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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것일 뿐: 고덕

narrae 2008. 1. 20. 08:23
노을

노을을 바라보는데
누군가 천국은 좀 나을까 묻는다
그래서 숯이 불을 여는 것 같으니까
매연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감추어서 감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절로 쌓여가는 것 같다
두메상골 焦夫로 살아도
方工事 없이 송이집인 채로 살만한 것
동서남북도 모를 꿰미길로 돌아가는데
허리춤 만큼이나 끼고 도는 도싯바람
이젠 실터와 다를 바 없이 렌즈 끼고 별을 딴다

실터: 집과 집 사이의 길고 좁은 빈 터
초부: 나뭇꾼
궤미: 구슬을 꿴 실


별 희한한 측량

과연 신의 꿈이라면
어떤 所關의
어느 정도의 含量일까
나도 계산에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막연함에서
구성에 드는 것은 행운이라 여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람의
마디 마디를 마름질해 보면
저 구름처럼 조각조각일 것
다 색깔 나는
의상과
사랑과
냉담으로
한 해를 백 년 불궈 넣은
살소매 꽉 채운 것의 살이 됨만 같은
백년에야 다 익을 과일이듯 밀어 넣는 것
서로 뜨겁게 안고 딩굴지 않으면
어찌 그 중심에 안치리
백 년 넘어까지 익는 과일의 꿈
四柱 大運을 한 바퀴 돌아 따는 데만 그러한
이도 겨우 한 철에 불과 한 것을
120 년 묵은 과육 안에 사는 것으로
텔레파시만 통해도 진이 나갔다고
오히려 꿈이 진 나간 증명을 잡아
우리 보고 제사를 지낸다


살소매 : 팔과 소매 사이의 공간


목이 가는 이유

그대 멱차면 그 때서야
사는 게 바늘구멍일까 하는데
모든 결과 얻어 놓은 건
가는 목 위에 두었음을
그대 죽음과 같은 질식성을 놓고
넘김을 살아보면
나 혼자만의 것이라기 보다
뭔가에 그렇게 생겨 먹지 않았는가 하는
그대 멱찰 때
그대 머리의 果를 완성함에 따랐을
만일 목이 굵다면
열매는 떨어지려 않을 것이요
맛도 정성을 들이지 않을 터
그대 살다 살다 멱살 집힐 일이있더라도
분노조차 혈기의
과일의 얼굴이 붉그려니 하려무나


고요의 것일 뿐

가을이 침묵에 떨어지는 것은
묻은 쪽으로 간다는 것일 거다
가을이 묻은 쪽에
색깔이 더더욱 짙다
오늘도 내 살아가는 고개는
저 노을 한층 위의 푸르름으로
고개 잠시 돌려보다 내일로 넘는 것이리라
단풍 하나 건드린 바 없는 듯...
섬 하나가 이만큼 부상했음에도
침묵만 더 무거워지고
산호가 이렇토록 여리게 葉化한 진화의 성으로
나이테의 時空은 腔腸으로 뻗혀 들이키며 본다
허공에 닫히는 것이
물 먹은 듯이 해 더 닫혀도
갈증의 분기점으로 양분해
치열하게 퍼내기도 하는,
그러나 역시 바다를 타는 새는
허공에서 털어야
가볍게 수풀잠도 이슬 냥으로 턴다
가을은 간다
말도 많고
글도 많았지만
침묵이 동티나게 살다간 길을 뒨장질 하며
흩어지기만 하는 원고의 바닥을 바라다 보며
봄의 계절에도 바람처럼 흩어지며
일찌기 가을이 들어 진하기만 했던
계절의 가을과는 먼 듯이 이별의 아픔에 슬퍼한다
시월이면 속 시원히 詩月이련가
왔으면 진정 시인의 속이 될는지
떠난 뒤의 눈물이지 않게
시월이여!
시인이 밝아
구석까지 물들음이 증명되어라
하늘이 한 톨로 뱅뱅 돌다가
터갈라낸 감성의 씨앗을 여는 것이 듯
하루 더 두꺼워도 말라 옅어지는 것
터진 듯 깨어지면
도시가 속 하얀 게살 발라먹는 듯이
불빛 산만히 느드레가 되어 좋을
마음
마음이지 않았는지
시월은
어느 미치광이 시인이 허공을 베고
집요한 환쟁이가 늘출지게 당겨낸 채색선에
생도 큰 집착이 되지 못하고 마는 데
시월의 시인이여! 이 농염함이 맞는 것일까
왜 이리 싸늘하도록 지켜 옮으로서 밝혀지는가
나의 뱉은 푸르름의 말은 고개 무릎을 돌아
한 타래 돌고
나의 단풍은 땅거미를 타고 내리는데


허수아비

밀짚모자 옷걸이에 걸어 놓으니
졸음이 볏짚 한 단이다
다 비웠는데
가리늦게 씨앗지기
끝까지 밑둥값을 하고 간다
좌우지간
양단간
애야! 내가 네 애비다
애야! 내가 네 어미다
어찌 虛壽가 實壽를 넘네




論에 나는 것이 벼슬이라고 벼이다
그 곁에 나는 것이 피이다
뽑아도 나는 것은
닭벼슬 붉어가듯
그토록 피 맺힌 절규를 매달아라는 것이다


쿼크(quark)

저 달은 깃발일까?
이 물결과 더불어 펄럭이는데
저 달은 깊은 심지에 박혔는 듯 하나
더 이상 얇아질 수 없는 두께에 面을 수놓아 간다
極微粒의 유동성으로 움츠렸다 폈다
다 마음에 이는 것인 것
알 게 무언가 다 相일 뿐
그 속에 달은 그대로였으리


으악을 넘어

누군가 기절초풍 자랑이라고
풀줄기로 백골난망 으악새라고
凍江의 얼음살과 맞대며 사는데
산악이
으악이라고 허연 백골만 드러내는데
상처 아물게 하는 바닷가 뼈조각 같구나
그래 그래도
우리가 사는 날개의 기상이라고
깃을 꽂은 듯이 세우고
기개보다 그 숨쉼과 같음이
바다를 반죽함에
가의 모래숨을 움켜 쥐고 사는 것 같다


두루마리 화장지

창작이 곧 롤휴지와 같다
금선 파 놓은 곳에 찢는 이상에는
당기기 곤란한
나의 글도 좀 더 심오하게 기미를 발견할 것을,
한 치 더만이면 될 것을,
꼭 문전 같은 곳에 고전
백 년 눈 감지 않아도 살 것 같은 길에
가로지른 선을 넘지 못한다
날이 잘랐음에도
날 그림자가 반을 머물은 듯 밤
아쉬운 반마디란 것으로
더 이상 墨龍을 못 묻게 하듯
이 긴 두루마리에 한 마디 선을 못 넘게 한다
아!
당겨도 당겨지지 않는 데는 묻히지 말자
눈금선 아니걸랑 떼려 말자
두 개 들어 올 것 하나 들어오고
6 개 들어올 것 3개 들어오고
그러고 보면 나
낮인 반은 확실이 밝은가 보다
좀 더 완연할 것 같은 것
반쪽만 쓰여가도
하얀 두루마리 휴지 같은 것에
白飛조차 날개가 아닌
천상을 걷게 나타나는 것이
현존의 진보형을 들이는 것이기에
이쪽까지의 롤
이러할지언정
당겨 들이지 못함에 먹물만 삼켜 침묵만 는
사색으로의 도전이어도
하얀 이빨마져 치통으로 골을 치게만 할
신은 오기보다 그리움으로 채우게 했다


진동

새벽에 떨리는 범종의 깊이가
그대에 꽉 막힐 것 같음에 얇다
그러기에 난 종길을 따라간다
산길은 새겨도 새겨도 꽉 찬 것이라
누군 내게 돌같다 하고
누군 내게 얼음같다 하고
허나 상처는 긁힌 자국이 나고
울리기는 한결 땡땡한
천둥 마져도 오리무중
저녁 날에 많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엔 아침까기 하고 있는,
종소리는
허공으로만 가면 좋기도 하겠지만
길은 구불구불
땅 밟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고
나야 들어 서도
상승기류에 수평대 잡듯
삭는 세월에
팔 괴고 누은 듯 돈다지만
그댄 참... ...
나의 무대는 짐 꾸리면 나그네
장승처럼 양지 쏟는 조명을 따라
눈 감으며 가는 것을


은하 철도 999

바위에도 깃이 들면 파삭 주저 앉듯
내 하나에 나날이
하루살이보다 빠른 깃털로 나른다
그건 가로지른 출렁다리의 감각 때문일 것이다
파삭 주저 앉은 데서도
은하철도 999는 철로로 달리지만
허공애 놓인 듯 할 뿐이다
다만 그 이음새의 두께가 단애적일 뿐인
아! 그대의 깃은 어데 들며
키우는 붕새는 누구의 종자든가
저 광년의 사다리도 없이
2 층을 빼는 사다리는 된 것이든가
키워 봐야 늘 원심 부피로 퍼덕이는 것
마치 살갖이 달콤한 맞이듯 안락하며
실어 나르는
오늘에 닿은 빛사다리는 날지를 못 한다
누구도 날지 못한 무게여서
깃들길 두려워 함인가
그래도 최선에 깃털 하나 못 보이면
능글맞게 두리뭉실 잘도 넘기는 자
德보다 福
후천보다 선천을 매김하여
저 헤라크레스의 마누라를 꼬드겨 옷을 입히고
자루로 봉해져 별자리로 옮김과 같은 것
과연 우리에게 별은 있었던 것일까
韻 타는 풍류를 따라 새는 가고
철은 날아가고
계절을 잊은 것으로도 아프다


비경

장엄함이 될 수 있음을
돌탑을 이룬 산에도
풀이나 나무가 끼었을 때의 深深함이요
지수화풍 함께 어우러졌을 때
절개가 깊은 만큼
한 계단도 없이
엄숙함을 깊게할 盤上의 것
사대가 흩어지고
地는 은행인 은행잎이고
水는 墨이라고 검게 물을여 가도
火는 단풍이라 形狀火를 따라가고
風은 어질었음에 상록에 붙고
이 진경 또한 품위로 장엄케 하리니
사대가 허물어져도 산천으로 바싹 다가간 듯
저 침식의 깊은 곳에서도
구석구석 박힌 자리로 남은
깎여도 커 간 나무보다
더 絶世의 秘景이 되어 있는 듯
父性과 母性이
끊어지지 않는 미학이 있음을 엄숙케 한다


팔달문

수염 미는 세면대 속에
피아노가 강아지 발로 온 듯
세계의 뉴스가 소로 들고
입 다문 떡이려 한다
덕을 껄떡지근하게 절구질한 떡을 푸는
이 수원성의 저잣거리를 밀며
원형의 야외 무대는 새롭게 태어난다
그것이 이런 샘물이었던가
벽화에 현상이 사진처럼 붙어도
틈간 사이로 옛시민의 출처인 냥
먼저 어지간히도 북적거렸음을
갑자기 정적과 함께 왕래하고
비 훌쩍 커버린 구름 높은 애탐이야 흘어내려
땅 또한 천당을 꾹꾹 눌러
갈증을 닮아 목마르게 축여 화합이 되게 하고
덕이 떡이 됨과 같은 축복
아! 천상의 城이듯
이 자리도 선남선녀가 화톳불의 부활로 걷고 있다
이 맨머리에 새가 앉듯 머물게 한 자리
여기가 거기다 싶은 먼 땅의 다큐도 사라지고
갑자기 밤이 시공을 몰아 숲에 깃들고
유서 깊은 곳으로 가리비를 쌓아 제 음영을 들이키는
아! 성 울의 등불은
신장로를 따라 행렬을 잇고
고대 城都의 덧땅을 캔 듯
흙의 시간묻이가 한 눈금에 서는
어쩐지 얼짝에 쓸만치 말려올가는 차양
오늘의 바람이 들어도 어제의 유혼
邑城만 같이 돌아가도
돌아가는 잎새
상록을 보니 쫄가지만 남아서라도 나오고
흘러들어 흡수된 그림자를 들이켜
추억의 향수여!
수풀처럼 밀리는 곳
가슴을 파 월영만 같은 성채!
토롯트에 가위춤
옛것이라 해도 얇고
주변성 없이 지나는 연인들의 이야기는
귀속말처럼 푼 듯
들릴 듯 들릴 듯 지나는구나


대운

저 구름
백년 옆으로 큰 듯
앞으로 큰 듯
크게도 향이듯 듣는 것
그 한 一字 레일 벗고 나면
白雲이 드러나고
百拜 사과같은 만남
百分의 粉으로 되레
화학적 분량으로 성깔을 내고
그 어떤 대세의 팽창이라고 민감함에 있는
한돌 이 한바퀴 나는 것
어찌 한 해가 돌로 꽉 다물어
백년향의 기하학적 변신이던가




갯벌의 흙을 건지면 유난히 검다
왜 피라 했음을 알것만 같은
그 무엇보다
그림자를 안고
그 피를 안고
승화할 수 있는 것은 갯벌이다
그로 나오게 할 수 있는 붉은 태양을 물들이는 것
좀 더 순화하여 혈맥을 이루게 하는
될대로 되겠지가 더 직접적으로 와 닿은 궁색함에
다 놓고 산막을 치고 살아도
산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길이듯
갯벌 그 바닷가 皮여도 血을 이루는 중심이다
彼岸과 此岸의 사이면 중심이되기에 충분한
이 중추를 삼아
피차의 精血
증발되면 하얀 것
어떠한 비유조차 벗는다면
그건 먹을 먹은 것이 아니라
어둠을 먹은 것이리라
펄은 진주다
펄은 三元一體이다
태양이 붉게 나오면
절로 靑黃이 분리되어 나오는
赤所가 잎새를 푸르게 함이 아니라
붉음이 나갔기에 절로 靑이 黑에서 나온
흑색적 합성을 푸는 방정식
아! 그 진주의
피와 심장을 만들 때
남은 푸르름은 간으로 분리 되고
남은 황색은 위장으로 배속 되고
오장은 보석의 해제
본래 태양의 신이 까마귀이듯
대지와 나무의 신 또한 까마귀이느니


전깃줄

시간이여!
네가 간다는 것은
들이키는 힘으로 가든
뱉는 힘으로 가든 끝내자
전깃줄은 본래
벌려도 동그라미 나이테를 중심으로
나가는 바가 있어 나무도 큰다
본래 띠로 나를 것이
두건을 맨 듯이 뭉쳐지기도 하는
파문이 얼레처럼 하는
고갱이를 쥐었다 폈다 하는 것 같이
마지막 라인의 다 펴지 못한 힘
띠를 따라 돌기에
하나로 따르기엔 도는 것
그럴지언정 우린 各各等이기에
두 줄기기 함께 쥐고 달리는 회전 밖의 전제
나라는 구심체로 가는 것에
짝이라는 의지로 어깨로 걸쳐가는
원 밖으로 훑어간다
전깃줄 두 줄기는
공전을 마술을 빠져 나간다
사람이 어져 잴 수 있는 건 외길이 아니다
같이 갈 수 있는 조율성이
상황에 따랄 굽되
또한 억지로 구주러지는 것도 아닌
날카로움을 갖는 것이다
한 가지 위에 두가지로 늘든
두 가지 위에 세가지로 늘든
함께 어루러져 가고져 하는
빈 자리를 마련해 본다는 것이다




연필이 좋음은
거꾸로 써도 계속 쓸 수 있다는 것이요
볼펜을 쓰면 거꾸로가 있을 때
다리를 더 놓아야 하는
볼로 돌림방으로 지속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아래, 위
空과 실을 격으며
비단 한 폭에 물들이는 붓질이야
돌의 것이지 팔목 하나의 것이긴 하겠는가
신의 의지는 고체가 좋다
절제와 경직성 속에도
과연 섭렵화함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함이니


그래 이것이 제자리같은 인생인가 보다

이 놈의 좀 모아둔 글 밑천이라는 것이
노후나 좀 지켜줄까 했더니
자식놈 사업이다 유세다 하는 것에
다 날라가고
달랑이 빈집이나 지키는 촌부꼴
孫代에 갈 쌈지글은 남을는지
그래!
이것이 제자리 같은 인생인가 보다
갈아 놓은 저 로타리에도 심지 못한 채
질질 짜기만 해도 넘겨주겠지
그래도 뒷모습은 보이지 말자
그러면 입을 닫아야 할테지
난 뒷모습의 교훈이 아니니


산꼭다리 별곡

저 산 안개
꼭따리 따지 못하니
소쩍새가 딸꾹질이다
본래 나오지 말아야 할 놈이 나왔는지
고요도 골짝이 삼켜야 할 것에
처박혀야 할 놈이 나왔나 보다
산에 남을 냥이면
산의 꼭다리라고
산의 꼭다리라고
소래기처럼 붙여 담장을 넘기려 한다


왕골 2

알다가도 모를 일이
거의 백치 상태다 싶을 때
글은 더 깊게 나온다
그래서 푸르름은 창공살이로구나
껍질로 몰아주면
그것도 극치면 누렇게 대지가 되는 것
인생은 녹이다
인생은 때광이다
희다고 가만히 놀려 먹이든가
봉태기 노릇의
운명의 손맛 옴팡지게 죄이며 간다
어쩌면
신선의 마디보다 한 마디 더 많은
관절의 촉각 유연성인지도 모를
숙명을 한가닥 굽힌 나의 것으로
쥐게 한 것인지도


우주에 부쳐

이 울림 속에서 할 말이 나가
함께 잡혀버렸다
왜 종친 곳에 내가 말을 했을까
말하고 난 후에 종칠 일이지
아니면 혹시
내 말 거두려 모래를 부수었나?
시간의 응축을 풀어
한방에 울가미 씌우려고?


고리

道가 아닌 것이
도가 아닌 것으로 제압된다면
그것이 어느 쪽이든 정도라고 걸어 둘 수는 없다
또한 그렇게 걸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그러한 것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건 마치 손잡이 고리가 아니라
고리대금과 같구나


전봇대

가야함엔
돌아가야 함과 不二이건만
늘 니꼬르(=)는
평행선으로 한쪽으로 향하게 한다
이건 땅에 내려서만이 흡착력으로
바라보지 않는 한
늘 혼자며는 외로움 붙는 습성과 같은 것

마술사가
짧은 끈
긴 끈 포갠 것 접어
짧은 끈을 짤라
내놓는 두 개의 촉으로 뿔을 내놓건만
실상은 긴 끈을 멀쩡한 채로한 줄을 내 놓는다
과연 진리는 무엇인가

전봇대 전깃줄
좌우 연결해 붙이면
오고 감에 병렬이건만
빠른 전광의 시간 속도는
이 길게 돈 놈이나 짧게 돈 놈이나
촌음에 불과한 차이점이로구나

허나! 電通이여!
병렬의 그 차이점은
무지색 가지만큼이나 통로를 가진
파장폭 만큼의 성향을 띠는 색조를 가지는 것
그대 털끝 하나 같다 함이여!
우리로서의 느긋한 긴 차이점의 줄에는
빛의 순식간을
안색 깊이 간직하며 음미함이 결코 짧지 않나니


상수리 나무

상수리 나무여!
시간의 꼭대기인 냥 지켜 서는
늘 아침과 저녁 사이의 중천인 냥
그대로 게으르게 넘어가는 수평선이라고
언덕배기 배 위에 나무 한 그루
시간의 수리부엉이인 냥
나무의 시공 다 파먹은 듯
돌만 쌓여 날카로운 곳
무너지는 가슴조차 초연히 차고 나와
홀로 선회하며
바람은 바람일 뿐임에
한가닥 수직 상승이 있을 뿐인
평지에도 상수리로 외로운 상좌




껍데기 劫質로서 벗기고
뻔데기 番質로서 벗기고
고치가 겉이 아니라
짚고 멀리뛰기
뻔데기 꼬리 말고 点이라고
모래 쌓인 생애라고
골수처럼 끈적끈적한
바다 혓바닥 같은 것에서 바깥을 바르니
저 쪽 그림자 코 맞닿은 경계


벤치

오선의 마디를 붙여 놓고
마음 떼이는 발뒷꿈치를 세운다
바람 지나는 깃발까지
벤치에 누운 뻔데기 하나
님의 노래가
바람을 오선의 망으로 들고 나게 하는
무지개 경락이듯
해파리 살 속의 것 무른 것
저 벤치을 벽을 가로지르며 그은 오선
마음이 부딪치며 벽화를 그리고


커피

내게 밝은 세상 하나가
뼈를 갉아 내지
먼저 60 갑자의 시초에 물었을 어둠이
빛을 채워 송곳니 세운 쥐가 甲胄를 쓰고
처음이 되었지
커피가 애초에 설탕이 녹은 길로 일어선다
커피가 프림 녹은 춤사위를 타고 일어선다
이미 을축(乙丑)일 때
새와 땅이 하나인 듯이 풀어 가는
대지가 녹아가며 교감이 이루어져 나간다
커피 한 잔의 노래는
電燈 꼭지로 칼슘이 빠진다
그래서 밤은 참 무르다
허나 可視 광선일 때
가시가 돋 듯 등축(騰築)를 이루고
우린 눈빛에 머물러도 뼈를 이루듯
태양만 보아도 내 立像를 찾아간다


비는 천둥과 박자가 맞다

비는 천둥과 박자가 맞다
그 쓸쓸함
나를 지나 구석으로 파고든다
이미 저버린 가장이만 남은 사이로
체온 떨어져 가는 것에
수제비 타령이라도 한 듯이
비는 천둥의 박자와 맞다
가을에야 비로소 내가 잡아둘 수 없는 것이기에
나도 져 내리는
흰 양털 깎으면 보이는 솜에
그건 羊이 아니라 염소의 뿔 박치지
문득 끄집어 낼 수 있는 번개가
나뭇가지로 옮겨온 示狀을 처박고
바위를 망치질하듯
틈새 사는 나무의 애비인 냥 바라보게 하는 것의

가장이 : 나무기둥




중국의 배는 舟요
한국의 배는 腹인가
중국의 배는 물 위의 배라
배설 편히 빠지는 덕에
풍류라도 마음 껏 당기는 복이요
한국의 배는
마음이 가고
마음이 목발을 짚을 지라도
배는 아니 간
어허라
저 태백의 배는 어데 달렸는지
구름을 삼켰다 뱉었다
아! 저 배 통통한 수평선
지렁이가 말길을 가로챈다
땅꾼이라고 블백홀을 잡으러 다닌다 하나
둥글둥글 이슬 방울만 같은,
그래도 가라앉는 구심체와 같이
한 술 더 떨게 한 것이다



반추

뱀살 꿈틀대는 꿈을
섶이라고 물러지 않는
草稿란
칡뿌리 갈등이라도 안고 돌
자연 숲 먹에 먹을 붙임에
먹의 종이 音을 먹음과 같기에
먹음의 동사
먹이는 정성은
그 어떤 食傷에도 허기증을 더하게 하여
귀함을 보전케 하는
아! 그러게 먹는 형상이 허파의 하늘이면
땅 밟고 아니 다녀도 되겠건만
왜 이 길은 섶이 고팠는지
퇴고 속에 종이 한장의 전율
바다 모래 위로 얇고 부드럽고
강 끝에 섬은 어이 이리 자꾸
점점이 알스럽게 생겨나는지



물푸레 나무

난 물푸레나무가 좋다
특히나 추운 겨을날엔
어원과 뜻을 잘 몰라도
그런 듯이
푸지게 나오는 의태어 같은 너드레의
물이 후지게 퍼지듯 샘같은 것이
땅을 넘어
나뭇가지를 가득 채워 넘쳐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좋다
모감주, 가분지같은 맛은 아닐지 몰라도
헛개나무 헛것에 놀라게 하듯 실감이 나는
봇불보다 더 부드레 흘러간다


하늘수박

잔나무 가지 자투리 숲
가파르게 울 삼아 엉기성기
모과나무 민가슴 타고 매달린 하늘 수박
핵심이라고 해도 엉성히 깡 마른
꼴에 하늘 수박이라고
넉살 좋게 걸쳐 내리는
실뱀도 그 뜻이나 알고 가늘게 섬섬하련지
능소화 고개 내미는 목줄기만큼이나 코앞에
섬뜩하게 할 듯이
어쩜 그마져 비우게 하는 도량인지
대롱 매달린 것
두레박 하나의 삭지 않은 길이게 하다
거둬 들이는 것이리라


자음과 모음

숨이란
그냥 들이킨만큼 길이인가?
숨이란
수(壽) 끝에 보푸라기까지의
움이 한 줌될 때까지의 수~움
그 움을 먹고 사는
저 쪽 계산법에 달린 것 같은
ㅅ 자음이 모음을 따라가더니
어데 갔나 ㅜ 모음은 빈 채
이젠 0을 이고
모음이 자를 낳아 ㅁ이요
ㅁ 자를 따름이요
이러해서 움을 맺음에 누가 먹는다


시가 새침떼듯이 나오니
격조해서 원


단지

그릇은 커 담을 게 없으니
무지로서 돈오일세
四季는 맞이하기 싫어도 漸修요
단풍은 일거에 敦悟인데
다 내 독오의 점수로세
이 섬 하나의 기다림이 무엇인지 아는가
저 돈오 漸磐을 무시하고 지나는구나
흉토다
파도에 철썩철썩 맞는 것이 어찌 섬이랴
저 벼랑 새 둥지에 알 심은 것
갈매기
바람에 밀릴 듯 말 듯 타고 오르는 것
어찌 어부의 손길을 외면하랴
단지 하나의 것
골무 하나 끼인 자리의
긴 부리는 바늘인가
신화 속의 님프가 현을 타는 삶에 구불구불
향기가 끝내 구현과 같을지인데


황금 박쥐

박쥐가 콤마에 매달렸다
0. 콤마에 매달렸다
누군 물구나무 서서 지구를 들었다지만
白의 百으로 퍼센트를 채워
망초라도 되어 망각 속에 다시 살지만
0 콤마에 거꾸로 매달렸다
鳶이 얼레에서 씨앗임을
아이들이 볼기 발게가며 감고 있다
박쥐는 물구나무 서서
제 채바퀴 자랑하고져 했는지 모를
鳶은 空 속임을 당기고 당긴다
그 점은 같은 방울 족속임을 모른 채
더 놓은 곳으로 당긴다
별 가에는 씨알의 얼레를 떨어드린다


접점

물레에 物이 돌아오고
얼레에 얼이 돌아 오고
물 벗은 뻔데기의 고혼만큼이나 꼼짝 마라
녹으며 사라지는 관성에 근육을 세우리
빛의 포장 놀음에
빛의 볼펜적 윤곽 놀음에
나무 끝까지 젖게 하기도 함이
水墨과 같기도 했을
땅의 녹이 아니라
빛의 끝에 붙은 녹을 키우다
떨어지는 것이기도 할


눈동자

돌이 무심한들
세월이라고 캐고 든 수 억 년의
바람의 것이니 야속할 것도 없지
우리에게 남은 건
꼼짝도 않은 업이 야속할 뿐이지
그대 눈동자
내 눈동자
유리구슬일 뿐이로구나
망둥이 몸부림치는 바다에 언덕을 만든 곳에
본 자 눈이 멀 것이요
들은 자 귀가 멀다고 했든가
내 웅덩이에 내가 나와도 내가 아니요
저 누에살만 같은 구름만 뜯어 먹으며
눈붙일 언덕이 되려는지


방동사니

아무리 얇은 무논 마냥
미끄러져 가는 위태함만 같아도
방동사니 같이 오독 씹힐 냥이면
오여름 장마에 늘어지지 않고
꼿꼿해온 견실함 만큼이나
떠난 사람마져 남아돌게 하자
그럼 方洞
남섬부주(수미산의 남쪽을 말함 즉 이 사바세계)에 다시 온다 할지라도
맞이할 달콤한 맞이 되길


딸꾹질

딸꾹질 못 넘은 뻐꾹새
감 제대로 딴 길을 찾으면 멈출 것
어찌 떫고 매운 지식을 쌓아 걸린 듯
감을 못 삭혀 그러한 것
감꼭지 길 붙잡고 가면 알리니
시는 연못에 태양이 다 담긴 것보다
훨씬 사랑을 알아 찾아 갔다
그대 아무리 용접봉 타는 냄새 지식 피워
꾹꾹 닫아 보야 딸지니
딸꾹질! 그 감성을 아는 자만이 달래는 것


팽이

맴도 생각도 따로다 싶을 때
몸도 쫓아 보고
허무도 쫓아 보고
존재란 것이
존재 밖으로 괴롭힐 때
우린 산소 분출기에 감을 갖고
망원경 안에서 찾은
허나 그것은 꽤나 납작하게 된
이미 난 팽이 나루에 칠해진
오색 밸트로 돈다
도는 걸 도는 것으로 생각하면 멀미할
난 멀미 밖인 것이
멀미 안에 있는 것으로
我가 無我的 원심
이젠 난 비행접시가 되어서라도 날아야 하는
내겐 존재란
이 회전을 잡아야 송곳하나 세운다
먹물이 나온다
생각이 미간 사이로 나온다


澗月

香月이 影血을 삼키니
점점이 밝아온다
水鏡에 들지 마라
옆 볼따귀 착 붙은
川囊에도 들지 마라
大開眼한 것에 푹 빠진 것
체로 건져도
그 숨구멍의 詩香
만길 깊은 눈빛을 내놓고 있다


변압기 위의 참새

내 時살이가 이 하루살이
도시가 香紛
도시는 市場이 있다
시장은 교환에 안달이다
꽂가루 같이 커는
빛의 교환과도 같은
전등의 갓
아! 도시국가의 광적 날부림은
는 날로 나라세워 푸른기 도는 것일까
딸꾹질 멎는데는 감꼭다리가 최고
그대 시인이 되라
그러면 감이 불빛처럼 익으리라
치족보다
어족이 인류이듯
비늘처럼 붙여
홀로그램 나이테를 내는 천체
지폐 자락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고등동물이라고
무어 수량으로야 불가사의
다만 우린 나뭇잎 하나로 가릴 수 있는
수줍음의 문이 있음은 행운이다
향을 더 민감하게 맡을 수 있는 게
저 하루살이
내가 노래한 것
저 도시의 변압기에 들어
저 도시살이가 時살이
변압기가 말하는 도시



부슬비와 게맛

콘크리트 벽에 부슬비 오는 소리를 모르니
부슬부슬 비벼가며 사신
어머니의 기억마져 아스라해 진다
대게 맛 좋아 게 속을 파 먹은들
그 속 맛 아닌 인생을 사셨다 가셨다
그래도 길 위엔 달리는 차
찌익 찌익 일으키는 것은 또 무엇이길래
어쩜 얼음과 같은 벽돌벽을
그냥 물로서 흐르는 망각의 현장
냑엽 타들어가는 정감이야
아무리 비유를 잘 한들
그 게맛까지 안고 가지는 못하는 뜻으로 떨어진다
진눈배기이듯 형언할 수 없다가
그냥 물인 냥 뚝뚝 떨어지는 것의
이 게 맛
세대와 세대의 막을 겹쳐 다리 더 붙고
가을 늦싸리까지 더 붙고
그래도 게는 우리의 부모님 모습에서
결코 앞으로 가지 못 했다



金 銀 銅

억새가 하얀 이슬을 솜 탄 듯 돌아간
艮과 同은 사라지고 황금의 혼으로 돌아 갔다
저 바다 同살이
銀魚는 艮을 굳혀 강으로 산으로 올라
목까지 찬 듯 꽉 매어 던진 곳
금이가고 주름져도 무심하듯 산봉오리에서
황혼의 노을판을 펼치는
저 天鏡 속에 아레아식(생을 넘어서 까지 복사되는 의식)에서
다시 내려오는 샘물 내 얼굴 비추며
낙엽 떨구고 세월 따른 일 없다는 一指便에
황금률만 짙는다


가마와 가마니

가마가 가마니로 가니
비구가 비구로 빠졌다
이건 삼천포 맷돌에 빼돌리기 아니구나
본래 어원은 가만히에서 나왔으니
거꾸로 비약한 것은 아닐까
마치 몸은 바닷살이요
마음을 반환점에 자맥질하는 새가 아닐까
윗턱과 아랫턱이 닿는
케츠넷츠 장단을 내는지도


옹기

옹기는 늘 황혼이 불타고
이 가을이 불탔기에
된장도 향기가 올챙이 꼬리를 내민다
고추장은 어둠의 진로를 밝혀도
도리어 화산처럼 화끈할까 멘톨이다
입술 또한 루즈 안 발라도 혈색 좋은
노을이 털고 싶어도 못 터는
거듭된 해여도
이녘 저녘
동녘 서녘
해가는 길 아니어도
가장자리면 다 꼭꼭 막듯
노인과 바다 같은 생얼이 나는 것이다




까? 까? 까?
까치 질문
어느 덧 버드나무 꼭대기 되어 알을 낳고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펜 부리 같았던 것
시멘트 길 부스러기 먹으며
이젠 우리의 생의 이력의 줄기를 타고 온 바람길
바람길은 가위춤을 추고 온다
엿판 이는 시간들
고산밭 무덤까지 무너져 내리고
탁! 탁! 탁!
죽비 소리에 그윽해지면
황혼 붉었던 호박엿
아이들 침 삼키는 길이듯
풀피리 뚜껑이나 열었다 닫았다


입술의 자화상

文弱이라 하지 마라
그대 억지도 입술 위에 動舟로다
스스로 몽롱히 빠지려 마라
다 끝이 치켜든 미소가 아니든다
입술 같은 것
가벼우면 엎어질 모양이지만
볼과 볼 사이를 가로지르는
온달에 머물면
그대의 얼굴이듯
끝내 남아야 하는 이유와 같은 것이요
반달에는 노저어 가고
이렇듯 어느 새
뱃속 깊은 시계가 내 뿜는 입김의 왕복선


다싯물

네가 멸치였어도
네가 쇠고기였어도
물 속에 들었을 땐 물체일 뿐이었다
불의 혓바닥을 빌어 한 번 다셨을 땐
갑자기 물 안에 큰 의미로 다가와
떨어진 별의 알갱이에도
판박이 같은 그림이 세겨졌지
존재의 가벼움은 가라
깊이의 다시다이다



피새

울그락 불그락해봐야
스크린에 스쳐가는 영상일 뿐
마음에 우려나온 것
돌이켜 보면 영사기 렌즈 속으로 도로 넣을 수 있을까
새 중에 가장 가볍게 날았구나
독새풀 키만큼하면
로타리친 흙더미만큼은 독차지라고 우기기도 하고
억새도 억제력을 알아 백학보다 더 하얗게
반딧불이 같이 雲船의 날개를 얻은 듯이 하기도 하건만
얼어 붙을 눈도
그 너울 자락 날리는 舞道에 그만 호수가 되는데
새 중에 가장 쓸모 없는 새가 피새이느니

피새: 걸핏하면 화 잘 내는 사람


겨리

저 소도 힘들다 하나
후한 밭이라 호리로도 살지
자갈밭 아니 건만
멀리 가는 길 빨리 가고져 겨리든가
괜스리 마음만 자꾸 조급하게 만들고
따비 볼 겨를 없이 운전에 여념 없이
글줄 꽤나 빠졌다면 그댄 혼줄이 있던 건가
글 꽤나 맨발 생기넘치는 것
인간세 같지 않은 구름 위 밭갈이
나그네 같이 살아도 넉넉함에 배는지
탁배기 가라 앉는 중
웃물이 더 독했듯
취하는 칡능쿨 뻗고
오히려 인간이라 겨리로 갈게 하는
깨면 깰 수롯록 갈등의 그 무엇이련가


갯벌

그건 개인 마다의 지는 짐과 같은 것
읽는 것보다
쓰며 읽는 것이 다르듯이
글을 쓴다는 것
자신을 잃지 않는 것과 같다
개구리 뛰는 곳에
그림자마져 살찌워 나온
수 억 년의 보푸라기 같은 것
살아 있는 그대 눈 깊이에
호반의 지킴이
글을 갯벌과 같은 것이듯 벗겨진 곳에
찬 곳에
그러나 벗겨진 듯 드러내면
벌과 같이 짐을 크게 지는 것 같구나
갯벌이란
물을 벌로 보는 게 아니라
개임의 벌이다
천형이듯 짐진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히듯한 고통
진정 쓰는 자만이 끄집어 내기에
한 더께의 고통을 더 져야 한다


암흑기적 독창

소리가 소리를 외롭게 하는구나
그대의 독창이여!
으슥하기가 따뜻한 날씨에도
살이 겹겹의 감이어도 쌀쌀의 살이 되었다
소리에 소리를 개망초라고 망각적 화해를
부추켜 듦이 차라리 낫지
알코올 순도 많큼 맑게도 나아가나
그 경직된 듯 고독을 빼는구나
피아노 소리는 母傳 두텁게 나오는데
우아함을 뺀다는 것이
농익지 못하고 말았는지
필부의 땀을 몰라서겠지
독선적 귀족의 가발만 음계에 올라 鬼城을 만드는 같네
분장하지 않아도
스스로 장백해져 가면
옹기처럼 울린 놓아도 두고 깨어진 사금파리의
이파리를 목에 단 듯
스치는 바람마져 상처가 나게 하는구나


대동(大洞)

난 요즘 누워 많이 생각한다
비몽간에 뒤척이며
생시간에 대자로 뻗어
동네가 터전인 냥 티를 낸다
대동에 살고 보니
마음만 동짝인지
열중 쉬어 다리 벌리고
서서 인(人)자 짝은 남은 것 같은데
누워 팔 벌린 大字이니
자국 떠서 일어나고
자국에 끼이듯이 또 한번 펴보고
나 좀 클라나하니
송진가루가 도심을 나르며
무엇에 쓰이는 대인가를 묻는구나


대(大)

우물에 돌 하나 풍덩에 퐁당 정이요
대로(大路)에 점 하나일까 하니 견(犬)이로구나
대하(大河)에 점 하나 있으니 태양일 것이고
사이에 가로지른 일별(一別)선은
닫음으로 알겠는데
그 턱 넘기는 머리 하나를 총채로 못 보니
내 얼굴인 듯 알겠나 天字여서 알겠는가
내리 뻗은 두 갈래에
한 점으로 치받아도 크구나
어깨로 그었다 할까
엉덩이로 그었다 할까



순천

順天엔 낚시도 아니 담그는 자리
그나마 여유로움에
미늘 뺀 바늘
달길도 그리 가벼운 듯 가리니
기도 발이
곶감 빼먹는 듯이 단맛이건만
욕망에 덧칠된 기약은 사상의 누각
삼천 갑자나 빠져나갈
강태공의 그 도를 거느릴만 했을
천안(天眼)이 없어도
무지개 반쪽 세상
엉덩이 치켜든 듯 살아있다는 소식
온 쪽으로 잘도 달라붙어
땔 줄 줄 모르게 살아감을 전하느니
순천엔 낚시도 아니 담그는 도이거늘
태공에 왈가왈부 낚시로서만 읊조리나


팔당호

내게 가장 현실적 압박이라는 것이
호반을 지나면
연속극의 화신이 다 모인 것 같은
몸체로 다가선다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살질 않건만
다들 되어 나오는 인물들이 저 꼴로
무대나
전경이나
아름다운 듯하면서 싸늘한
음모와 감각은 내 집도 아니건만
저런 집인 냥 살아야 하다니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은
밤이 두렵지 않은 면에서
가장 부드러움 맞이가 아닐까
밤은 지척도 모르듯이
네 자율성을 실험하고
그 신뢰성으로 태양은 부지런히 다시 떠 오른다
이것이 我도 없고 法도 없는 시금석
우린 얼마나 흑심에 밝은가
다시 태양의 울타리에 든다
진정한 빛은 무엇인가
밤의 승리자이다
여긴 생명이 있다
그 건 점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막과 막의 顚倒에 있고
심해저에도
윈 보질 못해도
지각류는 더욱 희어져 있음을 스스로 아는
밝은 몸이듯 살듯이 밝은 공간이듯 쥐고 사는 것의


眼通

인적 드물게 자정인 한 참 지난 시간이면
가로등이 젖꼭지만 퉁퉁 부어 올라 몸살을 한다
왠지 갑자기 밝다는 느낌
그 길을 걷는 나의 눈은
하얀 가루를 흰 동자에 쌓으면서
검은 안구로 필라민트에 소켓을 꽂았다
眼通
뒤통수는 눈이 닿지 않아서 구석지게 하니
안되겠기에
그대를 여기에 놓아 둘 수는 없구나
方지게 하니
두루 통하는 耳通에도 옮겨다 이식 시켜야지
눙에 넣은 것 외에도
고요 속에 당겨 가는 것
가장이이기에 가지를 아는
땅에서 갓까지
가재기 없이 쌓인것


가장이 : 나무의 몸통 부분
가재기 : 대충 쌓아 놓은 것




흔적 없다 마라
이 밤도 이별만큼 적셔 오는 것이다
태양을 돌려봐야 채바퀴에 불과한
도리어 이 인류의 체인이 밤을 샤워한다
늦둥이 걸음마의 진화에는
망아지처럼 빨라도 유인원에 못들 듯
저 태양의 발걸음일 뿐
달은 이 쉬지 않는 분발심에 겸손을 씌운 듯
베일을 씌운 듯
확실히 엄숙함을 한 커튼 사이로 나오게 함의
좀 더 작게
좀 더 자재력의 상관성으로
저 발빠른 한낮이어도 더딘 것이요
달은 빠른 통로의 실가닥으로 섬세한 것의
실타래를 감는다



뜸향

교교한 달빛
내게 행복하게 하는 것
해뜸으로 마을이 일고
늙은이의 추억처럼 그대로 익고
해뜸으로 달이 눈부시고
그대와 내가 떠나지 않는 지구 알맹이
해뜸으로 마음이 일고
짝을 이루어 나가는 빛
나그네 이 정도만으로 이해된 삶이면
기억된 것이요
아니면 발효되어 산화되어 비워감도 괜찮은,
불야성 밤 새 빼는 꽃봉오리
형광등도 탄성이라 대궁도 전율
억지로 당긴다고 휘황찬란하랴
이 밑거름이 더욱 葉을 넓혔느니


는개

안개도 늘면 비가 된다고 는개겠지
안개는 본래 안티 개임이 아니든가
이도 한판이면 雲仙이 앉을 좌단
저 벌판이면
강이 모래비 내는 는땅
저 星雲 가의 는개 이 대지 한 방울은
어디에 내릴 비일는지
그대 생각 할는지 말는지
는지!
들깻잎 손바닥만큼이나 남았음에
내 오늘 명사로서 데치고 엎고 할지니



월광

月當空이라 하여서인지
이 중에 나 아니 것
어데 진색 눌러놓고 하얗게 지나는지
말같지 않지만
말 발자국처럼 빈 것
물을 체워도 그 자국을 딛고 가고
그림자의 깊이


구석기

화석 속에 구석기가 아니라
빅뱅 속에 구석기겠지
빅뱅도 못 말린 마음이란 것
퍼짐에 이어 붙이질 못하네
작게 왔든
크게 왔든
눈사람 숨을 쉬는
빅뱅도 숨을 쉰다
장승이 어데 인간꼴이든다
다 나무가 나무相 한 거지
다 한 相받이가
온갖 수액으로 受注 받고
별 점점이 안개꽃 한 다발이듯 지피운
그러다 한 조각상하면
별의 신화를 건져 내지
내가 감상할 수 있는 건
별을 이렇게 모아 놓고
열매로 빙 돌려 보냈을 때
몸체를 내어 품격을 넣고
결국 옆구리로 나온 것
신의 창조물은
나무 한 기둥 빼 나왔기에
실제 그렇게 빠졌기에 전한 바에도
우린 과장처럼 구도가 맞지 않다는 인식
다 신의 본상으로
나무 하나의 창작
짜임새
無이면서 有인 채로
전이 되어 오는 것
창조의 본성만 팽창되어 옮의
한 웃음 속에서 빅뱅이 달려가면
한 소탈이 탈색된 原祖


킬로만자로

열사에 못 견뎌 하던 것도
다 이 가을에 맞춰진 때문이 아니든가
그래 그러고 보니 돌아오신 것 아닌가
자고로 靑門을 열면
호홉인 맞는 듯 상쾌한
노을도 얇아져 부스러져 간 것이리라
숨 멎듯한 정적이 사색의 향을 일으키듯
호홉이 멈추었다 해도 시원해진
들숨과 날숨
皓魂인 통한 듯
단층의 사다리를 끼는 킬로만자로


공과 허

어데 없어 허인가
있어도 허인 거지
안 갔다 와도 갔다 온 듯
엉개어 굳힌 것도
구멍 송송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조감의
수용성 깊은 허이기도 하지
그러나 닮았다고 같기야 하겠는가
중앙동에서 만났기로
돌아가는 길이 다른 것을
그대 간 길에
나의 허
내 돌아간 길 그대의 허
虛임에도 空도 아니건만
虛란
空도 虛일 때 호랑이 가죽이 되느니



일획

정신을 차리고
정신을 잃는 사이에 그대가 있는 것 같다
이 창백한 공간
여백이라기 보다 풀린 닥나무 살같이 엉기는
이젠 남 가는 길의 바퀴테 같은
누구의 글에 남든
생각에 남든
그로 보관증처럼 살게하는 거울과 같은 것으로
붙은 듯 사는 듯이 해도 좋을 것에
그대며는 베란다에 지는 여러 꽃이라도
다시 오색으로 땋고 싶지도 모를
음악은 머리를 풀고 촉을 내밀고
다시금 점 하나에 있게 해본다
바람처럼 빨라도
인공위성에 다닥다닥 점찍히듯
천하를 속여도 모래 한 알을 못 속이는
바람 또한 싱겁게 되었다
너무 확연해 껄끄러운 것
좀 추상적이고 막연함에 매달아
질펀한 푸념이 섞여야 좀 인간적이지 않나 싶어
광 섬유 하나의 용량보다 더 많이 실리우는 현상적 부호
내 마음에 있는 것
하늘 하나에 가닥 가닥 일으키는 것이기도

별똥별!
별똥별처럼 가라 앉는 파문을
아직은 고독치레를 해야겠고
고덕은 쌓은 망루여야 하는지
우린 좀 더 젊을 이유 없이
미소에 핀 여울의 주름 많은 시간에 와 있는
사랑도 아는 것이느니
별똥별 가라앉은
우리의 사랑 켠에도
돌 틈 비집고 나오는 생명력
미소든 주름이든 이미 벗은

만남과 이별이 없는 만남이듯
조용히 한 근 차는 것이
내가 소중함이라기 보다
삶의 길이만큼 소중한 삶의 뿌리로
열매로 깎지 끼는
넝쿨로 오르는 아지랑이 듯
춤과 같은 것의
늙어 호박 한 덩이라도 됨에
넝쿨 채 흔감해 할 수 있어 좋은
우린 그 탯줄을 감고 왔는지도

늙어도 마음은 본론인 채
호박은 일출심이요 일몰심으로 하나 가득 담고
생각은 생각을 낳고
그것 밑줄 친 것처럼
수 만 회선이 관통하는 광케이블을 넘는
호박 넝쿨을 당겨도
저 한 줄에 깃들어 담긴 것을
아! 호쾌한 대박이 무엇인가
미세한 隙線과 筆線마져 당겨 옮이 있을

바람을 모태로
동굴 벽화에 각질인 것
다 떨이지면 역사의 풍월은 될
여의주 문 용이 색이 바래고
꾹 닫은 채로 골통이 되고
어쩐지 뒤통수에 입이 따로 난 듯이
생각과 침의 탐욕
그래 호호 불어 성에 닦는 정성으로
아! 구슬에 뺀지 놀음의
기어코 뺐다고 그 노릇을 잊었단 말인가
얄밉기도 하지
보다 더 아플까 빠지도록 했더란 말인가
이젠 우린 자기 자신을 뺄 거울 앞에 사는 것이리라




반비례

모기 한 마리에 사소함이 아니다
적막이 클수록 모기 한 마리에 더 긴장한다
세포보다 작은 지침의 것이라도
그건 모근의 것이 아니다
살결의 것
그대 저 구비을 보았는가
털로 다 덮인 그 흔들림이어도

아름다움은 보는 자의 내면을 살리리
결코 허상으로 허물어 지지 않기 위한
이미 그 전의
사랑의 가슴이 뿌리 째 있었음을 알게 해 주는
이 사이가 고랑을 파 강을 이룬 것
접붙이기 된 �과 같은 것의
땅이 한 표피층이나
허공의 두께를 �게 실체화 시켜 본 것
들의 풀결을 타고 흔들림의 뱃노래

피부가 살이라는 것에의 공감으로
과녘에 닿은 양만큼의 입체화에 있는
벽에도 화살이 나와 털이라고 하는데
아! 이 때 부터는 오르페우스가 현을 타는 태교음인지
꼬불꼬불
어쩌면 한쪽으로 숨통을 터는 것인지도 모를
그런데 왜 안에 있는 것이 피였는지
털 하나의 화살이 우리에게 교훈을 주는 것
무엇이든 한쪽 관통하면 다 통한다는 길이 듯
어느 덧 피 하나에 와 있는 것
심이 아니라 皮여서 잡을 수 있음은 무엇이며
중심은 무엇이며
살은 皮에 와 있는데 血이 皮 됨은 무엇이길래
달이 호수 위를 걸으면
숨 멈춘 듯 호수면
착 달아붙은 쫄대바지인 듯
고혹적임을 넘기 힘들게 한 원천
일상엔 되레 극치에 숨을 멈는 듯이 하는 역작용
역시 최고의 미는 심과 하나이듯 깊이를
느끼게 할 때의 순간의 것

숨결에도 파문이 일 때
다 원심에 구심을 엮지 못하고
심증적으로만 안고 미끄러러져 감을 느낄 때의
바짓가랭이 걷어 붙인 엷은 수면 위로
수 놓인 것
바람살붙이 듯 더 펄렁이는 것은
미분이 반죽된 기억들을 국수 풀어 먹 듯 함이여!
누에는 고치로 다시 제 욕심으로 챙겨
날 것은 남고
온갖 염색은 자연적으로 맞추어져
어제 자근자근 씹은 고기는
늘 거기 있 듯 나아가게 하고
그 심장의 태양을 찾아가게 하는 듯
내 입 맛에 든 고기가 고기의
연어가 내 목까지 다달았듯
생목에 식욕을 닫아가며
꺼이꺼이에도
배불러 말 못하고 죽은 귀신은 없듯
줄고 채우고
태양도 소심한 축이듯 껄떡이며 지났다
고요 속에 외침은
한 가닥도 다치게 하지 않는 아량에서


버들과 오동

버들은 가지로 말한다고
잎새는 손가락만큼 안 내놓는데
수양 덜 된 버들은
홀라당 벗은 동굴로 피리 소리를 낸다
어찌 이것이 피리 소리든가
돌과 돌 사이의 이음새지
오히려 피가 공 맞았다

오동은 잎새로 말한다고
봉황의 목철조차 길게 채집하듯
장농 하나에도 나뭇잎이 일고
참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가로자른 나이테의 입으로 이빨을 세워 사는 듯 해도
내리 사랑에는
꼭 세로 짜른
인간으로서 근접도 안 되는
절세의 산을 그려 보인다
그렇게도 수평화했건만
목마는 올랐다 내렸다


X선과 Y선

누가 x엑스선이라고
수직적으로 관망하는데
옛 이야기는 Y와이선으로 수평선을 휘고
X엑스라고 탯줄을 끊으니
Y와이라고 탯줄이 간다
왜? 배이기에
W 문 고차원에 Z은 갈 之字
수 만 가지 헤집고 다닌다
아무리 높아도
이끼풀아!
네 키만큼 잴 수 있고
자작나무여!
네 자의라 해도 끝까지 잴 수 있다
알파선에서 넘어온
베이터선 두 가닥을
비타민 서머세한 빛깔
기차놀이 하듯 가뿐히 표면장력처럼 말아가도
배에 남은
빛 한 줄기에서
갈 지 자의 끝에서 이 넓은 하늘거울에 섰다
젓까지이기엔
구름 젓까지이기엔 모자람이 있는
내적 자양의 수급




풍성한 수확물에
애기들은 다람쥐
같이 세월 채바퀴를 바지런히 돌려도
해마중이 길고
물레방아 도는 바퀴는
지천명이 땋은 벼랑을 끼고 오는 물살을 든다
끼거덕 끼거덕
한 해도 너무 빨리 돌은 듯이 가는구나
정미소의 쌀은 좋겠다
겨 하나 벗은 몸으로 빠지고
채바퀴보다 빠른 슭음으로 빠져 나갔다
꼭 다시 오고 싶으면
내 알 바 모르는 바
꼭 겨만한 가리개에
나비에 겨 하나을 물으면 고치를 짜 날고
벼에 겨 하나를 물으면
꿈이 별 태산처럼 나오리니



밀짚모자

억새꽃 양기 끝이면
눈보다 아름다운 고향
겨울 강 가에서
아침마다 뜨게 손가락 걸면
별을 털며 홀쳐 가보는
땀내 배며 질기어 온 이력도
버릴 게 없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어찌 그 과정이 무심하다 하리요
밀집모자
토성 하나 미루어 달아도 모자람이 없이
참나무는 도토리가 뚝 떨어진다



누른 콩잎 식혜

누른 콩잎 식혜의 고집을 꺾어보려고
좀 세다
누른 콩잎 멸치 뼈다귀 걸릴까
버들 잎 뛰워 주듯
같이 천천히 길동무가 되어 주듯
좀 거칠다
어떻게 먹을 수 있느냐에
식혜의 뼈가 짧구나
콩콩에 열림음악회
콩콩에 다듬이 염색 엽맥이 굵어져 간다
대지의 악기공이 만든 현
자근자근 연주처럼 부드러워지듯
참으로 맛은 맛인 걸 어떻 하나
창생은 뒤로 하고
대지의 의혹
이미 거름내 위에 있응 것을


단풍

단풍이 붉은 건
그림자의 셈법 때문이란다
그림자는 붉게 타는 점에서
출발해
자기의 바닥을 내 보이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그림자!
기어코 자신인 재로 돌리기 위하여
불을 붙이고
불식간에 놀란 듯
은행 잎!
뚜껑 닫고
하늘이 노랗도록 도망쳐 나온다
절대 오그라들 일 없다며




어찌 자꾸 상을 만든다고 말문을 막는단 말인가
누군가 자꾸 상을 만들지 말고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데
결국 상을 만드는 것이아니라
1700 공안 가운데 하나에 든 것일 뿐이요
잡다 보면 어느 한쪽이 잡혔을 뿐인 것을
누군가 어느 여인네 손목을 잡은 걸로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었느냐와
어찌 난 잡다보니 거기에 잡힌 것
거걸 만들었느냐로 대어든단 말인가



템버린의 추억처럼

산다는 것
템버린처럼 털리다 가는 것에
아무 것도 없는 것이기도
여음처럼 남은 것이기도
희노애락이
엉치뼈를 치며 떨어져 간 것이라 할 수 없어도
크게 들이킨 듯 번져오는 것으로 낙엽은 진다
져도
흔들었던 순간의 여음의 끝은 야물고
그 흔적처럼 남은 떨림은
손끝에도 한참 물러났다
홀쳐 맨 듯이 명치 끝이다
그 기척조차 모르게 접점에 떨구는 것
참으로 얄밉기도 한 속내
그대 속 저밈만큼이나 눈물 맺히게 하는지도
주검 또한 존재에의 승화처럼 날개를 단 듯
열반에 희열을 주는 것이 가을이든가
나 떠나지 못 하리라
그대와 지는 순간으로
존재가 피 한 됫박의 여운을 모은 것이
다음이 감사처럼 오게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의 무게를 가볍게 하며 살아가는 지혜야
나도 같이 털어 가볍게 하려나
이 해거름의 그림자
봄이면 가지로 내밀기 위하여
된바람은 어지간히도 밀었나 보다
얼굴 붉혀가며 부르는 노래는
털리기도
또한 멍울 맺히기도
어느 쪽도 속시원히 뱉지 못 해도
무언가 한쪽은 덜은 듯
시계 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사이
우리 할머니
그 붉은 단풍을 기억해 주지 못 해
저 구름의 치맛자락에
사과 쓱싹 닦아
봄 입에 물려 주듯 오시기도 하겠지
햐얗게 받침 되어 준 것
자신의 것으로 수놓기가 주책이라
봄날의 가지는 순이 돋고
템버린의 링은
털어 털어 님의 왕관으로 씌우고
털어 털어 님의 허리를 조으고


나비와 딱정벌레

박제가 알코올 도수를 낮추니
속부터 빈 것이듯 나온다
말랑말랑 풀릴려나
안으로 부터 커 나옴이 있다
한 잔 술에 박제에 부딪친다
두 잔 술에 애벌레처럼 허느적거린다
동굴의 벽화가 일어난 사건
산은 각질되어 허물어진다
그대여!
부대낀다는 것
榜 아니래도 榜이요
喝 아니래도 喝이니
榜業
喝業인들 없을소냐
한 생 꽉 다문 것만으로
큰 도인 터
억제성에도 자유를 찾아가는 것
괜히 언어를 불질러 견고하기가
딱정벌레 껍질 같고
광 나기가 미끈하고
맛은 영 속 파먹을 게 없이 단단하며
지위 또한 울타리를 이루는 바
속 부드런 적막살
창살로 옥죌 필요가 없는 광택이건만
머리 내밀어 어깨 걸린 듯
깃발의 자유을 흔드는 자 누구인가


방랑에도 광이 있다함은

바람이라고 얕잡아 보지 마라
마루에만 있는 초광이 아니다
바람광도 내는 것이다
다 일일이 찡그려 본들
결국 가까운 사람마져 남이 된 듯
어느 새 담벼락으로 몰려
내 울로 서성이게 하는 것
相을 만들기 싫어도
내 틀 안으로 상대하기 쉽상
탄력이 좋은 들음새
밀막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잡을 때 떠나는 아쉬움에 접혀
접동새 펴고 또 펴도
다 풀리질 않은 마음거름들
더 헤아려 봐야
다 그렇게 내게 섬에 또 섬이 되게 할
나라는 것을 일어나게 하는 응결
달리 운명이라 했으리
바람에 바램이 넝마진 조각으로도 닦았으니
미대어진 광이 어이 없다 하리


시비

나뭇잎이 싸움이 벌어졌다
정말 입 다물고 있으면
잎 다문 것인데
그 내막은 푸르렀던 것이
자신을 밀어내고
붉은 것이 독차지 하고 있다는 것에서였다
그런데 붉은 것은 충분히 보상을 하고
차지 한 것이니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즉 가건물에 이사 비용을 부담한 것이기에
자기 할 도리는 다 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푸른 측은
그 땅마져 자기 것이라는 것이다
즉 자기가 넓힌 것이라는 것이다
즉 이 붉은 측에 종노릇해가며 장만해 놓은 것이란다
그러데 문제는
재판관과 붉은 측은 이 땅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옷빛깔을 갖고 싸운다는 것이다
그러니 옷옷이 아니라
땅땅 해대니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는 한참이나 고심하다가
의외로 푸른 측에 손을 들어줬는데
그 이유는 설령 그 땅이 보이지 않고
영역이 어떻게 설정이 안 됐다 하더라도
신만이 부처의 세계가 아니라
인간에 까지
하물며 지옥에까지 부처의 영역이라는 것에
그 손바닥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짤라버리면 아라한이 되는 것이니
어짜피 손마디도 다 있어야 편리하듯
그 맥락은 있되 보이질 않을 뿐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부처가 안 되느냐 하는 문제와
왜 차별을 두게 하느냐의 불만 같은 것으로
어떠한 종교에서도 문제가 되는 일인데
불경에서는 용왕의 딸이 남자로 화해서 부처가 된 사례가 있다
그렇다 보니
또 왜 남자가 되어 부처가 되느냐로 따져 든다
참으로 우리가 글이고 말이고 힘드는 것은
막연한 추상성이나 언어적 희유로만
글을 쓰지 못 한다는 것이다
우린 분명히 믿음과의 수련이기 때문에
즉 믿음이 영원성과 관련되지
순간적 만족도로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꼭 민감한 문제를 두리뭉실 넘어가지 못 하는
내 성격도 문제지만
그래서 늘 정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남녀를 구분하기 전에
음양을 구분해야 한다
먼저 큰 틀로 생과 사를 나눠 본다면
생을 양으로 하고
幽冥의 세계를 음으로 할 때
만일 시비가 벌어져
음이 이긴다면 어떻게 되는가를 상상해 보라
그럼 굳이 인간 세계 만들 필요 없이
명계로서 결정보자는 일도 나올 것이다
즉 땅이 없으면 굳이 다리가 필요가 없으니
그 마디는 없애자는 것과 같다
그래서 양인 채 음을 들이고
음인 채 양을 들이고
그러므로서 서로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지
차이를 차별성으로 해서는 안 되다는 것이다


비석


염색체가 어떻게 되었든
허연 뼈가루 드러내 놓는다
내 살아 긁었던 것이 엮겨워
다 사루어 뿌려가도 여한이 없건만
네 가려우면 어쩔꼬
안개가 알을 맞춤을 해 보듯
앉았다 간다
가려우면 바람이 긁어주고
우리도 늙었기에
어머니 뼈에도 긁어 넘고
마른 갈잎도 긁어 넘고
흰 머리여도
흰 눈이어도
하물며 흰동자만이 덮여도
아쉬운 그리움의 사랑
우린 검버섯이 피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비석의 딱지을 드러내는 것일 뿐


황혼

황무지는 황무지가 아니다
황혼이 쉬어 사는 호박살일 뿐이다
황무지가 황무지가 아니다
황혼이 그 자리였을 뿐이다
이것 뿐
저것 뿐
뿐이듯 더 이상 선을 그어 놓은 것에
분으로 분화되어 갈 때
가슴이 황혼처럼 띠두른 듯
호박처럼 속 큰 마음을 풀어 나타내는 것이다

어머니의 미소여!
당신의 미소는 어제 같습니다
백년을 더 나가 떨어져도 어제와 같고
시간을 호박줄기처럼 당겨보니
호박 속 만큼이나 따뜻하기만 하더이다
생의 보물찾기 같은 것으로 숨은 듯이
어제를 건지면 또 오늘을 건진 한 덩이
교훈
결과적으로 시간이란 것 시간적이 않다
이 호박지 대지 이미 익었는데
쫄가지 얹어 놓은들 시간도 아니느니


언저리

저 대리석이 하얗게 먹은 시간을
봄의 계절이 粉撥이 먹히는 보습이
이젠 하루 하루의 분업으로
한낮의 가루마져 하얗게
갈매기 똥처럼 덧칠하며 석고가 되어갈 때
바다가 가슴을 열어
계절의 갈매기가 되게 한다
갈비뼈 하나 같은 분량으로 떼어
뼈대를 만들어 살 무한 량
밀물과 썰물
집단 미대기와 집단 밀막이의 행세에도
우리가 고개를 내미는 것이
임의성보다 작용
거기에 숨구멍 내놓은 얕은 존재의 언저리
두껍지도 않는 대뇌 피질 속에서
살아 나오는 것 같이
이쪽 저쪽으로 드러내 놓는 것들


아주 유식한 글 중에는

우리가 인간의 정서도 다 알기 어려운데
함부로 동식물을 비유하게 되면
거의 서정성보다 행태로만 보거나
상징성, 선입관 등으로 매깁하여
마음에 닿기도 전에 전도 시켜버리기 일수다
인지를 불러 들이고 아니 불러들이고 상관 없이
기계적으로 조합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가 나의 글을 무식하게 썼다고 한다면
아마 난 가장 자연성에 있지 않나 한다
왜냐하면 그 분별력을 주었기 때문이다
허나 이 조립적 글은
매우 짜입새가 있고 견고하기 때문에
실제로 서정이나 지식에 못 미쳐도
함부로 평을 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무식한 글은 속은 먹을 게 있지만
아주 유식하게 보이는 글 중에는
딱정벌레처럼 껍질만 단단하고 윤택만 나지
속은 먹을 게 없다는 것이다
허나 그들은 사회적 전열은 대단히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 타입은 거의 新進들에게서 발하는 것이고
좀 과감성은 없이
껍질은 부드러운데 맛은 비슷한 부류가 있는데
그것이 옛사람의 말씀이 그러했다는 훈시적 태도의 사람이다
허나 그러한 말을 인용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마치 무속인이 제 조상을 빌어
함부로 반말 지꺼리를 하는 줄도 모르고
그 행세를 하는 듯이 비쳐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함부로 입에 발리면
속직히 무속인보다 더 귀신놀음을 하는 자들이라 할 수 밖에 없다


미소

시에 조차 떠올리기엔 상처일까
시나브로 놓아 둔다
채가 넓은 도드미 같아서일까
어쩐지 그대 미소는
이 시나브로의 피부에도 잘 먹혀드는 듯
티 없이 사르르 사라진다
물 많이 주어 되레 지는 잎도
꽃은 허공을 두고 타는데
일상에 자잘한 일들이 다 뭉근하기만 하든다
잦아 들어도 일어나는 작은 것들이
그대에게서는 뾰두락지조차 꽃같이 뾰송한 것
시샘하는 봄 바람
비단결을 만들어 펄럭여도 보이기도
낮은 두렁을 들�
불거진 꽃을 내놓아 보이기도


도드미 : 구멍이 넓은 채
뭉근하다 : 불기운이 세지 않다



우물의 도

저 달무리나 햇무리를 보면
산다는 게
굴타리 먹은 듯 천정 벽 같고
잘 푸면 두멍 만한 옹가지 같고
그것도 놀부 옆구리에 붙으면 소가지 같은
우물도 굴타리 먹으면
샘물만큼 달게 들이킬 수 있고
구멍만한 울은 그대로
깊은 뱃속의
존재의 울 또한 그대로 쌓은 벽으로
뻗고 넓히고 안아들이는
우리가 여과물을 맛보기 위해서는
이렇도록 虛空架을 건목 잡아 놓고
시원하고 상쾌하다 하는 것이려니

굴타리 먹다 : 벌레가 속을 파 먹다
건목 : 대강 잡아 거칠게 다듬어 놓은 것
두멍 : 큰 독이나 가마솥



남과 여

누군가 마른 똥막대기란 어떠한 것인가를 믈으니
한 사람은 굴통이 나되 어리석지 않음을 말한다 함이요
또 한 사람은 시신이 뼈만 남은 것이라 한다
이것이 여자가 남자가 됨과 같으니
남자가 되어 부처가 되는 것이
이만큼 자연스러움이 어데 있느냐고 한다
임의적임을 염두해 둘 필요 없이
시신이 뼈가 남다 사라지지
그냥 소멸되는 것을 보았느냐고 반문한다


굴통: 어리석은 자


바탕색

위대한 예술가만이 할 수 있는
널출진 가을하늘
空에서 고혼의 선을 빼낸 듯이
우린 그것을 덧이라 하지 않고
초라고 해야할
심에서 물결처럼
가장자리로 허물을 쓴 두께라야
전신을 통과한 일탈을 성취했나니


이슬

꽃이 아름다우니
오는 자의 길이 축복이요
이슬이 아름다우니
가는 자의 길이 거룩하기도 하나니
상사화가
어지러운 발걸음이듯
두서없이 피어올라
무슨 바람인지
얼레살 풀리듯 가도
거미줄에도 이슬을 남기고 감을
아침에 빛난다
산다는 것
내게 침발랐어도
내 길은 건들지 않았고
도리어 끈적 끈적 잘도 발라 배부를 복이라고
허나 햇살처럼 거두어 보고 거두어 보고
참으로 길을 버릴 때에야
에초 길이였을 때 이슬 발린 것을
집산(集散)에도
내가 품은 바대로 남기고 가고
참으로 천하를 품었다 하나
다 굳는 것이라면
은결든 나뭇잎에 조차
왔던 길 조차 그러 했듯
젖을 일 없이 바스락거림을 소원한다
미련일 리 없이
다시 영롱함을 보채 길을 가는
우꾼 우꾼하기가 어데 한두번이든가
그 흔적은
나무가 모양새가 없어도
균형잡아가는 일에
굽은 선을 보게 하는
뼈대만 남은 역사에
인간일 수 있는 면모를 굵게 하느니
이젠 조화를 버린
이슬만으로 빛의 화음을 즐겨
소슬함의 구석구석을
요정처럼 비치다 간다


은결든 : 안으로 상처가 난
우꾼하다: 기세가 한꺼번에 일어나다


외투

수 많은 고만고만의 보편성에서
파도가 모래로 톱을 그려 벨 듯이 부추겨도
저 조가비 하품의 테두리가
러시아 문호의 가슴 속에서 피는 시베리아라고
들이켰다 내 뱉는데
바다가 크다하나 혀가 다 말리고
겨울이면 고드름 끼는 바위에
소름이 돋듯 얼어붙었다가
전설의 고향 소품을 부여 잡듯
뼈가 우드득하듯 무너진다
바다 속엔 너나 할 것 없이
빼앗긴 외투를 위로할 냥 흔들고 또 흔들고



미다스와 이발사

이발사는 말한다
왜 늘 추수를 해야 하느냐고
그러자
미다스 왈
내가 심고 파묻은 비밀이 아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럴 팰요도 없었다고
네가 묻은 연유로
물에도 더껑이가 끼고
박실박실 사는 뿌리에
덧두리는 왜 자꾸 느는지
그대가 깎을 량의 갈대가 난다며
상대성도 아니라고 하는데
어찌 조건이 그러할까 하고 반문하니
그래도 침묵해도 무게가 아니냐고
이발사가 다시 대꾸하는지라
실험한답시고 물에 던져보니
정말 가라앉기만 하는 것을
아! 이제야 그 법칙을 알겠구나
이건 주인님의 것으로 가라앉고
전 제 것으로 피니 主從도 아니올시다 하며
주인님의 손에 무엇이든 못 얹겠나이다
다 금이 되어 굳어버릴 것이니

더껑이: 걸쭉한 풀 위에 응겨붙은 막
덧두리: 정해 놓은 숫자에 이자처럼 늘어난 것


가을은 최선이다

아! 적바르기도 힘든데
가을로 다 엎질러진 물감이고 보면
추억마져 겨울에 매다느니
땅에 온돌방을 놓겠다
가을은 최선이다
다시 피면 안 될까
어쩜 저 돌도 바람이 들어
그리 타다 가는 것을
주접을 떤다해도
달리 걱정은 없겠다
아예 부나방처럼 뛰어들기가 더 쉬우니
참으로 결자 해지라고
째마리
찌그렁이
찜부럭한 것들
다 세워 올려 날려 보낸다


적바르기: 적당히 맞추어진 정도


더껑이가 돗자리를 낳는다

콧물 말리며 가는 우주
그래 혹성이었을 때
콧물 가림은 되었지
더껑이에
쉬어가는 자는
이미 구름을 타고 가는 자
순간 떨어질 걱정이나
이미 그 땅의 것
우리에게 길기도 짧다는 것
이미 시간의 자가 없고
실로 세월을 묻히는 자
그것이 돗자리를 낳느니

더껑이! 묽은 풀이 굳어 단단해 진 거풀



등잔 밑이 어둡다

가라사데는 따온 말이요
가라사니는 분별력인데
저 인간 왈 따오는데
가라사데 밖이 되면
가라사니가 없구나


반조

세상에서 제일 인색한 사람
가라사데는 잘 도 써먹으면서
제 식견은 하나도 줄 줄 모르는 사람
남의 가장이에
잎도 제대로 못 달면서
그리도 공통분모를 가진 힘이기에
갈개꾼 노릇도 서섬치 않는
실은 몰라 못 주는데도
가장 많이 베풀어 주는 듯이 사는 사람이다
묵은 것이 신지식인 듯이
그림자 짓는 것임을
늘 겸솜할 줄 아는 자세가 없으니
티겨태격이 일어나는 것이라
좀 가살스러운데가 있음을
위계을 가지며 두텁게 하며 방패삼는 자다
좀 구순하게 살며 안 되나


개사망

개사망이니
그래서 한낯 푸르름을 접고
다리 뼈다귀도 안 씹고 죽었다
아! 상좌여!
여기 개여도 조문을 읊을까?
할 말은 더 많을 터인데 말련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이도 반작반짝 길이 열렸구나
어찌 죽음이랴
다 선지자의 뒷귀가 밝은 어데로 화수분과 같으리니


덕과 복

덕은 맑아야 맑은 대로 모이는 법칙이요
내 행한 바의 결과론에 들지만
어긋나도 잘도 탈이 없어야 복축에 드니
혼탁에도 내 몫만 좋으면 복이느니
그것이 세상을 얼거설기에
눈은 안보는 것에도 제대로 보는 눈이라
신의 눈만 같이 잘도 빠져 나오는 재주와 같으니
선업도 그 정도면 어둡지 아니 한가
덕만 같아 평균률적인데
복만같아 짜맞출 혼선이 커
인간의 셈으로 균형을 못 맞추는 것이려니



렌즈와 렌즈 사이의 한 마디를 살려

렌즈와 렌즈 사이를 지난 대우주를
한마디 살린다면
렌즈는 像으로 맺히고
공간은 살로 엮는 것
넉장거리 치고 누워도
왠지 뚝벌씨처럼 나와
누워지지 않는 것이 있는 듯이 사는
이것이 도시의 뒷골목이 불안하게 하는 바
협소성을 질긴 연 줄 삼아 당겨보는 것에
자연보다 더 크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으로
도시에 예술의 전당만한 한켠이라도
동리에 쪽방만한 틈새라도
홀의 미학
특히 렌즈와 렌즈 사이의 홀의 미학
렌즈에 맺혀 보여주는 것이 아닌
마디 사이의 공간으로 채워 일으키는
아! 죽통처럼 운다
發像을 發生으로의 전환은
피리처럼 구멍나
생각이 소리처럼 나오는 것의
상이 축지화 된
큰 것의 호흡으로 오히려 大氣로 밀어 넣고
그 實射線을 접속해 융성하게 하는 부피의 것
어쩌면 앉아 있는 것조차 부심한 듯
바장 걸음으로 왔다 갔다 해야 함에도
그늘은 작은 부위로도 선선하게 하듯
밀폐에도 위대함을 낳음은
다 이 에너지적 잠재만으로도 크게 실리어 나옴의
렌즈 마디통만으로 큰 입체적 발현
인간 하나의 우주


삿갓

모자
그것도 하심의 상징
저 인간의 갓은
음밀하고져 함이 아니라
보꾹이라는 지붕 안쪽이듯
保局이되어 받쳐드는
하심의 상징이라 한다


도토리

참나무가 참되다함을 21 세기에나 와서야
열어지는구나
그처럼 머리에 카버를 씌우고
머리라고 찍어낼 때에야
창조의 메카니즘을 갖고 진허를 논할 때가 된
이제 이 기계문명도
가을 앞 도토리 나무처럼
쓸쓸히 묶어 둘 수 있느니
참 뜻을 밝힌 고대에서부터
가을을 타며 밝은 것이라
이 시대에도 憂愁와 함께
자연스레 곁들여 가는 장단으로
로보트 머리 優秀해져 가는 걸 보아도
크게 의아해할 일이 아닌 듯
도토리가 가을 바람의 낭만을 타고
투닥 투닥 떨구니
기계문명도 용광로에 든 듯 붉다
사색하는 자여!
바탕의 크기를 가늠하여 보자구나
먼저 태양의 球境이 아니라
묵을 봐서는 이 夜墨의 究竟
이 건 상상과 영감의 골짝을 말함이니
광의 뭉치로서만 조합할 수 없는 것임을
빛도 깎듯 타보면 거품이 일지니
그 부스러기를 다 용해해서
구석구석 일으켜 나오는 것
우리가 먹는 묵에 그대로 일지니
빛 곧은 삽만으로 이 맛구석을 어찌 퍼내리
도토리는 먼저
처다봐도 끝 없는 이 공간의 묵묵함을 느껴가게 함이요
로봇은 너무 빛나는 은박지에 튀게 하는 것이니
우리가 살아가면서 서서히 뽑는 갈대의 흰머리는
너무도 직접적인 이 복사성의 은박을 거두어 내는 듯
밀어내고 갖는 경계의 무한성
無數함을 바라보고
같은 무수함에도 한 동이 넘치지 않는
그 무슨 머리여도 이 도토리를 넘지 못할
본래 도통이 있어 도토리라 했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