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나무도 알을 낳기 안스러워 새끼를 낳는다

narrae 2010. 4. 3. 08:23

나무도 알을 낳기 안스러워 새끼를 낳는다

 

요 옆 담 밖 남새밭에는 배나무 한 그루

벌써 제 배 아파 낳았다고

새끼 나무가 연보들

한 때는

금지된 장난에 눈물 글썽이며

저 나무도 그 아픔을 알까 했던 것에

왠지 그 아픔을 알기에

멀리 떠나 보내지 못하지 않나 싶은

알을 낳기 버거운

새끼를 낳지 않았나 싶은  

 

 

에우로뒤케여! 돌아보지 마라

 

영혼이 상(像) 불멸의 원칙이 있다고 가정할 때

그 것이 인간이나 동물 뿐 아니라

사물에 복원 시키는 과정이라는 것이

마치 영혼이 유리 속에 있으면서 자유로운데

다시 유리 밖으로 나오려면

그 때서야 유리가 결석마냥 끼이는 것과 같은

이 것을 푸는 데는

마치 에우로뒤케여! 돌아보지 마라는 결이 있는 듯

푸는 해답이 있으리니

 

 

에우로뒤케 : 오르페우스의 처로서

저승에서 나오다가 돌아 봐 돌이 됨 

 

 

호랑이와 원숭이

 

왜 원숭이와 호랑이가 서로 역겨워 하는가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려는데

원숭이는 노장 사상에 젖어 있다는 것이다

호랑이는 품격과 자세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며

원숭이는 사색적이거나 자유 방임을 좋아하고

상하로 함께 관조하는 원만함을 가졌으나

호랑이는 지평선을 끌어 당기며

채바퀴임을 모른 채 평면적 선상에서

자신을 알아 봐 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원숭이(申)은 인공 위성처럼 닮았는데

이는 다 탐구가 깊은 내적 표준을 안다는 것이요

호랑이 (寅) 은 앞 면상 같기도 하고

무슨 뚜껑까지 있는 도자기 같은 것에다

가보인 냥

매우 외양적 가치를 두는데 돋보이려 하며

허세를 좋아 하는 편이며

문무 어데든 치세를 주로 하고져저 한다는 것이다 

 

 

염소와 소

 

어차피 소를 싫어 해 염소라 하지만

아마 소처럼 일만 하는 데 있어 불만일 것이요

소는 많이 먹고 열심히 일하자는 주의지만

염소는 좀 모자라는 듯이 살자고 아닐 미(未)를 쓴다

양반이 수염이나 스다듬으며

뭐 좀 야산이면 어떠하며

여백의 미에

위태 위태 한 벼랑길에다

길조차 끊겨 더 가는 초막이라 해도

크게 아쉬워할 일 없이 

무욕으로 살면 되지 하는 것인데 비해

소는 제 욕심이 차 오름이 제 몸뚱이만 해서는

전답도 그렇게 늘어나게 끌어가는 것이야

좋은 듯이 하다마는

그도 보는 측면에서 이니 

그 주인을 살찌우게 하는 것이

혈족의 은혜가 아니면

누가 그렇게 뚝심 있게 끌더란 말인가

 

 

천라지망(天羅地網)

 

천라을 개와 돼지를 의미하고

지망을 용과 뱀이라고 지칭하는데

보통 천라 쪽으로 병이오면

복 터진 쪽의 병

즉 관상동맥 폐쇄증이나 뇌경색 등이요

생활적으로는 과태료같은 것인데

지망 쪽으로 병이 오면

외상이나 찰과상 창독과 같은  병이 오는 것으로

생활적으로는 패 싸움이나 시비 투쟁에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양파 3

 

소는 무엇이든 가면 오는 결과까지 경계를 수용하지만

말은 하나같이 한통이라는 것으로

행위 자체로 전체상을 구현해 보이는 것이여

소는 논술적 시종을 분명이 모판 넘어가듯 넘겼다는 것이라

움(陰)은 틈 사이로 다른 숨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반해

양(陽)은 한 통속이요

하나의 연쇄성이기 때문에 따로 새 나가는 것 없이

거울 속의 나는 나인 것이니

따로 분류할 수 없다는 듯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하나의 통굽인데

이 통굽을 끝까지 밀어 붙여보는 것이

거울처럼 만들어 보는 얼음의 극치

즉 소는 절기 상으로 소한 대한을 의미하는데

극한에서 발이 갈라졌다는 것이니

이 순간에 두 개의 파생이 생긴다는 의미요

그 사이에 생물이 나니  

이승과 저승의 양쪽의 프린트가 일어나는 것인데 

이 사이를 건너 오려면

이 사물의 얽힘을

어떻게 걷어 붙이고 오느냐일 것이다  

 

 

이미 인연의 향취에 마취된 듯

 

남자여!

그 것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면

그 것 발광이지 않는가

그 것 때에 따라 세우는 것

그 절정을 뜻답게 세우는 가치가

이미 그 순간의 가장 적절성의

여자가 이루고져 하는 향기에 마취 되어

남자의 의지가 휘감긴

여자의 역사를 이룬 것이 아닌가

 

 

이미 노른자가 복사해 놓은 길을 가는 것

 

이미 노른자가 날 복사해 놓은 길을 가는 것을

마치 공명(共鳴) 현상에 파장이 일 듯

마음이 일어나는 맥이

저 산천 줄기에 맥락이 있다면

다 들이키고 가고도 남을 것을

아! 닭의 계란 속의 포태(胞胎)여!

네가 흰자 위에서 흰자를 다 삼키고 보니

노른자가 작다고 꿈은 늘 큰 법이지만

노른자를 우습게 보지는 마라

널 복사한 노른자는

이미 실물적 지도를 다 펼쳐 놓았는데

네가 그 위로 걷는다 할지라도

네가 그 지도냐 그 지도가 네냐

네가 네 지도를 다 가 보고 사라지는 것이

꼭 땅에서 나 땅으로 사라지는 것같지만

이미 노른자의 도면 같이 사라지는 것이니

너를 노른자 잉크 다 말리며

복사 시켜 놓았듯 엮어 주었기에

이 땅의 지도 속으로 한 세상 살다 떠날지언정

흰자의 지도는 펼치는 것이 아닌가

 

 

공명(共鳴) 3

 

가래 떡도 잘라야 굴리듯

목 소리도 꺾어야 옥구슬 소리라고 한다

그래서 민요는 옥구슬 소리가 나도

오페라나 아리아는 청아하기도 하고

마치 숫돌이나 무쇠도 강하게 미때면

무지개빛의 비색이 나기도 하지만

꺾는 맛은 있어도

옥 굴러 가는 소리라고 하지는 않는다

또한 남자들은 구르는 맛을 좋아하고

여자들은 길게 뻗는 맛을 좋아하는데

마치 여자는 정신 없다 싶게 퍼짐성의

방(方)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원심력 상으로 나아가는

그런 힘의 솟구침을 좋아하고

남자는 동글동글 뭉치는 것으로

다 뭉쳐도 같은 반죽의 속성을 갖게 하는 것이니

이는 마치 자신을 닮은 것으로 감동이 일어나는

공명 현상과 같은 것이리니

 

 

베아링 

 

여자를 무서운 측면으로 보자면

세상 사는 커뮤니케이션이 남자로서 이루어져 감은

남자가 베아링적 역할이 낫다는 데 있는데

세상을 무던하게 하는 것은

예리한 끝 머리를 휘든가

무디게 하여야 하는데

그러다 둥글 둥글하게 굴리다 보면

사회성이 발전을 하는데

그 것이 여자 같지만 남자라는 것이다

먼저 가래 떡을 냈다가 다시

그 마디 맛을 내기까지는

매우 날카롭게 진행 시키는 것이 여자지만

결국 그 댠애(斷崖)같음을 붕알처럼 둘둘 말아 감은

남자 자신의 몫이다

본래 난(卵)은 바깥 휠과 안의 축이 있는데

그 축 쪽으로 경계를 넘은 것이  

베아링 구실로서 남자 쪽에서 있다는 것이다

이 것이 또한 천지 간에 사람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면의 종이 차이

 

뭘 그리 오고감이 있으리

누군 솥 뚜껑 꼭지 어루만지는 것만으로

뜸꿈이 달콤해 살고 

누군 뒤집은 솥뚜껑에

발바닥이 데이도록 사는 것이니

너무 곰을 학대하지 마라  

뭘 그리 오고감이 있었던가

 

 

육교

 

석수역에 가면

종이배 하나가 지난다

한 때는 엄동에 대야물 한동이 아쉽게

양지도 들지 않는 구석의

언 물을 녹여 겨우 손발을 씻던 공장 기숙사

길을 지날 때마다

포장 지붕은 늘 먼지가 끼어 있었던

아직도 기름먼지 다 털려 있지 아니한

개울 길을 걷어내며

저 아파트 창살 좋은 양지에서나마

아이들이 양동이 물에다가

종이배는 하얗게 창공의 문에 볕 받는

 

석수역에 가면

종이배 하나가 지난간다

물 아래 물때 끼이기가

답답한 세월이었는 듯

바람이 안스러웠는 듯

길을 휘저어 간다

지나는 차들의 눈알마다

공기방을 머금은 채로

물결로 밀어 보내듯 밀어 보내면

종이배 가로 지르는, 

돌들이 물인 냥 줄지어 흘러갈 때

돌이 물처럼 뛰는 석수란다

 

 

내리 사랑의 극치

 

세상살이 입이 두 개여도

결국 콩나물 시루 밑구멍으로 빠지듯

아래에는 방긋 웃고

그래도 입은 위로서 한 마디 뱉음이 좋은 것이

아래로 물은 잘 줬다고 하는 것이지만  

한 편으로는 

다 점잖게 타일러도 무난한 것을

상껏들이 하는 작태가 헤살이나 놓는 것이

결국 점잖은 양반의 입마져 따라가게 하여

치졸한 시기심에나 거들어 주게 하고야 마니

다 허공 중에도 외침 같은 것

짖어댄들 어떠하랴 하지만

그 것 다 비 되어 돌아갈 판이면   

굳이 뛰어 봤자 망둥이에다

흙탕물이나 덮어 쓴 것이나 껄떡이다 

개망신에 패가 망신하는 꼴이나 보이는 것이지

 

 

사주(四柱)란

 

우리가 사주가 어떤 영향력이냐는

먼저 사주가 어떤 합리적 에너지를 갖고 있느냐 이다

그 것을 설명하자면

먼저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고

이 지구는 자전과 공전이 다른 것이지만

그래도 하나의 공통분모에 있는

무언가 겹쳐인 상황을 안은 포인트가 있는

항아리와 같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태양의 주기 까지는 한몸으로 하는

에너지적 차원의 몸이라는 것이다

곧 달이 자전과 공전이 같다는 것은

마치 인간이 타고난 그릇의 기행(氣行)과

그 것을 백이십 배 확대하면

운행이 병행하는 궤도가 있다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또한 태양과 지구는 자전 공전이 다른 것은

마치 심장에서 수제비 띄우 듯

맥박의 날로 잘라 나간다는 것인데

하루가 둥그런 만두피 같다는 것으로 하다면  

이 것을 한 몸으로 운영하는 방정식은 무엇인가의

그 어떤 가설적 해결법이  아니라

수학과 과학적으로

또한 천문학적으로 접근해야 될  직면성인 것이다     

 

 

공작새 깃의 눈

 

난자 하나의 에너지는

어느 정도의 영역일까 에서

정자 하나가 들어 심장을 따오면  

최소한 120 년은 살게 설계되어 간다는 것에

나머지 죽은 정자는 영혼이 있는 것인가 에 까지

세포에 눈이 꿈처럼 산다기에 박힌 것이 아닌가?

아쉬우나마 남은 신화의 실상을 따라

공작 깃의 눈처럼 박힌 것이 아니든가? 하는

 

 

용궁(龍宮)과 인궁(人宮)

 

우리가 산소는 스스로도 타지만

다른 물질을 태우기도 하는 것이라

마치 모든 생명체의 사랑이라는 것도

자신이 타면서 주변도 변화를 가져 오는 것

합창과 같은 것인데

그래서 존재를 벗어 날 수 없고

사회성을 벗어 날 수 없고

거대한 자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라

이 것은 한 편으로는 밝히는 따스함이지만

하나의 食事와 같은 행위인 것과 맞물리는 것이다

이에 비해 수소는 태우지는 뭇해도

스스로 타는 성질을 갖고 있기에

즉 어둠으로 가야 빛을 의식하는

즉 알로 드는 빛이기에

이 대기 권으로

사물적으로 퍼져 나오는 듯한 길의

산소와 같이

함께 소진 되듯한 감각의 공유을 갖고서는

그런 빛 세계를 알지는 못 한다는 것이요

더욱 더 화로 속의 알불처럼 되어 있어도

내면적으로 더욱 찬연히 밝아 올라도

조금의 거리에도 모른다는 의미이며

상호 간에 식사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로 해서 水는 감중연(坎中連)이라고

陽이 중앙에 있기 때문에

표면 장력이라는 것이 생기게 되는데

마치 불 끝에 재가 남는 점이듯

당겨가는 현상과 같다고 하는 행로이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방향의 의식을 잡은 구조로는

알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옹달

 

응달이 엉덩이가 주저 앉으니

옹달이 되었는데

간 것도 없는

움직인 것도 없는 응달이

씨알배기인 듯이 사는 것의

다 빛이 공간이라는 땅을 이루었으니

소행성같이

벼랑같은 받침대에 버텨 있다가

굴러 떨어지는 것이라고

숨 쉬는 독이라고

빛의 관로로 해서 

땅과 함께 숨살이하는 김치독처럼   

응달이 옹달이라고

실제 물은 가득 채워지는 것

 

 

볕 한 조각

 

앞 방천엔

논과 밭이 같이 먹고 살자고

서로 겨드랑이 간지르듯 든 동구 밖에

논두렁 따라 쫓아 오며

바람 위로 방생하던 가오리 연

살은 듯 살랑거림이

좌우로 꼬리치며 고개 처들고 오르는 눈길이 좋아

소리개 띄우는 맛 같은

어쩜 우린 아래에서 제대로 본

생명체의 활개를 보는 듯

바람은 해류처럼 밀어다 붙이기도 하던 것

봄볕 한 조각에 붙인 겨울날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가로등

 

가로등이 고개를 들지 않는다만

낮달 타는 꿈이 있을지니

방패연 따라

함께 꼬리 치며 고개 치켜 들게 하며

마음껏 날개 하리니  

그래도 몸에 밴 자리 지킴이 같으나

또한 짝 맞으면 떠나기 일쑤

그럼 자아라는 것을 서로 간에 비추다

묻히기 쉬우니

연 줄은 놓치 않고 달려 줘야 하는 조심 같은 것

비는 떨어지지만

개인 하늘은 날라갈까 도리어 놓치를 않는

댓살을 댄 것

 

 

음악이여! 영원하리라

 

음악이 영원한 것은

우리가 늙을지언정

우리가 죽을지언정

영혼은 저 기타 줄보다 더 탱탱했음에  

음악은 영원하리니

허나 고요가 더 섬세했었구나

 

 

눈과 귀

 

눈알이 비행선이라고

앞과 뒤가 있다고

앞으로만 빛을 저어가니

천안통인가 하는데

칠성노인께서

북두 바가지 물을 붓고 보니

이 땅에 조차 발을 떼게 하는데

어허라 뒤통수로 돌아가는 길목까지 빠지는구나  

굳이 말을 못하는 어물이나

천이통을 끌어 당겨 오는 것이라 하는구나    

 

 

벚꽃을 위한

 

 벗꽃이 벗는다는 의미에서 빨랐다

 벗꽃은 친구 간에 허물이 없다는 것에서

벗었다

산다는 것이

두더지 머리같아 싫어지고

메아리 벽도 내가 팔을 하나 더 피워

내 곡예인가 하는 것도 싫어지고

벗꽃 나무에 하나같이 지다가

부담 없는 청춘의 열정으로

푸른 듯이 닿은 탐구이길 바라는

그래 어쩜 벗이여!

그렇길 바랬는지 모를   

 

 

소가죽의 터전

 

어느 터전이든

소 살처럼 늘어진 것에

소 살처럼 무너지는 사태살도 있는 것이듯

쇠비름은 그 살에 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니

저 바위처럼 각박함보다야 기름진 땅

쇠비름인 것

 

 

숯도 닻발

 

숯이란 것이

저 그림자를

빛보다 빠른 놈이 있으면

닦을 수라고 할 수 있겠건만

수이다 돛처럼 세워진 듯

닻처럼 남은 듯

낯처럼 뚜렸해져 버린 듯

그림자가 숯인 것에

빛으로 어둠으로 서로 붙들려

닻처럼 어부지리를 낳았구나

 

 

영감의 바탕

 

어찌 살다보니

그대 앞에 자잘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모래는 작아질수록 

물은 오히려 정갈하게 되었구나

그에 비해

큰 산도 보고

작은 산도 보도

떡산도 보고

숫돌산도 보고

한결같은 산의 부동성만큼

수평 위에 있음을   

자신의 존재감만 드리운다  

 

 

모레의 의미  

 

본래 지리(地理)에 영통하는 책이 기문둔갑(奇門遁甲)인데

그 땅의 취지에 맞게

사흘을 하나로 묶은 모래알과 같다고 모레

본래 모래 한 알에도 팔부신장의 문이 있으니

그래 그렇게 까지는 소똥구리라도 되어야  

둔갑의 톱니에라도 걸리는 것이지

 

 

화분

 

화분 하나가

나무 하나의 분수를 알고 행하니

바람은 마른 똥막대기로 부채질하며

바램이 되어 있고

저 화분은 껌정을 넘어도

도리어 맑은 영혼이요

수석이면

산이 드러눕고도 남을만 하니     

큰 그릇의 품성은 바다 모래처럼 두텁게

그리고 바로 물 한 컵 들이킬 수 있는

생명의 감동이 있을 것이니

그 것이 결국 꽃의 풀무질에서

다시 돌아가 보는 것     

 

 

애비는 슬프다

 

대지는 제 새끼 마른 자리 만들새라

똥구멍까지 핥는다

하늘은 무언가 들킬새라 

냄새까지 핥는다

아! 성공

남은 건 마른 똥 막대기

애비가 안 보인다

뭐 이제 와서야 만나본들 무얼 하나

똥개는 싫다고 하는데

 

 

고향

 

도시마다

운치와 이미지라는 것으로

유리광이 깔끔을 떨고

얼굴마다 윤기가 번지르르하다

허나 내가 나무 한 그루로서

걸어다니고 있다는 것에는  

평상 위 그늘 빨리 만들어 주던

담 대신 바싹 붙어 주던 집 뒷산

앞뒤 안 보여 좋은 뒤란에는

오래 묵은 이팝 나무

별도로 고개는 더 길게 내밀고 했던

낯 선 듯

먼 듯

세계를 돌아 오는 비를 뿌린다 하나  

꽃마다

열매마다

그 때의 추억 그대로 뚝뚝 떨어져 주었다고  

새월이 속을 갈라낸다 해도  

팝송의 향기는 깃처럼 꽂혀 있는 듯

그  것이 고향이라는       

     

 

어사화 

 

앞 들밭엔

늘 낭낭한 정오의 뉴스를 들으며

이화를 피워야 했던 과수원

별살을 잘 받은 눈부심에

물관 체관이 집을 짓는 것에

함께 넣는 것이라고 

꽃으로 입을 열어 허공은 꽂아 댄다

나무는 기억하리

모든 것은 향기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그래도 세월의 뒤안이라고

배나무라 하는 것을

 

 

바오밥 나무 2

 

바오밥 나무란 것이

꼭 못 생긴 장독처럼 생겨서는

그래도 맛은 구수하게 배이길,

민요를 잡가라고 하나

그 가사를 보면

그만큼 품격있는 시중의 시가 없으며

신파극 시대라 해도

그 풍류의 이음새를 낭창낭창하거니와

요즘의 가사라는 것이 사랑 빼면

바람 빠진 풍선과 같으니 

비계살 또한 넘쳐서 그런지

길 지나다보면

바람풍선이 키 쭉쭉 빼는 것에

그 나마 못 따르면 사랑도 모르는 듯

차라리 너브러져 버려도

사막에 비축성같이     

그로 배불뚝 나을성싶은 밥오밥 나무

그로 밥 한 톨 말라 비틀린 듯 해도 

도리어 써늘해지면 김발 가지 뻗은 듯

누룽지 맛이 더 나게 할 듯

향나무가 향기를 그렇게 전하는 것이 아니든가

 

 

소 나무 3

 

그래도 불인 채 밥을 하고

불인 채 누룽지 두껍게 이는 것은

소나무인가 하여라

거기다 급속으로 바람목을 쉬게 하니

뻥튀기에 쏠린 듯 솔밥

버팀목의 둔갑성이라고

한 술 더 부어 짙어만 가는 떫은 맛 

 

 

땅으로 가는 길목

 

어릴 적 우리 집 포도나무를 꺾꽂이 해

친구집에 심어 놓고

십 년 넘게 겨우 한 번 들른 것에

그 포도를 따 먹으면서

내가 심은 것을 모르고

한 편으로 낯설다 싶기도 하더니만

다시 몇 십 년인가 싶게 지나다 보면

그 포도도 그렇게 그리움을 뻗다

사라지지 않았나 싶은  

한 편으로 내 일생 한 더렁치가

드러 눕는다 싶은 것에

한 마디 찾아와 줄 듯이

뿌리 박아 놓고 속삭였지 않나 하는 

 

 

제 그림자만 곧구나

 

사진이란 유도 미사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선

스스로 다각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특히나 액스레이는 더욱 그렇다

사람이 곧은 말을 하는 것도

번쩍 운신하는 둔갑도 없이

사진을 찍었다고 하는 것이든가

사람이 제 그림자만 곧은 것으로

말만 구불구불 가는구나

 

 

모래 밭

 

저 정교한 모래밭이니

과히 금모래 빛이로세

물이야 절로 빨려드는 것

굳이 도둑이라 할 수야 없지

설령 내가 허그렛물 끼얹을까 두려워

흘러 보냄조차 주춤주춤케 하는 것

차마 애들 앞에 찬물도 못 마시는 심정이

그래도 물줄기여야 하는 여울이었던 것   

 

 

사(赦)하라

 

아! 비가 도통을 아는 채를 지났으니

그 것이 신령스러움이 아니든가

사하라 사막이

죽어도 좋은 물을 삼켰으나

낙타 등일 뿐

죽어도 스스로를 사하라는 생명의 부활이니

왜 물처럼 버리지 못함을 존재에 두지 못하는가

 

 

만일(萬一)이라는 수수께끼

 

수 억

수 천 만이어도

어떻게 이리 정교할까 싶은 인연이란 것에

실제 수 만이 허상처럼 스치는 것에

그 저 하나에 매달리는 것일 뿐이건만

그 하나가 다 가진 것이 아니든가

 

 

만약(萬若)과 만일(萬一)

 

만일이라고 하기엔

본래무일무(本來無一無)라고 하였으니

그럼 일을 빼고 어쩔 꺼나

약 若)이라고 하자구나

그나마 방편록이라고 하니

 

 

고개

 

누른 대지 드러나기 전에

개나리

산수유가 먼저 들이키는 맛

그래서 더욱 봄은 하얗기만 하다

보릿 고개가

이 창백함을 넘겨 주려

들판의 바람을 부추겨 춤을 추게 하고

벼처럼

고호의 그림을 먹지 못해도

소 발자국 쿡쿡 찍힌 흔적의 세포살이 나는 

 

 

자작 호랑이

 

자작나무는 끝끝내 자작일 수 밖에 없다고

거기가 온대도 아닌 열대도 아닌 터에

눈보라에 눈 감고 숙명과 운명일 수는 없다고

골수는 다할지언정

껍질은 영원한 것이라고

호랑이도 하얗게 씌우니 백호라고

그 성질한 번 곧기만 한 것

심지가 먼저 다할 가죽의 자작 호랑이라고

물 위에 그림자가 비치듯

사랑!

다 남편 위에 사랑이요

아내 위에 사랑인 자작이라고 하는구나

서로가 서로에 나이테 테두리로 헌신한

물결 위에 있음이라는 것의

 

 

참꽃

 

어머니 주름진 얼굴에도 홍조가 필 땐

연분홍 진달래

내가 겨우 꿰드린 바늘 끝에

손가락이라도 찔리는 날이면 찔레꽃이었던 것 

어김없이 봄은 찾아오고

찔레일 땐 어머니도

신화의 인장처럼 

선녀의 날개가 아닌 것이 아니었건만

상처처럼 닫히는 그 무언가로 사셨던   

참꽃일 땐

문득 검버섯보다

희긋희긋 얼룩진 살결을 보는 듯이 하다

아질아질  

물기 서린 젊은 아낙의 팔이 보이는 봄인 것     

 

 

시침떼기

 

그대가 그대 집으로 돌아가니

그대가 분명하구나

그러니

시침이 분침의 그림자를 끌어 당기는 것은 확실한 것  

시계 침은 돌아도

내가 돈 바는 아니니

침 간에 있는 변두리일 뿐이니

내가 가르킨 바도

송곳인 바도 없구나

세 시에 있으면 세 시다

아홉 시에 있으면 아홉 시다

몇 시가 몇 시에게 말을 하는가

온 바도 없고 간 바도 없거늘

무엇에 집착하며

무엇을 용서하더한 말인가

시침마져 떼고

아홉 시가 세 시까지 갔으니

용서해줘야 할 과거란 말인가

오늘이 불쑥 아홉 시고

오늘이 불쑥 세 시인 것을

그러고 보니

시도 모르면서 분을 어떻게 삼킬까

과연 시인는 시인 것이든가

 

 

생의 무게

 

젊음을 너무 가볍게 보내지 마라

인생은 사회적으로 분해된 요소가 많다

사회는 그리 만만치는 않다

그래도 인생은 사회보다 녹녹하다

애들 꿈에서나 천길 낭떠러지이지

인생에 있어 그 어느 누구도

이 땅에 일어선 자임을 알아야 한다

 

 

습자지

 

을은 새요 

얼은 영혼의 습자지요

정오에 갈라져 들어옮은

한 쿼터에 다시 구슬로 아물리고

이 또한 금이 갈 때

먼저 붉은 피를 물들게 하는

무지개의 울타리인 냥 받쳐든

누른 피보다는

더 높이 뜬 인공 위성 같은

 

 

다 마음이 꺾이는 바에 색이 발하는 것을

 

어느 것이 빛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

진리에 가까울까

아마 프리즘이지 않을까 하는

마치 완전 정면으로 보면 흰색이요

서서히 옆으로 돌리면

가장 짧은 쪽이 푸른 쪽으로 해서

완전 측면이면 가장 긴 쪽이 되니 붉을 뿐인

빛이 내 눈에서 꺾는 바와 같음이요

내 마음에서 꺾는 바와 같음이 아니든가

내 안에 현이요

내 안에 음악과 같이

 

 

눈이라는 이유

 

흰색이라는 것이

단순히 하나의 색일 뿐이어서가 아니라

상고대처럼 일어섰을

스폰지같은 최대 흡인력일 때 흰 것이니

어떤 색도 그 안에는 다 든다

그래서 우린 안구마져 눈이라 하지 않는가

 

 

도(度) 

 

나무는 파란 색이라

확실히 옥지게 걸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는 걸면 넘어진다

불은 붉은 색이라

걸으나 다 걸지 못하고 빠져 나갔다는 것이다

잡기 바쁘게 나무가 잡아주질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 것이 끼인 이끼

 

나무 가지란 것이

별에도 약이 올라 천 가지 만 가지

기어코 반지는 끼고 말지

또 엉덩이에 내리 깔리는 신화에

눌린 습이 오르는 듯

지팽이 짚고 오르는 듯

그 사이 바람이 멈추질 않네  

 

 

양파같은

 

이 생의 극과

死의 극은

저 지평선 끝에 하늘 사다리 인 것

이 정오의 눈금 위에 오른 태양의 극치산

서로 마주한다는 의미가

이 곳이 사라지면 저 곳도 없다는

온도계의 생명에 의한 부지점에서

서서히 내려 가는 것

결국 바퀴처럼 돈다고 보니

지평선 끝도 물리지 않았고 

천상 끝도 물리지 않았건만  

양파 같은 것

허나 분명 끝은 잡아 올린 것

 

 

남무(南無)

 

나무가 남무인가

북쪽 물을 들이켜 돌아가니

남쪽은 몰아보지도 않는 듯  

꽃이 뒷문을 열어주어야 하니  

열매만 점점 코르크 마개같구나 

 

 

북부(北無)

 

북무를 떠나 남쪽에 옴이

사람인가 하여라

섬에 기대고

산에 기댈 것이 있다고

막내 아들까지 보며

거둠의 흔적이라고

그리 자연은

자식 돌보아 온 은덕 그대로 기대게 하고

그로 재물은 동전 잎 둥그런 자리에

과일을 살찌운 듯이 떨구되

물이 쓸어 내려감 없이 하는 것이라고

북무인 것

 

 

설령

 

고개가 높아 탈이 아니라

고개가 없어 병이로세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기만큼이라 해도 좋고

태산 준령을 넘는 것이라 해도 좋고

차라리 설령이라도 주면  나을 것이건만

그조차 없는 아량과 관대함의 극치라고 하니

아심 없는 끝에 꿀 마르는 격이면

자살만 느는 꼴이되겠구나

 

 

그리움의 꽃

 

내가 있어 북두가 있는 것이니

내 북쪽에는 늘 북수가 고인다

내가 있어 남두가 있으니

내 남쪽에는 늘 꽃이 핀다

내 북쪽에 핀 꽃은

누구의 남쪽 그리움이었을꼬

 

 

남상(濫狀)

 

한가을 한다는 브라암스에

낙엽을 쓸어도 쓸어도 쌓인 길을 또 쓰는

미화원의 옷 매무새같아도

가을은 그 쓸쓸함을 지우지 못하듯

한봄한다는 스트라우스에

꽃잎을 쓸어도 쓸어도  또 쌓이는

미화원의  옷 매무새같아도

봉첩은  나들이를 지우지 못하는구나

 

 

무덤

 

누군가엔가 일생의 문제겠지만

난 하루 안에

한 분은 6.25 때

눈 속에 애 울음 소리가 나 가보니

벌거벗은 여인의 몸 아래

아이가 꼭 덮인 채 울고 있더란 글을 보고

또 한 편으론

낳자 마자 굶겨 죽인 여인네의 이야기를 본다

나도 내 젊음에 이를  하루만에 결정하라면

어느 쪽인지 모르겠만

어느 쪽이든 얼어 굳은 여인네를 영상케 할 뿐이다

어느 수도승은 이승에 두어야 할  자식 인연을 끊음에

다음 생은 어떻게 보답해야 하느냐의 숙제를 안고  

또 한 편으로는 

낳았으니 최선이 나를 다하는 것이 아닌가 하니    

어차피 인생은 무덤이라지 않았던가

어차피 인생은 상낙아정이라 하지 않았던가

무엇이 나를 조용히 머물게 하는가  

과연 내가 20 대 때

이 하루만의 갈등에 올려졌을 때

어떻게 올려지든 무덤으로 들어가는 것일 것이다

 

 

양파

 

그대여!

일생을 혼자 헤매었다 해도 노하거나 슬퍼하지 마라

저 러브 호텔 한 순간의 쾌락에도

수 많은 옆지기이다 사라짐의 끝에도 정점은 있는 법

마을 사람들의 시체가 파죽처럼 덮어도 살아난  

저 오브리 헵번을 보듯

우린 햇살 담은 기적의 희망을 보듯이

인간들이여! 어떠한 천덕에도 자살하지 마라

한 편으로 피임을 처 바를 듯이 하기도 하는 것  

일생이나 하루가 같은 모뎀

몇 겹의 양파 껍질이어도

시공을 초월하여 조아려 나오는 것이니

 

 

보름달

 

이젠 바로 보이는 것인가

가죽도 붉은 여기(餘氣)를 쏟는 듯

북채에서 쏟아지는 무더기

북더기

북(book)이라고

온 천지에 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북 카페엔

더욱 배불러 오른 안광으로 또 북을 출산한다

 

 

과일

 

과일이라 하니

과연 하루 자전의

반 조각의 의미로 마개였다가

다섯 번을 되풀이하니 30 시간

5 일을 한 달의 기운으로 흙으로 거두는 성정

어떠한 것이든 5는 土를 의미하지만

탄소 마그네슘 칼슘과 같이 구별 있게 나오려면

이 5가 어떤 조각성 모인 것이냐 따라 다른 것과 같은 것이니   

 

 

잉크

 

늘상

밤이면 버스 유리 밖에 그림자가 맺힌다

그렇게 선명할 수 없다

드러내 봐라 해봐야

"유리주의"라는 투명한 마음밭과 같은 것에  

굳이 유리에 한 쪽 흙을 발라대지 않아도 맺히는지

다만 우린 저 그림자를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저 그림자가 이 실상을 만들었냐인 것이니  

비로소

지구의 자전은 분명 먹을 묻히는 중에

볼펜이 굴러 일으켜 세우는 듯 상이로구나  

 

 

 

이 日 字의 모양새가

이 지구 자전의

하루를 드러낸 자태가 아니라

태양 자체를 드러냄과 같다

 

시치미를 떼듯

만삭이 달치미를 때고 온 것이 아니든가

어데서 볼 것인가

운행을 보는자만 볼 것이니

 

 

마음 3

 

석회질이 에나멜질에 머물 수 있는 건

늘 석회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 요소가 무엇인가

불을 붙이면 심장이 드러남이로구나

 

 

치미

 

저 아날로그 초침이라는 것이

각을 칠 때마다 후들거리는 것이

꼭 그러다가 초가집처럼

돔형의 고치집을 짓는다

그 것이 보기 좋았다

저 기와 지붕의 치미가

시치미를 채칙질 하듯 치밀게 하였듯이

용마루 고개 버쩍 들어라는 것에

초(秒)는 벼 씨앗처럼 뿌려지는 것이고

벼 골갱이처럼 이엉이 되는 것이라고

마을처녀 머리 땋듯 흘러내리는 것이라고

 

 

시집살이

 

시는 시일 뿐이니

시집살이 시키지 마라

시는 순간에 눈빛을 마주한 시선일 뿐이니

그로 집이라 가두지 마라

첫 인상에 본 듯한 그대의 향기일 뿐이니

그로 집에 가두지 마라

시란 것이 간이역보다 더 간이적이니

나그네보다 더 나그네적인 것

 

 

수퍼 컴뮤터 부속 갈아 끼우기

 

삼국지에 보면

제갈공명이 하늘에 제사를 들릴 때

사람 대신 만두를 만들어 바친 일화가 있다

어찌 되었건

신이 인간을 만들었을 때

그 것이 의도적이든 미흡함이든

그 재료가 부실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인간은 천 개의 만 개의 만두를 만들어

부속 갈아 끼우기가 될 것이다

결국 하나로 가서야 아무 것도 아니지만

또한 다양함으로서

어떻게 청정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어쩜 비린내를 가장 싫어하고 가장 방편적인지 모를

어쩜 그 문제이면

가장 빨리 지나가길 본능적으로 기능이 가속도인지 모른다 

그 속에는 경쟁과 살생이 드러나기 때문에 

 

 

고개

 

그대여!

산이 고개를 말해 주며

그대는 얼마나 고개를 들 수 있는가

산이 넌즈시

직설적으로

감아 돈 듯이

한 고비면 이별이듯이

또 만날 듯이

산이 고개를 들어 주면

또한 고개를 얼마나 눌렀던 것이든가

 

 

존재

 

존재가 드러나고 아니 드러나고가

마치 하늘의 이불이

저 구름처럼 개고 나서야

개임과 함께 벗어날 수 없음과 같은 공존 상의

이미 우린 구름으로서 의식 상이요

개임으로서 무의식 상이 아니든가                  

 

 

먹을 먹었으니

 

하늘에 비가

시렁에서 떨어진다

이 땅의 궁마다

누구나 왕인 궁마다

궁이 시렁에 올려진

궁시렁 궁시렁이

하늘에 눈 사람만 만들었겠는가

온갓 것이 다 녹아 후두둑 떨어진다

먹을 먹었으니

 

 

메두사

 

도톨아 도톨아

그 도톨한 모자 쓰면

톨게이트 난다

도톨아

도톨아

모든 길은

네 눈동자가 살아 있을 때이다

네 강렬한 열정에 속 듯  

다만 거울을 보지 마라

그로 가을로 떨구리니  

허나 고귀한 추억은 질기게도  아름답게 새겨지는 것

꽃이다 싶었던 것이  

포세이돈의 사랑을 들이키다 보면

잎새까지 일기장처럼 전해지는 듯   

천마가 뛴 흔적같이 허공이 비는구나

 

 

노고리리 2

 

노고지리 지저귀는 그 쯤에

하늘의 말씀도 터질 듯이

둔치밭 알을 놓아 두고

강 웅덩이는 아직 찬지  

아지랑이 빨에 연줄 달린 듯 졌힌 듯  

보이지는 않아도 소리는 되는

노고단이 측량을 한 듯

꼭 그 높이여야 하는 듯

소리가 있는 듯

 

 

춘곤

 

아지랑이 아질아질

교실에도 아지랑이 피면

그냥 국어 시간이다 아질아질

음악 시간이다 아질아질이면

그럭저럭 따라감에 좋겠건만

수학시간

그 걸 또 빳빳히 다려댄다고 하니

아! 온몸이 녹으니 

눈에 겨우 빙산의 일각인가 해 밖인지

그래서 눈은 따로 둔 게 아닌가 하는구나    

 

 

소리! 왠지 생각은 권리가 없는 듯  

 

침묵은 공책이어서 그런가

왠 황칠을 그렇게 해 대는지

왜 차간에서 낙서를 하는 것인지

언제부터 침묵이 무시 되고

생각에는 권리조차 없는

언제부터인가

말에 말을 붙여  

털어서 무어라도 얻으면

유능한 능동성이 물결치는 것이라고 하는 사회             

 

 

앞뒤가 없는 것

 

상탑(上塔) 위에 하대원(下大原)이 있으니

개꼬리에 담비가 붙은 것이든가

상하도 아니거늘 꼬리도 아닌 것이니

상탑에 하대원 함께 포개지고 보니

거북아

거북아

불가사리가 배꼽 입으로 별을 먹으니

꼭 끝동으로 쥐락펴락할 일도 아니건만

배꼽 닫히고 보니

팔도 주먹을 폈음이요

다리도 주먹을 폈음이요

다만 머리만은 생각을 폈음이니

 

 

송곳 세우기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은

계란을 깼기 때문이라 하는구나

아! 손바닥에 송곳 하나를 못 세우는구나

이도 세우고 보니  

피를 재빨리 핥지 않고는 

사바세계를 정복하지 못 함이니

무엇에든 화두를 놓치지 마라

화두가 무엇인가

피를 보지 말고 송곳 세우기이지 않은가

 

 

자유

 

무한은 자유를 의미한다

속박 또한 자유를 의미한다

즉 인식을 못한 침묵이어도 자유요

의식하는 언어여도 고마워 하고

감사 할 수 있음은 자유에서다

선도 악도

그 자유상으로 계산성이 있으니

징검다리라 해도 무어랄 것이며

흐르는 것이라 해도 무어랄 것이냐

의식이 서는 한 임의성이 번복되는 것이니

다만 그 속에 개체인 것으로서의 자유란 것이

꽃처럼 보기 좋아도 

닿아 알러러기면 할 수 없는 일을

어쩜 무한의 자유가

생멸까지의 자유를 부여 받음에

망각에 빠지지 않으려고

생의 의식을 부둥키다 허기질 때

서로 간에 생을 씹어가며

이미 상대적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일과 이

 

일은

(~이다)라는 미래형의

(~일 것이다) 가능성에  둔 것이요

이는

이미 명사화된 현상의 (~이다)라는 것이니

일 것의 기대형이

이미 무엇에 이를 붙여 무엇이 움직이는 명사형의 

이 쯤에에서 사물이라고 할 때

그 위에 살아보는 것이니 삼이나

올챙이도 살아가니 삶이라

그러다 떠나는 것이 사요

그러다 다시 온다고 오요

다 생사 밖에 깨달음이라고 오인 것이니

해파리가 투명하다 가오리가 되었든

가오리가 황도살이다 해파리가 되었든

해저와 해상의 한 살 놀음과 같음의   

 

 

스티크 2

 

파란색 딱지야

가장 짦게 일어난 것

붉은 색 딱지는

아주 완전히 뗀 것

붉은 하늘은 무한히 꺾이지 않는 춤

푸른 하늘에 담그면

무한히 경직된 슬로우 비디오

그 사이 살 있다!

누른 살결을 채우며 온 정맥처럼

 

 

그대 2 프로를 건너 뛸 수 있어도 채우지는 못 하리라

 

2 프로의 힘에 

누군 너무 과장됨을 느끼게도 하고

누군 늘 문턱에서 좌절하는 것이기도 하는 것이니

하나의 뜻은 맞추기 쉬우나   

한 사람과의 뜻을 맞추는 데는

수 천만 분의 일에서 놓아 줘야 하는 바요

수 억

아니 불가사의에도 놓아 줘야 뜻이 서는 바이니

예로부터 뜻 맞는 친구 셋이면 천하를 쥐다는 말은

그렇게 헛된 실속이 아님을 말하는 것이다

 

 

대의

 

만물은 태끌 하나에서부터 시작이 된다고 한다

그럼 티끌은 무엇인가

사랑은 은혜와 관용이지만

의리는 지킨다는 의미이다

사랑에는 더하고 빼기가 있지만

의리는 더하고 빼기가 없다

생이 고라는 것은

사랑의 도리에서 보다

의리의 도리에 맞추질 때

불합리한 고통을 격게 되어 있다

사람이 행복한 것도 좋지만

대의를 어떻게 풀어가는가도 중요한 것이다

즉 대의를 부추김이 아니라

대의를 어떻게 삭히느냐의 과제와 같은데

삶이 그러한 통을 굴리게 하는 것도 아니니

늘 대의에 휩슬려 사는 것이 결국인 것이다

 

 

방울 하나의 천하

 

어린 시절에

미운 놈 잘 드나드는 길목에다

땅을 파 놓고 똥물이라도 부어

함정이라도 만들어 

좀 심하게 골탕을 먹이는 장난도 가끔 있었는데

그나마 삽도 잘 안 드는 마른 길

그 걸 다시 흙으로 채워 냄새 난다고

그 흙을 나무에다 묻으니

나무가 생뚱망똥하다가 두고 두고 똥구름을 탄다

이 걸 내 살갖의 털로서가 아니라

내 창자의 융털로 봐서는

방울 하나에 하늘이 들이킴과 같은 것이듯

골병에는 구운 똥이 즉효라고 하는데

아마 이렇게 까지 넣는 판이니

정신 바짝 차려 달라는 메세지는 아닐까

 

 

눈이 눈을 보는 것이니  

 

그대여! 슬픔이면 그 슬픔 속에 길이

내게 있어 가장 넓은 폭의 길이요

기쁨이면 그 기뽐 속에 길이

내게 있어 가장 넓은 폭의 길이니

아무리 둥글둥글  둘러 안는 듯 하나

그냥 풍경화에 멀수록 점으로 좁아진 것일 뿐이다

눈이 눈을 보는 것이니

 

 

 

가을이 봄을 기리며 물들이지 않으며

봄이 가을에 젖어 물들이지 않으니

팔아라

팔아라

그대여!

보답하련다

그댄 아주 위대한 배우  

은행 금고처럼 물들고

피맺힌 가슴으로 멍들고

가을은 봄으로 돌아가고

봄은 가을로 돌아가고

난 그대에게 팔 것이 없나니

이미 산 것이 아닌가

그대여!

팔아라

팔아라

그대 슬픔과 기뿜이

이 물질 세계를 더욱 후벼 파는  한

두 팔 사이로 부둥킬 때

사랑이 지켜 주면 더더욱 흘러버리지 않을 것같은

슬픔도 동전 잎처럼 뚝뚝 떨구어 줄 터이니     

팔아라

팔아라

위대한 인생의  무대여!

 

 

비의 비창

 

봄의 비라고

앞통수의 비인가

가을의 비라고

뒤통수의 비같더니

뒷말 많이 받은 듯이

바람결이다 처연히 떠날 듯 해도

쓸쓸함은 잘도 이겨 버릴 듯 하더니

참으로 질기게도 앞을 돌아 봐도

또 와야 하는 잰발걸음같은 것은 왜 생기는지  

구름만 찬 손으로 녹아가기만 하는구나    

     

 

길 다림

 

기다림이 길 다림이라는 듯

아! 꽃을 뿌려라

꽃을 뿌려라 봄이여! 

내 딛는 발자국마다 저려 물들게 하리니

꽃잎 흩날림이 더욱 슬프게 헤도

한 치 구김살 없이 

세월은 가고 또 왔다 하라니  

 

 

모눈 종이

 

수가 수를 잡아 먹는 것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것에다

양심의 가책 또한 없는 바가 되니

차라리 수가 못 되어 행운일 성 싶어도

저 개구리 알이 미끈하기로

수에 잡히지 않는다든가

어찌 저 벌의 눈이 모눈종이 같은가

저 것이 날라다 준다는 것인가        

벌이 벌을 날라다 준다는 것인가

 

 

음기 울울(陰氣 鬱鬱)

 

본래 음기 깊은 골짝이라는 것이니

음이 넘쳐 날까

방편적 부적(符籍)이라는 것이 

그 미인이었다는 달마를

산적두목처럼 해서

양기가 넘쳐 보임으로서

좀 우락부락해도

뒷 끝 없어 보여 확트인 듯이

강하게 인상을 불어 넣는 것이

오히려 외부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    

그나마 음극을 상쇄하게 되는데 큰 열할을 한다  

그렇지 않고 미남이였면  

아마 지금 쯤 음기가 넘침에  

너덜너덜한 형태의 음험함만 많이 드러났을 것이다니

본래 전쟁판에는 양기가 넘치는 법이요

구원판에는 음기가 넘치는 법인데

어느 쪽이든 기울어지면

전쟁은 참담함을 낳고

좋은 말도 암담함을 낳게 되는데

그래도 양의 극에는 영웅이라도 나지만

음의 극에는 소인배가 되기 쉬우니

 

 

피리 3

 

피리여!

너의 화음은 몇 리나 되나

피의 배분력은 얼마나 풍부한 영양가인가

네가 입을 열음에

다음 생은 침묵이어도

그 자리가 온전할 것이나

네가 입을 닫으면

다음 생에는 침묵일지언정

그 자리를 보전키 어려울지니

아! 화음의 입김은 가슴에서 부풀고

또한 노랫결처럼 가고져 함의

저 무지개 양 가장자리를 맞춘 즉 

노랑 살색이 접히는 피부에 속이듯  

 

 

뫼냐 뭬냐

 

바위도 제 분수를 알면 제 몸뚱이요

뫼도 제 분수를 모르면 뭬냐일 뿐이다

오만상

 

 

꿀밭

 

한 때는 나긋나긋

꿀에 발붙을 정도다 싶게 발라대더니

이젠 도리어 맞고 보니

꿈쩍도 못하는 꼴이로구나

여지 껏

맛 나 좋고

보기만 좋은 것이 최고라고

끌어 붙이던 것이

제 꿀에 저려 얼마나 발버둥일까

기본 소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이니

그 것이나 깨달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

 

 

그림자

 

아래 위

전후 좌우

서로 비춘다 해 봐야 그림자도 아니 나는 것

그대가 내게 너무 신식이라고 손가락질해 봐야

그댄 돈 많은 신식이요 나는 가난한 신식일뿐이요

그대가 내게 구식이라고 손가락질해 봐야

그댄 돈 많은 구식이요 난 가난한 구식일 뿐이니

 

 

관습상의 것

 

난잡한 사랑이나

천사같은 사랑이나

보통 사람에겐 분명한 것이 좋으나

돈 많고 권세가야

애매모호함이 금상첨화로구나

 

 

이 꼬라지

 

끼를 줄이고 냉골에 살아도

정신력에 크게 어긋남은 없다고

불만은 아니 었으나

되짚어보면

나도 과연 

날 위해 기도한 적이 있는가를 되물어 본다

당최 있은 것같지 않다

뭐 초발심같은 것?

그 것 또한 언제였나 싶다

어쩌다 그대 은밀하게 잔인한 질문이나 받는 듯하니

이제 와서 하루 세끼 잘 먹게 해 달라고 기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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