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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오비탈 (Atomic orbital)

narrae 2014. 6. 23. 23:21

원자 오비탈 (Atomic orbital)

안녕하세요. 한동안 글을 안쓰다가 오랜만에 일반화학 책을 펴게 되었네요 ^^;


오늘은 오비탈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보어는 자신이 가정한 "보어의 원자 모형"에서 전자는 원자핵의 주변을 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보어의 원자 모형입니다. 원자핵(Nucleus) 주변을 전자(Electron)이 돌고 있습니다. 이전에 쓴 글에서 보어의 모형을 통해 전자가 갖는 에너지를 실제로 유도해 보았습니다. 여기에서는 그냥,

보어의 모형에서는 "원자핵 주변을 양자화된 정해진 궤도를 따라 전자가 회전하고 있다" 라고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전자는 위와 같은 그림처럼 그릴 수 없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고 있는데 돌고 있다고 그릴 수 없다니.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내용이죠? 현대 물리학의 이론에 의하면 전자는 위 그림처럼 저렇게 돈다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거시적인 세계를 나타내는 고전 물리학에서(고전 물리학이 어려운 말이 아닙니다!! 양자의 개념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F=ma, 운동에너지, 퍼텐셜 에너지가 등장하는 물리학입니다.) 어떠한 입자는 특정한 "궤도"를 갖습니다. 그 궤도를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류현진이 던진 공이 지표면 위의 2m 지점에서 150km/h로 출발, 그리고 타자 앞에서 지표면 50cm 지점에서 130km/h로 도착."

더 자세히 설명하면? 공이 류현진의 손에서 떨어지고 0.1초 후의 상황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공이 손에서 떠나간 0.1초 후, 지표면 위의 1.8m 지점에서 145km/h의 속도로 앞으로 이동, 약간의 변화가 걸려서 공은 왼쪽으로 2rad/s만큼의 회전 운동을 하는 중"

이렇게 일상의 세계에서 입자(야구공)의 이동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위치, 속도를 모두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 브로이의 이론에 의하면, 모든 물질은 입자와 파동 두 가지의 형태로 모두 존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만약 입자가 파동과 같은 이중성을 띠면서 이동한다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결정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Uncertainty principle)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원자 세계에서는

"전자가 3kgm/s의 운동량으로 x방향으로 이동 중. 그런데 이 전자가 어디 있는지는 모름" 

"전자가 원자핵으로부터 (3,5) 위치에 존재함. 그런데 이 전자의 운동량은 모름"

이렇게 운동량과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한다면,

(운동량에 대한 오차) x (위치에 대한 오차)가 항상 특정 값 이상으로 존재합니다. 한번 이렇게 가정해 봅시다.

운동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고 5~15의 범위 내에서 측정이 가능하다고 합시다. 그러면 위치도 10~20의 범위에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대신 운동량을 좀더 정확하게, 3~7의 범위로 측정을 하려고 한다면? 위치는 5~30의 범위로밖에 알 수 없습니다. 

즉, 한 쪽을 정확하게 측정하려 하면 다른 한 쪽의 오차가 커집니다. 결국, 두 값(운동량, 위치)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델타x는 위치에 대한 오차,  델타p는 운동량에 대한 오차를 의미합니다. 플랑크 상수에 -(bar)가 붙은 기호는 플랑크 상수를 2pi로 나눈다는 뜻입니다. (그냥 상수!!!!) 즉, 위치와 운동량에 대한 오차를 곱하면, 항상 특정 값 이상이다. 실험을 못 해서 생기는 오차강 아닌, 물리학적으로 어쩔 수 없이 오차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불확정성 원리를 그림으로 -.- 표현한 게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죠. 대단합니다.


PANTECH | IM-A840S | 1.1mm | ISO-0 | 2013:03:17 23:19:20


(a)는 입자의 위치를 넓은 범위로 관찰하는 대신 화살표가 촘촘합니다. 운동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대신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지 못한다는 뜻이죠. (b)는 입자의 위치는 비교적 정확히 측정하지만, 운동량은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다시 보어의 원자 모형으로 넘어가 봅시다. 원자핵 주변을 전자가 도는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생각해 보면, 어?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돈다는 것은 어떤 특정 위치에서 특정 속력, 운동량을 모두 안다는 가정 하에 나타낸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표현하는 보어의 모형 자체가 모순입니다. ㄷㄷㄷ 충격적이죠. 

이 그림 자체가 뻥이랍니다. 전자가 저렇게 자유롭게 돌면서 심지어 꼬리도 달려 있죠. 속력을 의미하나요? 저렇게 나타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적인 원자 모형인 오비탈이 등장합니다.

오비탈(Orbital)은 궤도를 의미하는 영단어인 orbit에서 왔습니다. 전자가 일정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보어의 모형에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뻥이라는 게 밝혀졌죠? 그럼 이 모형을 수정해야 합니다. 만약 특정 위치를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운동량을 거의 정할 수 없겠죠? 이처럼 특정한 위치인 좌표에서 전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또 류현진입니다 ㅎㅎ

류현진 선수가 공을 던지는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공의 위치를 우리가 본다면 그 속력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합시다. 그냥 빠른 공이 날아가나 보네??? 이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대신 비교적 넓은 오차로, 정확하지 않겠죠.)

우리가 야구 중계를 볼 때, 공의 속력이 시간에 따라 150, 140, 130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가 끝나고 스포츠 뉴스 기사에서 이런 말을 볼 수 있죠. "오늘 류현진 선수는 직구는 평균 149km/h, 이에 비해 비교적 느린 120km/h의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에게 폭풍 삼진을 잡았다!!"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 공이 시간에 따라서 어떻게 속도가 변하는진 모르겠는데, 직구는 많이 빠르고 체인지업은 많이 느리구나."

기사를 쓰는 사람은 류현진이 던지는 100개의 공 중 직구 50개의 평균을 내고, 체인지업 30개의 평균을 내서 저렇게 평균치를 냈고, 이를 통해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위치에 따른 정확한 속력을 모르지만, 평균값을 통해서 대충 나타낸 것이죠.

조금 더 수학을 좋아하는 기자라면 이렇게 쓸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류현진선수의 직구 중 150km/h가 넘는 공은 60%, 145~150km/h 사이는 30%, 130~145km/ 사이는 10%

이러면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 저 선수는 150km/h가 넘는 빠른 공을 대체로 많이 던지는구나...."

비록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지만, 통계를 이용한다면 대략적인 야구공의 속력을 알 수 있습니다


오비탈을 발전시킨 방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전자의 위치에 따라 운동량을 알 수 없지만, 특정 위치마다 전자가 존재할 "확률"을 통해서 운동 상태를 대신 나타내는 것이죠. 원자핵 주변의 3차원 공간에 얼마나 전자가 많이 존재할 수 있는지, 그 확률을 공간상에서 모두 구하는데, 이게 바로 오비탈입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오비탈을 한번 살펴봅시다. 아래 그림은 그 유명한 1s 오비탈입니다.


1s 오비탈에서, 원자핵 주변에는 점이 많이 찍혀 있고, 원자핵에서 멀어질수록 점의 개수가 줄어듭니다. 여기에서 점 하나는, "전자의 존재 확률이 90% 이상인 곳"을 의미합니다. 생각해 봅시다. 당연히 원자핵이 + 전하를 띠고 있으니까 - 전하를 띤 전자는 원자핵에 가까이 있길 좋아할 것입니다. 그런데, 전자는 원자핵에 대해 양자화(quantized)되어 있으므로 모든 전자가 원자핵에만 있진 않습니다. 고르게 퍼져 있습니다. 심지어 2s 오비탈로 넘어가면 마디(node)가 생겨 전자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구간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원자 모형을 전자가 돌아간다고 화살표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 확률이 어떻게 되는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걸 고등학교 화학에서 배웁니다.


저는 일반화학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있으니,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1s 오비탈이 저렇게 생겼다고 점을 찍었을까요? 바로 특정한 함수를 이용한 것입니다. 3차원 공간 내에서 (1,1,1) 위치에는 95%, (1,1,2) 위치에는 94%, (100,1,200) 위치에는 84%.... 이렇게 모든 3차원의 공간상에서 각각의 값을 나타내는 함수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함수를 누가 만들죠? 바로 전자가 만드는 겁니다. 전자가 원자핵 주변을 돌아다니는데 그걸 볼 수 없으니까 대신 확률을 이용한 것이고, 그 확률을 의미하는 함수는 전자의 함수입니다.

이전 글에서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설명할 때, 전자를 파동으로, 파동을 함수로 표현한다고 했죠? 그래서 전자를 "파동 함수"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 파동 함수를 우리는 지금부터 (그리스 문자 psi, '프사이'라고 읽으셔도 되고 '싸이'라고 읽으셔도 됩니다)라고 쓰겠습니다.

원자핵을 주변으로 전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합니다. 그런데 원자 세계에서는 우리가 흔히 쓰는 x-y-z 직교 좌표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원자핵을 중심으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 이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때 사용하는 좌표계가 바로 "구형 좌표계(spherical polar coordinate) 입니다.

원점에 원자핵이 있고, 그 주변에 전자가 돈다고 설명하기 딱! 좋은 좌표계이죠? 이 좌표계를 나타내는 3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자핵으로부터 떨어진 거리

 : z축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재는 수직의 각, 위도의 의미

 : x축으로부터 z축을 중심으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는지를 재는 수평의 각, 경도의 의미

그러면 파동함수 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왼쪽의 R은 "radial part"라고 하고, 이는 원자핵의 중심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오른쪽의  Y는 "angular part"라고 하고, 이는 원자핵의 중심으로부터 어느 위치에 있는가의 ""을 의미합니다.

지구를 예로 들면, R은 지구 중심으로부터 6400km에 떨어진 곳을 의미하고 Y는 위도 37도 / 경도 126도를 의미합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아래 식은 n=1, l=1, ml=+1일 때의 wave function입니다.

PANTECH | IM-A840S | 1.1mm | ISO-0 | 2013:03:17 23:49:28

위의 예시와 같이, 파동 함수를 Radial part와 Angular part로 나누어 표현할 수 있습니다.

Radial part에서, a0는 보어 반지름(52.9pm)인 상수이므로, R(r) 전체가 오직 r만의 함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Angular part에서, theta와 phi로만 구성된 함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식은 하나의 특별한 예시입니다. 보다 더 포괄적으로, 오비탈의 양자수(주양자수 n, 부양자수 l, 자기양자수 ml)에 따라 파동함수의 Radial part와 Angular part의 함수가 달라집니다. (다음부터는 스캔을 해서 사용해야겠습니다 ㅜㅜ...스캐너가 없어서 폰카메라인 점을 양해 부탁드려요.)

PANTECH | IM-A840S | 1.1mm | ISO-0 | 2013:03:17 23:49:43

모든 n, l, ml에 대해서 Radial part와 Angular part가 각기 다릅니다. 그러면 특정 n, l, ml에 대해 모든 오비탈의 파동 함수를 다 만들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각기 다른 양자수에 따라서 나타낸 파동 함수입니다.


n=1, l=0, ml=0 인 경우

n=2, l=0, ml=0 인 경우

n=1, l=1, ml=0 인 경우


그런데, 지금까지 n, l, ml에 따라 파동함수가 결정된다고 했는데 양자수인 이들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우선 파동함수에서 나타내는 의미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n은 파동함수, 즉 오비탈의 "크기",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l은 파동함수, 즉 오비탈의 "모양"을 의미합니다.

ml은 파동함수, 즉 오비탈의 "공간적 배향성"을 의미합니다.


고등학교 때 n, l, ml, ms의 의미는 배우셨다는 가정 하에 설명하겠습니다.

1s 오비탈의 경우 n=1, l=0, ml=0 입니다. 반면에 2s 오비탈의 경우 n=2, l=0, ml=0 입니다.

둘의 차이는 바로 "주양자수 n" 입니다. n이 1에서 2로 증가하면서 오비탈의 크기는 2s가 1s보다 4배 큽니다.


2s 오비탈의 경우 n=2, l=0, ml=0입니다. 반면에 2pz 오비탈은 n=2, l=0, ml=0입니다.

둘의 차이는 바로 "부양자수 l" 입니다. l이 0이면 구형의 s오비탈, l=1이면 아령형의 p오비탈입니다.


2pz 오비탈의 경우 n=2, l=1, ml=0입니다. 반면에 2px 오비탈의 경우 (n,l,ml)=(2,0,1)과 (2,0,-1)을 조합해야 합니다. 

둘의 차이는 바로 "자기양자수 ml"입니다. ml의 값이 달라지면 같은 종류의 2p 오비탈이더라도 공간적 배향성이 달라져 x축에 꽂힌 2px인지, z축에 꽂힌 2pz인지가 결정됩니다.




헉헉 오랜만에 썼더니 힘드네요 ^^; 다음번 포스팅에서는 오비탈의 양자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자세히 다루고, 그리고 확률밀도함수를 이용한 실제 오비탈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어떻게 확률밀도함수와 파동함수를 분석하는지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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