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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앙스: 고덕

narrae 2008. 1. 20. 08:25
유수

樂聖의 음악을 버렸을 때가
내가 내 의지를 싫어했을 때이다
내가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
끌어다 발목에 힘주어 가는 뿐이다
마음의 근육도 모를 날렵하게
내 머리 근육도 줄었고
어깨 근육도 줄었지만
귀꿈치에 힘 주게 하여도
종아리 굵어질까 부담스러움 듯
외면한 곳에 밤의 아리아는
여인의 가는 손끝을 타고




발목 잡힌 순응의 근육이였음의 보답으로
마마보이된 한결 연하디 연한 맛의 노래
가늘어도 가시는 셀
곰 없는 실태 그래 당신의 곰이 아니라
부여 받은 복덕의 곰을 우려 먹는 운명적 개론
그래
우린 山草가 아니지
줄기 거친 것 지나 옴보다 순 돋은 채의 나물로
순한 것으로 넘어가는 길
그래 산길도 줄기가 죽었듯
그대는 얼마나 부드러워졌는가
그래 그 중에 마디 마디 잘라도 산 놈
내 발목이 굵어감만
악성에의 한 감상에 도시에 달구지만 끌고간다


하나

저 푸른 하늘에
고호가 누렇게 덧칠했기에
한 놈인 줄 예전에 알았다
한 손금인 줄도 알았다
좋겠다
하나기에 닮아가는 길이
최소한 변화는 닳아가는 것이기에
그래 칠 안된 것이 있어도 한 놈인 게다
허나 우리 두 놈으로 살아간다


바둑

바둑에는 결국 실수의 싸움이라고
경지에 이른 자는 말합니다
얼마나 실수를 하지 않느냐가
관건이 되어드러내기 일수니까요
인생을 바둑판에 비유를 합니다
바둑판에는 聖字를 붙여주는데
그 하나의 경지는
실수를 범하면
변명하며 카바해도 무의미하을 알기에
이를 수 있어 聖을 붙일 것입니다
허나 인간을 보면
자신의 허물이
천상은 차치하고서라도
역사에 까지는 덮을 수 있을 것 같기에
밀어 붙이는 몽니와 같기에
聖이라 붙여주기가 바둑판보다도 못하나이다


사랑

사람은 믿더라도
사랑을 미워할 자격도
용기도 내겐 더더욱 없다
아! 뼈도 있어 아플건가
그댄 살아 선녀도 보고
진수로 여겨 볼만함도 있고
촉발하는 마음의 빛도 있고
왜 내겐 살아도 죽어
그 비천하는 선녀를 보게 하는것인지



사랑의 끝에는

참으로 아쉽구나
기회도 주고 빌미도 주었는데
어찌 그 침묵을 못 벗을까
아무리 현실과 입장이라는 상황에 있지만
부적절한 삶의 형태인데
서로 이해하고 체면 세워 줄 일도 아니거늘
나와 같을 수 없으니
내가 지쳐 무너지면
날 잡아 먹을 수 밖에 없겠지
그렇게 산들 살아도 산 것이랴
내가 강해야
그대도 사는 법이 참으로 힘에 부치는구나


대나무 2

그대!
的마다 젓이 있어
소리의 향이라고 합시다
口가 되어 보이며는
한 생 어긋나도 또 길을 찾고
젓과 的의 차이로 미묘한 맛을 내는 적적 판막
젓으로 떠는 듯 부드러웠다 합시다
여러 구멍 뚫어
한 젓에 매달린 동반자라도 운다
아! 이것이 대나무
칠 음정 다 젓인 것이
젓이 젖을 짜낸다
젓불면 젖을 짜나온다
우리가 적일 때
알레르기를 앓더니
젓일 때 아토피도 사라지는
아직도 적인 스모그에 목구멍은 갈랑갈랑
젓으로 밀어내며
무슨 티끌로 진주를 만들려는지


泉의 노래

님이시여!
고인물에는 하늘이 보이지만
알 수 없이 계속 끓어오르는 그 무엇이 있어
하늘 하나 접고 맙니다
살다보면 황당하기도
속 뒤집히기도
내가 있는 밭은 습지인지 화전인지
가만히 두면 갈등이 얽히는 것 뿐인지
홍두깨일 뿐 아니라
죽어도 몇번이나 죽었을
살는 것이 아니라 연명하는 것 같은,
천명을 훤히 알아도
죽어보지 않아도 주검은 모른다는
실용적인 말씀의 단면
결국 괸 물 맑게 하여 하늘보기
그리 바라보고 살아도 뒤집히는
눈밖에 나는 일들
상식이 상식을 몰고 오지 못 하는
운명은 泉과 같음을
평평하게 그리면 그만인 것에
꽃봉오리 솟는 이치도 이러할 것이요
또한 아름다운 에일리언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오이다


누드와 포르노

글을 놓고 누군가가
누드와 포르노의 구별을 묻는구나
아마 상대가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리니
소설은 사상적 상태의 배우지만
시는 실제적으로 살아나는 배우다
즉 배우며는 포르노 급이요
모델이면 누드급일 것이다
그림같은 누드가 되려면
글이여!
넌 상대자가 없는 승화력이야 함에
그 독창성을 예술은 힘이 들리라




내가 빠진 곳은
이 쪽 돌굴이 아니라
저 쪽 동굴에서 빠진 것이라
매듭 짓기 모호한데
그대에 까지 쏙 빠지고 말았구려
해명을 주면 따라오지도 않을 것 같아
미묘한 미소만 흘리며 눈짓하는
생은 이리 미로같은지
허나 그댄 끝까지 놓치 않는
서로가 서로를 귀히 하는 끈
머무는 행복이 아니라고
서로 폄하할 서 없음을 잘 아느니


화현된 사랑

유언의 순간마져 챙겨
꾹꾹 눌러 놓고도 남은 생의
숨멎은 부지력
그대 飛霧처럼 다가와
나를 낚아채듯
보현보살님의 화신이듯 소생력을 발하는
그대 또한 날 벗지 못 하는
마음의 무게로 맺혀짐을 감내하려 했던
서로의 안타까운 안달로
그리도 미끄러지며 손발 부릅터도록 움켜쥐려해도
다시 살아나듯 오르면
지치고 식은 땀나는 벌판에 남은 채
그대는 떠난 것이 아닌가
그대 낭떠러지에 죽은 자 처럼 아니 보이고
난 이리 올려져 원점인
그대 또한 죽음처럼 떠나는 마음
그대 만났을 때 순간 보현임을 보았듯
신의 흔적이듯 떠남이 아픈 것을


프로타지

자꾸 문지르지 마라
프로타지된 사랑을 알지니
그 경외감이라 깊고도 멀어
신의 현몰이 아니면 쓰임새가 이력할지니
인간이 인간을 사랑함보다
더 먼 연줄이라 여겨
오늘의 인연을 소흘히 할 수 없을지니
자꾸 문지르지 마라
신경 끄고 나타나는 것이니
보여도
보았어도
벽 너머로 돌려 보내야 함이니
보재기로 덮어 씌워 미치는
혹시 아는가
돌산 바위 문질러대어 왔는지
풍우의 화신이듯
그 정기 쏙 빼다박지 않았겠으랴
선녀의 풍모같은 날개
간혹은 흔하지 않게
고혹스럽도록 빠져들게 하는 자태
그대여! 태생이 이렇도록 고귀한데
사바세계의 인간 이상이길 버리는가


마음의 보석

보잘것 없는 시내여도
그대 곁에 모는 것을
진실을 다해 보이고져 함이 있을 때
하늘이 그대 곁의 사람에게 보물을 건네고져 할 때
그대 마음에 심어주기도 하나니
굳이 드러내지 않는 헌천적이 힘이
그대로 하여금 한께 안아보도록 하나니


감꽃

그대 땡초여!
그대 왕관을 거둠만 함이
왕궁에서 출가함만 같고
朝雲이 저 산봉에 띠를 두름만 같네
기어코 감 잡았네
가을 걷이가 오면
이성으로 감성으로까지
터지도록 잡았다고
돌은 돌대로 무너지리라


모의告祀

석류꽃
튜울립 벙긋
우수수 떨어지고
다알리아
장미 벙긋하고도
丹笛의 목젓
만두에 내장탕
이리 바침에
우리를 더 귀중히 하여 왔나이다


저녘

이녘은 다되고
이제 저녘의 그림자를 태우니
언제 다 탈거나
밤이 만만치 않음에
부조리 속에서도
부지하고 오르며 설 수 있는만큼
능력으로 치부하며 이녘이라 하는 그대
내게 저녘이었건만
그대에겐 흔들리게도 하는
별꽃이 피면 네온은 열꽃을 띄워
함께 앓아가는 정분을 흩날리지만
그댄 저녘을 이녘으로 살았으니
나도 이녘으로 받아들였나니
이젠 확실히 부딛힌 저녘
이 심지를 태울지언정 물러설 수는 없나니


사막의 태양

아래 층 미장원 이사 가고
새로 식당들어설 모양
다시 인테리어 요란이 지나고
간판집 건수 올린 건 태양
오새 현수막이라도 걸고 싶은 기대
선인장!
태양을 머리에 인다
왜 검은 고양이를 죽여서
논란에 이 가시를 돋게 하나




아카시아 술에
감간 대쳐든 밤이다
그대 이 밤은
그렇게 놓 짙게 배이지 않아
씁스레하지도 않아도 될
세월 흐르면
차츰 엷어져 가나보다
화학적 성분의 구성력
달빛 환알을 풀고 거두며 가는
저 창백함과
붉은 미소를 건너 뛰지는 못 하리라


정막지기

여름날
콜라의 시원함에도 당기지 않음에는
오늘보다 멀리 두어도 아늑하기만 하는
이 밤조차 아쉬움에 당기지 않음의
그대 마음 놓임에 둔 것같아
이 한낮이 벽외 이면서도
그대에겐 한 촛불이 모롱이 같은
其他에도 남아 있지 않은
附錄에도 남아 있지 않은
우연히 정말 우연히
꿈에라도 만나 본 것 같은
어떠한 항력도 잠재운 상고


믿거나 말거나

떡잎에서 날개를 폈을 때
동화 긴 목이 나왔다
저 놈으로 봐서는 벌써
날개는 양 불알 되고
두레박 건네는 기분
풀은 뿌리에서 나오고
인간은 떡잎에서 나온다
믿거나 말거나


편의주의

쟁론에 있어서 가장 큰 성격은
아마 모순을 줄여보라는 것일 것이다
모순이란 원칙적으로 거짓말의 미화된 말
가지면 이중성의 극명함을 나타낸다
인간은 모순을 쉽게 받아들인다
그건 어느 쪽이든 마음 먹기에 달린
편의주의의 발로인 것이다
진정으로 노력하는 자는
그 양다리를 빼는 일일 것이다


굿모닝 우유

우리의 눈빛에도
아침 전경과 함께 먹어본 것 같지 않은데
상쾌하게
오늘은 굿모닝 우유의 인사를 받아주니
안개의 끝자락에 등산 꼭대기에 있다
운해 피는 동안에는
눈이 새록새록 살아
비경이
비범함을 봉우리 지은 채
빠져나가는 것이길
하루가 그대를 비울지라도




우린 어떤 상황에도 깨어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
엄동에 눈이 감겨도
깨어야만 사는
그 시련이 시련으로 끝남이 아닌
숙련으로 받침되어 끌어올려하는
지독히 지독히 깨어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
한 번 앉으면 돌이 된다 해도 놓치지 않는
자신이 넘쳐야 돌도 깨는


라면

웨이브
한 편 객지 돈떨어져
생라면으로 끼니 때우든 시절도 있었던
그래도 생을 얘기하자면
빈 그릇에 기름 끈끈이 달아붙은
그 끈적끈적함에서일 것이다
든지 안 든지
모를 정도에
짚만큼은 당겨야 할 길을 내놓는다고
웨이브
존재가 소리 없어도
이 파도만흔 곳에서도
배 하나 갖다 대었다 하자
이 기름끼가
배 벼루박에 칠하며 가는 것으로


무우밥

무우채나물
국수처럼 긴 가락
무우밥 시절
달아도 좋은 고추장 비빔의 상승효과
태양 달군 하늘 부럽지 않는
우린 무에 푹 담근 맛을 알았으니
요즘이 이기는
무우채 길게 빼는 노래도 있건만
그 맛 알는지... ...
최소한 그 맛은 알아야 無를 얘기하지


墨트림

묵트림 하는 蘭

龜는 기백 차도 엉긍엉금
커피 한 잔의 시샘은
환상을 다 짓고도 남는다
아 밤이 다하도록 한결 부드러운
보고픔에
세상에!
지하뿌리까지 뺀 놈은
그대로 족자에 액자 속으로
조금도 안 묻어 나올 듯한
그 표정 없는 하데스의
모노드라마 찍힌 듯
수줍은 마음의 동요와 같은
커피는 한결 부드런 신화를 열었다


허물


아! 그대 달인이여!
껍질을 벗겨 먹는 것에
껍질 채 먹어
크게 한 틀을 넘었다고 통관을 한 듯
의기양양하기가 극을 넘는구나

그대도 한 재주는 있으니
대통이라 할거나?
되통스러울 뿐이다

욕망의 그늘처럼
맛있는 살타귀 그 허물된 깊이
도도하게 들이켜
험도 보이며 가는 것이라고
뭐 그리 분별심이냐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잘도 넘어간다만

어디 가고 옮이 있든가
삼킨 대로
그대로 이 하늘에 있고
이대로 맺힌 것을
우리란 것이 울이 되게 하고
울을 벗으면 자유인 되게 하는
길목을 못 연 발목 잡는 게임과 같은 것을
참 묘한 해탈을 했다고 먼지가 인다


한줄기

저 산 아래
배를 깔고 구비져 오는
땅살 비비며 길
한 사람 또 한 사람
한 오케스트라가
천둥과 번개로 씻은 듯이 오는
마지막 한 줄기
인간!
그 왜소함에도
線의 길이 위대하다


망각의 강

얼굴이 못 생겨도
남다른 행복의 기준을
더딜지라도 정리될 것이 있기도 할 것이다
얼굴이 아무리 잘 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음도 시각차다
허나 만일 얼굴을 성형을 한다면
얼굴 분 아니라 마음의 변호가 클 것이다
행복의 기준이 바뀐다는 것이다
인간이 가지는 행복의 묘한 배합성에
결여를 나탄내다
성형에는
이 시대의 이혼이 늘어나는 가치의 기준에
맛물린 행복이다
저 별이 내게 오는 사랑이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애처로운 느낌
성형으로 도태 시켜 버림에
기어코 망각의 강도 건넘이 있나니


인간애

누구나 변호사여서 변호사로 살아가는가
이 세상 누구나 변호사다
자신의 삶의 질이 엘리트와 다를 바 없는
똑똑한 세상
의뢰인이 꼭 선하고 정당해야만
의뢰를 맡는 것은 아니다
지식인일수록
자신을 의뢰인처럼 거리를 둘 줄 알고
어떤 입장이든 맡아 행한다
도덕적인 것은 부차적인 문제요
법적인 문제와
수익성에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이 과제인
남을 이렇게 끌어올리는데
난들 오죽하겠을
이만한 사랑의 인간애가 어데 있겠는가


화살

한 화살이
여러 마리의 고기를 꾸ㅐ어서 드시지만
저 인간
잡을려면 화살이 빠져나갔으니
고기가 살아서 돌아가네
화살이 말하는구나
"난 있을 동안 그대는 어데 있었는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모르고
어데 있는 지도 모르면서
날 들먹여본단 말인가


산 자와 죽은 자

누군가 아카시아 술을 담구었는데
향이 없다고 야단이다
입술까지 왔는데 ... ...
아! 그래도 살았을 때 십리의 향이라고
북적대는 벌은 말한다
소똥밭에 굴러도 살아 있음이 났다고
소동구리 철학은 나불댄다
누군가 아카시아 술 담구었는데
향이 없다고 불만이다
저 초상화 깊고 그윽하게
입김도 없이 그림 한 판으로 말하는구나
"입은 보살인데 왜 쇠똥 묻히며 사느냐"고


고상한 양반

누구나 동그라미를 그릴 수 있다
비오고 난 후에
아우성인 것은 개구리가 아니다
길에 패인 웅덩이인 것이다
석은 악취에 하늘은 담았다고
이 동그라미를 모르냐고
문을 닫아 놓고 고인 물은 이야기한다
개구리는 말한다
동은 갈기더라도 아래 문은 있어야 한다고
이 신선히 바람불어 주는데
그 누구인가
남의 숨구망을 막아놓고
군자의 도를 꽉 메우는 자는
이치는 이러하건만
이대로 살지 못 함이 무엇인가


배터리

삶이든 죽음이든
내겐 흐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다
내게 어떤 보상과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응대하는 일 없이
건네 줄 수 있음은
똥구멍으로 나간 것이
꺼꾸로 돌아오며
나간 것 없다
나간 것 없다
진동 폭만 이두박근 되어
빨주노초파남보 단층


침묵의 빵

변병보다 해명이 더 무서운 것이다
변명이란
결국 썩은 물건에 썩은 물건을 더하는 것이지만
해명은
썩은 과일에 싱싱한 과일을 얹는 것과 같다




불이 탄다
마지막 심지의 것을 위해
불태우고 불태워 보다
건너지도 옮겨 붙지도 못 하고 거지는 곳에
나무와 종이와 끈 심지
하물며 저 태양까지
누구인가 내 사랑의 노래를
저렇게 불 태웠다고 야단법석인지
사막엔 산이 하나 생겼다
산이 하나 없어지는데
갈증을 지났어도 흔적이 없는데
불이 꺼져도 불꽃의 장정
우리의 뇌리에는 계속 살아 나온다




괴테가 마지막 순간에 외친 그 어둠에서
나비는 구김살 없이 날개짓해 온다
떠남으로 해서 돌처럼 굳은 교신만 남듯
석양 앞의 그늘에 드리워지고
많은 떠남 앞에
산하만 그림자 완전히 원형도 되기 전에
굳어만 가 덩그러니 내놓은 램프의 거인
괴테여!
당신의 외침 속에
나비가 여유롭게 날개짓해 온다
비석만
산 자의 심정을 깎이고
바람의 입김으로 녹였다
삭막하게 비운 풍삭의 비정은
안개처럼 풍기고

괴테의 마지막으로 갈구한 빛이
밤을 따라 살아난 듯
그의 죽음과 같은 침묵에 성을 이뤄
세월을 포갠 적막이 흐른다
시인의 일상적 아름다운 표현이
긴 터널을 빠져 나가듯
본래의 진은
괴테가 떠나온 문 밖에 있고
이 밤은 시간의 탈색에서
하루의 누진 본성을 그대로 여백화 했다
더 이상의 충만보다
갈구의 막대 그래프
其他欄이기에
하나 가득 희게 열어 놓지 않았느니

同門

동문이라 함은
문턱에서 최소한의 죄의식을 갖는 것일 거다
인간이라서
관행이라서
가난은 축에도 안드는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구조상으로 등등
어느 한 작가가 유명한 소설가는 되었으나
평범한 시인은 못 된
너무나 현실적있기에
스스로 굼마져 앗긴 글을 섰기에
심리의 소중함보다는
자연의 세심한 묘사로 그 단절성을 메운
자연스레 외적 사회적 구조로서 만나나
더 이상적 동문은 다로 찾아야 하는 門
논리마져 고리표 붙어야만 겨우 찾아갈
타인과의 벽
거리 외면성 격리




비늘이 가죽이어서
가진 듯이 왔다 하자
저 물 속 비늘빛이
빛이 아니어서
그 또한 비늘이라 하자
들어가면 잡힐 것도 없는
眞이요
나온 놈은 고기이기는 한데 似다


소나무 소가죽

어찌 소나무가죽만 질기냐
코고는 장단도 질기다
山幕이 신선놀음이라도
싸래기나무가 아니더냐
도시의 골목마다 쉰소리나나
소나무는 아니로세
오늘도 한 판 댓글엔
소나무와 소가죽 한 판 겨루기
소나무 목 쉬고
쇠가� 코 고네



등골

나무가 무성해 질 수 있음도
가지가 더 뻗을 수 있음도
뼈골 하나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듯
다들 등골로 내몰린다
잘려도
기둥 크가는 포부
절제성의 생명력을 남기며
보여줄 수 있는
넉넉하나 가늘고 위태해도
산만히 따르는 것은 아니기에
용이 오른다


발효

어떤 땐
어리석음보다
해명이 밝을 때
더 두려움을 가질 때가 있다
그것은 겨울처럼
어둠이 엄청 파 먹음을 알기 때문이다
허나 사람들은
밤의 별이라 사랑하라 한다
담을 넘은 도독인 줄 알았는데
달의 배필인 것처럼


단물

늪에 빠진 놈
단물로 유인해 구해놓았더니
늘 단 것만 달란다
버려두어야 했나 싶어도 건져놓은 것
어떻하나
사탕하나 또 준다
이젠 날 비방하는 놈보다
날 따르는 놈이 더 무겁다
결국 난 말한다
"네가 돌아가거든 네 부처는 네가 베어라"


형이상학과 형이하학

우리가 보통 경전을 대할 때
어찌 저 고상함이
형이학적으로 비유될 수 있을까
아쉬워 하기도 한다
그리고 奇行을 많이 하는 수행자도
형이상학적으로 올라 있는 정신이 되어 있기도 하다
이를 볼 때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것
내려온 영혼을 어떻게 감싸느냐와
몸뚱이도 같이 올라있는 것을
어떻게 잘라내느냐일 것이다
허나 우리는 묘하게
내려온 자를 자르고
올라간 것을 덧붙인다


민주주의

민주주의가
민주적이어서 민주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종교정신과 병행이 될 때
그 상승효과이기 때문에 민주가 된 것이다
마치 자갈과 모래의 배합이다
단 유교란 타 종교보다 민주적일 수 있어도
결국 자갈에 자갈을 섞은 듯이 되기도 할 것인 바
오히려 완전한 민주주의가 되지 못 할 수도 있다


시마을

도시의 골바람이
가을이면 가던 길 멈추게 하며
낙엽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겨울이면
점등 끄는 재래시장 포장굴에서
눈이 떼몰이처럼 달려나오더니
한 해 동안
시마을 알록달록
예쁘면서도 좀 먹힌 자국 같기도
부시시 비듬 같기도
사랑 같음도 금빛이나 은행이 되고
오그라들고 부서지고
흩날려도 못 다한 노래처럼 땅바람은 헤집고
알 수 없는 것은
그 사람의 집엔 낙엽인 채로 봄은 싹튼다




말이란 마와 같은 것이다
백마 탄 낭군과 같이 다가오고
봄바람 타고 너울에 걸린 듯이 온다
마파람 타고
남촌을 싣고
말이라는 것 주체적 의미는 되지 못한
태운 의미
얼마나 삼위일체의 채직질이었더란 말인가



선인장

한 의미에 종아리살 붙이고
한 의미에 대퇴부
한 의미에 몸통살에
한 의미에 머리
사시살 깎고 걸어나오기가 영
뺀질뺀질해서 원
뉴스부터 뻔질뻔질하더니
감투까지 쓰며 얼렁뚱땅
꿀떡 잘도 넘어간다
참으로 험한 구덩이에
소금쟁이 초 칠한 듯 잘도 미끄러져 간다
인생!
뭐 그리 두터운가
초 두께에 쭉 미끌리면 되는 것을
이만한 부여성이 선택적이지 않는가
손바닥 발바닥 한 번 싹 훑으면 끝나는 생이 아닌가
선인장!
그 몸체로 깎인 긋
소금쟁이 발끝에 기름 묻힌 윤활적 존재
이 하늘 바다에
허공바다에
떠 있는 텔로미어
그 기름끼 빠지면 침몰하는 것
세포마다 초발림에 소금쟁이
인생!
참 짜게 살았지?


수제비

수제비 되어 날았던 몸이
국 한 사발의 국면에 굳는다
우리에겐 의식이 먼저
큰 행사를 치르고 왔지 않았는지
수제비 되어
자아의 틀에 창이 되어 벌써 있엇던 몸이
열기에 굳는다
이 봐 나 수제비 되었어
물이 화산을 토하고
수제비 되어 굳는다

뜰 앞의 잣나무

이 세상에
나의 눈물이 아닌 게 없는 것은
나만큼 오다 다굳은 것이기에
몇 발짝?
돌은 던진다
"탁"
뜰 앞의 잣나무!
속았다


잠자리

저 잠자리 아직도 잠자리다
높이 올랐다
번지 점프처럼 곤두박질쳤을 때
내게 다가온 저 건너편의 것
난 물 속으로 들었음을 아는데
저 놈은 어데 뛰어 올랐는지
아는 게 없기에
참 솔직한 심사
잠자리에만 나른다고 한다


수선화

수선화를 보면
난 차마 별길을 헤아리지 못 한다
이미 전설을 떠났어도
전설이 꽉 찬 길복이기에
사람들이란 왠지
남의 얘기처럼 즐길 수 있어도
당신이기엔 부담스러워 하고
순수함조차 꺼려하는
공허함만 같은 데서 곁눈질이 더 좋은
못 말리는 잣대에도
개성이라 감싸는 그 한 보재기 꽃이기엔
호박 꽃도 못 된 것이
만화방창 비유되어 꽃을 날리는 곳에
너와 거리가 먼 은하수 길
둘이어도 외로워
전설의 길목에서 자유가 되어
진전한 문이였다 하자구나


雪國

추억을 얘기한다면
누군가 반은 얼은 것이
눈이 내리면
창가에서 눈이나 감상할 일이지
천지를 따라 죽은 삶이듯
눈꽃을 만들어 부셔져 내리고
기어코 눈사람 만들어
인간 찌든내 날 오여름에도 녹을세라
희말라야의 산꼭대기에 올라 간다



커피

커피 한 잔엔 붓길이 있다
퍼져나오는 향기에도
퍼짐이 있는 물자국 같음에도
붓길 휘감은 각성이 있다
추억을 놓지 못 하는 사랑
잊는다 잊는다 하면서
결국은 휘감듯한 춤사위로 들이키고야 만다
잔잔한 우림의 여울에서



머위꽃과 싸리꽃

머위꽃
예쁘게 다듬어도 멍하니
가슴 한 자리가 빈다
그대 불현듯 날 마중함에도
단장함이
멍한 허공을 남긴 채로 추스려 봄만 같다
시선 마주치면 스치듯이 피할
내 문득 싸리꽃처럼 붉게 엉길까 돌아서지만
결국 맺히다 못 해 우루루 무너져 내린다


光背

주검은 무엇을 지키는가
주검은 光背를 지킨다
면벽을 깬 득도야 광배를 끌어넣지만
우린 죽어야 각기의 광배를 찾아든다
벌이 꿀을 저장하듯
인간이여!
그리도 태양을 쪼아 재었지만
광배에 닿을 양식은 되었는지
저 하루살이
아쉽게도 하루 모자라 다시 오지 않았는지


운명의 조감도

연인들 다정함이 눈썰매길이 매끄럽다
이 순간만큼은 구김없음 때문이였는지
높고 낮음도 별 것이 아닌
따도 그만 아니 따도 그만
이리도 눈오는 날이면
산 중턱에
그대 두 손에 들어보는 회상
달 한뭉치 차면
연인인 냥 놓치고 마는
구르고 구르고
능선을 버려도 한가로움의 여유에
인형처럼 다가선 것이 거울만 같고
저 산꼭대기 별 한 줌이 차고 들었네


추억

한 뭉치로 던지고
두 뭉치로 던지고
맞아도
맞아도
눈만 같이 부서지는 축제
어느 사이엔가
세월의 모퉁이에
가슴에 안기는 한 뭉치
또 한 뭉치
던지지 못 하는 눈 사람 세워 놓고
우두커니 서 있는 돌장승


지우지 못 하는 목련이라 백합이여!

눈꽃 내게 말한다
목련 쯤에서 보이는 것이라고
그대 사랑이 부둥켜 안은 것은
꽃소식이 지난 것이라고
다가 와봐도
다가 와봐도
꽃이려걸랑
저 목련 쯤에서 피는 것이라고
기어코 눈부시도록 겨울갈이를 한다
또 다른 봄소식이기에는


돌 문디

돌 문디에도
잘도 새겨 넣은 문구처럼
그만한 가문이야 파면 나온다만
새긴 문구
새긴 그림
저 돌 문디 다 되도록
살아나왔다 하는 정신
문디 가시나
그렇게 온 듯 했는데
떠나면 돌엔들 눈물이 아니겠는가



파자 풀기

'ㅂ'한 짐의 '바'가
밥 그릇(ㅂ) 위에 있다
그대는 얼마나 할 바를 덜었는가


알콩달콩

서생도 간 곳 없고
핵심도 간 곳 없네
부엌 아궁이에마른 콩대는 타는데
간혹은 콩 한 알 떨어져 있고
안개는 모르는
금관 이 남시고 치렁치렁 달랑 달린 것 같이
문명이란 것으로 불 사르며 웃는다
유전 공학!
이불 자락 속에 얼마나 알콩달콩이였던가
이젠 애들이 콩콩 대며
방 마다 수 놓아 대며 정겹다



산머루

산머루 찾아 들이다
탁 터진 것처럼
붓길 감아 당겼듯
돌은 그렇게도 검게 마르고
여울은 맑게도 풀어내리고
노을을 마시는 것 쯤이야
돌겉으로 물들여 가는지
또 이끼로 부추겨 일어날 것인지
내 잿가슴 다 되어도
밤이 지지리도 길기만하여도
가뿐히 달길로 건너는 길이어도
아직 벼루 다 문드러지지 않는
저 검은 바위에
일필 못 되어도 석버섯처럼
살아나온 놈이라 하자


짚배가리

봄이 오면
짚배가리 파먹힌 흔적의 내 가슴은 남아
갉아 먹히고 갉아 먹히고
그대 생각은 머리 들리고 있고
댕기머리 길게 땋은
기나긴 그림자의 깊이를
어지간히도 끄집어 냈다
끝끝내 내 장작더미를 비롯해
여러 소스를 외면하더니
가장 허하게 가볍게 하여
비워야 한다
비워야 한다 에도
그대가 따뜻해야
나도 푸근하듯 아랫목을 지폈다


달콤한 맛배기

그대여!
사랑할려거든
분위기 맞춰주면 시같은
그런 사랑은 하지 마세요
그건 분위기와 함께 떠나니까요
그렇게 놀아본 자가 겉과 속을
확연히 다름을 알고
그들이 더 현실적 냉정함으로
가시를 세우고 있지 않나 돌아보세요
적막이 갈비살을 드러내듯 아픈
진정한 외로움에서 그리워 하면서도
진작은 들뜨는 연출로 가리우는
씨같지 않은 시를 사랑하지 마세요
교묘한 비유에
맨날 꽃에 물 주듯
살펴 주는 듯이 하는 유혹에
그들은 스스로 꿈같다고 여기지 않는지
현실을 괴리라 하면서 행을 못 하면서
입으로만 나불대는 것은 아니지
하룻밤 풀무질을 영원한 듯이 하는 건 아닌지도
살펴보세요


나무 1

회오리
한 폭풍이 죽은 관성의 법칙
원심에 갔어야 할 것이
구심에 기어코 감기더니
벌과 나비가 향기처럼 날든
시계 태엽이 목 주름 푸는 연변에
나무여!
잎새 한 손바닥으로
인간세를 떨궈 보고
몸통 한 기둥에
하늘의 홀을 들이킨다


미소

누구의 눈가에 머물든
다 그렇고 그렇게
가을 호수에 잠겨 눈감은 것 같더니
산사 뒷켠을 돌아
싸늘히 찰랑이는 그러한 이별에
준비된 사람인 듯 사는 것이거니 했는데
누렇고 붉은 낙엽은
이리 길모퉁이를 돌아가게 하지 않나보다
호수 하얗게 일어서 몸을 일으켜
하루 길이라 해도
반 나절 못 본 그대 미소가와 같음에 맴도네


기본 설정

나무는 팔 다리 수 백 수 천
다만 머리는 지구통 하나
수 십 수 백 만 개의 눈이요 귀요 코요
둘이라는 질서 속에 초점을 맞춰 사는
볼록 렌즈 속의 관철
별 따먹기


채송화

밤에 품은 국화 한 송이
낮 햇살에 부르튼다
아이야!
낮은 곳이 好姻緣이라
작아도 예쁘게 살았더라


궁상

그 굴뚝 연기는
여름날 종일 오는 비에
냉기 드는 밤
닮지도 않았는데 비 맞은 듯 촉촉하다
굴뚝엔 연기가 가득하다
산다는 게
초가 이어엉 꼭꼭 누른 굴뚝에
누구의 빨부리 담배의 숨몰이듯
난 아직 어린애의 눈으로
희뿌옇게 안개길을 바라본다
옛날을 돌려 본 듯
낭군님은 노름판에 가 있고
집 아낙은 속이 타 재가 다된 처연한 눈물
오늘의 이 시대에도
저 군불 속에 아랫목은 나올는지
여인네들이 그 한을 꼭 물었는지 내품는다


한 목단

한목단빛 치마
한복이어서 나빌레라
뜨거워도 넘치지 않을 멋이
마른 듯 함에도 애닯아 않노라
속내며는 정붙지 않을 것이
겉두름에 산뜻도 한
그대 그렇게 내 안사람처럼 파고들어도
그렇게 붉다한 들
乾天을 아는 매무새로세


탈피

눈 속에 매화 같음이야
누에도 잘 틀어나오지만
내외도 모를
허물 벗기는 매화같음도
나비어도 잘도 용쓰며 나오네
봄이어서 핌이 아니라
봄이 믿음을 주어서 틔는 것이요
내가 인간이어서 좋음도
오늘이서가 아니라
천상의 믿음 때문이느니


감 3

감이 있기 까지는
우린 이 落盤된 하늘을 먹어야 한다
힘겨운 사랑이 감 열매 맺기 까지는
얽어지는 땡감도 안 된 것을 먹어야 한다
우리의 소망 저 태양을 넘는 이룸이라면
퍼렇게 멍든 바다에
낙조가 붉 듯
겨울 입새에 붉으리라


달무리

너에 대한 표현이
시퍼렇게 걸린 듯
둥근 유리 가상자리에 걸린 듯
긁혀 나는 피가
이 희디 흰 햇살 위에
꽃꽃은 기어코 낭랑하다



백합

그대 떠나도 피는 미소 뒤에는
백합이 지기까지는
난 아직 태양을 끌어들인다
외등도 뿌리 깊은 곳에
丹이 있듯 들이켜 하얗게 뿜어내면
난 그대를 찬양하는 붓이 간다
저 천상에 갈아 놓은 먹으로


바다

바지가랭이를 걷고
신어 온 신발을 들고
바닷가를 걷는 길은
이 파도 위에
이래도 한 세상이
그대 만나서 다르고
저래도 한 세상이
그대와 헤어지니 다르니
세상타령에도
그대 담은 내게 작고
세상 넓게 끌어간다 해도
그대와 이별한 내겐 좁네


탱자 울타리

장미 가시 못지 않는
탱자 가라사데 울타리에
감나무 과수원이 있었다
젊을 때는 철학처럼 땡땡한 감인 줄 알았는데
얼어죽을 지경까지 감이 익어간다
끝까지 관념적 철학으로 반환점을 구사하는
울이길 바란 탱자 가라사데는
벌레먹는 감이 달기가 극을 이루듯
밝아 먹어야 하는 감성지수


징검다리

세상의 인정 뿐이랴
추위도 온기도
옛것 같지 않게 느껴졌는데
똑같이 햇살은 오건만
나이를 먹음에
온기는 왜 그리 그 때처럼 저려있는지
남쪽자리 파고들며
내 어린 몸뚱이로 일어난다
이것이 징검다리더란 말인가
그렇게 건너 뛰어 돌아감이 아니든가
이 놀이터에 옹기종기 아이들이 곰살맞다
추억에
늘 그 자리가 내게 왔건만
이젠 내가 그리로 가 묻힌 감각이 일어난다
그 느낌 그대로의 소꿉놀이처럼


작설차 2

작설이 명차라더니
그대 없는 밤이 천근을 묶길래
요즘 음악도 난
작은 새 새벽을 깨는 소리만 듣는다네
혓다닥 끝만 딴 소리만 듣는다네
삶에는 그대 잊는 향이 이러하구려
다향이 항아의 치마자락을 돌고 온 듯이
극치를 보여주듯
시름을 들 수 있는 기능이라 함이 명약이
로소이다


맞장

미인 박명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면 시만한 미인이 없다
인생 비참하게 만들지
그렇다고 운명을 감동 시킬 수는 없고
끝끝내 人不識이다
발끝에도 안 왔다고
유희든가 도피든가 하라고 돌아세우는
오늘에 와서도
철학적 심오함에만 들어도 발뺌은 많고
운명과의 독립성을 예시해 주지도 못 하면서
인간 한도 내에서의 자신감으로 팽팽하게 살아간다면서
인간 한도 밖에서의 자신감으로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를 끈에
늘어진 듯 살필요가 있느냐며
뒤끝으로 은근히 돌고
이빨 물린 자국이나 알는지
기회주의적이고 사탕 발림은 아닌지
그냥 즐기라 한다
이 길이 배불려 줄 것이란 기대감 없이
그냥 즐기면 보약과도 같다 한다
배까지 부르면 신도 질투할 것이고
왕도 시기할 것이라 한다




밤은 침몰선으로 가라앉고
희망을 보이는 건
저 달거울이
기어코 완전히 봤다는 것이다
입가의 미소가
달무리지우기 까지
저 체증이 굳은 통로를 따라감을
꽃들도 다 입을 벌리고 말았다
마치 회로가 있음을... ...
저 해에서 지구까지 왔으나
달까지 가지 못한 듯
여인네는 화장대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月船

욕망의 분출을 내뱉듯 하지 마라
내가
그대가
심장이기에 끌어올린
자신 안의 것일 뿐이다
낮달에서 밤달로 향해 가는
나의 홀(hall)이
잠자면서 뜨는 중심에 붙어있을 뿐이다



단층

우리가 산 것이
조약돌이 모래 갈피에 끼워 넣은 것이라 할까
허물어진 단층은 누른 보석만큼이나
진기가 배어 있음인데
저 기운 차오르면
저 석양을 도로 건너오려나
아! 자기 넘치는 아름다움이여!
어쩜 그대여!
이 인간으로서 가는 채색보다
오히려 저 단층으로 짙게 다가옮이
아직 연출되지 않았다 말해줌이 아니드뇨


가을

대지가 열어놓은 가슴은
바람이 쓸어가고
강이 열어 놓은 가슴은
물결이 쓸어간다
아! 가을이여!
나무들이 열어 놓은 가슴은
태양이 쓸어가는구나
어쩜 저 길이
추억 속에 묻었다 뜬 것일 베일
빅뱅이 잎새의 손바닥에서 일어나 간 것이로세


까치

겨울의 그늘이 질겨
가치는 억세게 소리를 찢는다
하얀 배를 드러내며
까마귀의 전설 자락을 끌어당겨
날개를 세우며
마지막 그림자의 드리우지 아니 한
세상의 �을 포근히 감싼
그대여!
내가 그대에게 전한 말들이
이 까치 배처럼 잔등 밝지 않았던가?
저 밤의 날개로 퍼득이는



킬로만자로의 눈

태풍이 여길 지나지 않고
북회귀선을 꺾어 돌아도
아련히 낸 마음 속에 인
내 심장 한 움큼의 점
남쪽 열대의
감당하기 힌들었던 여름
늘 마음에 먼 듯한 폭풍은
소용돌이를 일으켜 내 가슴에 치밀고
추상마져 부추져 지나가고져 한다
설빙은 적도에 놓아도
녹지 않도록 놓아야 하고
눈은 위도로 누운 냉정함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킬로만자로




철쭉 끝에 매달지 못� 눈은
무덤처럼 가라앉은 대지에 펄펄 내린다
물거미처럼 벗겨가지 못 한
삼 월의 양지에도
기어코 녹지 않는 잔영 위에 눈이 내린다
얼음장처럼 차가워도
왜 그대 피부살처럼 숨쉬어야 하는지
매화도 늦어
님 마중에 초조해
때 아님에 싸늘하도록 서글픔이 아니지



역설

우리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酸素가 결핍된다고 한다
이 어감이 주는 산소가
곧 山所를 연상하게 한다
즉 무덤이라는 것이다
곧 존재는 무덤이라는 것인데
이를 보면
山 卽 위계 점층 아부 하물며 친절까지
쌓은 자리에 있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생존 방식이
山所가 결핍되지 않은 것이다
허공을 부르지 않는 이상에는


卵黃의 자리에 서면

이 淵涯에서
卵白의 물과 卵黃의 해 그림자를
그림자가 아니라
실제로 부각 시켜 뜯어먹음이
뭍에 있는 자의 생애이다
저 난황의 물고기 있는 자리는
저 물 밖 빛이라 하는데
우린 알맹이로 평생을 먹고 살은
아! 이 형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 자리에 있음은 비추는 자리일 뿐인데
우리가 먹고 치우는 자리로
일으켜 세우며 살아감이 무엇이더란 말인가


자작 나무

獨酌을 괴로워 하는 자
이 자연을 덜 사랑했으리라
자작 나무에도 귀한 손님이들고
저 편 기억의 시편이 넘치고
녹아나지 않는 결빙에도
마른 나뭇가지
진정 그대의 모닥불이어라


환희의 날개

환희의 송가만 같은 날개
미소짓는 돼지가 된 날개
기쁜 자리에 기뻐하고
슬픈 자리에 슬퍼하고
허나 동시에 하나일 수 없는 개체
직면한 대로 표정지어야 하는
진리의 몰이꾼
그래도 어둠에서
비록 날개는 퇴보했으나
지지 않는 기억의 행로는
정확히 아침을 향하여 홰를 친다


나무와 대나무

비록 줄줄이 헤아리지 못 해
뚝뚝 떨궈본다
줄줄이면 숙명진 모뎀이 부담스러운 듯
내 발자국 셈하듯
뚝뚝 떨궈본다
어쩌면 한 닢에서 끝나는 것 같기도 한
벼랑같음에
줄줄이 흐르는 눈물도
주절 주절 푸념이다
마디 마디 대나무
누가 고매한 절개라 했던가
돈 때문에 마음 비우기가
목 조인 절개를 넘어서기도 하는데
그래도 잎새에 웃는
강산도 변하는 풍한
아제 휘는 것까지 자랑이다

꽃노래

마력의 뱃노래도 있건마는
그대 목소리에 깨었다 닫힌다
그래서 꽃의 목젓은 붉다
눈이 번쩍 뜨이기도
가슴이 번쩍 뜨이기도
그대에 내 전하는 소리로
숲 속의 이야기


생애란 것

생애란 것이
치 뜬 곳에 있기에
내 마음의 파문까지는
저 건너 편이라 해둬도
물가엔 주름이 겹겹
그대 이것이 생애라 하자
그 너머의 진화인들 소금 아니 먹고 못 사나
이 사물의 천 거울 타고 굽어가는 심정
행성들이 천 위에 굴러간다고 하더니
내 눈알이 스쳐 지나는 것이겠지

병아리 입처럼 삐약삐약이 쪼아댄
궁시렁 궁시렁이 아니었을까?
이 대지의 비밀은 아니었을까
숲이 갈잎 되었을 때
새들의 일갈성
우리의 성숙함과 함께
더욱 비켜간 것은 아닐까
다만 천기를 말하고져 할 때
우리에게 숙덕숙덕이였는지 모른다

滴淨이 차갑게 맺히는 것이기에
山門 밖을 나서지 못 하는
옛사랑 피아노 한 곡조 앉았다 떠나도
겨우 한 방울 맺혀지는 그 맑음이 전경이라
떠나지 못 하는
수염이 초목처럼 우거지고
인적은 끊겨도
계절도 숙지는 독이 있듯
향취가 있는 절박감마져 무색에 걸러지는
그렇게 길이란 끈을 놓고 잡아간다
생의 고삐란 것의


돈 2

돈이란 것이
남극처럼 불쑥 나와 있고
북극처럼 움푹 들어간
아! 꿈을 먹는 젊은이여!
난 오로라를 다셔 먹으며 산다
오늘도 속절없이 아지랑이는 피워지고
그 줄에 일어나는 나의 인형들
무대가 얼마나 넓어져야 하나
줄어들 수 없는 荷積


돈 3

돈이 돈으로 끝낸 이유는
누구라 지칭할 수 없기에
돌고 나서 붙는 명칭은 없이 그저 돈이다
돈은 돌은 결과인데
목적이기에 앞서 또 지나는 눈이기에 動態일 뿐이다
돌은 과거사일 뿐인
내게 와서는 과거 많은 이력일 뿐인 것이
웃이고 울리고
잎새가 많으면
기둥도 튼튼할까 마는
많은 동안에는 물과 빛을 잘 들이켰다하는
자리 텃세 놀음한
지신의 나들이만 같네


호박집

눈꽃 같은 사랑 부푼날
이내 삶을 녹여보아라는 듯
싸리기만 내리 퍼풋는 가시밭길
밤이면 빛 가시 쳐내고
독 묻은 샘 드러내듯
비었으되 솜 뭉치 틀어막아
소리도 안 나는 것이라고
꽉 찼다고 하는 것은
혹시나 시계 불알처럼 박자를 맞출까
아예 뜯어내고
겨울도 사랑이면 함박눈 쌓인
잔은 장독 재다 붙이고 깡통살이 대신 붙이는
속 열어봐도 하얀 구석 그대로
계곡처럼 느긋한 황금 계곡


박스

누른 박스 거두시며 다니시는
할머니 뱃속이나
한 차원 접은 공갈빵 같은 것
소화되는 한 그릇
한 박스에 열린 세상
한 스치로폴에 고정된 침묵
부피가 평면이 되어 다시 쌓이는 부피
늘 다니시면서
너희들이 무덤이 무엇인가를 늘 실어나르는
우린 한 번쯤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 하는
건성같은 시간의 박스


머루술

꽃이 방울 따라 우러나오는 듯
붉은 노을도 머루빛으로 물들어가는
밤길 따라 쓰러진 그리움
잿빛으로 헤매다 동쪽 구름에 젖혀두고
밤 또한 덧없게 실어보내는
다시 찾는 어둑살에
한 잔 술로 찾아들면
그댄 저 석별처럼 돌이켜 봄에 아련하다


애증

애증이란
낮과 밤이 맞물린 것과 같아
해가 지면 달이 뜨듯
해가 지지 말아야 달도 아니 뜨듯
그 이치가 맞물려 감이
애정보다 애증이 가깝고
마음의 황칠로
어둠을 덧칠하고
덧칠함에
달은 어쩔 수 없이 마음의 흔적을 지우듯
서서히
증오는 분신 하나를 잃어가듯
기억 속으로 사라진다


이른 봄

봄도 뼈마디가 있어
손끝이 시려운 것이
온팔로 벋치다 못 해
가슴까지 얼어붙게 하는
저 시베리아 기압골 사이를 떠난
그대 빈 자리엔
내 마음에 지워지지 않은 꽃에 까지 차고든
꽃샘이여!
성급한 나의 수액이여!
저 하늘을 먼저 볼 게 아니라
얼음 밑에서
땅부터 딛고 일어서자구나


엄동

동상처럼
입김 수제비 뜨는 날
상상일 수 없는
신의 자신일 수 밖에 없는
몸은 오지 않았어도
말씀은 왔느니
겨울도 기다림의 눈길 아래 있는
미소처럼 풀어가는
시공의 결빙이듯
숨쉬는 골을 채우는
빙산 보다 더 다급히 녹이는
거울이 그만
제 마음을 열어버린 반사가 없는
문간의 반닫이 다 되버린 틈틈마다의
얼음장처럼 당기며 삼킨다

왜 나의 폐시가
저렇게 바닥에 깔려
수초의 깃발이되나
그 탱탱했던 겨울
터갈라지고 相貌도 돌아갔을 쯤에야
아! 눈이였음을 알게되었는지도 모를
눈이 보드득 눈 감을 즈음에야
겨울도 쩡쩡 금가는 소리
너도 뜻아란 말자
무엇을 자라게 하나
건더기 있는
형태의 존재로서
이미 건네지지 않는 부유물이 되어가는
상태에로의 변화
풀어지며 해산되는
부끄러움의 해자엔
부품적 머리는 무엇이며
부위적 끌어들임만큼의 결정체로서의 반사
어쩜 싫은 소리조차 입다물어버린 채로
부둥켜 왔던 움 앓이가
봄이 오면 천지에 개워내는 날
세상과 벗 한 벚꽃이었나?
그런데 붉었지?

글이라 말자
그 겨울창
悲愴에 이는 고독과 우수
내 볼펜 물에 들다
웅덩이 바닥된 듯이 가라앉아 버렸다

글이라 말자
눈이 내려 좋은 날
두려움보다 믿음으로
함께 끈적지게 정기찬 눈동자로
뿌리는 더 걸진
저 수초의 밥이다

글이라 말자
眼 눈과 雪 눈이 보도득 다져진
면면이
수면부족처럼 정신 없이 넘어갈 때

눈에서 하늘만큼의 감사가 담기고
백조의 호수는
힘주어 가는 어둑살에
살며시 몸으로 다가서는 사랑
얼마만한 걸이세
대칭의 겹으로 흡수 시쳐 간 것
못난 사랑에
겨우 긁어모아 기둥살
모종살이듯 한 것이 당체
어느 원형동체에 배 깔았는지

아! 눈이 나리네
어느 새 배 볼록한 눈 아이 탄생하고
나무 숲은 원숭이 식구처럼
만지고 싶어 눈빛이 새록새록 살아난
각질 두껍도록
처진 나무들도 눈이 차겁지 않다
호박 속 같이 이미 붉도록 농익었기에
靑氣 다한 화로는
낙엽의 문턱에서 진 것
초대장처럼 겨우내 성냥만 그어도 붙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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