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olin Sonata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제1악장 - Adagio Sosteninto A장조. 3/4. sonata형식. 묵직한 느낌의 서주에 이어서 강한 제1주제가 터져 나오면서 곡이 시작된다. 정열적인 이 테마는 전체에 지배적인 구실을 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서 화려한 카덴자를 거쳐 아름다운 제2주제가 E장조로 연주된다. 여기에서 violin과 piano는 아름다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화를 엮어 가면서 발전하면 코다에서 화려하게 장식되며 끝난다.
Gidon Kremer, Violin 제2악장 - Andante con Variazioni로 연주되는 F장조. 2/4. 변주곡 형식. 피아노가 벽두에 서정적인 테마를 제시하면 violin이 이것을 받아서 반복시키게 된다. 그리하여 곡은 이 서정적인 테마를 모체로 해서 네 차례의 변주를 거친 후 조용히 끝난다.
제3악장 - presto A장조. 6/8. sonata형식. 곡 전체를 화려하고 흥분된 무곡풍의 선율이 지배하고 있는 악장이다. 이처럼 화려한 악장이기 때문에 처음엔 violin sonata 작품 30-1을 위해서 작곡 됐다가 이 곡에 편입된 것이기도 하다. 피아노의 Fortesimo로 주제가 연주되면서 전개되면 발랄한 주제를 violin이 소박하게 제시하게 된다. 페시지를 거친 후 비슷한 성격의 제2주제가 나오면 이 선율이 클라이막스로 인도되면서 화려하게 끝을 장식하게 된다.
3. Finale. Presto
작품개요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서는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숨가쁘게 펼쳐지는 피아노 파트가 특히 화려하다. 너무나 화려한 나머지 마치 바이올린을 위협하듯 공격적이다. 그러나 바이올린 파트 역시 만만치가 않다. 바이올린은 불을 뿜는 듯한 스타카토와 강렬한 악센트를 선보이며 피아노와 접전을 벌인다. 그래서 음악학자들은 이 곡이야말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 소나타로 보기도 한다. 베토벤 이전, 또는 베토벤 초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사실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할만큼 피아노의 비중이 매우 컸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도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전통을따르고 있다. 이 곡의 초판본을 보면 악보에 "거의 협주곡처럼, 극히 협주곡과 같은 스타일로 작곡된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협주곡의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말이 특히 강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주곡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마치 협주곡처럼 바이올린이 독주를 하면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처럼 반주를 한다는 뜻일까? Beethoven이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 가장 널린 알려지고 친근한 것이 이 '제9번'과 '제5번'의 2곡이다. '제9번'은 'Kreutzer', 그리고 제5번은 '봄'이라는 애칭으로 각각 알려져 있다. '봄'의 경우는 과연 봄을 생각하게 하는 2곡의 느낌으로부터 애칭이 붙여졌는데 대해 '크로이쳐'는 곡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이 곡이 헌정되었던 프랑스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로이처의 이름을 따서 붙인 제목이다. 이 '제9번'은 '제5번'의 2년 후인 1803년에 작곡되었다. 결국 교향곡 제3번 '영웅'과 같은 해로서 이 무렵의 Beethoven은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그 이전과는 다르게 스케일이 커졌다. 바이올린 소나타의 작곡상에도 그것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큰 특색은 Beethoven 자신이 붙인 타이틀이 가리키는 것처럼 '거의 협주곡처럼 서로 겨루어 연주되는 바이올린 조주부(助奏付)의 피아노 소나타'로서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요컨데 대부분 사람들은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하면 바이올린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피아노는 반주를 맡는 식의 음악형태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Beethoven 이전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것과는 반대로 주체는 피아노이고 바이올린은 단순히 조주의 역할만 하는 '바이올린 조주부의 피아노 소나타'였던 것이다. Beethoven 시대에는 이 두 악기의 관계가 점차 대등해져 왔으나 이 '제9번'에서 Beethoven은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이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대등히 연주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완성했던 것이다. Beethoven이 붙인 타이틀은 바로 그것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Beethoven의 건강상태가 좋았던 무렵에 작곡한 것인 만큼 전체가 당당한 내용의 작품이 되어 있다. 전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제1악장은 변화가 뛰어나고 정열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훌륭한 곡이다.<'클래식 명곡이야기'>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전투 독일의 음악학자 아놀드 셰링은 그의 저서 <베토벤과 시>에서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의 협주곡적인 스타일에 착안하여 흥미로운 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16세기 이태리 시인 토르콰토 타쏘의 <예루살렘의 해방> 중 제 12가에 나오는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싸움' 의 이야기를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 1악장에 그대로 대입하여 이 곡이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싸움'과 같다고 설명한다.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싸움'은 특히 몬테베르디가 그의 마드리갈에서 가사로 채택하여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다. 십자군의 용사 탄크레디는 아름다운 클로린다를 사랑하지만, 안타깝게 도 그녀는 적국의 회교도 여전사이다. 클로린다가 사라센의 전사 아르간테와 더불어 십자군 성채에 불을 지르고 도망치자 이를 뒤쫓은 탄크레디는 자신이 뒤쫓고 있는 전사가 클로린다인 줄도 모른 채 그녀에게 1대 1의 결투를 신청한다. 셰링은 크로이처 소나타 1악장의 느린 도입 부가 싸움이 시작되기 전의 긴장된 분위기를 암시한다고 설명하면서, 피아노는 탄크레디를, 바이올린은 클로린다를 상징한다고 보고 이 이야기를 음악에 대입시킨다. 이윽고 프레스토가 시작되면 바이올린이 먼저 a단조의 제1주제를 연주하여 클로린다가 먼저 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나타낸다. 탄크레디도 이에 지지 않고 맞받아 치며 화려한 아르페지오로 이루어진 멋진 카덴차로 훌륭한 칼 솜씨를 과시한다. 그들의 싸움은 점차 격렬해지고 불꽃 튀는 접전이 벌어진다. 잠시 제2주제의 온음표들이 연주되는 동안 그들은 잠시 싸움을 멈추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상대를 노려보다가, 다시금 칼날을 번쩍이며 상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재현부의 500마디 부근에서부터 클로린다가 난조를 보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517마디에서 탄크레디의 칼끝이 클로린다의 아름다운 가슴을 꿰뚫고 만다. 바로 피아노의 스포르찬도에 바이올린이 맥을 못 추고 Bb 음을 길고 여리게 연주하는 부분이다. 클로린다의 괴로운 숨결이 방황하듯 표류하는 화성으로 표현된다.
클로린다는 몽롱한 정신으로 탄크레디 에게 세례를 받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탄크레디는 이 간청을 받아들여 시냇물을 길어가다 클로린다에게 세례를 주기 위해 그녀의 투구를 벗겼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죽음으로 내몬 사람은 다름 아닌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클로린다였다. 이 부분이 바로 1악장의 마지막 아다지오 부분에서 피아노가 연주하는 세 개의 코드이다. 긴 늘임표에 이어 클로린다는 숨을 거두고 탄크레디의 절규가 빠른 템포의 코다로 표현되면서 비극의 막은 내린다.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크로이처 소나타의 1악장에 너무나 잘 들어맞는다. 그것은 아마 이 소나타가 그 음악만으로도 너무나 드라마틱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드라마틱한 성격 덕분인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의 영감을 자극하여 '크로이처 소나타'라는 소설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에서 성욕의 문제를 다루면서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매우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아내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함께 연주하며 그와 사랑에 빠진다.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를 향한 참을 수 없는 질투와 증오심 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그녀를 칼로 찌르고 만다. 그녀의 코르셋 밑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새빨간 피. 그것은 이미 그녀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의 프레스토를 연주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은 이렇게 절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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