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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섬 : 고덕

narrae 2008. 1. 5. 00:39



말일 성 싶은 것으로
우리의 성품을 규정할 수 있다면
다 완결성 이전에 지워져 간 것인지
끝까지 건져 올리는 것으로 할는지
만일일 성 싶은 것에 百家가 나오는데
女에 붙어 나오는 生이란 것의 姓
氣라는 것의 형상이 있음이요
心에서 나오는 生이라는 것의 性
격을 갖춘 무형이라는 것으로
실체성과 실질성이라는 것
누에가 실날을 떼어 날개를 붙임이
어느 선상이 될까나


스피드

스피드
스피드
그대의 스피드라는 것으로는
이 의식을 꿰지도 못하고 지나리니
그래도 빠르다는 것으로
이 정국(靜局)을 못 피우리니
내가 그대 조급성과 객기를 알겠는데
무슨 심오함을 �을까
순간 순간 지혜일 것 같은 접촉의 인연
깊이에서 나온다 마라
다만 깊이에서 쉽게 보일 뿐의 것


시계 5

그대가 잡는다는 것은
고개가 이미 나온 것으로 잡는 것
이미 눈금으로 향하는
왼팔 움츠리고
오른팔 내미는 시침 분침의 것
언제나 재며
이슬 굵게 떨어뜨릴 것이라는 듯
떡깔나무 크게 키운 것
이미 나온대로 발설함이 아랫도리까지여도
고개가 나온 것에 사방을 열어놓은 것으로
돌고 도는 것


욕촉(辱觸)

사는 것이 어쩌다
욕도 촉수가 되어
선수를 치는 것같은 것으로 민감하게 하고
그 기세 싸움도 평생 통하면
인생 또한 그런 냥 자서전까지 남길 욕심이고
어림잡아도 그만한 것
어림인지 어른임인지
세습인 것조차 그리 밀어 넣은 유세
줄다리기 열심히 했다는 듯이 실망케 하는 것들


실망과 실의

사는 게 실망을 시키더라도
실의는 없다고
노인이 바다에서 내려오지만
망(望)이야
작은 창문에서도 찾으면 되지만
意는
사과같은 지구의(地球儀)가 베어 먹히듯 하는 것
그 함몰성은 늘 같은 균등감에서 나오지만
그 정론도 도를 내놓기 어려움에
어느 바람결로 내미는 손의
역사가 말하는 듯 실의케 하며
望으로 올려놓는 것도 있는 법


망(望)과 망(網)

우리가 역사가 말해준다는 망
과연 현실적으로 인색함이 있어 안 되는 것인가
결국 오늘에 벗어야 할 것
수 천 년이어도
인간 속성이나 캐라는 반문일 뿐인 것에
인간이라는 것이 세월에 희석 잘 되는 취약성이기에
은근히 미루어 인간본연으로 흡수 시켜보려는 것
다 집접적인 공간이나 시간이 아니면
묵시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다 오늘의 이속만 잘 잡으면 되는 것의 승리자로
결국 한 발 물러서면 다 望인 것
경도와 위도의 위로 흐르는 물방울과 같이
받아먹은 그물망이듯 마치 천명이나 된 듯이 하는 것
다 콘크리트 바닥인 냥 지나는 것으로 바닥드러나면
그 철근이 드러남을 봐 아는 냥 할 뿐의
望케 해 網을 보게 하는 것
마치 운명이라해 숙명인 냥 밀고 가는 것
과연 그것이 뒤로 미룰 일이든가


습곡

역사란
역사가 말해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역사적 말을 단절 시킬 수 있음에
역사가 평가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토마토 머리 내밀기

마음이란
토마토의 토가 앞에 있으나 뒤에 있으나
토마토이길 바람에
늘 마음에 뒤가 곧 앞인 것을
그걸 늘 뇌까린다고
상전을 무시하고 선후를 능멸한다고 한다


낙하산

우린 늘 뜻으로 그림자를 씌움에 있어
언어란 그 뜻도 물리적으로 많이 진취된 것이라고 보는데
꼭 상층적 개각과 같은 때는 늘 낙하산이다
즉 낙하된 의미 아래에 둔다는 것여
상승한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뜻이
실제성과 유익성을 떠나서
승진의 머리에 있음이 무엇일까를
생활에서는 발견되는 것이 없는 걸일까
천양지차(天樣地差)적 성격을 규명해 발전한 것을
결국 어느 선에 가서는
천양은 그 뜻도 천양일 뿐이라는 것으로
지차적 연동성의 개진마져 단절 시켜 버리는
다 살아가면서의 교훈은
우리가 사물에 뜻의 부여가
이러한 낙하산적 해석의 아픔을 주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 하니 얼마나 낭만적인가
허나 그 돗수를 말하라 하면
인생은 生의 心 놀음이라 해도
生은 애(涯) 놀음이
늘 바닷가의 물거미가
어느 선상이라는 것에 테가 나는 것으로
밀었다 밀렸다하는 것으로 갈대인 것이다


속성 2

글이란 것도
오만이라는 것도
최소한 남만큼 썼으니
대우해달라는 것으로
그런 그것으로 무리를 이루게 하면
겸손해지는 것인가
어쩜 남의 머리 위에 제압해도 된다는 편중성이 없는 것인가
자기 자신의 기만성을
전쟁논리로서 결속 시킴에
부화뇌동으로 맹목성을 발휘하며
남발하는 권위에 있지는 않는지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잡히는 시행(詩行)마다
마치 초벌구이로 역행하면
바로 불길이 확 들어온 듯 타들어가는 것에
오히려 지렁이가
지푸라기 허수아비인 듯 든 곳
후둑 후둑 떨어진 어제의 빗방울이
스믈스믈하다 죽은 듯
초벌 굽는 것에 이삭이 남은 자리
지렁이가 태양을 안고 돌아간 자리
그것이 벼리라고 벼라 하고 마는
모래가 더 많아도
사금을 버리지 못해 일어서는 듯
이 꿈을 못 깨는지
우린 먹어야 사는 듯
악착같이 땅을 가져야 안도하는 유혹의 들판




저 논은 세포처럼
수로는 주어도 논은 주지 않는다
길은 자유여도 논은 주지 않는다
꼭 자식에게 전할 유산
논은 세포
내겐 땅 한 뼘 없어도
도란 것 또한 天水가 수로를 내는구나


겨 무더기 속의 감에도

로데오 거리를 지나면
누구나 다 인디언썸머보다 더 복된 것이다 믿는다
늦가을보다 더한 동지 한 복판인 듯한 어둠으로
추억은 여름날을 데우고도 남는 것으로
불시의 초청도 아닌
감빛처럼 결코 쉽게 물러지지 않는 것으로
인디언 썸머는 겨살이 시키듯 묻어두는 듯
방향성은 이미 사랑이라는 쪽으로
알불을 키워 사라져 간 듯이 하는
겨무더기 속의 감에도
난 티벳 넘어 남쪽나라에서 온
동쪽으로 간 까닭에
시계심이 탁! 맞은 듯
닭벼슬 주렁주렁 얼굴 테로 불태우는 듯
해가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도는 것이 아니라고
봄 나무들 회초리 만드는 가지들에
꽃까지의 풀무질에 감이 살아 있을 추억들


외면

저 뒷문 밖
이 대륙이 저가는 태양을 안고
계단을 내려옴에
저 불빛을 훔친 프로메테우스같이
안팍이 이미 밤인 것에도 불을 켜 비춘다는 것이
가능이란 것이
무언가 받쳐진 것이나 당겨진 상태나 같은 것으로
우린 원칙적으로 어른이 다스려져야
아이를 나무랄 수 있음에
눈치 코치 다 빼고
당당하게 나아갈 만만한 선택은
내 백골로서야 웃어보일 수 있음과 같음의
하루 강아지 비록 어리석을지언정
모순은 없건만
나도 진실로 무언가 통하지 않음에
아이를 나무랄 수는 없어 외면하는구나


전봇대

전봇대가 그 줄 속을 앓을라치면
상아가 떡돌같아질
바람 숭숭 들어도 사랑이 어데로 향할까나
만일 갈아도 남는 것이라면
이젠 누구에나 줄 수 있는 빛과 같으리니
내 어머니
내게 애타함이 살을 애는 것이었다면
이젠 뼈가루라도 날 잊으소서
만인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도량의
빛은 빛인 것으로 사방으로 뿜으소서
전봇대
그 뼛조각 하나 같음에 갈아 빛일 것
겨우내 전깃줄처럼 애일지라도
저에 대한 집착도 버리시고
외로워도 등불과도 같을지면
그 누구와도 마음이 닿을 것입니다


수제비처럼 떼어 붙인 것

하나 하나의 광자 속에
가슴에서 푸르고
배꼽으로 푸르고
무릎으로 푸르다
그래 그래서 오색 꽃을 다 뱉어주었다
사계 하나 하나에도 칸막이 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아예 무지개 띠를 떼어 바른 듯
오만 색을 수제비 낼 수 있었던 것
市廳 내듯 郡廳 내듯
오장으로 함축하여 각기 붙여 놓을 수 있었던 것
발목으로 희고
깡마른 종아리로 희고
역삼각형의 어깨로
기하학적 균형의 율동에 희고
낮과 밤이 물드는 갓살로 민감한 울타리를 쳤구나


도톨이

외톨이란 외토리는 안 되어도
도톨이는 도토리만 한 것으로
뭍에는 갯벌을 이루고
우리가 갈라진 바다를 건넘보다
더 기적에 가까운
어쩜 울 밖의 산성도를 넘듯 챙겨오는 것
외톨되게 도톨이 되어 한 장독 담장 넘기는 것
담아온 것의 내장성이듯 내가 담인 것
원심력에서 물레는 남는
태극이 황극으로 게 구멍 내는 것을 드러내는 듯


주머니

그대의 지극지성엔
그대 주머니보다 깊은
늙은이의 삼지만큼이나 깊은 자신이 있다
그것이 덕깔이 나 떡깔나무일 때
도토리에 담긴 떫은 맛으로 묵이고져 할지니
고독에 차도 그대 표정만큼에는 피어 있는
요즘에 주머니에도 가만히 있질 않고
걸망에도 가만히 있질 않다
이렇게 다 틀썩여 내고도
주머니 속 고독을 얘기한다
왠지 피워대나 망울조차 안 맺혔다
눈 맞으며그 깊이에 대해서 한없이 막막하다가
뒤안간에 까치가 푸드득
그댄 언제나 그 사이로 깬듯 나가고
떡은 하늘이다 했음에
눈을 털어도 堂이 땅인 것으로
덕을 떡으로 끌어안 듯이 함께하며
그것으로 병(甁)을 안팍으로 푸는 법식의
떡은 덕의 응결체라고 했으니
먼저 덕으로 풀고 나면 채반 값으로 남는
아! 하늘은 쌀 자반을 뜯어먹고
과육이라는 존재보다
살에 살을 강조할 쌀이다 이 해파리 같은 묵으로
묵념된 영채(靈彩)를 받들기 위해
어지간히 많이 떡을 붙여 올리는 것
하늘 떡의 은공이여!
뜯어서 덕이라 함에라
병 속의 새를 끄집어 내려는가
우리의 이기심으로 물들여온 종이 조각의
그래도 번질나는 그 광택을 모아가며
접는 학의 날개려다
병 속을 털어주고 나가야 할 새
누구나 그 속에 있다고 생각함에
이미 새는 나와 있는 듯이 여겨 사는 몸이면
말과 행위의 일치 선상을 접목하는 접착력찾기
꺼집어 내면 죽은 몸
내 필요 없이 죽음도 산 놈
수행 또한 눈물 겹고
눈물 또한 수행인 것에서 해방
저 갯벌도 병(甁)이라 하니
배가 출항을 할까 하는구나


실타래

할머니 다리 관절 울울한 것으로
실타래 건 날들이
나비 한 쌍이 지나간다
내 울 같고
내 멍에 같고
끝머리에는 꼭 묵고 매달려 가고픈
거기에도 엮임이 있는 길을 살고 싶다
그리고 거기서도 다 풀리면
저 구름이라 하고 살을
이 아침이
눈비벼도 어리석음 같게도
실눈 뜨자 안개가 다 뜯기어도
우린 어떠한 이별이어도
하물며 지옥이라도 함께 하고져 함이
실날과 같이 엮은 사랑이라는 것
그러니 아예 눈 감을 수 밖에 없는


고치와 고추

상추인지
상치인지
먹으면 잠이 온다
눈을 감아 봐
고치인지
고추인지
고치 벗으면
날개도 없으니 천상을 나를 수는 없는 것인가
고추를 벗으면 되는 것
저 눈부심의 요량으로
새겨 넣은 깃발
굳이 같아야 할 것을
갈라 서로 멍든 가슴으로 울게 하고
어쩜 이 밤보다 더 눈뜨지 말아야 할 것을
몽매함의 등가성에
오월보다 더 잔인하다 할지라도
얼얼하도록 붉게 매운 듯
끌어다 붙인 마음의 끝 편
어쩜 물 속을 휘젓 듯 돌리는 우주에
태양의 열매처럼 열린 것으로 붙은 것의


원숭이

비단폭처럼 괜찮은 호수
그 주제가 꽤나 출렁이는 것은
먼 주제의 것으로
어쩜 이미 산을 돌아나온 것인데도
흔들리는 것으로
물 위에 잠긴 태양은 바람을 일으켜도
그 바람에 자기도 흔들리는 부메랑이건만
흔적처럼 잠겨 꼼짝도 않는 것에
일렁이는 현상은 당신으로 다 뒤집어 쓰고
어지러운
원숭이인 재주라고 나뭇가지를 넘음에
해중의 금인지
의식의 자아는 유인원의 축인 냥 중심을 갖고
산을 타듯 계곡을 훌렁 넘어 재주라도
거울 속의 자신를 자신으로 불 줄 아는 것
생각은 자유라
더 거침없이 넘으니
달을 안고 서산을 넘어갈 때
너의 대단한 재주보다
어지러워도 가라 않은 금을 보는 것의


단풍

낙엽
내가 푸르럿을 땐
바람을 간지러웠고
비도 내 투지에 좋았다
내가 이 땅의 문을 반이나 터득하고 나서야
이 자존심이 조심스러워 바람이 죽는다
돌이켜도 그 자리에 물들여 있었고
돌이키지 못해도 그 자리는 있는 것
무심코 흘러온 이 나이라 해도
앙망에 내가 이미 충실히 타 있을 터
모르지
우리의 살뜰함이 그렇게
홍엽같은 열정이었는지
인간애였는지
어쩜 단풍이 드는 것
저 허수아비가
허수로 가져간다고 데워 놓았는지
기필코 떨구어
허물이 없고 티 없는
실 없는 웃음같음에 자연스레 물들어갔음에
더 깊은 밭갈이듯 뒤엎어졌는지도


돗섬

그냥 수석처럼 외로운 섬
그냥 돛처럼 외로운 섬
바닷바람이 그나마
사리사욕을 버리는 감상이듯
가슴을 깊숙히 파고들지 못하면
따뜻히 양지로서 안을 것으로
섬아
섬아
나무꾼이 도끼 찾는 연못 바닥이듯
그저 연못이 도음의 자리이듯
그렇게 수염 달고 일어나면 바람이듯
다 그 수호신을 끼고
음계를 다 가진 행운의 인간에
돗길을 다 물어 주는 것으로
아! 어느 기억 상실증의 헤메임이었던가
한 섬의 녹슨 돗길처럼 굳어져 있기도 하구나


야자수 아래

어허
진시황은 입어 놓고 양산을 둘러쳤다만
높은 단 위에 부채라고 부치게도 했지만
난 벗겨 놓아도
높고 넓은 파라솔이요
요정 같은 바람이
그 어떤 시녀와 견줄 수 없이 살랑이는 땅
한 많았던 노예들이 다시 섬을 찾았듯
진시황과 야자하는 양산만 더 넓고나


부엉이

우엉 구멍 속이듯
너도 다 생각 없이
내가 이 잡동사니를 가져다 놓겠지만
땅 속 한 어둠 안은 듯 너도 밤에만 날아라
네가 네 행위를 몰라도
분명 가리키는 바가 있어 짐짓 불길하게 하지만
너도 공과 실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망각되었는지 모르게
그저 둥지에 잡종사니나 두고 살리라
참으로 너
공간을 주워 섬겨 마음에 들렸다 뺐다하건만
뚜렷이 앞을 열어 졌힌 일도 없고
닿은 일도 꿴 일도 없고
다만 그나마 추상적으로
벽을 칠하여 갈 수는 있는 것으로
어쩜 그것이 갈라지는 틈이 될는지
일갈성이 될는지
그저 속을 내 놓아라면 우엉이라고 하려무나


노을 2

그대도
낙엽도
이렇게 살다보면
애벌로 타 가는지도 모르겠을
하늘을 바라봐 노을인 것
이제부터는 숯검댕이가 연기(煙氣)도 안 나고 또한 타니
연기(緣起)도 없이 또한 타겠지
이생의 노심의 끝이라고 생채기자국처럼 짝지 붙는 것
암담함의 끝이 안 보일만큼 생연기의 출혈이더니
사라진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저 높은 것으로 닫았던 것 소스로 돌아가는 것이겠지
그래도
얼렁뚱땅 주워섬기고
반신반의의
그래로 대대손손 사랑스러워하는 사랑으로
그래 이것이 생명력의 호환으로
고구마 살
감자 살처럼 속을 갈라 본들
확신에 찬 실화로에 남은 알불같이
탐스러움이 존재에의 헌신성을 마다 않는 것으로
밤조차
밤톨처럼 구울 수 있음이
해저도 흰 살을 드러내고
아직도 터지지 않은 박
전봇대를 타고 전깃줄을 줄타기해도
너스레의 것으로 넉넉한 박의 크다는 것으로
가을 운동회의 신호탄
오재미로 박 터뜨리기에서 현수막이 내려오는 것


실타래 2

우린 이 우주가 하늘이 아닌
이 보이는 하늘만으로 통째로 우주를 삼키는 것
이 가을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멀리 다 태워간다
저 성운의 빛깔들을 다 들이켜 간다
운석의 기억들
거칠은 데도 영광의 광휘
동전 한 잎 될까 하는 치졸한 전쟁 속에도
너 나 없이 새파란 하늘 페인팅
이 파란 속에서도
한 달이 십 년을 삼켜가면
십 년는 천 년을 삼켜 갈 것이요
천 년은 백만 년을 또한 삼켜 갈 것
이것만으로 양파라 봐야 세 겹 밖에 아니 되는 것
그 속에 업장의 고리
어린 소녀가 소를 몰고 포성사이로 지난다
우린 신을 기다렸단 말은 거짓말이다
누구를 만나든 상기되는 얼굴엔
무대 뒤의 그나마 창조자의 갈등을 볼 뿐이다
솔직히 더 이상은 말도 못 붙이겠고
어느 쪽이든
더러운 악업
모이면 모일수록 당위성이 굳어지고
결속은 가히 면죄된 듯이 가벼움이 판을 치고
게만도 못한 인생
우리의 정면 돌파
모래사장 길이를 당기며
곧장 나아가는 것
무한대의 조준인 냥
게 같이 와서
꽤나 진보성에만 눈깔 갖다 박고 우쭐댄다
시공의 그림자는 찼다 비었다
게는 옆으로 걸을지언정 눈을 안 떼건만
돌릴 수 없는 퇴행성이 도리어 놀린다


종(從)

제 자식은 유학가서 안 돌아와도 좋고
제 아랫것은
절대로 베토벤이니 말러니 해서는 안되고
김소월이니 김동진이니 해야 한다


풍경

수양버들 수염 당기는 개울물은 흐르고
목신은 오수에 잠겨
갈라진 틈새의 하늘을 꿈꾼다
바람은 방귀 낼 듯
거름무더기 익어가는 곳
물도 다 소화하기 힘든 길
자갈자갈 소리나는 인생에
골골이 길을 내며 읊는 곳
용길이 향수 매겨 넣은 대문 없는 마당
노부모가 고드래질을 하시고
숲은 늘 저녁 어귀
넙떡발이 돌 던지는 골짝길에
도둑 고양이가 기슭을 가르는 곳
소달구지 길 야무지게 다져가면
개구쟁이들이 흩어지는 곳
뼛짜구 난 길섶은
늘 길 뼈다귀만 남은 듯 벗겨져 있었다


도마

도의 마음에
바람의 물결을 보라
정신일도에
양파가 요리되는 길
결국 마음 위에 올려 놓은 것
이 우주를 갈라내고도
얼룩이 남는 자리
도마


골수

대나무 속에 순풍이 있다더니
골수란 것
꼭 뼈에만 있는 것으로 치자면
멀고 가까운 문제가 아닌
항상 상반된 자리로 함께 놓인
저 댓살 엮은 껍질의 겁살 속에
순풍이 있어 쌓은 골수로구나


윤회

보통 영어로는 NO가 되면
다시 되물으면 NO가 되지만
한글은 NO가 되어도
되물으면 YES가 되는
이건 마치 윤회적 질문에
예스와 노가 있음과 같은
양파가 고갱이를 파고 한겹 더 늘어남에
반문하는 것인지
그대로의 연속적 번복인지
결국엔 바닥의 질의도 한결 같지도 않는 것
마치 대양을 건너게는 하는 것으로
동글동글 당찬 것
양파는 벗기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자르는 것으로
후라이 판 둥글게 깎은 자국에 불덩이로 드는구나



쌈지

노인네 허리 못 펴며
글처럼 휘는 것에는
이젠 자판과 같은 마당 가로지는 것에
먼 그리움의 갑골문자
살 붙은 개가 꼬리 흔들며
어쩜 남은 액점을 말리는 것이듯
하늘 개이는 쪽으로 활개를 낸 난치기
다 보는 자 앞에는
숲으로 가려지는 노옹의 행색
허나 다 씨가 분명하게 맑게 쌈지 된 것


숲과 길

숲이란 것
난이 숲을 만들었지
매화 가지가 숲을 만들지는 않은 것
보는 것
숲마져 던 웜홀 찾아가기
따뜻한 봄날의 매화가 피기까지
겨울 내내 비도 안 건드린
길 줄기 굵었던 것


버드나무와 대나무

늙을수록 수염만 거칠어지듯
버드나무는
유성 떨어지는 머리칼이 그대로여서 굵어지고
대나무는 저 광선처럼 굽지 않은 것에
땅에 들어도 대쪽같아 서는 것
바람 들면 기억의 마디처럼 살아 흰 꽃처럼 피면
우리의 뇌리가 살아 하얗게 담기는구나


복(福)

이 시대의 복이란 본래 행운과 같이
불길 하고 원칙적이지 않아도
요행까지 겸하여 복이라 함에는
주머니가 열린 것이듯 하지만
그 행운이라는 것도
막상 지나고 보면 닫은 것이 더 무방할 때가 많다
댓가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동화되었던
상대적으로 융화도란 것에 두드러지는 것
꼭 도토리만 한 것의 알칼리성도 아닌
술 돗수 같이 시원하게 하기도 하는 것에
무언가 신선한 듯 새것같은 윤택으로
돌고 돈
돈적 가치를 주워 담는 것으로
또 하나의 복자 행렬을 만들기 위하여
궂은 삶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내가 굽힘으로 같이 굽은 모습의
친절함으로 희망적일 수 있는 것으로
달리 멋 내어도 그 종자인 것의 안으로 안착하기
전답에 농약 치고 비료 치고
지독히도 못살게 굴어도
그나마 살피는 복복자에 걸려
우리 입으로 들어오는 그 믿음을 크게 하는 것으로
고요의 바다라 칭한 달로 황량함으로 착륙하는 것


레스토랑

태양이 내려 앉은
중천을 포물선 그어 내리는 길목에 남은
우리의 자율이라기 보다
석양 너머의 자율로 타율성을 키우는 숨골에
레스토랑은 그 망막의 속에 있듯
야생 늑대의 눈빛이 살아있듯 등불이 켜진다
가슴만큼이나 올려 놓는 단계성이 아닌
그저 저 태양적 심장이라고 끌어 당길 듯의
가위 눌림이라도 기세를 세울 듯이
음악도 살며시 건드린 듯이 자장가이듯 나오게 하는
날 모름에도 나의 음영은 뒤집힌 듯이 나올 듯이 하고
또 한 번의 그리움은
배꼽 가려울 듯 한 탯줄과도 같게 함의
똥배로서 우리가 처다 본 냥 한층 호환성의
내 묻음과 같은 곳에 물과 같이 물면
그냥 투명과도 같은 것에
말과 같은 발자취가 일어 먼지 일으키면
커피 같기도 한
검은 눈동자적
푸른 눈동자적 의식이 인다


빗소리 3

이미 비로 깃들음을 알기에
이미 씻은 듯함을 알기에
소리가 부드럽게 일어난 사랑임을 알기에
구름은 더 이상 내려 오질 않고
운천이 조각난 듯이 돌아는 듯
구름이 강을 건넌다
저 하늘 강
이 강이 침 바른 듯이 이미 다 뭉친 것
결코 하늘도 지워지지 않는 것에
이 덩이가 물러났겠으랴
또 하나의 형체성이 사는 세상
단순하고 분명한 것
오히려 혐오스러운 바가 있을지면
소리 없이 새어 들고 끼어 드는 지혜라 함이
약은 곳에 깊어 싫지 않으랴


국밥

그대의 하얀 속길의 백미(白美)에는
하얀 눈 나라
어떠한 설득에도 기울지 않더니
따끈따끈한 두부가 논처럼 제단하며
벌판처럼 늘어놓은 것이 있음의
저 뭍의 피를 담아감의 생명의 부활성
눈 오는 거리에
억척스런 원조집 할머니의
식은 밥 뜨거운 펄에 담구어 온
기구한 소설이라도 더 한 듯
인생 말할 수 없는 억하심에도 모르쇠같이
어둠의 극
동짓날 팥물 끓인 것이듯 휘젓는 담담함으로
새알 떨구어 담구듯
아이 동화책에 띄워 주는 넓은 아량으로
그저 무욕에 던져 줄 듯이
배려 깊은 안부인사와 뒤섞이는 것


천리마

고래같은 말 한 마디에도
부려 먹을 요량만 늘어나는 것인지
역사가 파리일 수도 있고
PARIS일 수도 있다고 했더니
고작 파리 한 마리리가
천리마에 붙어 천 리라 하는구나


나는 나

나는 나라는 것이
어찌 기름살 두터운가했더니
과거살이 두껍다고
마른 오징어 뜯어 먹듯
대지에 비석이라도 덧붙일 냥으로
땅콩에 곁들이는 맛을 들이는 것이라고
사는 여유로움이라는 것
과거살부터 부추겨 오더니
무슨 무용담인 냥 두텁게 뜯어먹게 하는 것


가을 벌판으로

그대 추억은 황톳빛 계곡을 당겨
속 결마져 살은 감처럼 인생 끝머리까지
이 대지를 끌어가는 것
저 달의 돌보다
이 지구가 떡밥 뭉치인 듯
그래도 가을 햅쌀은 되어야
눈도 맞을 얼음장 짱짱한 함을 넘어가려는 듯
지금까지 분 칠을 해 온
무대 뒤 거울 앞에 당당히 지울 듯
속 쌀로 거뜬히 조청을 고아온
그대와 나 저 들녘을 누렇게 물들여 가며
추억으로 살아 가는
시간이 지났다함에 싸늘함
그 감 깊숙히 늦도록 박아두어 온
가을 햇살 같은 것으로
말 발굽 없이 채바퀴처럼 끌겨 익어간 빛
심장의 맥박으로 채칵채칵


접착력

어찌 보면
학문을 어느 수준에서 별 것 아닌 것으로 봤기에
집단 형성을 이기적으로 챙겨도
큰 무리가 없는 듯 인맥으로 좋아라 하고
실제 학문적 형성을 고도화하려는 자는
좀 더 개인적인 성품이 강해야
맛깔이 더해지는 색채를 내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달콤하게 더욱 달콤하게

그대가
이 노랫가사를 몰라도
노래는 함께 녹아 있고
그대가
그 마음의 뜻을 굳이 말을 아니 해도
충분히 전율하고
이렇게 살아 있는 한 사랑이요 또한 맹목인 것
둘이어서 부드러운 것 글로서 딱딱도 하였구나
하여 더욱 달콤하게 하리니
아! 글이 사탕같은 사랑이네
백혈구 줄어드는 사르르 녹는 사랑이네
그 부드러움을 못 따라 안달을 낸 듯
경쟁하듯 코르스를 부르는 단원이 이동 중으로
미래로 가는 열차는 녹슬고
DNA궤도 마져 녹 슬고
장구한 진취성마져 막혀
물벼락이이라도 맞을 냥
자꾸 고지대로만 올라 타
유심이 자리 벗어날까
바라보는 눈으로 뜨야 하는 것
자꾸 비계가 끼어가는 것


산은 산 물은 물 4

그대가 대롱 구멍에 동전을 막아 놓고
천 리를 날으걸랑
떼서 그 구멍이라도 하늘을 보라
다만 그냥 그대의 눈이라고 바라볼 것이면
대롱으로 관천(觀天)하지 마라


龍과 蛇

용이 다리 부분을 퇴화 시켜
한 단계 나아간
용이 언제적부터 달콤함을 알아
식물을 동물로 진화한 듯 걸어가는 것인지
용이 인간까지 온 것인들 부질 없이
손 마디 거칠고 굵어져 감도 싫어
더욱 솜사탕처럼 똘똘 뭉쳐져 간 것
당뇨는 늘어 다리가 썩어가도
용의 앞 뒷발은 기어코 퇴화 단계의 전초전
아! 바윗굴 동면의 엄목(掩目)의 뱀은
어떻게 그 고통을 빠져 나갔더란 말인가
구리빛 얼굴 굳은 손마져 탈까 못 내미는 곳
사랑만은 둘둘 말리어 구름으로 까지 남은 흔적
비늘로 나이 먹는 눈금살이에
뾰쪽 입만 내놓으며 몸을 털려 하는구나


자연

우린 우리의 가을이 있는 것인가
가을은 상처투성이 인 채로
왜 방패를 드밀며 나아가야 했을까
갑옷이 다 얽어지고
나무가 줄기만으로 길을 내주려 했음이든가
가을이 가을로서 잘난 것에
백사가 탕 그릇에 밀려 들어간다
적혈이 물드는 가을에
서리처럼 지키던 백호를
참으로 포악하게 잡아 먹어 씨종자도 없음인지
이젠 백혈을 짠다고 백사가 탕으로 밀려 들어간다


가을 여행

가을은
길과 하나되어 숲을 얽구운다
모든 길은 기억을 상살하지 않음에
오만 �을 안고 살아온 행로를 연다
잎 다 떨어지고
아직 저 감만 땡땡한 것에 마져 터뜨릴 꽃과도 같이
꽃 봉오리이기엔 마그마같이 감겨 버렸던 것
감이 긴 것이라고 감을 내놓는다
야위어가는 시간에
어쩜 번개 뼈다귀에 붙은 살따귀같은 것에
우수수 떨어지는 추수의 계절에
기필코 그대의 대답을 듣고야 마는 듯이
저 천문의 태극 자리에도
한 덩이 피를 토하게 하는 것으로
사랑의 진실을 맞보게 하는 것의


광채

입에 발린 말이야
하늘에 깃은 황혼이기에 가능한 것일지라도
그대가 좀 더 품위일려면 절로 가을이면 뇌느니
어쩜 사람을 따라 파고드는 생활이
허공 중의 만질 수 없는 것으로 답해도
서서히 자연을 따라 파고 듦이 다른 것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을에서 캐는 것으로
이건 성숙도를 넘은 존엄성
내 육체의 유기성에도
염색체가 이렇게 펼칠 수 있는 아름드리일
아! 이토록 아름다운 가운데 먹혀들어가는 상존성이여!
수 억의 가을이 세포 구석구석에서 그댈 빛나게 하였느니


가을의 이해

광고지
대문문자에 붙여도 무심에 도는 인생을
돌이키지도 않고 딩굴어도 보아 가을인 것
말은 쉬워도 익어져도 쉬지가 않는 것
어쩜 운명이 냉혹해서 얻어지는 것이기도한
힘겨운 생의
다 마음의 선동으로만으로도 미칠 수 없는 행보의 미학
설득이으로 과히 �줄치게 할 수 없는 그런 요지부동의
가을은
어떤 고뇌보다도 무심결로 숙연해 지게 하는 것으로
이리의 일차적 면접보다 앞 세운 第 一句 같은 것으로
풍성함과 장관을 극구 밀어 준
다 익혀버릴 태워버려 익인 것으로
다시 건네 준 손바닥 같은 것


나무 3

나무란 지문(枝紋)를 입체화를 뜬 것
영혼이 형체를 자유로이 한다면
깃들기는 나무가 적격
늘 자유로운 영혼이 충전해 가라고
직접적 호환은
꼭 입으로 충만하기보다
별도 따 접어 붙일 줄 아는 자유자재의
폐쇄성 깊은 동물보다 나은 것이라고 하는것


百 원 2

쌀이 뇌리이게 하는 것
겨가 있음에 나게 하는 것이
이 하늘이란 것
그림자를 낼 수 있음으로
응고적 더께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사는 것으로
피워 올리는 영감이라는 것으로
삼라 만상이라는 것으로 접촉할 수 있는 듯
잉크를 내놓을 수 있는 듯
무색적 통합으로 전제를 주도하고
가슴에 주어도 다 간 것이 아닌
백수(白壽)는 살아온 짜임새로
하얀 질책성 분변인 남는 유익함으로
궁극적으로 드러나는 포용성
흰 쌀과 밀가루
흰 白이 수평 아래 百 이루는 이야기




옮겨 놓은 것을 옮겨 가려니
주작(朱雀)이 투강(投江)을 하고
옮겨 놓은 것을 옮겨 가려니
이태백이 투강을 하고
아! 무슨 치밀함이 있어 저들을 건져 올릴까
地가 찌 살이인가
행성으로 올겨 놓고
저 태양 자리에 미끼 축으로 태양인 것
파문이라도 일으킬라치면
찌로 둥글게 퍼져 나가는 것
언제나 찌로 마음을 일으킬라 치면
원형적 울타리를 따라 도는 것
이 찌를 지났어도
그 도는 라인 속에 있는 것으로
현재엔 밀려드는 속 라인을 시선적으로 받아들이는

바다가 갤럭시를 벗어난 맘 먹은 길
우린 뭍으로 받아 들임이
이미 지구를 벗어난 물결의 명왕성 밖에 있는 것으로
이 지구에 닿은 속살을 함께 하는 것
뭍은 바다의 축을 몰라도
그냥 바다라해 미끼로부터 퍼져 나오는
아! 어제 먹은 고기
어떻게 달아 심장이게 하여
다시 먹지 않아도 비상할 것인가
지렁이 제단에 올려진 피의 헌좌
양파 속처럼 부푸는 것에 언저리 이룬 것
둘러 둘러 양파인 것
찌에까지 와 준 것도
찌가 둥둥 떳어도 그대로 인 것
마음이 가는 것이
그 원심의 테두리로 감아 가는 것의

바다에 배가 뜨듯
달무리에 바다가 둘러쳐진 듯
배가 안에서 한바퀴 돌 듯
미끼 축으로 찌의 에리어로 도는
이미 멀리 퍼져 커져간 테두리의
퍼져 나오는 속 껍질로 맞음에
이미 바깥으로2. 3 층의 두께인 것
우린 오목 거울이 집적해 놓은 듯이 나오는 것에
눈앞의 은하의 항해
볼록하게 마음 부푼으로 열어가는 것으로
다 거울에 든 것으로 무리진 영역인 것
나무는 베이면 늘 나이테로 돌고
그대로 온전할지면 팔이고 싶은 대로 기지개 켠 것
허릴 굽혔다 일어서 보는 것


유수

저 달 하나를 노 저어 가는데
그냥 둥글게 둥글게
젖살 통통한 얼굴
시계 눈금의 각주(刻舟)로 담고
잃어버렸다는 것의 기억만 남기는 것으로
한 겹은 각주인 채 담고
하나는 각주 아닌 채로 담고
각주가 나도 검(劍)을 찾는데 있어
그댄 어데로 떠밀려 왔는가
시침 한 겹
분침 한 겹
시침은 노른자
분침은 흰자
시침은 달
분침은 달무리


시침

시침은 덤성덤성 시치고
분침은 다닥다닥
벨트 구멍을 내 조아 붙이는 것
눈앞만 쫓던 시절을
이젠 약관을 지나니
관대(冠帶)를 차며 성인식을 치루는 것
분침이여!
넌 자분주분해야 할 것 같은 것
무거운 말 한 마디에도 틀을 잡아주는 것


한 동

누군 토사(土沙)라 하고
누군 토사(吐沙)라 하고
누군 토사(土沙)라고
누군 설사라 하고
토사(土沙)도 토사(土沙)인 뿐인 것으로 토사(土沙)요
토사(吐沙)는 내 마른 똥막대기 물들이다 내려간 것
똥이 따로 있나
나가는 한 동
남아 돈 한 동
두 동인 것
다 똥에서 보면 한 동


현상일 뿐

난 나타는 현상을 이야기할 뿐인데
그대는 그것이 아니냐고 한다
나타난 현상 속에 그것이 있었더란 말인지
난 그것에는 관심이 없을 뿐더러
그것 때문에 현상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진돗개

우리에게 발심이 꼬리부분에 있다할지라도
도마뱀처럼
꼬리를 잘라서도 되는 것에서
우리가 꼬리처럼 흔들었다 말아올려지는 것은
미생지신(尾生之信)으로 지켜가는 참됨이 있다는 뜻의
진돗개
꼬리 하나 말아 올림에도
추국(秋菊)의 능설(凌雪)보다도 깊은 충심인 것이로구나


무게

말의 깊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깊이가 있다고
은근히 게으름탱이가 말하길 좋아하지만
침묵 속에 뜻이 깊음보다
말로서 뜻이 깊음이 눈을 맑게 하였음을
예로부터 전하여 옮이 있나니
침묵이 그대를 편안하게 하였는지는 몰라도
말로서 번뇌가 훨씬 위대하였느니


석천고황(泉石膏肓)

산천경개가 좋아도
다 그 좋은 것 아래로 멍에가 되게 하니
고(膏)가 되어 쓴맛의 기둥이 되게도 하는 것의
자동차 주행 기록많은동서남북 했다고
대명천지 눈동자 속에 살면서 무슨 마음이 통했다고
제 인생골목 대장 노릇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오도 가도 않음을 능멸하려 드는지
내 일찌기 산을 고라 했음을 알았거늘
우르르 잘도 몰려 다녔다고
한 쪽은 먹고 살기 바쁘고
한 쪽은 먼 곳 헤집고 다닌다고
사진 찍어 자랑하기 바쁜 얼굴로
무슨 집현전이라도 낼 것인지
다녀도 진지하게 담긴 표정들은 없고
너는 너고 나는 나인 채 외이는 \
무어라 간섭받고 싶지 않는 얼굴일 뿐의


쫀득쫀득

오늘은
나의 연가도
나의 신성한 이상도
곶감처럼 말라 가는 가을의 연정
집 밖이어도 차 문 여닫는 소리 쿵!
말소리들
차 행상의 스피커 소리
공사장 패널 박는 소리
이도 다 가을의 손떨림따라 빠지는 것
그래도 쫀득쫀득 한 것
점점 어두워져도 곶감처럼 오므라드는 것


가을의 속살

이월 볕 늙은이 먀낭 좋게 살으라고 이 가을인가
찔레꽃 손마디가 시려 가고 또 시려오는 것에
가을은 익는데
생선 비린내가 덜 익은 시장 모퉁이를 돌아
늙은이의 애심초사가 도토리묵 초장에 발린 듯
산기슭 무쳐 오는 곳
겨울이 눈을 싸발라 골수 맺히는 곳
구름은 미이라를 감은 헝겁이 뜯기는 듯
긴 역사보다 오늘을 넘지 못하는 강에 아쉬워하는 것
가을은
장사 안 되는 속옷점이 익어도 팔아내리라
무감증의 사랑 틈으로 깊숙히 들면
태워도 태우는 열정을 그려낼 수 있는 것으로
진하게 배어 나오는 부각으로
그 어떤 외변에의 시각을 뭉쳐도 다른 미학이 아닌 듯
돌아오게 하는 것
덕장이 명태를 말리며 뜯어먹게 할 삶의 뱃노래
그로 이 가을을 뜯어먹는 맛으로 빛깔조차 좋아 가리다




오늘의 쓴 웃음을
익은 귤빛처럼 담아갈 때
애들과 다정한 이심전심 사이로
다시 시고 달착지근한 행복이라 할 수 있는 것
인생 쓴 맛에 그대로 웃어봐야 悲笑의 티
오히려 들녘과 벌판을 모를 듯이 산다고 해본들
그건 다 개인소유의 정서성으로
서정의 온화함에 고마워 하며 살아야 할
돌이켜 보면 다 사랑으로 결론 맺는 것
그래 그것은 귤껍질처럼 해맑게 온
단풍의 넋으로 떨구어 보는 것의
그에도 남은 자비심
한결 고결한 빛 속의 생쥐가 부시럭


봉숭아

문어라도
손톱이 머문 기억을 삽잡듯이 하는 것
봉숭아는
진달래 팔뚝 내민 듯
산 아낙내의 다짐 같이 시집 온 새색시
어델 가도 짙어지는 고향의
절벽 움켜쥐는 어깨살 바윗돌처럼
속 패이는 날처럼 물드는 것
그래도 악착같이 살아보자고
손톱 끝에 물들이며 새벽눈 뜨는 것


게맛살

늘 운해가 이는 행위 예술
게 종적을 다 덮고
게가 파도 끝자락으로 달려 부사을 달더니
이젠 땅끝으로 파
누구에게 부치는 엽서인지 게로만
그대에게 이 형상을 보내는구나
자기 한 몸에서 나온 것이라고
일으키는 먼지로 다시 속살 박은 듯 흰살박이일련지
그 기분의 달콤함은 밥도둑이라 했던가
이 맛을 아는 자
입을 크게 달린 파충여도 태오나고픈 곳이였는지
무어라고해야할 ~에게 부사성으로
밤 새 일궈놓은 님에의 속살같음




징 표면엔
이미 방울 하나 가라 앉은 너울이 있다
아낙들은 강강수월래도 돌아봐 울림일 것같이
옛 얼의 둥근 나이테인가
수 년 수십 년으로 헤아림이 아닌
나무로서의 커는 것이듯 울림일 것 같이
나이 먹은애절음보다
금줄 친 해산의 날이 더욱 어럼증 나고
치마 자락은 교태가 아닌
달 하나 거뜬히 감싸고도 내닐 듯이
다시 오를 비천의 천상을 맞장구치는 것의
방울 하나
님의 입처럼 맞춰 알콩달콩하고 말았을 것이면
이것 또한 거리에서 장단 맞추는 음악
철통같은 방음이 아니어도
수면으로 촌음의 순간으로 닫히는 것
결국 캐면 동굴을 캐는 것
캐다보면 다 가슴에 소화된 갈비뼈의 너울
광자로도 빠르기도
광석으로 느리기도 와 닿은 것들


200 년

인간이 200 년 사는 것인들
무엇에 견줘 길다 할 것인가
개가 제 성숙에 맞춰 산 만큼의 비율일 뿐의
양파껍질 한 겹 위의 한 겹의
하늘이라는 것으로 자연 심은 뜻


유전자

여우가 인간되는 코스
천 년 속에 있었던 것
여우가 둔갑할 수 없으면
차라리 죽음을 달라 했음에
죽어 살아 난 인간인 것
DNA 어쩌고 한들
이만한 자긍심이 어데 있다 하든가


석가(釋迦)

내가 광적으로 미친 것이든
내가 다달아 미친 것이든
한가지로 그대를 닮아 미쳐간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탁월할지언정 색다른 것에 불과하다고
색깔론 몰아 붙일 태세의 눈 부릅뜰 것이기에
고개를 넘었다고 수긍할 터에 어울리는 몸짓
와서도 더 가게하는 것
해석하는 뜻이라는 것
있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쩜 해석이 넓어져 가기에
사물이 넓어져 간다는 뜻이 담긴 것의


언어의 문

언어가 어떠한가를 돌이켜 보니
그 옛날 질통 지고 2 층 슬라브 치는 곳에
철근이 내려 앉아
진땀 내며 부여잡고 살겠다며 매달린
그 갈퀴 같은 구멍으로 나오는 소리만 같았을
언제나 띄엄띄엄 숨은 듯 일어나는 불운을
뒤엎은 행운으로 고마움을 한결 같게 하는 것


세대 차

아무리 사는 게 슬프도
차이콥스키의6 번 교향곡은 부담스럽다고
5 번까만 왔다 돌아가는 경계에는
여유로움과 고단함이
옛날에는 삿보드 2 개씩 바리바리 날라도 넘치는 독촉에
요즘은 하나로 날라도 느긋히 하는 배짱으로
흑백의 건반 반쪽을 여유롭게 하는
밤낮 중의 하나를 여유롭게 하는 건지
5 번까지의 바다가 검푸르가는지 모를 세계에 있는 것




날 다람쥐
저 다람쥐가 몇 바퀴인가를 알아
체바퀴 열 바퀴나 백 바퀴나
날짜일 뿐인 날 다람쥐
다른 경지이듯
날을 펼쳐 날음이 바퀴 풀어 당겨간 것
시공 사이
이슬이 우수수 얽어지는 곳


학문

우리가 왜 저 과학적 용어보다 똘똘하지 못하다고
진솔한 유머보다도 못하게 농담 걸리듯 무시 당해야 하는가
인생으로서의 존엄성이 얄팍하게 걸려야하는 가


200 년 2

200 년을 산다고 하니
100 년을 하나 같이
2.0 시력에 박히는 것
참 하늘은 총총 맑기도 하지
백 년을 하나 같이 눈 뜨면
갈색 땅이 굳어진 노른자 바닥
푸른 하늘 가득찬 벽안의 바다


경도(傾度)

형용사를 더 좋아하니
동사는 열심히 일하는데
너무 호사스럽고 간들거린다고 야단이고
동사를 더 좋아하니
너무 노골적인 대시라
맞추기 힘들고 천박하다고 하니
문자의 씀씀이가 그 강조성 만큼이나 두꺼워진 것
혼란스러운 동사에 형용사만 달착지근하게 빠졌구나


동사와 형용사

저 용이
발가락이 있어 동사에 속하고
사족이 없어
움직여도 형용사에 속하는 뱀이라 한다면
아! 용의 동사는 꿈 속에도 짚어 나타날 것이요
뱀의 움직임은
그 형용만 살아 들녘으로 꿈틀대어도 색깔만 알겠는 것


뭍에도 풀도 안 나는 것

가을이 인디언 섬머처럼
피자 한 판 라지인 것
호빵이 호호 불던만큼
어쩐지 양기(陽氣)로 나아가는 우세성으로
호호 줄 수 있음에도 돌이키지 않는 욕심들
음덕(蔭德)이라하여 陰地에 풀이 나는 뜻을 모른 채
후대를 기약하는 사람들


깍뚜기

삭뚝삭뚝 건너감보다
각뚝각뚝 건너감 속에 징검다리인 것의
손 끝 맛
신맛 나는 인생
곰 삭는 인생

저 각뚝각뚝
떨구어 담은 파인애플 징검다리
패스트 푸드의
신맛 나는 인생
신천지 저 남국이 피는 싱그러움


프랫홈

山水도 고(膏)라하고
이 밤으로 넘어가는 밤
밤 한 톨로
노래 한 모음곡으로 고소하게 넘어갈 듯 타는 노을
자정 깊은 아득한 외로움은
도리어 인간에 대한 그리움을 어둑 심연으로 하고
별의 중심처럼 일어나는 밤
명화(名畵)가 절경과 한께 맞먹는 세월들


노을 3

이 한 낮이 밤톨인 줄 앎은
저녁 변에야 터져 가는 노을을 보고 알겠구나
이렇듯 사막도 신기루가 큰일을 하긴 할 알톨을
발 부릎터며 걸으며 갈증하는 순간들
다른 건 몰라도
이 사막의 한 복판으로 껍질처럼 알게 하는 것
신기루는 신기루가 아닌 모양의
아! 사막이 중심을 달아도
깃발을 꽃을 자리는 아니 주는 듯
해변에 다달은 항햇길을내려 놓은 것의
상상을 초월하는 자리 없음으로
다만 어느 밤껍질에서야 타는 노을 밟듯 가는 길


마음의 산책

남을 이해한다는 것이
눈으로 뜨는 것보다
빈혈기(貧血氣)로 뜨는 것보다
이 좋은 가을 날에 구석살이 같음이
일 킬로미터는 걸어야 시야가 트이는 것으로
참 가을이 아깝다는 것
이 협소한 길목으로 오는 것에서
늘 마음 조이며 가을도 있었을 어머니 같은 속을
새삼 어린애 떼쓰는 듯
손목을 당겨 왔음을 못 내 아숴워 하는 바의


가을맞이

시대가 몰고 오는 것
기계가 한 담보 꺼리 밖에 안 되는 힘으로
하나 하나의 필지를 거둬가는 뒤집기에
우리가 소작 속에 더 자연스럽게 나온 것
인정을 안다는 것
유대란 것
그 무시할 수 없음이 계절적으로 피는 것으로
사람으로 발견됨에 덕성으로 피어나는 것
저 아낙 황혼의 아름다움을 따라
시골 노부모 밑으로 발길이 머물 줄 모르는
가을 드는 단풍 맞으로 가는 것의
이미 예정부터 여름의 헌좌를
가슴 속 깊이 알았기 때문의 들로서 알아간 것의


피 2

우리가 길을 가다 보면
길을 가기 위하여 길을 걷는다기 보다
서기 위하여 길을 걷는 것을 느낀다
난 길을 걷기보다
물타래 빠준 듯
걷어 올리는 것과 함께 걷는 것으로 걷는다
내가 걷는다는 것은 오늘을 세우는 자리
빛이 살아 있는 한
오늘의 뼈 속에 있는 것
빛이 사라지는 한
어둠의 피를 붉게도 하지 못하고
그냥 돌려 보내야 하는 저 밤적 출혈
내 눈동자적으로 야문 것에 노른자 땅
뼈를 바로 세워 날개를 닮과 같으리니


경직성

우리가 나쁜 사람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서로 스스럼 없이 진솔한 관계에서는
그 사람의 허물이나 좋은 점을 분명이 알면서
감싸주며 좋아 할 수 있으나
그 사람이 나쁘다는 것으로 상대해야 할 때
결국 좋아질 수 없이 나빠짐에는
사람마다 나쁜 점과 이해되는 면이 있다 할지라도
당자는 나쁜점마져 좋은 점과 함께 묶어
몰아붙이려 한다는 것에서 극한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고
평화스러움 속에서도
늘 첨예화 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면사람들을 민감하게 하는 까닭이다


動과 靜

눈이 희게 굳는다고 냉정하다 마라
사진이 위대함은
멈췄다는 것일 것이다
그건 우리가 고마워해야 한 것이 아니라
오래 머물러 담긴 사진이 고마워 해야 할 것인 아닌가
백지는 늘 고마워하는 것이듯 사는 것이다
다만 빡이 안 보이는 창호지로 보듯
무늬가 있는 창호지인들 아니보이겠는가 하는 것
마음을 움직이지 말라


본연

그대가 내 말 잘한 것으로 내게 관대해 졌다면
난 그대를 위하지 않겠네
내가 말 잘하기 전에 인간적이었다면
난 그것으로 위할 수 있느니


굴절성

오 리는 나무여서 오리나무요
십 리는 거리여서 미나리
생사가 없기에 생사를 알지
생사를 알면 생사를 모르는 것


오백 원

오백 원 하나에 노잣돈 학
굳이 돈이라고 할 수 없는 것에
돌고 돌지 않은 눈 구멍으로 날개가 있을 뿐의
그냥 학 천 년이라 할 거냐
비싸지 않아 좋을 학의 길
백금이 아니라해도
천 년을 당긴 소나무에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자태는
무심코 지나는 자에겐 있어도 못 볼 마을 어귀
하늘이 동전처럼 연금 된 곳에 비상
하늘이 은동전처럼 날을 빚은 광채는 내는 것으로
녹이 바싹 닦여도 푸른기를 내는 것
거리마다 마술처럼 동전을 올리고
뚝뚝 떨어지게 하는 것으로
저 태양빛만으로
제련 할 수 있는 용해력
이 금동의 땅에 푸른 녹을 피게 한 것의
오백원 짜리 동전이면
창천 월색을 자유자재 지나는 것


거실

좀 더 느긋할 수 있음에도 헤집는 것은
다 불확실성의 불안
믿음이 중요하도록 요구하는 것
그 믿음이 생활적으로 배여야 함에도
그렇게 놓아주지도 않는 것
좀 모자란 듯이 살아도 불만 없이
진리를 탐구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래도 품위의 품새인지
거실은 늘 첼로 판
G 선상을 쥔 듯 유서 깊음을 갖춰가는 것으로
가정이라는 것으로 지켜 온 것
빈한함에 사람을 무시하지 않더라도
무언가 불편해 함을 함께 부담스럽지 않을 것으로
늘 첼로통 저음같은 것으로 인생을 향유한 곳
인생은 어떤 몽글리는 것이듯 떨구어 풀어가는 것


무화과 2

너를 먹다보면
저 여름날에도 옷을 제대로 못 벗은
이끼 낀 수차 너머 산중에
소식도 없는 기인
춘분도 제대로 넘기지 아니하고
추분을 맞장구친
종자도 아닌 듯
꽃과 같은 광배만 지고 올려는지
못 견뎌 오간 자
석류 입을 터트려도
네 입을 열면
설화의 자리가 보드득 씹히는
성운


코스모스

늙고
하늘 높음의
혼천의를 안고 돌 듯이 팔을 벌린
갈비살마다의
순박함이
어느 별나라의 소찬으로라도
환영할 프랫카드의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들꽃 꾀나 인사할 단장
나이 끝이 이리 두루 뭉실
흔감의 코스모스


청딱따구리

청딱따구리야
반할 너의 목소리에 듬이 깊어
바위굴이 물방울이 고인다
한 방울이 또 얼마나 더 넓은
일파가 될는지
마음의 두터움에
산이 쌓여 가며 조심스럽다
산의 울림도
하늘 호박을 매단 듯
영롱이 걸쳐지며 살건만
하릴없이 마음만 들뜸에
고요함마져 익숙치 못할 살 두꺼움으로
곤줄박이 인공 새집의 가슴을 힐긋 보며
산을 내려온다


장애와 음영

말도 통하고
의사도 통하고
그래서 저 아르헨티나보다 더 멀다
남극보다 더 발붙이지 않았는지 모른다
난 네가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
답답하고
이해되지 않고
속 터질 것 같아도
여기서 칠레가 멀 듯이
그 거리감의 사람이라 얘기 말자
그 시점이라도
무엇보다도 다가서는 발현이 있음을 알아
원망도 그만큼 떨구기도 해야할
어쩜 멀리함이
친함의 극으로 다가섬을 알지니


피자


펴자는
경상도 말로 피자인데
이 놈 의 보리문디
막장도 뒷맛이 미끈한데
돈까스 발린 맛은
텁떠름하기가
새벽안개 맛 같기도 하고
그래도 기개는 펴진 땅
에어리어
그대
한양에서 이 길의 라지(large)
글로벌 수도

큰 유리새

귓전에 유리새라고 하니
눈 치켜 보는데
푸르름만 보고 만다
왠지 유리 구두 벗겨진 듯
온몸의 유리가 벗겨진 듯이
돌아와 사는
의상이 거칠어 진
걸림이 없이 촌부로 살아도
귀족성이
보석은 유리와 같음이라


족제비

눈만 앳되다 죽어 가는
넌 자연이라 하지만
머리가 보통 비상함도 있어
저 꿩 사육사에겐 원수로다
보기에는
멋쩍은 듯하며
친근할 수도 있고
제비족보다 더 잘 봐 줄 수도 있지만
덧에 걸린 네 눈동자 앞에
인간이 극복해야 함이 종자가 아니라
앳됨을 느끼게 하며 죽여야 하는 것


송신 탑

송신탑이 낚시 얼레처럼
팽팽하게 당겨감이 있다
저 원형엔
깡이라도 늘어나는 카드의
원만성을 올려놓은 치열함이다
네가 문어발처럼 거둘 수 있다면
네가 진정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전령
제우스가 잠자도
일으켜 세워야 할 것이요
저 앞 장승도 몸단장을 해야 할
우린 우리 모르게
접근해 오고 있음을
인지할 때도 된 것인지도


박소리 2

그대여!
누군가 살붙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뼈붙이 이야기를 하자
그대여!
누군가 백년대계라 할 때
우린 만고의 화석이라 하자
아직도 대지를 윤기 내고
빛의 안무와 맛사지의
파면 고이는 우물이 것에
지극히 볼따구니가 없이
오므라들다 못해
풍화되어 날려 버렸다 해도
맵시가 살아 있는 소리를 챙기고
부르는 소리라 하자


그림자

희망이 없다고
최선을 다 했다고?
그런데 가만히 보자구나
저 그림자 한 사발이나 퍼내기는 했던가
가감이 없이 붙었음에
상고 이래로 그칠 줄 모르는 종말론
흑막의 척도만큼이나
철저히 굄대를 놓치지 않지 안았더이까


회오리바람

죽은 켄타사우러스의 영혼이
백악(白堊)을 깍아 올라
저 천원(天元)을 달린다
바둑판 위엔
흑이 백을 삼켜 먹어들어 가고
백은 지금도 백임이나
적(赤)은 흑으로 엉겨 붙어들어
시샘이
벌판 비닐하우스 갈비뼈만
다 뜯어 먹혀 앙상하고
자잘하게
소리 없이 지피워
마술램프 주둥이의 거인의 화현(化現)은
잔인하도록 찢어 먹힌
내 뼈다귀마져 시대의 거리를 넘었듯
드러내 놓은 억장


열무김치

열무야
너는 듣기에 따라
열등감의 소치인지도
허나 그게 아니지
이 백(百)이라도 무인 김에
열이라도 백(白)이자구나
상단 레일에 걸어 봐
백 주름을 잡은 커튼이지만
속을 봐 공(空) 원천이지 않는가
때대로 한층 더 희게 바라볼 것이
천장 위
점점의 고리로 끌어들여
겉주름은 겉주름대로 맞이어진
속 다 차 오르지 않는 운율의 감정을
엮으며 살아가는
늘어진 광폭에
겁나는 외변을 가리며
절대 포기란 없는 근성
백(白)이 백(百)으로 보여짐의 차창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은행이로세
이미 금으로 궤를 채우리란 걸 알았음에
황금을 다 맡겨 뒀을
그 어데 쓰임새일꼬
왕후 장상
온통 너만큼 몸을 도배하다
떨어짐을 보여줬어도
어쩜 전행의 금으로 매김한 부여도
끝이 있음을 보여줌이 아니든가
우리가 최후로 발견되어 감은
보석된 가치의 매김으로 났음을
이리 보여주고 다했음을 전하여주느니


박나물

여름날 두들리는 빈깡통이 있기에
짓이김 같아도
하늘의 기억을 돌이키며 사는지 모른다
이는 거품과 침을 되씹어 굳히며
두드림에
싸잡아 빨아들인 구름
치아만 끈질기게 붙은 맥락에
살이 되고 물이 되어 이슬처럼 맺힐지도
역사에 부는 바람에도
수자리가 될 듯이 있는
수만 년 희도록 싸매어
한 덩이 들어올릴
공전의 지구
이리 속박이가 되어 가게 할는지



내 푸른 정맥을 따라도
네 대갈통 속처럼 희다
약간의 두드림에도
저 달 벗의 고뇌
어쩜 치열함의 창백함으로 멍들었음을
수액으로
푸르디 푸르도록 받아들이는
아! 지구의 심장은 뜨겁고
우리의 머리 한 칸은
오두막(幕) 어깨 위의 실존성
한 식물에 불과하다지만
바탕의 공주율(公走率)이여!


민둥산과 초원

산아
산아
불철의 산아
네 민둥의 고집이야
근엄하게도 존중하겠만
들아
들아
떼의 초원이여!
네가 계절 먹은 바 조심스레 깔은
인생이란 늙어봐서 다 철듬이 아니라도
더 살아봐서 이해됨이 큰 것도 많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