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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에 텃밭 일궈 식량 자급하는 심해 '예티 게'의 비밀

narrae 2012. 10. 6. 09:25

제 몸에 텃밭 일궈 식량 자급하는 심해 '예티 게'의 비밀

조홍섭 2011. 12. 05
조회수 10718 추천수 0

중미 코스타리카 해안 심해서 발견, 털복숭이 집게 발에 '세균 정원' 조성

캄캄한 심해저서 세균 기르기 위해 리드미컬한 집게 발 댄스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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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해안 심해에서 발견된 '예티 게'의 신종. 사진=앤드루 터버.

 

햇빛이 닿지 않는 심해에도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널리 알려진 곳은 마그마로 가열된 뜨거운 물이 지각의 균열을 따라 뿜어나오는 열수 분출구이다. 이 주변에는 태양 대신 화학에너지를 이용하는 새우, 게, 조개, 관벌레 등이 서식한다.
 

심해저에는 영양분이 많은 찬 물이 스며 나오는 곳도 있다. 지각운동으로 생긴 균열로부터 메탄, 황화수소 등 탄화수소가 풍부한 차가운 물이 흘러나온다. 이런 곳에도 열수 분출구처럼 다양한 생물이 산다.
 

지난 2005년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유인 탐사선 앨빈 호를 탄 국제 해양연구진은 남아메리카의 이스터섬 근처 심해 열 분출구에서 독특한 게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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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유인 해저탐사선 앨빈 호(왼쪽)와 2005년 처음 발견된 '예티 게'. 사진=마크 피어스. A. 피피스.

 

기다란 집게발을 옅은 노란색 털이 깃털처럼 뒤덮은 모습에서 연구진은 히말라야에 산다는 전설의 괴물 예티를 떠올렸고 ‘예티 게’(학명은 키와 히르수타)라는 이름을 붙였다. 새로운 과가 생겨난 것이다.
 

이듬해 이 과의 두 번째 생물이 발견됐다. 앤드루 터버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현재는 오레곤 주립대) 해양생물학자 팀은 앨빈 호를 타고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 해안의 수심 1000~1040m의 냉수 유출구에서 긴 다리가 털로 뒤덮인 또 다른 예티 게(학명 키와 푸라비다)를 채집했다.
 

지난번 예티 게는 단 한 마리밖에 채집하지 못해 생태와 집게 발에 사는 세균의 구실 등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그러나 이번엔 다량의 표본을 구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분석해 흥미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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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된 '예티 게' 수컷의 모습. (A) 윗 면 (B) 배 면 (C) 조개류와 함께 있는 예티 게 (D) 예티 게 입 부위 (E) 세균이 들러붙은 털 (F) 예티 게의 큰 집단 (G) 수조 속의 예티 게 (H) 세균을 걸러먹는 빗살 모양의 기관. 사진=앤드루 터버.  

 

연구진은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게의 집게 발에 서식하는 세균이 게의 주식임을 밝혔다. 이 예티 게는 자신의 긴 집게 발의 털 위에서 자란 세균을 주기적으로 빗질하듯 걸러 먹으며, 방사성 동위원소와 지방산 분석 결과 세균이 게의 몸을 이룬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이 예티 게는 심해의 메탄 유출구 근처에 자리 잡은 채 집게 발을 리드미컬하게 춤추듯 흔든다. 논문은 이런 동작이 물을 휘저어 세균에게 산소와 메탄을 풍부하게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세균은 햇빛이 미치지 않은 심해저에서 메탄에서 나오는 화학에너지로 성장한다.
  

 

<네이처 뉴스>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해양생물학자의 말을 따  “예티 게 말고도 열수 분출구에 사는 게와 새우도 자신의 몸에서 세균을 기르고 있다”며 “이런 형태의 먹이 섭취 방법이 이제까지 알던 것보다 훨씬 광범할지 모르며, 그것이 심해의 열수 분출구와 냉수 유출구 근처에 갑각류가 그토록 번창하는지를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다고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의 원문 정보

 

Thurber AR, Jones WJ, Schnabel K (2011) Dancing for Food in the Deep Sea: Bacterial Farming by a New Species of Yeti Crab. PLoS onE 6(11): e26243. doi:10.1371/journal.pone.002624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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