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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고덕

narrae 2008. 1. 20. 08:23
고삐

고구마 벗겨 먹듯
황혼을 벗겨 먹는 여름나기
청춘나기
마음이 허공의 것에
잎이져 줄기마져 땅 속으로만 보았을 것이
무슨 허공의 밧줄에 들려
주렁주렁 찜 한 번에 생색이다
다 짐같기도 한 어리광
다시 찜 만들어
내가 삼키는 맛이라고
짐이 찜이듯
黨이 땅이듯 된 發效
내 존재가 서 있는것
누른 적삼만큼 돌아온 계절에
걷게하는
까치발까지 일으키게 한 발레에
오색을 뿌리는
사방 길이라고 갔음에
사지 선답처럼
정답에 끌어모으는 심혈
과일은 그 그림을 태양에 굽고
깃발처럼 쫓아간 붓길에
꽃잎처럼 번쩍번쩍 맺히는
위트처럼 넘어가는 섬광
간단한 占의 발일까
손과 발이 없는 통체일까
손잡게 해 길게 이어 나오는 진실성은
없는 것일까
반쪽은 웃고
반쪽은 울고
반은 죽어감에
반은 태어남의
그저 현시적 근접성에 내 펴정이 있을 뿐인
이것이 싫어 서러우면
蒸氣조차 얼음줄이 뻗쳐 氷壁이요
完璧
그 천둥으로 깨어가는 금나게 하는
雪山은 일각을 역설적으로 처바른다
안개가 지배에 굳혀버릴 자리가
못 되어 늘 끝머리에 붙어 있는
그 자리에서 바라봐 아름다움 세상
우리가 이산화탄소라 했을 때
이미 우리에게 副次的일 때
탄소덩이가 다이아몬드
그 보석성이 璧海를 넘는다
인간의 귀족성이 금가루를 먹을 때
나무는 다이아몬드를 먹는다고
이슬이 미끄러지고
이산화탄소
백조가 흑조를 피워대는 煙氣를 빠져나왔을


비석치기 놀이

한 역사가 쓸려감에 있어
이념의 차이
세대의 차이
불가피성
난세론
다른 인종
다른 종교
기어코
죽어도 파고 넣고픈
딱딱하여 깨어지지 않은 것 찾기
새기고 새기는 기만술
안달복달 설쳐도
어느 풍류가 이만큼 넘길 수 있든가
아이들 비석치기 놀이를 한다
그들은 돌에 이름 새겨 넣는 것이 났지
이 빗방울은
짖문드러지는 여름날을 뚫지 못 한다
누구나 뼈대로 들어간 대답을 이러하리 만치
일생 손톱 깎아도 열 띤 최선을 다한 배우였다고
비로 관철 시키지 못하는
이 후덥지근함을 넘지 못해 뜨거우면서도


해와 달

달을 보고 달렸다 하니
화를 낸다
해가 解를 맡다보니
열불이 난다


달리 깨닫는지도

가느다란 獨奏가
천하가 큼을 이야기하는데
저들은 장대한 오케스트라로
천하가 큼을 이야기기 한다
이 적막이 멍석 깐 풍류인데
애써 거두는 노랫소리
도리어 오늘의 흥취가 돋음이
망실된 땅 저 멀리서
뿌리가 되어 올라 박음질 된다




쑥은 쑥쑥 큰다는 쑥일까
아니!
풀잎만 뜯으려는데
뿌리가 한 웅큼 드러내 보이는
숙명이라고 숙이다
금관 악기의 숨통처럼 방긋 내놓은
소리같은


자존심

아무리 그대가 마음을 단단히 먹어도
문풍지처럼 얇은 떨림이다
허나 다만 우리는
코를 좀 더 두껍게 골며
아니다 하는 자존심이다


스타사촌

세상에서 가장 긴 들숨
문풍지 소리
닿기가
솔직히 십리 밖이 뭔가
몇 집 건너에도
울어야 할 수 밖에 없는 정황은
늘 끼고 살지만
천리 밖을 끌어 욺이 인정과 같아
이웃 사촌은 없고
스타사촌은 있는


수양버들

실버들
그 비의 연가
금출 쳐 놓은 산촌의 엄숙한
고개처럼 모형 잡고
살풀이 춤
처용무
탈춤 털고
걸어놓은 너울
애상 사위어 마지막 정점인 냥
신성하게 바쳐진 걸침
아! 하늘도 걸이가 되면
수양버들 늘어진 비라 하겠으리


걸림

아! 장마에 좋았던 흙탕물 놀음
가믐에 울텅불퉁 걸림에 놀았구나
다 빠져 나가지 못한
개울 마른 웅덩이 버들치
아! 그래도 눈알 한 바진 것이라고
하늘 우러러 정밀함을 내놓은,
그래 그렇게 몰아댄 것이
산도 아니요
언덕도 아닌 것이
어느새 태산처럼 막아선
버들피리 숨 지나는 곳
구멍마냥 짓어대려 하는 애간장
솟구쳐 남은 구름 퍼질러 넣은 주문
우리가 진정 막혔다는 덧으로 개워내는


달과 소다수

달과 동전의 기억은
빈 주머니처럼 암담하기도 한다
밤이다
아이에겐 동전이 달처럼 밝은
동전 떠난 어른
밤 하늘인들 가진 것일까
화가의 명작만큼이나 떠오른 광택들
갤러리처럼 조용히 추상의 疊室에 있다

아! 장마라는 뉴스가 배부르도록
나이테는 크가고
100 원짜리 동전 위에
500 원 짜리 동전이 올려지듯
기하급수적으로 챙겨간다
동전 넣은 공중전화
퐁당!
여울진 동그라미로 發源한다




밤은 말한다
터지는 입이라 수염이 나는 것이라고
그래서 밤 세 톨을 남기는 것이라고
歸依
진리에의 不讀이
세상 밖 가시가 돋는다


거울 벽을 넘어

우리가 절대적 거울을 비춘다는 것은
윤회적 모티브다
이것만으로 탈바꿈이 못 된다
뒤집기에 불과하다
여과의 특수층에 대한 막연한 기대다
우리가 어떤 절대적 진리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방향성이
원의 테두리로 싸드는 것이라면
이상하게 틈새를 알게 되어
숨을 트는 공간을 부여됨을 알게 한다
우리가 天衣를 느길 때
절대성을 한 발 느슨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허물을 벗는다는 것은

우리가 도통했다는 것
가장 적확한 진실에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일 것이다
우린 콩나물 시루에 아래 막힌 듯이 산다
그러면 이러한 진실을 인정할 필요성을 없애면
보이는 길이 아니냐의 반문
허나 가장 적절하게 인식되어 두꺼워진 최적성을
삼켜 먹는 것이라 죽음과 같다
우리가 허물을 벗는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기에
어미새가 자기 새끼 탯줄을 삼켜 먹은
제일 먼저의 스승에서 거듭나기이다




어두운 밤하늘엔 님꽃도 많고
봄 맑은 땅에는 벗꽃도 많은데
아! 님은 벗이 화하기도
벗도 님이 화하기도
이 몸은 천지간에 홀로
아진도 사람 건덕지는 남았는지
피골이 상접해도 盡人事라니
물에 세월 몰고 감이 근육질
어느 한세상 말로도 심은 바가
이 모근이 되었으리니


한자리 숫자

푸르름을 벗기면
결국 잎이 진다는 얘기지만
겨우 한 자리 숫자 해독된 것이다
허나 모두 막연해 말라
무의미하지도 말라
나이테엔 우주를 살찌우고
한 해 한 해
꼭꼭 채워 넣음을 저 별을 알까
그 덩치 다 파헤쳐도
결국 봄이 별이 우수수 떨어짐을 알 것이다


가을

가을!
객석처럼 앉아 줘야
무대처럼 풍마가 달리는 자유로움
전조등 다른 분위기에
잎새마다 익히 떠올리니 붉은
너무도 적막을 끄는 막
연출되는 몸짓마다
객석처럼 숨죽이게 하고
그 주제의 정성
창조의 무애로 온전하고져 함과 같느니


감동

너무나 막연하고 희미한데
네 마음과 꿰었다고
달빛은 늘 빼앗기고
풍마 탄 흔적은 지난다
푸명한 천막 속에 감춤도
그 시만이 현란히 빛날 것이다
유수와 같은 시간이기게
교교한 달빛
제 구슬 지나는 것이라며
역시 외면되는 길레


깨어있음과 흐림


내가 나의 蒙일 때는
구름 타는 낭만이였지
다 어리석음으로
저 하늘 깊이로 파이고 보면
이젠 구름이 담처럼 결린다
痰은 본시 담장을 의미하는데
이 지상에서 신선처럼 떠받쳐져 읊조렸던 구름
이 또한 김치국부터 마신 무연계성
부평
천상각에서 담처럼 벗기건만
우린 고주망태에 풍월만 남네


逸脫

늙어감이 아쉽지 않더라도
안타까움은 있는 법
서로가 사랑함에 거둘 수 있는 것
우리가 세상 꽁지 빼는 길에
서로 미소지으며 바라 볼 수 있다는 것
그대!
내 영원성은 이�게 벗나보옵니다


백지

참으로 글이란 것이 무섭다
백지가 꽤나 된다 싶으나
어느덧 바닥난 걸 보면
참으로 개걸스럽게 엄마 젖을 먹은 듯 하다
이 돗자리 같다함이
소가죽이 아니라도
이렇게 우유 마를날 없는 새벽 배달


세상의 공복

피아노가 꼭
내 목에 뭐가 걸려 간질거리듯
간들간들 거린다
이러한 느낌 받았다고
개울가 큰 바위 맡에 꼬록꼬록거리는
空腹을 이해한다 말았으면
저 분류의 대 흐름의
군중에서도 고독과 같은
풍요로움 속에서도 배고픔과 같은
감상적으로만 치부 되지 말았으면




밤 한톨에 독야청청이요
두 톨에 그대와 나
밤 세톨에 천지인 맞물려 가는
하난들 셋인들 나투어 본 것이 아니냐
세상사 가시방석 같음이
그래도 알톨살톨을 빼고 설치는
어찌 아웅다웅엔 터질 것 같으면서도
남에겐 비수를 꼿는다


棗栗梨枾 조율이시


될성부른 것에도
감만 같아도 떫고
밤만 되어도 가시와 같고
배만 같아도 돌과 같고
대추만 되어도 작다

허나 이룬 자여!
감만 되어도 名句인가
밤만 되어도 분별이 확실한가
배만 되어도 달을 비울 줄도 알고
대추만 되엉도 초월함이 있던가




저 넓도록 별을 까니
우리의 영혼 길기도 하겠거니
사뭇 눈 감으면 좋은 날
그대 떠올리기도 좋거니
그래 내 심장도 아껴두어야 겠구나
해가 가라앉고
내가 내 스스로에 앞질러 가린다 해도
내 열심이 날개깃 만든 더 넓은 꿈
잊은 듯
세울에 팔린 듯
허나 밤이면 건질 수 있으리



얼짱

푸르름은
잎새을 묶고
내 손바닥을 묶고
原融이 흴 뿐인
하늘도 풀렸을 것인
아! 훑고 훑을 수 있음이
양극이든가
오로라가 수제비 뜨는
이 천하를 못 안을까
하루 하루 마다
온 얼이 있고
잘도 뜯어 먹고 사는
우리 모두 얼짱
찰색에 기미도 내색이 짙은
람 나나 못 나나 내 분복엔
오늘이
본래 온 얼


乾語

맵다 하지 마라
진정한 매움은
乾이 바삭 마르도록
전해주는 교훈
쌀 뒤주
끝까지 곰팡이 안 피고 남는
그대 아는 만큼
찬만큼
야물딱지게 안아주었다


겨울

동구 양지에 볕을 쬐는 노구에도
요람을 조금 위에 걸어 놓였을 시
따뜻함이 뜬근이 있다
마음이 비상한 듯함에
이 세상을 자물쇠 채운 듯이 해도
그 조각 땜에 눈 부스러기 내린다
쌀겨 보잘 것 없어도
감싸여야 씨눈이 나듯
겨의 울이란 것이
筐처럼 채우는 것이다


고엽

시든 내막을 랑기 전에
하늘은 높아버렸고 비어 버렸다
산이 허물어지는 앓이를 다해도
더 높이 비워가 버렸다
만천하가 진작에 불 사질러 졌고
보속이라 매김되었고
산이 흙가슴 허는 동안
하늘은 제 천습곡 층층이 헐어
화석 밝아내는 고엽적 진취
발견
짓무를 일 없이 삭막해도
그대에겐 볕살 따갑도록
고고학적 증명을 타고도 산 듯이 한다




꽃이였을 때
잊은 꿈
영혼맞이처럼
잠의 태몽처럼 맏았다 떠나보낸 것
겨울 기행자의 주문에
기어코 반석에 올려 놓더니
떨어질 자 떨구고
꽃의 마지막으로 별빛이 머물다 간 자리
다 그렇게 말이었다 손짓하며
사라진 자리
궁하면 통했을
섬광이 한참이나 머물다 간 樣態


바람으로 내미는 줄

매몰차고 냉혹한 바람이 분다
이것이 네게의 줄이 아니냐며 건네는 강요다
다 남의 것인 냥
상대적으로 받아들이며
깊은 털옷을 껴 입지만
결국 본래의 짐승으로 돌아간 것이다
도리어 거죽을 덮어 쓴
우린 저 줄을 못 잡아
땅을 풀어 먹는 거듭나기
이 거죽으로 의지만 깊어가는
결코 가벼워 지지 않는 인연 업


비정

인공으로 삭히는 홍시
카바이트에 익듯
홍시!
늦가을까지 먹고 큰다
지독한 냉정
이기심
현실주의
자존심
내 홍시 터지도록 �아졌건만
그대 기어코 겨울로 떠났다


여명이 있는 설원 위를 달리는 눈썰매
차가움이
멍하니 가져다 주는 고독 붙들기
비창 캐기
감잎처럼 하늘열리는
저 허공가르기가 왜 아직 익은 감 위에 있지 않을까
그대에 대한 나의 곡조가
깨질까 조심스러움 바이올린 연주와 같이
먼 귀기울림처럼 기울인
꼭 성질 별난 푸들 사는 집 지나가는 듯
켜서 연 골목을 지나는 바람 같은
몸짓 같은
그 주인과의 친분으로 꼬리 흔들게 하듯
길 위의 바톤 탓치
외로움이 샘터의 떡깔나무 잎새처럼 떠 있는
그림자 짙은 밤
곁에 아무도 없어도
가녀린 떨림 같은
그러다 기어코 샘처럼 주저 앉은
한 표주박 둥둥 떠 있는 달빛
내게 아무도 없어도 노른자 만들고
孤行이 10 년 또 10 년
그것이 안스러워 어린 달빛처럼
사랑스러워 떠나줄 모르게 하는
그래도 기어코 만남이 있는지
그리움으로서의 점지를 채우는
그러다 卵成이면 깃을 꿈 속에서라도 보여줄지니
아직은 청소가지에 눈 털리고
하늘은 땡땡한 채로 예행이려니


망원경

저 우주를 가깝게 본다는 것은
단순한 작업일 수도 있으리
허나 한 우주를 가까이 보이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리니
망원경!
앞 렌즈와 뒷 렌즈의 거리감의 연결이
우주관이 있으연만
그대의 글이 늘 안경돗수에 맞춰 균형잡히기야 했지만
이 조절력으로서야
그 탄력이 굳어 기름발라도 소용없는
그에다 잘 나간다고 하니
망원의 그릇도 못 되면서 죽어도
풍월이나 맞추고 산다 하니 그리하시구려


그대의 정서를 위하여

아무리 노래 잘 하는 가수도
소리가 갈라지면 노래할 수 없듯이
그대여!
신랄함도 지나치면 시가 되지 않나이다
그대의 적이
그대에게 노림수는
흔들어 시가 아니길 획책하는 짓이니
누가 창작을 산고라 하지 않았더이까
저들은 옥죌 것이니
이렇게 그 실감일 되는 것일 겁니다


골프

옛 신라시대에는 골품제도가 있었고
제대로 복록이나 캐는 진골인지 생각하게 하는
이 거 정말 골 푸는 것이 아닐까
풀 싹 깎고
무덤 안의 일이지
완전 환골탈태에다 골푸는 골퍼가 되어
무슨 미이라 가죽은 남길려는지
방부제 뿌려대니 산하가 못 견뎌 하는구나





야만을 지나며

구석기 시대든
신석기 시대든
미개와 이야기 끈이 달린 채로
문명이 탈색시켜 가지 못 한 채
너무 고도화된 창조성과 신탁의
믿음성과 잔인성의 교감에 대한
발단에 괴리가 있어
도덕적 규범으로 채칙을 가히지 못 하는
비웃음을 사게 하는 것은 아닐까
허난 우리에겐 기다리는 평온한
달이 남았고
서산엔 석별의 아쉬움이 있다
바하와 베토벤의 작품이
작품되기 전의 공간이 왜 있어야 하는가
이 문명판에
왜 연루되어 있는 고리인가


올챙이

저 점들마다에
개구리 마침표
두꺼비 마침표
개구리 마침표 서로 뭉쳐져 떨어지고
두꺼비 마침표 긴 통로를 두고 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이 한 점에 맺히면
또 투명한 하늘을 안고 가는 것
옛 누구처럼
꿈에서라도 돌아올 수만 이다면
깨우치기도 하겠지만
하얀 해파리 그물친
뒷발심 센 웅덩이 속의 희락

수박

수박 위에 골프를 친다
하늘부터 접속사다
늘 수박이길 위하여
밀인 듯 마음과 같은 듯
일으킨 것은 수박통이다
수박 위에 골프를 친다
알바트로스란 놈은 결국
시커먼 바다
파랗게 이끼층 같이 물고 있음을 보아가며 날아왔다
돌 파고 든 풀과 무엇이 다르랴

시치미

이리도 답답한 지경에
청개구리 같은 시간
먹개구리 가을빛
분침은 자꾸 구심으로 다가서면
벗겨지는 녹음의 계절
시침 정말 시치미다
낙엽은 건들지 않고도 쓸어간다
나도 이 침묵으로 가건만
말은 뜻을 제대로 말을 태웠는지
천마인 냥 땅에 박힌 심혈의 천마산



시계

우리의 어휘력은
조금 태양빛인
얇게 벗겨져버릴 양파 껍질과 같다
그러나
그 뜻의 구조력
한층 깊은 것일 수 있는
우리의 시계는 2층의 금을 그어만 가는 것이 아닌
양파는 10개로도 가르는 침이 있다
우리에겐 때깔 하난 안 보여 주는 망각의 강으로


실로폰

음악은 共鳴性 때문에 사라지지 못 하고
잠이 든다
그리고 강을 만든다
그냥 섬이 섬을 건너는 것은
실로폰 한 음정 야문 것처럼
땡글땡글 알아볼 뿐인 강이 있다
난 저 산정보다
이 음정에 왔다 사라짐에
가둔 야바위 놀음의
손잡이 꼭지라고 되게 우쭐이다




그대 나만큼 닮았다면
천둥과 번개를 한 번 쳐 보고
우리만큼 닮은 만큼 소생하면
재앙이라도
내게서도 넘치고
저 하늘의 比肩心이도 넘쳐
깎질 못 하는
소흘됨이 없는 경외심으로 받들어가면
우리의 원천도 잠잠한 바탕으로 바랄 수 있으리니


시소놀이

왠지 여백의 미가 없는 울창함엔
나의 글은 자의든 타의든
가지치기같이 나아간다
기둥인가에 무언가 심으려는가 보다
어찌 그대의 것은 가지나기 바쁘게
잎새달기 바쁘고 꽃잎 먹이기 바쁘고
웬지 정교하게 칠하기는 하나
산란스럽기만하는
유치원 미술 교실에나 볼 수 있는
유치할 뿐인
학생 축에도 오히려 그 쪽으로 치우쳐
시소게임에 내려 앉아 악다받도록
미끄럼틀로 만들고
난 하늘에 걸린듯 허우적거린다


망각의 강

망각의 강이란 것이
나무 뿌리 같이 얽어 거둬가는 것이기에
죽음에 있어서도 아닌
살아 서로 亡인
다른 형태를 이뤄 놓은 삶이
꽃잎처럼 다른 곳에 뱉으며 사는 것이기에
난 다만 그 강을 건너가는
또 다른 언덕


동자승

혼자인 듯이
혼자 주얼거리며 소꼽놀이 하다
엄마 아빠를 따라 나서듯
언제나 부모 앞에선 유년시절처럼
고향맛 같은 길을 따라 산사에 들면
절간 가득히 동자승이 가득
늙어도 그렇게 드나드는 친숙함
속 터갈라져도
말을 했어야 알을
석류처럼 입만 뾰로퉁한 일생

참새

텃새란 것이
철석같은 담벼락을 타는
기와 龍 속을 다 파 먹은
두꺼비보다 더 앙증맞게 짹짹

텃새란 것이
안과 밖이 무슨 대수냐며
사리를 중심잡아 지지리도 집 삼고
벽에 부딛힌 그림자 아니면
건너편으로 넘겨 안게 함이 무엇인지


줄타기

내 한 화신은
저 열대우림에 원숭이로 나무를 타고
또 한 화신은 저 중국 고산지대에
산장을 하며 손님을 맞는다
그 마누라는 글이 명필이라
기둥마다 그려놓은 문장이요
그 원숭이는 산정기가 좋아
나무타기 정신 없어 짝을 이룰 줄 모르는구나
땀샘에 까지 미쳐 솟는 땀방울이듯
저 눈까지 맺혀 바라보는 신경이라면
또 무슨 알듯한 친분을 만날까마는
이 보재기에 싸인 듯 이목이 닫힌 눌림
상형만 살아 고이 담긴 붓길


견장과 명찰

이리도 난 돌머리란 말인가
어찌 저 술 담대 여자를 다 챙기고도
열정이 불타는 수행자만 보았더란 말인가
이 몸은 그 것 다 끊었건만
종자가 백치였더란 말인가
할 것 다 하는 저 작자들보다 못해
이리도 망신스런 글이더란 말인가
난 그렇게 살았으면 벌써 죽었을 몸이
저 아까운 몸 저렇게 굴리고도 고뇌라며
내게 구제해 줄 것 내놔봐라고 못 줘서
이 지경까지 무시를 당하더란 말인가
금욕과 절제가 아니면
못 미치는 줄 알고 가슴을 도려냈건만
짓거리 다하고도 날 우습게 여기는 연유가 무엇인가
일생 손목 한 번 잡아보지도 못 하고
가슴앓이가 죽을 고비와 같았고
그러다 보면 발동하는 출세욕 물욕
자르고 또 자르고
이러나 저러나 글이야 쓸려면 쓰여지지 않겠느냐만
내용이 같을 리 없어 모자란 듯이 살아야 하는
이제 생사나 재는 마당에 좀 쉬어볼까 해
겨우 사랑이란 것도 구애 없이 받아들여볼까 하니
이 또한 개취급이니
차라리 그럴 바에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고
한눈 판다도 구짖든가 정신 상태가 틀려먹었다고나 할 일이지
무슨 수작인지
산이라고 받들어 줬더니
실로 우리같은 삶에도 통하는 것인 줄 알고
가당잖은 잣대로
견장은 8부 능선에 있고
명찰은 7부 능선에 있다고
난 아예 안중에도 없건만 탐을 낸다고 억지다


十方을 다 행하고

그대 몸보다 손바닥이 먼저다
손바닥 다 돈 이 지상을 벗어나
별의 심장을 찾을 때
은단처럼 퍼져 나가야 할 것이
또 멍울되서야 땅으로 뚝뚝 떨어진다
저건 진리에도 숨는다
나무로 반추요
동물에서도 u턴이다
우리의 손바닥은 10 차원을 동시에 사는 마디들
十方으로 선을 그어가고
나뭇잎도 오리발 같기도
닭발 같기도
아! 다만 차원은 있어도
에리어가 없어 금을 그을 바닥이 없었구나
우린 쉽사리 심장과 심장으로 맞닿으나
심장에 따라 갈수록 영원성처럼 멀기만 한
이 손가락 끝에서의 감응점


여치

풀벌레는 풀같이 꽃의 일생을 깔고
고요는 어족이요
소리는 치족이라
여치는 여치 몸으로
고요에 떠는 그만큼에
내가 어�게 있는가를 알려준다
적막에의 출발선을
자기와 어울려 간다고
여치!
오히려 潛族이 아니라고
끝까지 나까지 치로 몰아
연인이 되더니
모여도 네 외로움에 같을 뿐이어도
함께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귀뚜라미

지하실 벽
낡은 샘의 벽처럼 움켜쥔
귀뚜라미
노고지리의 마스게임이 끝난
기다리는 대기실
낮은 숲 옆 모습가의
별 낮춘 이야기
개구리처럼 입만 똘똘해 가지고서는
뒷발 뜀뛰기 좋은
양서의 일몽을 벗은 광장

고속도로

망초 삶은 시간
숨 턱턱 막히는 오여름
터미널에서 시외버스에 올라
박하사탕 장수 지나니
박하 삶는 뿌리
고속도로 타고 박하꽃 피울까?
TV엔 피 터져가며 善이 이기는
종국을 향하여 간다
기특하다
죽어간 넋 백련이나 피게 하리나


원음 그대로

삶!
익힌다는 것
X레이 다 지나지 않은
이 존재라는 끝으로
아! 하얗게 떠오르는 것은 뼈일까?
내 떠날 유기체


줄기

돌이 되어갈수록
가을이 되어갈수록
저 용암이 넘쳤던 기억
늘 단풍이 넘쳐간다
그대 날 찾다보면
이리 헐벗어
한 귀퉁이 박힌 자연 조형물
세포라는 것까지
비늘이라는 것까지
내 용암 넘쳤던 기억




이 가을까지
겨울까지 꼭 붙드는 것은
앙상한 가지 끝에 남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겠기에
빈 가슴 끝에 남은 회상
가지 끝
잎새 끝까지 또 �다고
또 봄날은 붙은 꽃이란다


변명을 넘은 훈계

세상에 어리석은 일 중 하나가
할짓 다하면
그것이 왕노릇이라고 으시대는 일일 것이다
공부엔 왕도가 없다고 했으니
깊이 새겨볼 일이지만
지난 날의 게으름과 잔꾀가 하루아침에 만회가 될까
생활이 여유가 잡히면
익숙한 변명을 넘어 道樂이라고 까지 하며
그대 신성함을 모독하고 있지나 않는지
내 그대의 겸양을 보나니
인생은 다 그렇고 그런 것의 평평함이라고
이미 내 것 같지 않은 것이기에
내 것처럼 울지은 자가 현명한 자라고


등고선

겸손에 오만
내 것 같은 한도에
산 하나 생겨나는 것
위에 대한 땀의 요구
등고선


기분

신선은 신선 기분 낼 겨를이 없다는데
시인은 신선 됐다고 팔자 늘어지니
가히 배가지 불려줄까
신선이 담배 피웠든가
오늘에도 호랑이 담배 피우는
으름장 배짱
신선이 술맛이든가
미련 곰탱이가 흥흥대는 꼴이지
제딴에는 머리엔 든 것이라고
산꼭지 훑어본다
이 놈의 호상아
나 좀 누울란다 베개나 되어라


사우나

그대 일생 땀흘린
가상적 구성
밑 빠진 독
모래 빨려드는
그대 그렇게 배를 채웠는지
못 먹으면 죽은 것
결국 닫힌 것
그 참 묘하구나
이렇게 남고
저 쪽에 남은 것은 아닌지




게는 기울임에 있습니다
게는 팔각의 도를
다리로 제대로 진을 쳐 울임을
강조 하지 못 하고
파도에 앞 뒤로 가는 흐름일 뿐이라며
양 갈래 놓은 다리
본래 게가 산다고 겟벌이 갯벌이 올시다
개가 짖어도
바도 깊숙한 대게만큼 모여 산다고
개였음이 게입니다
그래서 님에 내가 게를 붙여
확실히 방향성이 있습니다


탁!

그림자 막힌 곳
모기는 막혀 문양을 낸다
그림자 학 든 곳
모기가 자유로운 곳
하늘 한 자루
허나 벽에 탁! 하면
탁본
뉴스페이퍼는
얼룩무늬에 피가 튄다

달팽이

달팽이가 한 선을 그어도
꼭 점으로 봐 달란다
그도 만방의 자유인이고 싶었지만
만방의 함축으로도 즐거워할 수도 있단다
일 치원의 줄 하나에 대롱 매달려도
해저 화산에서 녹은 진주를 꿀컥 삼킨듯
그것만 삼켜도 천하를 삼켰는지
한 寸에 천리를 잡는다



나이테와 혜성

혜성은 태양에 걸어
잎새붙이가 되게 하는 놀음을 한답시고
나이테 빌글도는 방출에
떡잎은 혜성 두 개를 던져 걸어 당겼고
가지는 내 개를 던져 걸어 당겼다
꽃잎은 여덟 개를 기어코 팔방을 잡았고
저 태양이 기어코 올가미 씌어 여기 와서 머문다


悲笑 속에 피는 꽃

난 부자다
세월이 남아도니
목마 탄 시인의 흔적은
우주 레코드 판에 살아나온다는 것이
주파수 빠진 듯 못 빠져 나온 늪
새벽투터 쪼아대는 새소리는
허공중을 찾아 헤매고
담 기와에는
헛간 초가에는
그렇게 부둥켜 안고져 했던 박처럼
세상 참 푸른
꽃 활짝이 일출을 연다



숙명의 틀

獅子는 운명이라면서 땅에 오줌을 갈기고
새는 숙명이라면서 날개가
금수가 같다하는 노는 물이 다른 법
새는 안보이도록 뒤집힌 곳에도 새요
사자도 인 보이도록 뒤집어도 사자다
새느느 자기를 넣을 수 없는 우체부 가방
어쩜 숙명의 길을 돌아 봤기에
머리가 굳어버린 새대가리
그러하기에 금기의 곳도 들 수 있는
기어코 돌 하나 되어 생각함이
동적 유기성이 앞서는 것이더냐


지혜와 고지식

머리를 잘 굴리니 바퀴는 되겠는데
늘 끌려다니는 바퀴로구나
손금도 발금도 없는 까치
네 한 생각 없어 정통하는 교신
그 사이
학이 고송에서 머릴 내밀어도 별반다르랴
세살 먹은 아이 손바닥을 치는데
떼쓰는 고집이 고지식과 맞물릴 것같아
영국이란 나라 두꺼비처럼 하품하고
지혜는 발바닥 없는 발 뒷굽치의 지중해에 겨우 디딘
천재성를 넘는 날개짓을 한다


개똥벌레

누군가 흘러놓은 개똥철학이
반디가 되었나보다
시절이 얼마나 잘났으면
개똥이라 얼머부리려 했을까
반디는 반드시라는 귀결



지상으로까지 안아버린 것

하늘에서 먹방울 떨어져
위에서 퍼져나가야 할 것이
멍울 그대로 가라앉아
땅에서 퍼져나가는
땅에서 방광하는 뱀장어
그러한 이치가 아니라고
낮달될까 끙끙 앓는다
다만 원초적 발원일 뿐인데
늘 직면하면서도 지엽적인 생태
저 하나의 것으로 몰아주기에는
너무 커보임이 문제였거니


작품성

무게를 따질려니
살이야 바지면 된다지만
빠진다는 것이 나이살이 빠졌다
지껄임 꼭 실성한 사람같고
스트리킹도 못 해본 자가
늘 벗거벗은 이야기나 하려하고
여름보다는 겨울이 멋내기 좋다고
깃 넓은 오바에 중절모를 늘 쓰는 멋을 내는
스트리킹 정도야 누드에 속하지
이건 이불 속에서 만세 부르는 것이
이러한 것이라 하니
공공연히 예술성처럼 드러내보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엉겨붙은 꼬락서니



만월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사필귀정
만월이면 거둘 줄도 알아야지
꼭 끝까지 가본다는 심산에서야
어찌 천명을 안다 하리요
그대는 누른 가을걷이를 넘어
조청을 고으고 고아 달더니
설탕까지 넣어
이빨까지 맥 못쓰게 하는
다 평화의 구원자처럼
흐느적거림에도 끝까지 남는 맛이라고
욕정과 사랑을 분별하지 못하더니
퍼먹을 대로 퍼먹다 꺼꾸러짐이 당연하니
떫고 시어도 먼날을 바라보며 청청함을 따를 일이지
꽉 찬 한 자리라고 해서는
소나무 들쉼 몰아쉬는 곳에 지는구나


동치미

겨울을 어떻게 풀까
동치미처럼 푼다
둥둥 뜬 듯 동치미로 간과하기엔
한소식이 있다
어두육미라 했던가 끝 삼분의 이는
용마루 치미맛일까
그럼 동은 겨울?
동치미 시원하다고 많이 먹으니
속이 트는 듯이
끝이 올라간듯이 속이 더부룩하다
사계절이 다 내 뱃속이듯 치밀 듯 함에도
단맛으로 풀어 대지로 한 번 더 자전을 해본다
꽁꽁 언 듯 튼 듯도 한 동치미


사막길에서 멈추지 않는 헤맴은

구름도 사막밭처럼 접어 보이면
우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유혹처럼
서 있음을 제대로 보는 것일까
사막 앞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해방감에
무언가에 홀린듯 움직이는 정체가
사막 이전에 있었음을
누가 붙든 것도
억지를 부린 것도 아닌
뼈만 남은 골수의 잔영처럼
마냥 움직여 목적의 것도 아니게
움직이고 있음을 실감할는지
사막에서야 자신을 놓은 자유에 있는
구름이 사막밭의 무늬로 접으면
다 지운 것에 반쪽처럼 걷는 것이다




사막에 있는 미물들은
한결 날 반영하다 사라지는 순간이 아닌가?
기어코 살 것인가?
신기루는 실어갔다
신기루는 몸살을 앓는다
결국 풀포기에 숨겨드는 것이라고
내게만은 분명히 보여 찾아든 곳엔


모욕에서도

우리가 살아야 하는 긴 여정에는
뱉는 침도 필요로해서이니
새끼도 길게 꼬면 자연 침 바르듯
넘어가는 모욕감도 있는 법이니
내 인생 에어컨처럼 재조명한다면
한결 변두리진 곳처럼 해서 떨며
의지의 원동력은 퍼부어야 하는 것
에너지!
장편의 시처럼 살아야겠다
지쳐가는 거드름보다 識이 가리워지기 전에




네 이놈아
어찌 너는 부처되는 시간보다
부처 깨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느냐
샘터는 말라도 샘터이다
어찌 저 인간은
제 아니면 만인이 굶어 죽는 것도 아니건만
제 아니면 질서가 무너진다고 야단이다
그 놈의 감투는 늘 물껍질에
물수제비 날리는 기분을 내지만
모임이란 것
저 모임 아니어도 그만이지만
마치 다른 틀로 변환되면 큰 일이난 나는 것처럼
용도를 치켜보지만
미쳤지

벼슬자리 좀 거들면
명목만 앞세우는 구실만 만들고
명분에 돈줄만 이어면
줄타기는 누워서 떡먹는 길은 알아가지고
조직만 잘 만들려는 수완을
알아달랄 곳이 따로 있지
무조건 아무거나 만들어 놓으면 부려 먹을려는
그래서야 나 먼저 돌 되었다는데
돌 아니라고 하니
나 잘도 후적거림에 도리어 흉보는구나


버드나무

버드(bird) 아니랄까봐
곧 죽어도 버드라고 땅에 꼬로박는다
태양계에선 가장 먼 데서 온 방분객으로
그 역류의 유선형


木壇

턱 채운 흙딴에는
비스� 한조각에
물 먹은 듯 피어오른
뱃속 같은 사색에 나무 한 그루
빵 한조각처럼 실컷 적시는 정원에
파묻힌 화초들
눈물 젖은 빵 한조각의 감동에는
천리향이 산다


마네킹

내가 이 자리에서 때를 기다림인지
내가 가야할 길에 때를 기다림인지
입다물고 조용히 기다리면
탈도 없을 걸
기어코 입을 여니 중구난방 얻어맞을까
"이런 세상도 있구나"
쇼위도우 속의 마네킹 물비늘이 인다




그대 내 산에 머물 때
낙타등 수통 두 개
내 천상의 바람보다 멀리 다녔던 몸
온갖 몸부림이 갇힌 삶이
기어코 말뚝에
낙타등 수통 두 개
이왕이면 부처님 연연생생의 샘물이길


산 2

산을 하나 쥔다는 것은
기다림을 쥔다는 것이겠지
생각보다 답답할 지 모르겠을 듯 하나
꺾어다 놓은 것이겠지
바람도
저 태양풍도
몇 번이나 마음 돌아갈 별자리도
몇 풀이나 벗겨질는지
어쩌면 찢기고 흩어질 때 떠난 것인지도


푸르름


나무만 산소를 호흡하기에 푸르른 것이 아니다
乾은 하늘이요 金이니
산소를 들이킴이 맑고 맑아 푸르름이 아니더냐
나뭇잎새 호흡으로 살다
땅 밭이면 땅으로 떨어져 살았듯
]한 풀줄기 거름향으로 살았듯
저 하늘 잎새로 호흡하는
한 손바닥으로 돌아간
노을이면 태양의 나라로 가리니




청색시대

버드가 뻐꾸기 둥지를 틀더니
이글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다 죽었다
알바트로스는 남은 내 간을
일체의 마음에 비록 되는 바를
여름 내내 쪼아 먹으며 흠뻑 채웠건만
하늘은 재생되어 푸르른
푸른 슬개빛 다한 낙엽은
저 대지에 소화액을 발한다


노래에는

한 소녀가 전설의 노래를 곱게 부를 때 쯤
시침과 분침이 만나듯
시침이 시치미 뚝 뗀듯
퉁명스러운 듯 멀었던 곳에
고개 내밀어 보듯 아스럼한 곳에
침이 침을 만나듯
문이 문을 만난 듯 깊은 곳에
그대!
그대는 내 지워진 존재에도 깊은 소리


무반주 첼로 조곡

무반주 첼로 조곡은 빈 고성처럼 맞아들고
응원되지 않은 존립
한 점인 들 다 지워버려도 속이 시워치 않은
알력들
다 디워진 길목에 갈 곳 없어도
그곳의 성주라고 하는
저 인간 우물 안 개구리 몇 번 만에
한 생을 우물에 담을까
반주 그것 눈인가?
차라리 눈을 감자
천하의 교향도 벽을 무르게 할지라도
날 무르게 할 것이냐
그래 내 저 산 두께만 할 때
진실로 굴만한 무게로 잠들 수 있기를


개망초

옛날에 한 여관에서
돈 푼 꽤나 있어보이는 손님이 들었다
주인 부부는 마음이 불량한 사람이였는데
그들은 그 손님의 전대를 훔치기로 하고
망초를 달여 먹였다 그러면 그 객이
보따리를 잊고 가리란 생각에서 였다
다음날 객이 떠나기 무섭게 방을 둘러보니
짐은 가져가고 방값을 안 치르고 갔다는 일화가 있다
저 인간이 내게 개?망초를 먹이는데
개는 아니 되어도 禮을 잊을까 두렵네


바위엔 비 새고

장마도 좀 비울려면
멀리도 갔다 돌아올 일이지
보기 좋은 낭군도 짜증날 때도 있건만
어찌 내겐 새는 집구석 같을꼬
글을 챙기니 절이 없어지고
절을 챙기니 글이 없어지고
어허 그대는 양쪽 다 챙겼으니 좋기도 하겠소이다만
곰발바닥 되기 싫어 날 뛰어도
비 피할 곳 없어 보이니
내 한쪽 귀퉁이 보다 못 하면
하늘 부끄러워 어찌 살꼬


유통기한

굵직한 삶
누른 대지의 헌정
유통기한 없는 糖에 흠벅 빠져든다
벌을 벌로 보면
아! 어느 하세월의 굴이 맺혀 꿀이더란 말인가
사랑은 웜홀을 타고 남는
굴이 꿀이어서 나는 맞이면 벌이어도 벌이리라
벌 밖에 안 되는 것이
벌맛을 알아가지고 윙윙대는 것이
딴에는 남자라고 구세지기는 것 같다만
유통기한 없는 본능


자국

저 돌산이여!
통발굽처럼 디뎌 가십시오
저 소가 갈라진 발 틈새를 찍어 주었으니
누에가 몸을 걸고 닐어나니 날개여씨 않았나이까
나비는 자신의 종자가 한껏 고상하다 설명했으나
소발자국 찍힌 반발력의 복원력
얼마나 기막힌 승화력인가


揮之

저 돌산
가슴 하나 갈라지는데
또 이 한 생 다 하였나이까
그러시다면
또아리 틀듯
저 땅밑에 먹물처럼 고여
만인이 들이킴에
揮之처럼 살아나게 하옵소서


빗발치는 창

빗발치는 창은 맑게 깨이는 것일까
거울처럼 끌어들이는 창을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외면되어 살아온 것일까
알아 행해도
먼지 끼도록 잊고 사는 것이라고
빗발치는 삶일까
남들 다 외면함에도
덕지덕지 굳어가는
닦는 자는 더 열심히 닦으라고 안달복달일까




진정 百이 白이 되었다면
또한 거울이 되어 넣을 수 있게 비움이니
復의 相이라
백년하청은 본시 당연히 되어 가는 것
백 년이면 白에 뜨니
또 겹쳐 비출까?





十이란 일방으로 가는 길에 교차점을 잡아주고
사물의 樣態와 狀을 잡아주고
地水火風空識을
옛날 數를 매듭으로 표식을 했듯
더 때깔나게 理를 심어놓기도 하고
얼굴의 한 단면을 조형하며 요철을 부린다
十은 씨앗으로 돌아가는 씨앗과
씨앗 나아간 교차점의 씨앗과 만나는 것이요
수천만의 부피감과 추진력도
포갠 매듭의 상징성으로 나타냄의 차원이다


과자에 길들이기

과자 한 조각보다
라면 부스러기가 더 입맛에 맞았는데
이빨이 부실해 먹질 못 해 낭패로세
과자는 내용량이
영양가라 더 했다 한껏 우쭐한데
어찌 맞추어도 무슨 진가가 날는지
그래도 타협적이야
남은 삶을 올려 놓겠는데
그래도 무덤덤함이 된다면 버틸만은 하겠는데


표고 버섯

장마 속의 사이처럼 녹는 세태
저 표고버섯보다도 높지도 않을 침몰
안개 속에 내몰리지 않으려
통나무의 그 질긴 섬유질을 파 먹으며
그 빨간 듯 핀 노을을 따라
어느 듯 맨드라미가 �처럼 된 듯이 있다
우리가 맨 드라마처럼 있지 않은 듯이
재생에 재생의 번복형의


도시의 저녁

밤은 스크린의 깊이처럼
끝없이 물들여 나가고
도시가 螢光의 돛을 올렸다
별의 그려 놓은 짙은 윤곽의 항해길
도시의 촉수가 살아 났다
우린 배우가 아닌 배우의 삶임을
기적 소리 없이 등불로 밝혀
초음파보다 더한 힘의 마력으로 나아가는
다만 알 수 없는 달은 어느 쪽도 기울리지 않고
그어간 좌표로 항해 일지에 올렸다


고삐

폭포가 형광등 줄을 길게 드리워 놓고
시간을 양분하려 들지 않는다
나무는 뿌리마다 말뚝을 박고
자키처럼 끌어 당긴다
거울 속에 폭포가
줄을 질게 드리워 놓고 시간을 양분하려 들지 않는다
결코 어느 쪽도 끌리지 않는 줄다리기
이 만큼 당겨가면 저 만큼 당겨가고
여기서 다잡으면 저기서도 다잡고
되말리면 스위치 한 컷으로 건너가기에
시간이 용쓰는 것을


인간들이여! 인생을 어슬프게 게임이라 하지 마라

인간들이여! 인생을 어슬프게 게임이라 하지 마라
그건 그대를 눈물나게 할 것이다
살다보면 본래의 길을 이탈할 수도
감정도 많이 달라지기도 하며
상황에 따라서 처신함에
이해의 폭이 넓음이 또한 인간이다
우리가 어떤 절대성보다 그런 면에서 더 너그러운지 모른다
허나 철저하게 인생을 게임 방식으로 몰아
우리가 게엠에 들지 않았다는 상황까지도
물고 늘어지며 쫓는 자가 부지기수다
그들의 비장함이란 우리가 방심한 사이에 있고
이해하고 넘겨버린 일들에 도사리고
당하고 나서야 얼마나 계획적이었느냐를 알고 배신감을 느낀다
그들은 우리의 게임 아닌 면에서 쟁취된 것이라면 눈물이라도 있지만
그들은 게임이기 때문에 눈물이 없다
그건 그의 능력으로 치부될 뿐이다
허나 우린 그렇게 치열하게 게임판에 들었으리라고 상상하지도 않았다
인간들이여! 게임이기엔 당신들이 얼마나 善하고 어리석은지 아는가
우리는 인생이 게임이라면서
그들에게 당하면서도 그들의 편을 든다


그대의 시

그대의 시를 말하고져 함에
현상과 인상을 떠 내고져 할 때
가장 흔들림 없이 떠 낼 수 있는 자가 당신입니다
마치 돌부처의 렌즈를 지난
광배적 초점을 맞추고 있나이다
관세음보살님의 탱화를 타고 오시듯
분명 �에 밝혔는데
그 흔적이라곤
돌부처의 자리를 맴돌다 간 바람같소이다


시간의 소스

우린 꿈일 때 아름다움이 있고
사진 속일 때 고요함일 때가 있다
아득히 내가 살아오지도 않으 곳에서
내가 살아 온 듯이
난시와 난청을 더욱 매끈하게 �어버린
영상에서나 가질 수 있는 세계에
더욱 친밀하게 사는 요정과 같은 감흥이 온 몸을 감싸는
마치 깊은 바닷 속 침묵과 같은
살다보면 그 속에서도 내 감촉인 냥 느껴질
거기에 묻힌 세계는
이 세월이 황금기를 만들어 준듯
황금빛으로 고아 올릴 바램일 때
우리는 바래짐이 발램처럼 황금녘이다
이 달콤함 늘 難澁한 시간결에
띄워 올여 놓은 배 위에서 건져 올려지며
퍼 올려지는
우리의 야한 시간을 위한 시상으로 퍼 올려지는
욕망을 끓어오르게 하는 시간의 소스


영웅지향적 나르키즘

영웅지향적 나르키즘이란
모든 사람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끌어모으지만
그럴려면 남 밑에 들어가 고분 고분
종노릇 제대로 하면 최고의 헌신적 미덕이지만
꼭 남 위에서 베푼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
그렇다 보면 아래 위를 만들고 앞 뒤를 반듯이 잘 한다
아래에서 복종하는 것 같지만
결국 자기식 계단 지향점에 모든 사람들을 꿰 맞춰 놓는다
어쩌다 높은 자리 하나 가지게 되면
그 때부터 어슬프게 우두머리 노릇하다가
그 맛이 괜찮음을 알면
졸렬하고 비굴해서라도 그 자리를 못 떠난다
그렇다고 니체의 철학처럼 소수가 역사를 만들어간다고
믿는 축에도 드는 자가 아니다
그런 추종자들은 자기 개발을 무던히도 하고
매우 고지삭하다
허나 이들은 오히려 대중의 힘을 믿고
지조도 없는 듯이 파고 들어 굳혀 버린다
이런 자들은 자기가 매우 지혜롭다 우쭐대며
니체 철학을
젊은이 들이나 심취할 수 있는
매우 낭만流의 派라 비웃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도 나이 먹어 갈수록
신념의 자리 같지 않은 자리에서
변질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리 믿음이 생기기 않는
그 때 그 때 땜질식 사고방식의 번복들
이것이야 말로
족보도 애매한 바람들이
대중성을 교란 시키기도 뭉치기도 하는
크나큰 민중적 상처내기가 끝이 없게된다

사랑

왜 사랑이 치열하고 격정이냐를 물을 때
인생이 맹숭맹숭한데도
치열한 것이기에
흥분 분노 화
거기를 넘어선 도수의 환희가 그렇다고 하니
거기에 마지막으로 꽃을 이루는 것이라
말하는 자도 있으니
그것도 들어줄만은 하여 맘에 담아둔다
모든 인연들이 다 가라앉지 못 한
세상 밖의 모든 일들이
사랑 아래 뫼인 것
뫼 바람이 겨울 강을 건넌다



老는 乾이다
갈수록 몸은 건조해지리라
허나 가을날 햇살 파고들 듯한
모든 색깔이 여실히 드러나는 날
이건 乾이 열어놓은 수용성
한 벽을 도전과 실행의 투지의 삶을
후덕하게 하는
어찌보면
일색의 한 길의
쫓기듯 함의
화려하게 꾸며 입어도
활기력으로 대중으로 몰아가는
허나 이젠 그 배후를 드러내 놓는
乾은 어찌 내 오늘의 한 생만 말리겠는냐
내 한 그림자까지 웅쳐 말라버렸다

누구의 그리움이 바다를 이루어
그대를 갈라 놓았더란 말인가
그리움이 사랑보다 깊어
달이 가는 길마져 난삽을 이루고
달빛 사랑 비우고 비우고 떠나다
아예 눈감은 길을 간다
누구의 그리움이라 바다로 남고
사랑은 조각조각 다르게
그리움의 내를 건너더란 말인가

인연

지하에 들어
광고판에 天窓을 두드리는데
진기즐에 빨려들어간 길에
짧은 인연이라는 것이
전철 타고 밤섬 지나는 듯이
지나보는 강과 같은
인생 한 장단이 갈대처럼 흔들며
세월은 비켜 선 듯이 바라볼 줄 아는 시인을
문득 생각나게 한다
강의 춤
내 영혼이 강가에 멈추어도
그대는 인간임을 갈대로 흔들어 보이는
그대 허리 휘감기며
너울을 길기만 한 맵시 다 안은 듯이 감쌀 때
그 한장에 입깁이고져 하나
다 찢어지는 것
내 영혼 강 너머 보는 것에도
거나하게 취한 탈춤처럼 못 벗어 나온다
문같은데 한 시름을 더는

鰍魚

미꾸라지 가을이면
약이 올라 벌겋듯
秋語
저 인간 입을 막기에는
속살 부푼 듯 터져 나온다
미꾸라지 속살 파고 들면
자연의 비늘은 다 얽어지고
그것은 가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마치 초탈적 부흥을 맞은
열변에 휩싸이는 듯
숭고함이 온 몸에 휩싸이는 듯한 기틀의
나무마져도 차올라
잎새와의 의지에 꼿꼿이 선다

일류와 삼류

보통 우리가 삼류라는 작품도
일류가 쓰면 느닷없이 예술성을 걸고 넘어진다
보통 3류 작가가 썼으면 그대로 삼류였을 것이
꼭 일류라는 것이
일류라는 것으로 만들어 본 흔적도 보이지 않으면서
자기라는 것으로 마무리상표를 붙여 올려보려 한다
어차피 객관적으로 봐도
자신의 지명도에 내 놓아야 할 필연성 같은데서
나오는 현상에서 뚜렷이 보이는데도
시선을 매치기해 보려는 심사가 버젓히 깔려있다
그런 자들은
작품을 위한 노력보다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보려는 수작이 다분히 깔려있을 본다
그들에겐 통로가 없는 벽같은 것을
어느 작품에나 보아온 것이기에... ...
그리고 정치판에도 심심찮게
일류 작자였느니 일류 작자였느니 하는
쟁론에 놀이게 된 인물들을 보게 되는데
속칭 영웅을 깔고 뭉개는 듯한 작자도
영웅주의적 나르시즘에 빠져 있고
또 삼류를 대변한다는 자는
대변자가 아니라 자신이 삼류라는 것을 망각한다
이 뜻은 비교급으로 이야기 함이 아니라
모든 유가 다 삼류의 한 모퉁이라는 겸허한 경계를
너무 무시하게 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딱정벌레

인간들이 날 병 속에 가둬두고
왠 잡론이 그렇게 많은지
궁하면 통하느니
그래도 그 덕에
날개까지 간 허물 벗기가 아니더냐
난 그대들이 쪼아붙이는 병가두기
가만히 생각하는 진화가
이젠 내 자율로 만들어
딱 잘라 벽을 넘어 탈피해버렸다
최소한 하늘마개 따기까진



가둔 놈이나 깬 놈이나
어느 놈이 먼저인가
블랙 홀이 땀을 빼는데
"밥 먹고 하자"에
밥 먹는 일이 먼저로세
내 근원의 뿌리를 심을 줄 알면
못 빠져 나갈 것도 없는 것을
갇힌 자도 그 자리요
깬 자도 그 자리요
이 해답마져 산 것이기 위해
인간이여!
무슨 복을 받았는지 아시온지

성찰

강 하나 가른
우리가 마주한 것
확실히 간 세상 앞에는
메아리를 거둬들이 줄 알고
확실히 간 막간 앞이면
이승을 거둬 들일 줄 안다

오만과 일견

높은 A음에도 침묵했다고
매미가 극성인데
응집된 허공에 침묵했다고
만물이 도색일세
기왕에 말이였으면
이 각질을 깰 일이지
솥 뚜껑도 못 오른 신념의 열기로
익은 소리 내는 만사
어찌 겸손마져 뒤엎고 사는가
꽃도 씨앗을 깨어 나옴이 용트림인데
우리의 識이 깨어나옴이 어떤 자태일까?
생각만해도 밤이 깊구나

占辭

천기는 모든 사물과 書傳에 이미 나와있는 것이요
다만 그 뜻을 드러냄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니
눈 앞에 숨이 넘어가도
사필 귀정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오늘의 애닯음도 눈 감은 채
갈 길 한 번 비춰주고는 사라질 뿐인
세상일 두루 살피는 점사도
제 것 아닌 듯 무정하기는 세월보다도 더하느니

매미

시달림 같은 세상에
깨진 바가지는 되지 말라고
여름이 한참이나 푹푹 쪄대는 지경에
박 넝쿨이 수혈로 굵어간다
한 켠
돈키호테 같은 담쟁이가
성벽을 정복할 량
벽을 타고오르며 공주님의 창을 기웃거려 보는
훗날
가을날의 독서에
해설의 도마 위에 오를 때
직성이 불과 같았다고
이 계절의 동맥을 읊조리리라

詩行

사물을 두텁게 하는 시에 살고 있음에도
투명하게 하고
철학적 사유로 비유조차 최소화한
순도의 문장
미색을 두텁게 하는 시에 살고 있음에도
투명하게 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숨 멎게 하는 강한 접착력
이것이 시의 본질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
최적의 유선형

의식을 뛰어 넘는 고리의 형성
우리의 수행하는 솔직함이
수 바늘처럼 하늘을 찌름인데
이렇게 쓰지 않는다면
이중적 잣대에 자기기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존재의 짧음을 늘려준다고
내 앞에서 찰랑댐이더냐
네가 추워서 강가에도 오지 않았다
어쩐지 나의 발견이
내 의식의 선보다 더 짧게 오무라든 마당에
네조차 가까이 정나미 붙은 것도 아니건만
네 존재가 나신된 골수처럼 잔잔하게 늘여놓는다

도심

존재의 중심으로
생활의 중심으로
내몰려야 하는 중추에
뼈가루처럼 분진되어 나오는 도시의 불빛
척추관처럼 휘는 빛의 나선 속에
피빛 생성은 보았던
볼펜 한 심 찍힌 태양 세계

갈대 3

둑은 넘었어도
둑을 넘은 것이 아닌
겨울의 흰 갈대는 강 위로 평화를 얻었다
찬 바람에 하나라도 움츠려들지 않은 풍류가
구름 한 솥을 능가하는데
저 푸른 하늘 뼈만 앙상하면
무엇이 보일까 하는
길대 끝에 구름만 잔뜩 매단 실체만 드러난다

사랑의 가벼움

세상에 믿을 수 없는 사랑이면 하지 말 것을
차라리 사랑이라고 말 일이지
혀끝에 침 발라가며 성숙도가 지나쳐 노쇠된
마모될대로 된 세포재생력 같은 것으로
온갖 사랑의 말들이 난무한다
본능을 못 이겨
맞이는 해야 하는 것 뿐인
자기 완성도여!
다 그런 냥 도배해 가며
자신이 속응지 모르게
자신을 일탈하려는 환영에 몰려 있다
인생이 짧으면 영혼이라도 길어야지

육모초

가을날
열매의 끝인가 하니
가지의 끝이요
봄날
뿌리의 끝인가 하니
꽃까지 매단다
한 출세의 씨앗처럼 받친 열매들
땅으로 떨어지며 잎새를 비웃는다
가는 길이 다른
선택된 종자라고
왜 세상이 돌고 돈다 했는가
뿌리 까지 고아 육모초이다


허공

우리 대화 필요 없는 사랑에서
말조차 글조차
티끌잉 될 듯한 초조함 속에서
말보다 더 깊은 허공에 빠져버렸습니다
바람의 손끝처럼 휘젓는 대화는
바람처럼 사라질까 불안한
서로의 눈빛이어야 할 순간들에
우린 만나지조차 못 하고
서신조차 어슬프게
외등처럼 창백해져 시리다
아침이면 꽃잎 붉은 이슬임을
태양을 향해 소망합니다


雪竹

보금자리도 불안한 새의 둥지에
雪菊은 새부리처럼 단단합니다
눈이 사방에 쌓여
어떤 나의 흔적조차 없는 길에
설국은
얼어붙은 광장의 동상처럼
무너져 꺼꾸러진
고유적의 조각품처럼
어데서 날아왔는지 모를 작은 새의
제 종족의 폐허처럼 드러내 보인 대나무 숲
전령의
길 안내서가 오롯이 모은
기적을 줄지언정
마르지 않을 通關


브라암스의 가을

그대!
자연의 가을은 따뜻한데
어느 새 브라암스의 가슴에 든
가을은 아직도 비장함에 남아돈다
여름날
한결같은 잎새로서
그 깊이를 얇게 하며 채워버렸던 것이
돌아선 골목이
그토록 바위산 같은 침묵에
힐긋힐긋 보임만 같은
단풍 다 보이고
마지막으로
노을 탈 듯이
길 잃은 한 잎새에도
배꼽이 더 큰 나무가지로
비범함으로
단상의 시루와 같음에 끌어 올라가고 있다


오색찬란함

노을 이는 絶平에
계절의 뒤끝처럼 보기만 했다
가을로 떠남이
붉도록 마중하는
갈색으로 마중하는
함께 손 잡을 수 있는 따사한 손바닥처럼
말이 수시 수시로 이는
투기와 살생과 기만 불성실
다 손잡게 하여 보아야 함에
찬 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빛깔만 끌어당겨 가는 捺印들
왜 계절의 뒤끝에서만 본다고 했을까




겨울 안개가
어대로 가야할지 방향타는 없고
몸살이다 싶은 밤송이 같은 살을 움쳐쥐고
풀리듯 떠나야 그나마 몸살이지
그 마져 꽁꽁 만성 피로에 휩싸인
언제일지도 모를 짜증만 누적된 발걸음만
헤아리기 힘들
편히 쉬게 하지 않는 쫓김마져도 무안스럽게 한다
번복되어 무감각함에도
내 이 존재는 알아
무상을 앵무새처럼 조잘댄 나를 닥달하고
작은 새의 주절댐에
별자리임을 키 잡아가고
한 동안 모르쇠로 박힌
내 안색을 펴 나가는
하루의 출발이 내 근육의 통증으로 깨어나가도
벽틈에 뿌리 박혀 나오는 경이처럼
한 소리에 깨어나오는 생동을 안아간다


接生接死

술 한 잔에 들어오는 시가 있음이요
술 한 잔에 앗기는 시가 있음이요
담배 한 개비에 들어오는 시가 있음이요
담배 한 개비에 앗기는 시가 있음이니
들고 남이 한 잔과 한 개피
진정 나를 듦이 무었이뇨
이 고슴도치 地殼에 살면서
꽉 막힌 밤송이든가
물 먹은 솜이든가
꽃꽂이를 하는구나


술술

인간의 진화가
술로서 술술 풀려나가는 것이라면
좀 더 말똘말똥하면
권태로와 말을 뜻이 되어
쉽게 지루하고 따분해지는 족속이 되어
호리병 흔들어 댄 곳에
나팔꽃이 되어 피긴 피는 것일까
기왕에 태양을 당기는 숙성도라면
그 한숨 섞인 푸념에도
꿈 속 까지 태양의 마차로 흐느적거리며
무수히도 고추잠자리 되어 하늘을 날랐지 아니 한가




시란
말씀 言 자에 절 寺 자 이다
본래 시란 스님의 오도송
또한 염불 자체가 시구체
화두의 틀에서 나오는 깨달음의 표현
미칠 수 없는 경계를 드러내는 방편의 최적성
시란 감성과 함께 찾아가는
경험과 인식의 안테나이며
절의 수행에서 나오는 일갈성에
일체성만 같게 안고 나오는 것이다


만남과 이별의 끝

비는 네게 한참이나 차가운 정나미로 네게 왔다
허나 떠나 보내지는 못하리라
가을의 연인이기에
네 정나미만큼이나 잎새만큼 다 떨어져도
그는 네게 황금빛 다 물들이고
그 떠난 흔적에 조차도
낙엽처럼 떨굴 수 있는 승화의 끝이기에
허나 그대여!
그것이 내게 있어서
설령 나의 눈물이
나의 이성으로 차갑게 매듭지어 졌기에
날 찬란히 태워감이 있으리라


폐업 무랑루즈

소낙비 오는 갈마 언덕의 전경에는
못다한 파리의 연인들의 사랑이 거닐 거리를
한 �트 받은 듯이 몽운은 비를 뿌리고
갈등 많은 작가는
이 불황의 늪에서 잘 나간다는 뮤지컬을
어떻게 이 시간을 떼어 놓은 듯이 옴겨 놓을까나
밤 거리는 인적이 드물고
뉴스는 황사의 고향과 함께 누렇게 떴는데
백 년 전이나
백 년 후나
내 창가에 돌아서는 순간에도
오늘도 애처로운 사랑

소낙時 소낙 훈련

뭔가 제대로 끌어 모아았다 싶은
예고된 단단히 머리띠 맨 구름
찬 바람의 무게를 보태 올려 낙하 훈련
뇌리보다야
가슴까지 적셔 줄 수 있는
고층 아파트의 창가엔
받침 높은 잔을 들이키며 비우는
기다림의 자리에서 숨을 들이켜 본다
쏟아지는 선에는
슬라브 바닥도
땅 바닥도 지열이 식지 않는 비상시 위
찬 바람은 기동팀 답게 창을 차고든다
시원한 바람

가을

가을날
또 감나무 사이로 눈부시게 하면
누른 건
어머니같은
동전 한 닢 캐어다 오시는
방천 너머 들밭처럼 따가운
金果玉實을 지나
홍씨가 되어 붉었음을 사랑하기까지
나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공원

아지랑이도 자신의 한계성을 극복해보려 피워 올리는지도
청춘이 다 인간의 한계성을 넘으려는 용기가 있는 곳
이제야 현실에 목말라 하는
새벽 갈증 속에서
발로 입으로 가는 자
이슬 한 방울이 나아가는 것
그래도 한 번 쯤 하늘을 품고 걸어 봤던
한 막을 드리우는 시간
인간애 속의 진주를 굴리며
한 잎새로 나아가는 자
떠날 줄을 아는 여유
땅과 태양이 물든다

숙, 쑥

오늘의 지숙님의 시는
숙이 쑥이 되어 나온다
맑음이 깊이가 되어 나오는
의태어가 숙인데
외족으로 안 보이다가 쌍족(ㅆ)의
쑥이 되어 나온다
초봄에 쑥 뜯으러 가면
갈등처럼 얽힌 뿌리에
대나무 잎새처럼 마디 마디 피어 오른
가문형인가 하면
외따로이 분가해
쑥쑥 잘도 큰 멀티형이기도 하다
절 마당 앞에 뱀이 지나도 눈 하나 꿈쩍 않는 중놈에게
냉증이 도를 더할라치면
쑥국 한 번 끊여 먹으면
쑥의 그 긴 뿌리 창자에서 일어서기는 할
번망할 시에는 숙도 좋음이요
허전할 시에는 쑥도 좋을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얹었네


생각과 글

일과 글은 서로를 맑게 하지만
생각과 생각엔
서로를 맑게 못하리라
참 묘하구나
생각의 문제성이 아니라
감각적 문제에 있다는 것이
순간에 사계가 바뀌기는 어려운 것
감정이란 것
나 혼자의 같지만
운신해 보면 바다와 같이 묽어져 있는 것
생각보다 더 복합적 민감함이
힘겹고 용쓰게 하리니




난 이 자연에 말하고 있다
뒷동산 상여에 까지 말하고 있다
이젠 시인이 아니라
너인 시로 돌아가고 싶다
누구의 시인이기 보다
이젠 누구의 시로 들 기다림이든
돌아가고 싶다
여울곁 판바위라도 되고 싶다
사람의 입이 아닌 언질이고 싶다
무뚜뚝해도 좋을
시란 사람의 입에 나왔으면
시도 시인인 것이요
시란 시인 이전의 것이다
생이 그림인 이유
내 항해에 선택된 등대는
그 등대가 끄졌다 할지라도
그 등대불로 왔다는 것이다
누가 내게 묻는다
얼마나 살 것 같으냐고
난 대답한다
메아리가 남을 동안이라고
그 동안에는
조용히 물가에 내 얼굴 비춰 보면
거기에 담겨 있으리라는 것을


풍뎅이

난 날개를 퍼덕여 나를려고 하는데
저 놈의 풍뎅이는 걸핏하면
이 자리가 자기가 풍덩하는 자리라고 하네
저 놈을 보면
아직도 난 차고 나가는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고
풍덩하면
웅덩이 돌 하나 주울 듯 하다
네가 무슨 별의 별 무늬를 던져 놓았다고
풍뎅이라고 보면
조약돌을 실어 나른다


첨예

내게 차가움을 탓하지 말라
만년설이 그 자리에 있어
그 차가운 바를 전하며 그
자리에 있진 아니 하리라
첨예하게 더 높이 든 지향점엔
그것도 진리라면
빙산이 되어 도금된 것이요
내려선 대평원이
그 기름짐을 말하느니
누구나 돌아섰다고 외면하지 말라
그 자리에서의 팔방임을
가지기가 그리 쉽지 않느니


은하

바닷가에 알알이 하�게 마른 모래 알들
그 물기 머금고 내 것 같이하다
바닷통에 빠져 가듯
쇠똥구리 굴린 한 세상
허나 내 육신처럼 시들지 않음이 별이 되어
또 한 파도가 밀려오면
이상하구나 모두 왜 신화의 나라에 있지?
은하수는 언제 빠질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