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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베 : 고덕

narrae 2008. 1. 13. 20:15
어머니

내가 사계절의 어느 구석보다 아름다웠던 것
다 어머니가 사계절을 잊고 사셨던 것
총총히 전해 오는 가을은 열매를 떨구고도 남는다
어찌 내게 겨울 바람이 길었던지
내 머릿결 진열하듯 훑어 갔다
이젠 다 빠져 짚신 조차 못 엮을 것
부단히 노력한 길
빈 머리 빛나리라 치면
임 가신 골짜기 길도 찾아보는 것이려니


지성

길은 김이 또아리가 풀려서요
글은 금이 또아리 풀렸음인가
금용사가 김용사가 못 되란 법 없듯
금도 사람이고
김도 돌로 넣고보니
글도 나왔으니
사람도 나왔고
세상 돌아감이
금으로 처박아도 행이요
김으로 처 박아도 행이요
금이니 금속성이요
김으로 행하지 몸소를 찾아가네
글에 들어갔음에 원자니 전자니 해대고
길에 들어가니 구곡양장의 한이 나온다
가르침은 늘 길 위에 있으니
배운 것만큼 그릇이 되니
글도 참됨을 만나야
참 된 인연을 만나리니
든 것 중에 그대의 인연이 정해진 것
평생을 책속의 성품을 놓치 못하여 나온 것이리니


숨베

숨베에 숨쉬는 것을 몰라도
단숨을 끼고 사는 것
역할에 신이 창조한 바가 밭된
이랑고랑을 메고 간다
숨 한 번에 당기는 것
산소
호미 한 자루에 당기는 것
자루
끝 달궈 꼭 끼워 넘은 숨베
아! 불끝이 영혼을 당겼나
나무 끝이 쇠를 당겼나


흑해

흑해가 게 뚜껑처럼 열린 곳에
에게! 에게! 하다 지난 것
그 많은 알을 채우는 진화는 끝났다고
하나 씩 채우는 자궁
지중해로 불쏘시개 밀어 넣은 지구가 허증이다
실존의 철학 앞에선
초인과 무기력
태양 때문에 사멸된 자 몇이며
건너간 자 몇이든가
인간이 인간을 보았다
수 십 만 수 백 만 분의 일을 위하여
대지는 오르가즘 중
움벙에 호랑이가 앉아 꼬리로 물을 튕겨도
희유가 일어난 곳


빙산의 일각

얼음 잠긴 것에 얼음이 드미는 것
다 녹아 수평 같음에 고개를 내미는 것
소멸되지 않는 세상과 같은 것
마치 영혼이 부풀은 만큼의 그 꼭지에
내 몸만큼 움직여 가는 것


ㅁ과 ㄹ

몸이란
몸으로 또아리 틀었다
풀면 몰로 기는 것이 있듯 하다
이무기 승천해 버린 듯 사라져 버리는 것


비 4

비가 바다를 한 번 풀어본다
줄줄
국수처럼 말아 먹는 것 속셈을 손짓해
수시로 이는 천둥과 번개의 젓가락을 내밀며
두 눈이
두 귀가
다 짝짝인 오감의 젓가락 놀음에 꽂혀간다
넓은 바다가 쓸쓸해진다
새끼를 들이킨다
분명 엉덩짝에 나오는 새끼
내 똥구멍 밖에서 꾼 것을 붙였을 창조리라
DNA를 꼰다
딴에는 긴 철사 끝에도 두 입이 붙었다
이젠 한 입에 꽃향기처럼 사라진다


나무여!

나무여!
너와 나의 침묵의 격조는 얼마나 될까
무식할 정도로 서로 아는 사이기에
가지가 부러지고 해도
무심마져 같이 통하는 것이라고
모든 사변을 나무라고 해버릴 수 있음인지
이에도 생의 활기를 넘는 원력이라는 것
어떤 조각의 모양을 드러내 놓을 수 있음에도
어쩜 우주성의 독성을 스스로 뺀 무의
이쪽으로의 유인 것은 아닌가

먼저 나무이기 전에
넌 처음 우물통이였지
그렇이 않았으면
어떻게 둥글게 물결을 잡아
나이테를 만들 줄 알았으며
별을 다 세겨 넣어 꽃으로 뱉을 줄 았았으리
너의 그 채색성을 비우면
왜 그리 우물일까
獄이 아니어서 다행일까
꿈 속에도 사람이 나비 날개를 달고
우아하게 내려 앉는데
누구의 곰곰이에 빠져
걸림 없음과 함께하는 것
너가 무라는 것에 자유로워야지
유이면 또한 가두는 것
한 허물 두꺼워져도 벗으면 바로 승천이 아니냐


미소

우리의 미소가 주름을 남긴다 할지라도
심장을 담구어
저 검청색의 바다 끝으로 미는 주름에도
찾을 수 없는 것을 미소로 일으킴은 또 하나의 포용성
지상으로서는
거대함으로서는
형태를 모방할 수 없는 천상의 것
미소는 즐거움과의 비교가 아니라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낙엽

이 대지가 비타민 먹는 날
봄엔 꽃잎으로 먹더니
이젠 동면준비가 비타민 색깔로 먹으려든다
소리도 출렁여준 빛깔
매연의 시간이 과도기라 버티고
낙엽!
귀기울임처럼 깊어만 가는 소라 꼭지로 파고드는 것
이미 비타민 맛을 내는 만큼이나
섬세하게 이 혓바닥도 날름 리듬을 타는
알파벳 첫머리 알파선의 미끼를 물고
술어를 천으로 짠 엮음새가 있듯 광선에 꿴다


적막

적막이란 것
그대의 달콤한 소리조차 사라지게 한 것 아니라
빠지게 한 것으로 유능한 캐처가 되려고 하겠지
보이지 않음이 있듯
들리지 앉음으로 묶어두는 것
가늘어진다는 것
희미해 진다는 것
놈 子字 되는 것에는
팽이처럼 감겨도 멀미 하지 앉고 온다는 뜻의
사라짐의 의미로
기억의 편에서서 오는 길에
더 크게 남은 흔적과 같은 것이겠지
우린 빠진 点으로 해결하려 들겠지
허나 그 점은 늘 구심을 이루며 감각을 만들 것이요
그 부절성으로 무엇이 스쳤는가를 늘 눈떠야 하는 것
잃은 흔적은 아니 되게 하는 것


니꼬르(=)

니꼬르의 가장 의미 있는 해석은
불립문자와 지식의 두 라인이지만
그런 식으로 대입하는 것은 힘드는 것이기에
하나의 라인으로 가는 것이라 하기도 하지만
또한 그러하기에 서로 교차할 수 없기에
평행선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즉 답을 오구하는 문이 된다는 것이다
마치 상대적으로 뚫고 나가야 할 듯이
마주해서는 어느 쪽이 나으냐는 선별성이 있게 된다
그러면 한 회전력이 되어버려 공전성을 낳는다


병목

태양이 병에 빠졌다
달이라고 건져서 간다
누구에게 말할 게 못 되었는지
흑막을 쳐 놓고 나온다
그저 길목이라고만 하고선
과연 길만의 이야기인 고삿길은 있는 것인지
달빛 호수같은 靜感만이 될 것인지
저 앞 산 바위의 情理만
맥락이 있듯 뻐근하기만 하구나


물음표

내 질문은 옷걸이처럼 걸려 있다
옷장에 걸려 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전깃줄에 걸려 있다
내 주둥이를 물어버리게 하고
옷을 가다듬는다
아미 글이란 폼이 다난 난 것이다
때깔 다 난 것이다
하필 내 물음표를 끌어다
외나무 다리에다 걸어 놓고 만다
살다보면
대답도 대답이지만
입다운 질문도 못하고 옷걸이에 걸렸다


게정

그 속앓이야 알만도 하지
어정쩡 꼭 정신없이 오락가락
앞으로도 못 나가고
뒤로도 못 물러나고
옆으로 우물쩡우물쩡이야 오죽이나 하랴
저 게의 성정이라 알만도 하지
자꾸 그어며 앞뒤라 하지 않는 길
어이 그대는 면전에다 잘도 뱉어대는지
파도가 혓바닥으로 맡아보니
쏴아 씻을 일 밖엥 없건만
게정만이라고 몰아세우기 바쁘구나
개염부리는 네가 개라 해야 할 것
되레 개라 뱉는구나

게정 : 불평을 품고 하는 하는 말이나 몸짓
개염 : 시세워서 탐내는 마음


벽의 정감도

어쩐지 굽도리가 배마냥 배부른 흙집
강변을 돌아 한참이나 골짝을 들어
볕에 잘 익으라고
살짝 몇 부 능선에 올려진 것
나왔다 들어가도 어울린 듯함이 살만하지
모든 사람이 떠나도
모시 적삼에 배 드러내 놓고 단 낮잠 자던
그 살결내만 방 안을 풍겨 떠나질 않는 사람
도시살이 구메농사 닮은 것
떠나기는 농사꾼
그것도 농사같지 않을 때 도시인


사슴벌레

전깃줄 두 줄 가는 것
하나에 하는 것
사슴벌레가 반환 되게 하는 이치로
안테나 잡아 가는 진단
뿔이 놀라 울툭불툭 사슴뿔이었는 냥
뛰노는 숲에
호수는 디지털 별을 쏟아낸다
시공의 초감각적 융기력
샛별처럼 살아남이 순간과 같이 하여 준 것
허나 속은 다 아날로그
이젠 네 사슴 떨리는 손으로 집게를 대어본다


만리장성

레코드 한 판에 도는 것
이 판에 만리장성을 당겨보면
저승은 멀어도
늘 가까이서 움직였고
이별이 태산을 쌓는 탑으로
칭칭 감긴 듯이 실패꾸리
먼 하늘 바라보니
그대는 가까워도 늘 별처럼 산 사람


궤변들

입맛 알고
돈맛 아는 자들이
인생을 무덤덤하게 살지는 앉는 법
육근이 다 색인 것
어차피 어느 쪽이든 맛을 쫓는 자
색감이 둔한 자 없거니와
음식을 가려 먹을 줄 아는만큼
최소한 처세도 가려 하는 것
허나 다 맛을 따라 붙이는 것이거늘
담백함은 음식에서부터요
이미 그 행위부터 드러나는 것이거늘
식이 까다롭게 맛좋은 것만 찾아다니면서
색은 공이니 입만 살아 움직인다


뭉게구름

저 수평선 너머 뭉개구름은 무슨 작품에 몰두인지
그래도 파도가 드세어도
장엄하게 부풀리지 않으면
가볍게 일아날 것 같지 않구나
어쩜 가벼움에 이 파도의 서슬을 긁어
솜사탕처럼 풀어 올려야 그 덩치가 될 것 같은 것
파도는 스펙트� 서스펜스 등등 예고편 같은 것
인생이라는 몸뚱이
자연스런 누드도 못 드러내는 것
활기 찬 웃음의 바람결로 일광욕하게 하는 것
본론으론
해풍을 돌아 넌즈시 와
이 지상을 덮을 때마다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그리움은 예상 밖으로 편성되고
이별은 의외로 어두워지고
안개마져 깔면
도시는 마취된 듯 남아 빠져 나가려 한다
우린 기어코 비의 낭만을 다 적시고 나서야
홀로 남는다


지붕

장마비에도
뜸도 모른 냥
밥인 냥 풀지도 못 하고
생채기인 채로 두드려맞는 것
그대로의 해방감인 듯 자르르 하는 것
이 무슨 얼음판에 살맛이라도 난 듯
좁쌀처럼 깨지는 것
빙벽에 자유의 즐거움같은 것
오히려 어줍게 흡수되지 않아
덩달음 같이 어울림이 좋은 것의
비에는
구김이 펴지듯 지극한 벗으로 일어남이 있다




나무가 자란다
감을 올려놓는다
출발부터 떫더니 낙반이 잘 된다
내가 태어나 어머니께 미소 지을 때
얼마나 볼그레 했을까
어머니는 그 감이 쭈그러지도록 익어가
곶감처럼 주름잡혀가도 미소는 나를 담은
태어나서의 감 그대로 감인 채 굳어간 것
어머니는 아셨으리라
태어났을 때 홍씨와 같음이 끝나지 않는 여광같음을
끝내 놓치지 않고 쥐고 감을
내 오늘 붉은 만큼에도 저 하늘가에 붉다는 것


비둘기

공원!
공통된 인식의 발달 속
경쟁에서 평화롭게 지붕이게 하는
틈새로 나오는 발길 같은 것으로 비상하는
비오는 날
도시의 지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게 비둘기 한 마리가 찾아든다
세상 뚜껑 밖에 산다는 것이
잿빛 산비둘기의 풍체만 같다고 자유인이든가
세상 뚜껑 아래 집 지은 것이 비둘기임에
오늘도 평화로운 和睦辭는
식기도 전에
감자 찌면 아이들 뱃속 따뜻할까 한다


늦가을

가을 바람 내게 밀어붙이는가 싶으면
낙엽들이 총총 따른다
마치 낯선 나그네마냥 주위를 맴돌며
내게 쫓아 온가 했더니
옆을 지나 먼 발치로 간다
가을은 깃을 따라 들어왔다
종종 걸음으로 이진(異盡)을 다하여 갔다
가을은 낙엽이 기척엔
벌써 저 삭풍과 어울린 냥 지나고 있다
떼거리 짓으로 몰려다닌다
병풍같은 산수는 차가움 또한 변명되게 하는
살 패인 듯 깊은 반항과도 같은 것
노을은 검도록 짙어가고
가을날 이리 따사한 이유도
이 나이에도
어머니같은 따사함이 남았다는 책임성만 남은 듯하다
천지를 품은 본능적 울은
다 크고 시간을 넘는다는 메시지처럼 전한다
어른이면서
평생 자식으로 살아 숨쉬는
한 실끝을 타고 나가는 명줄과 같은 것이
시공을 열어보이는 것
하늘이 뻥 뚫렸으니 정기가 돌고
스치듯 지나는 기척 子란 놈이 뭉치려 들었을
천기는 벌써 씨앗이 야물어 들고
가을로 간다는 것 申에 다가선다는 것
申자는 지구 자전에 축을 이룬 지구

가을이면 이리 모여
벼알 야물듯이 하는
봄 파종을 위하여 결실에 듬이 이러한지를 아는지
우물은 깊고 하늘이 진동하면 알리라


향기

봄은 여름인을 위하여 피웠고
가을은 겨울인을 위하여 피웠다
난 오보에 입술로
저 고골리의 말단 사원의 빼앗긴 코트를 찾는
시린가슴에 캐논으로 불어넣고 싶다
여름은 입술 붉은 꽃샘으로
짙게 물러지게 했음에도
이방인의 혼미성이 날카로운 선을 따라 갈기게 했으며
무기력함의 실험대에 로른 보고서
겨울은 마음 붉었던 사색으로
空히 實하고 실히 공하고
허실로 綴하는 두꺼워진 시간의
창공으로서의 좁혀진 關을 잡았다


창공의 소화력

빛이 털 다 뜯기는 한낮
뼈다귀라도 남을려고 발광이다
뱃속이 탐구의 영역이라 함에
융털이 붙어 뜯어가는 듯
빛의 부산물이 아닌
창자를 빠는 공의 블랙홀의 부산물
생각이 끈끈이라 함이 이 허공성
누구나 말한다
세상은 세운 자의 것이요
과 같이 굵게 온 선에 중추적인 것 같다고
그래서 창자의 어증에 누가 더 많이 채우는 것이냐고
허나 보라
진공청소기야 오히려 융털
모든 풀줄기마다 세워나가는 것이 통로


억새

구름 �는 방법이
인간 흰머리 나게 하여 �는 것이라나
대지가 만두처럼
갈대와 억새를 헌양한 것
언어보다 의미로 접착성 강하게
움직여 살아온 백미를 보이게 하는 것
섬섬 질긴
억새!
소나무 빼듯 질겨도
기어코 구름 훑고 말지
언어가 닳고 닳음이
이 억새 끝의 창공


머리칼

이 밤 한 점이면
그대 검은 머리를 묶어라
이 대지가 그늘의 앞머리처럼
대지의 어머니 뱃 속과 같이
양수가 터진 듯 할 때
그대 누른 머리를 묶어라
그대 수염 것만큼
그대 머리 묶은 것 만큼
내 어지러운 것
대지는 가발인 냥 윤기도 있구나
저 바위 한 점이면
미인 어깨 드러내는 것보다
더 오래 머물렀건만
허물어짐이 옷자락 같이 일어난
분명한 허물을 드러내놓고 떠난
그대 그 의상을 입어라
달과 해가 머문 순간이듯
빡빡머리 뿐이로다


석화

돌이 묵화를 뱉는 꽃을 드러내니
구석구석
묵 묻을까 건너 뛴 꽃들이 피고
밤이 돌인 채 굳어
쓸쓸한 저녁
무게 기울이는 밤
비탈 오르며 더는 땀
서성이는 저녁을 위하여
별은 무수히 떨어진다
피아노 소리
애들 비명 소리
비우듯 쓸어가기에
구슬같은 영롱함을 먹어가며
별을 피워낸다




이슬도 먹을 먹어감에
별은 수묵으로 눈뜨고
이 필서에 뚝뚝 떨어진 점
내 그림자 한 점의 다리끝까지 뻗는다
오늘 밤 꽃다운 운치보다
저 한 필치에 상치시켜버린
어둠의 칠흑을 떼어 굴리기
족자에 그림이 몸을 받아 일어난다


거울 2

같은 고독이라이라 하나 다른 것
그대와 나 사이
메아리만한 거리를 모름에
고독을 모르는 것이 있다
메아리도 못 넘은 고독을 즐기면서
거울을 보고 산다고 하는구나


산에서 평야로

내게 말함이
산으로 빼어서라도
흡수됨을 부정하는 몽땅 연필심 같은 것
결국 흡수됨의 닮음꼴로 수평적 여울
그루터기에 복령처럼 달려가는 것
나무 하나의 단절에 있다


연필

나무가 낮심을 다하고
연필이 밤심을 다하면
우리 도통했겠지
연필은 나무 키는 있되 가지가 없고
나무는 영혼의 심을 키워 가되
가지를 이뤄 만화방창을 토한다




내겐 바람처럼 살게하지 않을 기세가 있어
내 다리를 부러트린다 할지라도
병신에 까지 미친다 할지라도 끌어 갈 의지가 있음은
누구에겐 턱도 없는 길을
내겐 목숨 턱에 붙여놓았는데
누가 날 훼방한다 할지라도
이미 이 길 벼린 길으로 오니 날과 같음이라 하리


각설탕

설화가 어둠 속에 핀 듯 그대를 일으켜
산다는 것
각설탕 두 개가 갇혀 도망가지 못 한 봉지를 열어
커피 한 잔에 떨구는 것
설화가 장을 뚫고 빠져나가고 내 가슴에 사무치는 것
난 모래의 별로 부서지며
거인의 발자국에 귀 기울여 바스락거리려 한다
바람의 손에 솜처럼 채워 넣는
먼저 솜사탕 되어 떠돌다 눈물짖는 아픔


설탕

설탕가루 어지간히 묻혀도
모래 한 알의 법칙성이라 사탕(砂糖)이다
저 당송 팔 대가의 글맛인 냥
수정구슬 같이
유리 구슬 같이 굴려 일으켜 보는
그 속에 禪師길도 보이는 산길
아이야!
네 구슬치기가 그 걸 굴러간다
초상화의 눈빛
그 텁수그레함에도 매료시킴이 있는
砂糖을 射湯으로 녹여
野鬼의 화살이
오르페우스의 연주에 녹은 냥 湯되어
화살의 射線 탕 되어 다 녹아 든 듯이
광선만 젓가락인 있는 냥 휘저어 봐야 겠구나


心과 변(邊)

글 하나가 구름처럼 둥둥 떠 있다
이 지구의 원심력 대로 산문적으로 배 불리운 것
관적으로 끌어 먹는 국면적 수염의 국수로
빨아들임이 아니라
심적 축으로 구심적으로 당겨 먹는 비를
국수 삼아 먹는 것
심으로 양극이 입으로 몰아 내는 것
그로의 여행!
나무가 꽃마다 방귀를 뀌는 것
나무 이야기나
배 창자이야기나
다만 내 원심으로 소화하니 산문 같은 것
구심으로 붙을 때를 뱉는 나무가 시같을 뿐인


天上皮

솥 뚜껑으로 함구를 따지니
두꺼비 살이 뚜꺼비 살이 살이 되어
어느 사투리 즈음에 잘려 먹어 뚜껑
뚜껑이 열리니 김이 나르긴 하다만
입 닫아도 생명력이 되니
이미 비교 되어서 안 될 가치를 지녔구나

그대여! 이빨 보이지 말지니
상판대기 입을 열어
갈대 다 자랄 동안의
회복성으로 아물게 함이
말의 단전성에서 나는 것
죽음 너머에
민들레 솜털처럼 가벼운 것


적막

적막도 산이 유골인 냥
바위를 놓을 때
구름도 뼈 녹기 전에
골수를 잠시 가두는 냥 한 것
노을이 산화되는 딱지 얹는 것의
그 시연성을 들어 구름이요 풀어 비인
칼슘이 칼숨과 같음의
적막도
耳命으로 캐는 광부를 만든 것에 있고
적막에 쉬는 자와 같이 하지 앉고
발굴해 나가는 작업인 것이다
막이 주머니를 내놓 듯
어찌 막에 들키지 않고 막을 건너 가는 것
실로 끄집어냄조차 모르게 하니
병 속에 새는 의문사의 고리로
발랫줄에나 걸어야 할 것을
언제 네가 다람쥐 채바퀴를 잡아 보았더란 말인가
적막은 도자기 벽처럼 돈다


방향

누군가 주먹을 내 놓고
그것이 어데로 갈 것이냐를 묻는다
괜히 누굴 끌어당겨 흠집 내지 마라
털끝이 주먹같이 잽싸다
주먹이 가긴 어델가
아랫도리 나온 것로
사랑으로 정리하기 힘든데
그 것 나와
사랑의 승천이라도 되는 것이냐
차라지 무디고 느려
잘 졸 수 있어야하지 않느냐
어데 가는지 보일 정도로
다 마음이 가는 것이겠지
마음이 가긴 어델가
주먹이 가는 것이겠지
이 행위의 시감 안에
그대 아랫도리보다 긴 것
인생의 키보다 넘을까 두렵구나
화산이 불을 뿜는구나
주먹 터지네
어느 방향이냐


서술

서술(敍述)이 술만한 것에 올려놓아도 무방한
서주(序酒)로 논한다면
이 울적한 촌놈
탁배기 사발로 들이키고
저 반반한 도회지놈
투명한 양주 잔에서 건져 올린다
어쩐지
개화 이래로 술은 술이였건만
오늘의 우리가 사는 건
투명한 유리 잔에
탁배기를 마술의 손처럼 감춘 무색으로 돗수가 높다


탁주

흰 모습의 우리를
빛가루처럼 비춰보며 살기는 하는지
도시의 빌딩은 양주 잔처럼 맑고
형광등의 분진성보다
그마져 정제되어 깔끔을 떠는 것
광고판은 해말숙하게
손끝이라도 검게 탈까 두렵구나
세상사 들이키면 텁텁함만 쌓여가는데
어쩜 이것이 양식인 냥 물어가며 당겨가는 것은 아닐까
어둠이 덮일 쯤
개미집 흙밥 드러내듯
밤 하늘이
밤 톨을 뒤집어 까
갈고 갈은 듯 나오는 불빛의
세월과의 발효성
탁주


하나

저 인간!
망각의 강 하나도 지우지 못하면서
밤낮 일원상만 입에 발렸는데
그러고 보니
그 논리는 너는 너고 나는 나일 때만 가능한 것일세
通關性 앞에서


뱃속

저 달이 비고 차는 것 같은 것
물에 잠기니 卵이 되어 갈 길을 바라보는데
우리네 뱃속이라는 것에는
물건이 잘 팔린다는 것은
음식이 내 뱃속에서 소화가 잘된다는 것과 같다
감가상각비란
내 먹고 남은 것과
물건 팔고 남는 이익과는 같은 것이니
운이 좋다는 것은 내 소화력만큼
혈기만큼 비례되어 팔려나가는 자리
사회적 수요가 내 소우주적 수요
서로 상응하며 삼키는 和氣 같은 것
내가 무엇을 주었느냐
내가 무얼 삼키느냐의 상통에 있는 것이여!
누구든 음식과 생명을 놓고 장난치지 말라
기어코 그대 뱃속에서 반응하리니
이 사회라는 것도 꿀꺽 삼켜지면 반추의 길목


승천

운무가 목화 솜을 뜯은 듯
씨아 빼 놓은 것에
하늘은 이불 장만하듯 다 넣어 버린다
글이 산문적 윈심에 뜯기우듯 붙어
한 깃발에 쓸려 나가듯
떠도는 여행이게 하는 것으로
나중에 반석만 같이 넣어도 좋을 것에
좀이 나고
좀이 쑤시고
진드기처럼 별이 솟는다


꽃과 나비

머문 바를 알아야 떠나는 법을 아는데
세상에 끌려 다닌다는 것이
진실로 겉핥게 함이 많나니
그대여! 결론은 머문 바대로 가는 것
한 인간이 저승 문 앞 까지 갔다 왔느나
내용을 다 알리 없는 것에
내 한 번 저승차사 모임에 갔다 왔더니
그간 소식 두절이던 선승
날 위해 수의를 준비할까 말까 했다나
내겐 인간으로 환생해야 하느냐
그 자리에 머무를 것이냐하는 대목이나
꼭 꽃과 나비 같다




저것이 나 공 다되도록 뜯어 먹었는데
난 이 공으로 버텨주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인식의 극은 다른데
수용하는 믿음성도 다른 데
큰 사과
썩은 사과 곁에 함께 썩도록 내버려 두었고
명목만 남았는데
그것도 공이라고 벼텨 옮이 무엇인가
이 미친 세상
미쳤기에
회복성 재활성처럼
배우!
좀 더 극적으로 미쳐 담금질을 강하게 피력하지만
극 밖의 생이면 바다 생물 같은데
끼룩끼룩 갈매기는
심연을 쪼아 먹으며 비상한다
대야 한 그릇에 감당하려는 것이
바다만큼 커져 외소하게 자맥질의
심장에 쇠잔해질 대로 쇠잔해진 독수리
신의 대리적 상징
절대적 신앙이 결국 제우스의 호박씨 까기
다 인간적 잔해의 소산에
거품을 물다 소멸하는 것
聖品이라는 이름이 칼
독수리처럼 기풍 내며 사라진다
바다 심장 속에 가둬버린 감촉
물결이야 꼬집히는 것 같을 것이요
살아 숨쉬는 실상에 있어서의 또한 線上層
내가 독수리 편에 서서
이미 명예지난 규율만 남은 터에
헐레덕 벌떡 퇴물처럼
독수리가 갈매기 되어 소리만 요란하다


지팡이

개똥이든 소똥이든
그래 그대 입에 발린 똥이면 똥 분석을 해야지
굳은 똥인 줄 알았더니 줄똥이네
이래서야 소똥구리 풍선 하나 되지 못하네
어지 저 미사여구 나부랑이가
몸통만 잘도 빠져 나가는 틈새에
깃털만 더 밭이기 여념이 없고
어찌 물에 잘 풀리는
하시절 물 먹이는 시대적 편성에 물똥싸기
눈치하고는
연자방아 찍듯 갈라 부드럽게 바쑨 이력들이
이중적 한 부분으로 곤죽만들기
천진스러움이 아니면 야속하기만할 동문서답적 행태
내 뱉는데 네 뱃속을 아느니
죽똥을 싸겠구나
잘 나지도 않은 몸통이라 해도
그 근실함의 품위가 있거늘
제 몸통 제가 빼돌렷는지
제 주제 파악 못함인지
자꾸 깃털만 더 달아 추장적 폼만 잡으려는지
알통 배인 筋肉通은 없고 깃만 간지럽게나 줄똥된다
먼저 지팡이 먼저 되고
나중에 똥이어야 하는 것
말로서 서야 하는 것


대뇌피질

누구가 내게 떠남이 무엇이가를 물으니
난 머리가 멀리처럼 들릴 때
멀리 두른 것이라 여기는 곳으로
피상화 되었을 곳으로 원형 스테드로 물러남이라고
할 때이다
우린 우두머리만 나무라면 되었다
허나 그 밑에 있는 자는
어느 새 머리 둘 달린 말로 대변한다
자신도 차선이였다고
자신의 최선은 머리가 따로 돌려져 있었다고
우두머리 지나면 최선에 와진 듯이 한다
허나 우린 그렇게 봉합될 뿐이다
이 대중적 몸짓에
터갈라지는 상처같은 것이 우두머리다
위대한 자
광적인 자
그 보이는 피빗 하나로 손가락질 받지만
원래 자리는 스스로 봉합하는 자리에 돌아와 있을 뿐이다
마치 앞 선 자의 탓이요 그의 시대요
영웅적 마감질은 자신의 상처를 내며 계속되는 것이다
아직도 어데서 터갈라질지 모르는
중심은 늘 부글부글거리고 있다
전원이 전원적일 수만은 없음이여!
그래서 인간적 의지를 역동적 모아
인간성에 들이미는 培加力의 갖추러야 한다




마음의 창으로 검색한다는 것도
이 시각의 눈으로 도저히 잡을 수 없이 지나는 창
하루에도 수 십 번 변화는 하는 생각들이 많다 하지 말자
수 천 수 만이기에 정적에도 소리인 질감을 갖고
불현듯이란 없다
밤마다 잠의 검색창에 눈이 벽락치기로 돌아가고
아침이면 멈추어선 창에 눈 뜨면
하루가 하루를 붙들고 감에
우린 수 천 수 만 날을 건너 뛰었는지도 모를
線上 먼 것 版狀으로 짚어 온 듯 눈을 뜨는
그러한 그림처럼 당겨와 삶이 별나라 같구나


뱀파어적 삶

여름이 피나물 끝에 다 올랐다
매미꽃이라니
피나는 절규의 꽃매듭과 같다
유황 먹은 오리만큼이나 약이 오른
그 생명력을 마다할 수 있으리
석회암 밖으로 덮어온 이불자락 위로
식용 앞으로 어울려 들고
여름에 문드러지지 않는 머리채 잡고 살기
아서라
매미꽃이면 입에도 아니 댈 것을
피나물이라니 기어코 먹는다
뱀파이적 삶에


잣나무

개가 오리를 열면
오리가 집 우리에 한가하다
오리가 통 채로 걷는 것
저 차가 백 리를 접어 왔다는데
내 오리를 알아야 백 리를 알지
진화의 오리 압축
물 갈퀴를 내놓고 걷기
잣나무 꺾이니 잣대가 왠말
百里之命이 天災에 일순이로다
하늘이 개이니
개가 창공을 열어 뼈다귀를 물어
오리를 쫓고
누가 누구를 보초 세웠는지
의미에 발라 먹는 것이
꼭 조청에 떡 발라먹 듯 보는 맛
아! 바람손도 이렇게 찍어 먹건만
풍류라고 대는 자
늘 바람으로 혓바닥대기
잣나무!
늘 뼈의 함량으로 환골탈태


모기 (2)

모기가 앵앵댄다
그 좁은 고랑에 장구벌레 갈랑대더니
기어코 우는 모습이
저 거랑에
흐르는 물결에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매달려
울대처럼 피맺혀 울려나간 유수음
날개처럼 뜯겨져 나와 지상으로 소리화한 것
모기엔 목이 있다
우리의 汚廢를 코 앞에서 마셔대며
이 닦아주는 행위에
보람이 어떠한가를 샘플로 우리의 피를 뽑아본다
개울의 희생에
우리의 주사맞지 않으려고 징징대며 때쓰는 것과 같음에 있다


잠기는 바람처럼

그대야 흐르는 강물처럼
태산이 다 지워져도 머문대로인 것이지만
나 죽걸랑
태워 뼈마디만 남아 남은 자이걸랑
흐르는 강물인 냥 뼈가루를 뿌려다오
그럼 난 잡기는 바람결에 자리라
그럼 저 물고기에나마
그대의 서정일 대
난 물고기좌로 여행하고
그대의 바다와 이 은하로의 지느러미로 같은 냥 하리니
그대 흐르는 강물처럼
찰라처럼 철썩철썩
경쇠에 문 미닫이처럼 열어보이는 곳에
물안개로 살포시 끼다 그로 한 번 떠나가는
내 떠난 날 마지막 방문과 같은 것에
난 잠기는 바람처럼
어떤 땐 정 떨구듯 매몰차기도 하다가
세모시 한 폭으로 날려보내듯
인생 땀내에
희디 흰 배냇 천 한 번 더 올리는데
마져 가게하고 난 떠나는
그대 흐르는 강물처럼
네 목에 상아를 거느니
역사의 붓소제에 상아를 두느니
꽤나 길었지?
그 자리가 그자리일 뿐인
오늘도 그 자리일 뿐인
개 해석에 개입에 물릴라
진화보다
본래 優性에 폐허화된 몰입성이라 함이 났지
苦笑을 금치 못할
아직도 우열종을 따지는 진보적이란 잣대
내 잠기는 바람처럼
차라리 바람의 잣대가 났지
바람이 말한다
팽팽하냐고
더 당길까? 묻는다
세게도 당기고 먹줄 하나 그은
아! 그것이 무언가
입이로구나 꽉 아물어도 아느니
털이 나면 알리니
아니면 알을 쏙 빼면 알리니


소리깡통

소리여!
네가 안이 깡통이어서 소리냐
바깥이 깡통어서 소리냐
안으로 터지는 것의 소리라
풍선 안에서 퍼지는 것이냐
바깥으로 터지는 것의 소리냐
이 소리인가
저 소리인가
네가 울려서야 온다만
네 정체가 어떠하냐
소리는 없는 것이기에
소리마다 빈 듯이 하여
받들어 가져다가 땜질을 한다
최소한 쿼크의 눈이라면
널 그렇게 분석할 것이 아니냐
소리는 소멸한 거리를 두고 있음의
꽉 찬 것이라 해도
텅 빈 것으로 깡통으로
그대 입 열어본 것 주석을 달아도
빈 깡통으로 온
침묵의 변으로 가져와
빈틈 없이 용접을 한다
그대 무지개 빛깔 있다고 어른거리니
이젠 도색을 하고
빈 듯이 두드려 소리를 제대로 내는
풍선처럼 죽은 입체성이
산호처럼 붙기에 기둥형의 방향성
색깔도 없는 명암만 주기에
그대는 빛갈을 주고져 한다
그리고 우린 무언의 약속을 한다
두드리지 않기로
두드리면 나무가 죽을 거라고
거기다 깡통 기둥을 채우고
또 붕어 입 같은 깡통이면
메아리처럼 돌아가는 명상이라고
입구에선 인간들이라고
나무 한 기둥에 쉬는 법이 죽는 것이라 한다


갈피

구름이 투명인간처럼 바꾸며
들락날락
태백이 변신도 잘 하지
책 갈피에 유명한 명언이 실렸듯
하늘 갈피에 실려나오는
용 입가심이듯 내 뿜으면 구름이요
들이키면 여의주가 될려나
진솔한 �량제여
사람 고개가 구름 나드는 서랍장


풍치

이 아늑한 집 풍경에도
뒤산 앞뜰에도 함께하는 운치가 있어
목련도 눈꽃이라고
두텁도록 확성대는
소리 없는 침묵의 변이건만
추위 잘 타는 그대 미소는
細絲 입은 백합처럼 희고
서산(兌 少女)의 긴 그림자
그댈 더욱 움츠리게 하나
南山(離 中女)이 百花 만발할 시
그댈 품으려 하여이다


수양버들

한 님 여울가 수양버들 같음에
바람이 무릎팍에 드러눕고 싶음이
평상 하나가 낮잠자리처럼 무아지경을 만들고
달 하나 띄워서 좋고
햇빛은 물이 맑다고 한다
기울지 않아도
턱 한 쪽 괴지 않아도
天供은 바쳐지는
인간아! 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
애초에 이렇게 살았다 인간으로 태어나기도 했거니와
땅 그림자 먹은 공양 天上에 남았구나


산가락

그 잘 나고
잘 닦았다는 길도
산 밑으로 눈이 멀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갔고
내 산 가슴팍 밑에 곧은들
부엉이 허접살이
차라리 눈 멀게 했으면
벗어나게나 해 줄 일
난 물러나도 돌아서지 않았거늘
그댄 기어코 밤눈을 뜬다


치매 흰 겨울 같아 푸근한 것

추억의 옷을 벗으면
알몸뚱이는 고향만 남는다
그 양지머리는
벌초처럼 그늘을 깎고 깎은
넋나들이가 돌아가는 것 같다
아!
고향을 잃은 사람들
떠났을 때부터
치매길이도록 찾아갈 것이다
겨울날의 양지같이 살아나기에

난 횐 종이 밑에서
동면이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러다 서서히 봄이겠지
초봄은 씨아 노릇을 똑똑히 하며
안개를 일구고
이젠 조약돌 속삭임을 노래했으면 좋겠다
황야의 단층과
노을
강물 돌아가다 떨군 꿈이
가슴을 갈라 좋은 언 가슴에


메아리

저 산 메아리 긁어낸 바람
몸짓조차 숨고
맑은 여울 바위 밑에서
구석구석 꼬로록 대는데
말라 들어낸다는 것이
물의 깊이
메아리 깊어진 깊이 반
아니 깊어진 깊이 반
산이 눌어붙어 나오는 통밥
단풍처럼
침묵을 긁으면 가랑잎 붉고
그림자를 긁으면 눈이 내린다
그대 바라보는 침묵은 내 심장에 묻고
그림자는 밤에 묻은 바에는
해는 關山에 가까우니
魂이라 붉고
바람은 빙산에 가까우니
魄이라 희다
우리의 허니는 토산을 달리고
넋처럼 누렇다

가슴 꽉 막은 혼불은
또 다시 맞음에 붉고
살려달라는 아우성에는
눈 하나 까딱 않는
스스로 이겨 나가라는 냉정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의 경로
넋은 이왕에 사람으로 태어난 것
어떠한 역경에도
멀리 나비가 나르고 꽃 피고
열매 맺는 행복은 이어 가지는 것
묻은 대로 싹 틔우는 것을
눈을 다른 데로 돌림이 무어냐인데

힘겹구나
어찌 저 태양은 들리는 것이라서
내 마음에 맺힌 멍울
꽃이라 떨어지지 않고
달같은 혹 하나 붙여 가다 떨구는 것을

내 생애 한 점 모래알 같은 추상
저 형광등같은 백합에 얼굴 내밀게 한 것
그대 하얀 꽃잎에
심지의 보라빛 얼굴 내민
그래 그리 된다면
이 꽃잎 떨구고
또 다른 봉오리를 펴소서
그 또한 봉인된 인연으로서
맞을 수 밖에 없음을 수긍하소서


봉창

내 봉창보다 더 열어
베풀음의 가슴이라 하여도 겨울이다
그렇게 하고도 위대함의 끝머리는
늘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낭하는 없는 것이요
새어나감도 없다 하는 것이겠지
내 겨울도 두툼한 옷벌은 되어
눈도 축복스레 맞는데
어찌 겨울문보다 이 봉창이 더 좁은지
이것도 눈 감기 어려운데
어찌 눈감고 살까
폭설에 두메산골이라도
이젠 더 나오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든가
눈 발자국 따라 길 떠남이 있다면
눈보다 더 깊다 말자
못이라도 사르르 감자
봉창이라도 사르르 감자구나


컴퓨터

컴퓨터는
봉창 하나 뜯기운 신호등
거리의 신호등
언덕 위로만 끌어 붙였는지
늘 푸르기만한
보호색 감쪽같은 풀쐐기
딱다구리가 아이콘을 파고 알을 낳는다


외교

작두신이 작두를 타는데
외교란 시퍼런 칼날 속에
그림자가 들락거리는 것과 같나니
우리의 이빨에 들기 전에
좀 더 잘아야 할 것
참 작은 미궁에 큰 광야로고
달리는 말에 칼 주름 잡고
내 살덩이 그대를 고스란히 안고 떠났어도
내놈의 이빨은 쫓아다니며 웃듯이 남을
그 짓이 내 꺼냐
마주한 거울의 것이냐
또 어디에 붙어
무딘 무쇠턱을 더 갈아
칼날로 세워둠이더냐


비늘성

하늘의 비늘점
마치 낡은 벽처럼 얽저지는 것에
또 붓 타치에
붓점 덕지덕지 달린 나뭇잎이
나뭄기둥까지가 있듯 내놓는다
거기서는 바람 넝쿨이
손바닥에 못 박힌 듯 붉어지느 잎이라고
넝쿨 �으며 매달려 본
어쩌면 천상 똥구멍에서 빠지는
새끼줄만 같은 것
세포마냥 잎새의 同겹을 펴는
두레박 아니어도
줄은 내려 오고 내 몸에 칭칭 감은 DNA
RNA적 치환
누군가 용꿈을 꾸고
전리층은 윤기가 반질반질


오목눈이

오목눈이가 오목 패인 상처를 이야기한다
뻐꾸기 새끼가
오목눈이의 알을 밀어낸다
오목눈이가
이 지구 땅덩이만한 아름다움을 달에서 보고 있다
한 알 눈에 집어 넣어도 오목인
그 모를 상처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상처가 아닌 것
볼록눈이 아니어서
크게 비약해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겠지
애초에 조각배 알아서 건넌 노래의


식견보다는 감이 더 질기다

식견보다는 감도 어지간히 질기지
저 80 늙은 노인네 껄덕거리기는 젊음이 못지 않네
감은 질기다
칼바람에 떨어지는 도토리
무덤이란 도토리 모자 하나 씌워 준 것에
끝까지 더 남은 감은 위대하다
아련한 고개를 넘어에 묻혀
다시는 뒤돌아 보지 않아도
감으로 남은 채로
겨울의 입구에도
마지막 한 마디에도
사랑이라는 말을 남기는
끝까지 매달려도 얼어도 곶감일 겨울살이

초겨울 지네 머리 만큼에 와 붉은 것
그 붉은 머리에도 까치 밥을 주었다
계절의 마디 마디 잘려도
이미 생존과는 멀리 떨어진
봄의 뿔을 갖고 있을
우리의 일상 속에 만나 이러한 감이 위대하다
존재의 느낌은 위대하다
허나 세상은 위대하게 굴러가는가
세상을 너무 넓게 봄만큼 웃음도 민망하고 넓구나
한 편으로 가까운 것보다 먼 것이 편해
가까운 데서의 무게성으로 외면되어 가고




돈이 냥일 때
실제보다 가상적 그림자일
할 냥에 있고
했을 냥에 있을 때
사람이 먼저요 돈이 나중이었지
돈이 돈일 때
어쩐지
돈이 먼저요 사람은 나중이 되어버린 이제
핵심적 모서리가
어진 아량을 당겨가 버렸구나


오십 견 백 견

난 개를 좋아하지만
딱 한가지 싫은 건
한 마리가 짖으면 다 짖는다는 것이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잘나봐야 오십견 백견이다
나도 개로구나
세상을 아름답게 두리뭉실 보려해도
결국 한쪽 모서리로 짖어 대니


소리샘

노래는 물집을 찢고도 쥐어짜고
그로도 재발될까 더욱 짜붙이고
새벽을 째비고 째비고
새소리 날카롭게 나는 것에
영롱한 방울이듯 이슬같은 것
이 허공의 샘이라는 것으로 고이는 것
마음 상처 속에 겉물 겉어내고
구름이 버들잎인 냥
체할 냥에 넣어 둔 듯 차분하게 하는 것으로
사랑은 단맛처럼 시원한 것




우리에게 아직 人中이 있고
입은 늘 지옥을 벌리고
밥을 채우는 바
나날이 징긍다리를 건너는 것
물 위에 음영의
그 위에서는 모르다
물 아래로 놓아버리고 한참이나 가다
돌아올 때는 강임을 보는구나


그루터기

태양이 튄다
팥알이 붉다
팥죽 속에 붉은 팥
검게 되는 순간이
태양의 일생을 휘저으며 붙들었던 것인가
화산이 구름턱에 걸리니
뱅뱅
나이테 그리는 턱받이
분명 질긴 단면에 송진 돋는 것
태양이 튄다
붉은 힘 선에 영글며 그어간다
나무의 나라




스쳐 나가기 전에는 채임을 몰랐고
나로 끝임을 알았는데
여과됨을 알았기에 채반임을 안
한 채
말은 채
행태적 머문 상은 채걸림 같은 것
나무 한 번이 더 남은 듯
그렇게 건네 주지만
한 신화가 유행처럼 한 소끔씩 뽑혀
나물 반찬에 올려지는 듯
신화의 인물로 빨려들어 자라는 듯
차라리 그렇다면 영원히 오늘의 축소판으로 빨리 벗어나야지
또 시공을 늘려 번거로운 역할이더란 말인가
이가 오늘에 있는 채 넘어가야 할 채소
다 신화의 주인공이 어지간히 뿌리 박은
이 대지가 형이상학적이고 하잖아도
발라당 알까기에 발목잡은 것
저 다프네의 걸음을 잡고
프쉬케의 영혼을 잡고
맨발로 뛰어놀게한 님프
다 채에 넘어가는 디딤돌 솎음이듯
세포가 늙어가고
낙엽이 지고
채머리! 콩이 나고 頭葉狀
그대 본 채 만 채할지언정
우리들의 채에는


산다는 것

산다는 것
그림벽 붙은 이상의 것이 아니라고 알 때
우린 살만큼 살았나보다
벽면과의 그리움
사진이 속살 파고 들고
흙뿌리라도 나라는 것인가
사진은 누렇게 토양되고
내 뱃속에서 나온 것보다 더
거름 냄새 못내 안달인
그댄 깊지 않아도 좀 더 길어야 하지 않을까

산다는 것
한 장독까지만 돌려세워
바라보게 한 것
그릇되게 하는 것
제대로 돌아가면 나무 속살 채우며 돌아갈진데
나무로 돌아가다 장독에 머문
매듭지운 허리 둘레
그래 너무 가느려 말라
내 다시 장독 쫓음이 났지
또 나비 되어 이 꽃 저 꽃 달겨들까


풍선조각

풍선조각 다시 만드는 소생술에
미리내 정도는 되어야
리허설에 들 수 있어 미리내라 하는가
세탁기 저 미리내 미리 당겨 회오리치면
나무 한 기둥 서듯 끌어 붙일 듯
이상하게 납치극처럼 세운 나무만
올록볼록 터진 풍선 뒤집어 분듯
울쑥불쑥
내 옷은 옥상까지 당겨올라감이
태양 앞에 방긋 웃고
내 머리 내미는 열매
저 바지랑대 아래로 내 눈 내미는
그래 그것이 나무 한 그루의 반올림이다
노래엔
이 심해를 한 번 끌어다 올리면 더할나위 없겠지
견실한 열매 걸어 가는 것
우린 떨어진 쪽마져 거둬 안고 가는 것인지도


봉분이 전해 줄 수 있는 것에

물과 기름의 관계로 해결되어가는 삶
무덤만큼의 표면장력으로 둥둥 뜬 것
땅이 움직이는 것에
기름만큼으로 녹는 것
두루미가 바닷가에 기름에 날개가 젖어 죽는다
올 자리가 못 되었던 삶
저 갯벌가로 기름이 새나가 죽음의 땅
물과 기름식으로 유람을 하려는
위로 앉기
증발해야 할 수평적 레코드
봉분처럼 덮어씌어 올린
그대 못 다한 무덤적 항해길
墳도 저들 끼리는 수평적 차원의
신화적 의지의 행차
아예 신앙적 신념의 행차
저 거대한 침몰한 배
기름은 새어 나오고
기름식으로 해결하려 한 것이
다 봉분에 유람
어찌 이를 가혹할 수 있나
어찌 이리 지독할 수가 있나
가난한 땅
그 자리 쉽게 벗겨내지 못하고 사막만 늘어남의
전쟁도 그리 어려운 선택도 아니지만
또한 선택적이지 않는 바람몰이
이를 보면 인간은 얼마나 스스로를
태풍보다 더 크게 일으키는지를 알지니
어찌 이방인 한 사람의 무기력으로 선택 되었단 말인가
집단적 무기력은 능동성이 살아나
선동하지 않아도 소용돌이를 만든다
태양은 주제가 깊건만
운명적 개연성으로 피고인으로 전락하고
영웅지
권모술수
새판 짜기
기회주의
태양보다 더 큰 것을 쥔 듯이 간다
물과 기름 사이
두루미는 날개를 펴지 못한다
존재의 처연함
10 원짜리 동전이 탁본 된 듯이 검게 드러낸 숫자
부조보다 확연히 입체 되어 행세하는 실현
가두어 신화 한번 더 펴보기


추위를 타다

추위란 鳶 몸통 같이 사선으로 그어나가면서
타는 것이다
하늘도 타고 나도 타는 것이다
굳은 놈 같지만
내 입김적 분해요소에 비해 덩어리 같은
不動化같지만
同體的 발산이 아니면 感氣가 걸릴지니
어느 쪽도 세류적 발산이 맞지 않으면
당장 가래가 끼임과 같을 지니
내 열의 발산이 추울수록 더욱 급속적이나
그건 나의 꼬리가 아닌
저 추위의 꼬리
그대여! 저 배가 가는가?
네 마음이 가고 있지 않은가
굳이 간다 싶음에
이 얼음이 鳶인가
내 몸이 연인가
그대여! 마치 우리가 공간을 헤쳐 나가나
천자락 위에 있고
저 태양인들 비단 폭에 있지 아니 한가


배추

저 바다 배추살 까고
배추통 움츠리고
밑으로 동이긴 하는데
영 배가 추상적이어서 배추다
배추에도 파도 잎새가 열리고
하나씩 나오는 두께야 나도 몰라라
강동아줄 겹겹으로 굵어가고
나오라는 두레박은 고갱이로만 자꾸 솟구쳐
피어나고
피어나고
나 죽는 날 까지 그것마 뜯어 먹다
속 모를 두레박 인생만 엮다 간다


소리

비가 겨울적 삶도 질펀하게 하고
과거사적 삶도 끈적하게 한다
허나 집집마다 뼈골만 남은듯 일어나고
스레트 지붕은 더욱 잔해만 두들리고
얼려도 얼어붙지 않는 남쪽나라를 쫓아
기아(飢餓)와 워커발에
따뜻한 영사기에도 비늘이 이는 센스를 풀어
명쾌하지도 않고
해갈되지도 않고
흙탕물에 굉음
중년 여인의 분가루 벗겨지는
껌 자근자근 씹는 소리처럼 일어나
자연의 소라가 아니라
어느 기억을 뱉듯이 소리내기도 한다


해바라기

해바라기 씨마냥 낱알스럽고
해바라기 씨마냥 벌집스럽고
총총 해바라기 얽어지기까지
석양에 탄환 박힌 듯 검어져 가는
노을까지 검게 삼키며
받친 마음을 다하여 �어 놓는데
노을은 놈으로 까지 갔음인지
태양 앞에 잿탄을 쏘아대고
가을은 감까지 가서 타다
구이살처럼 오그라든다


초겨울 비

초겨울 비는
은밀한 폭로처럼
냉정함 속으로 끌리며 처절히 물어뜯기고
그 여름적 호혜와는 아랑곳없이
가장 부적절한 시간에
생판 다르게 경직 시키듯
분별력 없는 무모함의 표본실 얹어지듯
비가 창을 내리치면 그 건 내리침이 아니라
잔인하도록 찢겨져 발리는 것이다




다람쥐는 셈이 빠르다
십 리가 빠르다
백 리가 빠르다
다람쥐 채바퀴에서 내려오면
바둑판보다 천 리 멀리 있다
바둑판에 수 만 명이 쓸렸어도
저 몇 바퀴를 모르는데
거북이가 어거적 어거적 바다에서 기어 나오며
제 등을 지지란다
기이하고 오묘한 주문이로다
빙그레 웃으며 답하는 왈 몇 바퀴라 하네
거북이 돌아가며 말하네
생살
생살타귀 좋아하는 것이
이 구름빵을 알까 라고


징후

쥐가 천정에서 급하니 불조심해야겠구나
이 동체성을 아는 자 얼마나 되며
거기 그 니이체적 인간들이
종교적 깃털에 숨은 넘쳐남만 있나니
쥐구멍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잡을래도 잡을 수 없는 빠른 세월과 같이 따라가며
세월만 건네 주는
기찰수록 그 재주의 반열에서
가장 섭리에 잘 따른 듯이 하는
지혜로움과 민첩함의 우쭐함
허나 따라잡기는 했으며
무엇을 탔는지
쌈의 향기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몸에 좋은 것은 알아
지나침에 속박함과 절제성은 가장 실용적인 것의
섬유질인 것 결국 쌈의 질
허나 쥐는 구석 구석 구멍을 내어도
무너질 리 없는 막연성에 후집고 다니는 것
대답 없는 출문성
그렇게 영원히 침묵이면 더 좋을
뚫는 곳마다 통하는 多方性
한 기둥이 있다는 것은
한 물체마져 方的 해석으로 끌어 모음이요
圓이 있다는 것은
어떠한 분산력도 占的 해석으로 가능하다는 것의
호랑이 같은 거드름
저 쥐같이 빠른 소용돌이의 망연함을 잡을 줄 알기에
제 가죽같은 구실에 대중을 끌어 모으고
무리로서 희생을 강요하는 세 불리기
그래 그것은 물같이 빠른 회오리
그 작은 것 하나 못 잡은 재주에
벽에 그림자 크게 세우는 자의 왕노릇의
그것이 태산을 이뤄 관문으로 권리를 주는
볕을 쬐보면 그림자 덩어리에
무수히 구멍을 내는 간특함의




우리에겐 어두웁기에
현존이 실체를 쫓아간다
그것이 어둠 속에 제 그림자를
반영적으로 붙여 치우는 일일 것이다
마치 분리 수거 되면 시원함이 있듯
그 사이로 자신의 내적 영험함으로 넘는다
신통방통이 어데 있다
다 자신이 내놓고 자신을 보는 것
실제에 놓임만으로
들판길에 놓여도 이정표는 다 마음의 순간으로 트이는
문은 스스로 열리듯 개운함이 있다
우회는 스스로 옭아매는 편벽이 될 수도 있음에
피하는 곳에 낙석이 떨어지는
우린 너무 쉽게 우회했기에
채칙 길이 만큼이요 오랏줄 만큼도 되는
우린 포승의 길만큼의 꼬리를 잘랐다
분별은 그로 늘 첩경성을 쥐고 있나니


고분 박물관

문이란 내 창자의 뒷골목이
저 목관의 뒷골목처럼 머물다
음미하여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의지를 세우기도
한가롭기도 할 것에
맛의 개념은 소리나 색이나
음미하려 듦의 까다로움이 뱃 속 같음이라
문 끼거덕거림의
박물관 배알을 내놓는 靈山이
천 년의 문을 닫은 듯
열기 버거운 듯 끽끽거리는 정체만 남기는 것에
우리의 창자 한 몫에 쉽게 분별된 세상에
열지 않은 듯이 하지 않았는지


一喝鳥

욕이어도 옥처럼 굴러가기도 하거니와
피리가 허스키하게 긁혀도 흘러감을 멈추지도 않지만
한 일갈성에 �기고 �기워서 새벽만 맑다


정막광산(靜寞鑛山)

정적이면 캔다
적막이면 헤아릴 것이다
진정 외로움을 멀리하고
고독에의 광부는 못된다
어쩌면 대담한 희생 정신으로의 압박
고요한 중에도 보석으로의 긴 터널
답답한 중에도
길에 길을 제대로 맞닥뜨린 것
광부 모집 광고란 있는
인내의 시험장 같이 하는 것
고서의 목을 뒤집어 쓰고 나오는 듯
어데가 어데를 알박은 건지
투기에 걸린 선택지에 온 듯이
일이 막힌다고 술 마시는 것
입을 닫은 것에 述은
남과 같은 술을 먹는 것에
트림은 묵트림을 하다 딸꾹질을 한다


事故와 思考

긴 음절의 事故에
짧은 음절의 思考가 벌금형처럼 산다
행이 긴 치수를 재는 데
생각은 많기도 하지 그 새 가지로다
그래 그러면
큰 음절의 事故를 작은 사고에서 꺼내어 보아라
그럼 분명 한쪽의 절제력으로
꼭 허물처럼 죽여보아라


직선과 곡선

인간이 위대함은 죽을 수는 있어도
굴복할 수 없음에 별을 수놓고
삶이란 걸 때 묻히고 보니 산만 뾰쪽뾰족해지고
인간이 위대함은 자식으로 인해 굴복할 수 있이니
지구에서 돌리고 돌리니 바다는 수심을 갖다댄다
다람쥐는 귀염살을 탈수록 채바퀴를 잘 돌리고
사자는 위엄이 있을수록 낮잠을 털며 별자리를 본다


솥화분

안테나 꼭다리가 떨어졌다
떨어져도 花粉이 이는 것
밤새 색안개 다 들이킨 듯
성운을 다 말아 먹은 듯 말숙함에
술대 위로 내미는 입
로타리에 화사하게 비추는 입술
루즈 같은
제비가 힘찬 듯 활개을 입어
거풀 밀은 듯 영롱하게 깊이만 같이 밝다


바구니와 고리

ㅣ와 ㅜ !
저 바구니 ㅂ을 갈고리 걸어 내림이 비요
그냉 내 마음의 바구니로 흘러 내림에
발가락까지가 붓이다
옆으로 쥔 바람이라 손(巽)이요
종이가 마냥 먹혀들어 감에도 ㅅ인 쐐기


철들기

철듦은
용광로에 철이 녹은 피가 뜨겁다는 것이겠지
철기 시대부터
철 든 역사일려나
어쩌면 철든 인간보다
철든 역사는 더 야울져 가겠지
쇳가루 묻힘에 험히 본 세상
이젠 단풍이 쇠와 함께 빛나온
그 생의 뒷켠에서
酸化의 흔적을 함께 하여 온 것
철든 문명과
금이 함께하며 거두었음과
銅거울로 비춰가며 사는
든사람의 재발견으로 살찌우는 것
水가 함께 함께하며 붙여가는 개울가
붉은 참꽃 여울지는 洞으로
문명!
참으로 서글픔의 창백함을
흰 참꽃 마디로 이어 붙여 오는 것
청순한 어린 시절을 쥐어 오는
깨지 말아야할 거울과 같은
철들다 죽어가는 길과
단풍잎 내 것으로 떨구는 것
녹을 따라 죽음이 있기에
어쩜 내 분노마져 자유로울 수 있는 것
내 피를 묻혀 가는 길의
끝과 함께 녹슬다 죽을진정
약하지 말아야할 힘의 논리
몸에 닿으면 다 거북살스러운 기름칠
허나 동판 하나에 존망이 달린 쇠밥통같은 것
우린 철판 떨어지는 위험 속에
그렇게 겨울 속에 쇳조각을 만져 온
철에 의지한 문화로 빠져 나오는 것
아무리 에로틱한 거리의 간판에도
결국 밑거름 거칠은 곳의
술내 썩어가는 골목에 단풍이 마져 필 무렵의
나목의 행위 예술과 같음의
기름칠 잘 되었는가의 웨이브 춤을 추는 거리의
이 이명이 잠긴 듯이 멍한 시야로 바라보기 이전의
아직 운전자의 것이 아닌 창조자의 것으로
오늘이라는 표출의 윤활적 농도는 배제된 숙명
침몰선이라는 것으로
우린 거대한 배를 띄우며
보물적 깊이로 빠진 역사의 배를 발굴하며
끌어 올리는 망각의 차이로
그 믿음만큼의
그 틈새로의 마각을 세워보기도 하는,
무모성이 아니라
지혜의 숙련성으로 이용해보기도 하는 영역적 시험
최선적인 것의 장편을
이 단막에 맞춰
그 망각에 속임수를 넣기만 하면
긴 역사의 그늘이어서 모면도 쉬운 것을
인간의 초연함에서도 비빔밥처럼 먹는 것이도 하는
인간이 숙명으로 떨어져 나와
운명이라는 것으로 조종성이 많은 듯이 보는 것에
누군가 말하는구나
운명이 무었이며
숙명이 무엇인가를
그러자 대담인 즉
숙명은 숙명을 속일 수 없지만
운명은 운명을 속일 수 있다는 범위라고 말한다
운명은 숙명 족이지만
인간에겐 운명은 인간족이라 믿기에
자신이 곧 운명이라 하니
본래 업조차 없는 것이건만
업경대는 무엇이며
명경대는 또 무엇이가
오늘의 이 평균률도 모를 반추에
거울은 무슨 거울
다만 골리앗적 대세몰이를 쫓아가자면
똑 같이 푸르르게 손짓함에서인지
나중에 잎의 색깔을 따로 내놓는
낙엽의 진 그 하나 하나의 위대함을
크다 했어야 함에 인지
다만 우린 이렇게 철듦이 붉고 푸르지 아니 한가
어떠한 가치에 노력이 붙들렸는지
도시는 불야성을 이루고
무대는 달콤함의 극치
이 꽃이면 되었고
이 酸化면 되었다
가을날 잎새마져 붉게 해 주지 않았다면
얼마나 억울하다 하리
소나무는 소같이 미련함인가
천금을 쌓아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불타는 흔적조차 아니보이고
줄기만 붉어가지고서는
학의 머리나 붉고 볼 일이든가
인생!
철이 든다는 것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봄은 봄의 철이요
가을은 가을의 철
봄이 가을의 철을 들 수는 없는 것
예전에
아주 예전에
한 철 준비한 것
내 일생으로 찾아 먹는,
그 계절과 이 계절의 공유하는 것
그 계절은 뻥튀겨져
매우 큰 시간의 몸짓으로 걷고 있음에
세월 늘어지게 가벼운 듯해도
우리의 섬세함에 와 닿아 영향력을 크게 미침이요
오늘의 이 계절은
예민하게 땀나게 하고 소름이 돋게 하고
사람을 가볍게 다루긴 하나
도리어 무딘 축에 속하는구나


바다

물이 왜 깊은가
수평을 이루기 위해서
하늘이 왜 높은가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자루 넘치지 않는 한 침묵의 수평선이다
그래야 일획 선상의 투명에
만물의 윤곽이 드러나는 하늘바다


눈사람

적막을 캐어 내어 놓고 보니
다 자기 것이라고 아귀다툼한다
그리도 침묵이니
주인 없는 것이라 설칠만도 한
다 찬물 맞아 얼어붙은 것
다시 눈으로 갈아 내리 붓는 것
언 순간으로 다시 눈사람 만드는 것


사랑의 두께

허공이 물이라고 하는 것에서
이 강물이 물이라고 함의 동질성에도
내가 뱉을 수 있음은
강물은 허공성보다
거듭 거듭 바른 종이와 같은 것에서 박힌 그림이겠지
그래!
한 그림이어도 거듭 거듭 채우는
한 가사라도 음질이 다르게 채우듯
다르고 발라야 겨우 마음이 강결과 같다고 할 것의
내 사랑의 두께
노래의 두께




학임에 !
내가 임을 못 따른다 할지라도
내 욕심이 많아
영혼의 빛깔마져 누리끼리 하다 할지라도
내 임에게 바라고 싶음은
임의 그 붓심이 온몸으로 끄는 원력이 아니더라도
꼬리에 가늘게 적셔 그리는 힘만이라도
임의 꼬리에 닿을 수 있음을 말하게 하소서


장구벌레

철썩
철썩
내가 내 뺨 때리는 것에
모기가 빠져 나가고
갈매기는 깨달은 듯
차라리 시원하다는 듯 날으고
모기는 시궁창에 장구를 두드리며
바다를 향해 손버릇 나쁘다고 손가락질하며
남의 여흥에 방해하지 말라고 한다


모기

물결 짱구가 나는 곳에
청함에 탁하도록 짱구가 나는 곳에
장구가 짱구가 되도록 쌓인 것에
태양물 못 먹은 빈혈로
다 용그림에 눈깔을 박으려 용 쓰는 길에
다 침묵으로 앉은 것
누군 고요라 하고
누군 짱구라 하고
누군가 평판 위에 올려 놓으면 바둑판
그 또한 명경수 같은 평판도 아닌 것
판 아래 습곡의 리듬을 숨 죽여 놓은 것
짱구!
그것이 모태적 기본을 알리는 母機




봄이 스스로 부실줄 앎에
사물이 피어오르는 것이요
인간은 스스로 부실 줄 알아야 봄을 느낄 줄 안다
새순이 고목을 느낌이 아니라
고목이 새순을 느끼듯 부스러지는 것
그대 술만 마실 줄 앎에는
이 순을 흔드는 바람결일 뿐의
계절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니
내 몸 안으로 부셔지는 것
고목!
채우는 뱃 속보다 크게 부셔지는 것


봄 2

밤 하늘의 트럼펫처럼 은근이 불 때 쯤
굳이 사리를 따지지 않아도
애환을 보둠어 간 것
봄처럼 터진 것이 아니라
봄에 차고 든 것으로
아롱아롱 말려 든 것처럼
다 끌려 올라 든 것처럼
대지가 기다림이 된 듯 열어놓은 것에
봄의 눈에 매말라버린 것
아! 다 가슴에 품은 추억이 이는 것일 뿐
새로이 눈으로 담기는 것은 아니리니
봄은 내가 봄이 아니라
보임에 있어서의 장님


존재가 유혹이 아니라 함은

존재가 유혹이 아니라 함은
희망도 아닌 것이
봄만 밝은 것이 아니라
희망이기에 날이 화창한 것
오월이 오면
계절이 눈 뜨면
신화의 요정들이
지옥의 문으로 드나드는
골짝이 깊다 말지는 않으리니
돌이켜 보아도
희망의 재고품인 것이다


난(蘭)

여유가 난 끝을 붙이며 사는데
그조차 잊으며 사는 자에
또 난 끝은 쳐 올리는 것으로
우주의 복령(茯苓)에
腹藏으로 채워 먹는 길도 있거니와
그래도 갈대 더미에 숨겨진
現苓을 발굴하는 안목을 겸비하게 하는 것

복령:구멍장이버섯과의 버섯. 벤 소나무의 땅속뿌리에 기생함. 한방에서 약재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