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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레이션 : 고덕

narrae 2008. 1. 6. 19:31
바이브레이션

짜임새 있는 글이란 것이
손 대면 유리만 같은 글이란 것이
어쩌다 흘린 듯 떨어진 것이
명바이브레이션이듯
난 숲을 털지 못하는데
사람들의 기복(祈福)은
산길 굵어가며 뻗는다


점산(点散)

응축 시켜도 허술함으로 빠지는 것에는
핵심은 가늘어도
바람이 스치듯 감각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나고
난 핵심에서 보푸라기 일으키듯
솜사탕 이는 만큼 감각이 긁히듯 일어나는
설탕덩이 하나 같음에
그림의 원근법으로 꼭지점에 머문 듯
솜사탕의 雲水 길을 걷는 것
가장 감성 깊은 사랑
가장 무심한 곳에 살아온 감성
괜히 구름발 뜯으며 느림보같이 하는 것
펜 끝에 매달린 절박감
어쩜 구르는 불펜의 역사가 되었어도 되었을 것에
덜컥 고장난 자로 잉크가 변비된 길에
절벽을 맞은 듯
칼날에 선 듯 떨어질 듯이 하다
굳은 덩이의
그래도 설탕맛이 사랑이 남은 것이라고 산다


인상

요즘
영화에서나 잔인함을 보이는 것이
안방에서 늘여 놓기 예사다
글쟁이나 배우나 얼마나 다를까
참으로 잔인하게 요리를 한다
결코 인생 유전될까 두려운
냉기 도는 까탈 같은 것
결코 가설만의 문제가 아니리라
분별성의 석고화
그 미끈한 윤곽성으로 싸늘하다
로마의 그 대리석이 잘난 콧대와 같은 것
도시!
도시 그 영문을 몰라서이든가
영문이 해가 지질 않는 나라가 되어구나


한 잔

커피는
내 그림자에 빠지다 오고
아직도 지중해의 흰 대리석의
벗겨지지 않는
모서리가 다 녹지 않은 잔인한 열기
각설탕이 녹아든 듯 먹혀들고
잠수부처럼 공기를 떠올리며
한 잔으로 잘도 짝맛춰 가는 짓
이것이 잔인(盞忍)함이구나


물방울 펴기

물방울 하나가 유리바닥에 웅크리는 것
배꽃이 피고
복숭아꽃이 피고
�잎도 깊은 바닥에나 붉은 점인 듯
연못이 태양점의 받침으로 일으켜 세운 것
은박종이 오무리듯 일어난 판화의
판접선과 같은 것
무심이듯 출렁이는 대로 가나
속 피만 남은 듯이 잎이 서는 것의
저 파도끝도 끝을 침 발라가며 돋운 것
꼭다리 질긴 태양에
어데로 퍼질래도 불들려 움크리는 것


운우(雲雨)

배밭에 똥배가 크고
돌배밭에 한돌의 자연생
배꽃이 피어 약관이 딩굴음이
천진스레 흰 것
옆밭 복숭아꽃이 피어
아이 다사랑도 복을 줌이라
복을 숭상함을 �아 오는 듯
철분 많이 먹어가는 계절
아! 임은 무심이듯 희사와 아기 신랑같고
난 연한 듯이 붉을 것이 자꾸 진하여 오고
님은 갈 길 없는 자에게 불쌍히 여김이
흰 살됫박만 비워 쌀 위에도 배가 되시니
난 몸에 배는 진통에 (腹崇)의 아이로 福인 양 하는 것
내 비의 전선처럼 약속한 연분
갈 자리가 있어 뿌릴 일도 아니요
올 자리가 뿌림도 없을 터
이 자리가 배자리


배꼽과 아니꼽

배꼽 하나 같이
물 위의 태양을 주물러 보는 것
저 태양이
이 바다보다 컷음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린 배가 무엇의 꼽인지
뒤로 물러난 거리의 꼽은 무엇인지
아니꼽과 같지 않았는지
무엇이든지 반문해보는 숙련이
빠르기도
늦기도
그대로 늑장이다
늑골에 처박아 넣어도 사는 것
뒤 엎어도 아직 세발의 피처럼 여유로운
그런데 꼭 바라고 싶은 것
꼽아놓고 좀 긴장하야 할 것 같아
꼽에 들게 하지 않았더냐


라디오와 배밭

과수원에 꽃을 모아 주었던 음악 감상이
삶이 이 쪽 반 저 쪽 반이라고
정오 뉴스가
꽃보다 각질 두터운 나뭇가지로 뱉는다
알몸으로 씻기운 햇살을 먹고
꽃의 살이 다 되어 버린 영양소에
뉴스가 나무로 힘내어 뱉어내는 사이로
농부가 농약 치는 부지런의
밤처럼 차갑게 죽은 시간으로 뿌린 곳에
먼 시간처럼 들리듯 크게 틀어보고
다 저 산 너머의 일인 냥
그것이 올바로 넘겨 짚는 것이라도
다 경솔한 냥 하고 사는 약발이 센 것
여긴 아나운서의 목소리조차
맨살 맨몸에 눈부시다 가는 곳
뉴스의 살을 긁어 일으켜도 꽃이 되는 곳
내 슬픔을 울컥이게 해도 꽃이 되다
겨울날 같은 역사 움켜쥐어도
눈이 알몸으로 만들어 눈물이게 하는 것
잊으라는 것
하얗도록 잊으라는 것
그렇게 배밭에 피는 듯
눈부시게 살으라는 것
이 목이 옥죄 듯함을
그대 침울함을 보기가 더 역겨운 것
피 한 방울로 처절할 때는
피 한 방울의 인연도 비우고 가라는
그 마음으로 우는 것의
빛의 알몸으로 던졌다
잠시 이 시간으로 여미었다
배밭에 머문 듯 앉았다 가시길
그 빛나는 자리로 머물러 살길


배 밭의 봄날

배밭이 화사하면
라디오엔
아나운서 아가씨 소리 낭랑하다
봄 나른함에
꽃의 입을 따다 연다
배 밭엔
봄 전경처럼 밝고
복사되어도 흰
복사되어도 흰
그래도 복사꽃은 힘에 부치는지
온 목청이 붉고
텔레비젼엔
밤 네온이 아카시아 나무에 매달려 눈 뜨고
칭칭 감은 가시독사이듯 하다 사라진다


구름 가는 길

루즈 바른 입술을 비벼댄 듯
노을
눈물의 가슴이 맞 닿은
화장대 같은 것
진솔함이라 것 겸연쩍어
그대 두루마리 백지로 펴는 것이
구름 떠가듯이
나그네적 애환으로 연민케 하는 내숭
다만 돌같이 경직됨이
표정을 잘 타지 않음으로서의
진지함으로 비쳐진 것으로 미명을 가진
중후함이라는 것으로
다만 루즈만큼 진하게 발린
키스적 폐구에 용뿔이라도 행세할 냥으로
저 구름가는 두루마리 펴는 것
여인네 루즈에 발린 키스가 언제적이냐고
날름 닦아내어 뚝 떨어진 노을


날씨

詩가 씨가 아니라서
강물처럼 흘러버리는 것
시가 씨가 아니라서 씨알조차 아니 먹힌다
씨가 상공으로 움이 막혀 날이 서고
작두를 거꾸로 세운 듯
작(昨)의 머리가 가라앉고
이 통통한 무른 날의 것
납작하게 반지름면을 세워도
벼리 선 날의 것


장엄

술어(述語)가 부실함 없이 글길을 잘도 놓았는데
어느 함정과 같이 무너져 내려 잘림에
절벽을 만들어 놓음이 색다른 비경이다
천 년 만 년이 흘러도
그대 마음이 파고드는 것은 가는 손가락이지만
장엄함은 사이에서 나옴이 무엇인지
이것이 우리가 대대로 세우는 조각품이 아니든가


솔깃

솔기 따라간 길에는 솔이 없다
아! 송백도 속으메라
핫바지
붙들어 통!이게 하는 것으로 한 바퀴인 것
젠장 겨울 원단으로 맞붙여 재봉하는 것
백두대간을 따라 재봉선 가는 데
강릉길 솔기 포갠 고개 넘는 길
태백 준령엔
주목도 벗겨버리려 하는데
솔방울 솔깃하여 귀만 야물어간다


미학

그대 바바리코트가
꼭 옷걸이가 길어서 멋이 아니라
그 깃이
솔깃한 것으로 드러내는
다슬기 몸처럼 움츠려진 지혜만 같아
아름답게 보이는 미학이
더 자연적 아름다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잣알 하나에도
하늘의 지우개에
한 알이라도 주워 담은 이삭 심일 수가 있다
저 구름 다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그 정신이 깨어 있음이 싸늘하게
침엽으로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다
논밭 갈며
힘들여 가며
살갖 타는 속에
달콤한 밭을 들추어 배추에 옮겨 심은 듯
서리 먹은 고소함과 같이
들어 올렸기에
그래도 그냥 매울 것 같은 구름이 달콤하다
땅도 아니 꺼지고
산도 아니 깎이고
매운 고층에 올려 놓은 것
솔방울처럼 갈라진 틈새를 메운 것
은근히
거슬림에도 무관심한 듯
옷을 백결로 기워도
누렇게 끼워간 익숙함의 땀
숭늉도 구수함을 잊은 시대로
맛이 바래질까 하는 요즘의
그래도 들길의 벼 익는 인정으로 달리고픈 심정으로
잣대


침전류(沈澱流)

컴푸터가 먼저 바다를 띄우면
세계의 눈이
미디어에 밝아오고
대장(大腸)은 하늘을 당겨
스폰지 기능으로 게을러지고
해저로 도는 침전류는
저 스칸디나비아 거시기의 맥락으로
돌고 도는 것이라고
기왕이면 지구 한마당에
하늘은 어디엔가의 청각으로는
꾸럭 꾸럭 소리날 가슴도 차 있을 것
어느 정도 냉해야 하는 것으로 성품을 발함에
형이하학적인 측면으로서의 방사와
너무도 먼 군계일학적 경주


피아노 정상의 자유 라인

공명(共鳴)이기에
사라짐은 내장 하품같은 것으로
입을 벌리게 하는 것
나이테를 두른 관을 풀듯 먹어가는 것
활성산소가 오존을 이루는 나이주름을 삼켜가며
젊을 수 있는 것
어쩜 이 무지개 벽을 단숨에 지워가는 것
공명이기에
삼켜버림에 해파리 살결로 두꺼워지는 무색
오장의 부속성으로 당겨가며
피아노선에 있는 인형극으로
털어버리고 갈 수 있음을
다른 의지가
좀 더 성령으러움으로 붙여진 해석으로
자신의 좁은 이유를 발설하는 창구로 하는 것


짚뱃가리

짚배가리의 배가 내 배
황금이 들로 녹아든 것이 결과
우리가 땅으로 돌아간다는 것에의
한 무게 움켜쥐고 떨어지는 것
겨가 황금 먹고 겨우살이 하는 것
상록수엔 정맥이 돌고
줄기를 뒤틀다
줄기를 뒤틀다
율동도 자유롭다 올라간
녹록한 풍성함
내 심장은 촉박함을 알아
부황에 붉도록 혈류를 돌린 것
이 정맥의 사색을
잎으로 다 펴는
겨가 겨우살이 다 들 때
이미 하늘 두께로 하얗게 싸인 쌀


마을

겨울 벌판
십 리를 가로지를 때
들은 무거워도
짚뱃가리 하나가
겨울로 벗기는 누에고치
어머니 젓꼭지 같은 부드러움
옷 없는 것
다 누에로 파고드는 것
아직도 산화가 남아 말라 죽는 꽃
아직도 격의가 남아 나무로 굳는 무상
그 사이로
탄소를 늘리어 산소를 끼워 파는 굴뚝
그 붉은 꼭지에 하얀 유즙이 나온다


정류장

뙤약볕 아래
어쩜 내 정류가 보기 싫어
택시를 타고 싶은 심정
몸에 밴 것
좌석 버스도 마음대로 안 타지는 것
그래 살아온 것 돈 쥐어 줘도
마음대로 못 쓰고 죽을 것
내 정류가 보기 싫어
돈 주머니 크게 하며 매달리고 싶어도
개인 택시 한 번 큰 맘 먹고 타는 사업을 못 한다
차 기다림만큼의 내 것만 같을 뿐인
어느 적부터의 망연함에서
밝혀 온 것이요
다 비우고 미소만 같을 뿐인
구름이 한번 더 거들떠본
어쩜 시간의 빈 공간에 놓여
나의 비롯된 바에 놓이면서
기다림 사이엔
풀어헤쳐진 떠 있을 끈으로도
부평초 행세를 하는
끌어다 붙여 가는 바램은 늘 팽팽한 것같고


정류장 2

낙엽이 너는 정류장이어서 좋겠다고
그 힘없는 손톱으로도 긁어가며 떠난다
과연 나는 노선이 있는 것일까
난 정한 바대로 역활론인가
가벼워도 될 길에
심저처럼 하늘이 깰 때
등짐 하나에 팔 걸치고
청풍 명월도
라사(羅絲)에 맞춤 옷이듯
시대를 거슬리는 것에 남은 것인지
한 평생 살은 길을
추처럼 떨어져
아무런 시간도 아닌
물고 늘어지듯 두레박
집 한 채에 내 것같은
집 한 채의 구심같고
돌아간 길
부평초같이 잠시 머무는
우물에 그림자 뜬 것과 같으나
하늘 깊이
이 자리가 확실한 것을
무엇이 될 거라고
아직도 씨앗은 날리고
땅에 묻듯
지상에 묻은 발아(發芽)야!
다른 숨조차 없을 내 숨이
나는 잎새가 될 듯하나
견고한 평판의 덩이 같아도
둥근 채반 살 같이 푼 듯
들고 날다
내게 잠시 머물고 떠나고
딩구는 낙엽 가이건만
내 짐 한 짐도
딩굴을 것이 못되어 쩔쩔맨 인생이였구나
등가에 기대어 섰음이
나보다 남이 보아 더 고집스러운
내 어깨의 골이로다
아! 이 가을 덩치처럼
땀과 누른 적삼을
어떠한 색깔을 먹이느냐에
골드를 우연찮게 먹여 들 수 있는데
오히려 바위가 검게 타버렸으니
바위가 잡았음이뇨 잡혔음이뇨


다랭이 논 3

천수답
똑 구름 모양처럼 들쑥날쑥
고구마나 부전자전으로
선천적이지 않아도 닮고 살아갈
약 바삭 오른 타박고구마
논 뿌리를 훑어 서리어 간다
왠지 모낭(毛囊)같은 주변 위에
도포(塗布)처럼 일어난다
사랑아! 말미를 다오
가을에 미꾸라지가 붉어 가는
껍질 빨아들이듯 먹어
붉은 석양의 도포도 남아나지 않을
살찐 논의
봇둑을 채우고 가는 물길에의 종자낭들


노을

아! 석양은
내 체온계 깨진 듯 새어 나오고
이미 차가워 진 시선에
영하의 사랑에도 번져저 있다
아니
아닐 것이다
붉은 피는 겨울에는 잠으로 뒤바꾼 것이다
0이란 꿈바꿈
이미 거울로 하는 것
절대 흘러 나가지 말라고
그대 원망조차 꼭 붙들어 주는 것이다
다 흩어질 것만 같았는데
이 유리구슬 속의 세계
아직 체온계로서 차갑고
그래도 풀어냄이
솜으로
솜으로
우리 어언간의 허공 중으로
묻어 나오며 붉다
소리 없이
바람 없이
평화로운 그대 가슴에 드는 것이다


텐트

텐트 하나만으로
달팽이처럼 살 수 있으려면
먼저 그 느림보 행차를 섭렵해야할 진데
이 느림보처럼 살 수 있는 것
한 몸같이 살아 빠르고 늦고 같지 않는 것
달팽이 @가 자리를 말아 등짝에 붙어 있다
등에 짐이라는 것이
달팽이 집 하나
그래도 속이라고
뒤척여보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뻗어 보는 자아
빠른 것도 아닌
느린 습성이라도 조급함이 없을
개울을 타고 오르며 내리며
산 안개의 한길 속일까
잠을 더 청해보면
어쩜 죽어 앙상해진
나무살 같은 것으로 환영일는지 다가선다


클러치

심장 달군 차는 클러치가 잘 되어
점잔은 자도 핸들만 잡으면 욕쟁이 만드는데
영 구름패달은 클러치 안 되는 것
차가
한 무당벌레가 싫어서
봉분같은 벽화가 싫어
납짝 엎드려 빠져 나와
내 집으로만 잘도 빠져들면
임금도 범접 못하는 민주가 좋은 것
이미 지상의 풀이였으면
머리가 무거워 다 고꾸라 졌을 것
水中이 버티는 글로벌의
고래처럼 바다로 돌아간 하나로 하는 것
왠지 물 먹은 것 같은
턱 겨우 내밀고 방긋 웃는 웃음같은
우린 수중의 해를 해라 하고 사는 것의


水와 手

水의 字形은
손 중앙을 가로지른 운명선에
좌 태양 우 생명선을 관장하는 것
手의 字形 또한 닮은 것
본래
손바닥에 침 올려 놓은 水에
탁 튀겨봄의 남음이 있는 手
바다여! 네 뱃살을 자랑마라
다 손바닥의 일이다


도깨비발톱

도깨비발톱
시내 근교부터 붙어 아니 떨어진 것
돈 벌겠다고 애들 가둬놓고 출퇴근하다
화재로 잃고
듣는 자 마다
카뗀짜 죽은 오케스트라처럼 헤매고
너나 할 것 없이 엄숙함으로 고개를 떨구고
빌딩 두터운 조화에
가로수가에 앉아 눈길마다에 물결을 일게하는
부드러운 바람에 실려 발톱이라고 사는 것
꼭 헛깨비 장난같음에
낙엽이 한 번 딩굴어도
도시의 빛과 그늘의 다 느낀 듯
넓지도 않는 손바닥 같은 것에
바람이 실을 빼며가는 길의 염색감이야
충분히 적시고 당겨 넣을 수 있음의
스파이더맨으로 점프하는 힘을 발휘하고픈
솔방울의 발톱에서 부터 허스키했던 것
다들 힘들게 살아가는데
말 한 마디 붙이기 힘드는 엄숙함
러시아워에 길 우울 시원하게 못 빼는 연기 사이로
겨웅 조각상이 돌붙이로 돌아세우는
그대로 상으로 싸늘히 얼린 겨울나기로
거리의 악사와
퍼포먼스로 빼 돌리는 시선집중이
저 가을 추수한 빈 들에
짚 태우는 연기같이 하늘거리게 하는 것
저 광고판의 유리처럼에 녹아
名畵의 한 포즈처럼 끌어모으는 광고판으로
저 구름 목도리로 털고픈 심정
아이들은 휴대폰 카메라를 즐겨 내밀며
생생하게 연출해 살아 있는 사람으로
미소가 살아 있음의 생채기가 나고
오히려 어른들은 매정하게 전지를 하며
저 담쟁이 넝쿨로 성공한 길
그 울타리의 보좌로 사는 듯
시멘트! 그 칼칼함으로 옷을 입은 영혼


심안

나무 책상을 바다보면
천체 망원경 두꺼운 벽 속의
혹성들의 언저리를
반만이라고 걸고 가는 핸리 혜성이 있다
눈깔!
어찌 저 벌집 눈을 하고
인간 하나 하나에 다 開示한 것
하나 같이 테두리를 없애는 것
벌집 생 그 벽을 넘어
다 밀랍으로 칠한 것
그 렌즈심의 두께로
책상 위로 천문을 본 것
혜성이 돌아가는 상이 들어오는
다 밀랍 한 덩이로 본 것
최대한 맑은 편으로
하나 같이 봐야 하는 것
마음의 두께
콘텍트 렌즈만한 것


꽃보다 나무를 봄에 피는 봄이다

무조건 반론은 火科에 속하는가
겨울에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꽃의 원수인가
꽃이 굳이 꽃받침을 원하지 않았다면
태양에 함께 이글거리며
꽃인 냥 지나면 되는 것이 아니든가
인생받침에 냉철한 것으로 움이 나면
그건 어데 덧나는 것이더란 말인가
꽃보다 나무를 봄이로다




돌이 이끼가 나기까지
돈 좋아하는 자 억억해대듯
공룔시대를 돌아가도 오늘 같이 파먹을 때
금이 김이 되는 세월의
인간 씨까지 된 육상발


斷舌茶

몸에는 단설차가 배었는데
作舌茶라고 또 마셔야 하나
이 겸손의 시간에
또 무엇을 어설피해야 한단 말인가
혀를 찰 일은 늘 남았음에
수제비처럼 떨어지는 것
잣설차가 혓바닥을 펴는 듯
다소곳함이라는 것
가슴은 늘 붉음에 무언가 부조리한 것같고
일렁이는 자연스러움조차도 부담되는 듯이
석양이 더욱 말없이 붉다가 기움의 일부임을
굳이 못 미더워할 일도 아닌 것의


마지기

덕장!
건 말리는 것에 꼬다리
저 논 건 말리는 것에 방동사니
이것이 하늘 목
건의 문
광목 풀어가는 포목의 천
한 마면
네 논밭 한 떼기


봄의 들향기

저 것
코를 걸어 코다리
꼬들꼬들해 꼬다리
봄의 최상!
족발 탕 김 오르는 아지랑이
꾸득살이 대기 발
거름 냄새
저 친구
마누라 발목만 굵어간다고 핀잔이더니
밉상에도
제 편 들어주는 마누라 맛으로 사는
한층 감빛으로 떨지는 황혼


100 원

아! 100으로서 圓通하게 하는 것
저 구름적 진화라는 것이
태어나자마자 일어서야 하는 순록에 비하면
최소한 배냇자루로 살아갈 수 있음은
저 구름바구니로 머물러 느려터져도
솜사탕 씹는 여유로 살 수 있다는 인간적 차원
이것이 계절과 운명의 튀밥화
설탕에서 솜남큼 긁어올린 운행의 부화
백 배
百이란 본래 無로서 시야를 연 것
한 일 자 벗기면
흰 백의 선산을 드러내게 하는 것
그리하여 모두 투명한 창에 재 도전
무지개 오랏줄 풀기
짐승과 인간의 동시적인 면의 다른 차원


캐논

캐논으로 조화를 부림이
행운목처럼 잘린 것에
시대의 나이테로 버전을 달리하며 도는
레코드 판
우린 수제천으로서도
바다처럼 울렁이며 물 오른 것이듯
연어처럼 명상처럼 좌정한 산으로 갈 수 있음의
행운목에 눈이나 잎사귀가 되듯이 함의
아! 저 목관의 목구멍으로 건너감이
저 실크로드의 天山을 넘어가듯
그 협곡을 넘어가는
석굴의 감동으로 넘어 가는 소리를
아름답게 한 것
아! 그것이 캐논이든가
캐년이든가
진실로 비단 소리
아! 천상의 소리를 건져 올렸구나
기립적 웅장함보다
한 줄 벼랑길을 힘주어 가는
그 내면의 선을 살려나온 아리아


제로섬의 날개

물!
저것이 0도 씨의 환태(環態) 고향으로
바다를 이룬 제로섬의 날개
절대 언 자의 것으로 끼어들지는 못하게 한 반비례성
제로섬이
해파리 심장으로 돌리는 몸으로 날개를 휘젓는
유수를 얼음으로 다 마신 시간을
뼈대로 하여 살은 것
0으로 짚신이 아구리를 벌리는
여정에 쫓기며 가는 것과
짚신 한 짝 벗어 던진 것이
다른 질감으로 사는 것에도
골초의 담배 연기가 그리는 왕관인 냥
평등성을 머리로 끼워버리는 것
물 속에서 섬이 나온 것
그것 또한 빙산의 몫으로 낸 것
지구가 둥글게 말아가는 것


제로섬적 키스

갈매기 찢어진 입이여!
오징어 입처럼 단단하게 저 창공살로 몰입한 것
뜯고 또 뜯고 함에 저 섬이 찢어지는 것
나는 찢어진다고 자판을 두드리는데
컴퓨터는 짖어진다 자꾸 찍힌다
딴에는 저 하늘 빛이라고 애어른 행세하더니
정말 자기에게 짖어댄다고 놀리는 것 같구나
섬이 쥐놀래기처럼 등지느러미만 거칠어 진다


실증주의

아! 겸손의 척도여!
왜 삼류가 하면 도덕성을 보자고 하고
왜 일류가 하면 능력만으로 보자고 해야하는가
그 건 겸손의 척도가 등뼈를 만듦과 같은
척추동물의 진화와 같은 것
그것도 뼈대라고
잣대란 것이
내가 누릴 수 있는데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았다는
시와 종이 척도가 될 것으로 내밀 때 겸손으로
상이라도 줄 준 듯이 베풀은 듯이 삶을 즐겨라 하고
하천한 자는 똑 같이 비위에 거슬려도
너는 바탕이 다르기에 역겨운 것이란다
즉 무언가 내려온 밧줄을 잴 수 없기에
너에게는 겸손이라는 검증을 해 줄 수가 없단다
이것이 실증주의적 가치관이다


저 구름 흘러가는 것

사람이 아무리 야하게 도착적으로
무너진 성곽처럼 한 것에
개망초만 우거진 것을 치자꽃으로 쳐도
사람이 벌거벗은 몸으로 거리를 활보 못 하듯
자존심은 있는 것
저 구름 흘러가는 것
저 구름 솜 타며 입히는 것
우리가 입어야할 자존심을 입히는 것이도 한데
옷도 벗지 못하는 자가
벌거벗지도 않은 임금님을 놀리는 것이다
문예와 학당이 지조를 상실하면
지성인이 우습게 되는 것이요
개성 잘난 능력은 추켜 세워지지만
시정잡배와 같이 문란하리라



행운목 2

그댄 운명을 믿지 않는다고?
저 태양마져
이 나이테 못 벗는 섬적 가오리
간혹 화산을 뱉고 싶은 단절성
그래도 다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 였어도
내가 살아온 것에 비하면
다 행운 아니게 핀 것이 없다


엎드려 절받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잘만 엎드리면 절을 받을 수 있는 작위를 한다
개처럼 벌어서 정성처럼 행세하지 않으면야 성인이지
어데 구박 심한 시어머니 밑에 있다고 닮지 말란 법이 있던가
처음부터 한결같다면야 존경받을만 하지
엎드리는 것이 제 주제이건만
절받는 것까지 저울질에 있는 것
평생 공부 초발심에서부터 알아보는 것
다 상단을 내려놓지 않은 足濯 같은 것
다시 윗머리부터 물을 부어봐야 할 것



10 원

10 圓通하면
저 달이 통한다
한 바퀴로도 통한다
저 달이 호수에 빠져
한 해를 건져 오른다면
십 년을 비춘다
어쩌면 사라질 듯하다 덜컥 걸린 듯
비추고야 말을 것도 있나보다


50 원

내 나이 50에
이 地周을 떠나
天周의 바람이 스민다
그져 주어지지 않을 것같은
벼이삭 참되게 수그러들어
어느 가난한 화가의
은박지에도 가득히 채워 나올 것 같은
먼 듯한 원추상의 둥글게 작아져 있는
내 고향처럼 거닐고싶음만
들녘을 끌어 눈부시어 가네
세기를 거듭할수록 골동품적 가치
땅은 그 가치로 달콤해지고
원만함으로 은전을 내 놓을
금(金)의 동전(同錢)
굴러 떨어져도 꼿꼿한 면모를 과시하는
땅이 진액처럼 농후하기에
비춰보는 기준치의 머리는 수그러들고
탑!
탑!
너도
答!
答!
뱉으려무나
돌고 도나니
오십의 원주에 땅이요
백(百)의 원주에 하늘인 것
어데든 다 오색을 들춰 낼 수 있는 것
은빛처럼 흰 일색이야
희어도 선골처럼 남을 무한경
불그스레 떠 오름조차
동산 언저리 다 붉도록 다가와도
기운을 배후하고
어깨 반듯이 남을 인존의 표상


500 원

백금에서 찾아 먹으나
황금에서 찾아 먹으나
허공에서 찾아 먹으나
땅에서 찾아 먹으나
때깔 다르게 먹히다 갈 뿐
400원이 흰 것
400이어서 흰 것이 아닌
500에 거꾸로 백을 뺏기에 흰 것
오 백 圓通에는
오백 나한의
인간상이 다 올려진
한 징금다리이기 전에 돌로서 물러나지 않는 것
돌로도 다 채워지지 않는 것
학의 본토심이 솔가지에 원반을 만들게 하고
오백겁을 살아감에
돌이 흙이 되어가는 시간 중




대나무 순
이미 목성 머리만 할 때
이미 다 마디진 것이라고
토성같은 하나의 테두리 아닌 것
크면 마디 마디의 것
저 태양
꼭 토성의 위성처럼 도는 것이
어느 대나무처럼 커
가지 잎새에 덜커니 내놓지 말란 법이 어데 있든가
어떤 나문들 그러하지 않겠는가


냉커피 한 잔

봄이 미련하다고 하면서
라일락 꽃은 왜 피는지
자기 냉소가
봄이 우둔하도록
커피 향기가 낮 기운을 �어간다
냉커피가
저 바이칼호의 봄에도 향기가 된 것의
한 단편 작가의 고향인 곳의
그 전원이 덜 녹은 듯 봄을 전해온 듯이 한다


떡 2

떡아
떡아
종말은 늘 입에 발린 세상
덕이 갈라져도
떡은 갈라지지 않는 끈기로서
덕의 제발견을 위한 것
발이 미끄러지도록 찰진 길을
보수해가며
수해가 지난 패인 밭을
또 고르게 하여 갈면 또 모를 듯이
예쁘게 부드러워지는 낭자와 같은 이랑
좀 더 하박하게 하여
뿌리조차 숨 쉴 수 있는 것으로
덕이 되어 있는 숨결과 같이 하는 것
절산 아래의 도심 보다
불 아궁이 같은 종말론의 입심에
그 외침의 동조성같은 변란
인간의 후덕성이 못 미친듯 함에도
백설기에
꼭 시루떡 같음이 이미 덕성만같은
다져진 떡에 덕이 되게 나오게 하는 것
땀구멍이게 하는 것과 같고
땅에 당이 되게 나오게 하는 것
다 한통의 콧구멍이게 하는 것


자갈밭

어린애가 10으로 셈하며
손가락을 바위를 만드는 동안
양배추는 어느 쪽으로 열리는 것과 상관 없이
굵어갈 뿐인
왠지 자갈밭을 대신해 크는 셈 안의 것
겹겹을 가로 잘라 세세하게 보는 법
바위가 그저 갈라질 뿐인 것을
반듯하게 보이게 하는 공부를 하고 간다


공간

우리
귀머거리같은 공간으로 작동하지 않는
그 멍함의 멍이라서 푸릇푸릇 나는지
다슬기마져 귀로 처박힌 것인지
어쩜 백지 상의 끈은 놓지 않으려는 듯
실밥 끼인 창호지처럼
어쩜 먹불처럼 번져가는 것이라고
靑出에 語藍이 있을는지
내 머리에도 귀머거리처럼 작동하지 않는 것
바다에 소라가 속살거림을 속살로 했다


제로섬적 키스 2

무엇이든 그 맛을 알면
더 늘어나지 않는다고 투정이다
그 건 우리에게 섬세한 맛이란 것이
삭은 뼛조각이 숨쉬는 것과 같은
가난한 데서 더 민감하게 살기 때문인지 모른다
사는 게 꿈과 같다고 할 때
거울 속 그림자로 느낌인지
그저 거울살로 느끼는 것인지
서로가 성취한다는
대위감이나 상대성이 건너간 듯이 한다


오디

오디가 어디인가
오디가 손톱에서 풀리듯한 노을
그 사랑으로 시원하지 않는 자
독수리 묏봉오리는 추락하리라
저 상전벽해 길에
그 열정만큼이나 빨리 이른 것
저 감 어지간히도 독하지
낙반 시키고도 얼마나 독보적인 감인지
곶감이 노을로 제 모태인 냥 드는 것


산내 역

역 가에 바삭 붙은 나무 숲
열차에 몰아 쉬어도
산 등줄기가 다 벗길 듯
마음이 뉴런의 레일로 당기는 흥분으로
흠씬 채우고도 모자랄 듯이
우리의 속삭임 끼워 넣은 것
저리 부호화된 엽록으로 귀청을 떠나고
떠나도 처질 정도로 넘치는
늘 기울어 있는 것에
그대를 다 거둘 수 있는
대금 구멍같은 안마가 壓力 세게 지난간
어느 한 시선을 주물러 가게 한 것의 정류


소금 산

바람 살 뜯기고
파도 살 뜯기고
기린 목 코코넛 나무의 사랑
다 파랑새가 물들이다 간 길들
일사병 나는
담수(淡水)로
담어(潭語)로
소금산으로 쫓아간 것
사막이 이방인을 놓치지 않는 것
저 서쪽으로 기우는 길에
섬처럼 잡은 것
각진 소금으로 서쪽인 냥 올려놓은 것
의식과 졸도의 사이
디딜 받침이게 하는 것의 物性


여름날의 매미

용을 쓰면
용빼는 허물은 빠져 나올 수 있는가
용아
7 년이라는 깊은 유수가 열렸다
겹결리지 않는 무엇이 있어
보채는 아이에
달래는 재주를 줄 수가 있을지
지극히 열성적으로 보여도
맴맴 맴돌다 잠드는 허접(虛接)에
좀 더 어른스러움으로 귓전을 열어놓는 것이듯
그리도 용쓰며 울부짖는 거겠지
인간세에 귀 따갑도록 울어
멀리서도 알아듣게 함의
우린 용한 자로서
결실을 오게 하는 것이라면
종이 마치 금낭화처럼 옴추리며
열매처럼 맺으려는 것과 같은
고목같은 나무 속에도
벌이 집을 짖고 앵앵 댐이 있나니
상형(象形)의 발을 알에 옹알이처럼 넣어
다시 걷게 하느니


매미 날

매미 날
감자 잘 깍도록 만들어 놓은 날처럼
감자 하나 씩 뚝 떨구울 듯 글은 쓸 수 있겠지
땀은 쏟아져도
봄처럼 나른하지 않는,
탈진 될까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매미는
감자 깎는 날로 한 찜은 맛있게 날
창의는 서는 것이라고 그 날카로움은 다했다


콘텍트 렌즈

천문대이듯 속속들이인 것
가슴 볼록하다 떠나는 것
렌즈가 두엄 숨 몰아쉬는 것에 붙었다
렌즈만 빠진 것
갑자기 유리 파편처럼 붙은 것
무엇을 덜어주고 가는 건지
볼록볼록 비행접시 같다
콘택트하게 공중 콘베아 레일에 걸은 듯 간다


미완성을 넘어

아! 겨울 나그네여!
허공을 돌처럼 캐는 일체감
그 미완성의 팔괘가 거북이 등각처럼 땅을 이루어
바다가 거북이 살처럼 채워 넣는 미완성
우린 인생을 미완성처럼
강줄기를 따라 넘실대며 가리니
8 번은 물결을 탔건만
9 번은 동굴벽의 금맥을 짚은 줄기를 따라
적막을 허무듯 파고드는 것
카뗀짜 황금빛을 내듯 저밀 때
모든 협주가 돌 파편을 내어서라고
분쇄성으로 맥을 캔 듯이 쏟아내는
높은 A음의 정막성을 파괴음처럼 들춰내어
번잡스러움의 굉음을 감수해서도
귀중한 보석으로 녹아드는
아! 카뗀자여!
이미 이 바다를 넘어
구슬을 가로지르 듯 저 우주를 차고 나가는 힘
亂音의 破相으로도 脈을 찾아 허는 듯
미완성을 넘어
팔방은 균형성이 있다 하나
바다의 율동은 태극적 용출로 일고
저 하늘을 바라봄에
갱도 벽 탄 금맥을 쫓아가듯 박차를 가하여 가는 것


18 번

사방으로
팔방으로 도망을 감이
어디 이 지상에서이랴
어느 별이든
어느 공중이든 도망가는 것
꼭 이 十이란 것 때문에
十을 제했다는 것으로 팔만 붙들고 나와도
또 十에 걸려 十八 番
이것이 전기의 최소 단위에 붙은 것


영혼

콘택트 렌즈만한 영혼
모래에 비하면 크지
모래 알만한 것
꼬리치고 일어날 때
볼록 렌즈 하나 끼우 듯
세상을 열게 하는 것
저 별을 다 담은 역류를 일으킨다


갈대의 언덕

흰 갈대 사이로 언덕이 넘어간다
인생 그렇게 묻히고 속에 눈물
내 구배진 머리
내리 스다듬어 보고
위로 스다듬어 보고
언덕으로 바람 스다듬는 손길만 남고
난 땅 끝이든
세상 바깥이든
어느 사탕알 속으로 갔던
내 손과 머리 사이의
무의식에 끼인 갈대


울릉도

태백의 등이 움츠리는 경기(驚氣)에
멀이 떨어져 있어도 울렁살
동해를 판 물 물무늬 파도에 울렁인 것도 없는
저 등에 내려앉아 섬처럼 앉았어도 멀미를 하는
반도가 어지간히도
거친 꿈에 달리다 蒙을 깨우는 듯
머리로 밀어붙이는 침대맡 같은 것
역사의 신경통처럼 아프고
완전 반쪽이듯 아프고
허나 울릉한 것만큼은
선사시대 이전으로 달리다
꿈으로 움츠린 몸살 등 뒤에 있는 섬
발끔 차는 그 활기를 못 떠난 듯
울렁거리는 울릉도



보리

저 꽃이야
목으로만 내는소리여도
아름다운 것이지만
저 소나무는
뱃속으로 부터 나오는 붉은 기운이듯
양장(羊腸)을 틀듯이 나오는 소리인 것
세상은 거칠기에 따라 목 쉬어감이
맥주가 겨울 보리 수염 빼듯 쏜 것
봄날에 나른히 올린 온도 속에서
언 동토로 같이하여 칼칼하게 함의
복근을 빼는 노래


마음

처마가
處所로서 비단 한 마필이면
우리의 처신은 유서가 깊은 듯
내 것으로 맞추느니
자연적 품이 최고인 것을 빌린 것
최고로 튼 것이요
아! 신의 성체로 마저 유성을 떨군 것
치마가
치수의 범주로
무릎팍에서의 관절적 미학
걷는 품새로 마를 내는 폭
어쩜 가장 못생겨 보이는 부위의
치수가 사는 패턴의 거두어 보고
매력적임을 찾아본 꺼리


치마

어족은 굽어본다고
강물까지 그 풍류요
치족은 무엇인가
아랫것은 치켜 뜬다고
치마의 매력
치켜 뜬 한계가
마음의 한 마를 거두어간다


풍란


풍란아!
넌 바람 편이니 바위를 놓으려무나
너가 인생은 짧고 바람과 같다 한들
바위 붙들고 뱉는 말이긴 한 것
아! 이 알음알이
이 존재가 티끌 같다함이여!
개미가 코끼리를 밟음에도
코메디 막으로 걸침이 한계


대나무

대나무 마디마디 골낸 것
대 나무 마디 마디
속 아니 드러내고 유전성 같게 한
잎이 나게 하는 것
장독 위에 또 장독을 놓았되
마디 마디로 지킨 틈바구니의
이 지평 이외의 것으로는 거부반응의
공이 여과성을 갖는 밀착성으로 단단하게 한 것
예삿일이 아니게 가지를 나오게 한 것


이 년

이 년 저 년 다 떠났으나
광년만 꿈틀꿈틀
이끼 옷 이라 해도
보푸라기 같음이 지푸라기 길이로 사는 것
이 년 저 년
평생 갈 듯이 설치더니만
저 구름 밀짚 모자 짜는 길로는
한 줄기 한 듯이 사라진 삶
이 년 저 년 짜인 듯
짚 두엄 한 거름으로 다 죽은 것
지렁이 길이 만큼 광년


무상과 사랑

무상을 넘어도 사랑을 건짐은
사랑을 넘어도 무상으로 건진다
사랑은 집착만으로 가는데
무상은 어찌 함께 푸는 것이더란 말인가
무상은 잡히지 않음이니
아주 길게도 머리가 있고
쫓아감으로서 놓아버릴
징금다리 사이에 있는 것을
어찌 쫓아감에 있는 머리로서
강물로 곤두박을 수 있음인지
그러지 못함에 씨앗 하나로서 오는 것
아! 도도한 강물결이여!
네가 구렁이 뱃살
두꺼비를 삼키지 말래도 삼켜 튀어나오게 하였구나


들쥐

때는 들쥐의 시대
알깍지 다 틀어낸 시인의 볏단 위에
가을은 누래지고
이 무기력해진 어구에도
동여맨 자국이나 남기다 흩어질 품새에
파고드는 존재의 소중함
한편으로는
창백하다시피한 거리의 화장발로
미학적 사랑학
이 바닥의 평면을 본 뜬 브라운 관 속엔
지쳐 누운 밤조차 유리벽지게 한 것
넋두리처럼 살아 나온 듯 난민의 마차는 지나
이 대지의 어머니처럼 존 시간에
들녘 위로 뭉게구름의 전주곡
술이 익는 시간대로 부푼 가슴의 바람이 일면
오늘이든 내일이든
볏단 하나 묶은 사이로 끈 달여 온 것
쥐 한 마리 숨은 뜻은
시간의 끈에 딸린 것이 아닌 단에 파고든 것


강이 그렇게 있다

젠장
다른 것 다 건너편이지만
너만은 넋이
각지(各地)를 깍지 끼어
떼어내면
꼭 서로 돌아선 듯 꺽이고
어느 신화의 죽은 용트림만 굽이쳐
난 빠지고
난 빠지고
분명 그 선이 있어
등허리 됨에 살이 쌓인 것
가라 앉을 것이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일어선 듯이 함이
혈 뭉치가 살고
운집하고
오르고
내리고
그림자조차 무거워
떨어지고
떨어지고
강이 그렇게 있다




수정체

사지가 불안정한 속에서도 아름다운 세상은
아직도 호수 속에 침몰하는 눈은 고요하기 때문이다
본래 사지가 없는 것으로
어찌 보면 그렇게 알맞은 수정체로 열어간 것의
어쩜 그 수정체가 다 엮은 길로 受精이 된
사지가 다 있는 삶이다
우리에겐 뿌연 안개를
새벽의 침묵으로 부추겨
아침의 단원을 넘게 하는 것
저 태양이 앗아가는 짓이라 해도
우린 밤으로 개구리 알인 냥 성운을 거둬 오는
경락의 침술사처럼 놓는 것
눈으로만 볼 수 있어
햇빛을 함께 견준다해도
눈물로 펌퍼질함만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니


눈밭

벽안시 되었던
쉽게 지워진 것같은 순간에 매인 활로의 길들
찾은 듯하다 녹아난 순간들
손에 쥐기엔
우리의 화롯불 정담에 녹아버린
어쩜 이 밝은 전등불이 아닌
호롱불에서
길이 호롱호롱하다
숲을 이루어야 하는 지 모를
그 어둠으로서
달 밝은 밤이면
눈밭길과 같은 열어 가는 것이 더 하�는지도 모르겠다


신선도

시대는 알까는 시대
타조알이 너무 하�기나?
형광등으로 알까는 시대
탁구공만한 눈물
구름 한 조각 앉으면
문명은 알 까는 시대
아쉬웁구나
알은 수정란 잘된 알인데
구름만 같은 신선도가 없구나


꽃과 나무

눈을 흠뻑 먹은가 했더니
눈인 냥 개워 낸다
그건 水白으로 묻은 것과
이 空白으로 끄집어 내어
머물게 하여 버티게 함인 것
이 두 사이를 봄인 냥 드러내는 것이 봄
보다 더 부동적인 것으로
저 흰 눈이 녹아
물로 흘러간 모양이 지워지지 않음이
이 공계로 세워줌과 같음을 역설적으로 말하느니
이를 또 역설적으로 들이키는 것
우리의 눈이 녹지 않은 눈으로서
서로를 심연의 모래밭으로 끌어들이는구나


갈대 2

그대여!
우리의 죽은 숨결이
이 해변적 아가미로 토할 때
백사장 모래 위로 자국 낼 때마다
여름 시원히 대청에 모여 살다 사라지는
남은 건
누렇게 낀 액자사진처럼 갈대인 것이다


사장(沙場)

어쩜 내가 그대의 팔을 쿡쿡 눌렀어도 일어나는
저 해변살인지 모를 것에
소나무 아래 송이 버섯이 따로 일어나는 것
단애(斷崖)의 기개가 금강(金剛)을 떠나
우리가 천상에 버림받아 온 듯 질시가 매서울 때
나무 그늘로 숨은 듯이 일어나게 하는 조심성이
우리에겐 부스럼이라는 꽃이라 하는가보다
낙원은 아니더라도 굴뚝의 송이 움막에 묻혀 살며
창생(蒼生)이 우리의 윤기로 미끄러질 때
우리의 걸음조차 눈부시게 하는 것


패러 글라이딩

강의 충만한 뒤에도
강의 노래 다한 뒤에도
모래의 갈증 위로
패러 글라이딩
패러 글라이딩

겨우내 눈빛 활개가
그렇게 지그시 감은 채이더니
눈 화창히 뜬 흰 동자에
흔적처럼 목타하는
모래 입술
모래 입술


원자 아기

소리가 들의 양을 삼켰다
그래서 놋그릇이 물에 빠졌다
물 속에 잠긴 것
物 속에도 빠진 것
선풍기 고개 돌아가는 각만큼이나
시계 붕알은 가볍게 가슴 헤집는 것으로서의
우리의 얼굴들


꺼리

거리가 꺼리가 되는 것
한 순간의 것으로
통해버리는 것이 나아서인지도
거리가 꺼리가 된 것
새로운 시도성의 動的인 생명력이 된 것
거리를 꺼리화 하여
한 관절
한 관절 넓혀가는 것




다면 다인 것이 차인 것
水에 空 걸린 것을 걸어가는 시동과 같아서
차인 것
색깔의 에너지
어둠의 에너지을 걸어 가는 것
차 한 잔에 오너 드라이브


제로섬의 키스 3

物이란 본래 말을 勿의 소
본래 0의 입에
마이너스로 굳힌 것
소는 잡히는데
子는 잡히지 않는 것
크고 짧은 것
우물물과 돌축의 사이
水로서 재바름이 사는 것
物을 상승화한 유기적 해석
소가 느린 것만큼이나 해서
말은 것 物體
子는 은하수적 의식이요
丑은 그에 비하면 작은 것
차는 가지 않는데 공회전인 것
이 물체부터인가
많은 諸子의 마음에서 부터인가


비린내

지렁이 비린내가
제 똥으로 분해되기까지
비린내 속으로 몰아 넣은 것을
우리가 삼켜 비린 똥 내는 것으로
똥 비린내 지렁이 비린내로 감당할 즈음
바람처럼 끼었다 흙인 냥 흉내 내기에는
지렁이 살 냄새의
저 똥 비린내 죽는 시간의 끝으로 가는 것


코끼리 다리 더듬기

어쩜 저 한 판을 이루는 모자이크를 따라
순간으로 긴장하는 순간만들기에
나의 짧은 詩조차 긴 공간의 것
어쩜 저 모자이크의 수축적 압착력에
순간을 놓치 못하기에
내 짧은 시에 조차도
제대로 새겨 살았다 할 수 있으랴


대나무 통 쌓기

대나무 속살로 파먹고 산다는 것
작은 조직 작은 정부가 이상적이어도
인원만 되면 돈이 지원되는 시스템은
김밥이 옆구리 터져도
못 찾아 먹으면 병신인 듯이
누굴 야누스처럼 옆구리로 넣어 놓고
지게하고
당당히 벌어 먹게 해 주는 듯이 상부상조하는 듯이
세상은 다 이런 층층을 만들어 놓고
찾아 먹는 것이라고
다 섬돌같은 계단인 냥 챙겨먹는 것이라는
인원 몰이의 꿩 먹고 알 먹고
아무리 위에서 몸집 줄인다고 해봐야
꼭 이 층계 끼워 먹는 재미는 소소한 것
변명은
공인 것도 빈 통이라도 만들어 끼워 삶이
위 바닥에
아랫 바닥을 얹음에 물 튀어 나가듯
잎새가 나는 것이라고
평면적 옆구리 터짐의 활개와 같은 것
대나무 끝까지 1이라고 하는 것으로
마디 마디를 올려
꼭대기서 물구나무하는 곡예사이듯
능력이란 것만이 남 위에 있는 듯이 한다


1 차 산업

농부가 시인을 만나니
어쩐지 시인은 농부에
일차적 감정이 아니요
시인은 농부에 일차적 감정도 아닌
바람 한 점이
교묘하게 雲水를 배끼며 살은 듯이
도시인과 농부의 직접적인 교감은
1차적인 시인이지 못한
저 먼 바다로 던져진 듯이
섬으로 본다면야
우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인생이
심벌즈 꼭지에 울리는 여울이 듯
파도살이 쪄 출렁이는
시인과 농부는 단전에 갇혀 붉음을 토해낸다


창가의 난

얼굴은 얼굴
창으로 볼 비비는 얼굴
네 정결한 매무새
여름날 창가에서도 주체를 못하는 난발
다시 다름는 품격
하늘의 정원
행위로 맺음보다
마음의 전지(剪枝)
창 밖에 유리창 닦으며
호호 불어 또 닦아본다


얼굴 2

얼이 굴만한 것
은박지 만한 곳에서도
굴만큼 지은 입체
굴만큼 뜨는 얼
하늘 굴 만큼 뜨는 거울 굴
은박 한 박막의 천하
이 내 이마 주름 주름에 바람결
마음이 있어 이마로서의 관상


SOUL STASION

아! 환희여!
역 승강장에 숨죽여가며 가까이 댄다
아! 환희의 부둥킴이여!
얼마나 천중의 벽인 냥 일어나는
구름을 바라봄이 뭉게 피어남이든가
나의 교향악은 일어나야 함에
살며시 영혼의 가슴에 불어 넣듯
손길 부드러이 미끄러지듯 들른
우리들이 차지하는 가슴의 깊이로
단절성에 등 밀리듯 기우는 편에
살짝 문 열어주는 것
다 사랑받을만한 가치의 반석으로
밀어준 의자에서 조는 듯이 편안해 하며
서로 연민하며 바라보는,
기대듯 다정스레 밀어넣은 자리이듯
손잡아 끌어가는 어깨를 빌려감으로
아! 마음에 鐘覺이 일어
역마다에 피리구멍인 냥 일어나는
환희의 음역
길 위의 날로 융단 까는 것
길이 고개를 살짝 들어 보이는
아! 마법의 피리 소리는
소등을 타고 오르내리듯
산은 누워도 좋고
풍경(風磬)은 굳이
처마가 훤하여도 조용한 뒷켠으로 좋은,
산 너머 雲海까지
이웃마을인 냥 흡족한 듯 꿈을 섞은
아! 저 비상의 정점으로
태양의 음정이 다가서는 깃봉이여!
만인의 환희여!


성형 수술

못 났어도 버리지 않았음에
화장발 같은 진도가 좋아보이기도 하구나
허나 자연이란 것
못 났어도 잘 난 것


으능정이

어!
오!
이!
으!
도무지 모르겠다
칠흑 같은 밤
능정이 갔다 대면 알려나
창가에 익살도 한 번 없이 펴는 화분
밤이 되자
손길이 다가 오는데
전혀 그것이 내 안을 비쳐나온 줄 모른 듯
바깥인 줄로만 대하게 하는
저 밤능정이
이 으능정이의 그림자 아닌가?


아름다움은 신기루만큼 간다

뜻은 잘못 알았는데
소화는 되었구나
그것 참
도대체 똥으로 나간 것은 무었인가
아니다
다 소화 되어 변비가 되었구나
물 한 잔이
무언가 깜쪽 같음을 더듬는다
또 사막을 버티어 보는 꿈
아름다움은 신기루만큼이나 가는구나


산 먹은 신장로

유혈목이가
저 앞 두꺼비 산 먹은 듯
저 생명 끈지지만
한 세대 다 바쳐지고
사방에 떡하니 새끼가 뛰게 할
그 독한 윤활을 물리지 못함에
또아리 틀면 구름 목도리 할 뱃속을 다 녹여
도시는 떡두꺼비같은
싱싱한 뒷발로 마차를 대기하며
마를 찻잔에 풀 듯
그 핵을 분말처럼 건지는 손길만 같은
저 光分을 건져내는 것으로의 講議
저 산두꺼비 採鑛해 먹은 것
꾸역 꾸역 팔딱 뛰는 것으로 나옴이
어데든 긴 것인지 모르게 사는 것
언연 중에 들리는 것
억척스러운 것
깡다구인 것 같은 것이 남기는
왠지 뻐꾸기가 낳아줌인가
저 먼 산 중턱인가 하더니
바로 앞동산으로 옮겨와 울어댄다


상주성(常住性)의 지평

난 이 돌 다리를 건너는 常住成으로 아프다
이 강물 속에는
백 년이 빠져 있고
천 년이 빠져 있고
내 발바닥과 땅바닥으로 멱이 차 있는
징검다리 내민 턱으로
다 발바닥 한 면으로 짚히는 것
그림자가 면으로 건너는 축을 함께 할 뿐의
그저 마음이란 것이
영사기 뒤 주사선과 같은 것으로
등사기 롤에 찍혀나온 두께의
그 그림자의 촉각으로
상하폭을 다 담은 그릇에 담긴 생명력
아! 그 영채마져 다 느끼며 사는 것


껍데기 인생

내가 무엇을 한 체한 것으로
사물이 체한 듯 걸린 것으로
어쩜 내 소화를 찾아가는 것으로
들뜬 것처럼 빈 듯하면서 막힘을 느낄 때
흉내만큼의 틀에
이미 두터운 두께가 되어
명치가 아픈 듯이 돌덩이 같을 때
서서히 난 살을 내놓고
거북이 껍질이나 남을 때가 됐음을 안다


한 작대기의 것

황금이 아무히 아름다워도
가을 들녁만 하지 앉고
오리혀 薄이 잘 되게 골고루 잘 퍼지는 것
가을에 서리가 내림은
봄 햇살을 잘 먹었음직한 것
봄은 보이는 것을 다 태워도 남은 것은
연기처럼 거둬 일구는 가을
무언가 색상마져 다 앗기는 듯 가는
노을 넘어의 화가
만사가 역류로 핌은
목련꽃 서리를 남김같은
가을을 넘어가는 바닥과 같은 것으로
황금이 무거워 들 것이 없다 해도
구름이 쌀 먹힐 때
아! 석 자를 빼 올리는 키가 자라는 풍년의 길


진주

진주가 희다 하나
검은 것이 주인인 것 같은
이 어둠
진주같이 하얘질려면
진물 나도록 다져야 흴 것같은
바다같이 눌림에 검은 것으로
그 검은 쪽에서 더 눌러
희게 나오는 세심함
그 긴밀도의 백옥
이 진주
어둠의 물렁살을 극도로 잡은 것




눈이 내린다는 것은
눈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저 우주에 얼음덩이가 녹지 않고
어쩜 신의 마음을 제하고도
빙산 꼭지처럼 일어서는 것
그 얼음판 위에 눈뜨고 싶은 것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움을 잊을 만치나 살았고
눈 내리 깐 듯 받아들인 것
다시 그리움일 때
발자국 내딛기가 새삼스러워도
길을 혼자 나서며 고독이어도
사랑이 새삼 박히지 않아도
눈빛으로만으로 사랑이 가득할 수 있는
과거가 멀수록 큰 더렁치일까
어름일수록 혜성의 꼬리만 남기는 것
매김할 수 없는 형상이요
이력도 모르겠을
다만 어느 곳이든 눈 살포시 뜨는 것


빗방울 소리

문 밖이 귀찮아도
눈 같아 창문부터 열어보고
비 같아 창문부터 열어보고
어쩜 빗방울 하나로도
천하를 잡은 듯
외롭게 흩어진 시간이
작은 잎 오동잎 키워
당나귀 귀 터는 듯 요람이 사는 것
아! 평상시에 와 닿지 않는 천막집
동구 정자나무도 지칠 때 쯤
비가 빗장 차고 일어날 즈음에
텔레비 켜놓은 창을 눈감게 하고
신문에 스물스물하는
로봇 지렁이발로 전하는 뜻을 버리는
어쩜 가장 잘 버렸다 싶음이
창을 열어 버렸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싶음의


양란

잎매가 꽃에
꼭 뜨개질을 하듯 랩으로 꺾어 둔
지그재그 잘도 땋은 듯 얼굴도 예쁜
저래도 란이라 할 수 있음인지
양란이 꽃 보란 듯이 올린 美
꽃이 잎을
램춤의 절정인 냥 피웠다
어쩐지 시대적 율곡인지
병풍처럼 접어 펴는 것인지
봉오리적 선망을
살아 꽃 피게 함이 절정의 꽃


난 3

종 한 번 치면
난 처럼 살아 휘는 것인지
세상사
뿌리든
허황 중이든
비천상의 자유를 주고 날음이 어떠한지
세상에
찍을수록 먹을 다함이
저 양털구름이 털을 다함과 같이 함의 것
저 평원마져 움츠림이 될 때
소외와
두절에
소리쳐도 대답이 없을 때
우리가 소원하는 것
무언가 끝에 함 번 모여야 함에
저 천상 구름
이랑 내놓은 난(蘭)밭
이 지상으로 길이길이 쳐온 일체 중
양털인 듯 남은 순한 덕이듯
사라질 줄 아는 것


감 놔라 배 놔라

무어가 그래 대단한 분인지
내가 무슨
국회에 속기사도 아니건만
빼라 말아라 하는지 원
내만 보면 긴 역사에 신경이 쓰이는지
그것 참


풍란 2

풍란아
바람이 난을 키웠다고는 말아라
한 점 찍었을 때
이미 그것은 네 것이라고 해야함이
난은 난일 뿐
바람 타고 난일 수는 없지 않느냐
어쩌며는
모든 사물이 바람을 먹었기에
땅거미도 뱉어내기도 하지만
그럼 초월성을 내놓아야지 않느냐
최소한의 난 기둥이라면


국화

神은 바람결에 나는 것이요
인간은 꺾여도 향기인
국화에서 나는 것이다
그대 바람이라 하지 마라
그건 神의 대답을 내 놓아야 한다


시청

수묵화처럼 가슴에 묻어둔 것
분수대가 난(蘭)을 피워올릴 때
빛과 그림자로서
존재가 청(廳)의 대리석으로 땀 나는 날에
가라앉은 중력을 말아 먹은 듯
거꾸로 토할
분수대의 명치 끝으로 치솟고 말았는지
아! 시청이어서겠지
청각은 어떻게 피울 것이냐
들은 것으로 가득한 것
찬미가
꽃밥처럼
해바라기처럼
벌눈처럼 눈을 뜨고
廳으로 난을 처올리는 것
사방 만방에 들은 근수의 것


시청 2

廳이여!
귓밥을 못 박아 놓고
다 들은 바 있으랴
바다의 소라가 그렇게 사는 것
귀를 씻어도 이미 體用으로 사는 것
대청(大廳)이 神路을 막아 귀라 했구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저 폭포를 차고나가지 못하다
동굴에 얼음이 걸리면
쏟아지는 별의 금속성을 스치는 채로
그래 이 동공을 알았다 할
아! 현을 당겨오는 것으로
첼로가 벽에 기대어 있는 형상으로
아! 면벽에도
한 전율로 털어버릴 감성을 울리다
벗겨주는 것으로
갑자기 물방울 하나가
허공 침을 삼키는 꿀꺽이에 들킨 냥 숨죽인다


맹송해서 와본 것은 아닌지

오금 다 저린 바다
무엇 한가진들 벗어날 수 있을까
소금살 빠진 것
오금 떠난 것
맹물로도 오금이 살건만
생의 저려옮과는 거리가 먼 듯
참으로 알 수 없는 것
오금으로 같이 살아도
소금 맥으로 죽은 자와 산 자의 감각
저 소금 하나로
유약적인 혓바닥을 통하게 한 것
거인적 거울이
램프로 들어 간직하는 기억의 섭생
고요히
너무도 고요히
바람에 들은 체도 않다 일어나는 것
맹송해서 꼬집어 본 것은 아닌지


사랑같이 다가옴에는

니스의 황색 사이로
더욱 붉게 스미어 든 세월
그것이 고전에 박제되어도 피가 스민 듯
음악은 파고드는 것
눈물은 고요 속에서 나올 법한
아무래도 걸리지 않을 즈음으로
그대를 만난 것으로 걸어오는 것
메마른 황토 들녘은
인류보다 더한 유원함에서 살점이 베이듯
먼지를 일으켜도
선명하게 사랑이 뜯기는 아픔으로 붉은
집의 나무 벽에 빛나는 윤기조차
더욱 가까이 닿아
삶판의 윤기가 덧나 있어 하는 것


새벽

새벽이 오는 모양이
능정이게 등딱지에
스티커 사진처럼 붙은 가벼움
유리 하나 사이로
병 속의 나
저 것이 나간 놈인지
이 것이 나온 것인지
난 오도 가도 못 하는데
저 능정이게는 기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