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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 2 : 고덕

narrae 2008. 1. 5. 00:42
뭉게구름 2

저 수평선 끝 뭉게구름
늘 그 자리인 듯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
오줌 싸고
키 덮어쓰고
쓸듯 말듯
갈듯 말듯
골목 골목 눈치보다
소금 덮어쓰고 돌아오는 여정의,
지나온 삶을 말하라 해도
심술기 도는 웃음으로
넌즈시 핀잔을 주시던 작은 할머니
그 굳은 어깨 턱에 남은 부분처럼
나도 지금 물금 걸린 길
파도가 혓바닥이 말린다


찬란함

저 파도가
연변의 젖살같음에
약하디 물러나며 번복하는 예행 연습
결국 모성적 마모성을 실험하는 것으로
파도가 거품을 물고 다가가도
여린 찬미에 별이 다 튀겨지고 남는 것


배 5

저 달만은 알기에 우연으로 묶어두지 않는,
내 배는
폐선으로 침몰 시킨 물고기의 안식처
저 달도
해저의 어둠만큼 침몰한 막이듯 가는 것
잃은 듯 하고
못 찾은 듯 하고
단 저 떠오르는 것으로 내 배를 알게 하는 것


시선

돌에도 눈빛이 살었다 싶을 때
나는 여기에 없는 존재성이 듯
변신 못한 꼬리가 적셔져 있는 말단 같은
아! 저 새 목젓으로 쏘아댈 때와 같이
꼬집어볼 만큼
산모퉁이 돌아가는 남루한 두루마기일 때의
감싸 돈 골짝의
산이 등껍질 생때로 엮어 내릴 때일 것이다


식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식을 수 있는 냉담성
놀랄만한 과학성에도
쉽게 수긍하며 내 생활로 냉정해진다는 것
<식다 >라는 어원
본래 식(識)의 순간부터 식은 것


벽은 멀고 턱은 문에 있는 것

저 태양이 우리의 행위를 무장 시켜
저 별로 길을 인도해 준다해도
결국엔
저 달도 침식될 말다움만
이 어둠을 차고 나간다
말이면
궁극적으로 말 것으로
겨우 문 하나 내고 닫는 것


배관공

나의 배관은
유전자 뺀 이식을 쫓아가는데
그댄 유전자가 분명한 혈액을 주입한다
이 지상의 평행선에서
이 지하도 계단은
아래 위로서 피곤하다
잘 보면 지하철은 공평선상의 움직임에
길고 넓다는 믿음의 살맛으로 산다
거기엔 내 직장과 내 집이 있고
당겨 오는 그 견인력에 피곤하다
우물 속에 구름이 떠다니듯
그 평행선을 쫓아 여기 까지 왔다
이미 우리는 아래 위로 결정 짓고 왔음의
그림자 지우는 중복성에 힘겨워함인 것 같이
소설집에 쥐구멍 내어
강이 파 흘러내려감도
모래 알 마다의 시인 것인지
하루의 쥐구멍이
저 별사이를 갈라 흘러내리고
산하가 대하인 것에 쥐구멍
실개천 부터 파내어
흙밥이 나는 모래알로 다 시인 것
개미는 생존의 알을 극구지킴이요
흙구슬은 씨알은 아니어도
시알은 되어 감상하는 대지로 시깔나는 것


행 중에 내놓는 것

연어가 고향행을 상실한 것
개미가 여왕의 기록으로 몰려들어
집대성하는 것
조약돌이 제 닮은 걸 낳을 동안
돌아오지 않는 강
쥐구멍으로 볕 뜨면 다시 내 문간일지라
세월이 빠르다는 것
나를 스쳐감에서 두렵다 마라
내가 화살을 탔음에 두려움이 무엇인가를
몸은 내리질 못한다 할지라도 말을 내 놓을 것


창가의 영상

창을 바라봐
밤이면 어스름하게 비쳐지는 나의 모습일 때
난 그대를 느낌에
나중에 다시 만나
유리같은 박피의 인연에 담긴 것이라 하나
이 어둠이 꽉 찬 것의 바람같은 분열설으로
어쩜 허구하게 바람이 하나이게 와
정을 만들어 가야하는 것이듯
세포적 증식을 하는 것




우리가 조명불 아래 찾는 만큼은
우리의 심장인 것
저 어둠만큼 안고 가는 것에는 덤이 있는 것
세상이 무한하나
언덕살이 끼고 마는 부풀음의 것
지향점도 아니게
꿈같음으로 살이 찌고 마는
어느 한 쪽으로 둠을 이루는
어둠에서는 다시 어데로 갈 맥인지 모를


불안을 넘어

아 그대여!
이 밤의 깊이와 맞물려
검은 눈동자의 심저만 바라 봐 짐에는
그 선명함으로
불안을 묵묵히 이겨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의
나의 이 무심이
볕에는 그리 밝은 편은 아니지만
그늘에도 맑음은 좋은 구성력을 가짐을


백포도주

취기성 있는 단순함으로 닫아가는 만큼
오히려 하늘이 응해줌에 맑은
술빛을 오색 찬란한 것으로
오르페우스의 음악보다
우리의 술어는 혀가 꼬부라지는 것으로
정(釘)도 꼬부라지는 이해의 발로
대명천지
결국 비실거리는 걸음으로 맛닥뜨려도
우리의 술어는
맑은 것에서 백포도주 푸는 듯이 사는 것


윷놀이

누구든 한발짝도 도를 알아 가는 것이라지만
모(方)을 알아 길을 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말은 간다는데 돼지에 묶였고
모가 있다는데
윷에 놀아 천편일률일 수 밖에 없으니
이를 가리켜 윷놀이라 하는구나




윷놀이 2

明日은
개가 불을 잘 간수한 날을 �아 먹는 것이요
글피는 양들의 글에 놓인 인생을 먹는 양식이요
윷이고 보니
어떠한 사물이고 보아 변할 뿐 죽지도 않는 도의
존재의 의미는 소의 헌신과 같음이다
모란 모판 위에 시작을 다시 올리는 것이라
이쪽 길을 마다하고 저 쪽일 수 있는
말이 말고
길을 꺾을 수 있음은
원초를 맞춰야 하는 것
말만은 말처럼 빠르기만 하기도 한 것을


날짜 셈

하나이든
하루이든
어린 왕자가 불시착한
어느 누각의 하루를 잡았음이요
이틀은
틀을 짜붙여 놓은 장인의 공이 있음의
삼도 솟았고
사도 솟앗을 흘(屹)
다 사잇길이요
여럿도 사일길이 나있고
일은 곱으로 들어온 것이요
여러 덤으로 들어온 것이요
다 한 호홉으로 구축하는 我의 홉(吸)
열은 한 진열대처럼 셈을 낳게 하는 것
그대여!
열에 또 열을 걸을 것이니
매달아 놓은 아홉은 우리의 뭄뚱아리 아니든가


개인 날

이불을 개면
하늘 총총이 개지는 것
맑아질수록 더욱 두껍게 포개지는 것
교실 복도에 양초광이듯
미끄러질만도 하는 것에
존재의 무늬를 보았던 것
무지개 귓청이 달팽이다가 푸는 것


그가 긍정의 긍으로 몰아붙이기

긍정적 삶이란
글자 그대로
그 밑에 바퀴 많이 붙여 달리게 하는 것으로
긍을 받아들일만 한 것으로
그러다 사뭇 왠 일일 것같으면
남의 멀쩡한 타이어를 탈났다고
제 마음대로 갈아 끼워
되레 뒤집어 씌우기하기도 하는
그에 0 붙이기


일탈 2

저 산을 가르는데 있어
인간의 나약함으로 수용해야함이라면
내 늙어가며 추워 오들오들 떤다 할지라도
나약함을 얘기함이 거추장스럽다고 할지라도
이 겨울의 양지만큼 막다른 골목이 아니다
껍질린 채 남기고 떠날 수는 있는
서슬과 찬바람과 같음에도
구애 없이 열림에 모듬길이 되면 나 없듯 떠나리니
따뜻한 체온에 움츠려든 모습으로 목 조이면
차라리 넘치고 빈 말통이라 하리니
산등성이에 목 쉬다 향이 뭉치고만 마는지
들키어봐야 질긴 생명력
산이 절단난다할 지라도
찢어져도 저 벌판 끝을 당기듯
긴 향해를 훈습한 듯 진하게 하는 것
뿌리 채 추락하는 낭하처럼 무너져도
내가 만들어 사라질 향으로 산을 가르는 것


등고선

우리라면 산의 연필심으로
심저를 묻혀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이상엔 객손으로 압박했음인지
산의 한 등고선이 찍혀
나이테가 그렇게 왔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행태
주인인 냥 찾아감이 어느 바람인지


그림자적 피를 위한 조곡

잊기로 해요
하늘이 그리 맑을라치면
그림자 물감 난 것으로의 내 피가 아닌 이상은
어데든 차고 나가지 못하는 벽으로 해요
푸르도록 씻어 내리며 잊기로 해요
밤이슬 맺어 오는 차가움과
어쩌면 얼음판 위에서도 하늘빛이 더하듯
툰드라에도
풀이 맺혀 자라나는 소생의 빛에서도 잊기로 해요


누드

버들가지 누드 되고 나니
거죽피리는 소리도 잘도 나지만
뼈가 산호를 이룬 통로를 따라
강장동물처럼 채운 산 역사를 뺀 듯
한 몸체의 감상
우린 그 줄기를 따라 분다고 하지만
피리소리는 남은 거죽의 것으로
살아도 죽은 냥 불어대는 방향에 있구나


잉크

잉크도 아닌 것이
잉크이듯 떨구고 마는 것
이 빛이 말리고 말아간 것의
은하수를 만나 풀린 것
내 앞엔
앞선 듯 뒤선 듯
몸을 휘돌며 일으키는 낙엽들의
영혼의 언덕넘이를 보이는 듯이
기척만이다 사라지는
잉크이다
잉크도 아니게 말려간 것
날은 개고
새벽은 남고
비는 그쳐도
물방울만은 남아 뚝뚝 떨어 질 때
청솔모 재빠르게 올랐다 내렸다 하는
뒷동산 나무숲
뚝뚝
다 염색되고 맑은 물만 뚝뚝



수줍음

대지가 주름 지을 수 있다면
아마도 수줍은 듯이 지으려 하리라
돌아서는 자취도 수줍은 듯이 보이고 팠음에
이 대륙의 판은
입술 터져가며 포기란 없고
신도 달리 길이 없구나
수줍듯 몰아 꽃일세
비는 두드려야 한다
그렇게 두드리다 보면
도드라져 보일
어점 애들 앞에
동전의 동그라미처럼 두드러지는
이 어둠의 바탕에도
갈빗대처럼 심층더 내어 보일
아예 진흙 속에 파묻혀
부조처럼 드러나는
냄새나는 곳에서도 한 닙 보아진
그 때 묻은 붙이를
발 바닥에 비비어 광내어 오는
이 먹칠에도 동그라미 선명히
나타나도 좋을 욕심의 헌신하는 마음
비는 두드려야 한다
녹색 지붕과
시들은 잎새마져도
지하철이 바깥으로 기어나와
둔탁하고 무감각함의
그 저변 보다도 더 깊이 두드려 맞으며 나오는 시원함의
비가 두드려야 한다


두 상

현기는 현기 속에서만 밝은 법
아마 그것이 들통일 것
우리가 눈동자의 우물로 받들지 않고
꺼집어 내서 밝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우린 자광에 머문 상을 잡음은 모르거니와
자광이 지나는 상은 보나니


비의 밤빚기

남의 지식도 드러내어 밝다고 하나
다 밝음에는 날카로움이 찔러내어
털끝이라고 일으켜 놓고서야
우리의 식견에 들어왔다는 것
이 빛 속에 더 지독해져 있다함은
다 비에서 부드러움의
빛으로서의 가시
비는 밤을 만들고
빛은 가시를 만들어 감의


째즈 바

째즈바의
그 안에서 더 올릴 수 있는 여명은
아마도 황야의 바람처럼 드러내놓고 싶은 초점의
무당벌레 점박과 같이 구멍이 난 것의
추억들이 무한한 항해를 거듭하여
생의 경험들이 욕망을 덜어 갈 때
구멍난 燈만큼이나 예민해져 가는 것에서
아늑히 신세계를 올려보는 것
시선마다 하나이고져 하는 것
흙으로 묻지 못할 만큼의
이 밤도 벗으면 흰 것이어서 일
그리움의 고독으로 퍼져 있어서일 것


강아지 드러눕는 커피

커피 한 잔
오월이 잔인했다한 것만큼이나
글 한 편를 자극했는지도 모를 것으로
속이
속이
누가 무어라 했나
제 물에 쓰리어 간다
넝마
걸레
버린 바
씻은 바 같이
왠지 빨리 눈감아 버릴 듯이 한다


상보(床褓)

두꺼비 얼룩이 닮았다고
저 산이 제 새인 냥 기뻐할 것
산은 한 보재기하는 것
학교 파한 후
의례히 놓였을 밥상 위로
꽃을 더 얹은 그 정성을 무심히 넘기며
먹어치운 열림의 문
철없이 뛰어 놀며 산 아래의 동산
어머님 일 나가시고
지친 기색 꼭 산만큼 덮으시고
올리시어 없어 보이는 듯이
꼭 황소 등 스다듬을 듯이
수놓은 보재기의 화사함
밥상은 되새김되어 나오게 하고
어떤 역경에도
더 이상을 오르라고
민둥산의
한파의 고지를 넘을 용기를 받혀들고
이미 우린 평이함을 넘어선
이 방석으로 물러남에
꽃 피운 감내의 밥 한 술 위로 덮은
헐벗은 냉대의 전환점에
별의 성대함은 심은 큰 누각의 인물이길
바랐음인저
사람 목소리로 부르는 기계
특히 아이를 앞세워
춥고 스산한 거리가 아니라도
한 길가에 손님을 부르면
애처로워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두렵고나 여기서 더 무디어지면
겨울보다 더 풀려 있지도 않을 것이
계절을 탓하며 커올걸 생각하면
난 바람이요
노방에 풀과 함께 여리게 컷거늘
갈수록 무디어 감에
더 이상은 달갑지 않은 비정함


표구

탈진
허무
여기에도 용트는 날이 있어
윤곽을 쫓을는지
이 또한 믿음이 있어
그대와 나 함께 젖어가며
물 먹이고 풀 먹이고
꿈과 실체도 다 이 성향의
어쩜 이 백안에 올려
발라 누렇도록 바래짐에
어느 땐가 호수 바닥처럼 비쳐지길 바라지는 않았는지
참으로 안타깝고나
꽃을 더 이상 벗어나지 못함에
꽃만 피우누나
꽃만 피우누나
화조도의 꽃만 같음이 인생이던가
자신의 오욕을 그리로 상쇠 시키고
돌멩이 하나도 비유되어 가기 끈이 약하고나
태생이 식물과 같은 유약함이라
그 한도성에
꽃만 같아라
꽃만 같아라 하느뇨
꽃만이려 말라
꽃만이려 말라
흔들리는 줄기를 얘기해야 할 테니까


나무 3

저 구름 반죽
이 나무가 차곡차곡 쌓아 가래떡 내는
나무가 크는 것이다
어쩌면 바람의 넝쿨로 휘감아 당겨오는 것으로
저 은하를 다 당겨 넣어도 한 나무 이상일 리 없는 것
자르면 우주가 팽팽 도는 것
그것도 물 잘 먹이면
태풍의 눈처럼 커 버리는 것이도 한 것의


요소

너 연못이여!
부초 때문에 너를 말린다 마라
부평 이전에 너가 말라 감을 알 때
요소적
성분적
그 기능성마져 놓아버릴 때
너가 말라감이
또 무엇인가의
의상을 걸침과 같은 품위로서
휘날림을 내 펼쳐야 함이지 않느냐


이빨곡

이빨처럼 갈라지는 저 돌산은
저 사막으로 포효하려드는 것으로
어쩜 자연이라는 일갈성을 말하려는지도 모를
굳이 입을 떼며 갈라져 내리며
또 원 자리로 돌아가는 것
결국 우리의 입으로 채워 넣다
동반자 같은 문에
온갓 적의와 서열을 다 뭉그러뜨리고
들새의 비상처럼 날개 짓 할 때
소 천엽처럼 펼쳐진 하상처럼 헌사하는 듯
오히려 끌어들여 희열하는 듯이
살아 움직임의 융털처럼 흡입해
모든 생명체의 젖줄이 되게 하고
갈증을 다 메워드는 경지로 가게 하는 것
황무지의 배를 굳이 열려고 하는 것


저 산은

저 산은
내 입은 도포자락처럼 살찐 듯 덮어내리는 것
어쩜 내 살보다
의상으로 의례를 갖추고져 하는 만큼
어깨를 빌려준 것 뿐이다
지금까지 지체 시켰던 경쟁과
의심의 눈으로도
다 인정으로 녹아 없어진 듯이 살아도
어찌 어깨 없이 허리를 굽히지 않았듯이
그래도 밖으로 감싼 땀과 함께 이해되는
때의 닦고 닦은
더덕 더덕 낀 허울처럼
내 뼈의 퇴행성에
천 년을 두고 입은 예를 벗어 보려는 듯
진골을 찾아 밀랍 칠을 넘어가 본 것에의
의상으로서의 태도로 지워져 가는 바위로 하는 것


올갱이

청산을 꼬으다
먼 점에 쓰러진 듯
바위돌에 붙어가는 집중력
다들 벽이라한들 그 게 대순가
그냥 의지해 보는 것일 뿐
말 많아지면
사기꾼 거둬먹기 좋은 듯 풀리는 것 아닌가
어느 정도에 들면 바른 길 찾는다고 말 많고
옆으로 빠져도
본래 그러한 것의 오염도에 있는 것이 아니냐고
입다물길 강요해도 괜찮고


접기의 논리

돌고 돈다는 것에 어지럽지 않느냐
돌고 도는 것
우리의 얼굴에 고정 시켜 놓고
하루 안에 떠났다 돌아오는 채바퀴로 걸어
지구 붕알 똑딱 만들어졌다고 똑딱뚝닥
태양을 타고 온 꽃씨가
그 위에 깨어 올챙이가 되고
달이 그 작음에 애가 달아 달달 �은 것
간단하게 접어도 팔다리인 것
참 섬세하기도 하여버린 것


올갱이 2

버려도 저 삼태기만한 돌을 버려야겠지
작다고 올갱이를 버리 수 없는
올갱이가
제대로 갱기면서 또 청담을 휘감았으니
바위에 귀만 살은 듯이 다 옮겨온 것
靑을 먹고 람(藍)으로 고여 있는 것





탁마

탁마는 땀을 내게 하는 것이다
탁마는 바위에 대한 것이요
다이아몬드일 것에서 일 것이다
허나 큰 나뭇잎에 맞딱뜨린 탁!은
붉어도
누래도
탁!인 동시에 거둬가는 것
그럼 다이아몬드는 무소용인가
그래도 우리가 천상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
이슬 땀이 나 있었는 것


뿌리

차 한 잔에
길의 길이만큼 음미하려 든다
내 배는 길이 깊지도 않은 듯 단순한데
차 한 잔에
길 막혀 답답해 죽은 러시아워의 길을
향기처럼 맡는 냥 한다
그도 �으로 맞춰보면 다 내 마음일 뿐
선량과에 내 뱃속과 마춤된 것도 아니다
그저 코 끝에서 즐기는 향기일 뿐인 것에
그래도 기분이 좋아짐은
인샌에 이 향기를 놓치지 않음이 예술이구나


매와 난

비가 오면
씨앗들이 매화를 타고 피는 것도 아니니
매맞는 것이 아니리라
매란 줄기를 말함이요 가지를 말함이요
비가 오면
난에 붓에 찍히듯 피면
눈이란 반사로 튕겨가는 찰라의 인 것에 떠 있는 것
난처럼 순간적으로 찍어대는 것일 뿐이지만
눈에 눈으로 맞아 금새 한 잎새의 사랑
우후에 죽순보다 빠르게 튀기도 하는 것
쉴새없이 연인이 되어가는 것


씨눈

뽑아도 뽑아도 금새 나는 것
품앗이가
씨앗이 되어 나야 하는 것에도
빠르기도 한 것
내 詩는 뒤로 물러나는 속도의 이야기인가
씨에 뻑뻑할 수 있는 다급증
시로 물러나 인간이게 하는 여유를 담는 것


아침

안개이는 것으로
눈뜨고 싶지 않음에
눈 떠 어리석음 같게도
실눈 뜨자 안개가 다 뜯긴다
이 주제도 감상함이 농부에 있을 뿐
그러니 아예 눈 감을 수 밖에
끝까지 스모그 없이 살며
창공이 맑아야 하는 도시인의
낯의 불을 밤으로 훔쳐와
흰 민들레 홀씨로 날아
보이지 않는 낮달이어도
낮으로 박혀버리는 것


안개꽃 2

저 별은
다가서면 이 한낮과 같으니
흔들릴 것도
깃발도 안될 것으로
눈감아 안개꽃은 피니
달이 우회적으로 돌린 것
참 객관적으로 청초하기만 한
젖도 아니 뗀 아이의 입술을 보는 듯하다


안개꽃 3

솜사탕이 설탕으로 돌아가듯이
안개가 안개꽃으로 돌아가면
그 투명함이 다르듯 촉촉한 것
그대가 나타나기 전 까지는
난 안개가 개여야하는 것으로 봤다
아! 아쉽구나
그 변화를 좁히는 거리가 너무도 먼 듯
발 아래 아득하게 피었구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세

어느 바이브레이션 돌아간 것에
시도 꺾이다 몸풀고 가는 곳
여울이 급히 가다
바위에 걸려 꼬록꼬럭
바이브레이션 잘못친 것으로
관절 도진 듯이 사는 것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
현기(玄機)란
태양에 풀어 지워지는 상대성이 아니라
말리면 말릴수록 더욱 검어지는
자연스런 물성의 것
아직 그 말뚝도 못 벗겼는데
떠남이 어데 있었든가


결정체

냉장 사이다를 꺼내
얼음을 집어넣고 속을 푸는
누가 세속을 어떻게 푸는가 했더니
냉장에 얼음을 캐는 것과 같다고 한다
텔레비젼!
손길이 닿아보니 얼음의 벽
전쟁으로서의 잔인함
냉혹성
굶주림
이것이 없으면 내용이라할 수 없는
얼음이라 할 수 없는
아! 내 갈증은 어데 까지 삼켰나
싫든 좋든 삼켰으니 내놔봐야지 않는가
그 얼음은 어데까지 굳혔던 것이든가




볕이 살가움은
이마에 주름은 아랑곳없이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같이 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다 마음에서지
양지가 다 혼자같은 것
홀로 길을 왔다 싶음에도
열기를 식히는 정점에 있는 것
뜸맛은 늙은이에 있어
눈감는다는 데서 핀다




때 나오는 데서 때를 잡으면
시간이라는 것을 알라나
얼레지처럼 산에 살은 듯 피면
낙엽처럼 덮은 산이 민망하다
때가 이는 것이 아니라
잠기어 되돈 듯 하니
시간을 감 잡음이 침몰한 표면성에
나무가 푸르다 하나
불과(不過 ) 정맥에 있고
애초에 붉은 피만 없었듯
꽃은 가지각색 피가 솟는 동맥으로
시간은 먼 곳에서 당겨온 듯이 하나
피부살을 찾고
때를 찾으면 시간일
때일 때
우린 시간의 감각인 時覺일 것이다


원근법

이 도시는 뿌리도 모르게 방황하고 있는데
이 밤은 아침으로 눈 뜨면
거칠은 묵화의 매화 가지을 멀리서 본듯 할려나
막상 나무를 베 보면
흰 속살을 찾아간듯
가로등가엔 흰 영양으로 자란 듯
우린 사랑을 갈구하며 채워 넣어간 듯이
새벽만으로 그을린 듯
강인성은 어둠의 껍질로 터랄라 내면
빛이 아니라
스스로의 반향성으로 뒤집은 듯이 사는 것으로 하는


흰 신호등

도시는 흰 털이 뽑힌다
엉키어도 잔털처럼 덮어줄 만큼이나 뽀송하게 하는 것
속살 제대로 본 것 없이 흰 털만 뽑는다
왠지 나라 말 못 하고
그러나 상처나며 지나 온
군데 군데 험하게 굵어간 그 재생력으로
우린 물끄러미 물러난 회심 같은 것에
도시는 흰 신호등인 채 털이 뽑힌다
이 교외에서 아늑히 바라 볼 수 있는 행복으로
그래 저것이 밤이 껍질 벗기듯 함과 같구나


허수아비와 단풍

우리가 걷다 정상에서 내려오고
우리가 걷다 고개에서 내려오고
우리가 이야기이다 고개를 넘어오고
우리가 이야기이다 개울을 꿰고
그러다 메아리가 올리 때
두 산이 고작 메아리 고동칠 때
어느 장인의 정끝으로 파 먹힌 것에야
저 허수아비가 친구라 하겠고
단풍물 제대로 파장낸 상처라고 할 것이니


허수아비

허수아비의 눈에서는
단풍이 기어코 떨어져야 하는
열망을 알겠지만
우린 많은 웃음을 지었지만
저 실없음 또한 못 쫓아
선혈을 끌어다 마음을 데운다 할지라도
심지도 같지 않게 왔음에 놀라울 것의
참새에 같이 속아주고 사는 것


지상 낙엽

내가 푸르럿을 땐
바람을 간지럼 태운 듯
비도 낭만에 내 투지에 실리운 나의 노래였다
내가 이 땅의 문을 반이나 터득하고 나서야
내 자존심조차 캐지 않으니 바람이 죽는다
돌이켜도 그 자리에 물들여 있었고
돌이키지 못해도 그 자리에 있는 것
무심코 흘러온 이 나이라 해도
앙망한 내가 바람에 흘러간 것이라해도
충실히 타 있었던 것이라고
손바닥에 있었던 것이라고
꼬깃꼬깃 되어도 열어보이는 것이더이다


도토리 묵

도토리 묵아
네가 도톨한 것
우려도 끝맛이 떪은 기가 있는 것으로
새벽거리는 매케한 공기
양념 식은 간판 불이듯 침묵이다가
돌아가는 포장마차의
괜스리 선문답처럼 걸린 바퀴에나
도토리 키만으로로
그 자리에서 발레처럼 돌아본
장돌뱅이나
일용 노동자의 기다림이나
다 네 알칼리성으로
떫은 맛으로 은근히 조으는 듯 진실성이다


백미(白美)

하얀 눈 나라
어떠한 설득에도 생활에 멀던 것
엄동에도
따끈따끈한 순두부에 절로 녹는 건
눈 자투만 남은 흔적들일 것
눈의 거리
억척스런 국밥집 할머니의
식은 밥 핏빛처럼 담구어 온
기구한 소설 같아도
모르쇠같이 굽을 줄 알아
별 처다보면
손자 손녀 동화책 한 권처럼 덮어도 좋은
깎이도
녹아도
눈이 었던 것
부두 한 그릇에 다 녹이던 것


단풍

우린 창공을 통째로 삼킨 우주이고 보니
바싹 마른다
이것이 먼저 이 대기권을 탈출하다
오색감이 오는 줄만 알고 죽는 것
몇 광 년 당겨봐야
색은 변덕스러운 것
이 가을은 우리 생각보다 더 먼 것으로
다 태워간다
운석의 기억들이
이 마음에 놀아난 영광


노을

확실히 밤을 구웠다
얼렁뚱땅 주워섬기고
반신반의는 늘 이 밤을 그대에게
달콤하게 주기도 하지만
포장을 거두지 못하듯
허나 저건 배낭에 든 듯
알짜배기 해답이 든 듯
확실히 밤을 구웠다
그래 이것이 낭만의 호환
확신에 찬 실화로에 남은 알불같이
물러서지 않는 애정
가을이 밤을 까는 신호탄에
감자가 되어 가고
고구마가 되어가고


노을 2

누에가 안개를 피우듯
고도의 치밀성을 보이는
다 생연기 닌 시간상의 연출력
승화력인듯 몰아가는 젊은이의 양지
연기 빠진 우리의
낙엽도
애벌로서
타온 흔적을 발견하며
함께 보호색으로 저랬던가 하는 것
숯검댕이
이젠 젊음이란 것으로 애를 태우고
마지막으로 솔직해지다 재 되는 것




부엉이

부엉이 울면
이엉받이가 떠버릴까
소 멍에를 지붕에 얹어 놓고 액막이를 하였던
그리 대단한 힘이라 것도
막상보면 무언가 괜한 사치심에 들뜬 것이라
부엉이라 하지 않았으랴
네가 이 잡동사니를 가져다 놓는 이유는
참으로 그대여
공간을 주워 섬겨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날개짓만 유연히 지났지
어데 제대로 떼어 붙인 데도 없고
뚜렷이 앞을 열어 졌힌 일도 없고
닿은 일도 꿴 일도 없고
내가 이나마 추상적으로
벽을 쌓을까 해서이다
어쩜 그것이 갈라지는 틈이 될는지
보재나 될는지


업장

어린 소녀가 소를 몰고 포성사이로 지난다
굶어 쓰러져 초점 사라진 얼굴에
신을 벗은 맨발에
우린 신을 기다렸단 말인가
나의 신이 身답지 못해서?
그럼 관상쟁이에게 일어나야 하는 것인가
나의 神이 신답지 못해서?
누구를 만나든 상기되는 얼굴엔
무대 뒤의 그나마 창조자의 갈등을 볼 뿐의
솔직히 더 이상은 말도 못 붙이겠고
어느 쪽이든
더러운 악업
모이면 모일수록 당위성이 굳어지고
결속하면 할수록 면죄된 듯이 가볍다


역사는 게 걸음으로 찾는 것

우리의 정면 돌파
그건 죽음도 살아보고
삶도 살아보고 하는 징검다리 길
차라리 빠지지 않았음의 기록은
차라리 게가 차라리 옆이라고 하여
주마간산을 내놓라고 해야할 것
모래사장 길이를 당기며
곧장 나아가는 것
무한대의 조준인 냥
차라리 게 같이 왔다면
벽면을 그어온 것이나 알지
꽤나 진보성에만 눈깔 갖다 박고 우쭐댄다
시공의 그림자는 찼다 비었다
게는 옆으로 걸을지언정 눈을 안 떼건만
돌릴 수 없는 퇴행성이 도리어 놀린다


사막

신기루가 큰일을 하긴 했구나
다른 건 몰라도
이 사막만큼은 사실로 놓았으니
신기루는 신기성을 버텨간다
이미 기름진 땅에도 신기루을
투명한 듯 쓰고 사는 것
외로움을 모래알 처럼 내 놓치 않으면
도리어 능멸할 과오를 범할 것임을
고독의 끝에도
모래 한알로 연민할 줄 알아야 함에서의 오아시스


해변의 길손

사막의 시점에서
바다와 이야기하려는 것
하늘의 신기루가 퍼져버려 떨어져 버린 것으로
참 형이하학적인 것으로 채워
이상학절으로 맞추게 하는 진화력
흔적과 기억에 몰린 것같아
더욱 황량하다 아예 사막을 큼직막이 들어 놓은
상상을 초월한 기막힘으로
샘플처럼 전리된 세트같은 곳엔
가감없는 그 소재로 목 타 오르는 것으로
해변을 건닐며
찍어보고
더듬어보고
살펴보고
이 건조함 속엔
모래알만한 별에 뒤척이다 발견하여 갔다
그대 조개껍질 하나 줍는 동안의
한 발 한 발엔
태양은 수 천 수 만의
구분도 안 될 밀착을 헤집어 보고 갔다


인간과 인간 사이

싫고 좋고가 어데 있나
만나야 함에 내 의사도 좀 넣어줘야 함에의 것
혼자며는 싫고 좋고가 어데 있다
다 당신의 편의 대로의 결과일지인데
내 침묵으로 돌아가면 더 나을 일을
꼭 굳이 그대로서의 파문이면 무얼 하나
좀 모자란 듯이 살아도 불만 없이
진리를 탐구할 수도 있을지인데
빈한함에 사람을 무시하고
누르지 않으면 자신이 초라해 보일까 해서인지
잘 대해주고도 껄끄롭고
해롭게 하지 않았거늘
여우같은 눈으로 보아 만만하면 함부로 대하고
예절상 정중히 대하고도 배알이 뒤틀리고
이에 팔자가 180도 바뀌고 나니
밑도 끝도 없이 따르고
아는 체하고
등 따시고 배 부르니 외도만 눈에 더 들어오고
탐욕과 죄악의 근원만
될대로 되라는 카튼에 사생활이 되고
이리 봐 어느 한 쪽도 편하게 놓아 두질 않음에
인간 잘났다 하나
이리도 하잘 것 없네




장안의 꽃들이
마치 물이 용솟음치듯이 모이면
한 분수하는 것이 대중인 것
그댄 기척없이 일어난 것이 다 식물이란 것
살면서 그 풀은 되어야 한다고 풀이였던 것
구름이 뭉쳐 구불 구불 파도를 내 놓아도
이 구슬한 풀 하는 것


인간

구름은 저 이마일 성 싶은 주름에
바람이 로�길을 내고
구름은 그대 가슴에 걸렸다싶음에 뭉쳐져
산길이 나면
내 비가 고프고
마음이 고프고
언제나 맨발로
고개 밭을 넘어가면
씨앗을 뿌리고 거두고
그렇게 살다
다리가 있어
우리가 천분조차 이고서 걸어감이 있다고
힘있게 걸어가는 것


인간 2


새기기엔 부담스러워 間이라 한 것같고
끈어들이기엔 너무 넓어 間이라고 한 것같도
時는 間도 없는 것 같은데 間이라고 하고
눈금만 봤고
人은 間이 있을 듯 한데 인연엔 간도 없이 온다


조치원

병속의 새가 빠져 나가네
병속의 새가 건져져 가네
저 먼 어디에선가
새까만 연기에 몸서리치며
굴똑 속으로 다 타들어 간 듯
불인 것으로 빛에 비추어진 듯
새는 다 타죽고 나온 듯
병 속에 램프의 거인이 나오고
저 볏재 쌓아 놀은 곳에
물을 뿌리니
램포 속으로 들 듯 오그라 드는
아! 비도 이슬을 찾겠구나
저 숯덩이 구름을 부활점으로 할 터의


별똥별

바다여! 네가 두려움은
그냥 거울로 존재가 비워 나감에
가만히 있을 것이면 늘 그대로인 것
자꾸 밀대로 펴나가니
그림자야 그대로 있었다지만
마음만은 담은 것만일 수가 없음에
피가 흐르면
검은 딱지에 막을 것
마음이 흐르면
얼음덩이로 막히는
내 한 몸뚱이로 들어온
별똥별 떨어지면
똥도 아니게
별만 피는 쪽으로 달린다


짜라스트라

짜라스트라여!
저 제주도 사화산 같은 것
끝까지 구멍도 안 날 듯 부리 단단한 것
현무암 구멍 송송 나는 것
저 불은 자신보다 못하면
가볍게 하여 주는 것이라하고
자기를 능가하면
절로 무거워지는 것이라고 하고
이 선 자리에도
저 빛을 능가해 버리면
물이라고 할 수 없고
질이라고도 할 수 없는
길이도 없고 무게도 없는 것으로서의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음의


거울 3

거울아
거울아
이 자연의 노출이 너와 달라
우리의 때광에 노출됨으로 사는 것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거울적임을 알 때
한 궤적을 관철하는 것으로
내가 거울에 비쳐졌음을 알았을 때
거울이 아니요
相이란 거울 아니라 하나
거울 끝까지 채웠음을 알 때
메카니즘적 충족성으로 변화하는 생체
선명성으로 이루는 인지의 평면성으로
거울아
거울아
네가 거울로서의 바탕은
그 기저가 내 마음의 이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위안

살얼음 같아서
희게 넘어갔기에
누구도 보았다고 말하지 못하는
녹아나는 세월이라 한다
살얼음 같아서
그 땐 다 같이 흰 얼음이었다고
얇게라도 끼이면
깨어지면 빠지는 것이라고
그 걸 밟을 수 없는 것이라고
찾으면 녹은 것이라 반증도 안 되는
봄날은 능청만 늘어 푸르다고
세대나 잘 이으며 잊는 것이란다
삼차원이면 껍질은 벗을 수 있는 것
깊은 잠만이 진땀이라도 바르는 것이라 한다


소름

멀다 멀다 해도
주파수 속게 갇혀 나오지 못함이 가장 먼
내 어데든 멀리 갈 수 있다하나
유곡의 산간이 천 년 벗과 같은 으슥함으로
적막이 코 앞에서
암흑을 문지기 삼아 점액이게 하는 것
어찌 내게 약속과 같지 않음에도
들릴 듯 말 듯 엿보일 듯 말 듯
저 먼 아메리카에서
어느 허공적 늪을 사막의 뱀처럼 나와
모래 속으로 사라지 듯
닫아버리며 가늘어지는 것
아무리 꽃다운 노래도
혼이 다 빠진 듯이 一指向을 구가하며
한 방울의 음이 엿처럼 늘어지는
아! 여긴 넋의 땅은 될 터인가
미셀을 부르는 노래는 나와질듯 말듯
소름을 돋게 하는 것


無門 無道


무문무도로다
두드리면 두드리는데로 나는 것이지
생긴대로 모양대로 가는 것은 도인 것
어차피 탁 트인 무방성인데
문이 어데 있었든가
코스야 어떻게 난 것이든
먼저 확트였다는 것에서인데
문이 없는데 문은 무슨 문
오히려 주문하고 싶음은
그렇게 탁 트일 바에야 벽을 기다리자
그렇게 탁 트일 바에야 고치처럼 죽자
그럼 진혼가에 보다 더 구차하지 않을
생색이란 것이 남은 냥으로
더 나은 배포 고치가 딸랑딸랑
그 배포 끼리 소리이게 하여 본 것으로
차라리 겨울 여행 떠나는 기차역에
바퀴 두드려보는 전문성의 메카니즘이나
정연하게 하여 줌이 미혹스럽지나 않게
움직이지 않는 진리와 같게 하는 것



비밀장

산아!
돌아!
여러 곳의 관문도 통틀어 하나에 박히고
내장을 하게 되는 것에
누군가 망또라도 던져 놓고 내것이라 함에
풀이 나고 이끼가 나고
탄광의 산자락은
포장 덮은 것으로 생색을 내는
우리의 혈맥은 포장의 임자
산은 맥의 임자보다
거죽의 임자가 다르듯
아! 저 헤라클레스의
저주가 걸린 옷을 입은 듯
하늘의 진수가 감춰진 미로를
애초 털구멍에 진드기여도 찾을 줄 아는 진화
맑은 하늘이 상쾌해
땅의 비밀장을 캔다


광고판적 감각

서태(瑞態)가 늘 센스의 광고로
빌딩 옥상에서 어른거리고
하늘은 스스로 맑게 된 것이
광고판의 여인네는 구슬보다도 희다
건조함 속에서
유리처럼 미끄러지는 감촉
눈 침침해지는 거리를
늘 부시시함만으로 설하려 함을 선긋는다
선년가 사는 꽃밭에서나 뽀드듯 일어날 감촉을
우린 마법의 세계로 산 냥
꿈으로 쫓아도 부속 가게를 낸 현실을 믿는다


옛마루

지극정성이라해도
이만한 것이 또 있으랴
도통이라 해도 마루 때광이
때가 때인 만큼으로 꽝이 되어버린 듯
없는 듯 떠난다 할지라도
투명해 버린 것에서 속을 보존케 해준 음덕
저 허공에 섬광이 꽝이듯 사라져도
검고 암울한 색깔인 광택을 비비면서도
늘 자식걱정과 같이 버릴 수 없는 것


도통과 비통

그대 도통이면 방귀통은 되겠네
그대 마른 똥막대기는 냄새통은 되겠네
그 쯤이면야
그대 구린내 나는 말투와 욕설 또한
어데 정화는 기대해 볼만은 한 것
참으로
거두되 냄새는 나지 말게 할 것이
늘 비에는 위태한
비여! 넌 함부로 비유하지를 마라
어쩐지 구제란 것
욕을 보편화하여
무각각하게 하는 것이 나은 것이듯
애들 욕설이 무섭구나



하늘의 정색

저 땅 패인 길이
실뱀이
비단구렁만큼이나 키워 온 살
안개가 누에살을 키우듯
살찌다 고치치며 허공을 남기는 것
잎은 분명 정체를 칠하게 하는 것
한결같이 푸름은
하늘의 정색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섶은 길을 다 파먹었다


뻔!

누에는 움직이기에 뻔하지 않다
허나 뻔데기는 그로 스톱이니 뻔하다
뻔데기! 왜 죽어야 하는가
고치가 쓰임새여서
고만한 논리에서 생사를 넘나든다


진달래

진달래 꽃은
늙은 할망구의 팔다리처럼
얼룩지게 깡마른 듯 야물딱지게 핀다
허나 냉기가 잘 빠지지 않은 얼룩처럼
겨우내 기척도 안 보이더니
봄이면
허옇게 쭈걸렁한 팔 걷어붙이고
아이들을 부산한 마당을 뒤로 한 채
호미만큼 야무지게 휜 허리를 웅쳐매고
뒷 묏밭으로 당차게 오를 듯이
어쩜 검버섯 하나 더 늘어도
누구에게도 하나 더 내놓을 수 있음에
흡족해 하는 것


책임성

허무는 무책임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허물을 만든다
허물 또한 무책임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영웅을 만든다
영웅 또한 무책임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서 다시 허무를 잡으니
허무에 눈까지 나서
영웅줄이 신경줄이 나는
사람일 필요
신일 필요 없는
한 요소가 따르는 등불과 같은 것


껄떡이

저 인간
어쩌다 남근석 하나 건졌다고
진열하고 싶어 안달하는 꼬락서니
어지간히도 입으로 껄떡거리는 폼이
어쩌다 돌의 도까지 와서
빳빳하긴 하다만
파삭 죽은 허무 급속도로 하고 마니
줘도 모를 것이
입만 살아 쥐고 있다고
산천은 흥분의 도가니
닿게 해도 모를 것
열반만이 느낌 또한 눈감은 것이라


앵글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말로야 360도 다 주었다고 하고
사방 다 누리는 것이라 하고
겨우 난 앵글각으로
내 분수란
반의 반이나 건지면 다행인 것
생각도 겨우 앵글각 써먹는데
그 한 단면성으로 치부하기엔
대치성 같은 것
뭐 다 준다는 것으로
비단길!
불상은 대포에 순교했고
그 반쪽에 또 반쪽
이유 없이 싫어 액글각
내 지구 한 바퀴 돌아보나
안 돌아 보나
내 이 자리도 앵글각
온천지가 우리 것이니
나눠가지면 탈이 없음이다 하고
소국이 어떠하며
지구가 어떠한가
그냥 모르고 지나가는 관심 밖이다
추스리듯 앵글이 잡히는 것이 아닌
누구도 알고 가는 역사의 편성
마치 유세 같은 파도에 늘 머물러 있었던 것
팔 굽혀 있었던 것
내 평생 엔젤을 쫓으나
부목 안 대어도 앵글인
어차피 인간 두뇌
앵글 겨우 찾아 먹는다는 것
이리 꺾이나
저리 꺾이나
나의 글
보통에 사분의 일만 보면
내 앵글은 찾아 먹은 것이리라


지성과 지혜

지혜!
지(知)자에 날 일(日)자 붙은 것
뭐 해처럼 밝게 보란 것이기도
하지만 日이란
날에 얼마나 서슬기가 도는지
그 걸 알는 것이
힘차게 천기를 �을 것으로
멀리 본다는 것
멀리 비춘다는 것
지식을 쌓는 것도 지혜요
좀 우둔하게 사는 것도 지혜다
지식도 자신을 별로 채워
등불이려 하고
부싯돌처럼 섬광같아도 지혜라 함에
변함없음이 나타남을 알게 한다
순간의 지혜도 있으나
애들 낙서줄 타고 아무 의미없는 길에
큰 파장의 지혜를 각인하는 것
지혜에 안달 아니 하여도 좋은 것
지식으로 또 뭔가 가득 찼다고
방백으로 되뇌며 눈감음이
참 무덤을 토해닐 수 있음인지
밤에 별을 헤아릴 줄은 모른다 말아야 할 것


널푼수

널푼수가 겁 밖을 속일 수 있는 것
종(鐘) 소리일 것 같으면
차라리 깨어져 버려야 할 것이
연필심에서 모인 듯
산 봉오리로 모인 것
구름이 울림판으로 자국이 나면
그래한 소리의 여울은 굳은 것으로
소리로 깨는 광산으로
이미 바람을 놓쳤으나
놓친 바람을 캐는 것으로
떠난 자는 겁을 만들고
남은 자는 겁도 없이 캐는 것


철현(鐵絃)

철면피도 있는데
낮이 낯이라 울지 못할 것도 없는 것
철면은 벗되
철심은 닦아야 하는 낫
저 철현에
내 마음이 울리는 걸보면 확실하였던 것






겁외에 드니
내가 자치기 할 것이 없다
겁이 겁외를 만드니
내가 자치기를 한다
괜히 허공 밖으로 겁주지 말라
저 방망이 하나가 겁준다
그대 바닷가를 거닐며
모래 사이 사이 끼는 그대 발가락이 겁외로다
세상이 모래 한 알의 완력에도 떨기도 하거늘
한 알로도 지구가 쌈이되는 이치에
그 무수한 행성의 사이를 그대가 걷고 있다
이 항하사의 모래 위로
그댄들 겁외로 걷지는 않으오이까


마른 땅콩 먹기

저 바닷가
물 먹고 아니 먹고에 따라
득도를 했다 안 했다고 하는 것에
썰물에 좋았더냐
밀물에 좋았더냐
다만 어느 쪽으로 갔었어도 생사는 아니로다
인간들이여!
인연으로 엮는 무한정에
마른 발로 걷는 길 위에 고등일 뿐인 것
모래로 통하니
갈대 뿌리로 통하는 것과 같느니




갈대의 욕구는
제 키가 컸다는 것만큼의 자랑인 것
허나 우리의 직감이란 것
징조란 것
땅과의 직접성에서 얻은 것보다
뿌리가 엮였음에
수 킬로 함께 움찔하고 있음을 모르고 사는지도
억새 줄기여!
구름의 끝머리로 흩날려 주네
속 빈 어느 꿈의 관통에
벽의 실감처럼 진물이 날 때
안과 밖이 세기가 다름에도
천상 밖에 머리를 푼다
비바람에 억수로 당하 듯이 살아도
이 넓어가는 광야의 고개에도
산모퉁이 돌아 분출하듯
우리의 어깨 위에도 그리 살은 듯이
봉오리를 위함이 아니라
저 벽의 존재에
비듬처럼 흩날릴 뿐이로세


아침

아침은 샘터에서
물을 퍼고 난 다음에
손으로 물동이 테두리를 훔치는 것과 같은 것
계절이 보기 싫은 자 앞에
하루는 샘에 바가지 올려진 듯
직면성을 바삐하며
어쩜 둥둥 샘에
물체와 그늘이 한 바가지적으로 하는 것에서
둥둥 떠올려진 듯이 함이 적확한 것에
아침이 눈부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새벽 시동거는 연기에
지워지지않는 노을의 흔적에 가리워지며
시답잖은 종말론자 앞에
세상의 높이가
안개처럼 앉힌
무릎 아래의 의자 처럼 받혀진
그 엉덩이로 일어나며
푸른 칠판에 해 하나 올려 놓는
아예 유치원 놀이터의 미끄럼틀에
난간을 불들어 살피다 서쪽으로 건넜다
묶어둔 배가 가는 듯이 착각이 되 듯
기름 보일러 소리는 나를 비행기 태운다
때 같지 않은 겨울비는 땅을 치고
모두에게 밀월 같고 속삭임 같건만
내게는 땅을 치고 땅을 치고
기분 무겁게 시리
날개 다 접은 듯
다리만 용쓰듯이 독촉한다


비가 오면

비가 오면
폭포의 단애(斷崖)처럼
내 가슴이 파먹힌 것으로
어쩜 남은 구름은
금강산의 비경처럼 드러내는 듯 큰 것
그도 빗질이다
하늘은 텅 비어 맑았나 보다
작은 새조차 소리벽을 비운 듯
영롱해진 것으로
주렁박 조롱박 따라간 듯 굴리다
흘림을 잘 한듯이



백록담

한라산 분화구
말 없었어도 입이였던 것
백록담에 노루가 뛰어감에
담(潭)이 담(譚)을 내어감에
파랑새를 잡았듯
파랑으로 못 박힌 듯
이럴 동안은
내게 못이 박혔다 할지라도
녹쓸었다고는 않으리라


무언의 言

말이란
제일 밑에 입구로 뱉는
다 통로성으로 이끌어가지만
뜻이 통함이
한 층
그 위에 또 한 층
그도 소중히 해
지붕을 올리고
또 꼭지 잡을 듯이 하는 것
비는 내리고
말 한 마디이고 싶음은
창틀로 안아 들게 하고
비는 내 처마에서
무한정 땅을 파고
그 밖에는 지붕에서부터 저린 듯이 젖어간다
비가 남의 속사정인 듯이
더 셀라치면 젖어가는 길로
내 집의 아궁이는
내 가슴이 따뜻한 것으로
온 식구의 생기가 나는 것으로
무심하게도 떠나보낸 참새 떼
다 하늘 턱에 걸려 돌아 온 듯이
무한정 두드려댈 쫑알들이
이젠 그것도 여려 자르르 묻혀가는 것으로
무수히 피어 올린 참새 시리즈
곤두박질로 긁어댐이
그래 저 너르게 벗은 하늘로서
내 마음살 맞게 내리는 것
탑형의 언(言)에
말이 고즈녁하기가 수 천 년
아직도 빈 가슴이 맞듯 비가 내리고


땅거미

과일주나
눈에 보이는 무엇 하나 담근주는 되어야
약주티를 내는
어데 다이마몬드주는 못 담구어도
그림자 술이야 쉽게 내 놓는
도심도 우려나는 술
마시고 마셔 주절주절이 늘어나는 것
다 맹물로 놓았으면야
다 생떼처럼 살아 있는 것


마루

마루가 한 곳감하듯 검어져 가는 것
추억이 맛 있게 먹는다
우리가 늘 콜라를 마셔도
내가 콜라일 수 있음은 미국의 마루
수시로 코코낱을 먹어도 남미의 마루
백 년 이백 년 닦으며
걸죽한 조청빛 감도는 마루 바닥에
조용히 세월을 맞았어도
깜부기 드는 시류의 곰팡이내 닦는 것
이 마루의 현묘함에 한 판
곶감이 이 역사의 강의를 물들임이요
거미는 이 거울에 현혹되어 자일을 내린다



논이 논다움에는

논이 논다움에는 정연함이 있다
모심기 다 끝내기 까지엔
그 봄의 성실성을 다하려
가라 않은 침전을
세끼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일어나는
막걸이 오후의 전주곡처럼
할아버지 낮잠이 일어난다
우리의 게을음에 지지 않는
허리를 펴는 듯이 일어난다
어느덧 세월은 지나
허리가 굵어가는 지금
우리는 윗물만 맑은 듯이 산다
아직도 일어지 않는
왠지 그 맛 같지 않은 구수함
물방개가 그 심저를 일으키고
가라앉고 가라 앉고
아직도 남은 대포집의 낭만으로 자맥질 하고
아! 그 따뜻한 봄의 허리 힘이여!
세끼 손가락
밤낮이 없이
철이 없이
자유로운 성취감은 있는 듯이
습관적으로 신문에다 물러나지 못하고
바꾸지도 못하고
그래도 내 마음의 기준이 있었음인지
모 한 포기 쥐고
시도 때도 없이 서래질 한다
난 이 맑음에서
세끼 손가락으로 또 막걸리를 휘저어야 하나 보다


막걸림에는

막 걸림에는
내 그대를 부르다
목이 쉬어 감에는 막걸리가 익는다
쉰 듯도 낸다
막걸리라 얕잡아 보지 마라
그대 말의 솔직함
이보다 더 걸림이 없는 것
차라리 그 취함에 걸린 듯이 하려무나
긴 이별에
탁배기처럼 남아도
쉬어감에 장사도 아니요
곱빼기처럼 그리움이 터질 것같아도
나중에 숨 골라 온 때에 안주함을 본다
긴 이별에 그래도 진해져 옴은
우물 옆 장독대처럼
잘난 앞마당앤 잡초가 자라고
얼굴이듯
잘 보아온 면목도 내 주름으로 가려질 때
돌아보지도 않고 남아 선 뚝배기처럼 옹긋이 남는다
산이 그 덩치에도 핏기가 변화 무상한에도


徹과 空

개가 불성이 있느냐 없느냐
성철에게 물으니 없다고 하고
성공에게 물으니 그것도 불성이 아닌가?
고치는 스스로 깨어나 나비가 되는 것이요
나오라고 열어주면 죽는 법
삼생의 철저함을 쫓아 차 방귀 소리요
무주 공산에 개소리 짖는다
글도 호방하고 명쾌해서 두렵구나
평생의 번데기가 죽어 위대하였던가
철과 공이 한꺼번에 이뤄 무색 무취로세


속 담

고작 가방이라 봐야
회계 장부 하나 겨우 넣은 뺀질에
덕을 채운 데야 더 채울 공간도 없고
겨우 좀 붙은 돈복이래야
탁 쏘는 독기에
그나마 기도와 소망에 올려놓은 믿음이 남음이 있어
층층 계단은
있어보이기도
없어보이기도
색깔은 못 넣어도
겹겹의 껍질은 벗겨지는 벽의
양파에 된장 발라 놓은 인생론은 있어
수수함과 순진함마져 떨며
고 맛을 주는 재 의리의 맛에 산다만
모래밭에 뭍혀
드러나도 그만 묻혀도 그만인
그저 차돌머리의 무광택이라도
비운 자세에 구름차듯 신선하기도 해야 할 것을
머리의 무게가
얼굴의 환한 빛을 못 띄우니 뜨기 힘들겠고
그 얼굴 땅이 되면
다음 생엔 사람머리는 포기해야겠구나


대담

살아 있다는 것
아이쿠!
향기 짙고 눈에 보이는
보살도도 못 닦아 안달이요
돌부처는 무슨 돌부처
스스로 한발짝도 털갈이 없이
그대로 모래 얽을라 하니
별을 별이요
별은 모래요
이 돌이 무엇인고
꽉 다문 입이로다
그댄 어느 턱을 봤더란 말인가
그 누구도 네게 입을 연 봐 없네
보살도 곁에 향기나라 부추기네


선인장

하늘을 이렇게 농축하고 보니
가시가 돋칩니다
거짓말이라고요?
우린 아무런 비교도 대입도 할 대상도 없이
처참하다시피 한 외로움에서
발견된 것이니 믿어도 될 것입니다
어찌 그대는 지상만의 가시밭길만 생각했더란 말입니까
어쩌면 우리는 풀잎의 가시 돋친 꿈길이겠지요
그래도 뭉치라면 달떡인들 못 빚겠어요


확실성

집이 확실한 것 같아도
지금 내 선 자리보다 확실치 않고
내 자리가 확실한 것 같아도
구름보다 구름대이지 않아
돌도 아니요 문도 아니다
구름이 확실한 것 같아도
저 허공만 같지 않음에
누군 이 길로 확실하다 가고
누군 이 반대로 확실하고 오더라
누가 무엇으로 송곳자루의 탄력을 붙여
뚫으려 했더란 말인가
공(空)이 철(徹)이였기에
철 띠어 달려들고
철이 공이였기에
철 안 들어도 무상심으로 만족을 찾아 나선다


고개

큰 일이다
무엇이 큰 일인가
이 삼복 더위에 논 매라고 하면
엄두도 안 날 뿐더러 허리는 제대로 펴질까
호방함이란 것
쫄랑쫄랑
한 됫박이 주전자 뚜껑 뒤엎어놓고
김치 몇 조각 종지에 담고 공기 그릇 뒤엎어
관개 잘된 농로를 따라 동리가 아득해질 즈음
밀짚모자에 논매시던 할아버지 모습
지금껏 귓전에 맴도는 것은
"커~!"한 방이
어찌나 크고 힘차게 들리는지
한 때는 고개만 같았던 것 벗어난 듯하니
이젠 편하기도 한 것같은데
정자 하나에도 밀짚모자도 안 나오는 것
밀짚모자에서 정자를 빼고도 남은 여유가
삶의 한 언덕에 집을 짓게 한다


종착역

박 쪼개진 속의 흔적으로 구름이 흩어진 곳
전철 종착역으로 돌려가며 필름을 보는 것에
새벽 안개 삼키고 가는 곳에 DNA에 고속 열차를 뺀
꼬두박이 열린 것
긁어도 속으로 푸른 피질의 것
정맥으로 당겨감의 것
저 노을이 붉기에
서쪽 산이 충기된 흥분으로 안은 것
포유류의 산실에는 피를 드러내는 것으로
우리가 좀 더 결론적일 수 있는 것이길


양파

대양을 넘어 왔다는 것은 내게 큰 의미는 아닌
양쪽을 파악하는 것으로
난 한벌이면 좋은
뜨거움을 덮고는 못 사는 인간들인데
몇 겹의 의미로
이미 빛깔조차 없으니 겹이 겁으로 치르게 하고
외니 내니 하는 정도에서
양파야
양파야
콩깎지에 걸어 줄 수 있는
동태 눈알에도 진주가 끼이는 하나에 있지 아니하면
벗겨도 실체가 아닌 것으로도 존재가 됨을 보여하는 것


수정

수정아
너는 너이다 했으면
지금까지 비유해온 모든 기록들이
섭섭했을 정도로
그 저장성이 사계절 쫓을 피웠다는 것을 넘기에
땅 속에 묻혀도 고귀하게 비치는
수정아
네가 수정이면
꼭 하늘을 쥔 듯이 여겨
별과 달에 도전하며
수정같은 밤을 밝힐 수 있는 것


두엄상

겨우내 움츠린 두엄을
씨앗이 먹을 줄 알기에
저 별 씨앗살이
곰삭은 이야기를 들을 줄 앎이
너무 맑아도
영양가 없는 듯 하기도 한 것
허나 짓이긴 것 치고
맛이 어덴들 있으랴
대지조차
그 흔하였던 웅덩이 눈조차 못 뜬 곳
밤인들 상상이 어데 붙어 오려는지


채소

내가 그대 앞에 뭘 한 채 있다면
그것이 한 채소인 것이라면
다 그림자처럼 남은 것으로 뜯어먹게 한 것
고갱이가 심의 공에서 난다고 주체가 멀다 마라
다 채에는 한 아름의 몸짓이 있었던 처소


미추(美醜)

노가다에
그 행 자체로 맑아짐이 많아
다양한 색의 미학은 아니어도
늘 신선도를 갖는 것
그 게 그리 중요하게 아니 보아도
특별나게 드러낼 수 없으나
인간은 동적일 때
그 자체적 미추(美醜)는 크게 일으키지 않음이니
사람이 성실해야함에는
고인 물에는 안정감을 찾은 듯 해도
오히려 까탈스러움으로 심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이해가 이해를 물고 맑아짐에는
함께 동한 것에서 드러냄이
별로 할 말과 마음이 없이 간다는 것에서도
가장 냄새가 없는 것
오히려 정적으로 기울어 미추를 보는 여유라는 것에서
그 스스로의 분별성이 결국 냄새가 나는 것으로
복잡적임에 센스를 가진다 해도 악취를 낸다는 것
술 한 잔에 혀 꼬부라지면 조금 났게 발효되는 것일려나




고개에는 오르내림이 있어
그 것이 역겹걸랑
고개가 돌아가는 것임을 왜 몰랐던가
물결도 살이 빠른 것
한 거풀 올라타고 돌아봄에
우린 냉정한 성찰에 두리번거리는 것
산을 넘는 자 가르는 것이요
결국 한 고개 넘어가는 자
숨결이 기다리는 가슴을 당겨가는 것
산이 지름길이라면
마음이 축지(縮地)
예전부터 가슴에 구멍이 났듯 채운 것


뱀술

내 등뼈가 삐걱거릴 때
찬 바람이 온 몸을 돌 때
나무 기둥보다
등나무처럼 무너져 내릴 때
저 뱀은
대나무 한 마디 죽은 병(甁)에
그 유연하다던 재주가 풀려 죽는다
우리의 술이
마냥 述을 펴야하는 것에서
술이 마냥
자기도취으로만 끌어넣지 않았으리라
한 나무로 정갈히 해서
내 짐인 냥
다리 근육을 세워 왔건만
무엇보다 하늘 기둥에
등나무 꼴이였구나
내 용오름에
우리 이별의 기약만큼이나
하늘가에 점 박아 둔
내 가슴엔 하늘 덮어 쓴
기둥을 칭칭 가망 머릴 내밀지만
이 담궈진 세상
이 담궈진 세상
다 주저않은 모습에도
감기어 진 흔적의 길


감상

글자 하나 되기 전에
의미가 분명하기 전에
외형도 아니 되고
내장도 채우기 전에
먼저 날아야 자유로울 것 같은
글자 한 쪽이 제비초리 좋게
꼬리선을 발하다 마감된 좋은 그림 같은 것
한 많은 서술보다
유수같은 푸념보다
어쩜 저 먼 남녁의 향수
날렵한 몸매로 길을 되묻고
내 어깨를 차고 오를 듯이 있다
마지막 글자 하나의 삐침이 그리 앉은 차림새


어물전 요령 소리

어물 전 요롱 소리에
고기가 붙어 바람을 찾듯 몰려든
이미 고치 꿈을 꾸기도
산 채로 꼬리치기도
풍경 아래 달리는 물고기
제 스스로에 부끄러워 죽을 줄도 아는 본능
굴비 한 두름 엮어진들 어떠 하리
저 서방 미타 세계에 줄줄이 매달려 가길
이 생과 사의 병행길에서
이 소리로서 함께 깨달아
꼭 먼 곳이 아닌
별도의 성찰이 아닌
있는 자리가 내 자리임을 깨달아
이 자리로서
추녀끝 풍경의 향으로
들꽃의 풀들이 피어나듯
함께 놓여진 이 연유로서
나와 남의 협찹성을 털고 넘어가게 하는 길목이느니


보현

보현은 우연도 무색하게 친밀한 것
나타나기 무섭게 성스러운 것
저기 오는 자
보현의 통발심으로 오는 것
어리석음과 장애를
스스로 자책하지 말며
업보라 짐 지우지 말라
그대는 보리와 실체와 중생에서
회향 시켜 다가서게 하는 것
모진 질곡과 혹독함에서
망각되고 희미해지고 발현이 늦고
우릴 보니 이 사회가 실핏줄 같았구나
다 지나고 보면 다 보현의 맥박


文과 問

文은 장광설이겠는데
문 하나로 건너 뛰면 그로 길 필요도 없고
법도 門이 있어 문을 얘기 하라면 하겠는데
文을 얘기 하라면
동쪽으로 가려다 서쪽으로 왔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신의를 중히 하는 자는 굳이 동쪽으로 갈 것이요
어진 자는
어데든 그 자리의 나무로 피워 올린 그림자의 방향
서로 끌어 당겨봐야 이불 자락 끌어 당기는 물결
다 놓고 보니
물이 키가 크지 않는 이유
十方에는 위도 없는 方이라고
늘 주저 앉아 키우지 못 하는
그 속에 온갖 기형이 살고 천백억 화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