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로 쓰는 편지
역사를 배우면
역사가 솔직하다는 것을 배운다
허나 현실로 살아가는 교훈은
역사는 속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철면피도 죽을 때까지 우긴다
그래서 역사는
인간이 사라졌다 다시 돌아옮만 같이 선명하지 못하다
그래서 저 허공은 백지로 쓰는 편지이다
회화성(繪畵性)
인간의 위대함은
시가 예술의 은밀성 때문에 위대하다
어느 영혼?
예술이 긴 만큼
인생이 길어보이는 것으로서
화(畵)는 畵다
결국 선을 면적(面的)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의
그림으로 땋게하는 것의
먼 그리움 또한 오늘의 불에 있는 것
시(詩)란?
詩는
寺에 동자승을 존대하는 것만큼
대접받을 만큼 훌륭한 것이 바탕이었다만
요즘의 철학과 과학의
빳빳한 논리가 구조물적으로 성과를 보이니
윤리 도덕에 정력을 자랑하고
인생의 겸허에도
불확실성에는 무시해도 좋을 것으로
한생 메워 넣기도 정신 돌릴 겨를이 없다는 것만으로
마치 바쁘다는 것의 요구는 좋은 것인 냥 하는 것에서
고작 시란 것이
같이 어울려주면 좋은 것인 냥 기회주의 적이고
요행심만 느긋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몰려 있기에,
허나 시는 왜 戒律에 걸려 있는가를
태생적임을 찾아 풀어내야할 소명을 가져야
동자승을 존중해야 할 이유만큼을 얻어갈 것이다
쓰다
흰 천장에 흰 전등이 켜지니
푸른 기가 돌듯
저 창공은 백령(白靈)
우리의 (쓰다)라는 말
글로 쓴 것을
하늘은 온갓 사물뜨기로 쓰고 있다는 것
불의 령(靈)
저 깡 마른 불이란 것
꼰대 서서 삭정이로 다 탄 것으로
또 불을 지펴
화가 난다지만
실은 제 혼줄을 제가 내면서
봄을 기다리는 생나무를 불태우려 한다
불길에 깨닫지 못하고
불도저 마냥 태워봐야
남은 것도 없을 불령으로
어데로 갈련지도 모를 눈치만 비치면서
닥나무
저 닥나무
팽이 채 닥닥 때리는 것이라는 해석보다 더 나은 것
살을 풀어
저 구름살과 딱 맞을 때
풀어감이 있다고 딱나무라해야 할 것
저 하늘을 말린 건어로 문풍지가 운다
종이
종이가 판판한 바닥과 함께 눌린 것
저 구름살 뭉치는 것
그것이 뜻 모를 일 없이
꽃마다 鐘을 이루는 香氣的 변주까지의
종이라 하는 것
시
코메디언 박명수씨가
불끈 쥔 한 팔을 들어 씨~!라고 한다
그것 겉저리해서는 모자랄 것같은
팍팍 뭉쳐 속저림으로 맛깔날
참으로 시대를 교묘하게 팔 뺀
예술적 인기의 맛도 넘치는 것이도 한 것
갓
갓은 독하다
그래서 머리에 쓴 만큼의 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럼 독에서 익은 갓김치가 나오고
갓 나온 한 갓의 발상이 수 백 리를 걷는
인간 독하다는 것이
온갓 발효의 새콤함을 물씬 풍긴다
표현의 경계
어쩜 내 마음보다
표현 때문에 가려지는 것들이
저 달팽이족만이어도 크다
그것이 화가나
오르가슴적인 것
민달팽이 온몸 기지개 켠 듯 하더니
졸도한 것으로 꿈길 헤매더니
다시 제 정신으로 돌아온 듯 한다
석류
저 석류가 쌈지 넣은 것
저 별자루마다 다 채워지지 않는 것
참 뜨겁게 솔직하고 뒤끝 없는 듯
얽어지고
도태되고
이 불길 속에
핵 알맹이 건져가는 지구가 소중하도록
하얘져간다
관절
로봇보다 더 관절이 꺾이지 않는 글을 쓰라고
한 시대적 경직이 강요하는 것
관절의 기름칠에 글 망쳤다고
빛깔만 잘 먹인 때깔 좋은 데
그 기계적임의 녹쓸었음을 왜 건드리느냐고
이미 동상이 되었으면 움직임의 것이 아니라고 하니
그래 무어라나
실컷 이해하고 말지
그러나 그렇다고 그대 자식에게도 물려주질 않을 것을
내가 시집살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피
저 서툴지 않는 석류가 담 너머 간 것
내 땀방울이 넘쳐 나는 것
우리가 이웃이기 전에
우리의 땀방울같은 진주로
한 땀
한 땀
한 땀인 것
천의(天衣)로 배려하는 마음
저 구름 이벌레처럼 스물스물 사는 것
어느 손톱에 터져 피 물든 자리
우리가 바람의 지혜선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외면 말아야 할 것
혈(血)이라도
이 피(皮)로 해서 피라 함의 것
은유의 性
네 치맛자락 길게 늘어지는 것
하지(夏至)처럼 긴 보재기
네 바짓가랭이 긴 것처럼 늘어진 것
동지(冬至)처럼 긴 자루
동지 닫은 것
겨우 나오는 연필심
하지 펼친 것
모판에 다닥 붙은 흐드러지게 피는 것
직과 곡
꺾이면
곡예사는 될 터인저
다이아몬드 세공사는 못 되는 것
곡예사여!
그대의 사랑이 풍만하구나
허나 그렇다고
저 머물러 있는 다이아몬드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말으려무나
사랑 탄광
중국집 주방장의
양팔 사이로 끼인 면줄
임아!
그대 그대 권세의
우동삼아 먹는 노래의 연줄으로
그리 세련 되지 않아도 면빨일 연가인가 하면
자장면
짜장면으로 된빨 나는 치근덕에도
호호 미소가 피면
사르르 녹는 기생 끼어도 말끔할
푹포같이 씻기운 듯 방자함을 뒤로한 채
아침(我浸)은 눈 뜬 바다로 젖어들면
저 무지개 탄광에 노역살이
귀하게 걷히는 포장 사이의 절규로
그 입에 발린 사랑질을 캔다
종소리
저 소리
鐘에 종질이듯
저 달인 면경을 깨려나
해를 뚫으려나
저 소리
종에 울타리 둘러친 올챙이
산소에 다급증인 냥
바쁜 듯 아비규환이 몰린 방울의
그것이 달무리인 냥 갔고
햇무리인 냥 붙은 것의 종
감각
모질게도 당겨가는 바람
그 끝조차 상이 못 맺는 곳이라서
기억조차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의식
돌아서면 잊어먹는
그 위에 비치는 그림자이듯 글인 것
거울살
껍질
음정이 라에서
소나무 껍질처럼 터갈라지며
羅網의 선이 패인 자국을 내 놓아도
그 울 안으로 파문의 안아 보고 듣고 하는 것
아! 기타여!
소리는 어째서 오는가
다 조임새 끝에서 왔다
조임새 턱을 넘어 아무 것도 미동 않은 냥
사라지는 듯이 할 뿐의
저 천상풍에 그려진 무늬의 널판대기에
히말리아의 산봉오리 타고 흘러내린 치마폭에
당나귀 발걸음 타고
벽계로 숨어든 수정체로 이야기하는
침묵의 주먹같음에 있다
오페라 하우스
차라리 저 아래였다면
내 등뼈로 붙였을 것
저 위로 감강 쥔 것이기에
도리어 소라 껍질로서의 동굴
봄끝이 튀듯
음도 튀는
쉴새 없이 풀이 나듯
지워지지 않는 잡념
다마 부지런함의 벌초처에서
마음이라고 열어보이는 것
조개 지붕 올리기
대나무
대나무 뿌리를 깎아 먹고 사는 쥐
하루
하루
그 마디를 이해 못하는
하루 하루를
빙산인 냥
무너져 내리게 하는
하루와 하루를
섬과 섬을 잡아 준 냥 침몰 시키는
아! 諸子여!
百家로 접착력 있어 당겼으니
대나무 마디가 잘도 붙었구나
아예!
벽을 쳐
벽멱 타고 잎새 내기
쥐가 자씨(子氏)의 시조마냥
다 주저 앉게 만들고
물이란 그저 유연함에서 아니 것의
감(坎)의 괘형(卦形)
中央에 一陽의
어제와 오늘의 물고 있음이로다
(ㅡ)은 양
(--)은 음
坎이란 中連인 데 연은 陽의 의미함
즉 坎이란 변(邊)이 음이고 중이 양의 형태
3 박자
저 물방울
물방울로 떨어지기 싫어
빛으로 도망가지는 못하고
그 증발성으로 끌어가는
신경의 기억성으로 묻히는 곳
삼재(三才)가
하나 같이 거품일어 나는
하나같이 三爻를 넘기는 것
저 신경도 없는 듯한 빛
공과 같아 장애 없는 최상의 고속
빛은 빛일 뿐의
그 반응이 다 다르니 나는 나인 것
저 어느 칼슘 돌축에 민물 뱀장어 놀란 듯
천지가 기주 신경인 냥 곤두 선
풀들이 입을 내밀어 촉으로 들이킨다
저 빛의 뼈를 삼켜
등뼈를 쌓은 것에
신경은 더욱 살살 이루어 살이라 하는 것의
양양(揚揚)
겨울의 자리엔 한데 자리
아무도 없는 빈 자리
죽은 너의 자리도 깨울까도 하네
양양함이 어찌 정하여 있는가를
동티가 다 묻힌 곳
허나 난 묻힘마져 없는 자장자리에 객
안으로 구르게 하는
정안수처럼 가라앉은 따사함에
어쩐지 다람쥐같은 분주함만
나무에 칭칭 감을 들이 비치다
물거울만 퍼가
한 도가의 수평에 가라앉고 말을 것
우물
우물은 저 그루터기 물을 판다
나이테를 모르는 나이테를 물리며
천지의 움을 기둥에
곁두리로 뻗을 옹심을 만들어본다
그 용기가 가상한 것이다
온 천지가 내 것이라는 주체라는 것에도
찬물에도 순서가 있든
한 파문의 김발에
방울 하나의 응김을 찾은 냥
옹심을 내어보는 것이다
사이에 이는 오리무중
용은 이끌어 갈 것이요
이 변명 줄기
그것도 복령처럼 자라앉으면
이무기라 지켜볼 겸손이요
같기도 하고
있는 듯 하기도 하고
저 구름 층 맷돌 가는 층
얼 뜬 공장마냥
비칠 듯 말 듯에 내가 바닥
새순
새순이라는 것
그냥 주지성에 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 새가 앉은 가지
순이라도 보게할 어머니인 것
어느 말발에
어깨쭉지를 벌리게 한 환희같은 것
그저 혼자면 하나의 몸부림일 뿐
새가 앉았음에
새가 筍을 얻음에
돌아가는 시공의 旬도 얻었음이니
시간에 나고 죽어도
모태로 끌어안은 발판
환희를 꽃 피우며 터트리는 것이 있다
골목대장
애들만이 주머니에 유리구슬 많이 있다고
어깨에 힘주고 골목대장 노릇도 한다지만
어른도 그런 기회가 된다면야 마다할 리 없는,
다만 그렇다고 다이아몬드 하나 가치나 될까!
평범한 가치 좋다는 둥하면서
자기 가식들은 일류로 가야하고
남 머리 위에 서야 한다 하겠지
그래도 요행으로 앞에 있는 자가 있으면
서로 맛물리기 좋은 사람이면 좋겠지
어쩜 다이아몬드보다 땅에 묻히지 않는 방도이듯
지혜라고 떠벌리는 것
또 세상 뒤집히면
힘들게 광부 노릇으로 더 깊이 먼지 덮어쓰야겠지
뱅뱅
저 골뱅이 껍질은
치국에 평천하는 단단한데
수신이 골 비었으니 껍질로 딩군다
그대 소리 치지 마라
알아들을 귀가 아니구나
들어도 골뱅이로 돌아갔다
공원 2
저 벤치에 굽은 노인네처럼
나도 굽어가는 것
이 공원처럼 탈 털어버린 듯
한 순간에 비워지는 길
공안(公案)을 따라
걸이에 걸어 사라지는 刺盤 길의 행이듯
떠나는 길에
이 마당으로 솔직한 것
내 아랫도리 만큼 켜진
벗인지 버섯인지 송이꿈은 살아 있어
뒤통수잡을 흔들바위는 아닐는지
시인 3
때는 공익의 시대
그대도 시인
나도 시인
얼렁뚱땅 다 좋다고 넘어가니
산양이 벼랑 위에서 미소 짓는 것만도
따라간 것일까
시인!
턱도 없다나
수학자
공학자
마치 걸 자리가 없다고
멍에에 조차 걸 자리가 없다고
차라리 자신의 부담으로 고리를 걸게 하는구나
회비는 두둑히 내긴 하였는지
저 바다는 행운목 그루터기
다 자라면 나무일 것이 잘리어
마를까 저 하늘로 초발리고
초치고
썩지 말라고 소금기까지 먹이니
강줄기 가지마다 민물임에 뻗은 것
자꾸 저려지는 듯
수액을 당겨가며 말라가는 것
다 자라면 한 그루일 것
우주가 팽이을 돌리고
좀 싱겁게 살아도 정취일 것에
회오리에 휩싸이게 하는 것
은근히 베풀 듯이 내밀었다
하나같이 공감하는 것
짜긴 왜 그리 짜
그래도 무리로서 모인 곳이니
그 자리가 베푼 것
바탕이 이러하니
회비는 두둑히 내긴 하였는지
사랑
비명(碑名)은 없어도
초서(草書)가 흘러내리는 것
뚜렸히 맞춘 곳으로
강물을 헤엄쳐 건너와 정착된 듯
해서(楷書)로 분명히 바라만 봐도 드러나는 것
오늘이 그대의 고백을 넘어
진면목을 다 알은 듯이 흥분되는
이미 그대를 만났을 때의 직감이여!
무너진 천 년 고목에 청솔모 어금니를 갈고
뒷산 능선 지름길 겨우 낸 잔대밭에
길손 먼 바람의 기척이 스걱 와 닿는
전서(篆書)에 더욱 갑골이듯
가슴앓이여1
땅을 뒤집어도 말이고져
안달나 있었음을 알았지 않았던가
뭉게구름
다릿발이 있는 것은
글발인 것
발 없는 말이 천 리는 무슨 천 리
문어가 여덟 다리를 모아도
뼈 없이 물렁물렁한 것
다 다릿발 놓지 않은
안으로 충격하는 파장몰이로
슬그머니 일어나보는 것
차 카페
차가 오선지를 달리면
음정도 없는 길
그대는 길를 벗어나라
저 이 층 카페는
車가 아니요 茶라고
어젯밤을 끌어 덮어
속삭인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
창가에 서서
水車 관절마다
산 모락모락 귀달팽이
낸 이 자리에서 바라보는
카페 인형의 집에서
수차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귀 솔깃해 오는 것
씨아 돌리는 곳에
씨앗이 퐁당퐁당
유리벽으로 굳은 체온 너머
뭉게살
원단으로 깐 구름으로 다가오는 것
큐비즘 2
돌고 돌고 돌고
인생은 돌고 돈다고 하는데
원통적 입체라는 것
어찌 몸뚱이 찢기고 하나라 하나
합주적 액면처리가
이렇게 되고 나니
간이 콩알만 해진 것으로
담이 커진 것으로
비위가 거슬리는 것으로
한 몸통으로 구성되어 간
촉구(觸口)가 이는 동시에
이온처럼 삼켜져 간 것들
길의 빗소리
길의 빗소리에는
어데선가도 잡아주는 것이 없다
가까이서 찢어지는 소리만 나는
물에 젖은 지폐에서 일어나듯
감자 뜨겁게 전해오는 생활력
고구마 베인 면을 넘어
또 자개가 장을 장식하듯 살아보는 것
무언가 눅눅한 폐곳간에도
스미지 않는 땅살이 드러나듯
오징어에 땅콩
소주 한 잔의 증발력으로
말려보는 포장마차가 탄 넣기 바쁘다
몽금포 타령
몽금의 琴으로
장산곶으로 꽂은 노래여!
바닷표범이 곶감 멀리와 살고
호랑나비
나비의 날개를 접었을 때의
저 구름의 정기가 힘이 부칠 때
섬이면
마르다 섬이면
뒷발 힘주어서 달릴 디딤돌에
물결의 물렁살
해조조차 잠기는 것
몸부림이다 또 바다처럼 웃는
한 발 더 나아가 위안 같았고
뒤 돌아서 눈물 같았던
어느 바이올린 선 끝이든
자신같이 하여 줄 수 있었던
아! 어머니라는 상으로 원석이 깨어나는 것이여!
귀혼
벼 머리 숙이면
한 바퀴로 돌아보는
무지개의 조상은 본래 가지 없는 無枝
이젠 무지갯가지가 짐짓 막혀
형형색색으로 물들여 나왔던 것
이젠 흰 알톨로 돌려보내는 것
일생 색깔 있는 화살표로
교차로 잘도 지나오다 돌아가는 것
사일로
저 사일로 한 일자 세우는 것
음악
일자로 뺀 사일로처럼 빼 먹는 우리에
하늘을 갈아
짚을 만드는 것의 운수
모든 음정으로
정점으로서 음색을 남기다 사라지고
내 정이 아니면
저 정도 없는 것의
그런게 한 일자의 내 사일로여서
저 산 소 한 마리를 위하여 짚 여물을 만든다
간딘스키의 해저를 위한 조곡
방동사니 논모퉁이에 맺히는 곳에
가납가니 속없을까 두렵고
방동사니 오돌마디 부황기 도는 곳에
가납사니 쪼아댄다
이어도가 오돌독에 전설섬이 야멸차니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살다
이어도 가시
밤톨이 살다
이어도 성게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각시
이어도 각시
최소한 삶이여1
羅落이란 없구나
나락이 (벼)은 찬 것이니
사람마다 베울 점은 있게 하였다
몬드리안의 공깃방울을 위한 도시 구슬리기
선풍기 바람에
빈 종이가 들썩들썩
건조한 거리는
속이 희다는 것만으로 해부 되어 있다
분명 죽은 익사체는 아닌
숨구멍에는 방울방울 나는 것의
빌딩을 성냥곽인 냥 비빌 듯이 지나는
이것이
지붕 광고판으로
세탁 비누방울을 응원하는 문구로
미소가 실한 얼굴의
자그그르 끓어 올리 거푸집으로 산소통
나무보다 콘크리트 기둥벽을 지나도
활기가 비틀며 올라
통채 비눗방울 여행을 가게 하는 것
탱자
제자백가가 탱자에 탱탱
연한 밤의 사색에
인생살이 가시밭길이라고 하나
가시 테두리가 탱탱함이 아닌
제 알맹이로 탱탱 하는 것
가시와 가시의 사이의 탱자 받들고
밤톨과 햇살 사이 살이 끼는 것
바닷가 한 주름에 가시가 돋힌 것
가장 부드러운 모래의 노래까지 밭으로 주고
단애의 가시넝쿨이여!
탱자의 변을 쳤구나
미역
살면서
섬세한 구석이 비켜나간 것처럼
이 탑인것
저 멀리 하구언에 알이 된 섬에
날으는 새가
다시 알로 집어 넣은 현미경길로 빼다박은
둥지의 알까지 차는 것이라고
살아서도 아닌
죽어서도 감수하게 하는 건 미역
그저 강줄기를 물어 뜯어
어쩜 저 막각을 걸치게 하지 않아
미역줄기 걸어놓은 바지랑대
물에서 물줄기 캐는 듯
미역을 따 멱을 걸어 놓은
강상에서의 흘림체
마당
해바라기 씨처럼 달콤한
내 글이 자판에 심어지는 것이라면
마당 익는 쪽으로 쏠려
햇빛조차 거름 삭듯 일어나는 것의
내 일생 살아오면서
꽃인 줄 모르고
한 판 으로 익어가는 진행형임을 모르고
떠나야 했음을
아직도 마당은 수판(繡版)으로 달콤한
나무 한 그루 세워 둘 것도 아닌
아이들의 구슬치기 파고 드는 것
球境
음악에 한 악기가 외도를 하니
외롭다고 해야 할 것인가
진공청소기가 끌어가다
단음으로 꽉 막힌다
소리 올이다 벽인듯
어쩜 진동성도 없는 듯
뼈마디 같이 경직되어 버린 것
느낌도 없을 듯한
소리도 흰 것처럼
무지개 라인을 꽉 쥔 채로 가는
최고도의 라인에서 얽어내린
분진같은 것의
빛깔과 향기
로�
식겁을 쫓아가듯
로�은 가속을 붙이고
로�이 식겁을 먹은 듯
아미 일탈된 생갹에 있는
그대여!
식겁을 먹으면
겁을 떠나지 않는 것이니
삶이 모태로
하나 하나 멀어지는 듯
지구가 겁에서 떨어져 가는 것
알껍질인 냥 벗는 법에
무중력으로 향해 중
겁외
세상에 눈구멍 아닌 것 없는 지구여!
박을 어떻게 탈까
해골바가지 물 퍼먹을 수 있으면
겁외로세
자신의 논리를
자신으로서 시원하게도 할 수 있는 깨우침을
퍼질러대게 한 것
막연히 구성력도 모르게 겁외라 함이 우습구나
한 바가지 그릇으로 뱉음이
세상 가슴이 해빙을 맞는 샘터와 같은 것
퍼 담는 그릇을 그릇났다 함은
겁외만이 말할 수 있는 변환성의 대목
돌산
저 초승달이
저 서녘의 초승달이
반달곰 가슴에 다시 세겨
산이 영험한 냥 일어나고
다시 방생된
대자연의 덕행을 모래무덤으로도 찾아 살
여과의 정수
진수(眞髓)
그믐으로 빠진 것
그네 엉덩이 받침대를 흔드는
쾌종시계의 최면에 걸린 듯
반달이 가슴이면
기도가
요람처럼 조각배를 건너게 하는 것
뱀
우리가 저 우주를 아는 것
이 대기가 뱀 한 몸뚱이로 빠져 나갈 때
그 허물이 남기는 것으로
그 굴을 세울 수 있으면 알리라
줄넘기
줄넘기가
근육의 폭을 둘둘 감치듯 이두박근
아이야
이 속으로 뛰어 들어라
네 옛적
이 줄 고봉을 넘어간 흔적이
저 산을 차고 든 듯
여기 이 알통으로 든 것
네 눈 떠보면
지구가 뱅뱅 도는 것 또한 예삿일이 아니다
끈끈이주걱
생물의
끈끈이주걱적 개구리 뒷발적 돌연변이로
팔짝 튀어나온 진화
다리 퇴화시킨 결가부좌
끈끈이주걱에서의 활구로서
수평적으로 문닫아버리는 것
나이다는 것을 떨쳐버리고
세상 구경인 냥 말하다
끈끈이주걱 죽은 후에
여우가 머리를 돌려 눕는 고향으로
아직도 주체성만은 끈끈이주걱으로 일어났다 지는
어머니가 죽어도
이 지구가 어머니임이 죽지 못하는
추억이 살아 숨쉬는 것
어데 떠나 있든
구름은 산 아래 피신
오르면 다 찢어지는 皮網살이
살았다 녹고 살았다 녹고
아! 해답성을 저 독에나 붙이는
삶의 붉은 혀를 토했음에
독사보다 더한 독에 물려 죽고 또 죽고
저 붉은 우주의 끈끈이주걱에
삶보다 죽는 이치로 뚫고 나가는 것
우리가 생물을 먹은 주체만큼은
그 초월성의 해답을 내놓아야 하지 않은가
토마토
앞 토자 뒷 토자 같아도 같을까?
우리가 푸른 토마토를 따
파는 시점의 붉은 것으로 파는 것
시다
시다
붉어도 시다
그건 온조지이신
유교적 가치관을
윗사람의 익은 면모로
산지적(産地的) 구실을 해야함에도
아직 미성숙된 푸른 토마토를 애지중지
천상의 노을도 모른 채
인위적 코스의 노을
시다
단맛 잘 배이지 않는,
농후함이 없는 듯 시다
끈끈이주걱을 피한 듯하지만
맛이 거세다
반환점을 위하여
눈사람 녹는 뒤안길에
저 구름이 녹고
안개가 녹고
아직도 끈끈이주걱의 독이 다하지 않았고
여인네의 입술이 그 붉음을 다하지 않을 것이요
하루의 침묵은
떪은 감처럼 움켜 쥐어도
그물망같은 재갈을 잘못 무느니
여인네는
차라리 자신의 가슴 속에서 죽으라고 하고
쥐가
놀란 뱀의 시간에 잡아먹인 시간이 눈 뜬 것에서
돌아가는 정점을 찾으라고 한다
우물쭈물
우물 쭈물에
우물에 우물을 박고
쭈물에 쭈꾸미 소라껍질집 들게 하고
우물에 천상으로 고정되고
쭈물에 쭈꾸미 집으로 들어도
태극의 역류상으로
팔발을 거두운 것으로
우물 한 기둥의 나무를 키워보는 것
아! 본래의 면목은 무엇이던가
꿈길에 내 벙어리를 못 깨면서
살아감에
말이라고 움도 못 내는 폐구에
움막도 하나 제대로 징이려면
우물에 퍼 먹는 시원함의
저 도원의 뱃살을 간듯이 푼
우물물을 퍼 먹어야지
나그네길
말이 말로 섭섭할 정도에
서로 형이냐 아우냔 끌어갈 믿음에
타의 의사를 존중해 말을 할 성의로
인간이 귀찮고
내 품행을 보아감도 귀찮아도 함께 할 수 있는
꿈길에
손톱 다 빠지도록 허우적대며
벙어리만 되어 있음에도
터갈라진 틈새를 나오는 쭈꾸미처럼
무골호인어도 좋은 진리를 탐할 줄 아는 것
우롱차
우롱차야
우롱차야
네가 어찌 우롱이랴
술리면 술이지 곡차가 우롱일세
음료수로서 지키는 것
술이라도 안색하나 변함 없다 할 수 없고
도는 도인데
주도(酒道)가
알코올로 가는 자동차를 따로 빌려
핏기를 올릴 필요도 없는 것 !
배기통 큰 것 굴리며 축지법 쓴다고 하네
아! 네 시원한 우롱차여!
마치 까마귀 한 마리 잡아 넣은 희생으로
맥놀이 놓은 소리를 얻은 듯
우릴 비웃으며 출렁이는 것이려니
구슬 2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엄동의 양지라도
털 보송 일어난 냥 내 날개를 짠다
자꾸 양지 머리에 든다
아련한 노래인 냥 들면 좀 더 친숙해질려나
동지처럼 여겨도 정감이 들만도 함은
사랑하는 사람도 마치 그 자리인 냥
승천하였으니
나 혼자 무슨 다른 욕심을 내랴
어차피
삭풍에 냉수마찰할 수호의 지신이든가
바람도 먼 냥 천고마비를 타고 오르든가
흔들림에 변덕은 이 구슬 안에서는 없는 것
내게 가랑잎이 무어더란 말인가
젊은 날
추운 세간살이에도
왜 이 테마가 없는 냥 방황하였을꼬
아마 알았어도
그대로 주저않지 못하게 하는 채칙질과 같은 것
차라리 죽은 듯하겠다고 해서
가만히 놓아 둘 일도 아니었던 것
보물캐기
秘機가 있는
저 보물기가 있는 벽은 자꾸 묻히어 들고
가벼운 언변은 붙여도 자꾸 떨어져 나오는 데
그 또한 비위 맞춰 캔 것은 날카로워
보는 자 마다 조심스러워져지나
산이 제 산이라 하니
지나는 자 마다에
그 무더기 외면치 못 하게 하는 것
나무가 하늘의 멍도 풀기 바쁜데
그 마져 풀어주는 것이라고 파 뒤집더니
사철 내내 홍수 나게 하고
떨어지게 하고
그래도 겨울 구멍에
빛이 가장 동앗줄 같은 것으로
언어보다 세포줄기로 밀어 넣는 것
어느 땅 속 깊은 곳으로 보물찾게 하는 것
옥수동
게가 결국 옆으로 가지 않더냐
그것으로 뭉친 게걸음이라고
뭉게 뭉게 피는 것이 아니었던가
반죽의 옥수를 빼어 내리니
빗방울이 맑다
빗방울이 맑다
옥수(玉水)야
옥수(玉水)야
강물이어도 옥수야
남산이 너에 담구어 옥수(玉手)
더 상세히 알려면
유수한 철학자
두 손에 한 모둠 올려진 물이
태양처럼 빛이나는 불일 때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심증이
논리의 고리를 완성해야할
부절의 경지를 놓치지 말아야겠구나
강
강에 갈대가 많다함은
흐르는 곳에
손 흔들일이 많다는 것일 것이다
강의 이별은 단순하지가 않다
먼 약속의 살이
어쩐지 별을 수정한다는 것이
다른 시간을 끌어들여 들인 것
강은
하늘과 땅을 받듦이 자고로
이 바람의 시간이 아닌
천정을 박박 긁어 가는 것의
별과 함께 가는 시간을 축이며 가게 하는 것
멀수록 애타듯
멀수록 끈적끈적한 것은 물이라
눈
섬이 치마폭 수놓기가 작다고 하니
모래가 폭을 늘려준다
그건 저 모래 알들이 수긍하는 것이다
둥글둥글
모래처럼 성숙된 시간에 있는 것들이
전도가 없는 듯 귀를 막고서라도
저 메마른 혹성들의 승락이란다
강으로 무엇이 실감인지 모르지만
빛도 보릿짚과 같아
질 좋으면 모자도 짜는 것
거기다 북더기 일면 털실도 짜는 것이리니
철교 위를 달려 좋았던 것
철교에는 양말을 벗은 시원함이듯
비가 두드려 주었으면 한다
전철은 털썩여야 한다
세속이라 하기 전에
이미 닫아버린 것에 건조함으로
굳어버린 것으로 무감각한 것으로서의
살아나는 것
털기도 하고
퍼붓기도 하는 것의
서로의 흥분을 뒤로 하고 오게 하는 것
허전함 때문일까
그 새에도 비가 두드리면
번거롭고 귀찮다 못해 멍한 시간들의
반은 마음이 시원해 진다
생활이 빈 냄비 같음에
이리 톡톡 튀는 반향의
내 아닌 듯한 깨달음의
이 나이 먹어가
반이라 해 무게가 없을 것 같음에도
차분히 자국 지을 만큼 내려 왔음을
우린 눈물이 흔해가며 적시는지도
그냥 비이면
쪼아 붙이는 열성적 뒷 켠
나의 어리석음을 조소하지 않는
친구의 격조 있는 충고다
이만큼이나 두드려가며
거칠지 않고
그정도면 젖힐 것만 같은 지혜로
손에 손을 잡고
화낼 일도
초조함에도
이 이상엔 꽃 하나 심어지는
그림이고져
모종의 심미안을 이리 키워
화창한 날
한 부분이라도 더 밝은
내 내면의 화단으로 한껏 멋 부릴
한 떨기라 할 것
철교
저 국회 의사당을 스치듯 지날 때
참으로 철교는
폭죽의 폭포를 터는 듯이 턴다
저 머리에 모자 쓴 조회 같은 것
어차피 우리가 정점으로 해결되려 맞대는 것
머리에 쥐날까
전철이 탈썩털썩 털고 가는 것
외면한다고 해서 외면되지 않는
피가 몰려 있는 두뇌 온 신경이 곤두선
그래서 더 시원하게 창을 열고 싶었는지도
마음잡기
마음을 내 놓기 전에
마음이란
소리는 안 되어 있어도
음악은 이미 되어가는 것이어서
정중하고
푸근하고
감미롭고
체온에 맞게 접근하고
구비를 알아 구비를 초월한
이 단절성을 캐 물으며
인생이 저 너머 잡아가는 것
멀지 않은 것
사람의 주문엔 연꽃이 피는 것이지만
바람의 주문엔 섬이 나온다
어데든 우리가 익숙한 바에 나오리라
흰머리
얼굴은 불긋불긋 가을진이 감돌고
머리칼은 겨울눈이 깔린
무슨 순서로서
지지 않는 나이를 빼 돌린 듯
일시에 입체적으로 배분한
섬 머리를 잡고
노랗게 물들어 가며 땅땅거린 얼굴에
나이 없어도 거룩한
겨울나는 나무로 붙들어
내 머리는 하얗게 물들어 가며
무상심으로 먹는 게 많은 곳
아직 땅의 낙엽을 삼켜 먹는 듯
얼굴이 울긋불긋한 것
저 푸른 파도에
한 밤에 불을 켜니 하얗게 잡았던 것
이 진의 도시의 길을 빠져 나오니
다이아몬드만큼이나 고귀하게
거두어 나오는 흰머리
진주가 이 침전의 곳을 딜굴어
모근이 자리 잡은 듯
어쩜 눈일 동안 지켜볼 혜안
귀걸이
살다보니
생각보다 말이 많아지고
행위도 무위적으로 많이 나가고
이리 둥쳐 저리 둥쳐
그것도 순수로서 맺음이 있다면
그대 귓볼에 붙은 운치는 될려나
애오라지 된다면
마냥 좋게 들어주겠다는 뜻으로
미학으로 학습된 것일려나
잠실 주경기장
차 안에서
의자에 기울어지며 졸게 되는
또박 또박
밝아지는 곳으로 나서면
우린 꽃잎의 스텐드로
저 필드의 꽃분으로 벌 싸움
나비 경쟁을 하게 되는 열렬함으로서의
어쩜 그 과살에 씨앗이 묻힌 듯
우리의 잠실은 따로 빠지는 듯
전철 칸 한 마디 씩이든
이 떨쳐지지 않는 졸음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가는 안식을 느껴간다
개울 웅덩이
금붕어 머리에나 말캉하게 익을 앵두빛
수족관이 산소를 끌어당기고
소갈머리 없어도
체신머리 없어도
어쩜 없다는 것으로
옆구리처럼 고인
오히려 없다는 것으로 거죽을 이뤄
웅덩이를 건진
어쩜 우리의 오장을 건졌는지 모를
개울의 머리가 이미 죽은 길
해가 붉도록 당겨가는 머리
물방울은 둥글게 행성을 띄워올리고
홍일점처럼 찍어바르면
꼬리를 달고 행선지를 꺾는 듯
마을 앞 정자는
내를 몰아 용꿈을 짜고
저녁 짖는 쌀뜨물 냄새
연기가 풀어도 코에 맵싸하게 돌아가는
분답은 아이
방 한구석에 물러나 조용하듯 멋적은 고향
북이 살결같이 물리면
다 밖으로만 흘러버리는 것일까
오선을 감춰가며 여미도록 한 것의
이성적 확대경
무미건조라는 것도
감정과 믿음 사이의 문제는 다르게 경화시켜가는 것으로
인간은 선악을 교두보로 숨통을 내고
다 과학이 처리해 닫아버리는 콘크리트를 친 경지는 되는
건조함이겠지
共鳴
지렁이 한 마디
겨우 빗물 보고 나왔는데
참으로 머리통 없이 고개만 드는데
어허라 위로한답시고
피리에 끼워 더 두꺼워진 듯
똥구멍을 치고 나간다
共鳴에 위벽이 헐고
과민성 대장염
버티려무나
버티려무나
단백질을 채워라
차는 길 위에서 버티고
창자는 주리를 채운다
뒤꿈치
젊어서의 글과
늙어서의 글이 다른 것
젊어서의 글은 뒤꿈치가 안 보이게 사뿐하고
늙어서의 글은
뒤꿈치가 꾹꾹 눌리는구나
담쟁이네 집
담쟁이
벽화인 냥 붙어가는
나 사이에 공간을
모자이크 이루어 붙여 가는
우린 빛으로 경화시켜간 모형에
우리의 여지를 마련해 놓은 것
세포 마감재로 붙인다
주제가 둘이 아닌 이중주의 바탕으로
태양이 먼저 하나의 모뎀이라 안으로 심고
나무
어찌 떠날 준비가 된 것
이 고옥에 고깔로 마감한 로�의 불시착인 냥
살 붙이기로
땡글땡글해 가는 것
빛 한 가닥이면 또 말릴 수 있는 것
볕에 말린다는 것을
가는 길을 말리는 것인 듯
空이 물만큼이면
나무만큼 말랑말랑 커가는 것
역류
저 피라밋적 굴의 미학은
천마총의 봉분처럼 볼록하고
이 지상에 볼록하면
천상에서도 함께 볼록한 듯
가슴 뭉클하게 乳頭을 앓게 하는 것
들어
누구든 한 봉분 한 것
다시 역사의 현장으로 나오는
역류성의 분만
잎새 위에서
참새가 시리즈에 앉아 있듯
우린 시즌에
다이빙대 발판 위에
잎새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간혹은
양 사이에 출렁다리라도 놓은 것을
꿈으로 깨보는 것
고목의 미분같은
고목의 미분이 부서지듯
종을 자주 쳐야 하는 이유
어떤 윤기의 마감을 흩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윤기의 정점으로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텅 빈 고목에 꿀을 채움도
상실성의 감성에도 벽을 이루어 싸매었음을
오히려 삶이 이마를 둘러친 두뇌임을
이쪽 마음으로 하는 것으로서의 이마라 한 것
소리만 들어도 포만감
천상적 유리구슬임에 달콤함을 채워 넣는
만중생의 귓전에도
불타는 연옥의 꿀보다
더 감동적인 맵시를 두르는 추임새의 것
무욕엔 흔하디 흔하게
허물마져 산화하는 마지막의 것
유전자
사랑하면
자존심의 층을 발견하듯
나자 마자 감싸안은 부귀와 같이
사랑하면
자존심을 그대 앞에 까는 것
혼자서는 버릴 수 있는 것
그대라 못 버리는 역사
피의 달거리를 넘어야 하는
영웅을 기다리는 것
꼭 그대로 던져 떠났다 싶은 길
똑 같은 연출의 환원에 든 것
비와 창
다그친다고 비가 가만히 있을 시간이 아니어서
다그쳐도 비가 더 다그치는
음악이 싫다가도
다가서면 외면하기 힘드는 것 같이
인생이 섭렵되어가는
들녁의 풀이 부드러운 때
먼지 낀 때마져 눈에 덮인 듯
호수를 열어준 기다림에 해준 듯
봄기운이 닿기 전까지
왠 시샘의 싸움까지
들판을 말 달리게 하여 준
이 곳 저 곳 정신없이 몰아가듯이 한 것
호수에 비친 듯
마음에 비친 듯
그대 맺힌 바를 쫓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흰 눈동자 이전에도
단세포일 때도
연변으로 밀어 붙이든 것
눈 깊이만 같음이
세포핵이었던 것
우물만한 눈물이요
그러다 숨 멋을 것 같기에
심장을 울렁이며 산 듯이 하지만
결국
흰 쌀 흰 밀가루를 채워
조각난 영혼의
영감이 프린트되지 않았으랴
섭생의 나락같은 곳에
자세히 보면 나무 숲
가슴 뭉클 뭉클
그리도 추억으로 치밀어 오르는 빛깔
급작스런 횡행으로 퍼덕이는 잉꼬
판바위
이 산 아래
사람도 발길 끊긴 못이어도
바위 한 덩이의 장기판이
저 웅덩이 눈이라도 내 놓을까
장이야 멍이야 끌어 놓는데
서로가 제 기세 좋다 허세를 부리지만
판바닥에 웅덩이 눈이 나면
사랑에 눈감음을 모르는구나
이끼
이끼는 이기때문인 것
바둑판 바위에
호수가 박히지 않으면
눈이라도 나리니
그렴 미완성의
양 대국 떡잎을 내놓고
구름이 만난 그 연유까지
가지를 열어 펼치는 녹음
아!
사바세계가 이 부평을 물고
이끼는 되려는구나
용소
폭포에 다 씻어도
눈알 박히기 힘들 것 같아도
어느 한 조용한 용소에
내 길이라 할 것이 심산
정의에는
빗대어도 미끄러지는 것으로
맑은 믿음
늘 바쁘고 가만 있게 하지 않는다 마라
가물 때 고랑 판다지만
가물 때 용눈 나는 것이니
고행은 깊은 시선을 낳는구나
수박
개구리 수박이라 하나
알불 감춘 화덕인 냥
開口의 里
몇 리까지 왔는가
강물이여!
줄줄이 붓질해 나가는 길
개구리 수박 따로 없이
보통 수박이 개구리 수박
오늘은 비이니
마음의 성숙도를 아는 듯
눈물 속에서 웃음이자구나
수박 2
여린 맹아(萌芽)에
둥글 둥글 커가니
약오르지 않은
사각사각 씹히는 단물 끝으로
긴 한숨이
모래에 빠져
바닷물을 적시듯 시원하고 흔근함의 처럼
그물선마져 뚝뚝 끊어진
거리의 인형
그 유리에 갇힘으로서
진주가 제 상처를 꼬집어
밤 깊이 빠진 해를 꺼집어 내듯
피 한방울의 것인
하늘이 혓바닥 다시는
뭔가 적절히 호흡이 맞는 듯하나
몸부림으로 이루는 것의
시원한 바닷소리를 풀어넣은 것
수박 3
내 번뇌에 맞춰서 일어남이
수박 익음에 洞空을 두드려 좋은 것
심사가 거기에 맞아 잠시 숨 멎음이듯
저 태양에도
오늘의 �춤이 있듯 두드려 보는 것
지척대는 열분은 후덥지근한 것
어쩜 마음의 정표라는 것으로
냉수박을 만들고픈
확신 속에 가을 서리를 건져 가듯
하늘이 통채로 머리통인 것에 노크
아예 머리통이 빈 듯 단맛
어리애 같은 울음보에다
달빛 동화만 크게 익어가게 하는 것
풀잎
털자
풀잎에 털자
毛根의 안테나가 진땀이 난다
저 하늘의 빗구멍처럼 빼우는 동안
털자
이 새벽으로 털자
나 머리 빡빡 깎지 않았더냐
빗줄기 거꾸로 곤두 선다 한들
놀랄 일도 아닌
당연성의 어느 궤적도
연결되고 나면 다 그렇듯 받아들여지는
비야
비야
천리 길 다 들어주고도 남을
너의 속깊은 마음에도
한 발 뗀 바는
구름이 신발이듯
차라리 걷다 사라지려무나
존재의 두께
인생극이란
본래 반영의 연쇄성이요
반사적 단절성에 평면적 연속성
대소 불문하고
흡인력으로 챙겨 갈 수 있으면
구름아! 네가 신발로 사라지는 것이
떠난 자는 떠난 자 아니게
의식을 느끼고 가는 것의 연소성이
그 나마 스크린 속이 아니라 할 것이니
우린 입체성이라는 차원이라고
평면적 퍼짐성으로 가고 있음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원통
나무가 훌륭했음은
저 도요가 그림을 빙 둘렀듯
내 살결로 흩어진 세포를
뱅뱅 돌리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다 도자기의 그림 이상의 것도 아니었기에
풀빛 하늘의 요체
내 간뎅이 천둥벼락이지 않게
신경으로 다스린 시간의 코스
잊어 간 자
지워간 자
다 증발되어 간 자가
전자기에 따라 간 듯
정전기에 나도 모르게 살다
스파크로 동전기가 되는
동기의 부여로
겨우 잎새의 손바닥 손금으로
내 인생길을 살아 왔다는 코스
돗자리
음악의 바탕자리 도인 것
눈망울은 농후하다는 것만으로 어울리지 않고
눈 깊이는 은은하게 얇아야 편안하게 하는 것
간밤이 짙다하나 은밀히 망울져가
고독도 한 장독하는 듯이 하는 것의
우화가 성큼 들어
마주치는 술잔의 손길로 건너갈 대화처럼
라디오 잡음이 지짐에
고기 안주가 올라와 있는 듯
주파수 감기는 곳에 고기가 빠져 있던 곳
우린 밖에 있다하나
최소한 우리의 눈조리는 한 독으로
굴처럼 당겨가는 곳에 눈이 밝다하는 것의
아 바다가 추억처럼 산 것
아름다운 선율은 예전부터 있었음에
오늘의 아름다움을 동참함으로서 美覺이라 하느니
유추된 가지의 역류
DNA의 공통점에
한 몸의 산을 이루어
대해 중수를 다 들이킴을 느끼고
창조가 아닌
다양함이 아니라도
원초적 낭만이
수학적 기본 단위에서 깨어남아 있길
컴퓨터 화면이 바다를 들이밀면
집중이 침전물에 불과할지언정
걸리고 걸리고
그러다 어느 극소수의 흡수됨에
거대한 존재의 확신이길
모자람의 은혜성
흰 곰이 북극에서 동면이니
지구축이 빠지는 꿈을 꾸기도 하리니
이 자연의 심중을 캐는 것
차라리 우리 몸에 무엇이 없어야 되는 것도 있어
12 지 동물 중에도 없어 혜택이게 한 것
귀한 천상품은 의상이 날개같으나
어느 강림과 함께 있어 좋아함에
마치 뒤꿈치 보이지 말아야
내 도장이 아니듯 발뺌과도 같은
우리가 다 갖췄다는 포만감이
어쩜 더 큰 어리석음도 있는 것의
뼈와 살이 타는 밤
악보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악보를 만든다
음악이 개뼈다귀 악보를 핥아먹고
그것이 직립하는 인골이 아니든가
내 노래와 악보
악보에 선 하나 그은 듯
부러진 다리뼈에 쇠심 넣은 것
허나 내 노래는 민감한 피부살
살이 뼈까지 파고 드는
감각과 무감각
음악의 악보살 발린 것 핥기
윈드서핑 3
나비 날개 한 쪽을 쥐고
난파를 당한 냥 바람을 향해 간다
이것이 물러설 줄 모르는
한 쪽을 물고서라도 등뼈가 되듯
가리마 가르듯 쓰러지더라도 일어서는 것
누구도 반쪽으로 보지 않는
저 초승살에 깃을 꽂으면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은 길을 떠날
달과의 짝짝이기 전에
고향을 떠나는 예행 연습
창작과 비평
창작은 우리의 욕 먹는 일상에서도 나오고
모기는 천장에 붙었고 벽에 붙었고
선풍기 바람결의 음악 깔고
그 시원함을 가로지르며 붙는
이어폰적 집중력의 주변성 닫은 폭
비평은 잡스러움에 휩싸이지 않게
선풍기 너머의 뒤통수적 고요에 맞춰
오히려 정체를 드러내는
바람이 살아있는 동안의 복합성에
구조론적 두뇌의 정체성으로 끌어
어느 쪽이든 정체를 드러내면 좋을
기왕에 가는 길과 맞물릴려면
십 리 밖이나 백 리 밖에서 소식이 오듯
그리움으로다가가 풍융하게 하고
서로의 실상으로 접근하며 살게 하는 것으로
구차함이기엔 정서가 손끝에 닿게 하는
천장에 붙었고
벼루박에 붙었고
담배 연기에 유람이듯 가로지르는 모기
빽빽한 지구방에 비행기가 가로지르듯
창작과 비평
교감
내 가슴 패이며 내리치는 파도에
바위를 내민 자는
제 철썩을 당신으로서 가져가는 것이요
모래로 받은 자는
시나브르를 얹어가는 것이요
인식에는
스스로 돌아가는
내 딴엔 끙끙거리며 온 한 타력의 것
반쯤만 겨우 끈 듯
출렁출렁해 지는 것
출력을 재정비 됨의
리듬이 어울림을 가지는 바다
상록
가을이면 분장 지워 나오는 듯
물들어 나오는
한층 흰 벽으로 들어
푸릇푸릇할 때
우린 영혼의 실내로 끌어온
그렇게 상록수는 피어 있었다
빗방울 미소
가을비에
고리 하나 없듯 딸그락거리는 저 소리
정신 없이 살아오신 우리 아지매
웃으며 무어 하나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워 하시던
만날 때마다 세월을 실감하는
왠지 소원했던 안부가 안줄부절하게 하는
그래 고리 두 개 빠진 듯 타닥거려도
박이 큰 마음만 전하는 고임물
열림의 근원
내게 열림의 근원은
산 머루!
신맛에 철썩 같은 포도를
찹쌀에 맵쌀이듯
멧 머루
저 푸른 물결
다 농익어 검으소서
유사한 먹구름 불시에 훼방 놓아도
참머루 익듯
밤의 향내로 거들게 하소서
어쩜 하늘로서의 상처를 어루만져 가는
파수꾼의 분노처럼
게 껍질 덮어쓴 행보같이
베일로서의 포도청을 푸소서
빗방울 3
내 이 거친 황야를 거쳐온 듯이
시가 퇴고를 하는데
고인 빗방울이 탁 치는 경지로
시각으로 기우는 것이면 좋을
비가 재촉하다시피 와
파릇 파릇한 기운을 북돋운다
무더위 빠지지 않는 판화성에
지칠 줄 모르게 커 나감의
하늘 끝가지 매달려 오르게 하는
이상과
끔의 실현을
촉촉히 젖는 것에
내 촉과 동일성의 자타의 집합
어쩌다 돌연변이된 고구마가
한층 커 보이더니
이놈의 글도 돌연변이적 현상이 나야
저 구름살 타보는 것 같은
오도가 일순이라
마음의 변덕보다야 말라
오그라든 현상으로 일침할 것 같은 것으로
순간 순간의 지혜
매미 울음 소리
매미가 자즈러지는 것으로도
여름날이 긁히는 미분의 세밀함
물오징어가
제 주둥이 바쒀지며 못 낼 일
꾸덕꾸덕 말린 것 같음에
땅콩이 바쒀지며 내 놓는 분쇄성이듯
매미는 운다
무언가 반사적으로 가는 선이 아닌
관철성의 파안과 같이 퍼지는 것으로
전등 불빛만큼의 부드러움으로
비춰주는 것이다
웅진
내 잠은
곰이 가슴 치며 떠나보낸
나루로부터의 항해
겨우내 잠이 긴 이유
은하길을 주유한다고 될 것도 아닌
먼 길의 축지가 길었던 것
운해가 모았다
이슬에 차갑게 깨어날 것
산 정기를 넘었을 감로 차
무슨 길이 안달해 떠나보냈기에
배기량 좋은 듯 폭발할 듯이 보내
아! 인생이 무엇인가
밤의 잠나루에서는 모자라
동면을 넘어오는 봄같이
저 곰자리에서 오는가
동산길
그리우면 다 말해버린 것을
헛되이 돌아선들 무얼해
새가 소설 읽듯
들은 줄거리처럼 늘어 서고
내 마음인지
남의 마음인지
뚜렷이 보아감도 없이
마냥 그리워
여름이 살붙으며 물러 터지도록
숲을 기어 지칠 때까지
꽃동산인 것
그래도 나로 죽을 절정의 비결은
이슬이 찾아와
현무암 돌멩이 숨구멍이듯
구석구석 �리다 굳어버리는 것
비가 끌고오는 냉가슴
내 끼임새가
빗소리 같음에는
아무 끼임새 없는 창을 보이는
누구에게나 비교급을 내 놓으라고 해도
비에는 저 비로 없는 것
한 참이나 빈
잊혀진
사라진 소리보다야
모래가
제 소리보다야
알캉한 알맹이듯 맡히다가
다시 소리처럼 사라지는
왠지 싸늘해져 있은 즈음에
다정한 생활의 체온을 딸려 보내는 것
냄비에서 갓 나온 감자처럼
이 눅눅함의 토실이 김발
쪼그림에 가슴 명치부터 따뜻해지며
몸이 후끈해지는 길로 안아 본다
우산
돌이켜 보면
빗소리 길도 아니요
세월의 길도 아니라서
저 전선줄 한 마디 떨어져 구리같은 것
지렁이가 기어나오는
雨散이 雨傘에 흩어지며
우산살에 벗겨지는 듯
구석에 내 팽겨쳐진 우산살 한 마디
내 갈비뼈 밑이 아리한
삶이 끝나면
저대로 도려내어 가려는 듯 하는 것이어서
저 고기 한 근 도려낸 듯한 토산
빗발
비가
저 대폿집 대화를 섞은 듯
윤곽을 내면
함께 맥집이라도 나는 것 같고
비는 더욱 바짓가랭이 걷어붙이게 하며
밀어붙이고
좁은 골목길로
주저리 주저리 꿰어 엮은 듯 휘어가는
비에는
내 삶을 푸념할 수 있는 다운타운은 깊다
중심이 언저리 된 상가는 옛빛
찰흙으로 빚은 문화이듯
높은 빌딩 아래
장난감높이를 잡고
산은 달동네 끼 좋은 달빛을 받으며
숲을 붙이는 듯
울을 붙여 놓고 붙어사는 이끼풀 같은 것
잠자리 채
눈치가 메주같아도
센스가 메주같아도
푸른 곰팡이는 하늘만 먹네
산이 갈라져
그물을 치는 게
저것이 땅거미의 일종인지
제법 실한성 싶은 것
하늘로서 입가심한 듯
천상의 그물을 훔치는 것
잠자리야 조심해라
아이들이 채를 만들어
너를 잡는다고 쫓을 것이다
남포동
남포등불에 배가 달리느냐
바람이 달리느냐
어두운 사적과 로마의 철인으로
사라져간 문명들
이 다 남포등처럼 살갑지 않아서이기도 한 것
서녘 잠깐 반짝이 이는 순간 순간
시대가 자꾸 저 별로 올려놓는 것
어차피 여기 이 서 있다는 존재 밖이면
이 자리의 부싯돌에
저 하늘에서 눈 비비는 별들
자갈치
자갈이 번들번들해 지는 이유
치어만 되어 가는데
저 산을 안달해 이만큼으로 치족이 아닌
저 모래알로 다가 섰기에 치어로 달려보는
길을 아는 이유
길가에 있기 때문이기도한
돌멩이 드러나는 것이
영 모난 채 흙밥길 채워감이니
더욱 삼켜 소화해 가는 길
강을 아는 이유
그 工을 알겠으니
스다듬고 또 스다듬어 간다
푸른 숲
방학 생활 표지를 보면
우린 푸른 숲으로 간다
내가 없는 숲을 보면
도시가 갑자기 날 등돌린 듯
함성마져 공하게 빠진 듯 멍한 것
새의 목젖으로 왁 질러보듯
크낙새 생뚱 맞게 여기라고 내놓고
내가 빈깡통으로도
두드려 맞으면 소리일까
맞을 일 없는 존귀함이 넘침이
소리를 죽인 듯 고적감의 극치에 딩굴고 싶은 길에
땅에 깔린 솔깔비 얽어진 것만큼이라도
고함을 건지고 싶은 욕망의 바람은
겨울 내내 올려주고 가는 젓가락 같은 곳
눈발
눈은 테레비젼 화상이 깨진 것처럼 퍼붓고
바람은 스피커의 음향이 깨진 듯 쏘아댄다
저 얼음 윤택한 화면에 정지이듯
태백은
왜 그리 한 필름이라도 끼워 넣지 않았는지
차라리 저 먹통으로 꺼진 음지이면
이미 고요의 득도이기도 한 것을
솔
솔은 좀 떪은 맛에
발길이 쉽게 떼지지 않은 듯함이 산에 있고
솔은 그 맛처럼 바위를 붙들어 맨다
솔은 송이에 부드러우면서 어쩜
소나무의 핏줄을 팽창 시키듯 당기고
우수수 떨어지는 많은 무상에도
결코 헛되지 않게
푸르름이 도지는 듯이 채워지는
이것만으로 다른 어떤 동물보다 상록수
흙마져 쓸려 내려가며 진이 다해진다 해도
한 약조의 일조는 학이 있었든가
재림의 그날을 위하여
평생의 망각에 별을 지키느니
터 갈라져도 진득하게 있을 것으로
사문(死門)에도 꽃샘의 문을 지킨 듯
송이가 나는 것엔
가지마다 원반 목도리에 학 머리를 내민 것
손바닥
저 블랙홀은 "우리"라고 해서 골치다
실제론 그것만 빼면 자유같은데
잡다한 미사어구에
장황한 연설이나 거둘 일이지
순수함엔 우리는 약한 것인지 더 부담이어서 일까
무언가 규모가 된다 싶으면 양단적
나중엔 급기야 불이익을 주겠다는 펜의 침도 강하다
혼자라는 것
땅 다져지듯 쉽게 다져지는 것도 아니라
마치 숨은 냥 세상 도피처럼 살지 말아야 함에도
상대적 피난처
그로 가치적 길이를 내놓는 선물과 같은 것으로
손바닥이라 쳐보는 것의
씨먹히기
무슨 봄의 수확을 볼꼬
봄의 활개가 들자락 한 폭
생의 겸손도
고개 떨굼만으로 영글기엔 날씨도 좋아야 하는 것
저 한 쪽 모서리에서
트인 골을 차고 넘쳐 오는 누른 출렁임
놓아줄 줄 아는 배려를 알아야
하늘이 주는 날의 씨를 알고 드는
천지대명도
알에 谷으로 열어주는 것으로 참참히 하는 것을
들도 율동의 일체감을 물리고 나면
일어나는 색깔마다
어울림마다
이젠 날의 씨로 파고드는 안식
역사를 배우면
역사가 솔직하다는 것을 배운다
허나 현실로 살아가는 교훈은
역사는 속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철면피도 죽을 때까지 우긴다
그래서 역사는
인간이 사라졌다 다시 돌아옮만 같이 선명하지 못하다
그래서 저 허공은 백지로 쓰는 편지이다
회화성(繪畵性)
인간의 위대함은
시가 예술의 은밀성 때문에 위대하다
어느 영혼?
예술이 긴 만큼
인생이 길어보이는 것으로서
화(畵)는 畵다
결국 선을 면적(面的)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의
그림으로 땋게하는 것의
먼 그리움 또한 오늘의 불에 있는 것
시(詩)란?
詩는
寺에 동자승을 존대하는 것만큼
대접받을 만큼 훌륭한 것이 바탕이었다만
요즘의 철학과 과학의
빳빳한 논리가 구조물적으로 성과를 보이니
윤리 도덕에 정력을 자랑하고
인생의 겸허에도
불확실성에는 무시해도 좋을 것으로
한생 메워 넣기도 정신 돌릴 겨를이 없다는 것만으로
마치 바쁘다는 것의 요구는 좋은 것인 냥 하는 것에서
고작 시란 것이
같이 어울려주면 좋은 것인 냥 기회주의 적이고
요행심만 느긋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몰려 있기에,
허나 시는 왜 戒律에 걸려 있는가를
태생적임을 찾아 풀어내야할 소명을 가져야
동자승을 존중해야 할 이유만큼을 얻어갈 것이다
쓰다
흰 천장에 흰 전등이 켜지니
푸른 기가 돌듯
저 창공은 백령(白靈)
우리의 (쓰다)라는 말
글로 쓴 것을
하늘은 온갓 사물뜨기로 쓰고 있다는 것
불의 령(靈)
저 깡 마른 불이란 것
꼰대 서서 삭정이로 다 탄 것으로
또 불을 지펴
화가 난다지만
실은 제 혼줄을 제가 내면서
봄을 기다리는 생나무를 불태우려 한다
불길에 깨닫지 못하고
불도저 마냥 태워봐야
남은 것도 없을 불령으로
어데로 갈련지도 모를 눈치만 비치면서
닥나무
저 닥나무
팽이 채 닥닥 때리는 것이라는 해석보다 더 나은 것
살을 풀어
저 구름살과 딱 맞을 때
풀어감이 있다고 딱나무라해야 할 것
저 하늘을 말린 건어로 문풍지가 운다
종이
종이가 판판한 바닥과 함께 눌린 것
저 구름살 뭉치는 것
그것이 뜻 모를 일 없이
꽃마다 鐘을 이루는 香氣的 변주까지의
종이라 하는 것
시
코메디언 박명수씨가
불끈 쥔 한 팔을 들어 씨~!라고 한다
그것 겉저리해서는 모자랄 것같은
팍팍 뭉쳐 속저림으로 맛깔날
참으로 시대를 교묘하게 팔 뺀
예술적 인기의 맛도 넘치는 것이도 한 것
갓
갓은 독하다
그래서 머리에 쓴 만큼의 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럼 독에서 익은 갓김치가 나오고
갓 나온 한 갓의 발상이 수 백 리를 걷는
인간 독하다는 것이
온갓 발효의 새콤함을 물씬 풍긴다
표현의 경계
어쩜 내 마음보다
표현 때문에 가려지는 것들이
저 달팽이족만이어도 크다
그것이 화가나
오르가슴적인 것
민달팽이 온몸 기지개 켠 듯 하더니
졸도한 것으로 꿈길 헤매더니
다시 제 정신으로 돌아온 듯 한다
석류
저 석류가 쌈지 넣은 것
저 별자루마다 다 채워지지 않는 것
참 뜨겁게 솔직하고 뒤끝 없는 듯
얽어지고
도태되고
이 불길 속에
핵 알맹이 건져가는 지구가 소중하도록
하얘져간다
관절
로봇보다 더 관절이 꺾이지 않는 글을 쓰라고
한 시대적 경직이 강요하는 것
관절의 기름칠에 글 망쳤다고
빛깔만 잘 먹인 때깔 좋은 데
그 기계적임의 녹쓸었음을 왜 건드리느냐고
이미 동상이 되었으면 움직임의 것이 아니라고 하니
그래 무어라나
실컷 이해하고 말지
그러나 그렇다고 그대 자식에게도 물려주질 않을 것을
내가 시집살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피
저 서툴지 않는 석류가 담 너머 간 것
내 땀방울이 넘쳐 나는 것
우리가 이웃이기 전에
우리의 땀방울같은 진주로
한 땀
한 땀
한 땀인 것
천의(天衣)로 배려하는 마음
저 구름 이벌레처럼 스물스물 사는 것
어느 손톱에 터져 피 물든 자리
우리가 바람의 지혜선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외면 말아야 할 것
혈(血)이라도
이 피(皮)로 해서 피라 함의 것
은유의 性
네 치맛자락 길게 늘어지는 것
하지(夏至)처럼 긴 보재기
네 바짓가랭이 긴 것처럼 늘어진 것
동지(冬至)처럼 긴 자루
동지 닫은 것
겨우 나오는 연필심
하지 펼친 것
모판에 다닥 붙은 흐드러지게 피는 것
직과 곡
꺾이면
곡예사는 될 터인저
다이아몬드 세공사는 못 되는 것
곡예사여!
그대의 사랑이 풍만하구나
허나 그렇다고
저 머물러 있는 다이아몬드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지는 말으려무나
사랑 탄광
중국집 주방장의
양팔 사이로 끼인 면줄
임아!
그대 그대 권세의
우동삼아 먹는 노래의 연줄으로
그리 세련 되지 않아도 면빨일 연가인가 하면
자장면
짜장면으로 된빨 나는 치근덕에도
호호 미소가 피면
사르르 녹는 기생 끼어도 말끔할
푹포같이 씻기운 듯 방자함을 뒤로한 채
아침(我浸)은 눈 뜬 바다로 젖어들면
저 무지개 탄광에 노역살이
귀하게 걷히는 포장 사이의 절규로
그 입에 발린 사랑질을 캔다
종소리
저 소리
鐘에 종질이듯
저 달인 면경을 깨려나
해를 뚫으려나
저 소리
종에 울타리 둘러친 올챙이
산소에 다급증인 냥
바쁜 듯 아비규환이 몰린 방울의
그것이 달무리인 냥 갔고
햇무리인 냥 붙은 것의 종
감각
모질게도 당겨가는 바람
그 끝조차 상이 못 맺는 곳이라서
기억조차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의식
돌아서면 잊어먹는
그 위에 비치는 그림자이듯 글인 것
거울살
껍질
음정이 라에서
소나무 껍질처럼 터갈라지며
羅網의 선이 패인 자국을 내 놓아도
그 울 안으로 파문의 안아 보고 듣고 하는 것
아! 기타여!
소리는 어째서 오는가
다 조임새 끝에서 왔다
조임새 턱을 넘어 아무 것도 미동 않은 냥
사라지는 듯이 할 뿐의
저 천상풍에 그려진 무늬의 널판대기에
히말리아의 산봉오리 타고 흘러내린 치마폭에
당나귀 발걸음 타고
벽계로 숨어든 수정체로 이야기하는
침묵의 주먹같음에 있다
오페라 하우스
차라리 저 아래였다면
내 등뼈로 붙였을 것
저 위로 감강 쥔 것이기에
도리어 소라 껍질로서의 동굴
봄끝이 튀듯
음도 튀는
쉴새 없이 풀이 나듯
지워지지 않는 잡념
다마 부지런함의 벌초처에서
마음이라고 열어보이는 것
조개 지붕 올리기
대나무
대나무 뿌리를 깎아 먹고 사는 쥐
하루
하루
그 마디를 이해 못하는
하루 하루를
빙산인 냥
무너져 내리게 하는
하루와 하루를
섬과 섬을 잡아 준 냥 침몰 시키는
아! 諸子여!
百家로 접착력 있어 당겼으니
대나무 마디가 잘도 붙었구나
아예!
벽을 쳐
벽멱 타고 잎새 내기
쥐가 자씨(子氏)의 시조마냥
다 주저 앉게 만들고
물이란 그저 유연함에서 아니 것의
감(坎)의 괘형(卦形)
中央에 一陽의
어제와 오늘의 물고 있음이로다
(ㅡ)은 양
(--)은 음
坎이란 中連인 데 연은 陽의 의미함
즉 坎이란 변(邊)이 음이고 중이 양의 형태
3 박자
저 물방울
물방울로 떨어지기 싫어
빛으로 도망가지는 못하고
그 증발성으로 끌어가는
신경의 기억성으로 묻히는 곳
삼재(三才)가
하나 같이 거품일어 나는
하나같이 三爻를 넘기는 것
저 신경도 없는 듯한 빛
공과 같아 장애 없는 최상의 고속
빛은 빛일 뿐의
그 반응이 다 다르니 나는 나인 것
저 어느 칼슘 돌축에 민물 뱀장어 놀란 듯
천지가 기주 신경인 냥 곤두 선
풀들이 입을 내밀어 촉으로 들이킨다
저 빛의 뼈를 삼켜
등뼈를 쌓은 것에
신경은 더욱 살살 이루어 살이라 하는 것의
양양(揚揚)
겨울의 자리엔 한데 자리
아무도 없는 빈 자리
죽은 너의 자리도 깨울까도 하네
양양함이 어찌 정하여 있는가를
동티가 다 묻힌 곳
허나 난 묻힘마져 없는 자장자리에 객
안으로 구르게 하는
정안수처럼 가라앉은 따사함에
어쩐지 다람쥐같은 분주함만
나무에 칭칭 감을 들이 비치다
물거울만 퍼가
한 도가의 수평에 가라앉고 말을 것
우물
우물은 저 그루터기 물을 판다
나이테를 모르는 나이테를 물리며
천지의 움을 기둥에
곁두리로 뻗을 옹심을 만들어본다
그 용기가 가상한 것이다
온 천지가 내 것이라는 주체라는 것에도
찬물에도 순서가 있든
한 파문의 김발에
방울 하나의 응김을 찾은 냥
옹심을 내어보는 것이다
사이에 이는 오리무중
용은 이끌어 갈 것이요
이 변명 줄기
그것도 복령처럼 자라앉으면
이무기라 지켜볼 겸손이요
같기도 하고
있는 듯 하기도 하고
저 구름 층 맷돌 가는 층
얼 뜬 공장마냥
비칠 듯 말 듯에 내가 바닥
새순
새순이라는 것
그냥 주지성에 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 새가 앉은 가지
순이라도 보게할 어머니인 것
어느 말발에
어깨쭉지를 벌리게 한 환희같은 것
그저 혼자면 하나의 몸부림일 뿐
새가 앉았음에
새가 筍을 얻음에
돌아가는 시공의 旬도 얻었음이니
시간에 나고 죽어도
모태로 끌어안은 발판
환희를 꽃 피우며 터트리는 것이 있다
골목대장
애들만이 주머니에 유리구슬 많이 있다고
어깨에 힘주고 골목대장 노릇도 한다지만
어른도 그런 기회가 된다면야 마다할 리 없는,
다만 그렇다고 다이아몬드 하나 가치나 될까!
평범한 가치 좋다는 둥하면서
자기 가식들은 일류로 가야하고
남 머리 위에 서야 한다 하겠지
그래도 요행으로 앞에 있는 자가 있으면
서로 맛물리기 좋은 사람이면 좋겠지
어쩜 다이아몬드보다 땅에 묻히지 않는 방도이듯
지혜라고 떠벌리는 것
또 세상 뒤집히면
힘들게 광부 노릇으로 더 깊이 먼지 덮어쓰야겠지
뱅뱅
저 골뱅이 껍질은
치국에 평천하는 단단한데
수신이 골 비었으니 껍질로 딩군다
그대 소리 치지 마라
알아들을 귀가 아니구나
들어도 골뱅이로 돌아갔다
공원 2
저 벤치에 굽은 노인네처럼
나도 굽어가는 것
이 공원처럼 탈 털어버린 듯
한 순간에 비워지는 길
공안(公案)을 따라
걸이에 걸어 사라지는 刺盤 길의 행이듯
떠나는 길에
이 마당으로 솔직한 것
내 아랫도리 만큼 켜진
벗인지 버섯인지 송이꿈은 살아 있어
뒤통수잡을 흔들바위는 아닐는지
시인 3
때는 공익의 시대
그대도 시인
나도 시인
얼렁뚱땅 다 좋다고 넘어가니
산양이 벼랑 위에서 미소 짓는 것만도
따라간 것일까
시인!
턱도 없다나
수학자
공학자
마치 걸 자리가 없다고
멍에에 조차 걸 자리가 없다고
차라리 자신의 부담으로 고리를 걸게 하는구나
회비는 두둑히 내긴 하였는지
저 바다는 행운목 그루터기
다 자라면 나무일 것이 잘리어
마를까 저 하늘로 초발리고
초치고
썩지 말라고 소금기까지 먹이니
강줄기 가지마다 민물임에 뻗은 것
자꾸 저려지는 듯
수액을 당겨가며 말라가는 것
다 자라면 한 그루일 것
우주가 팽이을 돌리고
좀 싱겁게 살아도 정취일 것에
회오리에 휩싸이게 하는 것
은근히 베풀 듯이 내밀었다
하나같이 공감하는 것
짜긴 왜 그리 짜
그래도 무리로서 모인 곳이니
그 자리가 베푼 것
바탕이 이러하니
회비는 두둑히 내긴 하였는지
사랑
비명(碑名)은 없어도
초서(草書)가 흘러내리는 것
뚜렸히 맞춘 곳으로
강물을 헤엄쳐 건너와 정착된 듯
해서(楷書)로 분명히 바라만 봐도 드러나는 것
오늘이 그대의 고백을 넘어
진면목을 다 알은 듯이 흥분되는
이미 그대를 만났을 때의 직감이여!
무너진 천 년 고목에 청솔모 어금니를 갈고
뒷산 능선 지름길 겨우 낸 잔대밭에
길손 먼 바람의 기척이 스걱 와 닿는
전서(篆書)에 더욱 갑골이듯
가슴앓이여1
땅을 뒤집어도 말이고져
안달나 있었음을 알았지 않았던가
뭉게구름
다릿발이 있는 것은
글발인 것
발 없는 말이 천 리는 무슨 천 리
문어가 여덟 다리를 모아도
뼈 없이 물렁물렁한 것
다 다릿발 놓지 않은
안으로 충격하는 파장몰이로
슬그머니 일어나보는 것
차 카페
차가 오선지를 달리면
음정도 없는 길
그대는 길를 벗어나라
저 이 층 카페는
車가 아니요 茶라고
어젯밤을 끌어 덮어
속삭인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
창가에 서서
水車 관절마다
산 모락모락 귀달팽이
낸 이 자리에서 바라보는
카페 인형의 집에서
수차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귀 솔깃해 오는 것
씨아 돌리는 곳에
씨앗이 퐁당퐁당
유리벽으로 굳은 체온 너머
뭉게살
원단으로 깐 구름으로 다가오는 것
큐비즘 2
돌고 돌고 돌고
인생은 돌고 돈다고 하는데
원통적 입체라는 것
어찌 몸뚱이 찢기고 하나라 하나
합주적 액면처리가
이렇게 되고 나니
간이 콩알만 해진 것으로
담이 커진 것으로
비위가 거슬리는 것으로
한 몸통으로 구성되어 간
촉구(觸口)가 이는 동시에
이온처럼 삼켜져 간 것들
길의 빗소리
길의 빗소리에는
어데선가도 잡아주는 것이 없다
가까이서 찢어지는 소리만 나는
물에 젖은 지폐에서 일어나듯
감자 뜨겁게 전해오는 생활력
고구마 베인 면을 넘어
또 자개가 장을 장식하듯 살아보는 것
무언가 눅눅한 폐곳간에도
스미지 않는 땅살이 드러나듯
오징어에 땅콩
소주 한 잔의 증발력으로
말려보는 포장마차가 탄 넣기 바쁘다
몽금포 타령
몽금의 琴으로
장산곶으로 꽂은 노래여!
바닷표범이 곶감 멀리와 살고
호랑나비
나비의 날개를 접었을 때의
저 구름의 정기가 힘이 부칠 때
섬이면
마르다 섬이면
뒷발 힘주어서 달릴 디딤돌에
물결의 물렁살
해조조차 잠기는 것
몸부림이다 또 바다처럼 웃는
한 발 더 나아가 위안 같았고
뒤 돌아서 눈물 같았던
어느 바이올린 선 끝이든
자신같이 하여 줄 수 있었던
아! 어머니라는 상으로 원석이 깨어나는 것이여!
귀혼
벼 머리 숙이면
한 바퀴로 돌아보는
무지개의 조상은 본래 가지 없는 無枝
이젠 무지갯가지가 짐짓 막혀
형형색색으로 물들여 나왔던 것
이젠 흰 알톨로 돌려보내는 것
일생 색깔 있는 화살표로
교차로 잘도 지나오다 돌아가는 것
사일로
저 사일로 한 일자 세우는 것
음악
일자로 뺀 사일로처럼 빼 먹는 우리에
하늘을 갈아
짚을 만드는 것의 운수
모든 음정으로
정점으로서 음색을 남기다 사라지고
내 정이 아니면
저 정도 없는 것의
그런게 한 일자의 내 사일로여서
저 산 소 한 마리를 위하여 짚 여물을 만든다
간딘스키의 해저를 위한 조곡
방동사니 논모퉁이에 맺히는 곳에
가납가니 속없을까 두렵고
방동사니 오돌마디 부황기 도는 곳에
가납사니 쪼아댄다
이어도가 오돌독에 전설섬이 야멸차니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살다
이어도 가시
밤톨이 살다
이어도 성게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각시
이어도 각시
최소한 삶이여1
羅落이란 없구나
나락이 (벼)은 찬 것이니
사람마다 베울 점은 있게 하였다
몬드리안의 공깃방울을 위한 도시 구슬리기
선풍기 바람에
빈 종이가 들썩들썩
건조한 거리는
속이 희다는 것만으로 해부 되어 있다
분명 죽은 익사체는 아닌
숨구멍에는 방울방울 나는 것의
빌딩을 성냥곽인 냥 비빌 듯이 지나는
이것이
지붕 광고판으로
세탁 비누방울을 응원하는 문구로
미소가 실한 얼굴의
자그그르 끓어 올리 거푸집으로 산소통
나무보다 콘크리트 기둥벽을 지나도
활기가 비틀며 올라
통채 비눗방울 여행을 가게 하는 것
탱자
제자백가가 탱자에 탱탱
연한 밤의 사색에
인생살이 가시밭길이라고 하나
가시 테두리가 탱탱함이 아닌
제 알맹이로 탱탱 하는 것
가시와 가시의 사이의 탱자 받들고
밤톨과 햇살 사이 살이 끼는 것
바닷가 한 주름에 가시가 돋힌 것
가장 부드러운 모래의 노래까지 밭으로 주고
단애의 가시넝쿨이여!
탱자의 변을 쳤구나
미역
살면서
섬세한 구석이 비켜나간 것처럼
이 탑인것
저 멀리 하구언에 알이 된 섬에
날으는 새가
다시 알로 집어 넣은 현미경길로 빼다박은
둥지의 알까지 차는 것이라고
살아서도 아닌
죽어서도 감수하게 하는 건 미역
그저 강줄기를 물어 뜯어
어쩜 저 막각을 걸치게 하지 않아
미역줄기 걸어놓은 바지랑대
물에서 물줄기 캐는 듯
미역을 따 멱을 걸어 놓은
강상에서의 흘림체
마당
해바라기 씨처럼 달콤한
내 글이 자판에 심어지는 것이라면
마당 익는 쪽으로 쏠려
햇빛조차 거름 삭듯 일어나는 것의
내 일생 살아오면서
꽃인 줄 모르고
한 판 으로 익어가는 진행형임을 모르고
떠나야 했음을
아직도 마당은 수판(繡版)으로 달콤한
나무 한 그루 세워 둘 것도 아닌
아이들의 구슬치기 파고 드는 것
球境
음악에 한 악기가 외도를 하니
외롭다고 해야 할 것인가
진공청소기가 끌어가다
단음으로 꽉 막힌다
소리 올이다 벽인듯
어쩜 진동성도 없는 듯
뼈마디 같이 경직되어 버린 것
느낌도 없을 듯한
소리도 흰 것처럼
무지개 라인을 꽉 쥔 채로 가는
최고도의 라인에서 얽어내린
분진같은 것의
빛깔과 향기
로�
식겁을 쫓아가듯
로�은 가속을 붙이고
로�이 식겁을 먹은 듯
아미 일탈된 생갹에 있는
그대여!
식겁을 먹으면
겁을 떠나지 않는 것이니
삶이 모태로
하나 하나 멀어지는 듯
지구가 겁에서 떨어져 가는 것
알껍질인 냥 벗는 법에
무중력으로 향해 중
겁외
세상에 눈구멍 아닌 것 없는 지구여!
박을 어떻게 탈까
해골바가지 물 퍼먹을 수 있으면
겁외로세
자신의 논리를
자신으로서 시원하게도 할 수 있는 깨우침을
퍼질러대게 한 것
막연히 구성력도 모르게 겁외라 함이 우습구나
한 바가지 그릇으로 뱉음이
세상 가슴이 해빙을 맞는 샘터와 같은 것
퍼 담는 그릇을 그릇났다 함은
겁외만이 말할 수 있는 변환성의 대목
돌산
저 초승달이
저 서녘의 초승달이
반달곰 가슴에 다시 세겨
산이 영험한 냥 일어나고
다시 방생된
대자연의 덕행을 모래무덤으로도 찾아 살
여과의 정수
진수(眞髓)
그믐으로 빠진 것
그네 엉덩이 받침대를 흔드는
쾌종시계의 최면에 걸린 듯
반달이 가슴이면
기도가
요람처럼 조각배를 건너게 하는 것
뱀
우리가 저 우주를 아는 것
이 대기가 뱀 한 몸뚱이로 빠져 나갈 때
그 허물이 남기는 것으로
그 굴을 세울 수 있으면 알리라
줄넘기
줄넘기가
근육의 폭을 둘둘 감치듯 이두박근
아이야
이 속으로 뛰어 들어라
네 옛적
이 줄 고봉을 넘어간 흔적이
저 산을 차고 든 듯
여기 이 알통으로 든 것
네 눈 떠보면
지구가 뱅뱅 도는 것 또한 예삿일이 아니다
끈끈이주걱
생물의
끈끈이주걱적 개구리 뒷발적 돌연변이로
팔짝 튀어나온 진화
다리 퇴화시킨 결가부좌
끈끈이주걱에서의 활구로서
수평적으로 문닫아버리는 것
나이다는 것을 떨쳐버리고
세상 구경인 냥 말하다
끈끈이주걱 죽은 후에
여우가 머리를 돌려 눕는 고향으로
아직도 주체성만은 끈끈이주걱으로 일어났다 지는
어머니가 죽어도
이 지구가 어머니임이 죽지 못하는
추억이 살아 숨쉬는 것
어데 떠나 있든
구름은 산 아래 피신
오르면 다 찢어지는 皮網살이
살았다 녹고 살았다 녹고
아! 해답성을 저 독에나 붙이는
삶의 붉은 혀를 토했음에
독사보다 더한 독에 물려 죽고 또 죽고
저 붉은 우주의 끈끈이주걱에
삶보다 죽는 이치로 뚫고 나가는 것
우리가 생물을 먹은 주체만큼은
그 초월성의 해답을 내놓아야 하지 않은가
토마토
앞 토자 뒷 토자 같아도 같을까?
우리가 푸른 토마토를 따
파는 시점의 붉은 것으로 파는 것
시다
시다
붉어도 시다
그건 온조지이신
유교적 가치관을
윗사람의 익은 면모로
산지적(産地的) 구실을 해야함에도
아직 미성숙된 푸른 토마토를 애지중지
천상의 노을도 모른 채
인위적 코스의 노을
시다
단맛 잘 배이지 않는,
농후함이 없는 듯 시다
끈끈이주걱을 피한 듯하지만
맛이 거세다
반환점을 위하여
눈사람 녹는 뒤안길에
저 구름이 녹고
안개가 녹고
아직도 끈끈이주걱의 독이 다하지 않았고
여인네의 입술이 그 붉음을 다하지 않을 것이요
하루의 침묵은
떪은 감처럼 움켜 쥐어도
그물망같은 재갈을 잘못 무느니
여인네는
차라리 자신의 가슴 속에서 죽으라고 하고
쥐가
놀란 뱀의 시간에 잡아먹인 시간이 눈 뜬 것에서
돌아가는 정점을 찾으라고 한다
우물쭈물
우물 쭈물에
우물에 우물을 박고
쭈물에 쭈꾸미 소라껍질집 들게 하고
우물에 천상으로 고정되고
쭈물에 쭈꾸미 집으로 들어도
태극의 역류상으로
팔발을 거두운 것으로
우물 한 기둥의 나무를 키워보는 것
아! 본래의 면목은 무엇이던가
꿈길에 내 벙어리를 못 깨면서
살아감에
말이라고 움도 못 내는 폐구에
움막도 하나 제대로 징이려면
우물에 퍼 먹는 시원함의
저 도원의 뱃살을 간듯이 푼
우물물을 퍼 먹어야지
나그네길
말이 말로 섭섭할 정도에
서로 형이냐 아우냔 끌어갈 믿음에
타의 의사를 존중해 말을 할 성의로
인간이 귀찮고
내 품행을 보아감도 귀찮아도 함께 할 수 있는
꿈길에
손톱 다 빠지도록 허우적대며
벙어리만 되어 있음에도
터갈라진 틈새를 나오는 쭈꾸미처럼
무골호인어도 좋은 진리를 탐할 줄 아는 것
우롱차
우롱차야
우롱차야
네가 어찌 우롱이랴
술리면 술이지 곡차가 우롱일세
음료수로서 지키는 것
술이라도 안색하나 변함 없다 할 수 없고
도는 도인데
주도(酒道)가
알코올로 가는 자동차를 따로 빌려
핏기를 올릴 필요도 없는 것 !
배기통 큰 것 굴리며 축지법 쓴다고 하네
아! 네 시원한 우롱차여!
마치 까마귀 한 마리 잡아 넣은 희생으로
맥놀이 놓은 소리를 얻은 듯
우릴 비웃으며 출렁이는 것이려니
구슬 2
나도 이제 늙었나 보다
엄동의 양지라도
털 보송 일어난 냥 내 날개를 짠다
자꾸 양지 머리에 든다
아련한 노래인 냥 들면 좀 더 친숙해질려나
동지처럼 여겨도 정감이 들만도 함은
사랑하는 사람도 마치 그 자리인 냥
승천하였으니
나 혼자 무슨 다른 욕심을 내랴
어차피
삭풍에 냉수마찰할 수호의 지신이든가
바람도 먼 냥 천고마비를 타고 오르든가
흔들림에 변덕은 이 구슬 안에서는 없는 것
내게 가랑잎이 무어더란 말인가
젊은 날
추운 세간살이에도
왜 이 테마가 없는 냥 방황하였을꼬
아마 알았어도
그대로 주저않지 못하게 하는 채칙질과 같은 것
차라리 죽은 듯하겠다고 해서
가만히 놓아 둘 일도 아니었던 것
보물캐기
秘機가 있는
저 보물기가 있는 벽은 자꾸 묻히어 들고
가벼운 언변은 붙여도 자꾸 떨어져 나오는 데
그 또한 비위 맞춰 캔 것은 날카로워
보는 자 마다 조심스러워져지나
산이 제 산이라 하니
지나는 자 마다에
그 무더기 외면치 못 하게 하는 것
나무가 하늘의 멍도 풀기 바쁜데
그 마져 풀어주는 것이라고 파 뒤집더니
사철 내내 홍수 나게 하고
떨어지게 하고
그래도 겨울 구멍에
빛이 가장 동앗줄 같은 것으로
언어보다 세포줄기로 밀어 넣는 것
어느 땅 속 깊은 곳으로 보물찾게 하는 것
옥수동
게가 결국 옆으로 가지 않더냐
그것으로 뭉친 게걸음이라고
뭉게 뭉게 피는 것이 아니었던가
반죽의 옥수를 빼어 내리니
빗방울이 맑다
빗방울이 맑다
옥수(玉水)야
옥수(玉水)야
강물이어도 옥수야
남산이 너에 담구어 옥수(玉手)
더 상세히 알려면
유수한 철학자
두 손에 한 모둠 올려진 물이
태양처럼 빛이나는 불일 때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심증이
논리의 고리를 완성해야할
부절의 경지를 놓치지 말아야겠구나
강
강에 갈대가 많다함은
흐르는 곳에
손 흔들일이 많다는 것일 것이다
강의 이별은 단순하지가 않다
먼 약속의 살이
어쩐지 별을 수정한다는 것이
다른 시간을 끌어들여 들인 것
강은
하늘과 땅을 받듦이 자고로
이 바람의 시간이 아닌
천정을 박박 긁어 가는 것의
별과 함께 가는 시간을 축이며 가게 하는 것
멀수록 애타듯
멀수록 끈적끈적한 것은 물이라
눈
섬이 치마폭 수놓기가 작다고 하니
모래가 폭을 늘려준다
그건 저 모래 알들이 수긍하는 것이다
둥글둥글
모래처럼 성숙된 시간에 있는 것들이
전도가 없는 듯 귀를 막고서라도
저 메마른 혹성들의 승락이란다
강으로 무엇이 실감인지 모르지만
빛도 보릿짚과 같아
질 좋으면 모자도 짜는 것
거기다 북더기 일면 털실도 짜는 것이리니
철교 위를 달려 좋았던 것
철교에는 양말을 벗은 시원함이듯
비가 두드려 주었으면 한다
전철은 털썩여야 한다
세속이라 하기 전에
이미 닫아버린 것에 건조함으로
굳어버린 것으로 무감각한 것으로서의
살아나는 것
털기도 하고
퍼붓기도 하는 것의
서로의 흥분을 뒤로 하고 오게 하는 것
허전함 때문일까
그 새에도 비가 두드리면
번거롭고 귀찮다 못해 멍한 시간들의
반은 마음이 시원해 진다
생활이 빈 냄비 같음에
이리 톡톡 튀는 반향의
내 아닌 듯한 깨달음의
이 나이 먹어가
반이라 해 무게가 없을 것 같음에도
차분히 자국 지을 만큼 내려 왔음을
우린 눈물이 흔해가며 적시는지도
그냥 비이면
쪼아 붙이는 열성적 뒷 켠
나의 어리석음을 조소하지 않는
친구의 격조 있는 충고다
이만큼이나 두드려가며
거칠지 않고
그정도면 젖힐 것만 같은 지혜로
손에 손을 잡고
화낼 일도
초조함에도
이 이상엔 꽃 하나 심어지는
그림이고져
모종의 심미안을 이리 키워
화창한 날
한 부분이라도 더 밝은
내 내면의 화단으로 한껏 멋 부릴
한 떨기라 할 것
철교
저 국회 의사당을 스치듯 지날 때
참으로 철교는
폭죽의 폭포를 터는 듯이 턴다
저 머리에 모자 쓴 조회 같은 것
어차피 우리가 정점으로 해결되려 맞대는 것
머리에 쥐날까
전철이 탈썩털썩 털고 가는 것
외면한다고 해서 외면되지 않는
피가 몰려 있는 두뇌 온 신경이 곤두선
그래서 더 시원하게 창을 열고 싶었는지도
마음잡기
마음을 내 놓기 전에
마음이란
소리는 안 되어 있어도
음악은 이미 되어가는 것이어서
정중하고
푸근하고
감미롭고
체온에 맞게 접근하고
구비를 알아 구비를 초월한
이 단절성을 캐 물으며
인생이 저 너머 잡아가는 것
멀지 않은 것
사람의 주문엔 연꽃이 피는 것이지만
바람의 주문엔 섬이 나온다
어데든 우리가 익숙한 바에 나오리라
흰머리
얼굴은 불긋불긋 가을진이 감돌고
머리칼은 겨울눈이 깔린
무슨 순서로서
지지 않는 나이를 빼 돌린 듯
일시에 입체적으로 배분한
섬 머리를 잡고
노랗게 물들어 가며 땅땅거린 얼굴에
나이 없어도 거룩한
겨울나는 나무로 붙들어
내 머리는 하얗게 물들어 가며
무상심으로 먹는 게 많은 곳
아직 땅의 낙엽을 삼켜 먹는 듯
얼굴이 울긋불긋한 것
저 푸른 파도에
한 밤에 불을 켜니 하얗게 잡았던 것
이 진의 도시의 길을 빠져 나오니
다이아몬드만큼이나 고귀하게
거두어 나오는 흰머리
진주가 이 침전의 곳을 딜굴어
모근이 자리 잡은 듯
어쩜 눈일 동안 지켜볼 혜안
귀걸이
살다보니
생각보다 말이 많아지고
행위도 무위적으로 많이 나가고
이리 둥쳐 저리 둥쳐
그것도 순수로서 맺음이 있다면
그대 귓볼에 붙은 운치는 될려나
애오라지 된다면
마냥 좋게 들어주겠다는 뜻으로
미학으로 학습된 것일려나
잠실 주경기장
차 안에서
의자에 기울어지며 졸게 되는
또박 또박
밝아지는 곳으로 나서면
우린 꽃잎의 스텐드로
저 필드의 꽃분으로 벌 싸움
나비 경쟁을 하게 되는 열렬함으로서의
어쩜 그 과살에 씨앗이 묻힌 듯
우리의 잠실은 따로 빠지는 듯
전철 칸 한 마디 씩이든
이 떨쳐지지 않는 졸음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가는 안식을 느껴간다
개울 웅덩이
금붕어 머리에나 말캉하게 익을 앵두빛
수족관이 산소를 끌어당기고
소갈머리 없어도
체신머리 없어도
어쩜 없다는 것으로
옆구리처럼 고인
오히려 없다는 것으로 거죽을 이뤄
웅덩이를 건진
어쩜 우리의 오장을 건졌는지 모를
개울의 머리가 이미 죽은 길
해가 붉도록 당겨가는 머리
물방울은 둥글게 행성을 띄워올리고
홍일점처럼 찍어바르면
꼬리를 달고 행선지를 꺾는 듯
마을 앞 정자는
내를 몰아 용꿈을 짜고
저녁 짖는 쌀뜨물 냄새
연기가 풀어도 코에 맵싸하게 돌아가는
분답은 아이
방 한구석에 물러나 조용하듯 멋적은 고향
북이 살결같이 물리면
다 밖으로만 흘러버리는 것일까
오선을 감춰가며 여미도록 한 것의
이성적 확대경
무미건조라는 것도
감정과 믿음 사이의 문제는 다르게 경화시켜가는 것으로
인간은 선악을 교두보로 숨통을 내고
다 과학이 처리해 닫아버리는 콘크리트를 친 경지는 되는
건조함이겠지
共鳴
지렁이 한 마디
겨우 빗물 보고 나왔는데
참으로 머리통 없이 고개만 드는데
어허라 위로한답시고
피리에 끼워 더 두꺼워진 듯
똥구멍을 치고 나간다
共鳴에 위벽이 헐고
과민성 대장염
버티려무나
버티려무나
단백질을 채워라
차는 길 위에서 버티고
창자는 주리를 채운다
뒤꿈치
젊어서의 글과
늙어서의 글이 다른 것
젊어서의 글은 뒤꿈치가 안 보이게 사뿐하고
늙어서의 글은
뒤꿈치가 꾹꾹 눌리는구나
담쟁이네 집
담쟁이
벽화인 냥 붙어가는
나 사이에 공간을
모자이크 이루어 붙여 가는
우린 빛으로 경화시켜간 모형에
우리의 여지를 마련해 놓은 것
세포 마감재로 붙인다
주제가 둘이 아닌 이중주의 바탕으로
태양이 먼저 하나의 모뎀이라 안으로 심고
나무
어찌 떠날 준비가 된 것
이 고옥에 고깔로 마감한 로�의 불시착인 냥
살 붙이기로
땡글땡글해 가는 것
빛 한 가닥이면 또 말릴 수 있는 것
볕에 말린다는 것을
가는 길을 말리는 것인 듯
空이 물만큼이면
나무만큼 말랑말랑 커가는 것
역류
저 피라밋적 굴의 미학은
천마총의 봉분처럼 볼록하고
이 지상에 볼록하면
천상에서도 함께 볼록한 듯
가슴 뭉클하게 乳頭을 앓게 하는 것
들어
누구든 한 봉분 한 것
다시 역사의 현장으로 나오는
역류성의 분만
잎새 위에서
참새가 시리즈에 앉아 있듯
우린 시즌에
다이빙대 발판 위에
잎새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간혹은
양 사이에 출렁다리라도 놓은 것을
꿈으로 깨보는 것
고목의 미분같은
고목의 미분이 부서지듯
종을 자주 쳐야 하는 이유
어떤 윤기의 마감을 흩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윤기의 정점으로 퍼져 나가게 하는 것이다
텅 빈 고목에 꿀을 채움도
상실성의 감성에도 벽을 이루어 싸매었음을
오히려 삶이 이마를 둘러친 두뇌임을
이쪽 마음으로 하는 것으로서의 이마라 한 것
소리만 들어도 포만감
천상적 유리구슬임에 달콤함을 채워 넣는
만중생의 귓전에도
불타는 연옥의 꿀보다
더 감동적인 맵시를 두르는 추임새의 것
무욕엔 흔하디 흔하게
허물마져 산화하는 마지막의 것
유전자
사랑하면
자존심의 층을 발견하듯
나자 마자 감싸안은 부귀와 같이
사랑하면
자존심을 그대 앞에 까는 것
혼자서는 버릴 수 있는 것
그대라 못 버리는 역사
피의 달거리를 넘어야 하는
영웅을 기다리는 것
꼭 그대로 던져 떠났다 싶은 길
똑 같은 연출의 환원에 든 것
비와 창
다그친다고 비가 가만히 있을 시간이 아니어서
다그쳐도 비가 더 다그치는
음악이 싫다가도
다가서면 외면하기 힘드는 것 같이
인생이 섭렵되어가는
들녁의 풀이 부드러운 때
먼지 낀 때마져 눈에 덮인 듯
호수를 열어준 기다림에 해준 듯
봄기운이 닿기 전까지
왠 시샘의 싸움까지
들판을 말 달리게 하여 준
이 곳 저 곳 정신없이 몰아가듯이 한 것
호수에 비친 듯
마음에 비친 듯
그대 맺힌 바를 쫓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흰 눈동자 이전에도
단세포일 때도
연변으로 밀어 붙이든 것
눈 깊이만 같음이
세포핵이었던 것
우물만한 눈물이요
그러다 숨 멋을 것 같기에
심장을 울렁이며 산 듯이 하지만
결국
흰 쌀 흰 밀가루를 채워
조각난 영혼의
영감이 프린트되지 않았으랴
섭생의 나락같은 곳에
자세히 보면 나무 숲
가슴 뭉클 뭉클
그리도 추억으로 치밀어 오르는 빛깔
급작스런 횡행으로 퍼덕이는 잉꼬
판바위
이 산 아래
사람도 발길 끊긴 못이어도
바위 한 덩이의 장기판이
저 웅덩이 눈이라도 내 놓을까
장이야 멍이야 끌어 놓는데
서로가 제 기세 좋다 허세를 부리지만
판바닥에 웅덩이 눈이 나면
사랑에 눈감음을 모르는구나
이끼
이끼는 이기때문인 것
바둑판 바위에
호수가 박히지 않으면
눈이라도 나리니
그렴 미완성의
양 대국 떡잎을 내놓고
구름이 만난 그 연유까지
가지를 열어 펼치는 녹음
아!
사바세계가 이 부평을 물고
이끼는 되려는구나
용소
폭포에 다 씻어도
눈알 박히기 힘들 것 같아도
어느 한 조용한 용소에
내 길이라 할 것이 심산
정의에는
빗대어도 미끄러지는 것으로
맑은 믿음
늘 바쁘고 가만 있게 하지 않는다 마라
가물 때 고랑 판다지만
가물 때 용눈 나는 것이니
고행은 깊은 시선을 낳는구나
수박
개구리 수박이라 하나
알불 감춘 화덕인 냥
開口의 里
몇 리까지 왔는가
강물이여!
줄줄이 붓질해 나가는 길
개구리 수박 따로 없이
보통 수박이 개구리 수박
오늘은 비이니
마음의 성숙도를 아는 듯
눈물 속에서 웃음이자구나
수박 2
여린 맹아(萌芽)에
둥글 둥글 커가니
약오르지 않은
사각사각 씹히는 단물 끝으로
긴 한숨이
모래에 빠져
바닷물을 적시듯 시원하고 흔근함의 처럼
그물선마져 뚝뚝 끊어진
거리의 인형
그 유리에 갇힘으로서
진주가 제 상처를 꼬집어
밤 깊이 빠진 해를 꺼집어 내듯
피 한방울의 것인
하늘이 혓바닥 다시는
뭔가 적절히 호흡이 맞는 듯하나
몸부림으로 이루는 것의
시원한 바닷소리를 풀어넣은 것
수박 3
내 번뇌에 맞춰서 일어남이
수박 익음에 洞空을 두드려 좋은 것
심사가 거기에 맞아 잠시 숨 멎음이듯
저 태양에도
오늘의 �춤이 있듯 두드려 보는 것
지척대는 열분은 후덥지근한 것
어쩜 마음의 정표라는 것으로
냉수박을 만들고픈
확신 속에 가을 서리를 건져 가듯
하늘이 통채로 머리통인 것에 노크
아예 머리통이 빈 듯 단맛
어리애 같은 울음보에다
달빛 동화만 크게 익어가게 하는 것
풀잎
털자
풀잎에 털자
毛根의 안테나가 진땀이 난다
저 하늘의 빗구멍처럼 빼우는 동안
털자
이 새벽으로 털자
나 머리 빡빡 깎지 않았더냐
빗줄기 거꾸로 곤두 선다 한들
놀랄 일도 아닌
당연성의 어느 궤적도
연결되고 나면 다 그렇듯 받아들여지는
비야
비야
천리 길 다 들어주고도 남을
너의 속깊은 마음에도
한 발 뗀 바는
구름이 신발이듯
차라리 걷다 사라지려무나
존재의 두께
인생극이란
본래 반영의 연쇄성이요
반사적 단절성에 평면적 연속성
대소 불문하고
흡인력으로 챙겨 갈 수 있으면
구름아! 네가 신발로 사라지는 것이
떠난 자는 떠난 자 아니게
의식을 느끼고 가는 것의 연소성이
그 나마 스크린 속이 아니라 할 것이니
우린 입체성이라는 차원이라고
평면적 퍼짐성으로 가고 있음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원통
나무가 훌륭했음은
저 도요가 그림을 빙 둘렀듯
내 살결로 흩어진 세포를
뱅뱅 돌리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다 도자기의 그림 이상의 것도 아니었기에
풀빛 하늘의 요체
내 간뎅이 천둥벼락이지 않게
신경으로 다스린 시간의 코스
잊어 간 자
지워간 자
다 증발되어 간 자가
전자기에 따라 간 듯
정전기에 나도 모르게 살다
스파크로 동전기가 되는
동기의 부여로
겨우 잎새의 손바닥 손금으로
내 인생길을 살아 왔다는 코스
돗자리
음악의 바탕자리 도인 것
눈망울은 농후하다는 것만으로 어울리지 않고
눈 깊이는 은은하게 얇아야 편안하게 하는 것
간밤이 짙다하나 은밀히 망울져가
고독도 한 장독하는 듯이 하는 것의
우화가 성큼 들어
마주치는 술잔의 손길로 건너갈 대화처럼
라디오 잡음이 지짐에
고기 안주가 올라와 있는 듯
주파수 감기는 곳에 고기가 빠져 있던 곳
우린 밖에 있다하나
최소한 우리의 눈조리는 한 독으로
굴처럼 당겨가는 곳에 눈이 밝다하는 것의
아 바다가 추억처럼 산 것
아름다운 선율은 예전부터 있었음에
오늘의 아름다움을 동참함으로서 美覺이라 하느니
유추된 가지의 역류
DNA의 공통점에
한 몸의 산을 이루어
대해 중수를 다 들이킴을 느끼고
창조가 아닌
다양함이 아니라도
원초적 낭만이
수학적 기본 단위에서 깨어남아 있길
컴퓨터 화면이 바다를 들이밀면
집중이 침전물에 불과할지언정
걸리고 걸리고
그러다 어느 극소수의 흡수됨에
거대한 존재의 확신이길
모자람의 은혜성
흰 곰이 북극에서 동면이니
지구축이 빠지는 꿈을 꾸기도 하리니
이 자연의 심중을 캐는 것
차라리 우리 몸에 무엇이 없어야 되는 것도 있어
12 지 동물 중에도 없어 혜택이게 한 것
귀한 천상품은 의상이 날개같으나
어느 강림과 함께 있어 좋아함에
마치 뒤꿈치 보이지 말아야
내 도장이 아니듯 발뺌과도 같은
우리가 다 갖췄다는 포만감이
어쩜 더 큰 어리석음도 있는 것의
뼈와 살이 타는 밤
악보가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악보를 만든다
음악이 개뼈다귀 악보를 핥아먹고
그것이 직립하는 인골이 아니든가
내 노래와 악보
악보에 선 하나 그은 듯
부러진 다리뼈에 쇠심 넣은 것
허나 내 노래는 민감한 피부살
살이 뼈까지 파고 드는
감각과 무감각
음악의 악보살 발린 것 핥기
윈드서핑 3
나비 날개 한 쪽을 쥐고
난파를 당한 냥 바람을 향해 간다
이것이 물러설 줄 모르는
한 쪽을 물고서라도 등뼈가 되듯
가리마 가르듯 쓰러지더라도 일어서는 것
누구도 반쪽으로 보지 않는
저 초승살에 깃을 꽂으면
다시는 돌아 오지 않은 길을 떠날
달과의 짝짝이기 전에
고향을 떠나는 예행 연습
창작과 비평
창작은 우리의 욕 먹는 일상에서도 나오고
모기는 천장에 붙었고 벽에 붙었고
선풍기 바람결의 음악 깔고
그 시원함을 가로지르며 붙는
이어폰적 집중력의 주변성 닫은 폭
비평은 잡스러움에 휩싸이지 않게
선풍기 너머의 뒤통수적 고요에 맞춰
오히려 정체를 드러내는
바람이 살아있는 동안의 복합성에
구조론적 두뇌의 정체성으로 끌어
어느 쪽이든 정체를 드러내면 좋을
기왕에 가는 길과 맞물릴려면
십 리 밖이나 백 리 밖에서 소식이 오듯
그리움으로다가가 풍융하게 하고
서로의 실상으로 접근하며 살게 하는 것으로
구차함이기엔 정서가 손끝에 닿게 하는
천장에 붙었고
벼루박에 붙었고
담배 연기에 유람이듯 가로지르는 모기
빽빽한 지구방에 비행기가 가로지르듯
창작과 비평
교감
내 가슴 패이며 내리치는 파도에
바위를 내민 자는
제 철썩을 당신으로서 가져가는 것이요
모래로 받은 자는
시나브르를 얹어가는 것이요
인식에는
스스로 돌아가는
내 딴엔 끙끙거리며 온 한 타력의 것
반쯤만 겨우 끈 듯
출렁출렁해 지는 것
출력을 재정비 됨의
리듬이 어울림을 가지는 바다
상록
가을이면 분장 지워 나오는 듯
물들어 나오는
한층 흰 벽으로 들어
푸릇푸릇할 때
우린 영혼의 실내로 끌어온
그렇게 상록수는 피어 있었다
빗방울 미소
가을비에
고리 하나 없듯 딸그락거리는 저 소리
정신 없이 살아오신 우리 아지매
웃으며 무어 하나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워 하시던
만날 때마다 세월을 실감하는
왠지 소원했던 안부가 안줄부절하게 하는
그래 고리 두 개 빠진 듯 타닥거려도
박이 큰 마음만 전하는 고임물
열림의 근원
내게 열림의 근원은
산 머루!
신맛에 철썩 같은 포도를
찹쌀에 맵쌀이듯
멧 머루
저 푸른 물결
다 농익어 검으소서
유사한 먹구름 불시에 훼방 놓아도
참머루 익듯
밤의 향내로 거들게 하소서
어쩜 하늘로서의 상처를 어루만져 가는
파수꾼의 분노처럼
게 껍질 덮어쓴 행보같이
베일로서의 포도청을 푸소서
빗방울 3
내 이 거친 황야를 거쳐온 듯이
시가 퇴고를 하는데
고인 빗방울이 탁 치는 경지로
시각으로 기우는 것이면 좋을
비가 재촉하다시피 와
파릇 파릇한 기운을 북돋운다
무더위 빠지지 않는 판화성에
지칠 줄 모르게 커 나감의
하늘 끝가지 매달려 오르게 하는
이상과
끔의 실현을
촉촉히 젖는 것에
내 촉과 동일성의 자타의 집합
어쩌다 돌연변이된 고구마가
한층 커 보이더니
이놈의 글도 돌연변이적 현상이 나야
저 구름살 타보는 것 같은
오도가 일순이라
마음의 변덕보다야 말라
오그라든 현상으로 일침할 것 같은 것으로
순간 순간의 지혜
매미 울음 소리
매미가 자즈러지는 것으로도
여름날이 긁히는 미분의 세밀함
물오징어가
제 주둥이 바쒀지며 못 낼 일
꾸덕꾸덕 말린 것 같음에
땅콩이 바쒀지며 내 놓는 분쇄성이듯
매미는 운다
무언가 반사적으로 가는 선이 아닌
관철성의 파안과 같이 퍼지는 것으로
전등 불빛만큼의 부드러움으로
비춰주는 것이다
웅진
내 잠은
곰이 가슴 치며 떠나보낸
나루로부터의 항해
겨우내 잠이 긴 이유
은하길을 주유한다고 될 것도 아닌
먼 길의 축지가 길었던 것
운해가 모았다
이슬에 차갑게 깨어날 것
산 정기를 넘었을 감로 차
무슨 길이 안달해 떠나보냈기에
배기량 좋은 듯 폭발할 듯이 보내
아! 인생이 무엇인가
밤의 잠나루에서는 모자라
동면을 넘어오는 봄같이
저 곰자리에서 오는가
동산길
그리우면 다 말해버린 것을
헛되이 돌아선들 무얼해
새가 소설 읽듯
들은 줄거리처럼 늘어 서고
내 마음인지
남의 마음인지
뚜렷이 보아감도 없이
마냥 그리워
여름이 살붙으며 물러 터지도록
숲을 기어 지칠 때까지
꽃동산인 것
그래도 나로 죽을 절정의 비결은
이슬이 찾아와
현무암 돌멩이 숨구멍이듯
구석구석 �리다 굳어버리는 것
비가 끌고오는 냉가슴
내 끼임새가
빗소리 같음에는
아무 끼임새 없는 창을 보이는
누구에게나 비교급을 내 놓으라고 해도
비에는 저 비로 없는 것
한 참이나 빈
잊혀진
사라진 소리보다야
모래가
제 소리보다야
알캉한 알맹이듯 맡히다가
다시 소리처럼 사라지는
왠지 싸늘해져 있은 즈음에
다정한 생활의 체온을 딸려 보내는 것
냄비에서 갓 나온 감자처럼
이 눅눅함의 토실이 김발
쪼그림에 가슴 명치부터 따뜻해지며
몸이 후끈해지는 길로 안아 본다
우산
돌이켜 보면
빗소리 길도 아니요
세월의 길도 아니라서
저 전선줄 한 마디 떨어져 구리같은 것
지렁이가 기어나오는
雨散이 雨傘에 흩어지며
우산살에 벗겨지는 듯
구석에 내 팽겨쳐진 우산살 한 마디
내 갈비뼈 밑이 아리한
삶이 끝나면
저대로 도려내어 가려는 듯 하는 것이어서
저 고기 한 근 도려낸 듯한 토산
빗발
비가
저 대폿집 대화를 섞은 듯
윤곽을 내면
함께 맥집이라도 나는 것 같고
비는 더욱 바짓가랭이 걷어붙이게 하며
밀어붙이고
좁은 골목길로
주저리 주저리 꿰어 엮은 듯 휘어가는
비에는
내 삶을 푸념할 수 있는 다운타운은 깊다
중심이 언저리 된 상가는 옛빛
찰흙으로 빚은 문화이듯
높은 빌딩 아래
장난감높이를 잡고
산은 달동네 끼 좋은 달빛을 받으며
숲을 붙이는 듯
울을 붙여 놓고 붙어사는 이끼풀 같은 것
잠자리 채
눈치가 메주같아도
센스가 메주같아도
푸른 곰팡이는 하늘만 먹네
산이 갈라져
그물을 치는 게
저것이 땅거미의 일종인지
제법 실한성 싶은 것
하늘로서 입가심한 듯
천상의 그물을 훔치는 것
잠자리야 조심해라
아이들이 채를 만들어
너를 잡는다고 쫓을 것이다
남포동
남포등불에 배가 달리느냐
바람이 달리느냐
어두운 사적과 로마의 철인으로
사라져간 문명들
이 다 남포등처럼 살갑지 않아서이기도 한 것
서녘 잠깐 반짝이 이는 순간 순간
시대가 자꾸 저 별로 올려놓는 것
어차피 여기 이 서 있다는 존재 밖이면
이 자리의 부싯돌에
저 하늘에서 눈 비비는 별들
자갈치
자갈이 번들번들해 지는 이유
치어만 되어 가는데
저 산을 안달해 이만큼으로 치족이 아닌
저 모래알로 다가 섰기에 치어로 달려보는
길을 아는 이유
길가에 있기 때문이기도한
돌멩이 드러나는 것이
영 모난 채 흙밥길 채워감이니
더욱 삼켜 소화해 가는 길
강을 아는 이유
그 工을 알겠으니
스다듬고 또 스다듬어 간다
푸른 숲
방학 생활 표지를 보면
우린 푸른 숲으로 간다
내가 없는 숲을 보면
도시가 갑자기 날 등돌린 듯
함성마져 공하게 빠진 듯 멍한 것
새의 목젖으로 왁 질러보듯
크낙새 생뚱 맞게 여기라고 내놓고
내가 빈깡통으로도
두드려 맞으면 소리일까
맞을 일 없는 존귀함이 넘침이
소리를 죽인 듯 고적감의 극치에 딩굴고 싶은 길에
땅에 깔린 솔깔비 얽어진 것만큼이라도
고함을 건지고 싶은 욕망의 바람은
겨울 내내 올려주고 가는 젓가락 같은 곳
눈발
눈은 테레비젼 화상이 깨진 것처럼 퍼붓고
바람은 스피커의 음향이 깨진 듯 쏘아댄다
저 얼음 윤택한 화면에 정지이듯
태백은
왜 그리 한 필름이라도 끼워 넣지 않았는지
차라리 저 먹통으로 꺼진 음지이면
이미 고요의 득도이기도 한 것을
솔
솔은 좀 떪은 맛에
발길이 쉽게 떼지지 않은 듯함이 산에 있고
솔은 그 맛처럼 바위를 붙들어 맨다
솔은 송이에 부드러우면서 어쩜
소나무의 핏줄을 팽창 시키듯 당기고
우수수 떨어지는 많은 무상에도
결코 헛되지 않게
푸르름이 도지는 듯이 채워지는
이것만으로 다른 어떤 동물보다 상록수
흙마져 쓸려 내려가며 진이 다해진다 해도
한 약조의 일조는 학이 있었든가
재림의 그날을 위하여
평생의 망각에 별을 지키느니
터 갈라져도 진득하게 있을 것으로
사문(死門)에도 꽃샘의 문을 지킨 듯
송이가 나는 것엔
가지마다 원반 목도리에 학 머리를 내민 것
손바닥
저 블랙홀은 "우리"라고 해서 골치다
실제론 그것만 빼면 자유같은데
잡다한 미사어구에
장황한 연설이나 거둘 일이지
순수함엔 우리는 약한 것인지 더 부담이어서 일까
무언가 규모가 된다 싶으면 양단적
나중엔 급기야 불이익을 주겠다는 펜의 침도 강하다
혼자라는 것
땅 다져지듯 쉽게 다져지는 것도 아니라
마치 숨은 냥 세상 도피처럼 살지 말아야 함에도
상대적 피난처
그로 가치적 길이를 내놓는 선물과 같은 것으로
손바닥이라 쳐보는 것의
씨먹히기
무슨 봄의 수확을 볼꼬
봄의 활개가 들자락 한 폭
생의 겸손도
고개 떨굼만으로 영글기엔 날씨도 좋아야 하는 것
저 한 쪽 모서리에서
트인 골을 차고 넘쳐 오는 누른 출렁임
놓아줄 줄 아는 배려를 알아야
하늘이 주는 날의 씨를 알고 드는
천지대명도
알에 谷으로 열어주는 것으로 참참히 하는 것을
들도 율동의 일체감을 물리고 나면
일어나는 색깔마다
어울림마다
이젠 날의 씨로 파고드는 안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