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

상온 핵융합과 연금술

narrae 2011. 4. 3. 03:24
상온 핵융합과 연금술 과학 칼럼 / 과학과 SF

2011/01/29 19:00

복사 http://pyodogi.com/110102029287

  상온 핵융합과 연금술, 두 주제는 어떤 점에서 서로 관련이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둘 다 촉매 등의 화학적인 방법이나 생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물질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가 존재하고 있으며, 단지 그 용도가 다르다고 할까?  또한, 그 두 가지는 실제로 가능하지 않음에도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며 사람들을 농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

  과학과 SF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모든 가능성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 겠지만, 한편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거짓에 농락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여기서는 현대적인 화학과 물리학의 기본 법칙인 원자 이론을 바탕으로 유사 과학(혹은 초과학)에서 자주 거론되는 이들 주제에 대해서 한번 소개할까 한다.

 


1. 상온 핵융합

 

  지금도 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상온 핵융합(常溫核融合. 혹은 저온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고온, 고압의 환경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던 핵융합 효과를 일상적인 온도에서도 발생시킴으로서, 보다 저렴하고 편하게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다.

 

  일본 등의 한 연구 시설에서 이에 대한 발표가 나옴에 따라서 학계에는 일대 충격이 발생하였지만, 다른 연구자들의 검증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실험 오류'로 결말이 내려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상온핵융합은 전세계 많은 연구자들이 반복적으로 거론하는 떡밥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반과학(초과학이나 뉴에이지 과학, 또는 신과학이라 부르기도 한다.)을 신봉하는 일단은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것이 '음모'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즉, 반과학 신봉자 중 어느 누구도 상온 핵융합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그들이 한 실험에서 핵융합이 발생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범죄에서 말하자면,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보다도 훨씬 취약한 상황, 다시 말해 심증조차 없으면서 생떼를 쓰는 상황인 것이다. 당연히 CSI 과학 수사대는 고사하고, 감에 의존하는 고참 형사들조차 관심을 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상온 핵융합은 과학계에서는 흔히 있는 오류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본래라면 사소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그 문제가 지금까지 논쟁거리로 남아 있는 것은, 당시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공적을 세우려는 나머지 서둘러 발표했으며, 이를 언론에서 지나치게 과장 광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론이나 원자를 구성하는 힘 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들, 그리고 핵융합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상온 핵융합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처음 언론에서 상온 핵융합을 떠들어댈 때도 대다수 학자들은 말도 안 된다며 일축해 버렸다. 하지만, 과학은 언제나 모든 가능성에 열려 있는 법. 결국, 회의적인 연구자들조차 그들은 자신의 시간과 예산을 버려가며 직접 실험을 재현해 보았고, 결국 「안 된다」는 결론을 얻기에 이른다….

 

  상온 핵융합. 너무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것이 불가능한 것은 과연 어째서일까?


  이를 위해서는 일단 핵융합이라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핵융합이란, 보다 가벼운 두 개 이상의 원소의 원자가 합쳐져서 보다 무거운 원소의 원자핵을 만드는 현상을 가리킨다. 태양에서 발생하는 수소의 융합이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들은 이때 발생하는 질량 손실에 의해서 생겨나는 에너지를 통해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질량 손실은 어떤 물질이 핵융합을 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발생하는 것으로(물론, 핵분열 시에도 질량 손실은 발생한다.) 그 에너지는 우리의 상상을 확실하게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는 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원자 자체는 중성이지만, 핵은 전체적으로 양성(+)이기 때문에, 이 전기적인 반발을 극복하고 두 핵이 서로 부딪치게 하려면 매우 강한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강력한 두 개의 자석을 N극과 N극, 혹은 S극과 S극으로 서로 붙인다고 생각해 보자. 초등학교 실험용의 작은 자석이라도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이 원리를 이용한 자기 부상 열차는 같은 극의 자석이 밀어내는 힘으로 수십 톤이 넘는 거대한 차량을 공중에 띄우고 있다.)

 

  이만한 반발력을 극복하고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온 고압의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고온 상태에서 물질은 기체에서 벗어나 전자와 양성자가 완전히 분리되어 떠돌고 있는 플라즈마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선 원자핵이 단독으로 떠돌아다니므로 원자핵끼리 융합하기가 훨씬 쉬운 상태가 된다. 이들을 강한 압력으로 압축하면 원자핵은 서로 부딪치게 되고 결국 융합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핵융합 발전이란,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여 핵융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하고,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태양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이 작용은 이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실험도 무사히 마칠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핵융합이 일어나는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쉽게 말하면 불을 피우기는 쉽지만 금방 꺼져버린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들어가는 에너지보다 나오는 에너지가 많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핵융합로는 「핵융합을 위한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이때 발생하는 핵융합 에너지가 더 작은 상태.(일반적으로 고출력 레이저를 한 곳에 집중시켜서 이용한다.)

 

  즉, 현 시점에서 핵융합로는 발전소라기보다는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하는 거대한 난로 에 지나지 않기에 실용화를 위한 연구가 계속 행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듯 복잡하고 힘든 핵융합을 보다 쉽게 이루어지도록 해서 ‘발전 장치’로서 활용할 수는 없는 것일까?

 

  상온(혹은 저온) 핵융합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런 발상에서 등장하게 되었다.

 

  상온 핵융합은 「적절한 촉매가 존재한다면 원자들을 가까이 두기만 해도 두 원자는 융합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그 어떤 촉매도 핵융합을 일으킬 만큼 높은 반응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 촉매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분자 결합에 의한 화합물일 뿐. 원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보다 무거운 원자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이 세상에는 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어떤 우연한 일로 원자핵이 서로 융합할 가능성도 제로라고는 할 수 없다.(어떤 방법으로 엄청나게 가속된 원자가 다른 원자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곤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그야말로 우주적 확률1이기 때문에 솔직히 실용화될 가능성은 없다. 가령, 상온핵융합의 시도 과정에서 헬륨 분자가 생겨날지도 모르지만, 그 양은 극히 적어서 운이 무진장 좋지 않으면 관측조차 어려울 것이다.

 

  넓은 관점에서 볼 때 과거 뉴스화가 되었던 상온 핵융합 실험은 어쩌면 그 작은 확률이 맞아 떨어진 사례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연구자들이 우주적인 행운의 소유주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단, 하나의 문제는 그들이 우주적 행운을 한 번 더 시험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데 있지만….

 

  그러나 우주적 확률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이를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없으며(60억 인구가 로또를 할 때 1등에 당첨될 가능성보다 몇 억 배, 아니 몇 경 배 쯤 적을까?) 그래서 이는 정식의 과학 이론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과학적으로 보아 상온 핵융합은 단지 억지 주장 외의 아무 것도 아니다. 한때 그 소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래 상온 핵융합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떠돌고 있지만 그들 전부는 출처를 알 수 없는 3류 가십지이거나 역시 출처를 알 수 없는 홈페이지의 정보에 불과할 뿐, 제대로 검증된 과학 관련 소식으로서 우리에게 도착하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그 중에는 핵융합 얘기로 관심을 모으려는 사이비(속칭 과학) 종교나 사기 과학자들이 준비한 얘기인 경우가 많아, 신뢰할 가치가 전무하기도 하다..

 

  물론, 순수한 의도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의도가 어떤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한 가지 따져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것이 「검증되었는가?」하는 의문을…

 

  검증되지 않은 주제를 바탕으로 그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허망한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 픽션이나 공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선 과학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 태양의 핵융합

 

 

  태양은 그 대부분이 수소로 이루어진 항성이며, 그 내부에서는 자체의 중력 에너지로 인하여 끊임없이 핵융합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수소의 핵융합으로 헬륨이 발생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수소는 원자번호가 1이고 1개의 양성자와 1개의 전자로 이루어진 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헬륨은 원자번호가 2, 원자량 4로, 2개의 양성자와 2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핵과 2개의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중성자는 양성자+전자로 이루어진 입자이기 때문에(정확히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중성미자가 추가된다.), 헬륨은 크게 보면 4개의 양성자와 4개의 전자로 이루어진 원소. 다시 말해 4개의 수소 원자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실제로 태양 내부에서는 전체적으로 보아 수소 원자 4개가 합쳐져 헬륨 원자 1개를 구성하는 핵융합이 끊임없이 일어남으로서 이 가정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얼핏 생각하기엔 똑같을 것 같은 수소 원자 4개와 헬륨 원자 1개가 사실 같지 않다는데 있다. 1 곱하기 4는 4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3.999 정도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핵융합을 하기 전에 핵융합을 한 후의 질량 차이. 바로 여기에서 핵융합의 에너지는 발생하고 있다.

 

  수소의 원자량은 1.0079, 헬륨은 4.00260. 따라서 수소 원자 4개와 헬륨 원자 1개 사이에는 0.029 (약 7.2%) 만큼의 원자량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원래 있어야만 할 이 질량. 그런데 질량 보존 법칙에 따르면 물체에 물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도 질량은 보존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바로 여기에서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법칙. 즉, 

 

  E=MC²

 

  이라는 수식이 등장한다.

 

  이는 M 만큼의 질량이 사라질 경우, 이 질량에 C(광속)의 제곱을 곱한 만큼의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말하긴 하지만, 이는 1g의 질량이 3억*3억 J. 즉, 9경 줄에 이르는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25메가톤 핵폭탄의 위력과 필적하는 에너지인 것이다.)

 

  만약 상온 핵융합이 실현된다면, 이처럼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발생하는 것이 관측되어야 한다. 가령, 수소 1g이 핵융합을 일으켜 헬륨 1g이 된다면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약 600조줄. TNT로 환산하면 170킬로톤. 전기 에너지로 환산하면 600테라와트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은 약 70테라와트로, 이 정도면 우리나라 전체에 10초동안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물론, 핵융합이 일어나더라도 단번에 수소 1g이 헬륨 1g으로 바뀌는 것은 아닐테니 핵융합이 일어날때 한번에 발생하는 에너지량은 훨씬 작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 에너지는 실험실 정도는 가볍게 날려버리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시험관 정도로 가볍게 실험을 진행하는 상온핵융합 연구자들이 이제껏 무사하다는 사실만으로 상온핵융합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어쩌다 헬륨이 생길지는 몰라도 그다지 실용적이지 않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2. 연금술(Alchemy)

 

  그렇다면, 이 상온 핵융합과 연금술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연금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금술(鍊金術)이란, 한자가 의미하는 그대로 「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중국에서 연금술은 금을 만드는 것보다는 불노장생의, 혹은 신선이 되도록 하는 단약을 만드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었기에, 연단술(鍊丹術)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이나 페르시아 등 고대 문명을 발상으로 하는 이 기술은, 물질에는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 요소를 조절함으로서 원하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는 발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를테면, 서양의 물질 고대 이론 중의 하나인 4대 원소론을 바탕으로, 물질이 물, 불, 흙, 공기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이 원소의 비율을 조정하여 물질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그중 하나로, 이는 고대 그리스 시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연금술의 기본 원리로서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이론은 중세말에 이르러 서양에서 3 원소론이라는 것으로 발전하게 되고, 이로서 3원소에 해당하는 유황과 수은, 그리고 소금을 사용하여 금을 만들겠다는 체계로서 바뀌게 된다.

 

  연금술사들은 이들 3가지 물질 외에도 다채로운 물질(단, 이들은 나머지 모든 물질이 이 세 가지 물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을 사용하여 금을 만드는 실험을 반복했다. 이런 오랜 실험의 과정에서 연금술은 -비록 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다채로운 화합물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연금술에 의해 「창조」된 이러한 성과-그리고 사실이라는 증거는 없었지만, 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소문-에 힘입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금술은 다양하게 번성하였으며, 심지어 뉴튼과 같은 대과학자도 연금술에 빠져서 활동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부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승승가도를 달리던 연금술은 현대에 이르러 큰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고대 그리스 시대에 한 괴짜 철학자의 발상이 현대적으로 증명됨으로서 발생한 위협이었다.

  「물질은 원자(Atom)라 불리는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주장한 그의 이름은 데모크리스토스였다. 그의 이론은 후세의 과학자에 의해 발견된 것과는 달랐지만 과학자들은 위대한 착상을 가졌던 선배를 기리는 뜻에서 그들이 발견한 것을 『원자』라고 부르게 된다.

 

  그리고,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원자의, 이 「보이지 않는 위협」은 연금술의 바탕인 원소론을 뿌리채 뒤집어 놓았다.

 

  그것은 사대 원소원이나 3대 원소론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혀주었으며, 그때까지 연금술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 주었던 것이다. 이로서 그때까지 『화학(Chemistry)』과 동등한 대접을 받았던 연금술은 그 후, 과학의 세계에서 추방되어 반과학의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연금술은 새로운 탄생을 하게 되었다. 원자론에 바탕을 두고 시작된 「새로운 연금술」은 과학 실험의 일환으로 시작되는 것이었으며, 가능성 있는 현실로서 드러나게 되었던 것이다.

 

  원자론에 따르면, 물질은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여기서 중성자는 다시 양성자와 전자, 그리고 중성미자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원자는 크게 양성자와 전자, 중성미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원자 자체의 성질은 중성자로서 「중화되어 있는」 양성자와 전자(즉, 중성자)와는 무관하게 발생한다.)

 

  이 중 원소의 차이는 원자핵에 양성자의 개수가 몇 개 있는가에 따라서 발생한다. 원자에 들어 있는 양성자의 개수를 원자 번호라고 부르는데, 수소의 경우 양성자 1개로 이루어져 있기에 원자 번호는 1, 헬륨은 양성자 2개(중성자도 2개)로 이루어져 있어 원자 번호는 2, 그리고 금은 양성자 79개로 이루어져 있어 원자번호는 79라고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과거의 연금술은 양성자 29개를 가진(원자번호 29인) 구리에 여러 가지(굽고 끓이고 산화시키거나 화합시키는 등) 화학적인 처리를 해서 양성자 79개를 가진 금으로 바꾸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말하자면, 핵융합을 하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듯 핵융합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시키려는 데만 해도 수 기가와트(때로는 테라와트)급의 고출력 레이저를 동원해야 하는데 비교적 무거운 구리에서 핵융합을 통해 금을 만드는 것은 현대 과학으로서도 그다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당시의 연금술사들은 겨우 항아리 몇 개, 숯불, 그리고 각종 산성/알카리성 물질 정도로 바꾸려고 했으니 그야말로 「무의미한 헛수고2」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무엇보다도 설사 그 과정에서 「우주적 확률」로 인해 우연히 한 두 개의 금 원자가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들로선 그 ‘금 원자’를 구별할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원자 이론이 밝혀진 지금 우리는 구리를 금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쉽고 한편으로는 어려운 방법을 통해서…

 

  이미 살펴보았듯이,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물질의 종류는 바로 양성자의 숫자로 결정된다. 그렇다면 만일, 인공적으로 양성자를 늘려줄 수 있다면?

 

  바로 이것이 현대적인 연금술의 시작이자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었던 것이다.

 

  현대적인 원자론이 등장함으로서 인류는 물질을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실 물질의 종류에 대한 구분은 원자라는 것이 명확하게 판명되지 않았던 19세기. 러시아의 한 학자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러시아의 변경 시베리아에 위치한 작은 도시 토볼스크의 한 중학교 교장의 아들로 태어난 이 젊은 천재 화학자는 35세에 이르러 원소 주기 법칙을 발견하고, 이에 따라서 기존의 모든 원소들을 재정렬하여 발표하게 된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에 의해 「멘델레예프 주기율표」라고 불리는 과학 역사상의 걸작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의 폭넓은 지식과 연구, 그리고 대담하고 탁월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이 표는 기존의 상식을 탈피하여 물질의 종류를 확실하게 구분해 줌으로서 화학계의 오랜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었다.

 

  더욱이 그는 단순히 기존의 물질을 재정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빈 자리에 해당하는 물질의 성질을 예측3하는 대담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멘델레에프의 주기율표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서 사람들은 골치 아픈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다. 그것은 멘델레에프가 예측한 주기율표에 아직도 빈자리가 남아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 중 스칸듐과 갈륨, 그리고 게르마늄 등의 몇몇 원소들은 오래지 않아 발견될 수 있었고, 역시 빈 공간으로 남아 있던 란탄계의 희토류 원소들도 20세기가 되기 전에 하나 둘 발견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기표에는 -그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빈 자리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원자번호 43번에 해당하는 「에카망간」.

 

  42번의 몰리브덴과 44번 루테슘이 발견된 시점에서 이 물질은 금방 발견될 것이라 생각되었지만, 20세기가 된 이후로도 한참이 흐르도록 그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수많은 물질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유독 43번에 해당하는 물질만은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다.(그 물질은 사실 반감기-자연적으로 분열되어 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가 26만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오래전에 분해되어 자연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도전하였음에도 발견에 실패한 43번에는 어느덧 「마의 43번」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하였다. 그리고 하나둘 발견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단의 사람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발견」을 시도하려는 착상을 하게 된다.

 

  바로, 원자론에 입각한 「새로운 연금술」로서….

 

  그것은 사실 원자론의 시대에 아주 간단한 착상이기도 했다. 이미 1896년 베크렐의 발견으로 인해 방사능이라는 것과 방사붕괴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우라늄(92번)을 비롯한 방사성 원소들은 여러 가지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붕괴되어 다른 물질로 변해 버린다는 것이 밝혀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방사선 중에서 α(알파)선은 헬륨의 원자핵이고, β(베타)선은 중성자에서 나오는 전자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다시 말해 이들은 자신의 원자핵에서 양성자나 중성자, 혹은 전자를 날려 보내어 다른 물질로 바뀌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만일, 양성자나 전자 등을 이 원자핵에 넣을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여기에서 「현대식 연금술」은 탄생했다.

 

 

  1937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세그레와 빼리예는 몰리브덴의 원자핵에 중수소 원자핵(양성자와 중성자, 전자 하나로 구성됨)을 가속시켜 발사함으로서 인공적으로 어떤 원소를 얻어내는데 성공하였다.

 

  역사상 최초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이 원소의 이름은 『테크네튬』(그리스어 테크니토스는 「인공적인」이라는 뜻이다.)으로서, 이는 현대적인 「원자론」과 「원자기술」이 낳은 최초의 『창조』였으며, 그리하여 이들은 최초의 「현대식 연금술사」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현대식 연금술」은 (사실 이런 식으로 불리지는 않지만) 바로 수소핵이나 중성자, 혹은 알파 입자(헬륨 원자핵) 등을 전자식 가속기로 가속시켜 원자핵에 쏘는 원리로서 이루어진다.

 

  이 방법으로 인류는 20세기 중반이 되기 전에 발견 혹은 창조를 통해서 주기율표의 빈자리를 전부 채우는데 성공하였으며, 1940년대 중반에는 이후에는 자연계에 극소량이 존재하는 넵투늄(93번), 플루토늄(94번)에 이어,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원소」들을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우주 어딘가에서는 일시적으로 생겨날지도 모르는 원소들… 그러나 결코 발견되지 않는 95번을 시작으로 현재 103번의 로렌슘에 이르는 수많은 원소들이 ‘발견’되어 제각기 주기율표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이렇게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원소조차 만들어내는 「현대의 연금술사」들이 기존에 있던 원소 중 하나인 『금』을 만들어내지 못할 리는 없을 것이다. 79번의 금은 매우 안정적인 원소로서 반감기 따위는 아예 존재치 않으며 방사능 붕괴로 없어질 우려도 없는 것이다.

 

  더욱이, 금의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78번의 백금과 80번의 수은으로 이들은 자연계에 얼마 존재하지 않는 다른 원소들에 비해서는 보다 풍부한 원소이기도 하다.

 

  백금으로 금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단지 양성자 하나로 되어 있는 수소나 중수소의 원자핵을 백금을 향해 날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금에 가까운 수은으로 금을 만들려고 했던 고전적인 연금술사의 생각은 옳았을지도 모르지만, 양성자를 쏘기만 하면 되는 백금과는 달리, 수은은 양성자를 방출하게 하거나, 양성자에 전자를 가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백금은 금보다 귀한 금속이기 때문에 이 방법은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다.(1년에 30톤 정도 밖엔 생산되지 않으며, 과거에는 용도가 없어 금보다 저렴했지만, 현재는 금보다 두 배 쯤 비싼 금속이다.)

 

  그렇다면 아예 자연계에 두 번째로 풍부하고 저렴한 금속인 철을 사용하면 어떨까? 철은 26번이기 때문에 53번이나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지만, 사실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자연계에 많지 않은 다른 원소를 얻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물질의 변성」이란 꿈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방법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금의 양이 많지 않고, 그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아니 도리어 너무 비싸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금은 자연계에서 비교적 구하기 쉬운 광물의 하나이다.(양 자체는 매우 적지만, 비교적 구하기 쉬운 광물의 형태로 도처에 존재한다.)

 

  전 세계 적으로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는 금이 특히 부족한 이유는 생산량보다는 그 용도와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금은 물론 귀금속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밖에도 화학적, 물리적으로 우수한 성질을 갖고 있어 여러 용도에 사용된다. 금은 산화가 잘 되지 않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전연성이 가장 뛰어나고(잘 늘어나고 펴지며) 우수한 전도체인데다 가공하기도 좋고 합금을 만들거나 다른 금속 표면에 입히기도 좋다.

 

  때문에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 같은 금속으로 활용되는 것이다.(최근에는 금의 방사성 동위 원소를 만들어 의료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금의 방사선은 약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귀금속으로서 재화의 수단으로서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는 양이 많은 관계로 금의 공급이 부족하게 생각되지만, 사실 금의 생산 단가 자체는 그다지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 최소한 인공적인 변성(연금술)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것이 바로 금인 것이다.

 

  만일 금이 정말 부족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각에는 1000억톤이 넘는 금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땅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이상 언젠가는 생산이 어려워 질 것이다. 그 경우, 귀금속으로서의 금이 시중에 풀려나가겠지만 그 역시 한계는 있는 법. 그렇다면 그 시점에서 인공적인 변성을 해야 할까?

 

  물론 다른 희귀 물질은 그래야 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금에 한한한 그럴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금은 바다 속에서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금은 바닷물 1세제곱 킬로미터마다 최소한 10톤 정도가 포함되어 있다.(물 1세제곱미터의 중량이 1톤이므로, 바닷물 10만 톤마다 1톤 정도의 금이 있다는 말이 된다.)

 

  바닷물 10만톤을 증류하고 여기서 나오는 대량의 물질(특히 수 만 톤의 소금) 중에서 금을 추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정말로 필요하다면 그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연금술보다는 채산성이 맞는 사업이기도 하다. (물론 가까운 장래에는 기존의 전자 제품 등에 사용된 금을 추출하는 '도시 광업' 쪽이 좀 손쉽고 편리하다. 이에 대해서는 "도시 광산업 떠오르다. 쓰레기에서 금캐는 세상" 포스트를 참고)

 

  하지만, 금의 경우는 그렇다고 해도 역시 다른 희소 물질에 대한 인공적인 변성은 포기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특히, 화학적으로 용도가 다양한 백금만 해도 지금은 년 간 30톤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아 부족한 게 사실. 물론, 그 이상으로 귀한 금속들도 넘쳐나도록 많이 있으며, 물질 중에서도 귀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귀한 물질이라고 해도 인공적인 변성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트리튬의 사례도 있지만, 아무래도 자연에 있는 물질을 인공적으로 뽑아내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고, 또한 생산량도 적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방법으로, 보다 쉽게 변성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라고 해서 나오는 것이 촉매 등을 이용한 속칭 「신 연금술」이론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핵융합의 경우도 그렇지만, 촉매는 원자 수준의 물질 변화를 일으킬 정도로 강한 반응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상온 핵융합이 어려운 것처럼, 촉매에 의한 연금술 역시 힘든 일이다. 현재까지 존재하는 어떤 촉매도 양성자를 가속시켜 줄 수 없으며, 어떤 촉매도 원자핵에서 양성자를 분리할 수 없고, 물론 베타 붕괴를 일으키는 촉매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촉매가 존재하지 않는(존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연금술이라는 것은 중세의 4원소나 3 원소설 만큼이나 가치를 갖지 않는다. 그것은 결코 「신 연금술」이 아니며, 단지 사람을 현혹시키는 사이비과학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고대의 연금술사들은 어쩌면 원자 수준의 변화를 일으키게 해 주는 촉매에 대해서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만화나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현자의 돌』같은 것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촉매는 과연 존재할까? 물론, 그것에 대해서 증명은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원소 중에서는 그러한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소. 바로, 18세기 러시아의 천재 화학자가 남긴 주기율표를 바탕으로 우리가 찾아낼 수 있었던 모든 원소 중에서는 말이다.

 

  이를 바탕으로 찾아낸 원소 중에는 물론, 알파 입자를 방출하거나 베타 입자를 방출하는 원소들은 존재하고 있다. 방사성 원소라고 불리는 이들은, 그들 스스로 이러한 입자를 방출하면서 다른 물질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방출되는 입자들은 때로는 주변의 원소들을 방사성 동위원소로 바꾸기도 하고, 또는 주변 원소들을 변성시켜나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이러한 방사성 원소가 연금술의 촉매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적인 변성은 결코 쉽게 원하는 결과를 제공해 주지 않으며, 하물며 거대한 규모로 변성을 일으키지도 못한다.

 

  결국, 그것이 어떤 『현자의 돌』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마음먹은 대로 강철 지팡이를 금으로 바꾸고, 수은이나 유황을 모아 신선이 되는 약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아니, 어쩌면 수은 중독으로 스스로 신선이 되었다고 착각하는 이들은 나올지도 모른다.)

 

  어떤 마술이라도 0에서 1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원자의 에너지를 이용하며, 그 위대함을 깨닫고 있는 지금, 그만한 힘을 마음대로 다루며 원자를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금방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술, 그것은 사라져간 시대의 마술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금, 혹은 선약을 만들겠다」는 인간의 욕망을 바탕으로 탄생한 기술이며, 일종의 과학적 실험이었다.

 

  욕망을 바탕으로 시작되었기에 기존의 다른 과학에 비해 많은 실험 기회를 얻은 연금술은, 오랜 시도를 통해 염산 등의 여러가지 화합물을 만들어 화학의 발전을 이끌어 냈고, 과학에도 기여한 바가 있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시작되었던 연금술은 결국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스스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연금술은 한때 과학의 일부인 학문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말할 수 없는 마술에 지나지 않다.

 

  연금술이 화학계에 나름대로 기여한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연금술은 동시에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과학의 흐름을 저해하고 사기를 치는 도구로서 사람들에게 폐를 끼친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수은으로 만든 단약을 먹고 중독으로 죽어간 이들 역시 연금술의 희생자이다.

 

  단지 과거에 기여했던 '과학의 일부'였다고 해서, 지금도 마찬가지로 대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화학이 존재하고 있으며, 원자론에 의한 「새로운 연금술」을 제외하면, 연금술이 현대에 부활할 필요도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3. 결론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연금술을 이용해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연금술사가 등장한다. 이 작품 속의 연금술이 정말로 가능한지는 제쳐두고, 여기서 나오는 "모든 것은 등가 교환"이라는 말은 우리가 흔히 마법처럼 생각하는 초과학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하는 법. 아무 것도 희생하지 않고 뭔가를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황금이나 영생을 공짜로 얻을 수는 없다. 오랜 노력과 연구, 그리고 그에 합당한 (황금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 거기에는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최소한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이 결코 작지 않고, 어쩌면 우리의 상상보다도 훨씬 클 수도 있다는 것을.

 

  「강철의 연금술사」의 에드워드는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려다 자신의 팔과 다리, 그리고 동생의 몸을 잃는 끔찍한 희생을 치렀지만 ‘어머니의 생명’을 되찾지는 못했다.

 

  황금이나 영생이 어머니의 생명 만큼 가치가 있다곤 할 수 없지만, 그 역시 크나큰 무언가를 희생해야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좋으리라….


  모든 것은 등가 교환… 결국 희생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법이니까…

 


★ 여담 - SF와 연금술

  이제껏 우리는 ‘상온핵융합’이 불가능하고, ‘연금술’은 헛수고라는 이야기를 해 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소들은 SF 속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고 불필요한 것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이러한 소재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다채로운 작품이 제시하고 있다.

  현실 적으로 볼 때 상온 핵융합과 연금술은 사기 이외의 아무 것도 아니지만, ‘가능성’을 생각하는 SF, 혹은 판타지의 창작에 있어 그것은, 매우 소중한 ‘아이디어의 촉매’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핵융합이 실현될 수는 없지만,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한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으며, 연금술이 가능한 세계에서는 역시 이를 통한 수많은 가능성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일찍이 「강철의 연금술사」가 그리고 「스프리건」이 그러했고, 「꼭두각시 서커스」나 「마리의 아틀리에」가 그러했듯이….

 

--------------------------------------------------------------------------------


4. 부연 설명

 

  여기서는 이 글에서 등장한 여러 가지 표현과 용어에 대해 간단한 부연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더하기 위해서, 그리고 과학에 대한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1. 우주적 확률

  이 글에서 몇 번이고 제시한, 우주적 확률이란 필자 개인의 용어로서, 「지극히 낮은 확률」을 가리킨다. 대충 연상하면, 우주 탄생에서 지금까지 반복해왔다고 해도 1번 성공할지 말지 알 수 없는 확률을 의미한다고 해도 될 것이다.(조금 과장하면, 불교에서 말하는 영겁(永劫. 겁(劫)이란 우주가 탄생하고 �

'지식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순우리말 1  (0) 2011.05.26
[스크랩] 잘 몰랐던 아름다운 우리말들  (0) 2011.05.26
핵 융합 에너지  (0) 2011.04.03
순수 우리말 사전  (0) 2011.04.01
원소 주기율표의 구성과 원소의 분류  (0) 201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