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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골란 : 고덕

narrae 2008. 1. 13. 20:10
단편집

이무기가 바윗굴에 들어갔다
나올 듯 아니 나오는 것이
나중엔 두꺼비만 무더기로 발딱 뛰어 나온다
안타까운 장편의 또아리


마른 똥막대기 2

지팡이에 참외가 열리는 것보다 못하지만
꺾꽂이에 새눈조차 살아 있기 쉬운
그대의 神은 참으로 싱싱한 만화방창에
난 아직도 잎도 안 열리는 지팡이 짚고 다닌다


수족관

물고기야!
불투명한 이야기가 많이도 줄었구나
넌 왜 이 추상성에 밝으냐
이 투명성 때문에
네 자유를 이 해방감으로 구속 시키는 것
산호 하나에 산 듯
그 걸 뒤집어 씌워 창공성 까지 있게 한 것
천정으로 두어
빨아들이는 숨쉬기가 갠관성일 뿐인 것에
무슨 연줄이기에
내가 생각이 있는 것이냐
空性 깊에 당기는 것이냐


야수파

寫實感이 寫眞보다 동떨어져도
거기에 묻혀 더욱 매혹에 빠진다면
잠시 침착됨에서
눈 감은 것이 아니라
눈을 뜬 조화에
사물보다 더 접착력 있게
진함만으로 두드러지는 색채들
희미해저 감이 있어
당신으로서의 개성으로 찍어두는 표식같은 것
자아라는 자리로 한번 눌러 보는 것
사물성보다
더 비장함을 갖는 중후함의 먹감과 같이
꾹 누른 선명성
자연성보다 더 인식하며 웅켜 쥐다
바래져 가는 예술성의
붓 한 점 꾹 누른 강조의 짙음으로
끌어가고져 한 무아인 듯한 곳에
有인 듯 點이 살아 나는 듯이
난 치는 균형성을 잡아 가 보는 것


빌미

안개의 머리와 꼬리!
온 듯 하면서 간 듯하고
온 듯도 없고 간 듯도 한 것에
도대체 머리를 어떻게 내미는지 원
꼭 아래 위로 자를 대는 것인지... ...
너무 가난하게 살지 마라
그렇다보면 부자를 정당화 시켜주는 것이다


외로움이란 잔해

의식이 있는 한 외로움은 있다
도의 어느 경지든 마찬가지다
고독도 열반의 향기를 피우는 것이니
받아들인 나의 향을 보일 때
위대한 자아이다


음정

음정이란 무엇인가
그대 삶에 무엇인가
숨막힌 듯 할 때
꽝 한 번 두드려 달라는 것이 아닌가
눈 뜬 바 없어도
소리 없이 피어나는 그리움이 뭉쳐지면
쿵 한 번 두드려 달라는 것이 아닌가
성채의 깃발이 날리고
그대가 내 머문
자리보다 반 박자 빠른 마후라 두른 듯
먼저 떠올리게 하는 선물처럼 두드려 보는것
점점 유서 깊은 곳으로 빠져 들었어도
앙증맞은 강아지발을 쫓아 가
아이처럼 어울리다 가는 발길을
가볍게 하기도 좋아라고 두드리는 것이 아닌가


조금 더 강조된 자리

사물은
좀 연한 맛에
수채화로 옮겨 놓은 진함을 먹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은
그림 판의 풀 벗겨나듯 하고
또 이대로의 풍경을 주는 것인지 모를
바위가 검어져 감이
수묵화를 묵화처럼 먹은 것이다
뱉지도 못 하는 바
볕이면 질량 불면의 법칙같이
그림자 적확하게 흘러내리는 량의
먹구름처럼 머금은 것
본래 빛은 가루가 파스텔처럼 찍는 것
그 액자 비켜간 것처럼
검은 내면을 다른 켄퍼스로 올린 것이다


산세베리아

그대가 화를 잘 참으면
뿔이 나는 게 아니라
산세베리아가 쫑긋이 내미는 것 같다
뚜껑 열리는 바윗돌조차
삭이면서 나오는
마이산이 귀가 된 듯이 들리는구나


시공 속의 악보

오케스트라가 클라리넷 한 자락
풀어 나오는 듯 밀물이 오면
배가 나아간 자리 같은 �에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 번이
제 자리 맞느냐고 두드려 본다
썰물로 드러낸 땅
어쩜 저 물일 곳에서의 장송곡일 이 곳에
난 분명이 살아
서술의 중앙 부위로 2 악장이라는 복판으로
필히 갯벌 위에
이 독행적 뱃머리를 올려 놓고
바다 사자처럼 엎드려 있는 일광욕같은 것
아! 배가 던져준 그림자를 먹고 산다
아! 배가 흑진주 가루를 먹고 산다
기억이 물 자락 벗어난 곳에
1 장을 건넜는데 2 장은 맞은 편적 조의

아!
이미 저 구석 대나무 숲은
그림자가 깊숙히 박힌 듯
썰물처럼 물러난 곳에 비례적 대칭
대금을 위한 협주곡은
내 옛적 유럽 땅에서
이 한국 땅으로 마주 하는 듯이 찍어 바른 듯 함의

그늘을 맞아 한 샘 같은 것
그 발원이 영롱한 물방울 같은 것
그 기억을 더듬어 방울의 춤을 출 때
가야금 산조를 따라 산책길
여치가 방울을 채워 다리가 나고
다 마디 같은 소라껍질
대나무 통인 냥 마디 마디의 진화에 맞물어져 가니
아! 대나무 숲 쌀쌀함은 서걱서걱 비벼대는구나
발자국 기척같음을 뜯어 먹음에
입 안만 싸한 것 같느니


품위

어려운 지식을 습득함도
다 이성적 품위를 배가 하는 것이요
답답한 심포니를 들음도
다 감성적 품위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바이올린을 위한 요하네스 브라암스

아무리 아름다워도
날카로와 질 수 밖에 없는 격정을
단구대 벽화를 긁어 나가듯
성냥 하나의 발화점을 찾아 나선 냥
강의 둑방의 선
그 그어 나간 흔적 같은 삐침에
횃불같음은 내 심장이 컷지
허공엔
간혹 섬광만 미진한 듯 번쩍이는 곳
아! 오케스트라여!
내 고분을 열어 봤는가
이 地氣가
내 빼대만은 안스러워 환골 탈태의
살을 붙이려고 떨어질 줄 모르는
뭉클하도록 응결되는 것에
산세가 장엄하게 알몸을 드러내고
감춰진 바가 구름살
안 개일 듯이
물러나지도 않는 것으로 까지 끌어당겨
최종분석적으로
내 몸의 살점으로 굴려보려는 재생력
인간의 마음 속으로 다 담을 수 있는 비장감
호수처럼 간직하는 사랑만으로
조용히 매우 격의 있는 예로도 부족함이 없는 것으로
태양은 누구의 심장으로 박힌 것인지
물에서도 염원을 푸는 것이 듯 내게 박혀 있구나


존재 2

음악같은 줄기
향(響)
눈처럼 다 죽는 날
너의 활에 가는 것
실려가는 평행
따로 긁힐 없음에
노래를 알겠는가
사랑을 알겠는가
눈 위에 다시 긁고 밟고
마치 영혼처럼 끄집어 내어 가게 하는 것
바람이 산등성이를 매몰차게 모는 곳에
다시 눈처럼 일어난 허리인 냥 짚어 보는 것


코뿔소

코뿔소 한 무리 싹 비운듯 남은 가을에
그 선조만 같은 나무는
어쩜 깡총 일어선 사슴 뿔같은 것
코뿔소는 고깔모자 쓴듯
눌린 듯함의 저변에 배 땅땅하게 일어나는
아! 그대 나무여!
이 대지가 기억하는 게 많구나
뿔 달고 달려야 하는
대지에 먼지 일으키는 분주함에도
뭉게 구름 한 점에도
망망히 그리움을 떠올리게 할 것이 된다면
고삐 매달고 달려야 할 것
돌아보지 말고 가야할 것을 돌아 봐 굳은 돌
그 돌을 차고 나가듯 피워 올리는 것
코뿔소가 달리는 흥분로구나
저 아지랑이 끈을 잘라 멍에에 걸어 가게 하는구나
돌아서 붙은 듯한 벽의 그늘을
노골적이며 얼굴 따갑게 떼어가려는 직사
여름이 땅으로 내리 발설하는구나



킬로만자로 2

하늘로 씌어 마차로 가지 못하는 것
아! 그대여!
우리의 흰 머리가 그렇게 얼어붙어
걸린 그 면모로 도리어 사라지지 않게 보이는 것
변해 없어짐이 아니라
흰 창공에 다시금 푸르름을 걸리게 한 것의
이카루스!
왜 그는 태양으로 태워버렸나
저 태양을 던져도
머리만 더 나오는 흰머리를 두고




돌잔치 한 번으로 돌인 것
그 향기
한 번에 삼키면 될 걸
평생에 녹여 먹는 알사탕을 푸는 것
오늘의 봄에도
국화 향의 幽窓을 혓바닥 굴리며 산다

일생 돌 하나 빨아도 다 녹이지 못 하고 가는 것
산천을 의구하다 하기엔
내 50 보 온 길에 한 보에 도는 행성 자리 같은 것
돌 하나에 뭉쳐진 것
난 오늘로서 핸리혜성처럼 돌아와 보고
그저 최소한의 돌이기에 보았다는 하겠거니


別感

왜 갑자기 계절과도 외지다고
지독하게 우울해지도록 느껴지는지
아무리 좋은 봄날씨여도
나를 외면함이 두터운 곳에
두려움도 있는 턱
겨울과 털옷은 맞는 것이지만
또 옷 한 겹 더 벗고
타협되고 용해됨이 무엇이던가
지나고 보면
봄이어도 봄임을 모르고 살아오게 되는 것
사랑조차 엉뚱한 입맞춤으로 성숙되어 온 것같구나




귀란 것
평상시에는 닫아 놓고 들었나
또 엉뚱하게
열린 듯한 곳에 빠진 듯
멍한 곳에 빠진 듯
무엇엔가 죽은 건지 살은 것인지
꼬집어보듯 귀울여 보다
그래 또 그대로 들리기에 들어본다
양파층으로 한층 밖의 귀인 것인지
귀도 모래톱처럼 살이쪄오는 모양


황무지

한 시인이 용의 꼬리까지 남기는 시를 지었네
그는 황무지를 읊었으나
낡은 마차적 황무지보다
끄는 자의 옹골참이 황무지를 이뤘데
글이란 낱말조차도 개성이 있는 것인데
전체주의자처럼 끌어모아 모자이크를 만듦에
허무하게 하고 황량하게 하였구나




술은 확실 자기 것 만으로 하는 서술이 되기에
술이라 하는 것
그대
술이 술을 당기는 길이 만큼의 서술성
봄 아지랑이 조차
술이 술 같지 않게 다가섰음을 모른 채
달리 감 잡은 것으로 가졌다고
허열증세 같은 것으로
허무성마져 다른 감각을 갖고 허무의 공동체라 한다


달인 물

왜 달인 물을 달이다고 하는가
달이란
이 연못의 기준점으로 분명 달인 것
그 우러나온 기준 점이 10 년
안 테두리 원형의 눈금에
바깥을 두른 눈금이 백 배
한 번 우린 것
한 번의 압핀에 못인 것을 타고
달이 연못에서 비춰 나가는 향연


모래 시계

너는 벽에 있고
나는 외통수에 있다
다 같이 궁벽에 잇는데
무엇이 다른가
열쇠 있는 자만이 드나는 것
열쇠 없는 자는 드나들고
크지도 않고
무거운 것도 아닌
키만 있으면 될
열었다 닫혔다에
문 열쇠 구멍으로 모래시계 구멍을 냈다


콜라병 하나

꽉 찼던 전성기가 지난
빈약한 음료수 냉장고
층층마다 겨우 뼈대를 유지하며
말라붙은 듯 가느다란
몽총하게 캔이 남으며
비다시피 하는 것에
아랫단 채우기 마땅찮아
겨우 콜라 한 병 남은 것
그마져 비니 흔적이 커
하나는 늘 채우다보니
하나는 외롭워 꼿꼿이 선 조화




시계 침이 눈금에 해당될 때
헐겁게 떠는 몸짓
그 바이브레이션의 맛을 낼 때
한 식구같이 하는 것
눈금벽 나가기 전에
한마디 추스리고 나가는듯
내 몸 하나 진저리치는 일각같은 것
어데로 가는 것일까
이 촉을 떨어 깔떼기 입으로 몰아 넣는
어쩜 혓바닥 길게 내뺀 것
음식 좋은 영양가
약봉지처럼 접어 넣는 골
시계의 배꼽을 체워가듯
丹田에
不知不食이어도 살아가는 정령스러움
개울이 탯줄 같음의
田이 단
이것이 봄날의 전경으로
만물이 살아 일어나는 것



공간적 미덕, 시간적 미덕

우리가 경찰이 가까이 있을 때 행동을 조심하는 것과
멀리 있어 안보이는 경우의
법을 많이 범하는 강도는 차이가 많은 것에
관용의 미덕이라는 것이
경찰 스스로의 아량에 있어 베품이 아니라
먼 차이성으로 관용이 되는 사이를 누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는 것의
한쪽은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공간
한족은 신화의 엮음이 있는 실가닥 같은 것
실로 시간과 공간의 배분률은 어떠한 것인지
마치 거울이 비추는 경직성의 메카니즘에
흐려짐이 없게 한 것에서의 결과물이란 것의 추출물


뻐꿈 뻐꿈 구름 뭉실

뻐꾸기 소리 뻐꿈뻐꿈하니
구름이 뭉실뭉실
내 인생 첩첩 고개
차라리 뻐꿈뻐꿈 피워 올려준단다
대충 여럿 참 말 안 들었지
열을 내어 뿜어대고
뻐꾸기 숨차기가 피새될까 두렵구나
골목길 막다른 듯 벼랑 아래 나딩굴어어도
부지런히 평화로운 전원의 철에도
성실히 타보라는 듯 구름만 뻐꿈뻐꿈




성인이 아니면서
단맛을 더 낸다는 것이
아예 꿀맛춤 하는 것
木이 주는 淸 목청
石이 주는 淸 석청
고목의 구멍같이
비워서 주는 집도 아닌 것에
청이라 할 수 없이 벌통과 같은 것
늘 罰만큼에 달콤한 꿀


글 2

하늘의 극이면 땅이요
땅의 극이며 하늘
모가 뒤집히니 윷이요
윷이 뒤집히니 모요
소가 극이니 말이요
말이 극이니 소라
흰 뱃가죽에 잉크라고 붙었으니 글이든가
글 없으면 흰 종이만 남는 소가 있고
종이 없으면 밤이 빠른 禪念이 있다




음악적 인생
아직도 남은 노래방의 노래여!
길의 지하도는 숨죽이니
구둣발 소리는 더욱 낭낭해
그대 스스로를 귀기울려 주는 듯해
건반 위이듯 튀는 듯이 걸어보고
편물 짜는 기계이듯 지하철은 오락가락
그 내면이어도 옷 한 벌의 짜임새
고요로 빠진
정적으로 빠진
다만 길 섬유질 질긴 선을 스다듬어 가듯
가는 멍머암 같은 것에
야외음악당 만한 귀를 기울여 알알이 뭉쳐간 것
파이프 오라간처럼 근육을 불궈
수세미 몸통같이 통통한 때 뭉클뭉클 일어나는
繡의 입체성
파도가 難해도
한 그릇에 울컥 들이키며 뭉글뭉글하기도 하기에
이 장엄을 두고
생을 가벼이 할 수 없는 것으로 엮여 가니
그대의 무상이여!
무상이라 하나
무상으로 삼키기도 어려운 것을 뱉었구나


이골란(裏骨蘭)

대궁이 가늘어
마냥 옆으로만 길어져도
이골 박힌 란
꽃잎이 난다는 것이 플룻 구멍처럼 난다
절제된 마디로 봄에 조심성 있게 된 것
내 딴에는 몸에 다 배인 것 같았는데
잎 무성하게 산발한 오케스트라에
플룻의 정원 주제로 인생사 읊는 판에는
섬세한 그대의 입술을 기다림이
나의 그리움을 내밀며 틔우는 것이다


경상도

그대의 즐거움을 위하여
오히려인지
비로소인지
램프의 주둥이에
나선형으로 말린 듯 먼저 뿜어 내 보는 것
저 하늘 구름 조각 궤 맞춰보면
램프의 거인이 慶에 尙의 問으로 나오는데
연기가 그 양상을 못 드러냄인지
첨성대가 다슬기 속을 파 먹는다


전라도

하늘이 全羅에 국수 줄기낸 만란(萬蘭)
나무가 매듭을 땋아 올려도
전라에 붙은 기별인 냥 잘 오려낸
흙은 쌓은 냥 세워 편다
매듭된 것 다 달팽이
잘라도 다 제 몫의 몸으로 감당하는 움츠림
그로 뭉쳐 크는 것
손가락 끝만은 잎새처럼 펴는
道며는 더욱 좋은 것
다 桑田을 꿀꺽 삼켜 먹어가며
똘똘마리 죽은 듯이 뽑아내어 토굴인 것
날개 아니면 고치인 것


나무

나무는 지네족
방석 두께로 잘라도
지네처럼 다리가 나고
다리로 못 나고 보니
우주적 태엽의 나이테족
머리에 붉은 꽃 붙은 선인장족
뿌리 보나 아니 보나 같은 족
굳이 뿌리라면
음향이 사라진 맥으로서의 뿌리


뱀넝쿨

넝쿨이란
농담 정도에서
제 허리가 받쳐지는 만큼의
자립성을 보일 때
삶의 희화화에 훌륭한 엔터테이먼트 나오는 것이요
포도(葡萄)란 것도 되어
남을 취하게도 하여 보는 것이다
허나 그 꼬임새에서 큰 기둥을 넘지 마라
그건 절세성으로 스스로를 쳐나가면서 커 나간 것에
칭칭 감고 올라 제 머리 하나 더 내밀고
마치 자기인 냥 행세하는 것
남 어깨 짚도 해딩하는 파울성
꼬냑 한 잔에도 자격이 없는 것
충분히 숲의 품 안에서 취할 수 있는 낭만에서 영근 것
그 그늘의 주인인 냥 오만할 수는 없나니


ㅎ ㅎ ㅎ

품팔이가 하품팔이
근심걱정만 없으면 되겠네
何 何 何 입을 열다
얼마나 구석 박혔는지
두꺼비가 골져 살아도 입이 찢어지도록 한가하고
입김발이 찢어져도
하 하 하에 소리마져 눌려버리고
강요된 듯 적막감
꿈으로서야 밝혀질는지
그래서 그런지 나무처럼 자라는 시간들
고마운 시간들
시간을 나물처럼 먹는 생명력


쳇!

쳇!
이 뱉는 짧은 순간을 분해하는 것
비야!
네 진실은 무언가
하는 체 흉내만 받쳐
체반에 걸러 뚝 떨어지게 하는 임의성으로
우리의 진실함마져 포괄하여
다른 쪽으로 넘길 수 있음이더냐
구름의 하는 체에 걸려 신선 노름이요
내 마음은 한 채에 걸려 어데를 갈까 맞추는 것
이도 앞 자 붙으려니 까치발 되어 쳇!
젠장 붙어야 할 자가 없다




나 혼자만으로도 토가 많은데
당신은 토를 덜지 못할 망정 또 토를 더하니
토를 덜고져 토가 젖은 든 것
못 볼 것 보았다는 건지
애들마냥 꼬리따라 다니며 얼레리 꼴레리
어찌 그래서야 선도자라한들
선생 업을 떼어줘야 청출어람이고 하는 것이지
괜스리 토만 더하여 허물이 되었구나


미래

짚뱃가리만한 미래
그래도 맑은 하늘빛 말똥
말똥가리
눈 말똥말똥 天空같은 것
눈 부리부리한 것 말끔가신
창은 맑건만
입은 부리부리
여우가 둔갑하다 꼬리만 남겨둔 것 같은 도
그 부리 닳고 부드러우면
化身도 자유자재로 들겠구나
눈이야 이미 구름 속을 나온 듯 맑음
가리 가리 쌓인 청명


라면의 노래

누가 내게 인생이 무어냐고 물으면
라면의 춤이라고 할 것이다
물결의 노래여!
질 좋은 질문이
질 좋은 대답을 낳듯
바닷가에 밀어 붙여
다시 물러서면 가정성이라 내미는 것
큰 불이 아니라도
태양을 담구어도
고싸움처럼 내 미는 것
아! 라면의 노래여
초극을 넘은 공간이 있음인지
한 점이 (~)을 지렁처럼 움직이는 유동체를 연
손 아구리같이
그걸 모른다고 해도
우리가 보고 느끼는 이 공간에
뱀처럼 땅을 기어서라고 붙여
이 가는 길의 형태 ~의 라면
~ 라면
내 그대에게 잘 보아준 깔끔한 맛
생라면 먹는 맛
그대 일생의 굴곡을
한 입에 뜯어 먹음으로 전해줌에
나름의 구수한 맛
잘 이해가 맞는 리듬적 해석
우리가 그대에게 생라면으로 던져 줄 수 있는 맛
익힌 라면으로 전해 줄 수 있는 맛이 다른 것
웨이브 전해줌이 완만한 듯해도
서술적 접속이 은은하게 맛으로 나오기도 김발도 깊은 것
다만 이 맛을 알려면
떠거운 물에서 나오듯
離宮이라는 火가 찬란한 중년의 여인에서 나오는 것
인생이라는 질문이
좀 더 나이들어 물어야 격이 있는
끓어 올려지는 운명이라는 것의 운률


고생

남을 싸안고 쟁이는 것이 보쟁이는 것은 좋은 것이니
깔고 베풀어 스스로 드러남을 자유로워야 무대를 살리듯
그 만큼의 나로서도 주체인 것
어찌 사랑의 진실성이 문제겠으랴
욕정에 알짬을 내어 염분을 내는 것에
쌈을 짭짤하게 맞춰가며 발효감의 향기를 알 때
내적 진실성으로 커감을 아는 것의
울대에 철조망 걸쳐 놓은 듯
오히려 싱싱하게 풀잎을 내밀어도
알러지를 앓게 하는 것
팔을 벌여 어깨를 걸쳐 놓아도
오히려 갈라진 고목의 껍질이
생 것으로 苦가 되게 하지 않는 것같은
인생의 고생은 생에 고가 됨이 큰 것임을
그래도 울 노릇을 다하는 것이듯 사는 것
반거들충이라도 오롯해 보이게 하고
되지기 밥 먹어도 맛 있는 거룩함을 성취감으로
버물릴수 있는 것으로
좋은 식성이 예뻐 보이 듯
생동과 순수는 늘 함께하며 나오게 하여
그 미지성과 불확실성을 넓혀
채워가게 하는 용량을 보이는
시선에 따라 압박감을 달리 느끼게 하는 것


춘곤 속에

피아노 이빨 빠진 無齒
봄은 물렁살
출렁출렁 냉기 풀어도 실밥 따라가듯
아지랑이가 피아노 선이 듯 팽팽하게 한다
춘곤증에
여름으로 갈수록
조율의 손은 허리를 굽혀가며 들고
到底에
샘터의 그늘로 당겨갈 때
물빛 맑은 곳에
산 그림자 반음 내놓라 하는구나


空感

뜸뿌기 딸국질에
둠벙이 계란 한 알 깨어 먹어 풀리는 중이다
세상 메조소프라노 목젓처럼 달아오르고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란다
사람들이 노래 부르란다
피리젓 소음기 달린 것처럼 푼다는 것이
대롱 속이 마음으로 까지 휘감아 움켜쥔 것
뜻은 좀 더 근엄하게 모은 밤의 무대
저 망향에 있는 것이나 내 가슴의 덩어리나
침향처럼 맺혀 있는 것 萬가지 피리소리가 모였다


소리밥

개구리 소리
한꺼번에 던져도 하나 하나를 알겠는데
그보다 더 꽃잎 터지듯 연 것은
소리도 모르게 깔았고
어쩜 소리가 소리를 듣는 비단자락
뭉치면 이
뭉치면 this
결 부드러운 音의 밥
바깥 것이
상대적인 것이
다 나인 내면으로 나온 그림자 깍지 끼는 것


전 삼삼 후 삼삼

모든 것이 �은 데서 시작되고
허물 하나를 못 찾아 날개를 못 단다
우린 겨을 찾음에 곁이 있고
이 해답의 곁은 당도 땅이요
둘러친 테두리는 겨요 堂이로다
저 먼 자리에서도 곁으로 다 당겨
둘이 만났음에 한 둥우리로 싸는 것
전 삼삼 후 삼삼 (前 三三 後 三三)
전 만으로 풀 것이요
후 만으로 풀 것이요
오늘만으로 풀 것이요
아니가도 있음이요
가도 있음이요
이 �는 데서 트레바리가 나도
그도 시간 밖을 독촉한 것
우린 얇은 피막이라도 있어야
자각이 있는 것으로
어린 것이 나의 스승이 되는구나
네 날개가 간지러우면 내 날개
그리같음에 머리는 늘 살려내고
이를 아는 자 죽음이라 하지 않으니
솥 뚜껑 속에 웁쌀의 향이듯
꽃이 피는 시역살이를
연민의 시간으로 아름답게 피워가며
순간의 깨달음을 정좌하는 것
가장 중요한 부분이
로�바람으로 까슬리며 정신 없어도
이 대기권(待期圈)을 차고 나가리니




언막이야
元旦의 나이테를 흘러나가게 하지 못하는
틈을 본 것 같이
子時의 水을 사이로 여는 공간 같은 것
과연 틈이였나
아니면 비춰진 그림자로
틈 밖인 냥 착각했는 것인가
어쩌면 차원 다르게 열었음인지
부넘기에 불이 새었듯 시공은 새었는데
잎새는 붉음은 그 사이로 나온 것인지
방고래는 기어코 건넜음에
붉어 장판까지 달궈 벽지를 꽃을 따라는지
속의 것 나무처럼 피워내 보고
벽심이 살으나
팔로 뻗어 살으나 내공은 같은 듯에 난 것
인간이 벌 받았다는 것이
벌처럼 남아 열매로 소똥구리가 굴리는 것
아! 그래
핫아비 무척이나 떠거움으로 불이라 하나
물에 잠긴 것이니 얼음이 끙끙 언다

언막이 :물대기 위한 언덕을 만드는 것
부넘기 :아궁이와 방고래 사이의 턱
핫아비 :짝이 있는 남자





솥뚜껑

성주풀이가 무어드뇨
심심풀이는 알겠거니
어제의 제삿밥 오늘 받아 먹으나
오늘의 제삿밥 어제로서 받아 먹으나
솥뚜껑 열고 스님이 바리춤을 추는데
밥은 다 됐으나 먹을 정은 없고
개울가 취락객은
고스톱 판에 쇼당을 붙이고
소댕이 춤이 일어나니
솥뚜껑 장단이 꾹 닫힌 거북이 등껍질에
발자국도 눈길 안 주는 심심풀이에 있다

소댕 : 솥 뚜껑


는개

요 갠 것이
구름을 이불자락처럼 갠 것이
안으며 갠 것을
이 도시도 안인 듯 안개라고도 하더니
꽤나 여우처럼 도가 널었지
는 듯 하더니
는개가 되어 부슬부슬 안개비가 내린다

는개: 안개비


새물내

새물내 나는 것으로 잠시 산뜻한 듯 하면
그 속엔 가을 기침나는 것이 있다
깨어 부서도 유리 파편 같은 까슬림으로
잘 지나면
유리처럼 투명인간의 몸을 추스려 보는 대위법을 찾고
거울의 나라는
그 비법과 함께 떠나는 살림을 챙기고
문득 곁에 사람을 떠올리는 것을 보면
이것이 하심이요 돗자리를 갈아주는 것의

새물내:갓 빨래한 냄새


생무지 김치

무언가 안다고
생무지로 대어들어 묵은 것 뱉는다 하나
제 자식이나 이해하였지
남은 종 취급으로 누르지 않으면
삭은 것도 필요 없는 듯이 짧은 것이
존재의 심플화
그 이상은 복잡성
생뚱맞은 꼴로 밖에 아니 보이기에
생뚱은 아기 볼기살이 살아 붙고
지인이라한 들
그대 앞에 다정하나
돌아서면 설면한듯 선웃음 짓고 만다

생무지: 일에 익숙치 않는 사람


과녁

야바위 꾼아
저 대장장이의 살손 드는 놀림에
숨베가 어데로 어떻게 붙은 걸로
숨이라 하는지 보아라
그래야 자루가 어덴 줄 알리니
너로 자루일려나
이 공기가 자루일려나

살손: 맨손
숨베: 자루에 박힌 부분


이월의 바람

초겨울 바람에는
다닐 망상도 많더니만
소소리 바람엔
따가운 볕살도 무처하각(無處下脚)이다
건너방 쾌종 시계는
손사래치다 잠이 들듯 떠나보낸 세월
이월은 아직도
시계추 가랭이 사이로 볕이 떨어진다
연등 할마시가
삼신 할망구나

소소리: 초봄에 맵게 부는 바람


도토리

소래기 꼭 끼고 살아야 하는 단지이듯
그렇게 붙여야 하는 것인가
어쩌면 집은 그대로 두고 사람만 드나들면
가벼운 것을
늘 옷꾸러미 집꾸러미 등에 지고
살아야 하는 듯 고달파야 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닌가
온 몸에 쉰내나는 일상을 향인 냥 단잠일 때
도톨도톨 도토리
그 천정으로 숙수그레 된장
숙진 고추장
마당쇠가 돈 곳
발쇠가 돈 곳
깔끔하게 돌아세워 버리고
늦사리 만든 듯 익으면
맵자하게 살아가지는 기준이 될 것에
숙지된 효과의 만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고 하는 것

소래기 : 굽 없는 질그릇 또는 독 뚜껑
발쇠 : 남의 비밀을 폭로하는 사람
늦사리 ; 늦게 수확하는 과일
맵자하다 : 모양이 제격이이듯 꼭 맞다


은하도 물로 비비다 간다

송골매는 다루어도
피새는 못 다루니
늘 말초에 일으켰다 사랑으로 푸는 법을 터득한다
어쩐 지상의 진리는 피새을 이해하는 것이요
천상의 진리는 피새를 잡는 것이다
한층 별 사이 좁아도 될 것
어쩜 구름처럼 살비비다 가는 것이기에
살가운 것인지도


보고픔의 상징

보고픈 님을 두고
밤낮으로 붓방아를 찍으니
님이여!!
죽은 깨가 여전하고
여드름까지 불쑥나는구려


물안개

그대의 우아한 춤은
흰 옷자락은 깐 듯 포갠 것의
한 겨울
갈대 머리 얽어짐에도 눈 뿌리던 춤은
어쩜 죽는 날까지 곱게 빗는 빗질 같은 것
물안개 길로 살포시 일어남이
상고대
하얗게 덮인 세월에 알을 낳듯 나왔다


승겁이 들면

승겁들면
겁을 올랐다는 것
그저 그렇게 겁이 있기에 올랐다하면
이래 사나 저래 사나 어떠랴만
승겁들면
애초 겁을 아는 것에
원력이 어떻게 있는가를 알아야
어려움에도
능력보다
말과 행동의 일치를 시켜야 하는 이치 아느니
승겁이 들면
다른 이보다 복 받은 듯이 잘 풀림을 알리니
미립의 빛의 빠르기로 형성된
우리의 자연스런 운명의 질량의 함유

승겁들다 : 일이 힘들이지 않고 절로 이루어지다


일취월장

산다는 것
제사 지낸 후의
반기상이 담을 넘어 주고 받는 인정이듯
넘어온 듯한 존재

반기상: 제사 지내고 난 뒤에 이웃에 나눠주는 것


가을

저 산 민둥머리
바닷가 뼛조각을 삭은 걸 갉아낸다 해도
하얗게 빛나는 것이기에
가을이 상큼한 것이기도 한 것
뼛가루처럼
상처에 바른 듯 묻혀가는 것이 아니더냐
어쩜 실내악처럼 긁어낸 것에 귀 기울인 듯
단풍이 드는 것은
온갓 산호빛이 물들어 오고
구름도 그토록 긁어간 바람손


행운목

행운목이여!
넌 뭐 그리 행운인가
넌 네 비너스 거품을 피우면서
나뭇잎이라고 열어졌히는 마스게임
그 눈으로
나이테를 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
천체 물리학을 다 떼고
그루터기 옆불따귀에 말이 핀 이야기겠지


심야버스

막차길
버스가 길을 공전력 있게 달려간다
흰 도시의 로컨롤이 노래로 드러낸다
가만히 있어도 메스거움을 뒤로 뒤로 당겨감에
그마나 편안함을 느끼는데
잠시만 머물러도 역지기가 나온다
멀미가 길 위에 있는 건지
길 밖에 있는 건지
구토증!
달릴 땐 모르던 것이
머물면 메스꺼움과 같음이
오히려 더욱 달려야 역지기를 더는 것
실로 끝으로 정지해
다 뱉어내야 시원함과 같은 것이
공적적 그릇이 늘어남과 같음에
채워 푸는
늘 담기는 듯한 충만성으로 시원하게 같은 듯
작아듦과 같음에도 오목렌즈에 든 것
그러한 샘터의 물은 흘게 하는 것에도
태풍이
자신의 눈으로 함께 멀미하는 수용법




겁이란
겁 안에 있음도
내 몸 안에 있음이니
만류의 인력으로 가둬도
겁이 관성의 법칙으로 나오기도 함에
겁은 나는 것이다
겁은 空界의 외적 양상도 아니니
브레이크 같음에 밀려나가는 것
신나는 것은 목 소리에 있고
겁나는 것은 뱃소리에 있음과 같나니


접시저울

우리들이 바라보는 님에의 흥분
태양의 접시저울임에
한 팔 위의 꽃
또 한 팔 위의 꽃
센타라인
우린 태양보다 좀 더 멀리 있는 편이라서



비올라

비올라
비 올라가 아니 건만
기왕에 울라치면
비 오듯이 울기도 하려무나
바이올린 보다야
구름먹 더 먹은 듯 무게 더한
그 바이올린보다야
비올라
비 오듯이
브라인드 透幕의 실내악장으로
기왕이면 빗결 같이
이 첼로 위에 내리려무나


평행선

밤이 문제겠으랴
우주가 문제겠으랴
한꺼번에 무너지는 모래 탑에도
수 만이 알알이 속 삭였던 것
모래의 난삽은 갈아져 가는데
물와 그 기미가 함께 빠져가는 것
처음과 끝을 막고
상처가 나는 것엔 자꾸 털이 난다


감로를 따라서

가늘고 긴 잎이라 하나
이슬이 실뽑음만 못한 길을
수초로 박히고 나니
살만 두둑히 쪄 못 오르겠네
흔들어도 빠지지 않는 우량성
이리저리 비나리친다고 해도
눈밖에 나지는 않는 벽
무염성이 있어 빠져 나오는데
노인 아니랄까 봐 天山은
가래가 끼었다 말았다

사시랑이 : 몸이 가는 사람이나 물건


진정한 보짱

도린결 외진 곳
저 풀들은 버덩이어도
비교가 될 수 없어 버덩이라면 화내 것이요
저 작은 바위들은 뻐더렁니니
좀 더 힘들어도 뻗대일 수 있다고 자랑이다
선바람으로 말이 말이 었던 것
10 년을 같이 살아도 모를 일을 어찌 캘 것이며
부닐으는 재주 없으면
이 땅이라도 개간해서 살아야지
떨어져도 떨어졌음을 모른 채
무슨 풍유는 알아가지고
그로 시들어 갈 일이
흥글방망이는 왜 그리 놓는지
도사리 떨어지는 이치
스스로 익었다고 떨어짐이 두려운 것
저 무텅이 땅을 일궈 삶에
쟁기발이 나무 나무 한 기둥에 기대 있고
황무지도 그 본치는 호박 속 같고
바람도 잘도 시원하게 들인 황혼을 가라 앉힌 것
가위 바위 보에 이겨 오는 보는
대지의 보짱이느니

무텅이 : 거친 땅
도린결 : 외진 곳
버덩 : 나무는 없고 풀만 자란 공터
도사리 : 익기 전에 떨어지는 과일
부닐다 : 붙임성 있게 붙어 다니다
선바람 : 차림새 그대로
본치 : 눈에 띄는 모습
보짱 : 속으로 품는 요량
흥글방망이 놀다 : 남의 일이 훼방을 놓다


이엉

무덤이 이엉처럼 일어난 것
이엉 저엉
볕짚 마를 때부터 다 함께 붙은 것
엉세판
엉?
엉?해도
한 풀 꺾이지도 않고 비워만 가든 것
떠알밭을 가꾸며 짚거름 처박듯
지붕에 이엉되어
저녁이 이녁이 되어
어엉 이엉 이라도
무덤과 허한 것에도 울며불며 헤집고
그렇게 살았으니
다음 생에는 허벅지게 푼더분하게 사소서

이엉저엉 : 여기 저기
엉세판 : 살아가기 어렵도록 가난한 형세
터알밭:
허벅지다
푼더분하다 : 여유가 있고 복스럽다


벼랑길

지돌이 팔 제대로 때지 못하는 길목
살아가면서
쫓긴다는 것은
남의 놀금에 놀아지 않아야 한다는 것
허나 누구나 덧두리 속에 넋두리가 있어
기운 건지 지운 건지
곰비임비 쌓이기만한 산만 크고
덩저리 남의 마음에 드난살이를 한들
모집어 난들 주인은 아니됨이로세

지돌이 : 가팔라 겨우 몸을 대고 돌아 가는 길 , 안돌이
놀금 : 파지 않으면 단 번으로 놓아버릴 냥으로 깎아 부르는 금
덧두리 : 맞춘 가격에 더 보탬
덩저리 : 쌓인 물건의 부피
드난살이 : 남의 집을 옮겨 다니겨 고용살이 하는 것
모집다 : 남의 허물을 명백히 집다
곰비임비 : 물건이나 일이 거듭 쌓이는 모양


색조의 노래

산들 산들 살들바람에도
넉장거리치며 힘이 넘치는지
다랑귀질하며 하며 보내는 젊은 날이
눈 비음에 들기 좋아라
좀 더 깊이를 봤을 사랑인 것
코멩이 소리이듯
눈멩이도 있어
색에도 소리가 있듯 노래가 되었고

다랑귀질 : 두 손 잡고 매달리는 짓
넉장거리치다 : 네 활개를 벌리고 벌렁 자빠지다
눈비음 : 눈에 들기 위하여 꾸밈


낚시

개어구에 낚시하는 저 친구
갈대바람에 아랑 곳 없이 전념할 수 있음이
도인지 무정함인지
오늘의 것도
어제의 것도 갈대 꺾듯 꺾고
또 기다리는 세월이 있으니
참으로 풍월에 매달았다
개어구에 마음을 여는 길도
뜨악해도 강물 위로 빈듯이 와 질는지
도두 보아 휘지도 않고
기둥에 착 달라 붙는 일지심 버드나무
호드기 내면
허로 바라 봤던 실바람 줄기를 내고
밀짚마져도 그 구멍을 통할 채비

도두보다 : 높여 보다
호드기 : 버드나무나 밀짚으로 만든 피리


난전과 바람

개골창 냄새의 도시에 살아도
속 썩을 정도로 손님을 맞아도
물건만 나가
생업의 걱정만 없어도
허리 더 굽힌들 어쩌랴만
그도 안 되어 푸념이 입이 만발
장사도 안 되고
지레 걱정은 칙칙한 빌딩의 그림자처럼 키가 크다
사는 것
어쩜 꽉 맞추기 싫어도 길만 남은 듯
조여 오는 것 유리만 백설공주마냥
반짝반짝 다가오고
댓바람으로 붙일 일 없이 느루 느루 살면
난전에 늘비하게 깔아대며 돌아다닐 일 없어도
간 듯이
나무 되어 뿌리 박혀도 바를 바 없이 바람의
가지를 물고 웃을 수 있는 것
그럼 멱차게 밀어붙이는 것도 절로 숨죽여 가는 것
자꾸 움직여야 함이
바람의 근육질에 붙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못 가본 것으로 채우지 않는 아량과 같은 것으로
바람길 넘어 보는 것이라고 꼭두로 하며 산다

멱차다: 더 이상 할 수 없는 한도에 이르다


몽종함이란

저 풀을 보고 몽조함이라 말았어야 했나
산다는 것
분명한 듯이 몽종한 것으로 말할 수 있는 것
몽을 따다 붙이는 허황성을
최소한의 색으로
쉽게 매겨 넣을 수 있을 알리는 것
외통이 불어 넣은 것이 제 연출성을 드러내는 것
다 세상에 몰아넣음에 있어
몽종하다는 것
몽에 그 골을 몰라도 물길이 들어
풀이 나음에 다 나온 무대 같음의
그러한 삶이 몽이라 함이 아닌가


나뭇잎 배

저 석양의 나뭇잎 배
부셔져도 좋은 것이
물을 먹어 질긴 추억을 띄우고
재생 코스를 따른 듯이 간다
가장 얇은 두께
그림자의 두께를 거두 듯 가듯
어깨가 축 처지고
바위에 걸리면 걸리면 걸리는 대로
주위를 맴돌다 가면
추억이라는 것
저 황혼의 나룻배 조각낸 것
노을 찍어 검어가면 그림
금붕어가 수면의 거풀을 재촉해
입을 요란하게 벌리며 숨가빠하다
금빛 찬란하게 물들여 감만 하여 온다


올빼미 눈으로 가는 역사

피천으로 시작되는 길
올빼미 인생처럼
낮 어두운 듯
밤에 잡동사니 물어 날라
엉구어 살다보면
인간세 참 독똑하다 하나
그리 모음이 듯 역사가 쌓여감에
올빼미 둥지에다
옥셈이라고 손가질하지 마라
갈마봐야
잡초 무성하게 나는 곳에
폐품된 탱크와 대포가 조화도 없이
나딩굴고 있음과 다를 바 없다

피천 : 아주 적은 돈
엉구다 : 여러가지를 모아서 이루다
옥셈 : 자기에게 해가 되는 셈
갈마보다 : 이것 저것 번갈아 보다


잎새 하나에

둥글둥글 살아도
파임난 것
벌레가 득실득실
그로 주고 나서
이젠 내가 벌레가 되어 파 먹으니
손바닥 하나는 건네 받았구나
그 몸마져 해탈하겠다는 자연적 순리에
왜골에
희떱은 것이 먼저 내세우고
강파른 살을 체우며 가는 것이라 하나
그 거푸집 평 수만 넓을 뿐
손 바닥 하나 채우는 무대에
날개를 달 수 있는 애벌레엔 번망한 것일 뿐
푼푼하지 못하게 하는 긴장감에 놓여도
골수에서 자아내어 허물의 발견하는
거듭되는 삼투압적 여과성
그로 핵심되어 날으는 주시선이 있어
거듭 없는 길

왜골 : 허우대가 크고 언행이 얌전치 못한 사람
희떱다 : 속은 비었어도 겉은 호화롭다
강파르다 : 몸에 살이 없고 파리하다


도라산역(都羅山驛)

그물로서 엮인 선
그냥 중간인 냥 있었으면 어데 덧나더냐
왜 네가 도심처럼 티를 내어
네가 중심인 냥 행세를 하여
욕심발에 도매상 독과점 내듯
온통 길을 끊어놓았더란 말인가
도라면 도라였지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냐
꼭 산처럼 당겨가며
스파크를 일으켜 지름길 내준다고
봉오리 치켜 올려가며 팟팟 붙여 가는 불빛
이제야 여봐란 듯이 소리 소문내더란 말인가


야외 원형 공연장

원형 공연장 스텐드에 앉은 연인들
그 테두리마다에
문명인으로서의 진지하게 앉은 여유로움의 심안들
굳이 공연의 심지가 아니어도
파도처럼 울을 내는 곳에
나무가 나이테 해변을 거닐며
나이를 먹어간다
나무 한그루 송이로 별핀을 꽃을 길
기둥으로 감싸 올리는 것에
토막토막 잘라낸 것
다시 원형의 좌석에 앉아도
젊은이들의 눈빛으로 일어나는 탐구심
아마 어느 토막이든
다 같은 샘터로서 생각으로 일어나는 우주


형이상과 형이하

우린 물에 그림자로 부딪치면
우린 그것으로 죽었다 한다
그로 나 하나가 죽은 것
물에 그림자를 넘어 고기가 사니
잡아 먹는 것
그 건 오늘이 실존적 행위
죽은 것을 먹으나
생으로 먹으니 오늘의 것이요
어제의 것도 아닌 것
통털어 한 배이니
이 순간으로서 해탈을 찾는 것
내 입에 다 부셔지는 것들
형부터 없어지는 발판의 것


엉너리는 자신의 꼭두일 뿐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것이 있다
질서 없는 곳에는
어데든 엉너리가 있기 마련인데
남을 여유롭게 하지 못하는 짓이
지성과 문화인으로서의 차이를 나타낸다
여줄가리처럼 나중에 여유를 부린다 할지라도
심히 남에게 압박을 주기도 한 것
살아 터알밭 하나 가지는 것
다 남의 배알을 배려한 공덕에 있느니

여줄가리 : 덧 달린 것
엉너리 : 남의 환심을 사려고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


坎水

상을 버려라
물이 귀신같은 둔갑으로 감춤이 있어도
그림자 상은 걸려 있지 아니 한가
맑음에도
거울적 집착을 없애라고 하는데
상이 벽보인 냥 붙는 나를 본다
自性을 찾는다는 것
속성을 깨고 나가는 것


성찰

화란 결국 허공성에 매연물
결과적으로 풍류적 구름을 띄워 놓고
요람인 냥
감사의 마음으로 가벼운 듯이 한
천상이라 할지라도 한 변방일 뿐
초극은 아닌 것
화 나기 전에 또 재고함에
사고의 심지로 함에
촛불같이 나가는 것
性으로부터의 色을 만나는 조건성으로
윤곽이 드러나는 접근성으로
사랑이라하며 성찰 나가는 것이다


섬 하나 풀어 먹으며

파도가 사탕을 빼 먹듯이 할 때
아직도 섬은 입 속에 있고
섬은 다 붉었는 듯 한데
묵은 농묵으로 핥게 하고
오늘의 도감(큰 감)은 그렇게 불거져 갔어도
곳감은 검은 노을로 묵어가며
남국의 섬을 빼어문다

섬 하나 풀어 먹으며
일출!
곳감 빼어 씹는 입에
흰 태양이 목구멍에 뽀글 나오는구나
(상쾌한 아침!)
이 괄호가
목젓 말려들어 수면 무호홉증 같았음을 차고 나온다


오늘의 키스는 제 2의 접촉성

우리가 서로 바라볼 수 있음은
어데선가 등돌린 시간이 박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키스는
그림자 미끄러져 가는 곳에 있음에
오히려 물체를 이룬 모든 것이 혼자처럼
남겨지는 것에
사색의 부드러운 손길을 기다린 듯
외로움을 타는 것에는
닿았기에
있는 것이요
보이는 것이요
들리는 것일 뿐인 것이 먼저 드러나고 난 다음이기에
현시적이라는 우리의 포옹은 그 재고품으로 일으킨 것


클라리넷 허리를 감싸며 사는 것

참 이상도 하지
우렁이 각시살 박힌 듯 클라리넷이 뽑아내는데
발자국은 척박한 초원을 다녀오는 길을 담았겠지
파도가 철썩여서 눈감은 것에
뭉게구름만 피어난
귀지처럼 빠지는 협주살
기러기가 날개짓하며 달을 가로지르는 선상
갈매기가 소리 앙칼져도 아련한
메뚜기 북더기처럼 일어나도 아련한
호반이 아늑히 수심을 그려나간다


바이올린 어깨를 두르리며 사는 것

선 바위 선풍기 겨울나듯
핏기 살리는 얼굴에
바이올린 귀쫑긋이 내미는 곳
짚신을 신었든
가죽신을 신었든
애환과 격정은
빗발자국에도 남기지 않고
2 월의 처마 밑 고드럼을 긁듯 지났다
햇살에 튄 듯 긁힌 듯
그 심정을 내놓으라면
대나무가 숲을 이루어도 모자라고
부스러기 이는 벽돌담을 지나
허물어진 토산을 지나
내 젊음의 �량은 보석처럼 빛이나는 것
한가한 오후를 넘어
내 기름치 살을 지나
옆으로 기울며 시트에 넘치가며 산다


서곡

영웅 따라 일어나는 서곡
저 서녘마져 깊어지는데
그 장엄을 뭉쳐 살기에
태양을 잠기게 하고도 고개를 내미 것
목 없어도 다 넘는 자의 고개
달을 채워가면
운명의 행로에 사계를 염색케 하여
재 발견하게 하는 길
부귀영화가 아름다울 수 있는 건
가을의 품위와 맥락을 같이 할 때겠지
이 탈바꿈의
밖의 일이든 안의 일이든
넌즈시 물어보고
넌즈시 알아보고
인고의 애잔함으로 구멍이 뚫린 듯
문이 열린 듯
이젠 제각각의 색깔을 이룰 수 밖에 없는
그 물감을 천중에 걸어 놓을 것이 아니라
세상의 부귀영화에도
외면되지 않게 맞아 들임이
가장 고요한 겸허와 같은
익으면 익을수록 가을 숲 같은
부귀영화여야 하지 않겠는가


한 마, 한 필로서 그려내는 것

길을 닦는 데
소등에 얹어 놓고 길마라 하고
들 바를 닦는데
시계에 얹어 들마라 하고
말 한 마리 그려보라는데
추상성으로 말로 말아넣어 걷게 한다면
인간이여!
우리의 창조도 이러하니 들게 하였다 할지라도
정법을 어느 훼방꾼이 무슨 의미도 안 되게
붙여놓는다고만 하지 말라
그러면 또 말들을 만드는 것
아지랑이는 씨줄을 당겨 가고
날은 날줄로 가니 옷감 한 벌은 나오는 듯한데
문양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어쨌던 천바닥에
생각의 궁극적 저장성이라는 것에

들마 : 문을 닫을 무렵
길마: 짐을 싣기 위하여 소 등에 안장을 얹는 기구


땅 한 필의 귀거래사에 금테 두르는 것

도심에서야 까대기 집 지어놓고 장사해도
자신에 이득만 되다면
빌딩이 그림자를 지어 수상쩍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도
상관 없는 것이
다만 자기 비위에 거슬린다고 의심스럽다고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집적거려보는 것이나
말로서야 권리 행세라 하나
제 이해타산의 산술을 쫓아가는 것이다
우리의 기분이라 것
바람개비만한 통로면
한 번 돌린 것 두 번 돌려서라도
이겨 나가는 돌리고 돌리는 관용이어도
참으로 인생은 본래 눈조리개 같음에
풀어나가는 것이 치졸함이 많다
하기 쉬운 말이라 하나
가기 쉬운 곳은 아닐지인데
말 한 마디에 덥썩 잘도 가져다 놓고
별로 신통하지 않는 속단이라도
속단 자체가 복잡하게 하지 않는 간결성이기에
무리임을 알면서도 세력을 만들어 따르는 것이
더 상용성에 맞는 예비성이듯 여기는
인생의 좀 까다로움에 대한 귀결점
어쩐지 숙면지기처럼 대하나
땅 째라 하는 소리 같은 귀거래사만 �어대며
너라도 별 수 있냐는 듯
벌렁 나자빠지며
내세라도 좀 헐겁든 아니든
삶도 모르는데 그것까지 무얼 얹냐고
말이야 지푸라기보다 더 가볍다 하지만
짚으로 묻히면 그만일 일을
금테를 두르며 가면 금땅이 되듯
어지간히도 욕심은 노랭 노랭하는 것

까대기 : 건물이나 벽에 붙여 지어놓은 집


볼펜

끝조차도 둥글게 모래 한 알의 이치로
돌려가며
또 알이 먼저이든
새가 먼저이든
늘 돌리는 역할만으로
한 줄기라는 장편을 굴러 낼 수 있는 것으로
송곳 끝에 매달린 글씨 같이
크게 치중하지 않는 듯
바람개비 절로 도는 듯 해도
무궁무진하게 도는 땅덩어리마져
예리한 날끝에서 뜻을 뿜어내는 것에
아예 글과 말이느니 行으로 돋아나버린 것이
이 사물의
글은 천상으로 나가 먹어도
글끝이 아니게 만물은 생성할 것이요
알처럼 감아 란으로 깨어 날아갈 것으로
털어갈 것이 글의 행을 굴리는 것으로 살다
탁 처는 마감 선상에서 사라지는 날개


나른한 한낮의 전경

넉가래에 널부러진 시간들
그래도 자루 잡고 당기는 끄임새는
벼가 마를 제
참새 눈 야물어지는 시간
그제서냐 볕도 벼 심어진 땅처럼
라디오 소리가 익어간다
크게 틀어 겨우 한소꾸리 같은
들녁 깐 고요
아나운서 목소리 구름 귓밥을 파면
바람은 넉가래 턱을 넘고
젊음은 멍석 영그는 낯짝으로
햇밥을 피우면
당그레길 서울까지 갈까
기와 지붕 넉가래로 냉큼 삼킨다

넉가래 : 곡식이나 눈을 한 곳으로 모으는 기구


길미

어찌 인간이 많이 배웠고 안다는 것이
날카로워야 할 대목에
가위춤 소리 구수한 낱말만
써먹을 수만은 없는 것
직설성에 품위가 나는
그 덕을 보는 시야를 가져야 함에
간접성에 꼬임이 많음으로
은근히 졸렬성마져 휘감아
너무 인간미라고 밀어 붙임도 어거지
우리가 어떤 비교에
길미를 제대로 내기나 하고
댓가를 지불하게 하는가 하는 분별의
그 운신의 공간성을 낸다는
부모 빚을 내가 감당하는 것만큼 힙드는 것이다

길미 : 덧붙는 이자


꺽지

꺽지는 말한다
꺽진 데가 있어야
산천어와 어울려 사는 것이라고
그러고 보니
산천과 어울려 연결짓는 것이
댐과 보에 걸려 마디진 길
스스로 꺾어산 이력이기에 산하의
원줄기를 읊을 줄 아는 것
그런데 문화의 양상이 달아졌음인지
좀 꺾었드니
왠 그리 말이 많은지
무시한다는 둥
제 욕심만 챙기려 한다는 둥


목련

눈 녹는 초봄인 줄 알았기에
목련은 녹지 않는 나무에 꿈을 꾼다
녹지 않고
그러다 햇살 터진다 싶을 때
하얀 그림자를 당김에
그림자도 아니게 속을 드러내고
눈이 녹은 것을 접수한 향기를 불어
내 흰 영혼을 일깨우고
지상의 씨가 아닌 듯 종자도 아닌 것
목화에
구름살처럼 일구어 덮어주라는 전령과 같은
희어도 어둠 속에서 못 찾을 무광이어도
흰 문고리처럼 걸어 당겨낸 목련은
목화구름보다 저 얼음의 땅을 건져 올렸구나


단판

바둑 한 판도 못 올리는 인간들이
바둑을 둔다
바둑판은 평판되게 다듬었음에
그 결을 분명하게 하였건만
이 짧은 단판에
그 결만 이해하면 속 물결인 것을
왜 다들 판이 짧으니
습곡지게 해
울룩불룩 고개치는 길을 당겨가며
마냥 곡절인 냥 조절하니
판 속 모양새는 모른다고 야단이다
한 판
그 고요의 상에도 못 미치는 것이
그 선명함을 내 놓음에
자신이 흔들림을 느낄 불안에
한 잔 더 삼키면
이젠 당신의 물결로서만 맞춰야 할 주인공
인생 한 판에 못 든 것이 바둑 한 판 두잔다
그래도 단판을 알아야
요람의 그물을 어떻게 딛고 갈 것이가는 알지인데
그 그물을 따라 집을 지을 것인데
땅거미가 잉태한 배를 불려가며
알을 수도 없이 낳음을 알지인데



콩깍지

낮이
얇은 韓紙 한 장 덮은 듯 어둡다
낮이 얇은 韓紙 두 장 덮은 듯 밝다
허나 내겐 벗긴 듯 선명한데
왜 다른 눈에는 어둡게 보이나
저네 어두움만큼 내 밝음이여!
그 이치는 내가 아느니
저 빛가루가 내게 끼이니
낀 깍지로 봄에 끼이지 않은 듯 밝게 보임이요
그 빛가루선이 끼이지 않음에
그 안경으로 보지 못함에 어두워 보이지 않는가




실험 중에 밤을 실험하기가 까다롭다
밤에 시약을 넣으면
꼭 희게 발리어 나오는 것이기게
정체는
그림자를 까발시면 그림자 없듯이
도망 같다 오는 것
그것이 밤 한톨의 여정처럼 온다
마치 빛가시 다 얽어지고 난 다음에
황혼적 껍질을 벗기고서야
하얗게 속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심해에 흰 장어 나오는 듯이 한다
어쩜 빛은 다 꺾여 나간 듯한 난사성 속에
어둠의 반전을 안고 있는 듯 희다


밤 익히기

낮은 절로 익은 것이라 하여
밤까지 익힌다 하나
저 황혼층의 껍질로 부터 익어가게 하는 것
밤으로 낮을 익히는 것
서서히 대지의 정체성을 만들며 누래진다
밤이 어찌 밤만으로 익지 않은
낮까지 익힌다는 이치는 또 무엇이길래
꼭 껍질 채 안으로 드는 훈증의 날개로
춤을 추는 벽외의 황금의 기운들


순간

눈 후둑 떨어지는 모처(某處)가
울 안에서 울림은 무엇인지
까치발 한 웅큼 무너져 내리는 소리
나도 모르게 지켜 보다
불시에 들통나고 마니
보는 눈은 아니어도 발눈은 보이고 간다
목숨 부지하듯 남은 것
아랫목처럼 남은 것
싸늘히 벗겨지지 않는 바람의 울 사이에
그래도 지켜봐 줄 무엇이길래
언뜻 꽁꽁 얼어붙어 죽었을지라도
살아 있는 길로 가야한다는 것의
그늘 속에 퍼득임이
양지 발린 시간이 아니어도
툭 벗겨진 듯 날개가 있음이니
마냥 남들과 깍깍 대었다 침묵한 것
운무 녹는 꿈 툭 친 듯 간다




불이라 한 것
불자 붙은 촛심에
누구나 마음 바탕에 심어진 것
굵어도 한결같이
작아도 한결같이
훨훨 타 오른다는 뜻




모란
두부 한 판의 모를 맞추는 것에
적절한 냥의
모란 절제와 균형감을 따른
상승효과를 배양하는 뿌리까지의
최대공약수
혼자서는 蘭을 치는 덕망이요
움집이면 모가 될 수 있는 질서
모에 바둑알 놓이 듯 모에 벼가 핀다
귀퉁이여도
베토벤!
위대한 음악은 나온다


마음

한 마 폭에 음을 낸다면
아이가 인형과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뭉클해짐만도 무한지경이다
그 순간 순간마다
천둥뿌리가 될 수 있음이
우리의 마음에 있어 천지를 꽉 쥐어 가는 것
집이 크다 그에 드나듦을 힘주느냐
네 있는 이 순간보다 큰 것은 없다


광장과 숲

광장을 내동댕쳐도
저 앞산은 코끝을 끙끙 대는
석자봉(三字峰)을 드러내니
집집마다 콧구멍만 보인다
벌꿀은 향기를 감춘 채 분봉을 하고
머리채
숲으로 감춰진 채로 돌아간 곳에 살고
호박벌인지 말벌인지
처마 밑에 붙어 겁을 준다
오월의 콧날은 오똑 내 님같이 섯기에
향기는 이루 말할 수 없고
국화향이 먹는 가을 저림보다 약삭빠르게
꿀을 합성을 가르면 굴로서 나타는 뜻의
여왕의 지배력을 함양한 마취제를 나르면
우린 노예가 된다
이 강한 지배력이 태풍이 눈을 떠
꽃이 예쁘다 하나 바람이 그칠 날이 없고
꽃을 울게 하는
그래도 여왕은 꿀을 굴로서 지배하고
꿀은 굴의 코딱지 같이 굳은 여제의 숨결
석자봉 드러는 빌딩에
모성의 소스도 다 풀지 못했느냐 한다

산은 커다하나 코를 드러내고
그래도 나무는 작다 하나 마음을 드러낸다
희소하지만
나무가 물을 먹어야 살지만
너는 벌집을 준 나무기에
물을 먹으면 썩겠구나
겨울코 앞에
네 빈 마음에 존건도 달지 아니 하고
벌이 꿀을 날랐으니
네 아량이 꿈만이라도
그만큼 양식으로 전할 수 있음이니
달콤하게 잠이 들어도 걱정 아니게
너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믿음이다
광장이 이젠 쓸쓸함으로
추억으로 자리매김하더라도
復棋術 능한 듯 다들 기억은 없어도
생소하지 않게 걸어다니는 함성과 대화
연극도 공연이 모여들어 펴 보이는
저 바람의 혓바닥은
뱀처럼 민감하게 수 천 년 전인 채로
대사가 이어졌음에 이어 짐이 아닌
순간으로 다 태워진 것
인감과 같은 것으로 새겨져 찍혀옮만 같은
불의 낙인성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고목은 운무를 다스리� 콧등을 잘 부리라 한다




가을은
불에
땅에
완전히 다가 갔을 때 부서지는 것이다
우리의 사랑도
그대의 심장에 다 갔다고 할 때
부서지는 것이
다른 미련을 없앤다는 것이다
그렇게 건조한 듯 잡기성이 없을 때
다시 물 먹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바람에 흔들리지 싶지 않은 것으로
우린 어차피 심장의 궤적만으로
포부도 음악당의 화음을 맞추듯
감성을 이루어 마름질 될 때
그대와 남은 것으로
붉은 혀에 독이듯 죽는 것
거듭 죽고
또 죽고 해방하는 것이다


색단

낙엽이 길을 잊은 채 길 위에 진다
하늘의 놓쳤기 때문일 것이다
땅의 은혜로 산 것 같다가
천상록을 놓치니 다 지고 마는 것을
어찌 돌아간다는 뜻이 맞지 않을까
어차피 지상에서 벗겨지면
천상으로 말려가는 것
바다가 설물로 밀려가듯 ...

코스모그 길에 쓰러진다
좀 크게 안기에는 버거웠던지
옆으로 비스듬이 쓰러져도
혼천의 뼈대는 그대로 안고 쓰러진 듯
아마 그것이 나무라고 뿌리를 박을 때
박수근 화백의
모자이크적 균열성을 처 바른 듯
잎이 푸르게 두른 하늘 색의
퇘색에는 낙엽으로 길을 손수 빼
마름질도 잘하지 뼈대만은 남은 혼천의
아! 누가 코스모스가 쓰러져도
눈사람 같이 뭉쳐 일어날 것인 냥 속을 채움인더란 말인가


고덕 2

高德이라 하니
돌을 쥐어 봐도 무겁고
소나무를 쥐어봐도
그리 쉽게 용의 몸처럼 휘틀지 못하겠다
돌산만 고승처럼 눈에 들어 와도
헛것 같다
자꾸 더 허물어져 공감이 이는 듯
창공이 눈을 뜬다

古德이라 하니
유별나지도 않다고
돌에도 딱지만 덕저덕지 일어나고
이끼만 덛 물 먹기를 원하고
봉오리에 젓몸살 같은 것
이미 네 어머니 헌신면 이미 큰 길 닦아 놓은 것 아니냐
괜히 못 된 짓거리만 늘어가지고
불효의 차이만큼이나 줄여가면 원이 주는 것과 같구나


무당벌레

무당벌레 반달처럼 앉아 반을 끌어 안았다
그 붙인 반을 지상의 것으로 할까
천상의 것으로 할까
무덤 반구의 혼을 들어 날아 가는 영혼같이
뒤집어 본들 반쪽으로 이미 다리를 놓아버렸으니
푸른 천상 잎 속에 조상이 들었다고
빛의 색을 효과성 있게 빼어
비타민 색줄기로 먹이는 정성
우리를 키워온 줄기
그 밑거름을 중히 못하면서
무슨 은혜를 논할 수도 없는 헌신성의
꼭 무덤 하나같은 대증으로
망각과 무정함을 따라 가는 것
인간
뒤 밋밋
앞 볼록
하늘 바라보는 것
무당벌레
등 둥글둥글
배 밋밋
땅을 짚고 갈만도 한데
天上盤 인간을 안고 가려 한다




어데를 바라봐도 구멍이라고는 없다
태양조차 구멍이기에는 눈을 멀게 한다
시간이 쓰래기여도 빼어낼 길이 없다
눈이 살고
피부가 살고
순환이 살고져 해도
오직 달만 자신을 줄여 채워져 간다
방편이듯
겸손이듯
오히려 어둠을 섭렵함으로서 신축성을 넓히는
태양에의 지배보다
겸손으로 문을 낼 수 있다는 것으로
바늘구멍은 아니게 크게 들이킬 수 있다고 한다


지렁이 핏대

비가 오면 마지막으로
한 곡절을 풀어
짚이어도 그 대궁애 남은
파이프 오르간 종아리를 풀어대듯
끌어낸
한 음절의 마디처럼 살은 것에
꼬리가 나올 수 있는 자유로움의 끝으로
비를 먹여 나오게 하는 것
動이라 하지 말고
植이라 하지도 말며
돌도 이 한 줄기 얻으면
기린목처럼 길어 서로 부빌 냥이어도
살을 이루어 돌살을 피워주고
청아함을 맘껏 채워
함박 담은 뜻이 돌을 깨는 것이다
존재의 뜻
우주가한 아름 안아도
미꾸라미처럼 빠져 나가듯
새기줄 같이 기어코 노래의 향에 음절
지렁이 핏대 마지막으로 식힌 줄대
꽃인들 잎을 열지 않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