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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샘 : 고덕

narrae 2008. 1. 6. 19:33
불립문자 2

내가 불립문자라면
굳이 글 쓸 필요가 없음에
불립문자에 대한 글 자존심 때문에 글을 쓴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유위문자라면서 불위문자 행세함이 무엇이드뇨
말로서 글 장난이요
글로서 말 장난이니
그러고 보면
글을 쓴다는 자는 불립만큼이나 주인행세요
불립이라는 자는 글 쓰며 헤매고 있다

지금의 행위가
어데까지가 전생의 업이며
어데까지가 현행의 자의인가
분명 선을 그어 말 못하고
임의대로
편리한대로 인연따라 말함이 아닌가
그것이 하나라고 말하며
몽치기 좋아 할 것도 아니요
모두가 입을 닫아 말을 열지 못함에
물 건너
거울 건너 편에 갔다 한들
이 생애
태양 한 판의 레코드가 감아 돌리는 것으로 온 것


외투

춥고
배고프고
인생 말단에 겨우 붙어
정직하게 살아왔건만
외투마며 뺏겨 덜덜 떨리는데
겨우 한 마디해도
왜 그리 큰소리냐고
꼭 제발 저린 놈이 먼저 나서는데
왜 말도 못 붙이냐고
난 이미 죽은 놈이 아니냐고 한다
둘 다 좀체로 물러설 생각은 않자
대중들이 심판을 하게 되었는데
결론은
인간 본래 뺏고 뺏길 수 있기 다반사인데
죽은 자는 나타나지 말아야 한다고 도리어 핀잔이다
죽어도 남는 이름가죽
거울 외투를 훔쳐 입지는 못하겠고
오동 잎새에 봉황이 난다지 않더냐
비의 타력에 울려줌이 또한 경계의 해산
또한 크게 턴 자유의 길
세월 이고 열어가는 타점이여!
이리도 털 듯한 점성으로 소산하면
구비진 언덕길이 멀고 멀어도
한 아름 안고 배부를 즈음이요
나른하고도 후덥지근하게 낮잠 기움이요
거리의 행진에 두드리는 황소 가죽엔
질기도록 역사의 양피지를 두드린 곳이기도 하구나


덕과 탁주

난 수행의 덕을 어찌 박하게 하여
그대 욕할 때 떠오르는 그대 많아도
그대 칭찬 할 때 떠오르는 그대 없고
나 수행의 덕을 어찌 후하게 하여
그대 욕할 때 떠오르는 그대 없고
그대 칭찬 할 때 떠오른 그대로구나
개울의 물줄기여!
목마르도록 말랐다 두터웠다
두터울수록 탁류로 어데 급히 가느뇨


장엄의 공유에서

해마다 채워
지휘봉 끝에 숨 멎은 교항곡의 지휘봉이여!
세기의 폭군은
원숭이 가슴을 치듯 보채는 것에
조개 껍질만 남긴 채로 사라졌음에도
장엄함을 울리는 파시즘
아직도 허황증을 못 채운 듯
기죽지 말라고
보잘것없음도 용천을 탄 냥
영웅편에 대 서사시가 힘을 받는 것으로
음악이 합주됨만도
신경 하나 끊어 놓고 눈감음만같이
예술은 섬세함의 꼬리를 남기려 하는구나


구슬

모래 한 알
조개가 이물질 한 알 뱉어 내려다
결국 구슬이나 만들었다
참 이상도 하지
이것이 모래의 폭발성으로 보이고 말았으니

머리통 하나 같은 텔레비젼
왠 향색을 그리 방사했는지
촉발성의 한 점이
타액 두꺼워진 세계를 굳혀 퍼져 나가는 힘을 얻는다




봄은 하얀 종이
종이 울려 퍼지는 울림살이 넉넉한 통판지에
골 메운 鐘聲에 있는지라 종이
황칠에 회오리 그림이라도
서범(序範)이 눈을 뜨고
물결처럼 거풀 거두는 듯 퍼져가는
그물!
희다는 것에는 체가 있다
무슨 믿음이
자갈과 같음에 빠져 나감이 있고
어쩜 우리에겐 입과 배의 재갈성으로 침묵케 하고
숨구멍이 있어 산게 한 것의
산은 고개를 많이 내밀어도
거미 한 알의
여덟 개 달린 다리 계산
방향의 문지기
땅거미 많이 내밀어
어둠을 피로 승격한 삶의 발이
어데 감춰 있느냐의 화두를 내밀고
봄은 종이처럼 남은 것이기도
종처럼 남은 것이기도


그믐

그믐날
포크레인
행운 담으려 넘어갔다
퍼 나올 때부터
귀통이라고 나올 참이면
이미 작으나 크나
줄으나 쌓이나
모든 이에 골고루 퍼 주었다
저 달을 먹는 짓
내가 숙명이어서
너를 먹어도 숙명이라 할 것이냐
네가 모양이기에
네게 퍼 담겨서 운명인 듯하다 할 것이냐


연못

한창 미운 털 박힐 나이
새도 그늘갈이 몸에 밴 듯 잘 할 나이
닭의 깃털
거무틔틔 짙어져도 확 털지 못하는 때의
중학교 물상 시간에
쇠 끝에서도 불이 타듯
무딘 감각에 놀던 신비감이
허공을 가로고 사라짐과 같은 정막감이
이젠
이 연못 속으로 다 타는 듯
청아함은 늘 변함없이 그대가 드는 것이다




요 말을 잘 해도 땅이 굳어지고
또 뜻을 잘 내어도 땅이 굳어지고
돌 맞아도 못 깨는 돌에
돌꽃은 피는구나
넨 모양에서 깨는 것
석양에
빈집에 낮잠 깬 듯이
어디에서 걸렸는지 모르게 엄습하는 허무
용량을 채워 굳건히 할 근육성이 빠진 듯에
밖에 나와 바람을 쏘임에 그 섬유소를 알 것만 같은
한 심장에 음양간이 행해 지는 듯
흰 피톨이 칼을 차고 옹호하려 들고
붉은 태양이 뜬 곳에는
청결성을 안고 넘어오는 문지기의 움직임으로
마치 겨울의 설원을 넘어 온 듯함에
산의 언덕에서 풍성한 밭이 일구어지고
비장(脾臟)의 확실한 복원력과 기억력으로
방향감각으로 펌프질 하는 板地같은 것
우리의 살아온 믿음이 조밀해 졌듯
밭두렁을 일구어
그 부드러움을 사랑해도
생의 승부수가 비장함조차 자루같이 담을 수 있는
수용성 충분한 내재력을 갖음만 같은 것


수선화

이 고요를 수선화가 불끈 쥐고 나면
이슬이 그토록 맑으리니
그대 이제 중년에 접어들어
눈길이 깊어질 때
남달리 고달프게 지나온 길
그 또한 차분하게 말을 건네는 음성
아직 진주가 남은 길
수선화 고이 간직하고 눈감은 곳


마음의 풍차

그댈 무정타 하기엔
조화를 두고 생화인 냥 착각이
이젠 생화를 두고 조화인 냥 착각할 지경에 온
이 대리석 조각같은
쇼 윈도우에 말끔히 발색한 냥
얼굴에서 나이 걸맛지 않게 나오는 것
우리의 인생 눈처럼 뽀드득해도
차갑지는 말아야 할 유머가 사는 시대


대야 덮은 가오리

대야 덮은 가오리같이 하는 것
머리가 됨인지
뿌리가 됨인지 하는 것에
음악을 들어
꽃을
그대를 피워 올림이 아니라
음악을 피움에
전율 사이로 치켜올리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 살아가는 것의
누군가 줄기 세포라고 하는 것에
날개 깃으로 칭칭 두르고
꼬리야 못나빠진 듯해도
머리에 입까지의 가오리만 같은 것의


유약과(釉藥科)

내 삶이 그대에게 대범해 질 수 있는 길목에서 자연스럽다
난 자연으로 돌아가기에
그 자연으로서의 평이하다는 것만으로,
그런데 어찌하여 용기(用器)같은 유약일까


전 삼삼 후 삼삼 2

그댄 늙지도 않았고 젊지도 않았음에
열매로 탈바꿈하여 툭 떨어뜨리지만
난 늙고 또한 젊기에 씨 없는 수박이다


그대가 용이 되지 못하는 한가지

그대는 이무기도 안 되는 이유
그걸 삼켜라
소처럼 삼켜라
되새김이어도 삼켜라
그대 용비늘이 어떻게 생기는지 아는가
이 비소화성을 삼켜
똥은 똥대로
소화는소화대로
무더기 크게 남길 줄도 알아 받들음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것의
그대는 똥길 안 나는 소화 잘 되는 것만 맞춘 것이니
아예 입에도 안 대는 소 여물 배는 떠났다는 것에서
중도 아니요 소도 아니로구나


예술

인생은 옷 벗는 순간과 같아서
늙어 떠날 때 쯤엔
옷이 어깨에 걸린 듯
온몸을 마음대로 못 하듯 매인 듯이 한다
그것이 옷만 벗으면 되지 하는 일탈감에
자연스레 해방감에 한풀 꺾는 거라 여기는데
마치 잘 빠져나온 이긴 자로서만
당당하게 넘어가는 듯 과정에 백치미처럼 된 것에
오히려 남은 것 맨 몸뚱아리
늙어 생사에 초연해 있다고 하나
실상은 옷을 아랫도리 까지 뻗쳐 있어 하나였을 때
젊을수록 생사가 한 몸뚱아리처럼 긴장하며 살았다
존재란 옷 한 벌 늘어뜨린 멋
이제 늙었으니
어깨 너머로 벗기는 순간에 걸려
꼼짝 못할 경황의 맨몸으로 무치에 가까이 서 있는 것
허나 그건 노망이라서 아니라
주검이란 본래 맨몸과 같은 것에서
생의 옷을 입혀 온 것이기에
옷 한벌처럼 단정함도 생에 대한 예의
옷 다르고 몸 다리지 않은 이치에서 나오는 것


내 글은 마마보이

이 놈의 글자식이란 것이
저대로 나가 잘 살면 얼마나 좋을까
늘상 내게 돈을 뜯어가
글 행세를 하려고 하니 애비 노릇도 부친다
어쩌랴
돈 먹는대로 괴발게발 나부대려는지
이 나이에 허리굽도록 돈 벌어야겠다
하긴 일류대학을 나올길 했나
그렇다고 유학을 보내주길 했나
내 차라리 허생처럼 살았으면
너를 황태자처럼 모시기도 할텐데
애비가 못 나니
너까지 인간 취급도 못 받는구나
지금이라도 애비구실이
돈만큼은 졸부처럼 쓰도록해주마


도시의 턱

잿더미처럼 가라앉은 밤
밝은 불빛이 어찌 잿무덤까지만
알까다 사라지는지
저 먼 도싯가의 언덕 너머
그대 내게 가까이 오기까지
이미 다 타버린 흔적으로
왠지 곡절도 다 탄 바닥인 냥
훌훌 털며 가라앉듯 올 것인지
도시의 용광로 넘치는 언덕!
물고기처럼 굽긴 채로
까맣게 태워 먹고 밤을 털어야 하나보다


거울 샘

기다림에 머물다 떠난 것처럼 한 것에
난 네게 샘물을 주고
넌 그 공(功) 안다 할지라도
구비치는 속에서
그림자의 바닥을 치고 짝을 맞추어 간다


귀 1

음악은 귀가 있음에 무례하다
그만큼에 간 것을 내놓을 듯이
그대 마음을 당겨와야 하는 당위성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음악은 저 바위가
모래 부서지는 순간의 것이
뿔뿔이 흩어진다 할지라도
흩어지지 않은 영혼처럼 연기를 피워야 하는 듯이
무대를 채운 길을 가야하는 것이다
어무리 허공이 시간을 재어 광년을 먹어도
고치를 짠다고 할지라도
이 순간의 울림으로
광년의 신경줄기를 따라
시공의 나이에 너부러지는 것이다
그 정도만으로 산과 들은
메아리를 울릴 수 있다는 만으로
시간의 주인일 수 있는 것으로
아! 침묵은 늘 건재하며 믿음직한 것이로구나


귀 2

귀는 위대하다
누구는 몸통이라고 하고
누구는 선동자라하고
누구는 배후 조종자라고
잘도 몰아대는 데
넌 귀퉁이로 통로가 되게 하는
크게 열린 통변을 낳기 때문


심야의 시그널

심야가 음악을 시그널로 여행을 한다
이 무슨 외로움마져 찰싹붙어 늪이란 말인가
음악은 무례하다
이건 격의 있는 인사가 아니라
눈빛이다
그래서 애술가적 거만으로 휘젓다 간다
구렁이처럼 빠져 나가 뱃살 늘어진 체중
두꺼비 삼켜 먹은 듯
고독으로 죽은 것
은근한 생명인 듯이 피어오른 것
막을 차고 나가는 것
아!도시의 불빛은 팝콘춤을 추며
팝! 팝! 팝!
블랙홀처럼 빠짐에
함께 불러도
소름이 돋는 곳에 놓여진 것에
아무 일도 아닌 냥 튈 수 있음은
저 새머리 바위의 발판만으로 충분히
태초의 발원을 울림으로 하는 시조와 함께하는
오늘도 우린 시조새


아카시아

아카시아!
눈부시지 않고
눈을 다 열어 삼킨
밤 하늘을
밤 한 톨로 다 삼켜 �기에는
온 몸에 가시가 돋고
흰디 흰 속살을 내놓아
이 한낮의 온몸이란 정체를 드러낸 놓는다


마법의 시간

돈다
돈다
할부?
다 휘젓고 남은 자리의 막대기에는
나뭇꾼!
쇠깡통 머리의
나무를 자름에 나이테 파문이 넘친 것
그 처진 자의 희망을 채우듯 안고 가다
손가락 하나 세운 곳에 덜컥 서는 것


변강쇠

교향곡이 길고 정력이 꽉 찬 듯
그 욕구를 감당 못하듯 했어도
조용한 사유 사이로 빠져 나간 행방감이듯
가을의 열매는 다 천기를 훔쳐온 듯
둥글게 둥글게 뚝뚝 떨어뜨리는 푸르름과 익은 황혼들
절로 벅차도록 온유해짐의 안정감에
또 무엇이 어쩌다가 아니라
심혈을 기울여
누구의 영웅쨉이나 만들어 부추겨 주지 않았음인지
괜히 혼자라는 은둔에 여우같은 의심만 늘어
남의 정력 좋은 에너지에
괜히 시기심만 일어 수컷 또한 질투만 해대고
아무리 보약처방을 해도 비결이 아니 나오고
적반하장으로 훔쳐 먹어도 효과도 없는
영웅적으로 삶을 뭉쳐보아도
어느 몽상가적 광기로 대포를 쏘아댐에
타이틀조차 바꿔야하는 지경에도
꼭 문약한 것이 영웅심에 들떠
무어라도 된 냥하는 것에
아! 대 교향시는 변강쇠적 질시를 받고
밤의 이 에너지적 시동을
탱크의 총구로 마감하는 자들에
줄줄이 아양이나 떨며 생존의 법칙을 변명하는 자들
기다림의 밤의 시그널보다
깊은 사색의 가치로 건져내었으면 좋겠을
그대여! 그대 한 잎 문 사연에
또한 외로움에 다들이고 남은 가을 하늘의 우아함
그저 그 심연에 떠올려지는 꽃이면
시공을 초월한 갈 길도 황홀한 고상함의 길이 높음에
도심의 작약조차 적요에 건져 올려진 함초롬
많은 사연들이 불꽃을 이루어 이 밤을 넘어가느니


벤치

저 구름이 얼음에 들어 흴 때
음악이여!
너도 사라졌다 하더라도
한 가슴으로 남아 느끼고져 함에 있는 것
한 성의의 한 벤치로 남은 너이기도 한 것을
아무도 없지도 있지도 않은 빈 곳
우리에게 살아 있다는 미확인 심체
전등은 켜진 채로 누군가 앉았다 떠났다


심야의 시그널 2

심야의 시그널이여!
내가 너와 같기에도
바다의 침몰선 같은 것
이 밤의 어떤 물고기의 흙탕을 일궈도
바람결조차 남기지 않고 떠났는지
간밤의 이마에 이슬땀이 맺히고 안개를 피워
수천 년 여우 변신 꼬리가 들킨 채로 사는
한 돗대의 항해는 상어 지느러미처럼
수평에 걸린 듯 그어가는 상
심야의 시그널이여!
넌 그 이빨 평생 퇴화할 침묵으로
성스럽기도 할 사랑으로
갈라놓은 것만큼의 입질에
이젠 물지도 않을 차디 찬 물로 해서
은근히 이승에 맺어준다 해도
이 반사적 담 넘고 사라진 길
노가 왔다 노가 가는 노래에 노왕한 것


철쭉 3

크레용 하나
방죽선 하나 그어간 것
그래 그 거 하나 툭 털어
하늘의 무지개 자석에 붙은 것이듯
계절도 방죽처럼 막이가 있었음인지
희기도
붉기도
둑이란 것
鐘의 裏面에 닫혀 있는 울림이듯
종이가 글을 피워 올리는 것의
강물이 흐르는 리듬결의


검은 돛배 (신장 투석하는 주점 아가씨)

파도여!
너도 도 이하의 리듬
내 돛 위에 앉은 저 갈매기가 도
이 바다
그림자는 삼투압으로 남고
투과 되어감은 또한 그림자
내 피는 그림자의 정열
결국 밖으로 새면 검은 정체
돛배야!
너도 손살같이 헤쳐나가고 싶어도
어데로 휘저어 굽이쳐도
넌 도 선상의 뱃길
검게 먹인
검게 먹인 곳에
늘 출렁출렁
깃처럼 퍼득이게 하는 것
빛이 투석되어 가는 듯이 드는
돛배야!
이 젊음의 돛을 세운 돛배야
이 작열하는 한 잔의 술을
교차로처럼 세워 놓은 것에
바람이듯 일어나는 사랑도 외면해야 하는 심정
날마다 마셔야 하는 술판
이제는 등사기의 필름처럼 쉽게 투과 되지 않는
어쩜 그렇게 지워질까 잠시 두렵기도 한 길
임에 조차 태양처럼 넋두리에 남은 듯
입을 악물게 하는 것으로
짙도록 검은 안점에서 내보내는 길에
이 밤이 그대 아픔처럼 다가와
검은 빛으로 투석 시켜 가는 것
황토빛 사랑 또한 칠하며 넘어가는 길


검은 돛배 2

돛배야
돛배야
내 이 검은 칠에
음정이 조청을 고으듯
어쩜 바다에 가라앉지 않은 밤을 건져간다
이미 雲船이지 않았나
이 지상의 수평선에 올려진 것만으로
이 한 밤을 다 바쳐 잠 못 이루는 여행 중
다들 결국 눈거풀에서 눈 뜨는
반은 잠으로 걸어 보이고
반은 꿈결처럼 일어나는
그 사이로 뜰만큼으로 폭을 옥죄며
연인으로 한쪽만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에
검은 눈동자,
푸른 눈동자가 일어난다


오목눈이와 뻐꾹새

뻐꾹이 딸국질에
오목렌즈가 깨진다
뻐꾹이 딸국질에 샘이 마른다
오목 호수를 퍼 먹는 세상을 비운다
저 우주적 염탐꾼
저 우주 버국이라는 나라의 소리음에
꽃마져 봄을 깨어 온 입구
벗꽃이라고 어쩜 버국의 나라에서 온
태초의 지능인
그도 업장을 못 넘어
알맹이에 갇혀 뒤집는 고향의 노래


마음의 사이보그

그리움이 온다
그대의 풍차에 온다
로�을 쏘아 올린다만
얼마나 갔으랴
精子板이긴 해도
별이 다 왔는 자리
이 고환을 못 벗어난다
풍차가 간 것인가
거리를 재보아도
돌고 돌기만 할 뿐의




붓 빗자루 타고
墨을 만남의
그 자리를 오봉삼아
용이 이고 나른다
마(魔)의 산이 찍히고
그 침묵의 강이
일언 반구일 때
그대의 눈빛이 그윽히 열리는 교감의
그리움은 호수의 눈빛처럼 살고


안개 소(疎)

일주문 들어서기 바쁘게
할 말도, 심정도 많음에
투명 유리에 입김이 끼는구나
성에의 강에 물줄기 흐르면
붓길이라도
마음이 없는 듯이 가는 것
하늘의 강이 흐르는 것
언젠가 빗줄기 땋걸랑 보시길




달이란
우리가 이르렀을 때의 모양새의
우리가 복스런 턱에서부터
먼저 원을 하나 그리는 것의
모든 것은
굴에 박힌 듯이 나오는 숨결을
덕스럽게 차곡차곡 쌓음으로
달이 찼다 기우는
이마까지의 선으로 이르렀다
아! 門을 후덕하게 한 堂이
왜 땅이라 하는가
논마다
밭마다
실룩거려보아도
다 입 口字의
말 한 마디가 천 냥 빚
말 다르고 행 다르지 않음의
論이나 논이나
다 뱃살 턱선 마르도록
또한 이마 빛나도록
배우고 닦아 나가야 할 불퇴
달이여 나오너라
달이여 나오너라
닭이 새벽을 울리는 턱에
붉은 깃발이 내려졌다
달이여 나오너라
달이여 나오너라
네 닭 턱일 때 알이 툭 떨진다


찻잔

눈부심만은
가까울수록 부시는 곳에
흰 백자처럼 눈꼴에 드는 것의
아! 라일락 꽃은
꼭 백설처럼 우아하기만 하구나
그러나
그토록 때 안 탄다는 것이기에는
아! 그대여!
눈 못 뜨는 미시령의 망막에
영랑호가 당달이며 기억하느니




대리석은 희다
여름이 창백하도록 희다
그대의 밤은 딱딱하도록 삼킴에
가시가 돋고
그로 밤이라 함에
이 태양마져
저 별침처럼 보일 정도로
깊이 삼켰어도 밤인 것의


속살 구름

마음의 거리란 것
눈부시는 봄이란 것이
하얀 드레스 속으로 부서진 듯
기척 지운 문만 같음의
어덴가
흰 구름 속살처럼 깊음만 같아
온몸의 감격으로 속속들이 눈물만 같이
저려 나오는 감미같은 전율


얼굴 2

눈이 부시면
뼈까지 간 것이기도 한
나무의 속살까지 간 것이기도
그런데 왜 우린
나무 속인 줄 모를까
평생 살다보면
주름이 우물결처럼 패이고
어쩜 그대의 미소 띤 여울에 왔다가
나무 속살처럼 눈부시어 가는
내 뼈로 돌아가는 地中骸
地中海의 햇살처럼 눈부신다 할지라도
태양이 공전하는 마법의 솥을
내 일생의 나이테의 한 공전으로
뱉어낼 수 있는 만큼은 아니겠는가


징거미

땅거미 긴 곳에
징거미가 여드름빨이 듯
기미가 넘쳐 빨인 것
돌이 징 발이어서
그림자 길게 빠진 주먹질 같이
동쪽으로 한 없이 밀어 넣어보아도
한량이 없이 빠져 버리는 것
눈이 그렇게 감기어 가며
밝은 것을 잡은 것
징에서 퍼져나간 음맥
돌마져 그 무늬가 남에 징그럽도록
징거미이지 않았든가


쏘가리

쏘가리라도
선량(善良)의 해빙도(解氷圖)를 보면
소가지 있는 움벙에
속 앓은 흔적을 보는 것
이젠 본능적으로
따질 경향도 없이
턱 거칠게 야성적인 육식을 하는 것


꺽지 2

꺾지!
꺾지!이면 되었지
둠벙인데 덤벙으로 대지 마라
꺾지!
꺾지!인데
둠벙인데 덤벙으로 대지 마라

길 없음에 덤벙대지 마라
꺽지는 기어코 사느니
둠벙은 기어코 알 하나의 눈으로
꼬리달린 것을 하나만 취하 듯 다 누락 시키는 것
아! 우리 인간이여!
어느 산수화의 눈이든가


동사리

동사리 엎드리니
돌조차 동사리 깬다
조약돌아!
제 빛깔 머금음조차 헛됨이 없구나
동사리 귀 기울이는 복지부동
돌도 기울이면 일어나리니
얼음에도 사리가 펴듯 사리가 나는 것
돌고 도는 껍질도 벗겨지는구나


폭발성

어쩜 우리의 슬픔이란 것
저 작약이
그저 꽃을 품은 채로 터뜨리는 것이
세상을 품어
영웅을 터드리는 듯 쏟는 바의
존재의 긴장된 수습
꽃처럼 地中으로 터지는 것
한 포부
한 포장 더 들이켜
영웅지가 天中으로 씌워 함성을 부추기는 것
그대 웅대함을 쌈지 틀면
함박 피웠다는 것으로
한 바가지 채워 터져 나가는 힘
심장의 북소리


저녁

우리에겐
저녁이 저녁으로 넘어감보다
노을의 그물발 안에
섬광이 별입처럼 벌릴 때
그 따감이 무엇인지
어쩜 곶감 하나 물린 듯이
열매가 다 그것으로 함구인지
대답인지 하는 것으로
오늘의 순간이라 하나
그댄 무얼 뱉었는지
섬광이 꽃입을 여는 곳으로
어쩜 그대의 세포 속으로 가는
것이었는지도


아름다운 정서란

감 둘레만큼 잔잔한 파문
아이를 보면
총명해 보이고
지혜로워 보이고
이것은 어른보다 더 많이 알아서도 아니요
경험이 많이 많아서도 아닌
가을날 황혼에 홍씨처럼
부끄러워할 줄 알기 때문




빛이 내게 다가온 이유
허공이기에 왔다고 여기지도 않거니
꽉 찼기에 비벼대며 왔다
지워지지 않는
먼지 끼지 않는 수정체를 비벼대며 왔다
글이 그저 막연한 공간 사이에 있다지만
그대와 나와의
눈빛 속에서 가득 찼다


어둠

어둠이 내게 온 이유
어둠이라고 내게 올 수 있는 것은
하늘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빛이란 것이 뒤통수 없는 듯이 하지만
어느 중간에서
뒤집힌 뒤통수를 보인 것이 검기 때문이었을 뿐
어둠이 따로의 개념이 아니라
빛의 반면성
바다는 한쪽으로 붙일 줄 알기 때문


입김이 곧 그림자의 날개

선에 대해서도
너무 잘한다고 곧잘 칭찬함도
짜증스럽듯
선업도 남음이 윤회를 길게 할 뿐일
입김마져 그림자
선도 없거니와 악도 없는
고요함으로서의 하심으로 흐르는 것이다


마음 2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먹는 것
마음 먹는 것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를 알까나
먼저 내 입으로 들기 전에
도마에 올려져도
그 든만큼의 그릇으로 보아지는 측량이
마음으로 울려져 가는 동공성만 한 것으로
내 입으로 들기 전에
이미 먼저 삼켜진
우린 이 땅 바닥을 걷는 것마져
음정의 뒷발을 올리는 것의
도마 위의 춤 마음의 소리
스텝


벌칙

벌이 제 집을 견주어 든다
그 건 則과함께 조리개를 맞추는 것이다
꼭 나의 시도성에 걸린 듯이
결국 나의 결정체으로서 지어지는 것으로
행사하는 주체성으로
則은 이미 대상의 것이기도 한 것의 전부로도
나의 것으로 행사됨으로 하는 것으로
온 것으로 한 것에는
현실성과
직면성에
그 성급성을 다스리지도 못하면서
결대로 나아가면 된다고
좀 넉넉하면
행을 그러치지 않으면서의 안주로
대략 선에 맞춰진 것이라고
어쩜 칙은 벌을 그 정도로 입맞추면
닫혀지는 듯이 중용이 되는 것이라 하는 것


의식

살은 화살처럼 빠지는 것어야 한다
살은 화살처럼 튕겨버려야 한다
살은 묻히는 것이기에 또한 찌는 것이다
아! 화살은 빠른 것인데 의식인 것
주인 잃은 것에
살찐 나의 잃어버린 의식과
나를 찾는 그림자와 겨우 만나야
주인이 머물었던 자리를 찾는 것
어쩌면 못줄의 눈금 하나에 머무는 것인지 모를
화살은 빠른 것인데
난 이미 살이쪄
그 맛을 상실한 감각


어둠 2

누군가 내게 왜 어둠이 있느냐고 하니
난 말했다
저 바닷가의 모래가
볼펜처럼 돌아가기에
먹물을 그어대는 것리하고
빛의 허공 중에 찾다
바닷가 물의 피안을 넘듯
그 경계를 넘어
안으로 끌어 갔다
쓸어 갔다
한 알의 모래알 빛깔에 찼다 갔다


법칙

벌이
하늘 나라에 죽으면 법이다
법은 안으로 묻히면 법이요
밖으로 내 놓으면 밥이다
벌도 하늘로 막히면 법이다
나의 시도
순도 깊은 다이아가 원석으로 박혀 드는 것 같이
갑자기 거칠어지고
새련미도 도리어 말려들어가 버리고
나의 시는
수정이 경주 남산골의 돌로 박혀 들어
남석의 뿌리로 감춰지듯이 한다
다만 밤엔 광채가 흙바닥에서 일어나는 듯이
눈부시는 기운이 장님의 눈바닥에도 들고
시간이 土皮처럼 거둬지듯
저 별들이 부서지기 전의 원석을 가둔 듯
그래 힌 것으로 한 나라가 커 나감을 넘어
우주의 탄생을 넘는 발정 같은 정기
이 지상의 물을 먹은 자 꼬리를 달고 윤택하고
저 마른 은하수를 없은 자 성운으로 눈을 낸다


반향

내가 그대에게 분노을 낳게 했다고?
내가 그대에게 반감을 갖게 했다구?
그럼 내가 그대에게
영감발보다 더 강렬하게 가져다 주었구나
그 잡기 힘드는 영감을


입조심

세포가 많음은
수 억의 번복에도
하나로 터득되어 가는 문이 있기 때문이다
그대 큰 상처에는
지독스리 아파도 죽지 않을 것이요
이 작은 상처에는
有無의 문이라 죽음이 있으리니


長流

우리가 교향곡을
부담스러워하며 켕기게 하는
어쩜 내 입지가 짧은 듯함에
설레발이 치는 것이라면
음악도 그러한데
글인들 오죽 어긋대겠는냐
허나 그것이 거의 감성만에 둔 것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물란

물란이 양란(洋蘭)
태양이 심해의 허리를 채워 오르면
맨드라미
나팔꽃 꼭지물에 오르다
호수처럼 흴 뿐의
물란이 꽃잎처럼 너울그림에
물란이 花亂
바다 한주먹으로 가라앉았다
짓물리며 나오는 한울의 한몸받이
맨드라미


다랭이 논

논이 뱀 살찐 계단식
몸이 뱀 꼬리 크는 계단식
논이 두런두런
소작은 나는 것일가
논이 두렁두렁
가슴 벌렁 내려 앉는 것은 아닐까
다랭이 논이
가랭이 논한 레이스를 끝단으로
채칙질하며 길이난 양식


다랭이 논 2

달랑
달랑
작은 논
달팽이 엎어놓은 논
오르막의 고지로
산을 토하게 한다고
꼬아 내림에 아직은 버티는 것이라고
계단적 기여
다랭이 논

달랑
달랑
작은 논
악세사리 논
산봉오리 디딤발을 향하여
섬돌 차곡차곡 헤아리며 오르는
정상으로 감상하려는 끝발
하나의 기념품 같이 목에 걸음에
다랭이 논을 끼기나 했는지


소리

소리도 적막에 체하지 않아 소리인
아직도 소뱃살 음결에 안마 받으며
탄력을 높여주는 털
소 뱃살의
몇 리의 소리?
알 턱은 없고 털이 간다고는 한다


장미

그 연분홍이어도
상큼함이었음은 다 같은 향기
그래 그렇게 태양의 빛을 저려 밟고
길을 왔나보다
이젠 중년으로
진한 색상으로 눈길을 잡아감은
짙붉어도 그대의 우아함을 팔짱 끼고 감엔
마치 한 밤의 피 한방울처럼
소중함을 알고 가기 때인 것 같다


강 언덕

빗줄기 질긴 것
갈대로 튄다
빗방울 하나 못 찾듯
강물과 같이 붙은 것
둔덕을 넘어가는
풀숲의 새집을 그려 넣고
비단폭처럼 당겨간
의상을 입는다
의상을 입어라
세월의 한숨이기엔
둥지가 늘 강물의 알을 건지는 것
흰 머리 넘어 간 것에
그리 청록에 미련을 갖지 않음에
미련해 하지 않는 지혜는
달빛 아래 그 흰 실날을 다 했음을
자꾸 새가 둥지를 튼다


노래 알갱이

시지푸스가
둥근 것은 알겠는데
땀과 바꾸어 대며 산으로 올린다
아래로 굴러 쌓이는 것
바람의 기억으로 수류의 밀어내는
레코드 판의 모래 따라잡기
노래알맹이
헤아릴 수 없는 굴러들어온 바위
온몸을 감싸안으며
진주를 꿰듯 함에 한 입으로 한다


세월은 맛 있다

이 도자기 속 세상
세월은 맛이 배었구나
저 물오징어 寫眞 살
누렇게 바랜
마른 오징어 사진살
오늘의 살
무척 싱싱하고 윤택한 사진발
이 공기의 유약에
우린 마냥 점액을 개워내고 산다


생란

붓길 잘 처진 난(蘭)이라 하니
어둠마져 균형을 잘 잡았고
軟靑빛 生蘭은 희디 희게 나오는데
다 젖은 이슬을 뱉을세라
뾰드득 부벼질 듯이 한다


땀샘

생로병사가
불멸할 수 있다는 것
한 땀
한 땀
한 담벽의 공백성을 채워 올리는 것
어쩌면 세포의 有始有終보다
땀이 구름인 냥 받드는 뇌리적 생각이라는 것


담벼락

담을 왜 벼락이라 하는가
제우스의 맏아들이 모순을 만들어 치고 받는 것
다 이 하늘 솥뚜껑을 들고 받아보게 하는 것
방패가 금이감이
개인 것에도 번쩍거리게 하여 번개가 일고
갈라 졌음에 모(矛) 봤음에도 방패라고 하니
음양이 극과 극으로 수용하는 힘의 물베기
담은 벼락에 살고지는구나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
모가 순이요 순이 모라 모와 순이 어찌 잡힐까


굴 채광

여기 정적의 고도와
허공의 참된 질의
변주되어가는 무지개 빛깔의
하얀 참외살이
본래 얼룩지지 않는 태우지 않는 곳
또한 이 땅이요
이 물이라 할지라도
속을 트는 것의
분산되어 나오는 듯한
구원은 화산이 갈러져 나오는 듯한 힘으로
홍해를 자르듯이 갈라내면
유리섬유의 분진이 인 듯 무지개 빛




저 산 너머
들판 넘어 사라질 듯한
두엄처럼 사라져 머리맡이라도 내놓는 것
정적의 고도에 매달아
그 소리벽의 각질에 비져나와 쌓일 듯
이 자연을 바라보는 연정의
가슴 뜨거워지며 찾을 때
흑백으로 넘나드는 길을 먹고
미아에 놓인 것처럼 터진다


파리 2

역사는 파리(PARIS)일 수 있고
파리일 수 있다
파리가 비행체처럼 일어날 수 있음에
날개를 달아
우리의 타액적
야외 음악당처럼 입구에 들여 놓을 때
인간이 넘나들 수 있음이 이리 넓어
귀천(貴賤)이 넘치도록 살다 사라짐의
먼저 냉철한 이성보다
감성의 접착력을 먼저 확인 받는다


감동

그대가 인정이 매말라 감은
골판지조차 아니 되어서이다
한 순간의 열락 뒤에 남은
그것이 곰탕의 굴뚝같은 마음을 퍼 배를 채우고
다시 걷게 하는지도 모를 호르몬같은 것
너부러진 골목
골판지 조각이 무의미하게
가로수 밑에 늙은이의 손길을 기다림만 같다가
빗방울에 뚝뚝 울릴 때
거리 하나 버릴 것 없이 살아 일어남이
시원하게 숲을 열어 �힌 듯이 한다


하나 둘 셋 넷 2

하나 둘 셋 넷
하나 둘 셋 넷
봄도 시리고
벽도 아리다
듣는 것만으로
마음이 시리고
빛도 속 갈비인 냥 아리다
아직도 더 커는 뉴스의 속내
발바닥이 시리고
떠오르는 아침나절도 시리다


보석

유의 무라는 것
무의 유라는 것
우린 건너뛴 듯함에
왜 다시 그대에 더 소심한 듯 하며
섬세하게 먹을 먹인다 함이요
금을 먹인다 함이요
멈춰서지 않아도 벽을 긁어감의
벽화의 황금적 황혼적 단풍적 감선을
먹어가며 가는 것의
무언가 보람과 같은 것
이 토량이 전부 부질없음과 같더라도
보석을 캔 별은 나오는 것


대금

아무리 듣기 좋은 피리소리도
못 나 보일 때가 있듯이
적적하고 외톨박이 깊을 때에야
그 존재가 사무칠 때와 같구나
대금은 따라간다
벽이 터갈라진 듯 따라간다
번갯발 내리친 것에
기왕이면 내 금간 인생을 바른 듯이
큰 장독을 때워 나온 듯이
대금 한 소리 하고 간다


보석 2

그대는 날 죽이려 한다
날 이 대지처럼 죽이려 한다
그대는 보석이 이 대지를 캐는 데 나옴을 알기에
그대는 저 은하에 침몰한 자를
두들겨 기절 시켜 놓고 보아야 한다
그대들은 대화가 그리 능숙하지 않기에
저 별을 신화처럼 얹어 넣고 가지질 못 한다
그대는 날 죽이려 한다
이 대지처럼 드러눕혀 놓고
어쩌다 별은 캐면 나오는 법을 안다
그대는 보석을 캤다하나
저 별을 산채로 가져가지 못 했다


돌고래

돌이 고래만 같이 일어나겠는가
돌에도 고래만한 항문이 있다
돌이 염주줄 빠져 나갈 줄이 있으면
한 고래 한다
수 억의 세포가 입을 벌려도
내 한 고래한다
그래! 가는 것도 좋지만
나이테 따라 나이줄 빼는 경륜으로
한 입 고래 고래 고함지를 한 자루 한다


접동새

재치와 해학이
남보다 가벼운 듯 끌어올려
침 바르고
우리의 진지함이라는 것이
꼭 두 번의 재채기 날에
DNA의 끝날의 세우고
어느 접동인가에
사다리 얹어 놓고 가느니
새의 목소리여라
접동새여라


직과 곡

저 무지개 양파껍질 한 소 하는 것
그것도 천기라고 꼭 다문 것이
실(實)이 아니라
보는 사람마다 장님으로 남들어 공이라고 들이고
투명한 머릿칼의 틈새로 끼워 넣은 것
그 것도 의식으로 못 메우니
참으로 공이 실체다


공수거 공수래

무우는 제 몸통 하나 무 삼아 무요
나무는
썩어빠진 극점으로 냄새조차 없을성 싶음에
어찌 냄새를 끌어 들여도 나와도
나 無인 것은
그래도 다 맑은 거울에 돌이켜 나온 길에 걸어 온 것이니
주먹하나 오골쪼골 뭉쳐 던져버려도
줄무늬 바람쥐 등으로 쫓아간 듯이 썩는 얼룩길
날아가는 새가 박히는 창공이듯 가을일 뿐인 것에
썩어 빠진 것먹는 요량이 같아보이나
저 공반사로 오는
물이 차가워 고기도 아니 사는 길을 넘어 오다
삼켜가는 길의 이 나무로 하는 것에
아! 그대는 진정 나무 그늘의 주어봤는가
어찌 공수거 공수래로 왔더란 말인가


잎은 위대한다

잎은 위대하다
특히 말아 떨어지는 잎은 위대하다
모두가 불길로 사라져 가는 허무에
손바닥이라고 올려 놓고 몸갈이를 한다
잎 속에 불이요
그것이 공의 불이 아니라고 하고
불은 불이요
잎새 모양으로 타는 것이기도
잎은 위대하다
축적되는 금상으로 올려놓은면
충분히 뻣뻣한 중 썩어가는 길을 다 따라 넘어가며
흙으로 부서지는 중도라도
충분히 불 하나의 손바닥으로 올려 놓을 수 있음을


노을길

절망하지 말라
장대빛이 서산에 턱 걸쳐 놓으니
아! 그 것이 노였구나
노 끝에 새가 앉았으니 까마귀가 다 되어가고
노을이로다
이젠 서산으로 잠겨 가니 노발
아침이면 게가 잠긴 운탕물
해야 게 뱃살 둥그렇게 나오고

절망하지 마라
멸도에도 아름다움이 있음을 가을로 보아 알음에
내가 의식을 끊어 감도 아닌 영속에
어느 의식이 공회전하는 것으로 넘어갔을 뿐의
내 생각의 영속성
어쩜 그것이 바랬거나 잘렸거나의 것은
내 육신의 것

절망하지 마라
가을이란 이미 변두리에 왔음에
새가 앉았다 기억의 까막새가 되었음에
노을처럼 남기고
난 운해을 일으키며 일어나는 것


오늘 2

내 뼈도 어지간히 썩지 않을 바탕에
흙의 세월
칼라는 나의 오장을 일깨우고
흙도 어느 구석구석으로서
낙엽을 먹은 온갓 색의 순도로 내놓을 것의
공 속에 무지개
흙을 파고든 토굴에도 맞닿은 색일진데
허공이라고 보쌈하여 들고 가버리는 것
어쩜 흙이라고 캐는 것에
무지개 빛의 정체
또 오늘의 정체로
공의 등심을 타고
비단폭으로 동여매게 하여
물들이며 펴보이는 것


만화

만화가 도도할 수 있음은
저 수평선의 배가 불뚝한 것만 같다
호수엔 그림 뜨고
바람처럼 드리워진 구름은
늘 전정에 붙은 언어이다
신화가 구름에서 부터 그림이다 설치는 것이 역겨워
차라리 말로서 뺀
욕망조차 걸림의 언어적 점멸
어진 언어는 천상에 정화록으로 하고
그림만은 호수로 넘치게 하는
그림만은 심연 깊은 바탕으로 일어나게 하는
속일수 없는
언어보다 인상에 역사가 이뤄나가는 것
저 언어 칸
구름 칸
비는 우리가 가야할 길에 있고
짜내면 나도 글이 목메인 자요
빛도 우리가 가야할 길에 있고
한 재봉하고 나면
나도 한 그림처럼 목메인 자이다
글과 그림이 모이면
늘 콧구멍처럼 넘쳐서 탈인 것


박 소리

눈이 자연적으로 감기고
속 편안함을 느낀 지가 벌써 몇 년
그렇더라고 답답했음인지
죽은 기억처럼 바스러진 것
어쩜 스레트지붕까지와 뜨거워도
밤 밤곰팡이 끼어도 모를 것까지
어쩜 박박 �어댄 것이 이토록 무심한 것이었는지
내 인생 이리 다 걷어내 붙이고
빗소리에 박 소리만 나면
서서히 눈뜨고 죽는다 해도 박 소리만 나고
무지개가 각질되어 한 바가지 서는 것


눈의 결정체

오늘 갑자기 뱃속에
짚거름을 잘 갈아 먹었는지
나무 팔 위로 벌림에
별은 손끝마다 맺히고
저 허공이 있기도 없기도
다 나로서 무에 접어 둔 것
나무만 없고 다 눈에 늘어 오는 것
편안한 마음으로 공간을 유영한다
생긴 게 줄기처럼 먹어가는
눈이라는 것이 녹아
갈색 눈동자에
푸른 눈동자에 던져 질 때
나무 줄기는 본래
육방형의 눈의 결정체가
저 산호적 홍일점에
관장동물처럼 진화한 것


헌 칠판

우린 하늘 판에서 지운다
맞는 것일까?
칠판엔 푸르도록 지우는 것
우리의 땅 속까지 박아 넣은 것
푸른 벽면으로
그대를 그리고 또 지우고
우린 하늘에 딱지가 남도록
영원을 그리지만 이렇게 남아돌기에
오늘엥 세심함이 결코 헛되지 않는 것
저 구름 하늘 바래지며 딱지만 남는 흔적
노을이 검어간다




박이 하늘인 채로 두드려 맞는다
두드려 봐라
속이 구름처럼 들어붙어 반응했다
멍든 가슴이 저렇게 반응하듯
우린 박 한 가슴하는 것
골짝 찬 기운에 쉰 소리 내며 갈 제
나타난 형상들
그래 아침 물 안개조차도
그렇게 백설처럼으로 반항했음이
그냥 아름다운 자태로 눈물 머금고 사라졌다고
천지간이 아니라
하늘과 하늘 간에 일어난 일들


진화론

저 구름이
가슴에 담이 결린 듯 할 때
그로 도퇴되어 사람짐이 아니라
경질화 되어 이빨처럼 된 것
내 죽어도 하늘 바가지
이빨 그대로 함께 질 수 있음은
지 구름의 진화


박 2

지상이 천상보다 더러운 짓거리
성곽을 안은 채로 싸움의 영웅을 만드는 것
옛 담 지붕에 무너져 내림이 있어
가장 가림이 좋은 것
박이요 호박이요
짜개보면 알리라
이빨 자국 드러내고 남은 것이
무엇을 푸어야 하는지
이 초막(幕)에
박 넝쿨 넘아가는 데로
내 이빨 다 무너져 내려가며 살아도
해골까지 천상 언저리임으로 퍼담는 것


배꽃 2

흰 공책 모자란 듯한 아쉬움에도 살아 봤을 터에
배꽃이 피고
열매까지 갈아보아도
구름길 저 계곡에 시원한 아침을 돌린 것의
촌로일지언정 백지장에 그려나감이 이러함에
세상을 조롱할 수도 있는 것
옛날조차 까지껏 길조차 뒤집히듯
뒤엎을 것에 오늘인들
뒤엎듯 꼬는 길을 반반하게 할 필요야 더 있으랴
본래 배란 뒤치락 해야 하는 길목
배꽃이 피고
그대에 한 기둥으로 건네 주려는고
여기 한 기둥을 뒤집듯 푸노니
눈부시도록 저려 밟고 가시옵소서




설탕물이 참으로 백설공주와 아니 맞듯
글이 아니 나오고
그래도 조청물이란 것에 엿가락까지이듯
옛 추억으로 잠이 고아지는 밤과 같이
오늘밤과 옛적의 밤은 다르다가도
손닿으면 끈적함 같이 어�밤과 같을 때
참으로 나도 늙은이가 되어 감에 있다
할머니의 손길이 닿을 듯이
참으로 친근하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것
어쩜 저 아이도 내 나이 쯤에야
내 웃음과 함께 담겠지
창백한 밤
유리 창가에 내리는
백설처럼 환하게 안아가는 인형
인형처럼 뜯어 고쳐졌다
조청물따라 밤이고 보면
흰 엿길 바스러지는 전등


인삼

난 인삼 먹고
인삼처럼 꼬은다
허나 본래 천지인(天地人)의 마지막에
參에 인삼인 것
인간이면 누구나 영약이어야지
삼에 무슨 영험을 아귀다툼함이 어리석은 것
이미 인간은
삼뿌리처럼 온몸을 다 담구운 혜택
영혼이 물로 응체화 된 것에
거울살 다 빨아들이 살면서
어긋남이 없이 거울로서 사는 것의
속세 버리고 사는 영통이 산삼
인간으로서의 최선이었느냐를 넘고 보면
선계을 넘볼 수 있겠구나


황조롱이

조롱이길 선회
도시의 골진 데서 나오고
황조롱이는 날개를 턴다
부화기 돌듯
길을 조롱하면서
넌 왜 네 줏대를 어데가 내려 앉는 건지
넓은 조감도에
너의 시력으로 드는 듯이 받들어 줌에
너도 한 행세를 한 것 같이
한 이빨에 풍치를 앓는 곳으로
어쩐지 조롱발로도 밀치지 못하고
옛 고향을 짓지 못하는
별은 한 초롱이로 떨어지고
생의 쥐구멍에도 눈 떠가는 조심성
조롱이는 빌딩 사이로
섶이 대드는 냥 해학이 있음을 닦는다
부황기 도는 황조롱이
야성인 듯 하다가
도시의 한쪽 늑골인 냥 하며 알을 따습게 한다
눈을 지구의 반쪽인 냥 뒤집으며 영롱한
한 바퀴 돌려가며 주물러도 속만 따습다
물러남이 없는 황사가 배고프다


오동

죽비 넘어간 속에
봉황이 날아 갔다
잎 중에도 잎새
봉황새가 앉았다 갔다
탁!
어쩜 견성이
진주처럼 터득한 시간의 한 방울에
오동 판 한 번 두드린 것으로
우리의 오(吾)가 스스로 털어 벗어버림의
동(桐)함이 되기를
수 천 수 만이 다 함께 해도 될
이구 동성에 봉황이 일어나기를
비를 한 품새로 안은 것이
평지에 바람을 잠재우고
신호등가
플라터너스에도 잘도 전수 되었는지
탁!
죽비 넘어가는 소리


막걸리 2

먹걸리에 초가 되도록 살았는지
흰머리에도 입이 거칠다
그래도 인생을 막으로 걸렀다고 하니
영웅지였던가?
그럼 이긴 자의 노래만 좋은 것 아닌가
불길 속에 스스로 타 버려 소진될 것이
아직 남은 막의 그늘로 숨어들려고 한다
젠장 벌써 초가 된 막걸리
언제적 막 걸린 것 아직도 먹게 하는지
앵무새 같은 유식어
하천한 자가 읊으면 걸러내는 망
인간 괄시는 하지 않았는지
한 번 취함에
의무이기도
책임이기도
막걸리에 돌이켜 보라


순수

다이아몬드여!
너도 순수할수록 부끄럼 자체가 없는 것인가
묻는다고 나의 반응도 아닐 터
그래도 한가지는 알았어야 순진했다 하였을 터인데
허나 빛의 침 만큼이나 뻗고 난 다음에야
건질 게 있다면
빛을 빠르기를 지나 찾아봐야 할 것이기게
그만 일방적으로 통하는 네라 한다면
그로 수긍할 수도 있겠구나


진주

진주!
본래 너는 갈등이다
흰 것에 검게 품은
하나를 못 떨군
인간이 한가지 빛을 굴렸다 하나
어둠을 끼고 양편을 안아 돌리니
참된 머뭄이라 하지 않으리
일상 어쩌면 어둠을 벗기는 것에
하나로 못 벗어나게 세워 둔 것
어쩜 지옥에서나 놀라지 않은 환약으로
건져 올려지는 것의
내 마음이라는 것으로 눈 뜬다는 것이
어둠으로 들 수 있다는 것과
나올 수 있다는 것의 자유자재


진주 2

진주도 네 눈깔 사탕에 비유된다면
희면서도 검은 기가 감도는 것은
열락의 끝으로 희부옇게 되어 갔음에
검은 해저같음에
전기 뱀장어라도 나오게 하는 것과 같구나
정녕 그대 어데 매달려 있는가
보석적 광채가 팔자를 씻을 제
검은 알맹이 수중에 떨구어 버린 듯
눈 먼 듯 �아 헤매는 것과 같구나




내 그대에 대한 직언조차 많은 데
오늘 하루는 또 도는 것이란다
그래서 하도 누해서 하루인지
삼라만상이
누상으로 올려 놓고 피워 올리는 것이란다
두루 두루 김긴 것
참으로 하늘거리듯이 일어난다
안타깝게도 설 익은 표편
감은 누대에 얹히기 바쁘게 떨어지니
과연 감은 백일장에 걸맞게 사는 것


진주 3

모래에 속아 진주를 만들 듯
태양에 속아 바다가 다시는데
산호가 붉고나
산호가 붉고나
태양 속 다 일구고 보니
바다가 돈독했다 하리니
산호가 흑점을 개워 내는지
아래는 더욱 검어지고
상쾌하게 쓸리는 의성에
바람조차 시원하지 않을 수 없구나


직과 곡 2

비웠더니 오고
비웠더니 가는구나
그 거야 水에서 나오는 법이요
그도 물이라 하는 바
物도 물만큼 비우면
또 거울에서 나가는 법을 아는구나
이만한 자유가
그대들에게 고(苦)를 감수케 하는 것이 아닌
휘발성이건만
스스로의 허물성에 더께 낀 것
너는 나라고 수평적 어깨동무으로 끌어가고
나는 나라하니
이미 그대라는 것과 같고
또 한 둘레로 돌아
그 안으로 고개 내민 바의 입을 토하게 하는 쪽으로 민다


흑맥주

흑백주에는 맥이 있다
술의 핵심에는
검어도 주로 끌어 올린 腹이 있다
이 말 한 방울린 것이
안주를 먹어치우며 입으로 토하게 한다
난 어둠의 끝에서 피어올랐기에
인간으로 상승한 효과가 있음인데
다시 흑으로 떨어진 몽매함이여!
또 피어 올림에 주색의 길에서도
두 눈 부릅떠야 할 것이니
한 트림
두 트림
구름이 거품살


애벌레

아득한 옛날도 멀지 않는 곳에
자벌레가 부질없이 꿈을 꾼다
참 묘한 것이
子에다 소꾸리 뒤엎은 곳의 字에 들어
자벌레로 간다
다 그것이 字我라고 하는 발견
안개 털 다 벗기듯 실 자아 내는 길
주섬주섬 주어 실을 짜가는
아득한 옛날과의 한 주름
바다 한 주름 벗고 날개를 꿈꾼다


탈 2

영감을 들이는 메카니즘은
인식의 틀을 보면 알 수 있는 것
수박 한 바가지 먹고
내 온달 배 두드리며 사는데
마른 바가지처럼 긁혀도
배고픈 형상으로만 붙어지는 것도 아니요
새살 붙여 환골탈태한다 해도
造花와 같은 行色의 假面
그 무슨 품위의 글이 나올 것이라고
철면피는 아니어도
탈춤 한 이면으로는 넘치고 말아
돌산의 생각이라는 것
청정한 샘물을 내놓고 좌정하는 법을 설한다


비닐 하우스

비니루엔
용비늘이 녹은 듯 힐긋 힐긋하고
작물들은
그 여물을 체로 하여 사는 듯
채온 속이나 되는 듯이
감아쳐 딩굴어 버리면
바다도 外錦이 일고
바람결이
묵은 세월이듯 거칠게 살아남은
은빛 서슬은
너무도 세속의 언저리에 박힌 것으로 까슬한 곳
자꾸 꽃들은
양수의 피막에 눈을 뜨고져 한다


사는 것 오리만 되어도 다정하다

오리가 어데서 부터 오리인지
어쩜 어리버리가 五里를 찾아가는 것
인간 오장을 다 갖춰
슬개조차 빠지지 말아야 하고
배알조차 있어야 하고
폐부를 찔리기도 해야
영혼의 심처를 알만도 할 것의
오리가 어데를 둔 오리기에
오리가 갈퀴가 있어 물에 둥둥 뜨고
그것이 허공 중에 바둥대는 만큼 가볍다고 하나
오리나무까지 가면
이승을 건너가리니


애욕

혼자 산다는 것에도
누군 자식을 위해 몸을 팔았다는데
그댄 누굴 위해 몸을 팔았는고
누군 자식을 위해도 욕을 먹는데
손가락질 하는 그댄
누굴 위하여 허물을 만들었는고
그대에 대한 손가락질도
인간이라는 것으로 흡수성이면
돌아보는 것도 없어 사라진 것인가


심장

배가 펜의 멋대가리처럼 가는 폼에
연인은 물살 부서지듯 팔을 벌린다
아! 강이 벗겨지고
기억의 살인 듯한 출렁살이 벗겨지고
뉴스의 선상이 벗겨지고
어찐 그대들이 유람이 흥이 넘쳐가고
펜끝은 나아감도 없었고
수박 조각
달인 냥 물어 뜯는 뱃길은 흥이 돋고
인류의 포연은 지척에
개구리복은 너절히 널렸음의


대금 2

온갖 기교와 진부함이여!
설산에 마감하고
설빙에 마감하고
정적이 그렇게 입다물 때
말똥가리 일갈에 산이 울리는,
아! 대금에 견줌이여!
어찌 그대 심금에 넓은 도량이라
대나무 쭈빗 솟는 듯 갈무리한 것
잎새에도 베일 듯
천식성처럼 터질 때의 입구
대쪽같은 맛
골짝이 터진 세월을 어루만지며 가는구나


애벌레 2

저 애에 들은 것
가게 하는 첫발
풀이 풀어놓는다고
아기 바구니 같이 엮게 하고
물이 나뭇가지에 올라
인형처럼 흔들리게 하면
그 앉았다 떠어지는 방울이
늘어지며 기어가는 것
나무인형 위로 기어가는 것
한 광년의 길이의 마디도
세월의 강물을 움틀대다
물방울처럼 해 허물을 벗는 길
기필코 굴에 처박히듯 깨어 나옴이
스스로 덮어 씌움이 근기가 있는 것


장독

간장이 애를 낳는다
애간장이 애를 낳으면
어느 듯 밤만 쏙 남은 듯이
간장의 든 달이 빠지듯
장독간에서 빠지는 것
고향 뒷마당이 어슴츠레
달빛이 제 알을 찾듯이 왔다간다
산다는 것 다 애쓴 보람이 있는 것
참 달은 휘영청 밝느니




선풍기 도는 바람에
컵 놓인 심문지가 빠닥빠닥 일어나는데
그냥 날으면 모를 일이
굳이 붙들여 혜성처럼 달아붙어
꼬리 나가는 소리를 남기고
門의 耳가 된 듯
컵 한 잔에 담는 것
심문은 허리굽혀펴기를 하는데
담고 또 담고 하는 것 뭐 특별한 것이 있으랴
하나 둘 셋 넷
그 정도면 늘어지는 시간이 꾹꾹 근육통이다


박수

저 조개 같은 음악당
자신의 박수를 만든다
저 조개 같은 앙날개
자신의 손바닥을 친다
박수가 날개깃보다
좀 더 앞으로 당겨진 것
이것의 자중해지는 박자
알 까고 나오는 음정
사람은 두 손으로 모아진 기립으로 받들어지면
어느 누구들 악하겠으랴만
사람은 그 주인마져 되기 힘드면서
자신은 주인라고 한다


한 몸 사리

내가 나에게 밀린다싶을 때
다른 사람에게서도 밀리고
내가 내 뱃살에 밀린다 싶을 때
남도 두텁게 벽을 세운다
타의적이든
자의적이든
내가 내 자신을 그리는 것이라고 할 때
바깥은 다 들어와 있고
꼭 나의 것이라는 확증을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이런 그림이 아닌 것


백일홍

내 그대 앞에 백일을 헌정하여 바치올진정
싸리꽃이듯 얽어진다
한 송이 장미가 아니라
사리만큼의 한 알처럼 불어 넣은
너의 백 일 기도에도
눈처럼 내려
한 사리가 붉은 성운에 물들이며 얽어지는 것이다
기왕에 내 백일의 공이걸랑
팔만사천 인연들이
내라 아니하고 성문(聲聞)에 들었다
어느 해파리 날개에 안긴 듯
저 성하의 구석으로 박혔으니
고요한 독수의 가지에서
아! 수 만겁을 거쳐도
이 정분으로 그리워 하느니


목단

지조도 없이 너부러질 때 즘
목을 올려 놓은 이치를 설명하는 것
목단이 피면
여름의 태양도 그 턱에 걸었고
알이 열리면
까마귀의 화신이 벌을 날개 하였느니
지옥의 입으로
타도
타도
혀같다가도
검은 모습으로 독수리 날개를 펴는
최고점에서의 날개
절대 날 것에 덤비지 않고
생 것에 실수를 범하지 않는
썩은내로 먹어가는 것
목단이 피면
훨씬 우아한 나비의 춤으로 환생되게 함을
교훈되게 하는 것


영란

난아
영롱함이 달빛 바랬다
난아
저 허공에도 달여진 달
희도록 창백하여 넋살이이다
죽어도 난이라고 왔냐
너가 옴에
달도 아련히 구름 속에 박히고
바람만이 검은 천에 갇혀
아리 아리한 것
아리랑 길을 벗기고 있네


수선화 2

수선화야
붓은 평생에 입을 벌리지 않아
거대한 글의 강줄기를 그어가니
다 그 뿌리로 허공이 패이고
붓은 꽃을 열지 않은 침묵이기에
강줄기는 유유히 간다
수선화야
네가 굳이 유심이로구나
이 말 없는 잘못이
네 눈고리에 걸린 듯 부드럽기도 하거니
너의 꽃다운 아픔을 따르겠으니
이를 수선함이 어떠한지


못과 붓

화가가 못 속을 한참이나 헤매다
뺀 것
붓 끝의 못
이젠 그려 나갈 수 있으리라
왜!
대롱과 털 사이에 생겨난 잔영을 봤기에
붓이 화가에 한참이나 헤매다
그림을 준 못을 알기에
그대로 뺀 것 붓심을 다시 박는 것
붓길
차라리 붓이 홀로 강물 먹다보면
레테의 강이라는 심지로도 건져 올릴 수 있는 것
꽃 한송이로 찍을 수 있는 것이
저 태양처럼 찍히는 거리
차라리 내게 붓으로 놀게 하라
내 그대에게 줄 것이
이 볼펜처럼 자전해도 글이요
저 태양풍으로 나가가도 문장이요
그대가 내게 주어진 필 뿌리를 알았으니
해바라기가 어지간히도 많아지눈구나


매화

매화엔 매사가 있음에 자꾸 가지가 큰다
매화엔 하루 하루도 이어 붙어 가지만 않고
가지로 함에 매화가 있다
매화가 명의 자전이 있음과 같아
눈이 달아 붙어도 얼 것도 아니다
매화에 양털구름이 녹는다
매화가 데미테르의 속을 알아봤더니
딸이 늘 살아 있어 지하를 못 얼리는 것
매화에 얼어 붙은 세상이 녹는다


작약

작약이 約條처럼 여름으로 극성일 때
가을은 서로 손가락 하나 세운 모임으로
국화를 피워 올린다
작약에 내가 겨울이였으면 좋은 것
시린 자에게 더욱 따듯하게 할 수 있는 것
내가 따사로움의 문제가 아니라
어쩜 내가 이 차가움을 안고
겨울처럼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와 같은 것
분명 빙점으로 해결 되어야 함의 주제
다들 넉넉히 자유로움과
안이함의 결로 맞춰줘야 하는 수난
시공엔 석양이 붉고
봉오리로서 붉고
아구리로서 붉건만
허구한 세월을 지나면
작약인들 무슨 영약이 될 수 있을까


물고기

물은 고기 물고기
물이 물은 것이 무엇이냐
극미립자가 다 벗겨지고
그로 있다는 것에서
무엇을 문 핵심이냐의 답?
아니면 물과 고기의 동체에
이 공기가 어떤 밥을 짓느냐인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에 걸려 휩싸여 있는
어쩜 저들이라는 것에의 입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합리의 농도가 공기보다 무거워
다시 가라앉아 땅이요 쇠요
유동성이 많은 물은 멀미를 하게 하기에
차라리 취해서 삶이 그 색깔이나 혼탁보다
그렇게 같이 흗들려야 같은 주인 행세와 같은 것의
아 회오리 같은
아! 태극은 흘림 없는 펜의 심과 같이 솟고
들다볼 여유도 없이
스침에 잠시 여기 있다는 것이로구나


오어호(吾魚湖)

그대 죽기 싫어 요 목구멍가지 차다
오어며는 사는 것
그대 말 한마디가 그러한가?
어차피 앵무새일려면
그렇지 아니 할 바에는
차라리 물에 빠져 죽고나 말지
죽어도 버리지 못한 꿈
물비늘이는 곳에나 살을 보태주지
말은 성각자이나
몸으로 다시 일어날 길이
이 호수보다 못하구나
무너져 내린 탑체를 보았어도 명경지수요
혼탁한 듯 앵무새처럼 지껄여도
수한 어불이(水寒 魚不餌)로
귀가 살며 살아갈 수 있음을
행을 중시해 영생을
법을 잡아감을 알아야 함을


머리칼

저 강이 깊다하나
더 깊이 든 내 모습
파도 한 살 출렁이는 것
어둠마져 검은 잉크로 논축했다 할지라도
피질성으로 감싸고 있는 것
안테나가 솟고
수만 가닥 안테나가 솟고
그림자조차
구석구석 �기어 먹는 풀과 나무라 할지라도
지상으로 지는 것으로 끝난 듯이 하는 짓에
머리칼이 나는 법칙의 울은 더 큰 것
물이 깊다 하나
천상의 유약으로도
운백의 머리로
숨쉬는 틈의 머리로 하는 것
아! 부질없음과 같은 바람
너와 맞잡아 숲을 이루는 것
걸러내는 머릿결
물깊이와 땅으로
천상으로 가까와 지며 물들여지는 것


정열의 희석성

그 분위기가 네 것이든
내 것이든
난 이 정적의 갈무리에 있다
그댄 분위기에 있고
그 격흥부터가 물러 있고
식힌다 하나 물결에 있고
한 말이 아니어도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도
천 분의 일이라도 살아 존속하고
희귀할수록 존엄성을 가지는 것으로
오징어가
태양의 입을 벌여도
몸을 팔방으로 우주류처럼 벌여도
단단한 부리의 일갈을 뱉었다 할지라도
우린 그 모짐도 아닌 듯 알아 듣지 아니 한다


장님

벌눈에는 벌집 같은 눈이 있다
멀티적 입체인지 모르지만
그런 듯
그대 철학적 견해로 닦느니
아미타 거울을 닦음이 어떠한고
사는 게 다
그 지혜로 사는 것 같으나
다 부수적 행위로 자책하는
남의 손을 빌린 듯 떨어져 있는 것
일명 벼슬 녹이라 할지라도
녹이 끼어서 녹인 것
참으로 벌눈이 떠지지 않으니
나의 벌도 모르는 채로
녹을 맞춰가니 출세는 하고 봐야
삶을 지배하고 사는 듯함의
그대 지혜가
벌 눈의 벌집 같은 치밀함을 아는 데도
아미타 거울을 모르는 녹을 닦는다 함이니


다리 2

다리엔 수 많이 지나는 공수거
바퀴를 굴러간다
너무 쉬울수록 더욱 가슴을 허전케 하는 것
쌀마가니 가득 실려도 마찬가지
그것 또한 거뜬히 지탱하는 다리
아 달이 달이 물결을 안은 채 순결을 푸는구나
이 달 착륙하는 시대
달이 달인 인간에 기어오른 것
캥거루 새끼가
자루엔 듯 오른 듯한 길을 따라
선홍빛을 토하는 역류
다리엔
하늘의 공복감에 살짝
물결로 건져 올라와 진 태초의 기질
육상으로의 복원에서
다시 천상의 심정으로 낳아보는 것


배밭

배나무 숲샘 라디오
이화가 귀를 씻다 떨어지고
귀를 씻다 떨어지고
골방에 으슥히 게을러진 노총각을
다시금 일어나게 해
햇살을 덧이게 해 낮잠조차 달음을
가르친다
봄날 눈 비빔이 녹는 것이 아니 듯
삭가사각함을 그대로 건지 듯 사는
눈을 비벼도 물러나지 않는 형상이 다
세워져 있는 듯이 사는 것으로
매운 서릿살에 사랑의 단맛으로 시원하게 하는 것의
배밭 화창한 날 물러터진 주인네
우물 속 솜 튼 속살을 두드리는
아나운서의 달콤한 목소리
이화가 귀를 씻고 다가서는 마음의 샘


두타산

아이고 더러워라
송백이란 것이
이 모진 풍상에
그져 쏴쏴 속 닳는 소리만 내고 말다니
다 뜯겨 나갈 듯 한데
두타가 저기 보이네
두타가 저기 보이네

아이고 더러워라
이 모진 압력에
구실만 같은 것이 뼈속을 다 파먹고
풍치에 이빨 다 떨어져도
이러한 댓가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골을 넘어 남을 듯이 파고드는 길에
아! 저기 두타가 보이네


다리 3

다리엔 내 무릎 만큼만 잠겼으면 하는 게 있다
그건 슬하에
이 맑은 별들이 빛나며 가주길 바라는
우린 낮은 높인 만큼에 동화가 늘 살아 있는
어쩜 그것이 내 발을 씻겨주는 상쾌함과 같은 것이다
누구나 발을 물에 담그면
순진하게 물장구 일구는 천진함을 낳는 것으로
다리가 다리로서 짐이 되지 말고
이젠 들려진 듯 저 별속으로 날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아무도 지켜봐 주지 않아도 마냥 살아 있는 몸짓
결코 허무함이 없는 보람과 같은 것으로
결코 딛지 앉고 들려주며 보내고 싶은 곳


다리

아! 다리엔
한번쯤 우리의 망각에 실려오는 애련이
증오와 같이 하여
다리 밑의 환상으로 뛰어 들고픔이 무엇인가
코끼리 다리보다도 장엄함이 무엇인가
연민의 골수
선녀는 땅에 내려와도 선녀인
천상의 �는 채광의 철학
우린 땅에 처박히니
스물스물 기어도 서로 타박남 심하고
다리엔
용꿈에 부목 댄 공룡시대가
살 패인 흔적들
뼈까지 나오도록
다리엔
오늘 들은 굴 패인 동굴의 눈으로 조화를 쫓다
저 솜구름마져 다 풀어헤친 비단결들
아직도 변화를 구하는 사람들
다리엔
살발린 시간에
저 꿈꾸는 진액의 강물결로 환골을 탐내는,
아니
아닌지 몰라
저 다리 갉아먹으며
물이 용허리를 만들어 가는 중인지도


아치교

다리엔 내 무릎팍만큼이나 잠겼으면 하는 게 있다
발을 담구어 허리가 굽은 등굽이 대로
한 무당벌레 닭처럼 퇴화되었다 해도
거북이 등으로 강을 건너는 꼬리였으면 좋겠다
산도리를 돌아 고래 옆에 사는 동안의 공부로
저 짓이기는 심장
추락하는 날개에는 잔인한 몸부림이였는 듯
비늘이 줄줄이 이는 물결 사이로 죽어간 길을
심장을 훔쳐 들키지 않은 자처럼
돌아오지 않는 나비의 날개를 위해도
등각만 두텁게 버텨볼 숲을 찾아 나선 듯
아직 깃이기에는 힘겨움
시기 상조인 노발로 걸어가는 아치교를 본 듯이
우리의 지혜가 영민해 오히려 속고 속힌 듯이 하며
미신적 저 못 미더울 듯 팔방을 지져 감에
중심을 중심 하나의 것으로 움직이는 평형심을
다 신적 궤도의 앞이기도 뒤이기도 한 나임을 알면
바다 한 번 잠수하는 것으로 지혜를 건짐이 있는 것으로
저 느려보이는 행진이 어쩜 지옥을 낚는 찌와 같음의


칠성장어의 노래

칠성이 장어로 노래할 때
수초에 정자 삼은 먹붕어여
장어가 칠성으로 노래할 때
죽음에도 메아리가 있는 길을 뱉는다
붕새도 따라 들었을 것 같지 않는
死를 주관하는 것에
이미 태양광 사라진 두엄에
서쪽 산이 숨 죽고
지렁이 빗물이 산는 입구에
쇠똥구리보다 더한 지구 굴리기
칠성장어의 노래
물길이 아래로 아래로
붕어가 민물로 하는 지혜로 올라선 것
붕어가 지렁이 살을 채워 벗하는 뱃길
장어가 바다에서 올라가는 기행문
저 유성 꼬리 같은 만어(漫語)를 읽어 봐라
칠성이 장어 꼬리로 알리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