎어진 물인데
이미 알알이 세포를 이룸으로 비늘 같은 것
이상하리만치 빙빙 돈 여울짐이 드러나고 마는
 
 
 
그대 글눈이 밝으니
호수가 작게 도는 조용히 어울리겠구나
마음은 여리고
저 far조차 꾹 닫고 말았구나
어쩐지 갤러리가 가는 곳에
잔잔히 걷물 걷어내듯 못 찾기
 
 
앵무새
 
이글은 나늘을 처다보게 하고
FAR는 비평선을 바라보게 하는
버드는 요정처럼 앉았는데
그대의 이글이 버드를 낚아채어
나무를 멀리 하였거늘
어찌 꽃같은 사랑을 입에 주렁주렁 매다는가
 
 
내 고향
 
농사꾼 외진 곳에 살아도
그래도 아들 손자 오는 재미가
솔바람에 곁들여 솔솔 넘치는 것
참 바구니의 휴대폰
멀찌감치 떨어지지 않는 곳에 패트롤
어느 새 알바트로스가 울리고
참으로 우리나라 땅 치고
골프장보다 몸매 좋지 않는 운치가 얼마나 되겠으랴
눈 감으면 아득히 보릿밭 익어가는 봄
바람 물결이라 해도
산 너울이 더 아름답게 구비지는 곳
차마 표현 다 들지 않아도 
골프장이 반이나 당겨주기도 하는 것
아득히 땅 익는 가을이 그리웁구나  


그림

그림이 부푼다
그림이 살찐다
돈이 시간이기에
그 가치도 열두 폭에 갇혀 차 오른다
돈이 시간이기에
열두폭으로 뚝 떨어진 동전 시계
한 폭으로야 누구나 담아 막힐 수 있기에
인생은 무상이라 하자
또 돈독함이 있어야 하기에
그 속에 온갖 유식이 다 식고
시계는 돌기 바쁘게 세월을 세정하는 순수


나의 시

아!
나의 시가
인간을 불렀으리로되
또한 육신이 없음이요
인간의 간절함을 바랐으리로되
육신의 틀이 아니었음이로다
경직됨ㅁ을 인간으로 다시 풀도되
아!
그대와의 키스만은 아니로소이다
이것이 영원이라 아니하였더냐


누에의 오도송

몸이 편안하니
살기(殺氣)의 시로다
몸이 포근하니
내 영혼만은 대지의 아지랑이로다
살이 부드러우나
살(煞)같은 미련이요
뼈가 시리도록
이빨이 빠지도록
받아 들였을 화석같이 시원해할 바람살
몸이 편안하니
살에 묻힌 시요
어쩌다 인간 냄새의 믿음이로다
살이 살(煞)임을 알 때
그대 한 허물을 진정 벗었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