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빨래 집게에도 일 선의 도가 있다

narrae 2011. 8. 21. 08:04

빨레 집게에도 일 선의 도가 있다

 

빨래 집게가 콕 집을 수 있는 것은

옷 가죽이 널렸을 때이다

입은 오에 ㅅ으로 열 때의 일이며

되레 집는 것은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다

빨레 집게가 콕 집을 수 있는 것은

옷이라 완전히 거둘 수 있을 때의 일이다

때국물로 얼룩지고

방금 산 새옷도 못 미더우면

깨끗이 지우고서 진정한 옷 깔끔을 냄새맡으며

후두후둑 눈물 방울에 젓는 냥 널 수 있어야

정결한 양심의 집게라 할 것이며

양피지처럼 물 들었을 때의 일이며

두루말이 글이 쓰여진 때의

확 머리로서 굴리고 나서의 일이다   

옷이 옷일 때의 일이요

글이 글일 때의 일이다

옷을 입었다고

굳이 그 자의 몸 처신에까지 콕 집는 건

빨래집게의 본분이 아닌 것이다

 

 

만년(晩年)의 노래  

 

소나 타라

소나 타라

부모와 자식이 각기 한 마디식 노래 불러

세 마디면

음계가 칠성뱀장어 숨구멍처럼 생명력이 나는

소 몰고 대금가닥에 실려 

전원길이 더 구불어져도 좋을

더 길게 더 멀어도 좋을  

소똥에 감자 구워 먹고

개똥에 등불 나는

소나타라

소나타라

 

 

돌다 돌다 브러시 가랭이에 온 것같은

 

인생은 위로 익는 법이기에

나무도 위로 큰다

그로 언젠가 제 무게를 알 때까지는

바이올린이 첼로 밑으로 커지는 않는다

첼로 또한 더 깊은 숲을 찾아 심금이 맞아간다

그리고 더블베이스를 만났을 때

바닥이다싶게 꿈쩍도 않은 것 같음도

한 쪽 발을 든 채 움직였음을 안다

 

 

열두 입의 새끼틀의 차원

 

새끼틀 두 개 구멍 가지고

인생 질기고 지겹다고 하는가

인간은 六根의 12 구멍의 새끼틀을 가지고

12 차원의 가닥을 꾸었다 하는구나

남두육성이 저 북두칠성에 가서 꾸었다는구나

 

 

예술의 영원성을 믿어라

 

인간이 도시화와 함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안다

이 건 들녁의 꽃을 보아서가 아니라

음악이 고귀하게 피어오름을 듣고 안다

어린 아이의 환한 웃음이어서가 아니라

저 지옥의 수용소에서

심해의 물고기 살이 더욱 질겨보이며

절뚝거리며 걸어나올 때 

인간이 콘크리트 벽과 함께 수명이 길어짐을 안다

 

 

우리들

 

<우리들>을 破字해 보면

먼저 들이 사라지니

몽총하니 도시가 일어나는  

석회질 거푸집

남은 건 작대기나 빠져 나갈 길만

좀 더 시원스레 우리라고 해보자는 것으로

어델 찾아봐도 둥글지지 않고 길기만 한 것 

모인 피톨들

땅이 들이라 함을 

복덕방 서류 뭉치나 움켜쥐고  

사람만이 들로 웅성대는 

동마다 들을 층층 시하로 심는다 

길에 코스모스는 유리창에 빗방울 같았던 것

그 한 방울이

발목 뼈와 단단히 붙었기에 굵고 강해 더 좋을 뿐인

거친 우주 곁에도 들처럼 향기를 맡았을 것만같은

근육의 허릿점이 발끝에서 피워 올린 것

우린 어느 끝에서 유리창에 쭉 미끄러져 내려온 것일까

길은 유리벽처럼 급속을 달고

우린 인도로 포물선으로 더 가야할 유성의 길처럼

다만 사라져도 빛과 물방울었을 뿐

코스모스 또한 빌딩처럼 서다 사라질 이중벽

   

 

야누스의 헌정

 

이 눈치 저 눈치 봐야하지

그 새에 하늘 하나가 생기듯이

이젠 야누스까지 왔는데

솜사탕처럼 일어나는 우주에

아! 구름같아 좋은 날

야누스는 멀미는 안 하는지

신들의 잔치에

두툼한 누비 옷인 냥 해서

눈치껏 챙겨넣은 이바지인지

눈이 양쪽으로 찟어지니

하늘의 품목이 다 새어나온다

 

 

그림자 놀이

 

金은 제 모형대로 삼키려 함에 

나무는 모형대로 음식이 되어 준다는 것과 

土는 사방팡방 천방지축이고 싶음에 

물이 천 갈래 만 갈래 음식이 되어 준다는 것이니

아! 사랑이여!

남이다 싶어도  나요

나이다 싶어도 저만치 있는 것

 

 

입체성을 위한 정물

 

이 今 字는

날끝을 본딴 날이라는 것이라

하루도 날인 것이요

꼭지점의 펜심이라는 것에서

금이 나도록 모아진 형태라는 것이요

또한 그 금에서 갈라진 행태라

이를 침착시켜

시계 바늘 중심에 마져 바닥이게 함의 角에 있다는

金이라는 字形이라

 

 

애들 갖고 논다는 것이

 

코스모스 상쾌한 길

아이들은 八卦를 뜯어다 四象을 만들어

공중에 붕 띄워 본다

허공 중에 빙빙 돌다 아래로 추락한다

팔괘는 우주의 모태에 물방울같았거늘

그 걸 뜯어 四象이라 하나

온전치 않아 빙빙 돌려 

귀걸이마냥 허공 중에 도자기 하나 굽혔다

코스모스 꽃잎라는 것

또 어느 고물전 기계 하나가

합선이 된 듯 발작을 일으키면

그 때서야

또 꽃이 코스모스에 붙은 것이라고나 할

인생은 헛똑똑이 꿈

 

 

탄산을 위한

 

콜라와 사이다가 탄산을 갖고

낮별, 밤별놀음을 하듯이 

산(酸)은 산(散)인 것

슬로비디오가 나무 한 그루 뻗는 듯

탄소! 

별자리 끝까지 지킨 잿점같은 것

타도 타도 

마지막 남은 자로 사라지듯이

발화점 또한 저 멀리 둔 것

 

 

꽃이 씁쓸한

 

어느 유머에

얼마나 보험 수령이 빠른가를  

100 층도 더 넘는 곳에서 

자살하는 자가 뛰어내리는 중에 

38 층 사무실에서 결재를 해 줬다는 속도 자랑이 있는데 

이 간접 살인이라는 자살

차라리 전쟁이라면 악다구니라지만 

이 건 침묵 뿐인 눈물같은 것에 몰려붙은 듯

스스로의 무장마져 해제된 채 떠나는 

왠지 무덤덤히 빠르다고 해야 하나 

아예 장례식장에다 화원을 차려놓고 손님받기 

환하게 풍기는 분위기란 것이 

무슨 천당의 造花가 먼저와 반겨주는 듯이 

우린 얼마나 초연함이기에

저리 담담해 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다른 옷

 

그래도 늙어 좋다는 한 가지일 수 있을까 

늙을수록

햇살이 갓난애 미소처럼 스미는 같아 좋다는 것이다

아마 영혼들이 속았다 싶게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이러한 살가움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유아나 늙은이의 미소는 해맑다 

일생 그렇게 살 수 있다면 행복이다 

허나 이 정도의 살이라면 

이 세상의 옷은 입지 않아도 살 것같은

다른 파장의 폭으로 층을 달리하며 태어날 것임을

 

 

비늘 얽어지는 귀족 가을 

 

노을 가에 가을

假乙?

비늘 얽어지는 귀족

가을 속에 노을

노 젓는 여울배기 노을(櫓乙)

비늘 없는 치족

여울이 퍼져 파스텔화처럼 굳어진 문양

노 꼬리인 채로 새가 와서 오리 배로 나아간다   

 

 

공수래 공수거

 

기왕에 썩을 바이면

사회적으로 뼈대는 되고 썩어야지

공수래 공수거라면서

쥐어야할 소명인 듯이 하고서

썩어봐야 무엇을 쥐었단 말인가

쥐어도 손금이요 펴도 손금이다

우린 무슨 물꼬를 트는가

 

 

에술도 위트의 차원

 

피카소 그림이 만 점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 걸 보면 예술은 위트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 맑은 호수라면

그렇게 살아도 눈부시지 않나 싶기도 하는

대 교향곡처럼 일어나 가는가 싶다가도

헤아릴 수 없이 찬란함이 무한대로 일어나는

무어라 할 수 없는 것에 

마음의 공감만 깊이 심어진 대로

여실히 해박 상쾌함만 같은 것 

 

 

왜 물에 띄워져 가는 길일까

 

우리의 위(胃)가 중앙이다 함에는

외적 피부 상으로 살을 채웠다 줄였다

자유자재권을 가지는 것이기에

중앙이면서 둘레를 감당하는 것 

명치는 배의 용머리

끝이 뽀쪽한 위에 있음을

그로 기준해 양쪽 가에 하늘인 페와

태양인 심장으로 

한결같이 바다에 잠긴 모형의,

어찌 이 모양일까

이 것은 등 깔고 드러누운 형상이 아닌

엎드린 짐승에서 굽어본 복사품 

무엇이 물결 위로 떠나고 싶어한 것일까

 

 

지금 중에 내놓을 것

 

왜 불 타는 것과 말 타는 것이 같은가

무엇이든 타지 않은 것이 있으랴 

다만 타서가 아니라 

떨어짐을 보고 탔음을 아는 것에서

불도 떨어짐을 보아 탔음이라 함이요 

말에도 떨어짐을 보아 탔음이라 함이니 

머물을 수는 없는 것

벼뤄서 되는 길은 더더욱 아닌 것 

언제나 대답은 탔는 중에 탔음을 내놓는 것  

 

 

솟대

 

땅거미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세운 솟대

낙조 끝에 나인 솟대

그래! 일어나기나 한 것일까

왜 일어나려 했던 것일까

깔린 음악이 홀로 쓸쓸히 바라보고 싶어서?

먼 듯

먼 듯 바라보고 싶어서?

왜 사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커녕 솟대나 긴 듯이 내미는

지워진 여운보다 긴 장대같은

 

 

핵융합을 위한 워밍업

 

물과 불이 다른 점  

물에 꼬리가 달렸다는 것 뿐이다

아! 한글의 과학성이여!

ㅁ과 ㅂ

 

 

닻컴

 

점이 닻으로 내린 곳에

컴 온 컴 온

그러고선 닻을 올려보니

그 것이 밥통인 줄 몰랐다 

자꾸 올리니 창자가 쌓인다

그 것이 길 가를 지나는

전봇대 양 팔뚝 자랑거리에  

전깃줄이 저질러 놓은 몸이었다

 

 

가위 바위 보

 

태어나길 주먹 쥐고 태어나

살아가길 주먹 편 길을 살아간다

탄생은 탯줄인가  

終命은 한 필 자른   배냇 요람의 끝자락에서,

아! 아직도 몇 마 남았기에 

한 필의 언저리에도 못 왔단 말인가

 

 

새의 순장(殉葬)같은

 

온난 전선 한냉전선은 

눈물 흘릴 날과 기뻐 춤출 날을 안다 

그 사이 번개보다는 너울 쓰고 

새 부리로 사이를 지난다 

이상쿠나

이승과 저승 사이 가위바람이 지나면 

새 한 마리 앉았다 하늘 끝에 맺힌다

아니! 새 한 마리 병 속에 들었다

물레를 위한 

개금을 위한

우주복 짓는 원소성

 

 

노을 

 

황혼에 

노를 새 乙字로 휘저으며 먼 길을 간다

무지개의 제일 긴 여울이

생채기가 난 듯 붉게 일어나 살로 메워지며

검게 딱지가 앉은 길을 뒤로 한 채

다만 망각에 실리운 채로 간다고 함이 무엇인지 

이미 삶에 실리운 채로 살아 왔음이  

망각과 무념과 다를 바 없이 갔을 뿐인 것  

 

 

알 속에 황혼이 있다

 

알 속엔 황혼이 있다 

만일 그렇지 못 하면 알이 되지 못 하였을 것이다 

저 해바라기 씨를 다 까먹은 자판이어야 

태양을 다 익힌 창공을 흰자에 태양을 심는 뜻으로

 

 

털도 기본 세포도 기본 

 

막대조개 같은 것

담쟁이넝쿨이 집을 다 가린 듯

다 해놓고서는 붉은 피를 돌린다

갯지렁이도

그렇게 휘감아 피공장을 만드리라곤

거북이 등각인 냥 숨어들기 전까진 몰랐다

 

 

카멜레온의 도

 

카멜레온인들 

어찌 변화에만 초점을 두길 바라리

카멜레온의 도라는 것이

흙으로 닦으니 흑백이요

물로 닦으니 칼라로 드러내는 것을

아! 세부적 인식으로 치자면 

순간과 영원을 다 잡았나니

나무 한 자 뻗어가는 시간의 가지 위에

낮잠이 한가로울 뿐

 

 

說이 說이 아님의 차원

 

고구마 끝투리 잘라 내 

삶아 먹으면 꼬리곰탕

다시 심으면 머리까지 부활

그럼데 왜 저 소 꼬리는

곰탕은 되어도 부활은 아니 되는가

문제는 펄럭이는 깃발에 있는 것인가 

가지도 않은 대지에 있는 것인가 

대지만 잘 맞으면

소 꼬리만 심어도 온몸이 되살아나네

아! 설이 설이 아니라 함은 차원성의 문제  

결코 없음의 과제는 아닌 것이니

 

 

숙제했냐?

 

왜 하나 남은 수소는 타고 싶어 했을까

비는 하늘에 친 망을 거두는 것 

그러니 다시 펴야지 않겠는가

그래서 28 宿는 늘 잔소리 듣는다 

숙제했냐? 

숙제했냐?

 

 

퍼팅을 위한  

 

눈동자에 백 리 깊이가 있다고 해서

눈동자에 갔다

신묘하구나

그 깊이를 보았다

기가 막히는구나

아젠 돌아 나오는데 

왜 이리 눈이 없단 말인가 

당달 봉사란 말인가 

가는 차도 있고 

오는 차도 있건만 

돌은 채 입 맞추고 종점행이니 

다시 올 일 없이 빠져 나갔으니 

애초에 이렇게 눈을 빼 놓은 곳에 

드는 인연인 것을 들고 말았구나 

풍수꾼이 명당 눈깔 보고도 

당달되어 찾지도 못 하고 미끄러진다더니

어찌 눈알에는 들었다 싶은데 

무엇보다 먼저 나오고 봐야하는 것이

헤저드에 퍼팅

애초에 눈알 없는 듯이 들어 눈알 맞추고 보니

당달의 홍채처럼 나오고 부터

 

 

前 庚三日 後 庚三日

 

前 庚三日 後庚三日

곱셈

나눗셈

징검다리

이 이치를 터득한 자

너희 오늘 달리는 중의

선두 마를 알 수 있으리

 

 

오징어 이빨만 뚝 떨어질 듯이 매미

 

여름날은

어떻게 말라가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생오징어 물컹해질 대로까지 가보는

아침 볕 술집 뒷켠에는 냄새가 나는 듯이

하얗게 아무 것도 아니 보일 듯이 하다  

매미 소리 뒤끝에는 

마른 오징어 검황색 부리 같음을 보고 

퇴화 되지 못한 까마귀의 부리인 듯이

질기게 남은 길에

나무 뼈대를 세워 주는 듯이 하다

이빨만 뚝 떨어지며 역할을 다한 듯이

 

 

딱정벌레

 

딱히 정하지 못 하는 것이 가장 많으면서도 

딱히 벌레로 통일이라니 

아이들 딱지 뒤집어지는 만큼이나

모양에 숨이 배어 나와 그리 많은지

잎새에 천막치듯 고치 숨으로 키우는 것에 

벌레가 딱지에 딱히 정해져버렸다는 집같은 것

 

 

분침이 시침을 때는지 시침이 분침을 떼는지  

 

비료 잘 먹은 분침

길다 

사막이어도 선인장처럼 더 짙고 예쁜 

시침 또한 길다

분침이 시침을 떼는지 

시침이 분침을 떼는지 

젊음이 굳이 길다고 

허우대 좋게

눈금에 턱 걸린 것이 보이지 않느냐고 돈다만

시간이 간 것이 아니라 

풀잎 끝으로 가는 길이나 긴 듯이  

어찌 알았겠으랴 점점 짧아지는 것을

애초에 양파 살이 달랐음을

나 아직 기저기 차지 않았으니 얼러지 마라 

괜히 연하남 좋은 시절이면 그리 살 일이지

 

 

삶이 형태만 있지 살이 없는

 

버스 칸이나 

전철 칸이나 

굳이 책을 꺼내 

나로서는 엄두가 나질 않는 독서를 한다

그저 일상적 독서량과 같아 보이는

가장 빨리 가는 것이 벗과 함께 가는 것이라지만

굳이 그 자리까지 종마냥 온 듯이 

영감은 차장에 그려지는 그림자같이 비치는 것에

왠지 숨결 하나 주지도 않은

 

 

하늘에 감사하라

 

여름에 시끄러운 것이 둘이 있다

매미는 나무 폭발에

천둥의 자락을 찟는 듯 

태양이 찟어내는 것임을 찬양하라 하고 

개구리는 비가 오면  합창으로 시끄럽다

하늘에 감사하라 

혼자만이 살 수 없다

이 사랑가를 보라 하며 중인의 힘은 이런 것이라 한다

혼자 닦는 도가 올바른 도냐고 아우성이다

거기에는 논이 있다 

개구의 논리가 매우 합리성을 울린다

거기엔 어두운 역사를 감미롭게 핱은 상처가 있다

다랭이논 정말 잠실과 같았지

그래도 뭔가 천명이 제대로 닿는 겸손이었지

헌데 이 게 무언가

수리안전답

모눈쟁이

이젠 벌의 눈이 되어 침을 날린다

 

 

귀는 듣는 자가 임자

 

귀는 듣는 자가 임자

매미는

애미

애미라고

네 애미라서 이렇게 외친다고 하는데

인간은 늘

맴 도는

매미라고만 한다

당최 씨나락은 누가 까먹는지 원

 

 

이 월과 칠 월

 

칠 월은 염소의 제창

매미 소리는 야산 꼭대처럼 솟았고  

이 월은 소의 외창   

호리로 끄는 쟁기 보습은

옛 답습을 일깨우며 발굽이 가볍다

이 월은 소 발굽처럼 떨어지고

칠 월은 염소발굽처럼 계단을 내려온다

 

 

구 월의 찬미

 

음력 구 월은 세포 속으로

기억의 장이 되게 함이라 하는데

사계절의 사대 모성 중의 하나라 한다

화는 광섬유라는 것으로 색이라 함이요

불이라 함이라

이를 잎새로 저장하는 것으로

세포가 동맥 상의 흐름으로 저장함으로서

마지막으로 한다

이는 동물은 거두는데

나무는 거두지 아니한다

나무는 이미 정맥으로 돌아갔기에

 

 

어디에 있든

 

자는 잠이듯 생시는 친근하다

사물은 친절하다

전등은 빛을 갈아 붙여도

자는 잠이듯 충성스럽다

이승이란 것이 문 밖 배웅과 같은

바다 한 집에

하얀 발자국이 지워지는 대로

 

 

더 붉지도 못할 황색의 입술로

 

담쟁이넝쿨은

땅거미와 같기에

혓바닥 닫혀 말을 못 한다

물결과 같음에도 입을 열지 못 한다

시여도

산마루를 덮고 갈 뿐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 길동무라도 되어주었나보다

능소화가 시 낭송을 한다

저 태양에 코로나가 일어나 듯

피카소의 청색시대처럼 떨어져 나가는

넝쿨 깊은 내면에

꽃뱀처럼 몸을 날려 가지를 옯겨 붙듯

꼬리를 빠져 나갈 듯이 더 높다

 

 

아! 경이로구나

 

떡잎일 때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는 것은

양 날개도 아니요

양 다리로도 아니다

깨금발의 한 쪽 발목에 있을 뿐이요

눈이 나기 전에 옹이에 있었음이니

하나의 씨눈에도

그 속 떡잎의 균형을 돌리는 듯

오! 이 성단을 끄집어 냈음이로고

 

 

처서(處暑) 끝에 처사(處士)나 건지고 갈거나

 

내 무슨 수양산 하나 건질일 있다고

중 머리 하나 내밀지도 못 한 것

가증스러워

죽은 끝에도 침이나 뱉지 않으면 다행인 판에  

차라리 이 처서 끝에 처사나 챙기고 말거나

죽어도 그늘 드리워진 흔적은

숲이 제 살타귀인 냥 

텅 빈 허전함에 한몸인 듯이 아쉬움에 붙어야    

그나마 인정머리 콩나물 머리로 씹힐 필요없이 

눈물 한방울 흘리지 말라는 말은 거두어질까 하는 판에

이도 다 사돈 남말 축에도 들지 못 하는 것이지   

저긴 오래 본 듯 한데도 가물가물

벌써 아줌마가 처녀로 불러달라고 싹 바꾸고선 난리들인데

무슨 면목조차 있는 것이라고

 

 

경(庚)을넘어

 

음악이 영생을 피울 앎을 아느니

화무십일홍이어도

음악은 滿이라 함에 萬임을 내가 아느니

꽃은 화사해야 피는 것이나

음악은 도시의 벽처럼 

마찰되고 얻어맞고 깡그리 질러대는 듯 해도

상처로 아물릴 줄 아는 모듬이 있음을 알기에

빛이 꽃을 피울 줄 아는데

아! 왜 이 아름다움 소리로도 생명 줄을 못 만드리

그러니 인간들이여! 말이 많아 화를 자초하나

또한 말의 영생을 알아 만년지기가 되려무나    

벽 틈에 풀 한 포기가

萬 年의 庚을 차고 나감을 나는 아는 것이니

아! 숨박꼭질인가

어데까지 왔나

빛의 파장까지 왔네

네 술레는 어데 있는가

노래의 날개 위에 있다네

같이 드러낼 수 있음이 나무라는 것이요

만 년이 백 년 벽으로 하예졌다

다시 벽 년 아래 나무일려니

아! 초목에도 알레르기를 앓는

그 속에서도 한 피막을 넘는 교차점이 있으리니

거긴 날이 서리로다

날이 서리로다

혜성이 우리가 십 세 늙은이임을 보고 돌아가는구나    

 

 

경: 이 경(庚)이라는 字形은 탯줄을 묶어 자른형태라고 한다

 

 

tear

 

보지도 않았지만 흘러갔을 화면과 같은

음악이 내 아닌 듯이 해도 자신인 냥 간다

바람이 겨울을 넘고 히말라야를 넘어도

바람 한 줌의 얼음임을 몰라

바람이 바램임을 모르듯이

그런데 어느 구석에 박혀도 눈물이 되는

세상 일 나 몰라라 문 턱 밖 귀신들이라 해도

안 보이면 모를 듯이

화롯가에 영원성보다 바람의 눈물

 

 

中에 中

 

비가 온다

比라 함이라

물에 물을 준다

제 꼬리를 물었다

제 머리를 물었다 할 수는 없는

이 또한 거꾸로 돌려보자고?

꼬리 없는 짐승이라고

죽비가 어깨를 친다

 

 

안개의 도시

 

안개가 안개 꽃에 정신이 번쩍 들어

오늘도 매케한 스모그를 들이키는 채

일 터에 가기 바쁜

생기면 낳아야 하는

그래서 더욱 안개와 같았던 것

구름조차 되지 못한 정류장에서의 발목

결국 그 곳이 고향이 되고 마는 

그래도 살아가거니 할 겨를이든가

안개가 안개꽃처럼

첫눈처럼 뽀드득 밟혀올 때

어미는 더욱 손톱이 날카로워진 채

안개의 도시를 갈랐던

 

 

그 때 가을비처럼 촉촉히 적셔주마

 

눈물?

비애?

노래방 마이크에 한 방울없이 다 말렸다고 해도

단 냄비 솥에 물방울처럼 튀는 것

육신이 다 타도

도자기 그림처럼 앗아가는 인생 빨대같은 것

차라리 그대여! 무덤 속에서 잠자려무나

그러다 문득 낙엽 소리에 깨면

그대의 가을빛 또한 찬란하게 와 있으리니

그 땐 눈물로 촉촉히 적셔주리니

 

 

내 여름으로 훅훅 불어대는 동안

 

내 여름으로 훅훅 불어대는 동안

그대의 꽃은 더 붉을 것이요

허공은 벌과 나비 뿐이랴

딱정벌레처럼 서로 만나리니  

내 운율 후끈한 동안

한 마디에 음정이 맺히걸랑 

그로 내 운(韻)에 더이고 싶지 않아

구식 냉장고처럼 윙윙대는 열기에

상승기류를 탄 지헤인 듯

애초에 얼음 열매를 쫓아갔던 것

씨앗이면 다시 다음을 기약하라

내 여름이 운율일 동안

여러해살이 사분음표에

한해살이 팔분음표에 잎새가 나는 길에

 

 

 

그믐에는 음메 음메 하는 소리가 있다

굳이 없는 것처럼 하는 것에

지구 소 위에는 있음이니  

소가 달을 어미처럼 채웠다고

음메~

음메~

moo~

moo~

moon을 삼켜

moo~ 

 

 

무드와 어머니

 

내 귓전에 들려오는 무드 음악

무드 음악은

무~

무~ 가 무드로 빠진 그 맛

어린 소일수록 부드운 맛을 돋구게 하는

수제비 혓다락의 노래

moo~

moo~

무가 무드 속으로 빠질 때

아! 우리의 소는

음메~!

음메~!

향수 속에 어머니처럼

어찌 발목은 가늘히 닮은 아내와 같은  

 

 

눈 감지 마라

 

우리에게 있어 十二 支라는 짐승은

무언가 하나 없어서

그 모양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하는데

이 것은 어떤 결여성에서 비춰지지도 하지만

度라는 것에서의 메워넣는 개념에서는

좀 더 번뇌하며 종합적인 것이 사람이라할 것이니

그러므로서 눈을 감지 말라는 것이다

눈 감으면 한 조각성의 짐승에 있음과 같다고 하는데 

특히 버젓히 알고 눈감지는 더더욱 말라는 것이다

보는 바가 없어 멀어지면 그만이다 싶어도

분명 올무라는 것이 있다

노루가 여기에 걸리면

사람의 눈으로  봐서는 간단히 뒤로 물러나 침착하면 

소심하고 조심스럽다는 인과가

여기서는 더욱 가치를 발하는 활용처가 되지만  

결국은 눈감은 것이기에

나아가다 나아가다 죽는 것이다    

어떠한 입장이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눈감지 마라

이미 사람으로 눈감은 노루였던 것애

왜 또한 청초하고 순진하여

더 불쌍하고 측은지심으로 더 괴롭게 하는지도

다 사람 밖일 수 없기 때문이라

고로 길이 아님을 알면 남을 옥죄지는 마라

無인 것같아도 올이 있음이니

 

 

펜스

 

호랑이가 가젤을 잡으려 달리는데

앞발이 분침인지

뒷발이 분침인지

소심한 것이 시침이니

왼손 투수 팔이 분침인지

달려라 달려라

도라는 것이 각에 있으니

바위 틈 가재에

물결은 사두마가 끄는 듯이 달리는구나

청중이 수 만

내 마음이 수 만

 

 

재갈의 말이로구나

 

존재란 회절의 무늬

모래 한 알이 더 침착했다

찰흙으로 뭉쳐가면

꽤나 오래 빨아 먹을 듯이... ...

뻗대지 마라

자갈이다

떨어져 나오고서야 재갈임을 안다

어느 선겅(仙景)에서 굴러온 돌이라도 짧다

 

 

옆구리만 허전하구나  

 

한 때는 아닌 냥 찾은 듯하더니

이제는 붙은 냥 찾은 듯이 한다만

떨어지면 자갈 독립이라도 건진 것같이

굳이 선언문같이 한다만

가도 가도 내게서 재갈이 물린 냥

못 벗어나는 화면빨만 좋은 듯 하네

모나길 바라지 않았거늘  

모나게 떨어져 나간 자갈의 흔적에 

휑한  내 옆수리만 아쉽고 쌀쌀하구나

 

 

믿기지도 않는 삶

 

신이 강조하는 것은 이렇다

사람이 죽는 것과 짐승이 죽는 것은

분명 다르게 은혜를 입은 것이라고

허나 귓전에 들려오는 것은

인간이 짐승처럼 죽어간다는 것과

짐승이 사람처럼 죽어간다는 것이다

이를 귀를 씻고 들어봐야 하나

입을 씻고 믿으라 해야 하나

누가 무슨 권리로

사람을 짐승처럼 심판하는 것이며

지옥처럼 심판하단 말인가

 

 

다 마음에서 이루는 것

 

내가 허리가 허전하다고 하니까

자신은 김밥 옆구리 터졌다고 야단일세

언제 내가 남의 다리 긁었다고

그 상간을 뒤집지 못해  안달인지 원

내 누차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사라질 수는 있어도

무덤이 될 수는 없는 것인 것을

과히 크긴 크도다 부피가 양이나

변주곡이라면 색다른 감상이나 해보지

완전 베이킹파우다 원소지킴이같이

꼭 그 길로만  기계적 구조물만 일으켜 세우는

거기다 낱말은 어찌나 단단한 것만 정확한지

껍질만 많이 나올 뿐 맛은 별로인   

다 마음에서 득인 것을

다 스스로 만드는 그릇에 청정함을 두는 것을  

오호라 어느 낡아 떨어진 간판의

바람 風字의  한 쪽이 지워진 걸 보았다?

자칫 등잔 밑이 어둡겠구나

소인배는 마누라 몰래 애인 만나러 갔다간

사면발이란 것에 걸려 난리가 날 것이나

대인배는 나라를 걱정함에

전염병이 만연할까 수심이 차오르는구나

 

 

장미(薔薇)도

 

장미에게 있어  

담장은 미미한 것이었지

꽃에도 벌이 있음에

그 것이 땅벌보다는 

꿀벌로 불리움이 좀 더 나으려나

장미는 눈꼽만큼도 위로의 손길을 원치 않는

벌을 원해 가시가 난

어미가 자식의 눈치를 봄이 가시같았을 뿐인

장미도 팔자가 바뀌길 바랬다

담장은 미미한 것이였지

담장은 미미한 것이었지

 

 

인생은 홀라후프 한 바퀴 더 돌리다 가는 것

 

대나무에 서걱 가슴이 베일 줄 알았을 때

난 쉽사리 가을에 다가설 수 없을 알았지  

갈아 타지 못 함에도 이불을 덮을 수 없음이었다

스치는 인기척의 숲이 인간이 아닌 듯이 할 때 

난 냉골에 삭정이 불을 피우고나 있을 줄은 알았지

돌처럼 차가워진다고 해도 노천에

화석의 굼이 아닌 다음에야 불일 리 없다고   

늘 떨어질 것 같았음에 봄의 대화는 저 먼

그래도 인생은 도자기 허리처럼 굵어지는 것을

정말 빈 도자기의 허공에도 실을 잦아 당긴 듯 

그래도 잠시라도 지체하면 허리통은 쉽게도 살찌니

다 일순간이 입처럼 잎새는 닫혀 있더라

 

 

점과 선 上의 아리아

 

잔듸가 언덕의 비단폭으로 잠겼을 때

우리는 노래 가사가 받쳐져 있을을 안다

바람의 노래가 멈춘 순간에도

운율은 운율에 받쳐친 밭이라는 것으로

굳이 논평으로 수평을 짓지 않는 것으로

밭은 그래서 좋았다

어쩜 가사보다

음율만으로 지나감의 밭이라 좋았을

음정 상의 원소성으로 추수가 끝난

오선지 선상의 파장이듯 겨울나기  

 

 

음정까지엔

 

아지랑이 김을 매는데

뿌리 채 매야 매는 것이나

한 음절 띠풀과고 같은 오선 상에  

뜯기어 아픈 듯 일어난 흔적에서 

음정의 박자라 할 수 있는

그렇게도 한 김발의 이야기

입김의 한 묶음에는

판치생모(版齒生毛)

매고 매다보면

벌써 말씨가 드러누워 있는  

 

 

군인 정신

 

군인은 옷에 사람을 맞추지

사람에 옷을 맞추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요즘 늙은이들이

오래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통계

그러니 늙어감이 얼마나 고맙겠는가

어차피 옷에 맞춰야 해병대인 것

그나마 깡은 다 메우고 가는 듯이

 

 

내 몸은 진공관

 

진공이 진공일 수 없는 것

진공이 바람을 들이키니

이상하다

씨앗의 번지수는 자동 딸려오는

그러기에 식물에서 보면

동물은 씨앗을 홀라당 뒤집어 쓴 괴물

 

 

씨앗

 

씨앗이란 길이에서의 저장성

길어도 그 속도성으로 짧다고 할 수 있음이요

짧아도 그 속도성으로 길다고 할 수 있음의

時와 詩가 만남에 씨앗

 

 

씨앗 2

 

섬광보다 빠른 것

앗! 하는 순간에 씨된 것

씨아는 내게 돌아오는 발걸음

앗 하는 순간에 별꽃을 따라갔다

 

 

물결의 춤에 대한 분석학

 

일등이 아니면 별볼일 없는 사회

언제나 약수로만 매김되는 사회

물건을 거래하더라도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너라도 득을 봤으면 됐다는 도량이

최소 공배수의 그릇이라 할 것인데

쌀 알 한 톨이라도 아끼지 않고

냉장고 음식이 썩어가도

내 것부터 챙기고 봐야 함은

이는 함께 덕본 바가 아니기에

이를 가장 경계를 하는 것임에도

최대 공약수는 자신이라는 위치 선정

크게 노는 물결에 멀미 중

도리어 불가피성에 의지가 되는 것이기에

불가피성으로 모는 최대한의 약은 수작들

 

 

섬유질 업는 대화

 

우린 환자여서 죽을 쑤는 것이 아니라

마냥 부드러워라고 죽을 쑨다

우린 길을 이야기하면서 길이 없고

나무라 하면서 나무가 없다

음식이나 정신이 같으니

섬유질 없는 과민성대장염을 앓는다

大腸을 乾의 金이라고 한다

거기에 섬유질만한 길이의 대꾸는 없는침묵만을 요구한다

그러니 고약한 방귀나 귀를 종곳 세우는

하늘조차 건전하게 부려먹지 못 하는 꼴이다

우린 구곡양장의 더 길게 맞춘 대화를 읽지 못한다

동반된 대화를 읽지 못 한다

주장만 볼 뿐이다

주검도 주장에 가 있을 뿐 대화에 가 있음을 보지 못 한다

 

 

억울하면 너도 이름을 날려라?

 

언젠가 어느 누가 이름이 있고 나서 글을 내어야 한다 했다

그 말 뜻에 대해서는  

뒷걸음질에 눈이 달린 냥 달려라는 것과 같음을 느꼈는데

돌아볼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패러디란 강이 약을 잡아 먹는 속성인 것인데

약자가 패러디하면 오리지날을 돋구어주지만

강자가 패러디하면

약자는 묻히고 자신이 오리지날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기본적으로 무덤덤한 것이 우리나라다

즉 훔쳤다는 죄의식은 있다고 할지라도 돌려준다기보다

억울하면 너도 이름을 날려 찾아가라는 것이다

이런 협잡꾼같은 치졸이

남에게는 오지지날을 가르치는 선생이라고 우쭐댄다

고상하게 이야기하자면 손 좀 봐줬다는 것이다

그만큼 철면피로서의 왕따는

시대적 유희쯤으로 만들만안 여유인 듯이 한다

 

 

오비이락이로세

 

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 했던가

너무 박하게 모는 것 같으니

오당육락(五當六落)이라 불러줘야

입에 담는 내조차 너슨해질 것같은

이러고서야

누구 입에 인격이란 말이 풀칠되기나 하겠느냐 마는

그래도 오비이락(五飛二落)이로세

그래도 온전한 五가 살 채우기 싦어 난다면

二인 꽃이야 자연 떨어지고 말 것을

 

 

ㄱ과 ㅇ

 

성게의 발톱 빼고 성에

ㄱ과 ㅇ

아! 위대한 한글 기호의 매력

 

 

이유조차 달리기나 하던 것인가

 

옥은 곤강석이듯

내 글도 나다움은 있는 것일까

뭐 난 광부요

다들 보석세공자라고 해도 그렇지

근본 없고

무식한 것이 잘난척해서

못 보아주겠다고 노골적으로 하는 다음에야

어느 부분을 맞추어 보자는 의지는

아니 것은 뻔한 것이니

소신 공양이 따로 있는 것이든가  

외면하면 그만

관심 안 두면 그만인 것을

굳이 태우며 자진해도

나를 태우는 소신 공양은 되는 것이니

마음대로 분노케 하려무나

너희들의 그칠 줄 모르는 저주를

나도 내 스스로 분노조차 배 불릴 냥

한 점 티글조차 다 타 부채질하듯 소진할지니     

두더지란 것이

고개가 나왔으니 맞는 것인데

굳이 동서남북 어디어서 맞는다는 말은

개망나니가 들어도 웃을 일이요

조상이 봐도 골이 흔들거릴 일이로구나

어차피 뻔뻔히 모서리로 몰아 모나게 하는 것을

버팅겨 봐야

독한 놈이란 수식이나 더 강렬히 붙으니

나도 이젠 독하기도 지치는구나

이젠 이리 저리 모나는 대로 각을 세워 줄 터이니  

본색이 드러났다고 마음껏 손가락질하려무나  

 

 

적요

 

샘이 배추 한 포기 지지 않는 삶을 산다

꽃이 바람 한 그루지지 않는 삶을 산다

물결에 그림자가 이그러지니

애초 딴 살림 차린 놈이 

물결의 뿌리 속에서 나와

태산같은 화석이 되어 제 본모습인 냥 바라보는구나  

 

 

성에

 

물은 무가 아니라고 무에다 ㄹ을 붙였다

그대로 새겨져 있는 생애로 바위였다

사라지는 차원을 굳이 에둘러서 붙여 보이는 성에

허나 분명 혈과 함께 명을 다한 듯이  

 

 

고슴도치로서의 시발점 

 

아! 다 큰 청보리 들판이

꼭 단거리 선수같은 바람에 힘껏 노는 듯이

어쩜 소름을 푼 세상인 듯

이만큼이나 부드러운 결을

자랑이나 되는 듯이 하는 머리칼도

천 배 만 배나 날 길이로 자르다 보면

결국 바닥엔 침이 서는 듯이  

풀잎도 고슴도치처럼 숨는 날에는 날이 서는

 

 

민달팽이의 용과(龍科)

 

민달팽이는 마애보살상에 집을 지어 사는 바라

언제나 날으는 용이라

허리를 굽힐 줄 모른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물러나도 그에 준하는 행보

슬로비디오도 그린 슬로비디로도 없다만

넌 하늘을 나는 용

돌조차 말끔히 비는 시공    

집 지고 다니는 이무기 달팽이는

무슨 벌을 받았기에

똬리 틀기가 그리 힘들단 말인지  

 

 

각각등 보체

 

모두가 각각등 보체라고 해도

다 바퀴 테이 있음이요

지구 바퀴에 있음이니

헛공기라도

마져 튜브가 되어야 자신이었다고 하는 것

누가 감히 고약하게 바람을 빼고서

바퀴살만 하나에 뱉은 냥 덜컹거리게 한단 말인가

 

 

이기론(理氣論)과 문수 보현(文殊 普賢)

 

지상엔 좌 청용 우 백호요

천상엔 좌 문수 우 보현이라

이기론에 있어

문수는 정기(精氣)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음만 같아도

번쩍이는 지혜의 보고(寶庫)임을 말함이요

보현은 이론 상에 임상적 실행을 드러내는 어질음이라

동방은 직감과 순발에 편성하는 지혜를 강조하는 대신

서방은 보현을 여실히 드러내는 과학성을 말함이다

보현보살님이 세포 하나를 떼어 주신지가 언제인데

이제 와 유전공학이라고 떠벌리기 바쁘더란 말인가

애초 서방은 보현보살님이 가신 것이 아니라

그 자리가 보현이요

문수 보살님이 동방으로 감이 아니라

그 자리가 문수였음이라

 

 

꽃이란

 

저 여름날을 위해 잘라놓은 철로에

여름의 열기만큼 늘어난 것

그 걸 철로라 함이 아닌 꽃대라 함의

꿈이걸랑 꽃은 그리 물고 오느니

생시 누레구레하시던 할아버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혈기 만연히 오시네  

 

 

금속성과 탄력성

 

자리공을 보다보면 

먼저 중앙이 공된 것을 이화(離火)라 함인데

그리고 퍼져 나감을 곤토(坤土)라 母라함이다

이 곤은 밀어붙이는 대로 모가 나는

양가죽물자루와 같은 것인데

이를 그대로 놔두면 천방지죽 삼만하게 흩어지는 것이라

이를 구심 원심에 놓아  

둥글게 허리를 조여맴이 父라함이며 건금(乾金)인 것으로

물론 시각 상으로는 더 이상 갈라 놓을 수 없는

완벽한 벽이라고 여겨지게 하는 것이나

이 金의 長生인 巳火는 새로운 허공을 누출 시킨다

즉 새로운 공간성의 입자를 갖춘 것이라는 것인데

거기에는 똬리와 띠가 자유자재하다는 것인데  

그래도 게속 부풀어 터질 것 같음에 진뇌(震雷)를 심고

부분적 불로서 잿점으로 줄여감이 감수(坎水)라함이라

 

 

천방지축

 

우리에게 5와 10은 중앙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지방천축이라고 함이 타당하다 해도

천방과 지축이라 해도 하나라 함인데

그래서 내가 어느 방향에 있던 그 자리인 것은

원심에 있으나 구심에 있으나 하나로 된 개념

즉 5에 벗어나지 않았음에

늘 그 자리에서 방향을 가져도

방향성의 자기력을 갖춘다는 뜻과 같다

즉 어찌 보면 이러한 현상은 마치

예스에 노면 노요

노에 노면 예스와 같이

그 순간의 방향의 주축에 대한

대답의 실행이 벌어지는 것이요

즉 이런 식으로 해석을 하면

그 자리의 동서남북이기 때문에

원본적 동서남북은 없다는 것과 같다

즉 그 임의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이는 木의 속성을 드러냄이라 함인데

왜 남쪽 섬부주일까도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 남쪽이라는 것이 확실히 서야

동쪽과 서쪽으로 펴는 양팔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즉 도는 지구 축으로서야 돌 뿐

동서라 구분지어 줄 일이 없다는 것이다

즉 태양 앞에 동서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어 있는 것이다

즉 태양의 땅이기에

심장을 중심으로 온 몸을 두르게 되어 있는데

이는 예스에 노는 노요

노에 노여도 노라는 개념인 것이다

즉 한 번 그 뜻이면 영원히 그 뜻이라는 것이니

이는 금의 속성을 드러냄이라 한다

 

 

오솔길

 

소나무 등심줄 같아도 오솔오솔 줄어드는 길

오솔오솔 포도줄기 송이 채 떨어질 듯 해도

겨울 보리 밟은 듯 허리 펴 듯이 일어선 길

미소 속엔 오솔오솔 등골에서 피는

그래도 새벽 이슬가엔 눈물인지 모른 채 지나온

기왕이면 씨까지 씹히도록 하얗게

새가 등골까지 없듯 날개짓에 축복인 냥

숲은 햐얀 뼈로 씻기우는 냥 눈부시는 길에

아니면 오소리 털이 고슴도치 털되고 말을

 

 

새의 세 마디 형식

 

꽃이 새부리를 내밀 때는

대궁도 마디가 있음을 은근히 찬양했으리

세 마디 대금 소리를 듣다보면

세 마디 밑둥으로 화병에 꽂혀도

부리 채 살아 있다는 것을

어쩜 새는 그 기원이 다를 듯이

병에 꽂힌 꽃이다가 바로 새가 되어 버린

새가 길게 꽃부리를 내밀 때처럼

뱃살 통통히도 나온 듯이 저 앙증

마치 풀의 요정은 저렇게

인간 모르게 사이를 즐기지 않나하는

 

 

수주작처 입처개진(隨主作處 立處皆眞)

 

대단한 꿈이로구나

대단한 망상가들이로구나

차라리 연극이라면

하물며 대사나 야무져

똑똑이 벼슬은 하고나 허망하지 

劇處에도 없음이요

수주작처도 없음이라

나무가 오천 년을 살아도

어리석은 나뭇꾼에겐

하룻밤의 땔감 뿐인 것을

그나마 바람이라 하니

지나게는 하리니

 

 

받침으로 주고 ㅇ으로 남은 소회

 

인생사

개미가 갬이가 되면 그림자 하나 거두어

개미가 개미집으로 들어 갬이 되는 갬이라는 것이니

병원에 있으면 모두가 환자처럼 보이고

절간에 있으면 모두가 선녀처럼 보인다고

학을 보면 모두가 고고한 근본임을 보는 것같고

그래도 굳이 나무람이 있는 것

비싼 양탄자에 설탕물이라도 떨어트렸기에

개미가 줄을 잇는 것을

어떤 이속들인데

때려 잡는다고 쫓아다닌다고 물러날 줄 알았더냐는 질책 

눈꼽만큼도 득되는 것이 없다하면

때려잡을 듯이 보자 해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흔적도차 없이 사라질 것이 자명한 이치거늘  

네 덕에 양탄자를 버리자고 했더냐고 눈총에도 

참 어지간히도 무식하게 걸어온 길

 

 

채광

 

성에가 별똥별처럼 떨어진다

습자의 그림에 분수처럼 일어난다

이는 습자지 한 장에 옮겨 붙은 불

누군 지축(地軸)을 천방(天方)으로 일으켜 세워

불을 메웠다고 하고

입김 알맹이 하나 하나들이

불이 금을 채워 넣었다고 하고

꽃이 가루를 채워 넣었다고 하고

金이 불에 떨어져 나오면

불의 테두리 몸이

세포로 하나같이 닮은 금속이 채운 듯이 하는 것에

이를 브르시로 갈라 감아줌에

金의 씨눈이 지축이 되어

天方이 도리어 살로서 살찌우는 土라 함이니      

 

 

생에 늘 신선함을 갖추는 중에도

 

우리는 인식의 범주를 성에에 머문 그림일 때를

보편적 인식이라고 여긴다

하나의 투명체 넘어는 없는 것으로 인지할 수 밖에 없는 것

즉 쇼위도우의 물건처럼 사라지면

허전한 여운처럼 머물음에 감상을 수용할 뿐  

흙 속에 광석을

흙 속에 수맥을 찾는 노력의 한 켠에는

잠시도 머문 바가 없는

즉 진행형이 보이지 않는 것에 

자신들의 허전말 결론은 메아리처럼 되씹고져 할 뿐이다  

즉 과정 상에는

결론보다 그 머뭄에 맥락이 있어야 줄기라도 있는 것이지만 

그 중간적 과정 중의 인식으로 느낌을 두려 않는데 있으면서

자꾸 결론만 요구를 하는 것이

꼭 낚싯대는 간 곳 없고 고고기만 내놓으라는 것이  

즉 순간의 것이어도

자기가 자신을 볼 때의 완연성를 밀착시키기 때문에

늘 아침의 술 깨는 듯한 개운함만 신선한 듯이 한다는 것이다

 

 

허들경기

 

선수가 달린다

물결이다

바람결이다

한 단위로 잡아라

무엇인가

발길질 같은 표창이다

휘두르는 것같은 무술이다

허나 참 이상하구나

우린 결로서 다 잘라 왔는데

남는 것도 없더란 말인다

 

 

두 개의 층

 

둑이

뚝!

뚝! 하면

강물이 몰려감을 안다

아이야!

뚝!

그 길에 넌 넓은 바다가 있다

우리가 서로 사랑의 눈빛은 눈이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쌍ㄴ인 (ㅥㅜㄴ)으로의 조합이라

원체 투명히 하나같이 끼운  

보지도 못하니 발음도 사라졌네

 

 

임들께선 대단하신 유아독존

 

아! 임들께선 대단하신 유아독존

무어라고 남의 이름까지 빌리실 것까지야 

이미 우리

슬퍼도 슬프다 말며

아파도 아프다 말며

기쁘도 기쁘다 말기를

이미 위로 한 마디 보태 줄 일 없이

제 탓부터 하라고 누차 목이 메이는데

이 건 얘전에 이미 위안이 되었던 터라

슬프면 슬프다 하고

기쁘면 기쁘다 해도

다 청개구리 심보처럼 돌아가더이다

 

 

ㄹ과 ㅌ

 

하늘이 맑으면

제일 먼저 접히는 것이 무지개 쌍거풀

물주름이 모래 주름으로 올려준

바다이기도 뭍이기도 한

얕은 동영상엔

무에 ㄹ이 스물 스물 바닷물

눈꺼풀에 모래밭이라고 무에 ㅌ

아! 다만 그대여!

저 무지개 조리개 사이로 空인 것은 

무언가 눈 뜬 동공  

 

 

하드 웨어와 쇼프트 웨어

 

하드 웨어가 큰가

소프트 웨어가 큰가

인간은 소프트 웨어가 크다 여기기에

문명을 만끽할 여력에 즐겁다

허나 인간은 이 우주와 허공이 

이미 선지식들의 하드웨어적 지하통로로

움직이고 있음의 그 정체성을 모른다

또한 짐작은 간다고 할지라도

마치 숙명론처럼 압박을 느끼기에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그래도 인생은 잘 푸념한다만

애들은 미소만으로 꽃과 같고

어른들은 말만으로 공기방울과 같이 터지는데

진작에 줄기의 어느 부분인지는

전혀 언급할 나그네도 못 되는 것에

방랑자 흉내는 낸다고는 하나

참 이상하게 줄기는 보이지 않고

그 위에 그림자로 줄기라고만 하니  

모두가 다 결과론적인 것에

한 번 더 울다가 웃다가 갈 뿐

 

 

무지개 한 층 차이의 눈조리개  

 

우린 이승 밖을

파장이 길어서 못 보는 것인가

파장이 짧아서 못 보는 것인가

무지개 한 층 사이라도

그 파장의 한 단위 차이로 서로 못 보리니

분명 긴 쪽이 짧은 쪽에 밝으니

영혼은 천당일수록 눈부시도록 밝아

눈조리개 더 야물지 못 해

낮이어도 사물을 보지 못함만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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