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더없는 황금률

narrae 2010. 5. 19. 07:04

나락이여! 나락에 왔는가

 

나락이여! 나락에 왔는가

이젠 껍질을 벗어야지

벗으면 하얀 햇살

보리가

소 다리에 모인 옹심으로 가지를 내

발톱으로 커며 사는데

넌 천마의 통통한 살을 타고 난 것

거울까지 아래 대령하며

천상의 족임을 평생 키웠는데 

혹시 나락임을 잊을까 나락이라 하느니

그대여!

나락이어도 이러한 순종임을 알아

품위를 잊지를 말자구나

삶에 무슨 연유가 없으랴

다 어떠한 바인들

얹어 놓으면 밥인 것이니

먹음으로 생각을 해맑게 함이니

밥 많이 먹자구나  

밥 많이 먹자구나

 

 

웃어라

 

웃어라

그래 웃자구나

산다는 것이

내 희망이 아니더라도

남의 희망이라도 빗지고 산 것이 아니더냐

삶 간에

죽음 간에 떠난다는 것도

다 희망에 빗지고 싶지 않아서겠지

어쩜 떠난다는 것

낮달로 낮별로 떠나는 것이 아니든가

그래! 밤이어도 별은 밝을 수 있으니까

웃자구나

웃자구나

 

 

다리보다 긴 꽃대를 닮아서

 

누워 보면

꽃대도 기린 목처럼 길기도 하지

굽어 보는 듯이

기린은 참 순하게도 생겼기도 하지

다리보다 긴 꽃대를 닮아서

그리움이란 목을 길게 빼는 것이니

먼저 부드럽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

순이 나갈 수가 없는 것이니

저 순록 뽈까지 갈 분노도

눈빛부터 말랑말랑해서는 다 뿔갈이할 터이니

다 그리움에서 머금은 푸르름

 

 

음지와 응달

 

아무리 음지여도

거북이가 알을 낳으면 응달이 되는 것이다

지구 축이 여기가 음이다 양이다 말하지 않아도

갤럭시의 한 극에서 나온들 

그 섬유질마져 다 풀린 닥나무 죽이어도

구름처럼 풀려간 듯이 흘러 온 인연의 그늘인 것이

그 음지가 응달을 내 놓으니

그조차 딸 수 있음이 딸이로구나

 

 

허공만 야물 뿐인 것을

 

새소리 그 찢어지는 소리임에도

나무는 쩍 쩍 갈라진 상처를 아무는 침묵에서일까

허공만 야물 뿐인 것을

작을수록 더 억셈만 나올 듯 함에도

굴러 굴러 예쁘기만 한 것

고목 하나 나무람 없이 거친 숨만 쉰 듯이 한 것

고요함에 눈이 부시듯

꾀꼬리가 이슬을 굴리는 것

 

 

침묵의 행로  

 

풍경에서 봄이 돋는다

저 범종에서 한 아름 쏟은 듯이

달 여울이 쫓아 오는 듯이 봄은 쑥쑥 큰다

크다 크다 달을 올려 놓고

만났던 기억을 되그려 놓고는 입을 꽉 다문다

 

 

 

저 달이 달일려면

밤이라는 것으로 무장을 한다

낮엔 볕살대로 옷인 채 입다가     

밤이면 홀라당 벗고 알톨만 나온다

마치 삼단 논법의 대화를 채운 듯

한 편으로는 퉁! 하고 부딪히는 대로

단숨에 이뤄도 되는 것이 듯

 

 

조율이시(棗栗梨枾)

 

뭐 씨 종자 하나로야

대 잇기 바쁘니 대추요

둘 셋 정도면

밤 늦게 오더라도 대문 열어 놓을 일이요

여덟이면 배를 타고 어델 가도 괜찮고

그 이상이면 감감해도 별 걱정 없느니

 

 

조율이시(棗栗梨枾) 2

 

외줄이어도

대를 이어 쪼글랑 늙은이되도록 산다고 대추요

천지인을 알면

밤 하늘로 가시를 짜낼 줄 안다고 밤인 것

팔괘를 알면 앉은 자리가 배 한 복판이요

십간 십이지를 알면

모든 감이 그리 멀지 않음을 안다

 

 

올챙이 올 챙기기  

 

귀도 소리를 먹는다는 것이

무명실 같이 바싹 당긴 빛줄기

그냥 부셔 먹 듯 먹는 것이다

쇠가 아니어도

투명 나일론 줄이어도

특히 광섬유야 얼마나 팽팽한것이든가

허공에 어느 미세한 것 아니게 떤 것 없이

물에 부셔지는 것이다

그렇게 레이져 몰아 붙이듯 몰아 반짝이는 것이다

말이 아니어도

소리가 아니어도

행복감이란 그렇게 꽉 차여 있는 것이기에

빛의 현만이라도 닿으면

사탕 부셔 먹 듯이 녹는 행복감이라는 것

고기의 생명체가 그렇게 만들지 듯

올챙이가 그렇게 만들어지듯

올을 챙기는 것이니

아! 음악이여! 가슴이 부시는 것

붕어가 되면 붕알에 가 살다가

또한 노래처럼 불러 달라는 것도 았구나

뭐 넘쳐도 잉어가 되는 것이기도 하는 것

천재적 음악가가 나올려나

출중한 과학자가 나올려나

 

 

원숭이는 역시 채식만 해야 해

 

이 놈의 원숭이 주둥이처럼 생긴 것이

소리 좀 깔끔떨어 바쳤다고

자기는 누워 일인교에 올라

요람처럼 흔들리며 간다 싶어도

때 얼룩에는 내색도 없다 싶은 것이

그래도 내겐 

네가 감히 같이 놀 선번 것이냐며

눕지도 못하게 끌고 다니는 것이지만

갉아 먹는 속

고기 한 점 먹어 보겠다고

눈치 봐가며 넣어 두었더니만

고 것 자기 입에다 얹어 놓았다고

온갓 산통을 다 깨어 놓더니

빌어먹을!

눕지도 못할 것 큰 절은 무슨

 

 

반도체와 숫자 100과 白의 의미

 

우리가 덧셈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의미하는데

즉 서로 합이 안 되고 개체로 머물렀을 때의 숫자이고

곱셈을 완전한 흡수률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영적인 세계라든가

업경대니 복사성이니 하는 것은 다 10이라는 수에서 비롯됨인데

10은 중앙을 의미함이다

그런데 이 10이라는 숫자는 출발선과 중복을 나타내기에

10이면 100을 이미하는데

이건 서로 간에 완전히 흡수된 하나의 것이 되기에

육체와 영적인 기능의 최고의 형성을 의미하는데

이 100은 오행 상으로 陰土에 해당하며

이 건 마치 반도체의 완전한

말하자면 더 이상 흡수처가 없는

그러니까 공백이 없는 루트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 머리의 골에 해당한다

즉 이것을 가리켜 원자핵의 비철금속에 해당하는 것과 같고

우리가 왜 99를 白이라고 하느냐 하면

본래 역학상의 후천수 9를 금이라고 금은 흰색인데 

99란 금의 極이기 때문에 바로 하나를 더하면 土 100이 된다

이 百이란 것은 白과 다르게 누른 색을 띠게 되므로 해서

귀거래사의 무덤에 해당하는 것과 같이

공존의 흡착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이니  

마치 백금이 흙으로 녹아든 것 같으나

역설적으로 녹은 백금이 황금으로 전환 된 것같은 기능인 것이다

다만 원체 전파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99는 소프트 웨어적 기능의 전달체로서 

곧 전도성 큰 금속성의 함유로 움직이는 것으로  

그 내재물이 도선을 따라 외부로 흘러감이 아니라

그 금속성이 비철금속성으로 갔을 때

그 소프틑 웨어의 팽창성이 길을 다 했다는 의미인 것이다

어쩜 우리가 흰머리 나도록 다 살다가 죽는 것은

육신의 과제보다

이 소프트 웨어의 전도성이 다한 것일 것이다

허나 이 곱셈의 원리로 해서 소멸됨이 아니라

복사성을 띄고 다시 나오리라는 것이다

 

 

절이 절임이로세  

 

금치(金致)라는 것으로 발림 할 수 있음은

금이 무거우면서 물러서이기도 하지만

오체 투지 정도 못하는 바에야

어찌 속 절인 물이 나온다 할 수 있으랴

허리 약간 굽는 뻣대로

겉저리가 생색과 함께 맞물린다만

절임이면 완전 절임이어야지

그래야 순도 놓은 금이지

합금이야 어데 숨 죽은 맛이 난다든가

절이로세

절이로세

절이 절임이로세

합금을 빼네

합금을 빼네

중생들 순금만 되어 간다고

금맥기 두터워 가는  

다 자연의 순리인 것의

理가 物을 타고 가고

物이 理를 타고 가고

 

 

징검 다리

 

징검다리에는

징검(徵檢)의 불러 새겨 봄이든가

징금(徵金)을 불러 새겨 봄이든가

진금(眞金)을 디뎌 강줄기를 다 하게 함인든가

진검(眞檢)을 디뎌 강 줄기 밖이든가

 

 

서가래

 

가로등은 양달의 갓을 쓰고

우산은 응달의 갓을 쓰고

우리네 뽀얀

한 편으로는 찬란한 얼굴 빛에

언저리 가를 내놓은 갓

아!

그 빛이 석가 래(來)같음이여!

그 빛이 석가 래(來)같음이여!  

서가래 아래 

우리들 이마의 마루를 두르는도다 

 

 

란꼽배

 

세상 사람들은

배꼽란이 난꼽배라 외쳐도

배꼽란으로 읽을 뿐의

그저 배꼽란의 그림자 정도야 읽힌다고 끝이다  

그런데 그 어느 누가

그 자리가

배로 곱하는 자리임을 알아 난을 치든가

본래 난꼽배란

보재기가 마술사의 손아귀에 들 때가 난꼽배인 것 

이 난(蘭)이나

이 난(卵)이나

이 卵의 미완성이 분열적으로 蘭을 이룰 때

난을 치는 것

원폭성(原爆性)의 두뇌에서 난을 치는 것

무분별하게 치는 것 같으나

끝까지 떡잎으로 열어 열매로 까지 거둬 닫는다

 

 

나무로 돌아가겠네

 

그 누가 도란 무엇인가 하니

도란 아는 것도 아니라 하니

나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오늘도 저 화이트 칼라는

와이셔츠 빳빳하게 다리고 출근길을 나선다

또한 늙을수록 빳빳한 동전 달고

통풍 잘 되는 모시 옷이나 잆어야

젊은 마담 엉덩이를 두드리는 입방아도 찍을 수 있다

이는 다 떡잎만으로 된

아직 떡잎 덜 떨어진 양 팔 양 다리

아직도 유연한 허리 맛

바람과 함께 흔들리고 흐느적거리는 맛

거기에 풀 빳빳이 먹인 것으로 걷는 것

그런데 밀가루풀은 비밀이 많다지만  

그렇다고 쌀풀은 누가 싸여서

좋은 사람은 너무 좋아서 탈이고

나쁜 사람은 너무 안 좋아서 탈이니

말 바꾸기 좋아 밥풀이지

그 다 무엇인 바의

업연으로 올려 놓은 밥이라 한들

입앗에 쏙 들었다 말았다 하는 것을

 

 

등뼈  

 

뼈라는 것

주물리면 뻣뻣함일 즈음 가시 돋힌 것

다시 가시 치고

그래도 지혜의 물결을

혼자만으로 떠나지 못 하는 욕심

뻐근

뻐근 근육질 

마디에 집어 놓고

뻐에

가롯대로 마져 굳히기

 

 

환원성

 

우린 그림자나

빛에 영상을

찍힌 것이라 하나

실은 환원성의 축적에 비롯됨이 아닌가

무엇이든 빛의 속도로 추진력이 붙으면

모래알로조차 걸린 듯 마치지 않는 것이지만

숯에

그 것도 약간 그을은 숯에 찍었다고 하나

오리려 찍인 것은 허공일 뿐

加도 아닌 減도 아닌 형상인 채로

재로 환원되어 감에

빛이 나갈 수 있는 콧구멍을 안달하는 것이 아닌가

재로 들어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재로 가다 가다

바람도 되어 보는 것이고

천둥도 되어 보는 것이고

그래도 상은 그대로 계속

모래알보다도 작게 들고 들고 하리니

저 나무도 작아지다 작아지다

빛 줄기에 구불구불 일어나더니

옛 이야기에 참 털많은 부연(付衍)

 

 

그 분? 그 뿐

 

허수면 어떠 하며

벅수면 어떠하리

분(扮)이 무슨 분(扮을 내밀었다고   

분이란 것에 욕심 내랴

한 눈 팔다

옷이라도 나뭇 가지에 걸리면 분인 거지

그 것도 익을성 싶어도 뿐이면 그만인 것

그 뿐이면 그만인 것

반말짓거리 안 들으면

그나마 하루 정서는 제대로 건지는 것이지

온 것도

간 것도 없다고 하건만

불도의 근본은 안다고 하는 자가

우로 젓히면 같이 우로 젓히고

좌로 젓히면 같이 좌로 젓히고

어차피 내 하는 짓에는

하나도 빠짐 없이 모자이크 씌우겠다고

아직까지 미련을 못 버리는 것이

하도 괴물인 냥 상상력을 집어 넣기에

돌이 된 것이나마 겨우 미소나 올려

차라리 면전에다 대고 침을 뱉으라 내 놓은 것에조차

어차피 상대적인 입장에서야 그렇다 치고

당최 불교와 인연이 없어 보이는 자가

자신은 산부처라고 꼭 사진 속에 나뭇가지 하나 가로지른 듯

뭘 그리 제 얼굴 잘 낫다 하고 싶은지

차라리 원님 덕이면 나팔이나 불일이지

왜 하필피면 날 보란 듯이 알짱대며

제 얼굴로 도배하려 드니

차라리 쇼라고 해도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지

삼보를 능멸하라고 누가 가려켜 주었는지 모르지만

오직 무속과 애인이 되어 박수라고 설치는 꼴상이

삼보는 다 아는 듯이 설치니 해괴망측하기도 하거니와     

교활함도

침묵을 넘어선 염장지르는 심보이건만

소박한 듯 웃음을 띄어도 

김도 없는 거품에 해맑음이라고 드미는 것이지

지금와서 변명한들

다 지난 과거나 안고 도는 것을

차라리 침묵하고나 있을 것이지

꼭 내 입에서 쌍말이나 나오라고 쿡쿡 질러대며

꼭 내가 과거에나 매달리는 졸장부임에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 하는 놈으로 몰아대면서

날 위한다고 훈시나 하려드니

고작 잘 봐 준다고 해 봐야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강 건너 불구경 잘 하고 있으니

그 것도 다 자업자득이 아니오 로 끝맺을 것이  

뭘 그리 세월의 지우개에 그리 믿음이 가서 설치는지  

하기야 모두들 제 갈길 바쁜 틈에 무얼 예의 주시됨이 있으랴

아닌 듯이 그런 똣이 끼어 듦에

또 오해를 싸 딴 곳에 불똥이 뛸가 자제를 한다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지

내게 있어 이미

허수면 어떠 하며

벅수면 어떠 하리

허수에 이슬 젖어도 나라 할 것 없고

벅수에 땀이 난다 한들 감(減)이라 할 것도 없건만

내가 어데 마음 둘 바 없다한들  

세상사에 출세를 못해 안달한 놈이었던가

존중이야 이미

이 나라 밖에 까지 찾든 말든 상관 없지만

최소한 정중함은 갖춰줘야 하지 않는가  

끝까지 시궁창에서 못 나온 개취급 못 해 혈안이니

나한테서 이런 글이 나오게 하는 꼴을 봐야하는 임도

참으로 독종 중에 독종이오이다 

 

 

술과 슬 

 

구술(口述)이 구슬로 돌아감을 슬기라 하거늘

가시가 말랑말랑할 때 슬일 것으로 둥그레질 것을  

그대로 가시인 채 술

인생 절대 지고는 못 사는 성미라며

술로 달군 채 술술

혀는 꼬부라져도 언어는 가시

되에서 됨됨이로 평가 받을 일이지

말 술이 어데 말이든가

망각이어서 좋기도 하겠다만

무언 중에 가시만 나오리로구나  

 

 

변강쇠

 

변강쇠도 업의 단련에서 나온 것이 아니랴

가시돋힌 말

한 자루 막대에 줄줄 얽어질 것

가시 뱉기 전에 부글부글 끓이고 보니

똥 막대 한 자는 될 듯

나도 참아 좋고

참아 그대도 좋았던 나머지

떠나보낼 것도 아닌 것

그 것도 남은 미련인가

서로 빚진 듯 빚 받는 듯 만나

그 인고의 굵기에 보답하는 듯  

변(辯)이 강쇠되어 네 똥 굵기도

변이 강쇠 되어 거시기도 굵기도

 

 

젊은이여!

 

젊은이여!

음악을 들으려면 아련함은 남겨 두고 들으십시오

음악을 들으려면 꿈의 뜰은 건넌 듯이 들으십시오

무엇이든 바싹입니다

무엇이든 현시상으로 타인 입니다

현실적으로 산다고 하나

시야 밖이요

공간 밖이요

붙들었다 하면 무엇이든 새어들까

주위 의식 없이 불들어 댄다만

더욱 실끝에 떨어지지 않는 인형같이

무대를 방해한 냥 거슬리는 듯이 합니다

먼저 목소리 줄이는 법

볼륨을 줄이는 법

좀 더 그리울 듯이 남겨 두십시요

그리움도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니까요

비도 답답은 듯 창문을 노크하니까요

 

 

 

저 넓은 들

이 좁은 곳에도 한 층  더 올린 뜰

씨앗을 뿌리니 알뜰

잘 가꾸니 살뜰

우리들을 한 높여 바라보니

우리뜰이라고 우리를 이해하는 법

그대여!

누가 천상수로 버물렸던가  

하늘의 마당이라고 푸르름만 솟고

 

 

바람에 저 잎새가 흔들릴 때      

 

바람에 저 잎새가 흔들릴 때

이 한순간이 보고픈 영화처럼 지나는 것이요

이 한 순간이 발길 머물게 하는 음악이 지나는 것이요

참다

참다

비오는 날 천둥이 터지기도 하지만

오늘의 아쉬움보다

지난 아름다움이 지나버린 듯 

허나 가을은 더 진하듯

어머니의 자장가처럼

내 입에서 불려질 감동은

똑같은 계절의

잊은 모습에서 물드는 것이리

 

 

낮잠

 

계절이 어머니의 허리뼈처럼 말라가는 것에

이 늙은이의 낮잠을 깨는 길에도

어머니의 젓무덤에서 잔해가 발견 되는 듯

아직도 우유빛 눈 비비고 눈 뜨는 것

모든 것이

굳어가는 마디의 안쪽 순으로 부지하며

세월을 거부한 흔적들

그럴수록 서서히 마른가지만 다가오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황무지의 안식

아름다운 노을이 물든 자국들

 

 

그리움의 작용

 

낮을 잠인 냥 먹은 것은 뽕잎

아! 존재의 낮은 풀 한 포기 더 나는 것

밤잠이 오히려 제 밤을 뺀다

우리가 잠자기 아쉬운 것은

그래도 피로를 풀게하는 조용한 노래들

이 올로 끊어짐 없이 엮어 가게 하는 것의

그렇게 우린 낮잠에 움직여

밤잠에 흘려도 그리움을 엮는 것

 

 

푸줏간

 

달리는 것

하물며 바람마져도

저 계곡살을 바위처럼 얹어 놓고

근수로 계산하지

오늘도 푸줏간에는

그 대지였다는 몸둥이를 올려 놓고

황혼의 노을을 드러내 놓고 있다

생똥 못 먹는 나뭇발이 오가고

생것 못 먹는 바람이 오가고

그래도 골병에는 구운 똥이 좋다고

구워서 잘도 먹는다만

무슨 골병을 어데서 들어 

생것을 먹어야 하는 몸인지

 

 

말을 해서도 아니 해서도 아니 되고

 

말을 해서도 아니  되고

아니 해서도 아니 됨이

말을 해서 결혼이라는 것이 나으랴

아니 해서 독신이 나으랴

발설 해서 사랑이라는 발견에

또한 원수인들 팔자땜이려니 하는 것

굴 속에 벽만 처다 본다고

그 형상이 일어나지 않으랴만

말을 해서 세상 꽃향기를 쫓아오겠구나

굴에 든 놈은 씨가 앗! 순간을 쥔 채 

번쩍하니 없네

 

 

실상과 형상

 

저 수평선 끝의 뭉게구름

다 목에서 부터 오르는 두뇌골

저 바다로서야 붙었다 해도 형상이나

우리들 몸으로서야

뭉게뭉게 상상력이

떨어졌다 해도 한몸붙이로 있는 실상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남의 둔갑할 옷 만든다? 

전설엔 구름으로 얼굴까지 내밀더니

이젠 눌러 붙고 마니?

저 뭉게구름 흰 두뇌를 다 못 채웠으나

그 원효대사님의 해골물이나 들이키고 마니?       

 

 

커피의 향은 깊어

 

곡차 한 잔?

그 것 갖고 깊은 골짝 차라고 할 수 있으랴 

차라리 커피가 깊지

향이 밤결을 타고 오는 것이니

대추 속에는 쌀 한 톨의 의미

밤의 의미로는

커피는 저 별가시로 따끈거리지 못 하게

지그시 눈 감게 하는 것 

특히나 남국의 태양 아래서는

 

 

눈은 앞통수에만 달게 되어 있다

 

존재가 온것만 가지고는 일을 진행하지 않음에

반것으로 하게 함이

눈은 뒤통수에 달아 놓지는 않는다

무대가 있으면

분장실과 소품실은 따로 두어야 한다

귀만으로는 굳이 인간형일 필요가 없는 것

눈을 쫓음에

온몸을 소품으로 반쪽을 담당하게 하는 것

다른 면과의 접목을 위한 공간과 자료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두 공간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것

 

 

인생은 기하학적 누림체

 

인생은 돌고 돈다고 하나

이미 우리의 머리와 몸통은

기하학적 대칭을 하지

돌아감의 의미는 아니리라  

우리가 누워서

잠을 갖춰야 누리는 것이 되는데

그로 순환되며 회복성을 갖게되는 것으로

돈다는 의미로 보는데

그러면 꼭 꿈의 세계

밤의 세계가

대칭적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어쩌면 무한 바탕이어서인지

그 내면이 차원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접하는 쪽으로는 단순한 일차원적인 것이다

그러니 한 번의 세안(洗顔)에 깨어나는  

임의성에 있다는 의미이다

오히려 우리가 갖고 있는 몸만으로 구성되어감이 

잠을 벗겨 낸다고 할지라도

더 높은 차원의 시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쌍끌이

 

요즘 쌍끌이 어선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젠 가슴 아픈 이미지로 많이 떠오른다

우리의 생활적 측면에서 잠을 자는 것도

쌍끌이적 요소로 봐야 할 것도 무시 못 하는 바

우리가 시각상이나 의식 상으로 놓쳐버리는 것을

하물며 망상의 것도 끌어오는 힘이 있는 것이니

그래서 잠을 욕계 밖의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지평성의 상실  

 

정치란

기회주의자들이

기회를 만들어내는 창조자란 것으로도

과찬이라는 것을

깎아 내리지 못함이 허물일 것이다

 

 

바위 얼굴

 

머릿결이라는 것이

누우면 바람결이요

일어서면 물결같이

마음이 이는 바람조차 옆으로 비켜나가게 하 듯

계곡에 이는 물결조차 비켜 가게 하듯

황야에 잘 달구어진 얼굴처럼

석앙에 농젖음이

아름다움의 선율을 끝까지 찾은 듯이 사는 것의

그 사이 나그네가 외롭다고만 않을 것이기에

고요와 정화를 본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랴

 

 

호박

 

난 알지 호박의 크고 큼의

대지로만 먹는 꿈의 크기는

물과 바람과 숲을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음을

제일 좋아함은 햇빛

그래서 민대가리여도 좋아라

무엇보다 빨리 삭이면 삭힐수록

끌어들이기 바쁘게 클 수 있다는 것의

모든 생명체가 물가에 모여도

황무지를 한 자락 더 빼

오솔길조차 황홀한 꿈이 있게 하는 것

 

 

확대경

 

황혼도 꿈꾸는 자의 늙음이든가

늙음이 외로움과 소외

갑자기 하얘지는 것 같다

호박은 커면 클수록 속은 더 비었다

그래서 인간은 욕심이 많아

그 것도 사람이라고 얼굴로 만든다

크면 클수록 황혼의 농축액

오히려 평화로운 안식을 가져다 주는 내벽의 미학

벽화도 물러갈 생명력

할로윈이 허수아비 짚인 리허설에

조옹한 내면의 역사를 갈구해 온 휴식이 나딩구는 것

마치

대지여 오소서

대지여 오서서

어머니여!

다시 한 번 생명의 기회를 주소서 하는 듯이

 

 

여여(如如)하리라

 

남이 가져 가면

어?

어?

어?하는 것

바람에 날려 가도

어?

어?

어?하는 것

어데 뒀는지도 모르다가

뜻 밖에 눈에 뛸 때면

어?

어?

어?하는 어중간한 것  

그래도 두 개 한데 뭉치면 쓸모난 것

겹소리 나도록 여여하리다

 

 

그릇

 

심장이 셈을 하는데야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이로구나

제 딴에 잠이 안 와 셈을 한다고 하나

제 몫 챙기는 그릇 놓지 않고 당기는 것이지

모래 한 알이 구름발을 뻗는데

어찌 주인에 들키지 않아 졸기나 할까

 

 

라이타

 

저 부싯돌 하나가

순간 나무가 되었다가 불이 되었다

저 용왕의 딸이

여자도 부처가될 수 없느냐에

남자로 화했다가 부처가 되었다

 

 

무지개 거미

 

저녁 놀에 섬광 하나가 번쩍인 것이

지수화풍으로 달려간다

저 무지개 거미 왈

네가 아무리 빛의 발로 도망치더라도

빛인 이상 내 거물에 걸리리라고

마냥 좋아하고 미워할 것이든가

가루만 색색이 쌓이는데

푸른 것이 가장 가벼웠구나

온 천지에 날려 있는 것이

먹으면 또

지수화풍이 일어날 것이로구나

 

 

그늘

 

그늘이라는 것이

사물이 들킨 것을

점상으로

마치 파도가 물기미를 안고

모래밭을 말리 것에 도망치지 못해 붙들림과 같으니

저 말뚝몰이에 사물인 바 소(所)요 

재가 소실되기 전의 그을음과 같음이니

아! 저 태산이 빨랫줄 입에도 드는구나

 

 

즉현무진(卽現無盡)

 

저 참나무 햇가지가 눈을 내놓고 보니

참 이상한 꿈을 꾼다

자꾸 무언가가 쫓아 오고 자기는 도망가는 꿈을

기어코 잡히면

갇히고 갇히고 하는데

참 눈이 맑다싶은 노인네가

빙긋이 웃기만 한다

어떻게 무대가 바뀐 건지 모르게 

저 밤나무는 밤이면 모골이 송연한지

가시만 온몸을 덮는데 속이 너무 희어서 탈이지

옷을 벗고 보니 오두막이 환한데 

왠 인간들이 그리 모여 방마다엔  

그 노인네 사진을 걸어두고 살려달라고 아우성

문득 꿈을 깨고 보니

저 앞 횃대 가지에 보일 듯 말 듯

자연 바위에 인물은 난 듯한데  

왠 지극지성은 어지간히도 모여 드는지

 

 

법칙

 

우주란 마음이 불러도 닿는 이치이니

정성이 부르면 오지 않음이 있으랴

옹심에 가지가 나고 안 나고는

그 나무의 기질에 달린 것이지만

지푸라기 하나도 땅심으로 저밀 줄 알아야

황혼 너머 홍안을 띄우리라

 

 

그늘 2

 

담배의 폐해를

징그럽도록 폐를 드러내 놓고 겁을 주어도

돌아서면 그만이듯  

그늘이라는 것이

그림자 아니게

그 늘이라는 것으로 그 속을 유영함과 같이 할 때

현존은

회오리바람처럼

얼레처럼

참 많이도 젓가락에 휘감아 먹는 국수처럼

그렇게 사물인 것이니

또한 생각해보자고 뚜껑을 열어 놓고 보고져 하니   

저 미개에 들어  

회충이 함께 휘감으며 배꾭살이가 아닌가      

 

 

장엄

 

인위적 장엄함도 일종의 감정의 설정성이다

그 것도 치우치면 혹과 같이 된다

장엄성은 그 이상적 포용과 함께

풀어나가는 해법으로 평화를 가져오게 해야 한다

또한 장엄성은

자연산이어야 그 보석성을 인정 받는 것이다

분명 감정상의 차이를 발견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서

불가사의인 것이지

우리가 몰아 준대로 나온 것도 아닌 것이지 않는가

 

 

결실

 

착 달아붙은 일회용 물컵

불이란 그렇게 물을 잉태하는 것이다

불은 속이 넓어야 불이 잘 타는 것이요

흙도 통풍이 잘 되어야 잘 마르는 법

화덕 벽에 불 입술을 맞춰 노란 입술을 바르니

그 것이 꽃이라고는 하는 것이나

여러 색을 바른들 어떠리

불의 언저리 꽃잎을 도톰하게 한 것

모든 과일의 엉덩이같은

솥을 올려라 솥을 올려라

 

 

百의 연출력

 

저 도토리가

도가 도톨도톨하는 것이

마치 끊는 물 속에 물방울이 오르 듯

저 달 또한 아무리 끓여도

어둠 속에서는 섭씨 100 도를 넘지 않 듯

열매 또한 솥엉덩이를 깔아도 백을 넘지 않고 익으리니

어쩜 저 바위처럼 맛도 못된 것

쇠의 감성으로 채워 본 수수께끼

 

 

더없는 황금률

 

아! 황금빛 된장이여!

어떠한 흙도 양극으로 돌아가면 금속이듯

쇠로 돌아가는 이론도

평행상으로 과일로 돌아가는 섭리와 같은 것

금이 물러도 먹지 못하는 것이나

된장은 물러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니

금이던 것이

어찌 극이 바뀌지 않아도 콩! 하고 떨어졌는지

바람이 연하게

천둥이 바쑤고

빛이 달구니

극과 극을 다 부드럽게 넣고 말았구나

우리는 이 이상

더없는 황금률을 맛보고 있지 않은가

 

 

그냥 그 것이듯

 

저녁이면

저 녘의 블랙홀에 빠지듯

그림자가 길게 엿가락처럼 늘어난다

허나  이 자리가 저녘

쥔 손가락에 뭉치같이 풀림이 남은 듯

언뜻

그림자를 벗겨도 남은 얼음벽처럼

냉기만 구석구석 머문 듯 하더니

이젠 그 볕에 저 녘인가 싶으니

어둠에 내가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심해의 고기가

스스로 얼음이라는 것의 부각으로

 

 

추억탱이 잠탱이

 

말초적인 것

그 옛날 부른 노래같은 것

몇 발짝?

그나마 떼면 어른인 것

참 묘한 더께나는 것  

그 것에 오고감이 없다는 것

 

 

시공의 뉘앙스 

 

대문이

양동이 바가지짝이면 평행선이요

삽짝이면 달마의 신발짝같은 것

 

 

호박(湖泊)섬

 

호박이 일박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호수가 마음만 먹으면

해파리처럼 날 수 있는 몸이었다

허나 인간은 벗을 수 있는 것이라고

호박이라고만 했다

아직도 기억의 뒷켠에만 살지 못하는 여인숙

발 꼬랑내

땀내 쉽사리 못 벗는 것에

그나마 짠내에 녹슬지 않았는 듯

해변가의 건어 냄새와 함께 말라가고 있다    

 

 

모텔 눈에는 모모로만 보인다  

 

텔 미

텔 미

병원에 가면 다 환자로 보이 듯이    

호텔은 끝까지

호젓한 것 이하로 붙일 게 없다고 하고  

모텔은 끝까지 모모인 것이라고

모터소리 들은 듯 하다 사라진다

더욱 더 갈급에 아쉬운 신선한 통풍성 

오직 귀에 들고 눈에 드는 것은  

맑은 창과

꽃 향기만이 시작이요 끝이어야 한다

 

 

물 속의 달 건지기

 

주점가 술찌꺼기 냄새도 안 나는 세상

한강물은 황홀하게

제 화학 방정식 잊을까봐

손꼽으며 지나가도 황홀하기만 한 것

요즘엔 뒷간 냄새도 안 나니 

헛디뎌 개떡 먹는 애들도 없겠지만

부처님의 세상?

마른 똥 막대기? 

무엇이 저 달떡을 탐내 기도같음이든가

 

 

달중이  

 

누가 달에 물이 있는가에

우린 늘 사막의 끝에서 전쟁이다

오아시스?

어린 왕자의 장미꽃이 있었던 곳?

어쩜 저 뻘이 행운인 것인지 모른다

물이 물러가도 숨구멍의 탄생을 낳은 듯이

그 중에 달은 더 목마른 곳으로 가게 했다

다달아야만 하는 것에서

 

 

선인장

 

피 한 방울도 소중한 듯

불 한 잎이 소중한 듯

흘린 즉 번질새라

가시 호위 하며 자국같은 것에

주변을 바싹 태우는 불생의 것

아! 불잎만 겨우 피워 올리는 

물감을 드리운 점같은 꽃이여!

잎새조차

하물며 가시조차 틈을 가지지 못하는

순간의 꽃이여!

 

 

천의(天衣)

 

하얀 망사옷 속 비칠 듯한 물안개

그래도 젓먹이 입 뾰로퉁한 안개꽃을 못 땋아 올리리

아마  누에가 그 입을 떼기 전에 상전(桑田)을 먹는 것이지만

무언가 깨면 고치 또한 인간의 눈에 띄는 것이니

벽 너머 걸어 나올 사람같건만

나와도 이미 날개요

놀아도 가로등 치마폭에 노는 것

저 수도자가 안다고 하니 벌거숭이 임금님

 

 

선인장 2

 

아! 선인(仙人)의 장(場)이여!

그 신선의 경지여!

이미 열려 있던 양파 껍질 벗고

그 안 쪽 양파 안고 돌기

불어넣기는 다른 층

그로 나올 길 혼돈 없으니

더 홍안의 빛

밝은 빛 문 연 그래로 나타나옵소서

 

  

대나무 꽃

 

대나무가 마디 마디 밀실처럼 조용하다

그 속엔 습자지처럼 얇은 두루마리가 있다

어쩜 피리 젓보다도 섬세하게 듣는

언어를 기록한 봉합으로

그 속에서 마디 마디 울컥 뱉어내는 듯이

저 안개도 제 솜망 두터워 못 들은 것을

마디 마디 절도로서 속을 비워도 

담은 발리는 것이기에  

그래도 결코 흡착성이 없는

아! 어차피 뱉는 것

무슨 꽃일 것이 말을 하리요

그래도 인간의 담보다 연화질

콩 한 알의 연명이듯 삼켜 보려무나   

 

 

대나무 울타리

 

담이 끼지도 않는 청절

담 밖의 생

그래도 존재를 담으로 한 마디 해야 하는 것의

하심목

허허심으로 돌아

마디 마디 축을 쌓고

불기둥 다하면 뿌리도 없이 승화할 것

울타리이면

담일 듯

담일 듯 하는 것

담 결리도록

안으로만 싸고 돌 욕심도 못 될 것

담 속에도 허공의 내어

기어코 구름같이 올려 놓고야 마는구나        

  

 

소리가 반죽 속 별을 끄집어 낸다

 

전둥과 번개가 함께 일어난 것이라고 하나

빛과 소리가 물에 다리를 뻗으니

그 소리가 늦는 대로 나무가 크는구나

그로 눈에 보이는 빛보다

물이 가두어 놓은 미폭(未爆)의 빛이 꽃을 피우니

마치 끓는 물에 방울이 올라오는 듯

어데 구멍인지 모를   

순이 나고 한참 후에 꽃이 피는 듯  

어쩜 서로 다투 듯 해도 소리는 잡힌 듯  

피워 올리는 다리

 

 

꽃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누에가 뽕잎을 먹고

세상 밖의 고갱이를 틀고

극락조가 한 번 울래도

풀잎을 타고 올라야 하는 듯

꽃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풀잎새는 핌이요

오른쪽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왼쪽이 잘도 크니

먼저 이치를 딛고 일어섬을 말함이라

 

 

바다는 다 인화되지 못한 듯

 

바다를 가득 메운 허공은  

다 인화되지 못한 듯 붉기만 하다  

철분이 가득 찬 듯 붉기만 하다

내 몸이 이를 안고 돌고 도는 듯

푸른 창공을 열며 나올 갈매기이 듯

여과 되어 가는

누른 빛 대지에 앙금 시키고

푸른 하늘을 여는

바다는 아직 다 인화되지 못한 듯 붉은

아!  대지가 이렇게 눈을 뜨듯

우리가 몸을 이룬 본산으로 청천명월이다  

 

 

저 무지개 울 속에는

 

저 무지게 울 속에는

더 높은음 미에서 파까지 오르다가

파열음이 되는 듯 쉬어 버리고 마는

자외선으로 넘어간 옥타브

다 무지개 허리띠에서 향기를 재촉받는구나

그대여!

저 단층의 무지개 땅

자외선에 까지 뿌리를 묻으면 

미친 것이 될지 기특한 것이 될지 모르겠으나

자색까지는 건지는 물 뿌릴 터이니

무슨 색을 원하는지 말만 하려무나

 

 

라일락꽃 향기

 

네잎 클로버를 사랑한 라일락

마음을 표현하고져 하나

달나라 토끼나 알 가슴앓이

입으로 토해내는

향기 넘치는 사랑의 연서

 

 

물푸레나무

 

저 분수가 여러가지로

그대에 사랑을 속 시원히 표해 내나

다 내 옛 가락

물푸레일 때의 뿜어대던 것이었지

 

 

미선나무

 

존재가 일차원적으로만 살아도

평행선 이론으로만 살아도

미선아 !

넌 풀잎이기 전에

덤뿍 키스를 받은 꽃으로만 피는 자국

이미 선만으로 복을 받은 듯

그래 그렇게 선만으로 행복해도 된다

개나리가 시샘을 해도 할 수 없지

버들피리는 안으로 밝아

마디마디 꽃이지만

넌 밖으로 불 때 마디마디 심덕이다

 

 

모두가 자신의 밖일지라도

 

모두가 자신의 밖일지라도

저 쥐오줌풀은 쥐오줌 눈 데 났는가

아마 다람쥐라도 보탰을

꽃을 보니 정체를 드러냈다

아직도 오줌방울이 튄다

 

 

 

복이란 것이 어쩌면

꼭 정상적이지 않은 것에 행운일 때부터

복의 경계선을 두어서 그런지

원만한 데 복받은 것이라 하지는 않는다만

어쩌다 변명이 안으로 굽어 북주머니가

남의 입에서는 개물알 꽃이나 되었는지

 

 

잠자리난초

 

꽃은 꽃잎 만으로 오장 육부를 만든다

저 잠자리난초를 보라

그도 다 뜻이 없음을 누가 말 할 수 있으랴    

 

 

엄지를 세울 때

 

누구나 남성적인 자신감으로 엄지를 치켜 세우지만

그 것이 말일 경우

어떻게 대해야 하는 부분인가를 생각하라

방울새난을 한 번 보라

엄지가 그림자극인 듯이 움직일 것이니

입술 하나의 부분

아! 자연 속에서 날아드는 언어의 포만이여!

 

 

갯바위

 

저 해오라기난초는

불현듯 어느 스티크가 붙은 듯

수풀의 시간이 아니었다

참 새벽녘같이 일을 하며

부업 또한 놓치 못하는 아주머니의

갯바위 노래를 부르길 좋아하던  

솔로 통기타같아

그렇게 놓인 것 같아 노래 부르길 좋하하던

늘 아이에겐 꿈을 놓지 않는 말 한 마디

언뜻 해오라기난초는

누가 스티크를 붙여 놓은 듯 나온다

 

 

아이리스

 

붓꽃 끝에 아이리스를 달아 혼재를 낳는다

붓의 형상학

아이리스의 인문학

어차피 인간의 한 몸둥이가 움직이는 것은

이렇게 이뤄진 것이 아니든가

인간이여!

펜을 들었을 때 한 번 굴려보는 것이다

그러나 붓을 들었을 땐

아이리스가 떠다 놓은 물에 먹을 갈 것이요

지옥의 문에 아이리스 꽃이 만개함을 기억하라

 

 

문주란(文珠蘭) 

 

혼천의(渾天儀)를 둘러친 듯이

풍뎅이도 그렇게 한 번 용을 쓰다

죽은 듯이 눕거늘

그렇게 천체조차

제 것처럼 크게 씀씀이가 없었다가

굳이 쥐똥이풀 알맹이가 분명함을 몰라라 하고   

문주란이라고 뻣댈 것까지는 또 무엇이든가

 

 

상사화

 

그대가 상사화 연정은 좋다만

최소한 잔가지 굽은 가지는 없어야겠는데

난 또한 이와 같음이니

양 문에 한 길

그대는 붓길이

난에는 왜 친다고 하는가를 아는가

상사는 훤칠하게 컸다만

잎새는 글쎄... 

 

 

붓꽃

 

붓꽃이 촉이 있을 시에는 묵묵함이다

그래서 묵을 불러온다

붓이 대까지 눌렸을 때 일획휘지를 간다

그 사이 수풍뇌화(水風雷花)가 다 일어난 것이니

그 것에 정화수를 떠올린 것

무지개가 핀 솜털망 벨트로 돌아간다

 

 

보라!

 

본래 보라색이란

그 혼합 자체가 누구에게나 부담을 주는 색이다

본래 붉음이란 조급히 진행하는데

푸른 기를 안고 탄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즉 푸른 잎사귀를 태우는 것이니

축축한 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연기를 마셔가면서 연기 밖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파장의 타협으로 보면 노란색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적외선의 옥타브보다

자외선의 옥타브로 타협점이 되는 것으로

즉 소리도 안 되고

보이지도 않고

그 뜻이 형성된 것도 모르는 단계에

결국 보라는 듯이 보라색이 되어 있다

이 건 마치 입자가속기를 붙여 더 작은 미립자를 찾는

그 표현할 수 있는 양식에 올려 놓은 차원과 같다

그래서 보라색은 천재 아니면 미친 놈이라는 경지이나

그 노력조차 꽃으로 지켜 준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

 

 

막대나 막내나

 

저 왕골이야 껍질은 돗자리로 가고

알맹이는 봉태기로 간다만

인골이야  

돗자리는 호랑이 가죽으로 가고

알맹이는 똥밭으로 퍼지는구나  

왕골은 구름 똥 나오는 데다

마르면 끈끈함마져 갖추어 질겼음에  

저 돌부처

봉태기가 와서 싸넣고 가버릴 줄이야

막대기로 끝나야 할 것이

막내로 끝나야 할 것이

얼쩔거나

저 구름 똥이 기어코 곡절이었음인 것을

 

 

모든 것은 넓은 가치의 터전에서

 

물질이 아무리 넓게 돌게 해도

집 평수가 아무리 넓어도

그 것이 젊은이의 방만함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어른이 어른 대접을 받아야

젊은이의 호기와 무례에도 관대해지는 것이다

어른이 어른 대접 못 맏으면

그 무엇보다도 협소한 것이다

이것은 인내의 가치와는 패턴을 넘어선

존재의 가치와 맞물리는 것이다

마치 이 것은 같은 세대간으로 금이 간

그 금 안에서 일어나는 파편 조각들같기에

그렇게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가 존엄성을 회복하지 않는 한

타인으로 회복하려는 것은

이 또한 사랑에 조차 무례한 것이며

이별이 되는 본질적 만성병을 태만하는 것이다

 

 

풍치와 태생

 

오행 상으로 土를 위장이라고 하는데

그 토 속에는 잡기가 많아

실세상으로 소흘히 하기 쉬운 법인데

그 것이 용과 개 염소와 소의 의미로 취용한다

이 네 개가 단단해야 풍치에 잘 걸리지 않는다

먼저 염소의 위를 가진 자는

속에 위열이 있는 편인데 거기에다

되새김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게 자주 먹어야 편한 체질에 속하고   

또한 소는 냉함으로 소화력을 끌 듯이

마른 짚처럼 지속성을 가진 것을 좋아하며

먹은 것에 비하여

얼음을 녹여 먹 듯이 하게 되어 있는데

군것질을 해도 그리 식욕이 있는 편이 아니다 

그리고 용의 위를 가진 자는

묵은 음식을 잘 먹지 않으며

어떻게든 재주 껏 맛 나는 것은

찾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다  

그리고 개의 위를 가진 자는

비위가 좋은 편이며 열이 있는 듯 하면서 차갑다 

이 네 가지 특성의 위를 중에

염소나 개는 열성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극(克)이나 충(衝)을 당하면

허(虛)해져서 풍치를 남달리 앓게 된다

 

 

경락과 진맥

 

입에도 경락이 통하기 때문에

혀를 보면 심장 기능을 알고

편도선을 보면 신장 기능을 알고

잇몸을 보면 위장 기능을 알게 되어 있는데

괘상으로는 태괘(兌宮)를 입이라 한다

만일 효(爻)가 火에 속한 태궁이라면

이 인칭이나 삼 인칭인 경우

심장에 속하는 것으로 많이 드러내지만

일 인칭인 경우 이 건 혀로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효가 水인 경우 편도선이며

土인 경우는 잇몸 질환이다

이 것이 명의(名醫)와 신의(神醫)의 차이점인데

아무리 의사가

편도선이나 혀를 살펴 봐야 보이질 않을 것도

그 쯕으로 드러남을 알 수 있고

아무리 드러난 쪽에 약처방을 해도

의외로 엉뚱한 곳에서 

병근이 사라짐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쪽이 자식에 속하면

자식이 속을 썩여서 난 병인데

옛 이야기에 스승님이 출타한 틈을 타

자식이 다 죽어간다고 황급이 찾아온 아낙에게

그 정도는 익히 다 아는 터에

처방을 해주고 돌려 보내 놓고는

나중에 돌아온 스승님께 의지양양하게 자랑하자

스승님이 노발대발

그 애가 오늘 죽어야 했는데 살았으니

평생을 속골병들게 할 것이라는 일화는

결코 옛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바이올렛

 

그대 한 생 점유한 것

고사리가 손일 때 핀 바이올렛

더 길면 바람일 것이요

더 짧으면 훍먼지일 것

삶은 두껍지도 깊지도 않은

그대의 아름다움에서 백치이거니

주먹 하나 편 손금에

서로의 만남이야 당연히 들었을

감동의 전율이 아니리

 

 

주목나무

 

주목(朱木)나무는 주목(注目)이 더 강하다

주목 나무는 나무가 알을 낳는 것이 아니다

눈이 출산을 한다

눈에 든 것은

남북 양극이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눈이 먼저 씨앗되고

눈이 먼저 문이 되어

나무인 주술을 피워 올려 잠시 머문 듯  

 

 

콩의 날개 위에

 

누군가 태초에 대해서 이야기하라면

콩!이라는 박자에

나비를 수도 없이 접어본 것이라 하리

 

 

직류와 교류

 

영감이란 불현듯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시스템

나름의 구조상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다만 그 설명이 영감적 벽을 넘은 것이기에

시인은 가난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물질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도

고도의 지능을 필요로 한다

수학적 과학적 총체로서

더 가슴에 뇌리에 와 닿도록

직감성을 다시 키질 하는 듯이

추상성과 허황성을

많이 배제한 듯이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허나 문학적 영감과는 직류로 드러내는 것은 아니니 

확실히 교류성이 있는 것이다

무언가 바쁜 직통성에 여유를 못 가지게 하는 것이지만  

이 걸 무시해서는

기본적의 존엄성을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닭의장풀

 

크로키

스케치

요점화

포인트에만

의장을 갖춘다는 것이

눈 빼곡

입은 좁쌀 몇 알

벼슬은 커다랗게 드밀며

위로 처다보기

 

 

파고든 도 들어올린 도

 

큰 나무같은 빌딩숲은 

인간길이 빠른 탓이요

숲처럼 크게 오름은

나뭇길이 빠른 탓이라

길이 숲을 들어 올리려면

그 때서야 길임을 아는

나뭇잎은 살을 잎으로 제시해도

다 떨구어내며 자율의 부여를 말함이요

숲이 빈틈을 주지 않음에

구슬임을 알게 하는

바람에 쓰러져 뿌리 채 나와도

일어선 기막힌 한 자루같은 이야기   

 

 

맥문(脈紋)의 시

 

그대여!

맥문동이어서 좋았던 삶

그대 머리 하얬어도

보기 싫지 않았던 삷

저 푸른 하늘에

비행선이 하얗게 그려지듯

그렇게 시간의 맥으로 그어온 삶

두고 두고 보아도

그리 싫지는 않았더이다

 

 

아! 민들레여! 우리의 뇌리에서 머문

 

아! 민들레꽃 둥그렇게

날릴려다 우리의 뇌리로 손목잡고 마는

우리의 머릿결에서 민들레 씨가 됨을 감추고

물결만 흐르게 했다

어둠도 함께 흐르게 햇다

하나 씩 하나 씩 

갈퀴를 쥐고 빠질 듯이하다 도리어 엉켜 굳어버렸다

팔 다리를 부릴 터에

씨앗을 심은 것이 동물의 왕성이라고 했다   

또 그 심은 모판의 씨앗을  옮기는 것이라 했다

민들레는 들로 돌아 왔으나

인간의 뇌가 된 민들레는 씨를 옮겨 심었다

 

 

엿사랑

 

여여함이 늘어 졌는가 싶은 게  

발딱 서 굳은 것으로 한 가락하는 엿

저 가락엿 바람들었다고 한입 물었다간 털니 빠지지

생엿이라고는 용광로에 쇳물 퍼질러 놓은 듯 한다

엿장수 지나면 고물이 경기를 하지

노숙 잠이라도 깨우지 않으면 달 것도 있건만

엿이라고 붙여 가겠다고 하니

모두 엿먹은 벙어리에 용광로 길을 간다  

 

 

조팝나무

 

상심할 것도

소심할 것도 없다

봄날 조팝나무 튀걸랑

그 자리여서 환한 듯

고향 같아서 뛸 듯이

한 가지 꺽어 바람을 쓸면

도리어 무거워 성김이 없이

물빛에 반짝이듯 흘러가리라

저 것이라는 것에 엉성하기보다  

더 작아도 조것이라고 야문성이 있는

어쩜 네 어릴적만 기억되도  

펑펑 터져 나온 듯이 쏟아지니  

한결 내겐 해맑아짐이 아닌가

 

 

수석지기 아파트

 

수(壽)를 주어 고마운 수석이라고 해야지

산도 작은 산이 아니니

작은 아파트가 안기면 딱 맞을 것을

오히려 훤칠하게 커버렸으니

산이 그래도 제멋에 산다고 산인 것이

이젠 수라도 주었으니 고마워하고 살아야 하나

수석으로 잘 봐 줄 수 밖에 없는

차라리 때깔은 없어도 

내면성은 석이버섯 같은 유용함은 지니며

땀이려니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음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