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한 살 위에 알 나이

narrae 2009. 8. 1. 16:18

한 살 위에 알 나이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한 살인 것은

하나의 지구에

한 해를 넘기지 못하는 달로

이 땅의 어머니가 알사탕을 간직한 채

솜 사탕을  먹게하며 키우는 것이기에  

한 살 등 위에 알 나이을 부풀린 것이다

 

 

감촉

 

우리의 영혼이 은하수에 있는 것을

지상수로 가득 채워 보전한다는 것이

해를 담궈 물결처럼 박동하게 할 것이요

심저에서 감싸듯  

거울처럼 조양(助陽)하는 폐가 있을 지니

물과 가장 닮은 영혼이라는 것으로

참으로 묵이 응고성이 있듯

감성을 다 앙금하고 육신이라고 몰고 다니 듯

다 일어나는 촉감이기도 한  것

다 허공 어딘가의 나인 것   

 

 

원본적 구성체

 

수은이 물과 같으나 금속이듯

은하의 물을 물이라 함에

그에도 공기라고 차고 나오듯

또 미진수(微塵數)가 있는 것이니

오히려 물에서 크는 풀보다도

그 압력 속의 팽창력과 같음에 폭발하는 듯  

더 크게 입체를 이뤄가는 구성체의 힘에다  

시각으로 드러나지 않을 형체인 것으로   

빛의 빠르기야 구리처럼 휘어 조형을 이룬 듯

살아 설치게 하는 것이

빛이 마치 범벅처럼 퍼진 듯

영혼도 융택함이 도는 듯이 하는 것으로

영혼 세계의 단계적 성립이

이토록 원본적 구조를 성립하는 것이려니

 

 

알과 앎

 

알과 앎이 뜻이 그리 다르지 않는 것인데  

우린 은하수나 지상수나

그 차이가 투명성으로

서로 몰라보게 한  또 하나의 세계가 있다면

빛으로 엮어 말리는 것이요

죽처럼 허물어지는 것이니

비례적 대칭성이든 평행선이든

굴절하고 접은 것에 따른 것이든     

풀 풀리듯

시나브르 끌어가는 어둠과 같은 것에 녹는,

어쩜 이 육식(六識)의 세계로

그물처럼 인식과 느낌에 걸어 놓지 못 하고

어떤한 부호도 설정할 수 없는 곳으로 넘어가는,

그렇다 할지라도  뜻하는 바는 없다고 할 수 없는 듯이

가장 긴 장도의 길이를 내고져 하는 데까지  

존재성을 끝까지 키워 가는 빛으로서의

육감으로 알만한 세계에 앎만 같은 것으로의

이 것이 한 알로서

이 지상의 굴레로 그대로 수용체이다가

오히려 먼지고 사라져 감이 

반대 쪽으로 나무가 자라는 듯이 사라지는 것으로  

더 큰 자생적 발광성이 있는

빛 속의 빛은

어둠 속이어도 보이지 않는 듯이

이 또한 기둥이 되어 주는 것이기에      

음양만의 차이는 

뿌리와 우듬지의 관계와는 다른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하는  

떡잎과 같이 맞추는 것으로서의  

서로 의지가 되어 주는 듯한 세계로서  맞잡게 하는

마치 누운 바람을 일으켜 세워

양 팔을 펴 본 듯이 하게 하는 설정으로 나무라는 것이리니

은하도 물인 것에  

태양도 빛으로 뻗는 다음에야  씨앗으로 야무는 중이리니  

이 것이 피는 실현성은

다시 무너짐과 함께

눈이 어둠 속으로 나는 듯이 빠져나가는 듯과 같으리니  

다른 한 족의 눈이 되어 있는 듯이

나무도 단순한 무가 아니라  

이러한 한 층 더 깊은 無의 기둥이기에

옹심은 현세의 눈이요

자라는 눈은 도리어 삶 밖의 눈과 같은   

이 정도면 신과 사람의 관계라 할지라도

알과 앎은 관계는 윙윙할 수 있음이듯 하는 것

 

 

떡잎

 

덕의 크기란 어떠한 것인가

태초에서 부터

두 팔을 벌려 수용하고져 했던

물고기의 아가미와 같은 것에

그 아궁이를 넘어 방 고래와 같은

길고 긴 훈증으로 나오는 데까지로 해서

방 바닥까지 숨 쉬는 웰빙에  

하트형 부채이지 않았던가 하는

떡잎의 균형을 잡을 줄 아는 것이겠지

샘의 원천

존재의 가치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고 안지 않은 허전한 시간 속에

손 맞잡아가는 헌신의 노력이

잎맥애서조차 짝을 이루게 하는 것인지도

 

 

믿음의 완성도

 

믿음의 완성도는 어떤 형태일까

사상(四象)이니

팔괘(八卦)니 해도

다 태극(太極)이 외로운 병이니

무엇 하나 안기면 되는 것을

그 것이 그리 쉽든가

사랑 타령은 끝 없음이니

다만 달은 지구를 안아 외롭지 않고

지구는 해를 끌어 안아 외롭지 않고

해는 갤럭시를 끌어 안고

이 치유법이 있는 한

신이 도리어 인간을 못 버리리니      

       

 

엽(葉)

 

엽록체라는 것

염색체라는 것

핵을 갖고 웅크렸다 풀렸다 하는 것

빛을 먹어도 상을 드러낼 수 있는

초순도의 빛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그래도 빛가루라고 앙금되어 퇴색의 끝이

이리로 드러내다 보니 뼛가루로 들통 낸 듯이

그 잎맥만 오그라진 채로 들고보니

아! 우리의 갈빗뼈의 원형이든가

자율신경적 플로그를 꽂게 하는 듯이 중추성을 띠고

어쩜 인간이라는 것

저 나무 기둥 아니어도

마른 잎새가 오그라 붙은 채로 한 손바닥하는 것

내장 다 드니

다리요 팔까지 뻗음은 물론이요

숨가쁘게 뛰어도 넘쳐나는 것

양벽을 건너오는 사이가 얼마나 희열에 찬 길인지

본래 빳빳한 잎새도 이 쪽에 드니

인간 사이야 배꼽이 떨어진다지만  

이 건 핵이 너무 갈렬하게 남는 것이니   

연인 간에 살아도 이렇게 감칠 맛을 낼 수가

 

 

잘 난 끝

 

저 주름 투성이 빈대코 개도 사랑 받거늘

인간으로 태어난 축북을 어찌 사랑받지 않으리

별나면 엉덩이에 뿔이라도 나는 것이라지만   

싸우고 터지는 것이 꼭 제  잘 난 맛이라고

포장만 크게 명절 선물만 같구나    

 

 

장인

 

일어나야 하는 것이로구나

바닥을 여며서라도

미끄러지면

저 바이올린 톱으로 긁어서라도

아직은 밤 깊은 속 백야를 눈 뜰 때

오로라의 혀끝 맛을 챙긴 채 떠날 수는 없구나

일어나야 하는 것이로구나

슬픔이 저며오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대 쉬는 첼로의 줄을 긁어서라도  

목이 쉬어 쉰 채로 솔방울처럼 떨어져도 

돌아 올 것이 있는 

봄날이 번거로운 소나무일지라도

충수(充樹)돌기에

송진가루 알레르기 원망을 듣는다 할지라도

학의 자리엔

더 지독히 달구며 구부려 올린 원반 하나 받치는 듯

여유가 나도록  하고선

인간세 허리가 선득하도록 느끼다 가야하는 것이로구나

 

 

입찬돌이  

 

입찬돌이란 무엇인가

배웠다는 자들이 간판과 지위는 번듯하다고 드밀건만

때와 장소도 모르고 입찬 소리만 해대지

좀 더 냉정히 머리가 찬 걸 못 보겠으니

과히 잘 입고 잘 먹는 쪽으로 기울어 감이

입이 찬 대로는 행세를 하니 입찬돌이가 아니든가

하기야 입찬순이도 많지   

 

 

미네르바

 

밥 할 줄 모르는 자가 이층밥을 짓는다더니

어찌 도를 닦다보니 이층 머리를 해갖고서는

저 지렁이 적 진화에 입이 하나인 것이

어쩌다 미네르바가 나는 입을 하나 더 벌었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로구나

아랫 입은 천상을 문을 열어 나오게 하고

윗 입은 지상의 문을 열어 천상으로 낳는구나

그대여! 말이 허공 중에 흩어진다 마라

이슬을 낳는 도다

 

 

미네르바 2

 

누군가 미네르바가 주피터의 머리에서 낫다는 것에

믿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럼 저 감나무를 씨앗으로 심지 않고

가지를 떼어서 심으면 나지 않는가?

세포마다 낙엽이어도 하나로 모이니 천의무봉이요

걸어야 걸리는 길목엔   

두뇌가 씨앗의 아버지인 냥 나무 한 그루를 세웠구나

 

 

미네르바 3  

 

나무의 위대함은

포유물로서

물고기 동물보다도 훨씬 애정어리게  

굳이 피임을 하지 않더라도

떠나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요

과일이 땅에 떨어지니

먹을 것 숨쉴 것

한 바가지 덮어 쓰지 않는 다음에야

갈 수 없는 가을과 같을 진데

그 것이 갈 지혜일 것이요

온 지혜임을 알 것이냐

차라리 뿌리 밑의 종자를 드러내

세월의 강에 불어대는 부리로서

좀 더 부드럽고 세심하게 드민 뿌리로

이야기함이 있어야 지혜임을 알리니

 

 

역류

 

아! 달빛이란 것이  

교교하기만 한 것이  

젓 없이 입으로만 불어도

고혼 외쳐대던 것이더란 말인가

아! 달빛은 교교한데

소리임을 몰랐더란 말인가

목이 잠겨 넘어감이

가슴 한 복판에서

달무리처럼 미끈하게 걸렸음을 몰랐단 말인가

모든 감긴 영혼이 한덩이로 묻혀나는 듯

아! 듣기가 처연해  

나이트크럽이 웅덩이를 파고

지축을 흔들 듯 북을 치며  심장을 깨우니    

소리 없는 것은 슬픈 것

어둠은 다 타지 못한 잿더미같은 설움

우린 슬픈 노래를 불러 슬픈 것이 아니라

노래란 이미 슬픔을 묻혀내는 것

아! 심장이여! 쳐라

사방이 벽에

귀뚫린 활개이듯 사는 귀뚜라미 뒷발이듯 쳐라

 

 

프라즈마

 

통치란 프라즈마같은 원탁일 뿐인 것으로

그 사이로 논중(論中)의

한 쪽으로 치우쳤다고 해봐야

발언권에서 토하는 힘일 뿐인 것으로

상기된 형세로 두었다가 

다시 다른 쪽으로 넘어갈 때

자신은 다시 원탁으로 돌아는 듯이 하는

이 주기성이 한 순간의 회중(會中)으로서가 아니라

몆 해를

아니 세월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공유가 되어야

그래도 구름처럼 살았다고 할 수 있는

신선만한 미덕을 갖추며 향휴한다고 할지니

 

 

자갈과 몽돌

 

몽돌은 꼭 천둥 뒷발에 치인 제 자리를 찾아가니

같은 돌이라 할지라도 

구름 뭉치는 길을 알아 가는 길이요

천둥에 무너진 제자리를 찾아감이요

자잘한 자갈이야

꿈같은 바램이 받치는 것일 뿐이니 바람이는지라  

저 둔치 밭에 새알이나 맟춰 아옹다옹하게 햐였구나

 

 

달빛

 

아! 달빛이 눈뜨면

시베리아의 얼음이라도 깨야겠지

그리고 물과  같이 이야기하고

물과 같이 플러가야겠지

아!

달빛이 눈 뜨면 걸음이 느린 자가 온다

달빛이 눈 뜨면 걷지 못하는 자가 온다

아! 달빛이 눈 뜨면

다리가 없으면 물로 가리니

팔이 없으면 물로 가리니  

 

 

 

그대 눈을 바라보니

눈밭을 열어 나왔구나

그로부터 대지의 어머니는

가슴에 못을 박았고

저 호수는 눈이 안 보여!

보일 리가 없지

문제는

저 잠긴 달이 자꾸 도수를 맞춰줘   

결국 난(卵)에도 흰자 위에

종자의 눈으로 부둥키는 것

결국 자식이란 저 달 노른자를 다 먹고

날으는 날개

다 눈이 눈빛을 전하는 것이리니

 

 

분장을 뛰어 넘는 듯

 

이 밤이 분장을 뛰어 넘는 듯

달밤이 뾰사하다

이 밤이 분장을 뛰어 넘는 듯

바람이 도망 갈래도 들통스러운

존재의 허드레 같고

존재의 치장같은 것이

이렇게 앙금질 줄이야

우린 바람이기 전에

나그네이기 전에

꽃잎에 분가루가 넘치듯

줄기 차기 이전에 미궁스럽구나

 

 

오장육부는 네가 되어라

 

길은 당기는 맛이 있다

그래도 당기는 맛보다 끌리는 맛으로

달려가는 맛이니 더 달리고 싶은지도

길은 다리가 없어도 좋아 했고

갈등이 있어도 좋아 했다

길은 곧 다리요

한 번 당겼다하면

차분하게 쫙 깔리게도 하는 힘이기에

거기다 시원하면 길이 시원해야 할 텐데  

속에 있는 내가 시원하니  

에라 모르겠다!

그럴 바엔 오장육부는 네가 이루려무나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두드리면 퍼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당겨저 가는 것 또한 소리이니

애초에 빅뱅이 폭발한 것은

우리의 노래를 실처럼 듣고져 함인저

아! 노래를 불러도 나아감은 있으나

북을 치지 않는,

심장이 뛰지 않는 노래를 부르지 말라

개똥 밭에 굴러도

그 장단이 털어감이 다름인 것같으니

 

 

온음표

 

전생이라는 것이 꼭

아지랑이 꼬리에 너울 폭에 잠긴 것같고

현세라는 것은

가을날 솔 잎에 맺힌 이슬과 같으니

세상 살아본 눈이라고

눈 사람 한 뭉치는 만들어 놓은 듯 하다만

애초에 봄이 먼저 달려간 오선지에 눈맞은 것은 없듯

속 빈 온음표 한생에

이슬을 채우며 들여다 본 듯

아지랑이 실뭉치 같은 세상으로 온 것같은

어쩜 길다면 길고

닮았다면 닮았다 할 만큼의  

긴 대하의 음악이라 해도 좋을

나누는 것 같다 좋고

한 바퀴 도는 것이라 좋고

 

 

쟁기와 호미   

 

꼭 오래 살지 않더라도

진리의 깊이는 아는 법

호미에 뿌리를 다치기 쉬워도

쟁기에 뿌리를 다치지는 않는 것이니

세상에 다정하게 붙이기부터 다른 듯이   

팔이 안으로 굽는 듯이

살갑게 당겨대는 다음에야

어차피 한 번은 쟁기(爭起)는 되는 것이니

엄두가 안나   

인정머리 없이무심히 지나는 것이라고 

시샘만 암팡지게 꼬득여 무리 짓는

호랑이임에는 꼬리라도 되는 것이 더 나은,   

붙어야 그나마 무리라는 면목은 생생한 듯

문지기가 되어 줄 테니

그 긴장된 덩어리를 놓치 말라고

딴에는 등허리 긁어 주는 감칠 맛에

이리 저리 비빔밥 맛은 자발난 듯 하는 것으로

올빼미가 그리 올을 빼도 얼을 못 빼듯이              

바람에 돌아 보지 않는 바람같다하여도  

구름 솜 내듯 하박하게 만들어 주고 나니  

겨우 길임을 아는구나   

         

   

가장 오래된 삼  

 

소리가 그대로 살이 되는 소라의 의지처

멍이 그대로 살이 되는 멍게의 의지처

화신(化身)이 불량 났는 듯 온 바닥이 부속품

이도 다 사물의 의지

해삼이라고 기어코 갯지렁이 뿌리를 뽑았다

 

 

아! 음악이여!

 

음악이란 소리의 동질감이라기보다

외로움의 동질감이니  

아! 하나의 소라 껍질어도

함부로 불지는 말아다오

그 틈새여도

고독이 묻어 나오질 않음이 없음이라

발길 무겁게 떼면 나도 고됨이리니 

아! 음악이여!

너로해서 또한 시흥을 일으켜 가자구나    

이미 이 시공의 외톨과 함께 

잔잔한 미소로 춤을 추며 오는 것으로

 

 

조개의 창조

 

아! 저 빛을 휘어서 조개껍질을 만든 듯

아! 저 빛을 빚어서 조개껍질을 만든 듯

그 정도면

소리 정도야 새어 나가지 않게

물결 주름 끝에 쌓여도 심지까지 찰 것

창조의 원천에 붙은 이치라면 이러하지 않으리

 

 

쑥떡

 

존재가 숙덕숙덕에 다 익히려 할 때

쑥떡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 것에는

쓱 뜯을 때

세월 긴 강의 

물 수제비 뜨이듯 일어난 입술로서

돋은 새순으로 뜯기기도 하고

폭발력 있는 씨앗으로 무럭 무럭 퍼진 

언저리 입술까지 고루 미친 듯

밑둥부터 연하여 순하게 뜯기기도 하는

이 존재의 숙덕이라는 것이

저 개떡 나올 것도 숙에 버물러 숙덕이다가

쑥떡이 되이 나오는 듯 향긋함이느니

 

 

그리움

 

오늘은 무슨 기적같은 것이 사바사바해서

만인에 연인이라고 다가서는 중에

저 연인 둘은 만리장성을 쌓아

그리움의 만 리를 쫓아 온 듯이 하는데

또 기적을 사바사바해서 만인에 다가서는 중에

저 연인보다 못할 것도 없는

그리움이 모라라 시샘함과 같이 비쳐질 뿐이다 한들 ,

다 오늘은 오늘

내일은 내일인 것이라 하는 다음에는 단면이지 않은가 

 

 

숙명형(宿命形)

 

오늘은

내 일인 것이요

내일은 그냥 내일인

내 일이 될 고유명사화로 붙은 것 

오늘은 나와 일을 풀어보는 듯

내일이었던 내와 일을 풀어보는 듯   

 

 

 

신이란 것

당신이 당신 모습을 비춰보니

저 시베리아 빙판처럼 당달봉사가

남쪽의 따사함으로 녹을 때 비춰지는 것이니

그 동안에 인류라는 것

거울에 뿔을 들이 받는 무소와 같음이 아니든가

당신이 새벽을 깰 때 쯤

거울이 바닥을 드러낼 쯤

눈에 홍채로 거물을 들어 올릴 쯤

 

 

인간세에도  

 

모래도 비비면 흙탕물로라도 풀리는 것이라지만

그 고집에 비하면

난 안개로 일어나도 신선이 여유로운

인간살이로도 선풍(仙風)과 멀다고도 할 수 없는

참으로 사는 게 거칠고 치열하다 싶어도

다 사물의 욕심에 비하면

어쩌다 이슬 묻히는 정도에 미치는 것으로  

다 스스로의  욕심이다 싶은 것으로 살지만   

삶이 힘들어 등개로 떡을 해 먹는다 할지언정

음식이 고집인 것에 

우린 고집성을 해소한다는 것의 맞춤형    

    

 

정취

 

사물이 정취인 것이나

남남이 정취인 것이나

다 그 자리에서 풍기는 서정이란 것이 있는 것을

앉자 마자 휴대폰을 눌러대는 대는 저 초상으로서야  

과연 우리가

길 위에 있으면서

길이 어데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구나   

 

 

눈 2

 

태풍의 눈에 있는 고요를 봤을 터에

그대 또한 살아감에  

태풍 벽을 따라 바람 같은 이별의

태풍도 갈면

흰 눈이 쌓여 언저리를 메워 덮으로 들 것

다만 그대의 영원을 보았던 것까진 메우지 못하는

별이 섬광같음이 아니라 머물고 있듯

첫사랑을 그렇게 매달고 있지 아니한가  하는 것이니

 

 

호도알과 딸기가 만나 복숭아를 낳다  

 

우리가 마석(磨石)으로서 비쳐지는 것과 

삶의 유동성과는 다르기에

영혼과 육체의 트라블도 있게 마련인

우리가 흔들리는 물결과 같음에는

그림자를 찾을 수 없듯이

차라리 무식이라는 것이

현대인의 번잡한 지식에 훨씬

예감적 부동성을 갖는 것이니

어찌보면 단조로움과 투박함에 훨씬

연마적 거울을 드러낸 것이기에

현세에 아무리 유연하게 삶을 유지하려 해도

이미 얼음처럼 차갑게 굳혀버리는

우리가 신비를 본다는 것은

전생에 닦은 이력

돌멩이 같이 굳건히 한 데서

나오는 것이기에

마음으로 이뤘어도 물체와 같이 견고한 것이니

현세가 딸기로 태어난다 할지라도

호도알이 달리 변할 수는 없듯이

호도알에 딸기살이 복숭아와 같으니

부드러이 하여 먹게 함으로서

인연의 배달부처럼 이끌어가며 사는 듯이하나

실상은 씨벽 속의 알맹이에 치우쳐 있듯이 하는 것의  

 

 

그물코

 

빛이 그물코로서 엮은 것이 그림자이듯

그림자 한 땀 한 땀 이룬 사이에도

숨결을 가진 영혼이듯

오해려 빛의 그물이 그림자를 낚음과 같으니

빛이 어둠을 차고 나간다기 보다

다 하나가 있음에 둘이 있음과 같구나  

 

 

고파라

 

고파라 고파라

사랑이고파라

나뭇가지가 차서 더 뻗어나간 것이 아니라

고픔이 남아 더 나아가니

참으로 봄이 무얼 봤기에

사랑이 머문다 한들

고파라가 안으로 본 듯 한데

가지는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것은 무엇인가

 

 

아! 소나무가  허리 한 둥치로 빠지는구나

 

저 발레리나 허리가 잘 굽는 것도

다 몸이 부드러워서요

저 팝댄스 몸이 잘 튀는 것도

기세가 넘쳐 딸깍발이어도 잘도 갈 것이요

어데 그렇게 잔잔하지 않음이 없고

너울 아님이 없고

의지가 아님이 없이 잘도 돌려 가기도 한다만

저 자작나무

기세좋아도 소나무처럼 허리를 못 굽힘이요

저 테너, 소프라노

소나무처럼 목을 터 가르고 

붉게 달구어도   

허리가 휘도록 돌아 틀지는 못하리니  

창 소리 한 둥치 큰가 하여 태백산을 긁듯 하면   

고갯길 준령까지

휘고 또 휘어 본 대로 올라오는 한(恨)

붉은 대로 붉어

동녘 해에 드러나고 마는 것인 것을

아무리 큰 북이 장엄함과 비장함을 쳐 받든다 한들

이 인간 한 목소리에 숙연함을 갖게 하지는 못하리니

신이 불망(不亡)에 산다함은  

다 이렇게 가까이 두지 않는 다음에야

어찌 인간과 가까워 지켜 보았다 하랴  

졸래도 무심할래도 허세를 부릴래도

인간세에 끌려 흐트려짐만 많아짐이로구나    

 

 

 

공복이 얼마만큼의 공인가

 

우린 먹지를 않으면 머리도 기능을 못 한다

과연 머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른 용도일지도 모른다

자리공도 처음에는 한 막대이지만

자라면서 변두리로 울타리처럼 둘러도

중앙은 텅 비게 되어 있다

허나 그 속에는 자신의 역사가 있다

또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인간의 배가 갖는 공복이라는 것

그 것 자체가 인간이 진화한 기억일 수 잇음에

두뇌란 다른 보조성일 수 있지 않으랴

소화란 것도

다 제 나이테로서 먹어치우는 기억력 같은 것으로  

 

 

현을 위한 창무(唱舞)

 

아! 아직도 저 달빛이 파사(破射)함이 남은 미소는

바이올린 현을 가는 쪽으로 맞추어 가고  

저 달무리로 목 패인 듯 비치는 옷인 냥은

저 숲을 지나 한참이다 울 밀어 듦에 

추임새마져 무거운 첼로로 굵어가는 데

아! 마냥 속절 없이 걷기만 하는 것  

이 길은 야상으로 가는 것이든가

저 퇴근하는 길

애들 주전부리 챙기고 나서야

미소가 퍼지는 어미 마음에서야

피로가 풀리듯 피어오른 노래일인데  

다리에 알통이 배는

목소리까지 세어지며 속 뜨는 삶을

어떻게 삼켜도 목에 걸렁이듯 한 것

차라리 고함이라도 뱉어야 하지 않을까    

 

 

오솔길

 

오솔길도 오솔 오솔 추워질 때

밤의 열기 속에서 꽃이 짐을 안다

그 자리에서 든 길과 놓은 길이 있음을 안다  

어쩐지 오솔길은 떠나는 길의 들통 

그 얼음같이 단단함도 풀리면

알 수 없는 풀깃도 득달같이 달겨들어  

몸뚱이도 다 뜯어 먹게 하는 듯

오여름 무더위 끝에서

오솔오솔 남은 자는 떠나고 마는 듯이

남을 자는 여름 땅  

가는 자는 기어코 북쪽 서리 끼인 듯

하얗게 드러내다 가는구나

 

 

적심(赤心)

 

꽃잎도 판소리의 울대를 빼니 적심(赤心)인 듯

테너도 오페라의 목젓를 빼야 적심인 듯

세상 좋아 그렇게 빼며 살지 않아도

비스켙처럼 녹여가며 살만도 한 게

나도 부드러운 남자라고 하는 것 쯤은 되는 것인데  

꽃은 이미 다 핀 상태로 

재고성을 맞은 냥

벌이 되어 발목 떼지 못한 채

다시 적심을 적셔야 하며

외침의 날개처럼 펴야 하는 것  

먼저 떠난 소리 벽을 타고 서성대다

허무가 가슴을 쓸듯이 스쳐도

삶의 도리란 것으로 여정을 채워가는 

이건 적심(赤心) 아니라 몸을 적심이라 할 터에

저 초콜렡 사랑이야  

적심(赤心)이 가듯 함께 가며 씹는 맛과 같으니

끝이 벼랑인들

벼랑에서 허무를 맞으면 되는 것이라고  

샘은 마르지 않는 듯 밀어낸다 하는구나  

 

 

조지 오웰 나라의 엘리스

 

꿈이야 속속들이 모르겠다마는

얼굴은 엘리스  

이슬 씻고 나온 듯 

뽀드득할 만큼이나  예쁘구나

1984 년이라고 했던가

그 것 따라 잡으려고

바리바리 쫓아온 후진국

일과 결혼하다 싶은 것이 

벌써 은혼식이 되었구나

 

 

허무

 

우리가 입으로야 허무하다고 하지만

공허하다고 허무함이 와닿는 것이 아니다

이것 또한 대칭성으로

꿈이 실제와 맞 바뀌 들었을 때야

즉 꿈이 현실적 존재에 할당이듯 

꾸어 오는 것에서야 

거들난 듯 엄습감처럼 오는 것이 아니든가

 

 

골뱅이

 

골뱅아

골뱅아

본래 골로 뱅뱅 돌아 들지 않아도 된 것이었지만  

이젠 듣은 것 마져

네가 모래 시계 목구멍을 넘어야 하는 듯이 해야 하나보다  

본래 껍질이 감각이었을 때

다 알아 듣는 바가

펴져 나가며 커 나가는 귀로

가지가 모자라듯 어데든 더 자랄 끝에

이슬처럼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시대였건만  

이젠 골 꽉 찬 네 뱅이로 한 숟가락에 찬 듯  

다  골을 넘어가야

겨우 알아듣다는 곳에 다달으는 것으로 사는구나

 

 

땅 귀

 

이슬의 귀는

바다에 달렸으며

산천초목에 달린 것이라

열매의 귀는 뿌리에 달렸다

본래 열매로 들어야 할 결실이

중간에 단졀이니

메마르게 돌아가는 우주

이제 복령이 머리를 하고

그루터기 귀을 열어 놓게하는구나

 

 

우리가 망각한다는 것

 

빛이 레테의 강을 건느듯

우리가 망각한다는 것은

마치 빛이 백지와 같이 하여 

물을 투명잉크 같이 끌어 올려

형성하고져 했던 성취물들이

물이 다 마르고서야

불의 독촉에 붙는

마치 깍지를 풀 듯이 돌아가는 듯

망각의 강을 건넜다는 것이리니

 

 

미네르바 5

 

여호와와 옥황은 같은 어원에서 출발하지 않았다고도 할 수 없는 것에

저 지중해의 여호와가 옥황상제라 아니 할 수 없을 것이요

이 동방의 중국 한국 일본에마져 여호와라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니

어찌 저 흑해의 자궁으로만 낳은 말이어야 종자더냐

고조선으로 해서 신라 고려 등에 이르기 까지

천은을 받았다면 이 역사 또한 길 터인데  

도리어 이 이마로 낳을 잉태자가 시원한 종자일 것 같구나

 

 

다래와 나래

 

본래 이카루스는

다래를 모른 채

나래만 달았다간 추락하고 말았으니

나래의 ㄴ에 뚜껑을 얹어 ㄷ이니

나래는 노천으로 마냥 날으면 될 줄 알았고

심장을 담은 가슴이 타고 감을 몰랐음이니

나래는 너무 깃에 의지했음인가  

다래가 푸르름을 뭉쳐 시큼하게 지날 때야 알리니

 

 

경기 대학교

 

학이 고개를 들 때

얼마나 고고함이 자태를 뽑내는가 마는

그대에 대한 연서가 

얼마나 경이로운가하며 고개를 들 때

저 경기 대학교가

뜻 또한 네온 피켙 간판처럼

가슴에 쥐고 올랐다 내렸다 할 것에  

경기(京畿)를 올려야 할 것

경기(驚氣)라고 들려 올라가 상기 된 듯  

내리 덮어쓰고도 전율을 하는구나  

 

 

왜 마음인가

 

우리가 빛을 삼키기만 해도  

이심전심이 되며 사는 영혼의 본질이라면

이승에도 이제야

빛에 음의 본질을 심을 줄 아는 실증이니

마치 비단 폭에 음의 무늬가 드는 것이라

한 마에 음을 실음과 같음이니 마음이라   

우리의 예술적 감동이라는 것

영혼에게는 더욱 절실한

더 섬세하게 짜여지길 바라는

국수와 같아서이지 않으랴  

 

 

아름다움

 

저 꽃이 확성기 주둥이처럼 해 가지고

손에게 드민다

저 꽃이 강아지 혓바닥처럼 해서는

들머리에 지킨다

인간의 말을 빛으로 삼켜 뱉는다더니

바람의 말을 향기로 뱉을 줄 아는 듯

우리의 삶에서

그대가 보이고져 했던 아름다운 빛깔까지

알아 들음보다 훨씬 알아 보았을 것들

 

 

알통

 

우리의 존재가 가시까지는 못 갔을지언정

사막의 모래알 처럼 이룬 듯

우리의 존재가 가시를 넘어 다 얽어 진 듯

신기루의 꿈!

저 선인장은 알통스럽다

지평선 끝에서 어린 왕자가 그렇게 걸어온

뒤돌아보다 굳고 뒤돌아 보다 굳고 한

 

 

선인장

 

저 소나무가 한 쪽으로 도통했는데

당최 한 쪽으로 모자란다

그래서 밤톨 여는 도통을 해서

사막이라고 지팡이를 꽂다 보니

아이스케키처럼 녹다 정신 들 냥으로

순은 도톰하게

가시는 날카롭게

거의 열매가 덮어쓰는 지붕만하게만 돔을 이루는데

그로 열매로 지지 못하고

한 층 올리고 풀이어야 하는 듯

밤톨은 더 이상 내 놓지 못하는구나

다만 피 맑은 정화같은 꽃만 해맑은 새로움같을 뿐의

 

 

분과 뿐

 

내가 임금인가?

무거운 짐이로구나

그냥 사람으로 귀속되는 분이어야 하는 것을

또 뿐으로 돌덩이 되었다

아! 저 달마가 굴에서 못 나오는구나

분이면 나왔을 것을 뿐이라 했음이 무엇이든가

참으로 인생이라는 것

난 무주공산을 주무르는 데

모든 이들이

또 밑도 끝도 없이

앵무새처럼 결론부터 내놓고 다스리려 하는구나

 

 

등심과 피부

 

저 나무 나이 좀 먹었다고

온 몸이 뼈다귀 된 채 하얗다

인간은 뼈로 꽃잎을 열음에 

온몸으로 전율하는 경지여도

제 자율성계일 뿐이라고 능청스러움같은 것

또 그 밖에서 다시 한 벌 더 입기의  

잎새로 빈 틈 없이 둘러 싼

바늘 한 침에도

온 몸이 아픔을 느끼는 한 공간체로 하는 것

인간만 해도  

만고(萬古)의 뼈다귀로 영감이라 뿜는 것

피부의 육감으로  질끈 동여맨

질량 불변의 법칙으로

붉은 입술을 적시게 하는 것이 아니든가

 

 

좌 청룡 우 백호

 

모든 것이 바란스요

평균률이거늘

백호(白虎)가 불로장생 약을 얻으니  

적룡(赤龍)이 가만히 놔두질 않는구나

 

 

질그릇같은

 

묵계(墨溪)에 달이 익듯

뚱단지 하나 더 긁어 나오는 듯

질그릇엔 노을이 붉은 채

쉰 듯 곰삭은 듯

고추장 발이어 나오는 듯

아! 참미나리는

학의 머리가 붉기 전에  

달빛을 건저 나옴을 알지 않던가  

창(唱) 한 사발에 열어 놓은 길에

출출한 술회가 담겨저 탁배기  

비출 그 무엇이 있어 

두 손 모아 들이켜 봄이든가   

고들배기 안주가 더하는 

추임새의 생이 속을 화끈거리게 하는 것을        

 

 

조금 부푼 듯이

 

산다는 게

바다에 고요할 때

매듭처럼 부푼 듯 가라 앉는 듯

파도일 뿐의

단지 저 단지에 낙조를 그을 때

들이키면 넘어 간다 할거나  

덮어 쓰면 넘어 간다 할거나  

그냥 제리라 하지 뭐

그냥 바가지라고 하지 뭐

 

 

모레는 모래요 글피는 피부살같은

 

아! 그대여 나 이제 허무하자구나

감성이야 제 나이도 모르게 가는 것이다만

이젠 허연 백발조차 지난 세월을 묻어 나오는데

황혼줄 엮어 더 아름다운 전경이 강물 위에 펼쳐지는데

젊음을 사서도 도리어 주첵일 뿐인 것

뭇 상사(喪事) 영안실에 있기도 꺼리는 바

허무하기가

오늘보다 내일이 아니면 못 견딜 것같고

내일보다 모레 아니면 못 견딜 것 것같아 잡아 간답시고   

아! 내일도 모레도 넘어 허무할 것같기에

모레며는 모래로 사막을 제차 담금질하고 

오아시스 점 하나의 턱을 겨우 넘을 것에서

글피며는 

킬로만자로의 산 자락에 안개 미끄러지며

만나는 신선한 감각에서의 

겨우 글이 되는 등고선의 향연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서로 피부라 할 수 있다 하리니

아! 이젠 허무하자구나

언저리를 접어

이쪽이면 어떻 하며 저 쪽이면 어떠 하리   

 

 

싸리를 넘어  

 

눈이란 게 

아낌이 되듯  

산과 들 나무에 붙어 굳어도 개싸리인 것

그냥 봄 날에  

박 갈라 넘쳐나오듯  허드러지는 싸리꼿이

덕망 또한

그렇게 철철 넘치는 무한량이 없을까는 욕심에

그도 지는 고비가 있음으로 사그라질 것이니  

억새풀 언제가 어느 자리에서 살다 죽을지언정  

남 줄 것 없이 다 차 오를 사랑 예찬

제 사리 제 가래 삼키며 다 불고 가는 듯

물기 들면 도리어 피안인 냥  허물어지기 전까진  

다 소진해도 뻣뻣함의 외침이 석고다 된 것이

저 고대 도시는 황토에 일어나 초췌이지만 

억새는 황혼을 받으며 금빛을 입으리니   

 

 

노을! 그 추억 하나의 사랑을 지고 물드는

 

가을!

너는 고요와 맞물려 물드는 것이기에

호박도

제 잎새에 가렸다고 고개를 내밀지는 않는다

저 노을이

추억 하나의 사랑을 지고 물드는지라

결국 씨을 흟어 내고 속을 박박 긁어서도  

바닥에 가서야 푸르름이나마 남았다면

문득 이 세상임을 알겠을

 

 

대지의 황금

 

황금이 들녘으로 온다

꽤나 신사가 다한

왕이 다한

어쩜 왕의 큰 날개 옷이다가

발목잡힌 듯

여왈벌이 되었다가

바닥 깊숙히 퍼져들기만 하는

날지 못하는

꿀은 젖는데 날지를 못하는

대지가 또 황금으로 떠나질 못하는

 

 

가을 길

 

길을 간다

길이 길을 비우지 않고 길을 가는

길이 길을 뜯어 먹히지 않아 긴장을 않는

길이 길을 가리지 않고 길을 가는

가을 길을 간다

 

 

빳빳함 그 풀이 되는 미학   

 

단풍이야

다섯 손가락을 어데 안 아픈 데 없이 붉다고 함이

빳빳합이요

은행이야

한 생 아끼지 않음이 없이

부채살로 늘려 가지 않음이 없이 누렇다 함도

빳빳함이니

포플러 나무야

제 것  하나 챙김 없이 모양이야 없다만

길에 있어 줬으니 그로 도량이라고 하는 것이니

모든 것이 다 지는 다음에야

더 미련이라고 하겠느냐 마는

청소차가 지나고 나니 깨끗이 담겨 간다만

은행잎은 제 아름다움에 길이 남아 

구렁이처럼 미련이 남고

단풍은 또 손가락이 미련이 남아

지난 운명선의 이음쇠를 찾아보니

애초에 포플러 나무는 볼 것도 남을 것도 없다고 한다     

 

 

등고선

 

무지개란 것이

등고선같은

손의 지문만큼이나 세세한 것에 놓이니

우린 늘 가진 그 음역으로 해석을 하는 듯이  

그렇지 않으면

흑백으로 해석이 되는 것이든가

맹물에 가까운 듯이 하는

지문이란

기압골이 그 상태가 변해도

이미 지어진 대로 감각하는 

그 탄성선이 유지되고 고형화 된 듯이  

음정이란

무엇과 부딪쳐 음이듯

그 선상 라인으로 지속성으로 읽게 하는 것이리니

꽃이 붉으면 붉은 대로 알아 듣듯이   

 

 

도래미 삼겹 쟁탈전  

 

아!

내가 도통해 본들

저 기타 줄은 기타항(其他項)에서 팅구기를

한 순간으로서 쥐는데

난 종일 가야 내일인 것이로구나

미란 모래알 같은 미미함으로 

세포을 이루어도

그도 한 순간에 한 음정의

찰라를 팅구는 사이 이루어지지만  

어데 우리로서야

달 거울로서 비쳐 보니

꼬리까지 드밀며 오는

무한 개수의 겨우 미미함을 알아 봤음이니

기하급수적 수량이어도

하나의 목걸이에 맞추듯이 쟁탈하는 것  

이도 다 기타 줄 한 번 팅구 사이의 기적이

우리의 행위로서 살을 갖춘다는 것이

이리도  수 십 년으로 살아 채우면

겨우 감각을 얻는 과정이듯

아! 살 하나의 두께를 얻는다는 것

마치 이승살이냐 저승살이냐의  

영혼과 육체의 두께 싸움과 같음에

도래미 세 발만 가도

그 언저리의 감각을 서로의 것이다 하겠구나  

 

 

한천 묵

 

한천묵아

한천묵아

네가 한 天을 냄은

네가 하늘의 감각을 가졌음을

먼저 맹물같은 네 한천에

응고가 되게하고

그 응고된 것을 볕에 말려 

질긴 가죽이 되게 하고

그럼 최소한

그 걸 피부로 해서

하늘을 느끼는 모든 것은

그 피부의 동질감에서요

다른 피부층의 감각은 아닐 터에

그로해서 같은 하나의 天을 냄이 아니든가

 

 

심혈의 소리와 영혼의 소리

 

아! 저 낙엽은 심혈이 묻어나와 붉으나

모두 고요함 쪽으로 묻히니

그렇기로

얼음 속의 제리를 녹여 먹음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이 자라에 바람이 일지 않아도

어느 끝엔가 바람이 먼 듯도 달려오는 듯

어쩜 그렇게 모른 듯 산 쪽인 듯

스치기만 해도 모르 것이 아니듯

이 자리가 긁히며 일어남이 영혼의 소리이듯 일어나는

무슨 애끓는 듯

변명과 같은 듯 

풍류라도  띄울지라도 묻혀 나와야 하는 듯    

아! 저 남쪽은 심장의 북 장단으로

열기에 녹아남을 뭉치고

우리의 지나온  역사는 

그 심혈을 빌어 행진에 부려 먹는

그로 우리의 정서가 다 뭉쳐지기 전에

난삽을 일으켜  행진이 행진을 삼키며

큰 대목인 냥만 좋은 듯이 큰 복록인 냥 하는 것으로  

아! 아직은 툰드라는 목이 칼칼하고

그 중에 가을의 풍광은 제 집인 냥 지는데

이는 다 운명인가

이것 타이가처럼 무심하게 젔혀야

그 마나 나만의 것이라 자작을 낼 수 있음이듯

자작나무 명상의 경계가 고역의 길목에서 

넘어 갈 수 있는 극복의 선에 있는 듯

영혼의 소리는 대나무 슾 사이로도 나고

전나무 숲 사이로도 나고

눈 덮인 벌판 위에서도

남은 우리의 안식이 무엇인가를 가늠하게 하는구나  

아! 심혈의 장단은 심혈의 장단으로 마추치는 부대낌

아래로 위로 더 깔 것도 없는 그대로 마모될 것

영혼의 소리는 영혼의 소리 대로 지켜 볼 뿐ㅡ이

다만 우리는 영혼을 묻어내며 살아온 터전이요

한을 묻어내며 살아온 터전일 뿐의  

 

 

채식적 영혼

 

채식적 영혼이란

노래 소리가 목이 쉰 듯 명창일 수 있음이요

단지가 장저림이 쉰 듯 펑퍼짐함과 같은 것이리니

육미가 좋은 고음일지언정

열기와 정념은 와 닿아도

갈구하는 편이 풍유를 쫓는 것이 아니라

감미로와도  

자꾸 사람 냄새를 쫓는 듯이 차이 내는  

그 충족욕에 소세지 물리기

영혼이 와 닿음도 달라

서로 꺼리끼게 하는 면도 잠재된 것이려니     

다만 그 울음이 허공살로 내고

사물의 체에서 냄이 다른 것이니

 

 

도통

 

우리가 술 정도는 서술이 된 것이니

자연이 술술

거름이 삭으니 봄이 익는다

아! 봄은 박카스가 취한 사이로구나

우린 도망 가야하는데   

웬 걸

정신 바짝 차린 것이

더 새록새록 피어난 것을

취한 것 끝에는

너부러져 잠이라도 자면 그만인 것을

깨기도 전에  

다른 곳에서 눈이 나는 반대급부가 있는가

도리어 개구리 하품에

올챙이가 더 줄기가 차니

꿈 몽몽히 크는 사이

무언가 눈 눌려 동자를 맺게 하는 법칙과 같구나  

 

 

푸르른 살갓

 

갓은

밀도는 맞아 독한 것인가

농도는 맛아 독한 것인가

살갓은 살살 넘어가는데

33 층 눌린 살은

나잇살도 한 갓으로 덮어 쓰는데

그댄 몇 장의 염색체로

창연히 나타난 것이련가

한 화살로 꿴 것이라고

눈은 한 깊이로서

나도 뿌리가 있음이요

보아도 뿌리가 있는 것이니   

갓 나왔어도

행군 듯 하늘도 많이 연푸르러졌구나

 

 

사타구니

 

그루터기가

나무의 끝머리를 재촉하니

사방이 조력하는 바라  

사타구니에도 새순이 난다

나이살 움츠리는 눈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복령

모양새는 그래도 

사람 머릿통에 고인 것 같으니

귀까지 열리려고

뿌리가 가만 있질 못함이든가  

항성(恒星)은

아직도 그루터기 주름살을 푸는구나

 

 

복령: 소나무 벤 자리에 그 진이 덩어리를 이루어 큰 것

한약재로 쓰임

 

 

음악

 

저 푸르름이라는 것이  

색으로 인식이 드러낸 점이라지만

저 것이 원소적이지 않은 운율의 것이라면

즉 흘러도 그 음악이요 뭉쳐도 그 음악이라면  

과연 몇 분의 몇 박자의 음악을 감상하는 중이라는 신호인가   

 

 

질량 불변의 법칙 중에도

 

오선지에 음정을 똘똘 뭉쳐 그리는 데는

색을 배합해도

그 색이 죽어도 사라질 뿐의 

그대로의 색마다

각기 우리 인식각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그 냥  홀 안인 냥

벽을 둔 냥

다만 그 속에서 배어 나오는 소리가

색으로 드낼 뿐이듯  

감상하는 굴레의 타래를 푸는 중이기에

음정 하나 사라지는데

얼마나 긴 음악이 사라지는 것이든가

 

 

 

말이란 언(言)으로서

어(語)가 될려면 지(紙)가 있어야 함에 궁합이듯

어차피 우리가 입 닫은 편에서

묵향(墨香)으로 풍기는 것은 땅이니

다 하늘조차 소(所)로서 이야기 하게 하는 것이라

소라 할 것에서 편린을 드러내 놓을 뿐이다    

그려가가는 그 추상적인 창의성이 하늘이 아니든가 하는

즉 언이란 말 마(馬)란 뜻으로 건(乾)이다

그 건 쫓을수록 건조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말이 많아도

건조함으로 허무함으로 빠지는 것이 인생사가 아니든가

그래서 길마다 쉬게하는  호텔조차

러브로 들끓게 하는 것조차 다 땅이 쉬게하는 궁합과 같으니  

그나마 입닫게 하는 침묵을 위하여 땅인 것에

태고의 인연이 들어섬에

우리가 나름으로 하늘을 안다하지만

애비 출장 잦은 듯 그리 아는 것도 아니요

다만 땅과의 궁합에 의해서 일어난 인연법이

오만가지 상상력처럼 일어났다 열매로 떨군다는 것이니

우리가 천문적 속내를 다 알지 못해도

지리적 안목은 커 나가는 것이기에 그대로 경헙적으로

하늘을 받드는 것이니

세상사 인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을날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곳에 열매도 함께일 때

인연 밖이 아님을 알 뿐인 것을

 

 

공정거래법

 

업이란 것도

공정하다고 드러내 보아도

현세로 보면

공정거래법에 위배된 것이니  

실제 사는 것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 그대로 답습하며

행한다고 함이 훨신 솔직한 면일지도 모르는

다만 좀 더 발전한다면

민주적이면 그나마 인간적으로 충격이 반감되는 것에다

인격이 나름의 역활을 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하는 것에서   

또한 개인 대 개인으로  

솔직하게 대화 되는 진리의 터전이 되어야 하거늘  

느닷없이 지 애비 빽이나 거들먹이는 것으로

고작 힘에의 의지가 법칙이라고 하는 것과

좀 더 나아갈만 하면 특별성을 부여하는 우격다짐 같은 것은

다 어제와 오늘로서 밀어붙이지만

만고에 일어난 일이 쉬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느니

 

 

질량불변의 법칙

 

언어의 프랫폼은 혀다

혀는 섬이다

이것이 원소이다가 리듬이다가 하는데

여기에 말이 얹히는 무게는 얼마나 되는가와 같다

즉 호르메스의 발바닥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가 이다

 

 

수평

 

산이 아무리 날카로와도

새가 한가로이 앉은 여유로 돋보이게 할 수 있지만

그물은 아무리 평평하게 깔아도

앉으면 그로 늪이 되는 것이다

 

 

멍에

 

저 산 봉오리가 아침마다 안개 링을 걸지 않아도

멍에이지는 않으리라

어느 지축이 흔들려 갈라지지 않는 한은,

다만 판치생모(板齒生毛)일 때

일 획에도 스며드는 틈이련가  

오직 더 꽁꽁 매는 링이고 보니   

모두들 주둥이가 올가미에 걸렸다고 그물을 던지리라

 

 

모럴리즘

 

사람마다

보이는 면이 다르기 마련인 것이

나로서는 고통스러운 절제력인 데도

남들은 마음에도 없는 행위로서

찔뚝 없는 짓거리로 보기도 하는 것이

마치 달리기를 해도

누가 우승을 해 승리의 한 막대를 쥔 듯이 하지만

또한 한 편의 눈으로는

모든 경쟁자의 대표격으로서 영속화 시키는 필요성은

다 무언가 한도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없는 공간에서의 선택과 같은 것인데  

사람이 고독과 열정을

외로움과 적막만으로 단단히 마음 먹는다고 극복 될 수 있는 것은 아니 듯

오히려 더 견고한 감수성으로 정서를 향유할 수 있어야

욕정도 극복되 듯

마치 나무가 일직선으로 자라면

굳이 많은 꽃이 분출될 필요도 없지만  

자제력에는 많은 가지와 꽃과 열매

그리고 색과 향을 내놓아야 하는 압박이듯 하는 것으로

예술이란 자유방임적임이 아니라 

오히려 자제력이 만들어내는

나름의 미학이라는 면모를 갖춘 것으로서

다 마음으로 흘러가는 안중(案中)의

사리 맺힌 망울의 결정체 안에서인 냥 하는 것으로   

그 중에 선택적으로 건너가게 하는 부여성의 

경쟁적으로 앞서는 문제가 아니라 대표성으로 갖추는 것으로서의

이러한 모든 자연의 현상조차 도덕적 성장력에서 나온 것이기에

신의 날은 도덕적 완성의 희열을 주관하는 날이 되는 것이다

 

 

본질

 

우리가 흔히 느끼는 여유란 것은 곧 갈증이다

즉 갈증의 애로티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갈증이라는 것이

무언가 허공이 메워 들어 바람 탓같은 것으로 여기나

다 여유로움의 반환점에서요 전환점에서다  

마음이다 몸이나

체중이 무거운 만큼 무겁게 끌어 당기고

가벼운 만큼 가볍게 끝어 당기는 것이

어쩜 한 편으로는 후덕함이 넘치게도 할는지 모른다

허나 그 후덕함을 위하여

고량진미에 육식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면

갈증의 애로티즘만 미소 짓게하며 돼지처럼 살찌울 것이다

 

 

정력

 

저 중국 땅 황산도 정력이 있다

저 황산의 봉오리들도

가루처럼 쓸려 내리는 것냐

뿜어내는 것이냐는

저 장엄함이 자신인 냥으로 고조 되었느냐 일 것아다  

저 황산도 자신의 장엄을 어떻게든 드러내고져 한다면

그로 세월에 흘러내는 것마져도 정력의 끝이리라

 

 

타력

 

우리가 실로폰 소리가 옥 굴러가듯이 넘어가도

너 왜 날 때리느냐고 한다면 과연 음악일까?

허나 분명 왜라는 것은 있다

처음엔 음악을 위한 음악으로 끌어나가는 듯이 보이나

나중에는 왜를 위한 왜를 작곡하는 것이다

즉 일어나고 보니 고독과 슬픔 기쁨 한희같은 것이

억누르면 파고가 높아지고 풀 면 평평해지는 것이다

 

 

상아가 드러나는 시간의 천상으로 기려가는 이야기

 

땡볕!

오여름 용광로에다

뼈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은 듯한 빌딩

시원하라고 뿌려대는 아스팔트에 마져

유난히 상아(象牙)가 드러나는 시간의

천상으로 기려가는 이야기들 

똑똑한 세상

백치같은 시간이라고 해야 하는지

올 해는 유닌한 더위에

무슨 하얀 가루라도 녹인 냥 더 하얀지

관점조차 다 녹여 부지하지도 못할 것 같다

빌딩이

모래알을 사탕 덩어리처럼 뭉쳐 사막은 전하듯

나무의 그늘조차 징검다리 되기엔 

무더위마져 피해 물기운으로 친 슬라브조차

이젠 바싹 여미듯

차라리 은하수를 말려 놓고 이야기할 대목도 있는 듯이 한다

 

 

아카시아 도깨비  

 

내게 더 늘어져 기듯 싸리라 하지 마라

내게 엄청 허드러지듯 흔하다고 싸리라고 하지만 마라

내 일어 선 듯 단단하니 가시에 찔리리로구나

난 노리개 그대 손 안에 쥐인 냥 살다

내 향기 주머니 제대로 못 풀어 봤으니  

이젠 누구도 함부로 손 못대게 하리니  

꼭  앵도라지듯이 입술 좋아본들

내 한 방망이에 주르렁 열기야  아무나 하랴

 

 

밀물과 썰물

 

생애라는 것에

그 애(涯)라는 것에

달이 이불을 힘주어 끌듯 당기니

그런 사리인 것

썰물에 모두 하나같이 어울렸다가도  

밀물이 되니 난 섬이 되어 있는 것  

우린 무엇을 위한 방패이던가를 뒤로 한 채  

바로 와 닿을 수 있는 길이 열렸건만

우린 지금 섬만을 바라보고만 있다      

 

 

단추

 

단추에는 홍채가 고개를 내민 듯

일상 옷 고름 옷만 입다

이제 단추 옷을 입어보니

한 길 사람 속이 듯 매어 볼만 하더니   

구멍마다 눈치가 열린 듯이 

벌써 이리 많이 나와도 눈길 둘 데 없음과 같다

어미 젓 모아 준 듯

사내 허리 띠 모아 준 듯

눈이 있다

단주 구멍 안에서의 눈을

바깥으로 내었다 다시 넣을 수 있는 듯이

고성능의 개폐식 눈이 지금 막 개발된 듯이 한다  

 

 

옷 고름

 

옷은 다 낡아 찢어져도

고름은 아직도 싱싱한

어지간히도 손 때 묻혔다 싶은데

그 것만은 근육을 자랑하는 듯

옷 한 벌 삭을대로 삭아 넘어가는 걸 보면

이제서야 나도

한 쪽 구석으로 삭을대로 삭은 

나를 인정해야 한다고

누차 언제라도 떠날 문 턱 앞의

옷 한 발만 챙길 일이라고 하다보면

어찌 저리 옷고름이

가슴 한 복판에

명치 한 복판에 얼굴이듯

떼어지지 않고 치렁대는 수염과 같다고 여겨지던 것이

어찌 저것도 죽어 고드름 같을까 하는 생각에 

물방울 맺혀 서러우려 한다

 

 

가을은 사막으로 돌아간다

 

가을이 오면 여름이 서러웁다

여름의 태양으로 한 껏

한 몸을 이루어 온 인연들인가 싶은데

보니 다들 충실하게 누렇고 붉은,

아끼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것같은 데

드러내 놓고 보니 지는 것이다

나무는 섬으로 돌아간다

가을은 사막으로 돌아간다    

 

 

소래

 

소래가 저 아득히 떠나보내고 말이 많았던 듯

소래가 한 소쿠리 놓칠 새라

달빛이 살을 넘은 듯 아니 넘은 듯 비쳐오는 살빛으로

가로지른 옛 철교 두른 테로 들어 올려나 볼까나

어둠을 진주처럼 머금은 데서 혓바닥이 둘러 돌아가듯

아! 저기 저 인연은 이별이 긴 인연일진데  

소래에 남은 연가는 올수록 구슬이면 어떻할려나

 

 

월곶

 

저기 저 월곶은 단 불을 열어 조개구이인데

땅 월이야 꽂혀도 운치만 은중한데

저 눈치 맘 한 울 더 나간 것은

아는 채 모른 채 꽂히기는 했을라는지

나그네 한 잔 들이키는 막걸리는

썰물 밀물 간에

달빛 익은 진달래 잎으로 풍겨오고

소릿꾼 북 피리가 무성하게 일어나는가 하니

불러 볼 노랫 가사가 남아 좋은 것을

 

 

가을은  산 자의 것이기에 아름답다

 

가을은 산 자의 것이기에

나의 가을은 아름답다

가을은 봄 꽃의 그림이기에

나의 가을은 아름답다

가을은 떠나는 자의 대답이 아니라

영원히 남은 자의 대답이니

누구든 나무처럼

다시 오는 이야기의 전편처럼 살아 있는 것

누구든 지난 단풍을 삭힌 술에 발그레한

우리의 체온  

 

      

무(無)와 공(空)

 

세상에 흔하디 흔하게 쓰는 무와 공이라 해도

무엇이든 허공 중에 하나 던져 보면 알 일

그러다 서서히 포용력처럽 조여들기도 하다

나중에 구심력까지 있다고 울타리로 애워 쌀 때

그 때서야 간만으로 비우는 것의

숨결에 대한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공과 무의 차이는

공은 비운다는 것이요

무는 없다는 것이니

다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포용성의 말함이니

공은 숨이 살아 있어도 비운 것이요

무는 없다 싶어도 찬 것이니

차라리 공허할지언정 무식하지는 말아야함이요

질서 정연한 논리도 못 세우는 것들이

무슨 심덕에서라고 없는 듯이 있다 낚아 채면서

차라리 "나 없다" 할 일이지 空이라고 덕성을 내비치는구나   

 

 

천삼(天蔘)

 

땅에 나는 것은 인삼이요

하늘에 나는 것은 천삼이니

영혼도 하늘의 바닥을 뽑아 올린

천상적 흙이 한 뭉치로 올려 보는 듯

신의 영혼이 삼 뿌리로 나니 인간이요

세포마다에는 그 갓 갓으로 엮인 것은

그 성속(性屬)만이 같는 접착력이라

이로 한 단계 낮춰    

인간의 영혼이 삼뿌리로 나니 인삼이라

이미 우린 천상 땅에 난 것으로 여기까지 온 것

다마 지상 땅에 난 인삼은 음이라 걷지를 못하는구나

 

 

가을의 낙엽은 붉음을 토하고 남는구나

 

늙었다고 어찌 죽음과 가깝다고

자꾸 주름살 좁히듯 축시법(縮時法)만 푸념골로 타는가

저 템페스트를 들어보면

심장은 한 치도 물러서질 않고 그대로 있기에

가을의 낙엽은 붉음을 토하고도 남는 것이로구나

 

 

날이 새듯 그대의 미소가 새면

 

이 자연의 추상 속에 그대의 미소가 보이듯 할 때

난 이미 몸이 길게 빠져 구름얼굴을 내민다  

마음은 그대의 선물같은  나무 숲 다발 사이

그늘처럼 일렁이는 살랑거림 같기도한 것으로

내게도 바람이 일고

아주 큰 것같기도 한 존경심  

또 한 편으로는 아주 가벼운 것 같기도 한 것으로   

    

 

옷 고름 매기 

 

생이 苦라고 하니

입을 열지 않아도 고름임을 알겠고

한 매듭 목임을 조아 숨통임을 내 본다

이 대지의 열매마져

고름의 승화품으로 다시 소화하는 것으로

옷 고름에도 머리 하나 나와 보는 것

 

 

단추

 

단추에 입이 나니

다섯 마당이야 읊고 가는 것이지

오색 현수막 방광

우리의 흉금과 복안의 프리즘으로 해서

내리 비추는 것이 아닌든가

우리가 하나라는 것도

다 배후에 있음으로 하는 것이나

다만 단추구멍마다

눈치가 백치(百致)이듯이 보였을 뿐이로구나

 

 

변명

 

어찌 정신이라는 것도 제 물건처럼 깎일까봐

남의 물건을 똥값 만들기 바쁘고 호도하기 바쁘다

그러고서도 향내는 난다고 별난 듯이 깔끔을 떨며

제 허물을 남에게 덮어 씌운들  

그런다고 자리가 문제든가

버린 물건의 냄새가 치워도 남을 뿐이지

그제서야 이젠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 것이라고 

어지간히도 평등하게 보았다고 내숭을 떠나

여전히 네 등급이 그 자리라 그렇다고

비아냥 대며 변명하기가 고약하다

 

 

단추 2

 

단추는 붉다

생각보다 많이 많이 당기듯 나와야 하기에

단추는 붉다

매 달림은 붉다

저 호박(瑚璞) 하나 나오듯 붉다

실제 우린 꽃받침 밖을 모르듯 큰 깃에

꽃가루심이듯 붉다

바람 탄 듯 손 탄 듯

 

 

영감을 위한 지혜

 

경험은 부호와 같고

비밀번호와 같이 알아듣는 것이요

지식 또한 부호와 같음이요

비밀번화와 같은 것이니

그대만의 지독한 부담이라도 자책하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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