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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륜성왕수행경

narrae 2011. 8. 17. 07:56

 

장아함 6  전륜성왕수행경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은 마라혜루에서 인간에 노닐으시다가 천 이백 비구들을 데리고 차츰 마라루국에 이르르셨다. 그 때 세존은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라. 자기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여 다른 데에 귀의하지 말라. 어떤 것을 '비구가 마땅히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며 마땅히 자기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여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고 하는 것인가. 비구는 안몸을 관찰하여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분명히 기억해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바깥 몸을 관찰하고 안팎 몸을 관찰하여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분명히 기억해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감각과 뜻과 법의 관찰도 또한 이와 같이 한다. 이것을 '비구는 자기를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아 다른 것을 등불로 삼지 말며 자기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여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하는 것이다. 이렇게 행하는 자는 악마도 방해하지 못해 공덕은 날로 더한다. 무슨 까닭인가. 과거의 오랜 세상 때에 견고념이라는 왕이 있어 그는 머리에 물을 쏟는 찰제리 종족이었다. 그는 전륜성왕이 되어 사천하를 차지하고 있었다. 때에 왕은 자재로이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사람 중에서 뛰어나고 7보를 구족했다. 1은 금륜보 2는 백상보 3은 감마보 4는 신주보 5는 옥녀보 6은 거사보 7은 주병보다. 1천 아들을 가지고 아들들은 용맹하고 건장하며 능히 원적을 항복받고 무기를 쓰지 않고도 저절로 태평했다. 견고념왕이 이미 오랫동안 세상을 다스렸을 때에 금륜보는 곧 허공에서 갑자기 본자리를 떠났다. 그 때 윤보를 맡은 사람은 곧 왕에게 가서 말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지금 윤보는 본 자리를 떠났습니다.'
 때에 견고념왕은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내 일찍 덕이 높은 노인에게 들으매, 만일 전륜성왕의 윤보가 자리를 옮기면 왕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이제 이미 인간의 복락을 받았다. 마땅히 다시 방편으로써 하늘의 복락을 받으리라. 마땅히 태자를 세워 사천하를 맡게 하고 따로 한 고을을 떼어 이발사에게 주어 수염과 머리를 깎게 한 뒤 3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으리라'고. 견고념왕은 곧 태자에게 명령해 말했다.
 '너는 모르는가. 나는 일찍 덕이 높은 노인에게 들으매, 만일 전륜성왕의 금륜이 자리를 떠나면 왕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은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이제 이미 인간의 복락을 받았다. 마땅히 다시 방편으로써 하늘의 복락을 받으리라. 이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삼법의(三法衣)을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한다. 사천하를 너에게 맡긴다. 너는 마땅히 스스로 힘써 백성들을 잘 보살펴라.'
 이 때에 태자는 왕의 명령을 받았다. 견고념왕은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삼법의(三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왕이 집을 떠난지 7일만에 그의 금륜보는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그 윤보를 맡은 사람은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제 윤보가 갑자기 보이지 않습니다. 때에 왕은 기분이 나빠 곧 견고념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지금 윤보가 갑자기 보이지 않습니다.' 견고념왕은 그 아들에게 대답했다. '너는 걱정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말라. 그 금륜보는 네 아비의 재산이 아니다. 너는 다만 성왕의 바른 법을 부지런히 행하라. 바른 법을 행하고는 보름달이 밝을 때를 맞아 향탕에 목욕하고 예쁜 여자에게 둘러 싸이어 정법전 위에 오르면 금륜의 신보는 저절로 나타나리라. 그 윤보는 일천 바퀴살이 있어 광명과 빛깔을 구족하여 그것은 하늘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아들은 부왕에게 아뢰었다. '전륜성왕의 바른 법은 어떤 것입니까. 또 마땅히 어떻게 행하리까.' 왕은 아들에게 말했다.
 '마땅히 법에 의해 법을 세우고 법을 갖추어 그것을 공경하고 존중하라. 법을 관찰하고 법으로써 우두머리로 삼고 바른 법을 보호하라. 또 마땅히 법으로써 모든 예쁜 여자를 가르치고 또 마땅히 법으로써 보호해 살피라. 그리고 모든 왕자 대신 모든 벗 모든 관리 및 모든 백성 사문 바라문을 가르쳐 경계하라. 밑으로는 금수에 이르기까지 다 마땅히 보호해 보살펴라.' 또 아들에게 말했다.
 '또 너는 왕국에 있는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소행이 맑고 참되고 공덕이 구족하며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교만을 버리고 욕을 참아 어질고 사랑하며, 또 고요히 홀로 있어 스스로 닦으며 홀로 스스로 그치고 쉬어 혼자 열반에 이르고, 또 스스로 탐욕을 버리고 남을 교화하여 탐욕을 버리게 하며 스스로 성냄을 버리고 남을 교화하여 성내지 않게 하며 스스로 어리석음을 버리고 남을 교화하여 어리석지 않게하며, 또 물듬에 있으면서 물들지 않고 악에 있으면서 악하지 않으며 어리석음에 있으면서 어리석지 않고 집착할만한 데도 집착하지 않으며 머물만한 데도 머물지 않고 살만한 데도 살지 않으며, 또 몸의 행동은 순진하고 곧고 입의 말은 순진하고 곧으며 뜻의 생각은 순진하고 곧으며, 또 몸의 행동은 맑고 깨끗하고 입의 말은 맑고 깨끗하며 뜻의 생각은 맑고 깨끗하고 또 바른 생각은 맑고 깨끗하고 사랑과 지혜는 한량이 없으며 옷과 밥에는 만족할 줄 알고 바루를 가지고 밥을 빌어 그로써 중생을 복되게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있거든 너는 마땅히 자주자주 찾아가 언제나 물어야 한다. '무릇 수행함에 있어서 어떤 것이 선하며 어떤 것이 악한가. 어떤 것이 범함이 되고 어떤 것이 범함이 되지 않는가. 어떤 것은 친해야 하고 어떤 것은 친하지 않아야 하는가. 어떤 것은 지어야 하고 어떤 것은 짓지 않아야 하는가. 또 어떤 법을 베풀어 행하면 오랜 동안의 즐거움을 받겠는가'라고. 너는 이렇게 물어 본 뒤에는 마음으로 깊이 관찰하여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은 곧 행하고 버려야 할 것은 곧 버려야 한다. 또 나라에 외로운 이와 노인이 있거든 마땅히 물건을 주어 구제하고 가난하고 곤궁한 자가 와서 구하는 것이 있거든 부디 거절하지 말라. 또 나라에 옛 법이 있거든 너는 그것을 고치지 말라. 이런 것들이 전륜성왕이 수행해야 할 법이다. 너는 마땅히 받들어 행하라."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전륜성왕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 그 말대로 수행했다. 뒤에 보름달이 밝을 때를 맞아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올라 채녀들이 둘러싸고 있을 때 저절로 윤보가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었다. 그 윤보는 천개의 바퀴살이 있어 광명과 빛깔이 구족하였다. 그것은 하늘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순금으로 된 바퀴의 직경은 14척이었다. 때에 전륜성왕은 잠자코 혼자 생각했다. 나는 일찍 덕이 높은 노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만일 머리에 물을 쏟은 찰제리족의 왕이 보름달이 밝을 때 향탕에 목욕하고 높은 궁전에 오르면 아름다운 여자들이 둘러싼다. 그 때에 금 수레바퀴가 저절로 갑자기 나타나 앞에 있다. 바퀴에는 천개의 바퀴살이 있어 광택이 구족하다. 그것은 하늘장색이 만든 것으로서 세상에 있는 것의 소유가 아니다. 순금으로 된 바퀴의 직경은 14척이다. 이러므로 이름하여 전륜성왕이라 한다'고. 이제 이 수레바퀴가 나타나는 것도 그런 일이 아닌가. 이제 나는 이 윤보를 시험해 보리라.  
 전륜왕은 곧 사병을 모으고 금륜보를 향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다시 오른손으로 금수레를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너는 동방을 향해 법다이 굴러 떳떳한 법칙을 어기지 말라.' 윤보는 곧 동으로 굴렀다. 때에 왕은 곧 사병을 거느리고 그 뒤를 따랐다. 금륜보의 앞에는 사신이 있어 인도했다. 윤보가 멈출 때에는 왕도 곧 멈추었다. 그 때에 동방의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금바루에는 은조를 담고 은바루에는 금조를 담아 왕에게 와서 머리로 절하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제 이 동방의 토지는 살찌고 풍성하며 백성들은 불꽃같이 왕성합니다. 그들은 성질이 어질고 화하며 사랑하고 효도하며 충성되고 유순합니다. 오직 원컨대 성왕이여, 여기서 정치를 행하소서. 우리들은 마땅히 좌우에서 모셔 명령을 받겠습니다'
 전륜왕은 소왕들에게 말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제현들이여, 그대들은 곧 나를 공양해 마쳤다. 다만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부디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하지 말라. 온 나라 안에 법 아닌 것이 행하게 하지 말라. 이것을 이름해 <내가 다스리는 법>이라 한다.'
 때에 모든 소왕들은 이 가르침을 듣고 곧 대왕을 따라 모든 나라를 돌고 동쪽 바닷가에 이르렀다. 이렇게 남방 서방 북방으로 윤보가 가는 곳마다 따라갔다. 그 모든 국왕들이 각각 그 국토를 바치는 것은 동방의 모든 작은 왕들과 같았다. 때에 전륜왕은 금륜보를 따라 사해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도로써 교화하고 백성들을 안위시킨 뒤 다시 본국으로 돌아왔다. 금륜보는 궁문 위의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전륜왕은 기뻐 뛰면서 말했다.
 '이 금륜보는 진실로 나의 상서다. 나는 이제 진실로 전륜 성왕이다.' 이것을 금륜보의 성취라 한다.
 그 왕은 오랫 동안 세상을 다스렸다. 때에 금륜보가 허공에서 갑자기 본 자리를 떠났다. 그 윤보를 맡은 사람은 빨리 가서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지금 윤보는 본 자리를 떠났습니다.' 때에 왕은 이 말을 듣고 혼자 생각했다. '내 일찍 덕이 높은 노인에게 들으매, 만일 전륜성왕의 윤보가 옮기면 왕의 수명은 얼마 아니라고. 나는 이제 인간의 복락을 받았다. 마땅히 다시 방편으로써 하늘의 복락을 받으리라. 그리고 태자를 세워 사천하를 맡게 하고, 따로 한 고을을 떼어 이발사에게 주어 내 수염과 머리를 깎게 한 뒤에 3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수도하리라.' 그 때 왕은 곧 태자에게 명령해 말했다. '너는 모르는가. 내 일찍 덕이 높은 노인에게 들으매 만일 전륜성왕의 금륜보가 본 자리를 떠나면 왕의 수명은 얼마 아니라고. 나는 이제 이미 인간의 복락을 받았다. 마땅히 방편으로써 하늘의 즐거움을 옮겨 받았다. 나는 이제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자 한다. 이제 사천하를 모두 너에게 맡긴다. 너는 마땅히 스스로 힘써 백성들과 동물까지도 보호하고 사랑하라.'
 그 때에 태자는 왕의 가르침을 받았다. 왕은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때에 왕이 집을 떠난지 7일이 지나자 그 금륜보는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윤보는 맡은 사람은 곧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제 윤보가 갑자기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때에 왕은 이 말을 듣고 그리 걱정하지도 않고 또 가서 부왕의 뜻도 묻지 않았다.
 그 부왕은 갑자기 목숨을 마쳤다. 이전의 6 전륜왕은 다 서로 이어 받아 바른 법으로써 다스렸다. 그런데 오직 이 한 왕은 제 뜻대로 나라를 다스리면서 옛 법을 이어 받지 않았다. 그 정치는 공평하지 않아 천하는 원망으로 호소하고 국토는 줄어들며 백성들은 시들어졌다. 때에 어떤 바라문의 대신은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소서. 이제 국토는 줄어들고 백성들은 시들어 갈수록 평상시만 못합니다. 왕이여, 지금 국내에는 총명과 지혜가 두루 통달해 예와 이제를 환히 알고 선왕들의 정치의 법을 갖추어 아는 학자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을 불러 그 아는 것을 물어보지 않으십니까. 그들은 마땅히 대답할 것입니다.'
 때에 왕은 곧 모든 신하를 불러 선왕이 나라를 다스린 법을 물었다. 때에 모든 지혜 있는 신하는 사실을 갖추어 대답했다. 왕은 곧 그 말을 듣고 옛날의 정치를 행하고 법으로써 세상을 보호했다. 그러나 아직도 외롭고 늙은 이를 구제하지 못하고 낮고 궁한 사람들에게는 그 베품이 미쳐 가지 못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갈수록 빈곤하게 되어 드디어 서로 침로하고 빼앗아 도적이 성하게 일어났다. 경관에게 붙잡혀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이 사람은 도둑입니다. 원컨대 왕은 이 놈을 다스리소서.'
 왕은 곧 물었다.
 '너는 참으로 도둑이냐.'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저는 빈궁하고 배고파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둑이 되었습니다.'
 왕은 창고의 물품을 내어 그에게 주면서 말했다.
 '너는 이것으로써 부모를 공양하고 또 친척을 구제하라. 지금부터는 다시 도둑이 되지 말라.'
 다시 어떤 사람은 도둑질한 사람에게 왕이 재물을 주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는 다시 남의 물건을 강도질을 하다가 경관에게 붙잡히어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이 사람은 도둑입니다. 원컨대 왕은 이 놈을 다스려 주소서.'
 왕은 다시 물었다.
 '너는 진실로 도둑이냐.'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저는 빈궁하고 배고파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둑이 되었습니다.'
 왕은 창고의 물품을 내어 그에게 주면서 말했다.
 '너는 이것으로써 부모를 공양하고 또 친척을 구제하라. 지금부터는 다시 도둑이 되지 말라.'
 다시 어떤 사람은 도둑질한 사람에게 왕이 재물을 주었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는 또 남의 물건을 강도질했다. 또 경관에게 붙잡히어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이 사람은 도둑입니다. 원컨대 왕은 이 놈을 다스려 주소서.'
 왕은 다시 물었다.
 '너는 진실로 도둑이냐.'
 그는 대답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저는 빈궁하고 배고파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둑이 되었을 뿐입니다.'
 때에 왕은 생각했다.
 '먼저 도둑이 된 자는 내가 그 빈궁을 보고 재물을 그에게 주면서 마땅히 도둑이 그칠 줄 알았더니, 그런데 다른 사람이 그 말을 전해 듣고 서로 본받아 도적은 날로 성해 이렇게 그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차라리 그 사람을 착고와 수갑을 채우고 거리에 돌린 뒤 그것을 싣고 성을 나가 넓은 들에서 죽여 뒷 사람을 경계하리라.'
 때에 왕은 곧 좌우에 명령하여 그를 묶게 하고 북을 치고 소리로 외쳐 모든 거리를 돌린 뒤 그를 싣고 성을 나가 넓은 들에서 그를 죽였다.
 나라 사람들은 '도둑질한 사람은 왕이 묶고 거리에 돌려 광야에서 죽인다'는 것을 다 알았다. 사람들은 이 말을 전해 듣고 서로 말했다. '우리도 만일 도둑질을 한다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 다름이 없을 것이다.'
 이에 백성들은 자기를 방위하기 위해 드디어 칼과 활 따위의 무기를 만들어 서로 해치고 침로하고 약탈하게 되었다. 이 때부터 비로소 빈궁이 있고 빈궁이 있은 끝에 비로서 강도가 생기고, 강도가 생긴 뒤에 비로서 무기가 생기고 무기가 생긴 끝에 비로소 살해가 생기고, 살해가 생긴 끝에 곧 안색이 파리하고 수명이 짧아졌다. 그 때 사람의 수명은 바로 사만세였다가 그 뒤에 점점 줄어 2만세였다. 그래서 그 중생들에게는 수가 있고 요가 있고 괴로움이 있고 즐거움이 있었다. 그 괴로움이 있는 자는 문득 사음과 탐취할 마음을 내어 많이 방편을 써서 남의 물건을 도모했다. 이 때의 중생들에게는 빈구와 강도와 무기와 살해가 갈수록 더욱 심했다. 그래서 사람의 목숨은 점점 줄어 1만세가 되었다.
 1만세 때의 중생도 또 서로 강도질했다. 경찰관에게 붙잡히어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이 사람은 도둑입니다. 원컨대 왕은 이를 다스리소서.'
 왕은 물었다.
 '너는 참으로 도둑질했느냐.'
 그는 대답했다.
 '나는 도둑질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득 대중 가운데서 일부러 거짓을 말했다. 때에 그 중생들은 빈궁 때문에 곧 강도질을 행했고 강도질을 했기 때문에 곧 무기가 있었고, 무기가 있었기 때문에 곧 살해가 있었고 살해가 있었기 때문에 곧 탐취와 사음이 있었고, 탐취와 사음이 있었기 때문에 곧 거짓말이 있었고 거짓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수명은 점점 줄어 천세가 되었다.
 천세 때에는 곧 입의 3악행이 비로소 세상에 나왔다. 1은 두가지 말이요, 2는 욕설이요, 3은 꾸밈말이다. 이 3악업이 자꾸 퍼져 더욱 왕성하게 되자 사람의 수명은 점점 줄어 오백세가 되었다. 5백세 때의 중생에게는 또 3악행이 일어났다. 1은 법답지 않은 음욕이요, 2는 법답지 않은 탐욕이요, 3은 비뚤어진 소견이다. 이 3악업이 자꾸 퍼져 더욱 왕성하게 되자 사람의 수명은 점점 줄어 3백 2백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 내 때의 사람은 내지 백세까지 내려와서 거기서 넘는 이는 적고 감한 이는 많았다. 이렇게 자꾸 악을 행하여 쉬지 않으면 그 수명은 점점 줄어 앞으로 10세까지에 이를 것이다. 10세 때의 사람의 여자는 난지 5개월이 되면 곧 시집갈 것이다. 이 때의 세간에는 소유·석밀·흑석밀 따위의 모든 아름다운 맛은 다시 그 이름조차 듣지 못할 것이다. 쌀이나 벼는 변해 풀이나 버러지가 될 것이요 비단·깁·금빛비단·무늬비단·무명·흰천 등의 지금 세상의 좋은 옷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다만 추한 털로 짠 것을 제일가는 옷으로 삼을 것이다. 이 때의 이 땅에는 뱀과 벌과 구더기 따위의 독충이 많을 것이다. 금·은·마노·구슬 따위의 유명한 보배는 다 땅 속에 들어가고 오직 기와와 돌과 모래와 자갈이 땅위에 나올 것이다. 그 때에 있어서는 중생의 무리들은 길이 10선(善)의 이름을 듣지 못하고 오직 10악(惡)이 있어 세간에 충만할 것이다. 이 때에는 곧 선법의 이름이 없는데 사람들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착한 행을 닦을 수 있겠는가.
 이 때의 중생들은 극악한 일을 능히 저지른다. 부모에게는 효도하지 않고 스승과 어른에게는 공경하지 않으며 충성스럽지 않고 의롭지 않아 반역하고 무도한 자가 도리어 존경을 받는다. 그것은 마치 지금에 선행을 닦아 부모에게는 효도하고 스승과 어른에게는 공경하고 순종하며 충성스럽고 미덥고 정의를 생각하며 도를 따라 행을 닦는 자가 곧 존경을 받는 것과 같다. 그 때의 중생은 10악을 많이 닦아 악도에 떨어진다. 중생들이 서로 보기만하면 항상 서로 죽이고자 하는 것은 마치 사냥꾼이 떼사슴을 보는 것과 같다. 때에 이 토지는 많이 도랑과 구덩이와 시내와 깊은 골이 있고 땅은 비고 사람은 드물어 길가는 사람은 두려워할 것이다.
 그 때에는 도병겁이 일어나 손에 초목을 잡으면 그것은 다 창이 되어 7일 동안을 서로 해칠 것이다. 때에 지혜로운 사람이 있어 멀리 숲 속으로 도망쳐 들어가 구덩이를 의지해 있으면서 7일 동안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자비롭고 착한 말로 외칠 것이다. '너도 나를 해치지 않고 나도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그리고 초목의 열매를 먹으면서 생명을 보전할 것이다. 칠일이 지난 뒤, 숲에서 나올 때 살아 있는 사람은 서로 보고 기뻐하고 경하하며 말할 것이다. '너는 죽지 않았는가, 너는 죽지 않았는가.' 마치 부모가 외아들과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가 서로 만날 때 그 기쁨이 무량한 것과 같아 그 사람들도 이렇게 각각 기쁜 마음으로 서로 경하할 것이다. 그 다음에는 서로 그 집을 물어 보면 그 집에는 친족이 많이 죽었을 것이다. 그 때는 다시 7일 동안 슬피 울고 부르짖고 서로 향해 통곡하면서 7일 동안을 지낼 것이다. 그리고는 또 7일 동안은 서로 경하하고 즐거워하며 기뻐할 것이다. 이내 가만히 생각할 것이다. '우리들의 쌓은 악은 더욱 넓다. 그러므로 이런 난리를 만나 친족들은 죽고 가족들은 뒤엎쳤다. 이제는 마땅히 조금 함께 선을 닦아야 하겠다. 무슨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산 목숨을 죽이지 말자.' 그 때에 중생들은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 서로 해치지 않는다. 여기서 중생들은 육신의 수명이 점점 불어간다. 그 10세의 수명은 20세가 될 것이다.
 20세의 사람은 또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선을 닦아 서로 해치지 않으므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나 20세가 되었다. 이제는 다시 조금 더 선을 닦자. 마땅히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이미 살생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도둑질 하지 말자. 이미 도둑질하지 않기를 닦자. 수명은 늘어나 40세가 될 것이다.' 40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다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사음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모두 사음하지 않음으로 그 수명은 늘어나 80세가 될 것이다. 80세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거짓말을 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거짓 말을 하지 않음으로 수명은 늘어나 백 60세가 될 것이다. 백 60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두 가지 말을 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두 가지 말을 하지 않음으로 수명은 늘어나 3백 20세가 될 것이다. 3백 20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욕설을 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모두 다 욕설을 하지 않음으로 수명은 늘어나 6백 40세가 될 것이다.
 6백 40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꾸밈말을 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모두 꾸밈 말을 하지 않음으로 수명은 늘어나 2천세가 되었다. 2천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간탐하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간탐하지 않고 보시를 행함으로 수명은 늘어나 5천세가 될 것이다. 5천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질투하지 않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을 닦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질투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선을 닦아 수명은 늘어나 만세가 될 것이다. 만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조금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다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바른 소견을 행해 전도를 일으키지 말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바른 소견을 행해 전도를 일으키지 않음으로 수명은 늘어나 이만세가 될 것이다.
 2만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다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세가지 착하지 않은 법을 없애자. 1은 법답지 않은 음욕이요, 2는 법답지 않은 탐욕이요, 3은 비뚤어진 소견이다. 이에 그 사람들은 다 세가지 착하지 않은 법을 없앰으로 수명이 늘어나 4만세가 될 것이다. 4만세 때의 사람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선을 닦음으로 말미암아 수명이 늘어났다. 이제 다시 조금 더 선을 닦자. 어떤 선을 닦아야 할까. 마땅히 부모를 효도로 받들고 사장을 공경하고 섬기자.' 이에 그 사람들은 다 부모를 효도로 받들고 사장을 공경으로 섬김으로 수명은 늘어나 8만세가 될 것이다. 8만세 때의 사람의 여자는 나이 5백세에 비로소 시집갈 것이다.
 그 때의 사람에게는 마땅히 9종의 병이 있을 것이다. 1은 추위요, 2는 더위요, 3은 굶주림이요, 4는 목마름이요, 5는 대변이요, 6은 소변이요, 7은 욕심이요, 8은 탐내어 빼앗는 것이요, 9는 늙는 것이다. 대지는 평평하고 골라 구덩이나 언덕이나 가시나무가 없을 것이다. 또 모기나 등에나 뱀이나 독사나 독충이 없고 기와나 돌이나 모래나 자갈은 다 변해 유리가 될 것이다. 백성은 왕성하고 오곡은 평천하여 풍성하고 즐겁기 끝이 없을 것이다. 이 때에는 팔만의 큰 성이 일어날 것이다. 마을과 성들은 서로 나란히 이웃하여 닭 우는 소리가 서로 들릴 것이다. 그 때를 당해서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날 것이니 이름을 미륵이라 하고, 여래지진 등정각의 10호를 구족할 것이다. 그것은 지금 여래가 10호를 구족한 것과 같다. 그는 저 천제석 범천 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 모든 사문 바라문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 중에서 몸소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그것은 또 내가 이제 모든 천제석 범천 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 사문 바라문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 중에서 몸소 깨달음을 얻는 것과 같다. 그는 마땅히 설법하리라. 처음 말도 좋고 가운데와 아랫 말도 또한 좋아 의미를 구족하고 깨끗한 행을 깨끗이 닦을 것이다. 그것은 오늘의 내 설법이 상·중·하의 말이 다 참되고 발라 의미를 구족하고 범행이 청정한 것과 같은 것이다. 그의 제자의 무리는 무수 천만이다. 오늘의 내 제자가 수백인 것과 같다. 그 때의 사람들은 그 제자를 일컬어 자자라 부르리라. 네 제자를 석자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그 때에 왕이 있어 이름을 양가라 할 것이다. 머리에 물을 쏟는 찰제리 종족인 전륜성왕으로 4천하를 맡아 바른 법으로 다스리어 항복하지 않는 악마가 없고 7보를 구족할 것이다. 1은 금륜보 2는 백상보 3은 감마보 4는 신주보 5는 옥녀보 6은 거사보 7은 부병보다. 왕에게 아들 천면이 있어 용맹하고 웅렬하여 능히 외적을 물리치고 사방은 공경하고 순종하여 무기를 쓰지 않아도 자연히 태평하게 될 것이다.
 그 때에 성왕은 큰 보당을 세울 것이다. 주위는 16심(尋) 위의 높이는 천심 천종의 잡색으로 그 깃대를 장엄하게 꾸민다. 그 깃대에는 백개의 고가 있고 한 고에는 백개의 가지가 있다. 보배실로 짜서 만들고 여러 보물을 사이사이 끼었다. 여기서 성왕은 그 깃대를 부수어 사문과 바라문과 온 나라 안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하고 그리고 수염과 머리를 깎고 삼법의(三法衣)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고 위없는 행을 닦아 현재에 몸소 진리를 깨달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은 이미 다해 마쳐 뒷 세상의 목숨을 받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착한 행을 부지런히 닦으라. 선행을 닦음으로써 곧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은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하리라. 또 재보는 풍성하고 위력은 구족하리라. 마치 모든 왕이 전륜성왕의 옛법을 따라 행하면 곧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은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하리라. 또 재보는 풍성하고 위력은 구족한 것과 같으리라. 비구도 또한 그와 같나니 마땅히 착한 법을 닦으면 수명은 늘어나고 안색은 좋아지며 안온하고 쾌락하리라. 또 재보는 풍성하고 위력은 구족하리라. 어떤 것을 비구의 수명의 늘어남이라 하는가. 이렇게 비구는 욕정을 닦아 익히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멸의 행을 성취함으로써 신족을 닦는다. 다음에는 정진정·의정진·사유정진을 닦아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멸의 행을 성취함으로써 신족을 닦는다. 이것을 수명의 늘어남이라 한다.
 어떤 것을 비구의 안색의 좋아짐이라 하는가. 이에 비구는 계율을 구족하고 위의를 성취하며 조그마한 죄를 보아도 큰 두려움을 느끼고 모든 계를 고르게 배워 두루 채우고 모두 갖춘다. 이것을 비구의 안색의 좋아짐이라 한다. 또 어떤 것을 비구의 안온과 쾌락이라 하는가. 이에 비구는 음욕을 끊어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난다. 각이 있고 관이 있어 이생희락으로 제1선을 행한다. 다음에는 각과 관을 없애고 마음의 믿음은 기쁘고 즐거우며 생각을 거두기를 오로지한다. 각도 없고 관도 없어 정생희락으로 제2선을 행한다. 다음에는 기쁨을 버리고 지켜 보호하고 마음을 오로지하여 산란하지 않는다.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알고 성현의 구하는 바의 생각을 보호하고 즐거이 행하여 제3선을 행한다. 다음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을 버리고 먼저 걱정과 기쁨을 없애어 괴로워하지도 않고 생각을 보호해 맑고 깨끗하여 제4선을 행한다. 이것을 비구의 안온과 쾌락이라 한다. 
 어떤 것을 비구의 재보의 풍성함이라 하는가. 이에 비구는 사랑하는 마음을 닦아 익히어 1방(方)에 가득 채우고 다른 세계에도 또한 그렇게 하며 넓게 두루하여 둘도 없고 한량도 없다. 모든 번뇌와 원한을 없애고 마음에는 질투가 없으며 고요하고 잠잠하고 유순함으로써 스스로 즐긴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버리는 마음도 또한 이와 같다. 이것을 비구의 재보의 풍성함이라 한다. 어떤 것을 비구의 위력의 구족이라 하는가. 이 비구는 고성제를 여실히 알고 집·진·도제도 여실히 안다. 이것을 비구의 위력의 구족이라 한다."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모든 힘센 자를 두루 관찰해 보아도 악마의 힘을 넘는 것이 없다. 그러나 번뇌를 끊고 없앤 비구의 힘은 능히 그들을 이긴다."
 그 때 모든 비구는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했다.

 

 

 

장아함경(長阿含經) 해제

1. 『장아함경』과 성립연대
아함(阿含)은 범어(梵語) 아가마(agama)의 음역(音譯)으로서 전(傳)ㆍ교(敎)ㆍ법귀(法歸)라는 뜻이다. 대승불교(大乘佛敎)의 경전 성립 이후로는 소승불교의 총칭이 되었으며 4아함 중에서 비교적 장편을 모은 것이 『장아함경(長阿含經)』이다.

『장아함경』은 장아함(長阿含)ㆍ중아함(中阿含)ㆍ잡아함(雜阿含)ㆍ증일아함(增一阿含) 등의 4아함의 하나로서 팔리(pali)어 불전(佛典)인 『장부(長部, Digha-nikaya)』에 해당하는 북방 소전의 범본(梵本)을 기본으로 하여 계빈국(?賓國) 삼장 불타야사(佛陀耶舍,Buddha-yasas)가 양주(凉州)의 축불념(竺佛念)과 함께 후진(後秦) 홍시(弘始) 16년(A.D. 413)에 왕의 명을 받아 한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 『장아함경』을 현존 팔리본인 『장부(長部)』와 비교하면 『장아함경』은 4분 22권 30경을 수록한 반면에 『장부』는 3품 34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전장경에 의하면 그 제1 결집시(結集時) 법문을 외울 때 대가섭(大迦葉)의 물음에 대하여 아난이 대답한 것을 대중들이 외워서 이루어진 것을 5부(部; 北傳의 4아함)라 했다고 하는데, 현존하는 팔리본 『장부(長部)』와 한역 본 『장아함경』을 비교 검토해 보면 원시불교 시대의 정치ㆍ사회ㆍ종교 내지 철학 사상을 배경으로 한 불타의 해탈도(解脫道)가 경전의 중추를 이루고 있음으로 보아 『장부(長部)』와 『장아함경』 등의 5부ㆍ4아함의 성립기원은 불멸 후 100년 경으로 보여진다.
이 원시경전의 하나는 세일론에 전파되어 비교적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또한 긴 세월 동안에 부파적(部派的) 영향과 시대 사상의 영향을 받아 증광개변(增廣改變)되어 현존하는 팔리본 『장부(長部)』와 같은 형태로 발달되었고 이를 남전(南傳)이라 한다. 또 하나는 계빈(?賓) 지방에 전해져 암송되어 유행하면서, 여기에 서북 인도 특유의 지리적 관계에서 부파의 영향 및 시대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발달하여 북방 논서(論書) 성립연대로 추정되는 A.D. 1, 2세기보다 이전인 서력 기원 전후에서 1세기의 후반에 이르는 동안 범어로 쓰여지고 구성 편찬되었는데, 이것이 『장아함경』의 원본이 되었다.

2. 편찬목적
이상과 같은 경로를 거쳐 이루어진 『장아함경』은 일반적으로 믿고 있듯이 단순히 불타 교설의 집록(集錄)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많은 시대를 거치는 동안 어느 목적에서 구성 편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아함경』 중에 흩어져 발견되는 미륵불(彌勒佛) 신앙과 염불사상(念佛思想) 내지 탑사(塔寺) 공양의 공덕을 피력한 사상적 형태는 해탈도(解脫道)의 교리에서 구제도(救濟道)의 신앙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며, 이를 선포하기 위하여 『장아함경』이 편집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를 확대 해석한다면 밖으로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위하고, 안으로는 해탈도(解脫道)의 교리적 신념을 천명하기 위하여 불타의 가르침을 편집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성립의 역사를 거쳐서 이루어진 『장아함경』은 편집될 당시 이미 존재하였던 여러 부파적 색채라든가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한 원시 불교의 가르침만을 채택해 편집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특히 『장아함경』은 내용상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 속하면서 다른 부파의 부분적 색채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경전이다.

3. 성립사적 위치
원래 불교경전의 전승방법은 암송[誦]을 통한 구전(口傳)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다 A.D. 78년경 세일론의 왕 앗타마가니가 삼장(三藏)을 베껴 쓰게[書寫] 하면서 비로소 문자로 전승되었는데 팔리본을 영역한 Rhy Davids는 경전전승의 방법적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1) 간단한 어구(語句)로 표현된 경이 장행(長行)으로 혹은 게송(偈頌)으로 전송(傳誦)ㆍ유지되었다.
(2) 법수적(法數的) 집단으로서 전송ㆍ유지되었다.
이러한 전승 방법을 인정한다면 설법내용이 짧고 가장 원시적 불교형태를 지닌 『잡아함경(雜阿含經)』이 4아함 중에서 가장 오래된 층의 성립이요, 이에 반해 경전내용의 사상적 입장이라든가, 법수(法數)의 취급방법이 매우 정연하게 편집되어 있는 것이라든가, 논부적(論部的) 경향이 많이 표현되어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증일아함경』이 4아함 중 가장 새롭게 성립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두 아함 중간에 있는 것이 『장아함경』 및 『중아함경』이며 이 둘 가운데서도 『중아함경』이 『장아함경』보다 먼저 성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4. 『장아함경』의 대의(大義)
『장아함경』은 4분 22권 30경으로 구성되어 4제(諦), 12인연(因緣)의 가르침을 설한 것으로 제1분에서는 과거 7불(佛)과 부처님의 열반 등을 설명하고 있고, 제2분에서는 4성(姓)의 평등, 미륵불의 출현, 6방(方)에 대한 예법 등을 설명하고 있으며, 제3분에서는 외도 바라문의 삿된 견해를 타파하는 내용을 설하고 있고, 제4분에서는 남섬부주(南贍浮洲)ㆍ전륜성왕ㆍ지옥ㆍ아수라ㆍ4천왕(天王)ㆍ3재(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좀더 세분한 30경 각 경의 대의를 요점(要點)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1) 대본경(大本經)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과거 7불의 탄생ㆍ출가ㆍ수도(修道)ㆍ항마(降魔)ㆍ성도(成道)ㆍ전법륜(轉法輪)ㆍ열반 등에 관한 내용으로 불타관(佛陀觀)을 말한 것이다.

2) 유행경(遊行經) ①
부처님께서 여러 곳을 유행(遊行)하실 때 일어난 온갖 사건을 인연으로 하여 아난을 비롯한 모든 비구들과 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 나아가 바라문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중들에게 여러 가지로 교설을 설하신 것이다. 또 본 경에서는 부수적이지만 부처님 열반 후 사리를 여덟 몫으로 나누고 탑을 세워 공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실 때 남기신 훈계와 가르침의 내용에 대해선 여러 동본이역(同本異譯)이 있다.

2) 유행경 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법을 말씀하셔서 부처님과 불법이 미증유(未曾有)함을 밝히셨다. 또 향탑(香塔)에서는 4염처(念處)ㆍ4의단(意斷)ㆍ4신족(神足)ㆍ5근(根)ㆍ5력(力)ㆍ7각지(覺支)ㆍ8정도(正道)의 37도품(道品)과 4선(禪)을 말씀하시고 이런 법문들을 모아 12부경(部經)을 만들라 말씀하셨다.

2) 유행경 ③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선견(善見)대왕의 과보는 세 가지 인연 곧 보시(布施)ㆍ지계(持戒)ㆍ선사(禪思)에 의한 것이며, 또 왕이 법전에서 선(禪)을 닦을 때 옥녀보(玉女寶)들은 왕의 이단(異端)을 보고 왕이 이제 목숨을 마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자 왕은 옥녀들을 위하여 제행무상을 말하였으며, 죽은 뒤에는 제7범천에 태어난 것을 말씀하시고, 부처님께서 돌아가신 뒤 몸[有]을 받지 않음을 말씀하셨다.

3) 전존경(典尊經)
전존(典尊)은 대신의 이름으로 부처의 전신(前身)이었던 전존의 이야기를 반차익자(般遮翼子)가 제석천왕에게 듣고 이 사실을 부처님께 그대로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처님께서 대전존(大典尊)이 실은 전생의 석가모니 세존 자신이었다는 반차익자의 말을 긍정하시고 그 대전존의 위덕도 제자들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어 구경도(究竟道)ㆍ구경범행(究竟梵行)ㆍ구경안온(究竟安穩)을 얻어 열반에 들게 하기 위한 것임을 말씀하셨다.

4) 사니사경(?尼沙經)
사니사(?尼沙)는 신(神)의 이름으로 불도를 잘 닦은 사니사의 예를 들어, 죽어 좋은 세상에 태어나리라는 수기(授記)를 받기 위해선 생전에 부처님을 믿고 잘 받들어야 함을 설명하고 있다. 이 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12대신에게는 불환과(不還果)를, 50여인에게는 일래과(一來果)를, 5백인에게는 예류과(預流果)의 수기(授記)를 주시고, 56대국 백성들에게도 각각 기별(記?)을 주셨으나 오직 마갈타국의 한 사람만이 수기(授記)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난은 그들을 위하여 부처님께 수기를 주도록 청하였다. 이때 사니사가 나타나 전생에 불도를 닦은 자신의 행적을 설명하며 얘기를 풀어가고 있다.

5) 소연경(小緣經)
부처님께서 바실타(婆悉?)와 바라타(婆羅墮), 두 바라문의 종성관(種姓觀)에 대한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4성(姓) 가운데 어느 종성이라도 선행(善行)을 닦으면 청백(淸白)의 보(報)를 받고 불선행(不善行)을 행하는 자는 빈ㆍ부ㆍ귀ㆍ천의 차별 없이 도증(道證)을 성취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3보(寶)를 독실히 믿는 사람은 세간의 복전(福田)이 되어 사람의 존경과 공양을 받을 만하다고 가르치셨고 그 예로 바사닉왕의 3보 예경(禮敬)을 칭찬하셨다. 그러면서 4성의 본연을 설하기 위하여 불교의 우주관을 설파하셨다.

6) 전륜성왕수행경(轉輪聖王修行經)
옛날 견고념(堅固念)이라는 전륜성왕이 불법(佛法)을 실천ㆍ수행하여 4천하(天下)를 정법(正法)으로 다스림으로써 세상이 태평하였으나 후대에 이르러서는 비법(非法)이 행해져 그로 인해 사람들의 수명이 점차 줄어들었음을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설하시는 내용을 담았다.
부처님께서 경(經)의 말미에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는 미륵불이 세상에 출현할 것이며 양가(?伽:Sa?kha)라 이름하는 전륜성왕이 출현해 정법으로 세상을 다스리면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태평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7) 폐숙경(弊宿經)
지혜와 덕망을 겸비한 가섭(迦葉)동자가 단견(斷見)을 가진 폐숙 바라문의 삿된 견해를 12가지 비유를 들어 분명 다른 세계와 업과(業果)가 있음을 설교한 것이다.

8) 산타나경(散陀那經)
산타나라는 거사가 오잠바리(烏暫婆利) 범지녀림(梵志女林)에 머물던 니구타(尼俱陀) 범지 등 5백 범지를 찾아갔을 때 니구타 범지는 쉽게 부처님을 복종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이것을 천이(天耳)로 들으시고 그들이 살고 있는 숲으로 가서 그 외도들이 닦고 있는 고행법(苦行法)은 해탈하는 길이 아님을 설파하셨다. 그리고 5계ㆍ10선 내지 4무량심(無量心)을 청정히 닦는 것이 고행(苦行) 중에 가장 훌륭한 것이라 하고, 다시 보리(菩提)를 얻고 중생을 피안(彼岸)으로 인도하는 것이 해탈도(解脫道)라 하였다.

9) 중집경(衆集經)
부처님께서 파바성(波婆城)에 계실 때 등의 통증으로 괴로워하시자 사리불(舍利弗)이 대신하여 설법하는 형식을 취한 경이다. 사리불의 설교에 의하면 자이나교의 스승인 니건이 죽은 뒤 자이나교의 교단이 둘로 분열하여, 제자들이 서로 다투어 비방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 법이 진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깨우며, 모든 중생이 진정한 안락을 얻기 위해서 부처님의 여러 교리를 모아 참된 실천을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불멸후 불교교단의 쟁송(諍訟) 분열을 막기 위하여 여래의 법만이 진정한 출요(出要), 즉 곧 해탈도의 가르침임을 역설하였다.

10) 십상경(十上經)
『중집경』과 같은 경우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설법케 하신 것이다. 열가지로 법상(法相)을 분류하고 그 10법을 다시 여러 가지로 분류하여 상세히 설명하였는데 총 550가지에 이른다. 그리고 이러한 상법(上法)을 닦으면 온갖 마음의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러 안온함을 얻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11) 증일경(增一經)
이 경은 내용은 『십상경』과 같지만 사리불이 아닌 부처님을 통해 직접 설교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이 다르다.
내용분류에 있어서도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 법상을 분류하여 설하고 있는데 불교의 교리들을 성법(成法)ㆍ수법(修法)ㆍ각법(覺法)ㆍ멸법(滅法)ㆍ증법(證法) 등의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거기에 각각 한 가지씩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교리들을 설명하였다.

12) 삼취경(三聚經)
부처님께서는 3취(聚) 즉 선한 세계ㆍ악한 세계ㆍ열반의 세계 등의 세 갈래 세계를 설명하셨고, 다시 이 3취를 자세히 나누어 여러 가지 법을 설하셨는데 거기엔 선과 악에 대한 교리적 내용을 담고 있다.

13) 대연방편경(大緣方便經)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불교의 근본 교의를 말씀하신 것이며 또 이 설명이 되는 중요 교리인 인연법을 순역(順逆) 생멸의 관법에 따라 말씀하신 것이다.

14) 석제환인문명(釋提桓因問經)
부처님께서 비타산(毗陀山)에 계시면서 화염(火焰)삼매에 드신 뒤에 석제환인 즉 제석천왕의 질문에 대답하신 것이다. 즉 일체 중생의 원결(怨結)의 원인은 탐욕과 질투에서 생기고, 탐욕과 질투는 애증(愛憎)에서 생기며, 애증은 욕(欲)에서 일어나고, 욕(欲)은 상(想)에서 생기며, 상(想)은 조희(調戱)에서 일어난다고 설명하셨다. 또 만약 조희를 없애면 애(愛)가 없다고 나아가 원결도 없어져 서로 상해(傷害)함이 없어진다고 말씀하셨다.

15) 아누이경(阿★夷經)
부처님께서 명녕국(冥寧國)의 아누이성에 계실 때 방가바(房伽婆) 범지를 위하여 선숙(善宿) 비구의 이야기를 거론하며 범지의 삿된 견해나 악행(惡行)을 깨뜨리고 정해탈(淨解脫)을 얻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16) 선생경(善生經)
선생 장자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동ㆍ서ㆍ남ㆍ북ㆍ상ㆍ하의 6방(方)에 예배하였다. 그러나 선생의 6방에 대한 예배는 극히 형식적인 것이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6방에 대한 예배의 의의와 내용을 가르치셨는데, 6방을 진실로 받드는 것은 6방에 해당하는 대상에 대한 예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6방에서 동방은 부모, 남방은 스승, 서방은 아내, 북방은 친척, 하방은 노비, 상방은 도를 닦는 사람을 뜻하며, 불법을 믿는 사람은 반드시 이 6방에 대한 예경을 갖추고 도를 실천해 나가야 살아서는 복을 받고 죽어서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17) 청정경(淸淨經)
주나(周那)라는 사미가 아난에게 외도 스승인 니건자가 죽자 그 제자들이 두 파로 분열되어 서로 다툰다는 소식을 전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를 인연으로 무쟁(無諍)의 정법(正法)을 말씀하셨다.

18) 자환희경(自歡喜經)
사리불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여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사문 바라문 중에 지혜ㆍ신족(神足)ㆍ공덕ㆍ도력에 있어 부처님과 같은 이가 없을 것이라고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시면서 불교가 바라문들보다 월등한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다. 또한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부처가 곧 오직 자기뿐이라는 유일한 믿음을 가질 것을 당부하셨다.

19) 대회경(大會經)
부처님께서 석시제국(釋翅提國)의 가유림(迦維林)에 계실 때 시방세계의 모든 신(神)과 묘천(妙天)이 그곳에 모여 3보를 예경하고 부처님 공덕을 칭송하고 있는 동안 4정거천(淨居天)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지신(地神)을 위시한 제석천왕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神) 및 모든 권속 신들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이들을 위한 축복의 주문을 외우셨고 마군(魔軍) 군사들의 거짓되고 허망한 마음을 항복받기 위한 주문도 외우셨다.

20) 아마주경(阿摩晝經)
부처님께서 구살라국(俱薩羅國)의 이차능가라(伊車能伽羅) 바라문 촌에 계실 때 비가라사라(沸伽羅娑羅) 바라문이 아마주라는 바라문으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32상(相)을 구족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게 하였다. 그 때 아마주가 석종(釋種)을 업신여기자 부처님께서는 석가족이 바라문보다 종성(種姓)이 뛰어난 인연을 설명하셨고, 부처님의 뛰어난 32상과 석가족의 출중함을 확인한 아마주는 그의 스승과 함께 부처님께 귀의하게 됨을 설명하고 있다.

21) 범동경(梵動經)
부처님께서 마가다국 죽림(竹林)에 계실 때 선념(善念)이라는 범지는 3보를 비방하였으나 그의 제자 범마달(梵摩達)은 3보를 칭찬한 것을 두고 여러 비구들 사이에 논의가 빗발쳤다. 이것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바라문들의 3보(寶)에 대한 비방이나 칭찬을 두고 분노나 기쁨의 태도를 가지지 말아야 함을 설하셨다. 이와 함께 바라문들이 주장하는 62가지 그릇된 견해의 부당함을 설명하셨다.

22) 종덕경(種德經)
부처님께서 앙가국(鴦伽國) 첨파성(瞻婆城)에 계실 때 5법(法:種姓ㆍ諷
誦ㆍ端正ㆍ持戒ㆍ智慧)을 구족한 종덕이라는 바라문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자, 부처님께서는 5법을 구족한 이를 바라문이라 하지만 불교에서는 그 다섯가지 법 가운데 계율[持戒]과 지혜를 제일 중요시한다고 하면서 그 관계를 상호보완적인 좌우의 손과 같이 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또 이것을 풀이하여 출가하여 청정한 것을 지계(持戒)라 하고, 무명을 버리고 3명(明)을 얻는 것을 지혜라 한다고 가르치셨다.

23) 구라단두경(究羅檀頭經)
부처님께서 구살라국(俱薩羅國) 시사바(尸舍婆) 숲에 계실 때, 학덕을 겸비한 구라단두 바라문이 스승의 11법 구족을 찬탄하는 제자들의 말을 물리치고 스스로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제사법에 대해 묻자, 부처님께서는 희생물을 바치는 큰 제사의 과보(果報)보다는 청정한 제사의 과보가 더 뛰어남을 말씀하시고 귀계(歸戒)ㆍ자심(慈心)ㆍ출가(出家)의 공덕을 말씀하셨다.

24) 견고경(堅固經)
부처님께서 나난타성(那難陀城)의 파바리엄차(波婆利掩次) 숲에 계실 때, 견고 장자는 부처님께 청하여 바라문들이 오면 비구들이 신통력을 나타내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세 번이나 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 법을 허락하지 않고 고요한 곳에 조용히 앉아 도(道)를 생각하며 덕(德)은 감추고 허물을 드러낼 것을 말씀하셨다.

25) 나형범지경(?形梵志經)
부처님께서 위야국(委若國) 금반(金槃)의 녹야림(鹿野林)에 계실 때 나형범지 가섭이 부처님을 찾아와 참된 고행에 대해 묻자, 고행에도 선ㆍ악의 두 갈래가 있음을 밝히고 참된 고행의 과보를 얻기 위해선 불교의 계율을 지키고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사색하는 것을 즐기며 한마음으로 부단히 노력하여 청정한 고행을 해야 한다고 하시며 이후 가섭을 불교에 귀의케 하셨다.

26) 삼명경(三明經)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이차능가라 숲에 계실 때, 3명(明) 바라문 비가라사라 바라문의 제자 바실타(婆悉?)와 다리차(多梨車) 바라문의 제자 파라타(頗羅墮)가 자기들 도(道)는 진정(眞正)하여 출요(出要)를 얻고 범천도에 이른다고 논쟁하다가 그 판결을 구하기 위해 부처님을 찾아온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생명론을 비판하고 3명 바라문이 말하는 범천도(梵天道)의 허망함을 말씀하셨다.

27) 사문과경(沙門果經)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암바원(菴婆園)에 계실 때, 아사세왕은 “오늘밤은 보름달이 떠 밤도 밝은데 무엇을 했으면 좋겠는가”라고 부인과 태자를 비롯한 우사(雨舍) 대신 등 여러 신하에게 묻는다. 이에 그들은 육사외도(六師外道)를 찾아가 마음의 깨달음을 찾음이 좋겠다고 했고 태자는 국경을 다스리러 가는 것이 좋겠다는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왕은 수명(壽命) 동자의 권유를 받아들여 부처님을 찾아가 설교를 들었고 교화되어 자신의 지난날 잘못을 뉘우치고 불교에 귀의하였다.

28) 포타바루경(布?婆樓經)
부처님께서 사위국 범지숲에 나아가시자 포타바루 바라문은 상생상멸(想生想滅)의 논(論)을 비롯하여 유상론(有常論)ㆍ무상론(無常論)ㆍ유변론(有邊論)ㆍ무변론(無邊論)ㆍ명신일이론(命身一異論)과 여래(如來)의 종론(終論)ㆍ비종론(非終論) 등을 거론한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런 철학문제는 정각(正覺)을 얻는 열반[泥洹]의 법이 아니며 4성제(聖諦)만이 법의(法義)에 맞는 범행(梵行)이요, 정각을 얻고 무위적멸(無爲寂滅)하는 법임을 말씀하셨다.

29) 노차경(露遮經)
부처님께서 구살라국의 시사바(尸舍婆) 숲에 계실 때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가다가 얼마 안 가서 나쁜 견해를 일으켰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사소한 일이라도 나쁜 마음을 가지고 번뇌를 일으키면 좋은 일이나 좋은 말을 해줄 수 없을 뿐더러 비방을 하게 되면 그 결과로 지옥세계에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계하셨다.

30) 세기경(世記經)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강당에 모인 비구들이 천지(天地)의 성패(成敗)와 중생들이 사는 국읍(國邑)에 관하여 논의하는 것을 들으시고,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 물체세간(物體世間)의 발생ㆍ성립과 변화ㆍ종말귀추(終末歸趨) 및 구성 조직에 대하여 불교의 우주관을 설파한 것으로서 총 12품(品)으로 분류ㆍ설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