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사람 번지

narrae 2010. 1. 1. 04:19

해를 넘기며

 

나이 먹으면 살이 쭈글쭈글 질겨져도

곶감이 봄을 만난다고 그러하니

다 때가 되면 어제 깎은 사과가

껍질은 봄으로 가고

속살은 피안(彼岸)으로 삼켜 먹은 듯 하리니

이 건 덧셈적 분리

봄을 안고 연속극이니

인생 통 채 속까지 굳는 것

그렇데 속까지 굳다보면

이젠 곱셈적 깎지를 다 낀 것  

밀물을 썰물처럼 빠져 나가게 해야겠을   

해가 마주한

허나 두 개의 해일까?

결국 제 허리춤 잡고 보는 것

다시 한 해의 날을 만나  

껍질깎기의 안과 밖으로의 행차같은 것

껍질은 역사라고 떡살을 찍어대고

그대로 기억하며 인류라고 형성하고

속 살이라고는

둥그런 그대로 비행접시같이 떠난 것   

오히려 다시 건너오는 안감은  

둥그런 그대로  말랑말랑한 채 놓여 있구나

 

 

어진 사랑

 

사랑도 가지 가지이나

저 작은 발발이도

제 새끼에게는

사랑 또한 어진 사랑처럼 엄숙하게 한다 

저 것이 젓꼭지가 열 개라 한들

오히려 사람 젓꼭지가 두 개가 너무 옹색한 듯

이 지각(地殼)을 벗겨 늘린다고 보면

저 킬로만자로,

에베레스트,

그렇게 헤아리느니 아예 무더기 금 히말라야

백두

천 년 만 년이 돌같이 버팅겨 두고

흰 젓이 묻은 듯 동장군도 어린 듯  

저 빙벽 오르는 산악인

발발 발발이 발발 발발이

 

 

바의 위와 눈의 무지개

 

눈이란 것이

저 허공에서 솜처럼 끌어 들인 것

소매 걷고

바지 걷고       

저 산정호수(山頂 湖水)에 걷은 모습으로 샇여 있다

우리가 무엇을 본다는 것

그냥 맨 바위로만 본다면서야

어느 바일 뿐의 피조성적 위치인 바위일 뿐인 것

색맹

허나 인간은 

화살의 오선까지 당긴 흰색으로 돌아가

공명(空鳴)을 안은 듯  

눈 내려 먹으면 오색감 도는 옷감의 광채

우린 눈 녹이어야 눈으로 보는 것으로서의 깊이

 

 

천사 만사

 

1000에 4 정도는

하늘 수레 정도는 끌어갈만한

시계의 사면으로 뜨는 것이라고  말의 다리  

10000에 4 정도는 땅의 수레를 끌만한

만사의 무게

天이야  

사 계절의 겨울과 같이 저승을 아울러도 가벼운 것  

죽어도 배분력 있을 듯이

눈 펄펄 춤추며 내리는 듯도 좋은 것에

만물은 가을까지 붉다 지고픈 삼이 좋아

10000 엔 3을 좋아해

그래서 삶은 3과 같이 소중한

천이야 사용할만한 정도의 무게

만은 일하는 것으로 감당하기엔 벅찬 무게라

삼으로 피라미드 짓길 잘 해  

천으로 가벼울까 하니 4

만으로 버거울까 하니  3

산은 아무리 높으려 해도 삼이요

구름은 아무리 기울려 그으려 해도

바로 선 사

바로 내릴 사

삶이란  배추 고갱이처럼 움츠린 삼에 땅빛 노란 것

하늘이 풀렸으니 어깨 펴라고

아지랑이 오르며 똑똑  노크하니

겉잎은 날로 푸른 것

 

 

팔 

 

왜 손이라고 하는가는

손은 손님이기 때문이요

열 손가락의 진법은

어쩜 번뇌를 의미하기도 한다

왜 팔이라고 하는가

팔아 먹었다는 것이다

무엇을

우리가 마음으로 무엇을 이루는 신통이었을 때

사지를 땅에 대고 마음 껏 뛰놀게한 대지의 어머니

그런데 우주는 황무지요 가혹해

결국 두 다리는 붙들어 두고

두 다리는 팔아 먹었다고 팔

열 가지나 늘어난 고뇌의 신에 팔아 먹었다고 팔

저 장돌뱅이에게 팔려간 젤소미나의 슬픔

 

 

오리지날 사팔뜨기

 

팔은 안으로 싸고

다리는 바깥으로 싸고

이 것이 네 개라 사다 라고 하고

다 펴 놓고 보니 여덟이라

팔다 라고도 하는 것

사팔뜨기 아니든가

 

 

장어(長語) 구이 

 

길 치고 구이 아닌 길이 있던가

입이란 것이

불에 달궈 구이라고 해먹는다지만

막상 찾아 먹고 보면 본래 있었던 구이

 

 

눈 3

 

도시가 뻔질나게

등불을 위한

칸막이만 까치발을 들어올려도   

골바람 세차게 빨아 당기듯  

우리 서로 바라보는 눈에는  

설상가상도 있고

점입 가경도 있구나

 

 

끝말 이어 붙이기

 

마음은 어데서 오는가

맘마에서 부터

나이테 여울내며 먹는 것보다

더 감동이 메아리 도는   

신비와 불가사의에 휩싸이는

맘마의 울림

그 마음 먹으면

주어도 주어도 아깝지 않는

 

 

복령 3

 

똥은 복령(腹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밑 빠진 모래에 물 붓기

나무가 그 흘림이 많은 데도

흘림이 없는 無라고 하는 것에

그루터기는 

먹어도 먹어도

계란에 뒷구멍이 난 듯 허공 삼키기

짝의 회복력

모래 시계처럼 맞 대기

장구처럼 맞장구 치기

난 오고 감도 없는 정화조만 크기  

그래도 그 사이의 허전함인가

풍경 매단 향기

미소의 등고선 차고 나오기

 

 

사람 번지

 

두리번이 몇 번지인가

홈런 위에 천정이요

오리(五里)번이 몇 번지인가

풀어 먼저 뻗어버렸네

지상에는 땀방울

눈이 쌓이면 영혼의 이슬

 

 

곤죽 간에  

 

눈!

그리도 얼지 않으려

녹지도 않는 반죽을 일으키나  

무엇을 그리 먹으려 했을 장만이더란 말인가

세운대로 거둔다

맹물로 돌아가기 전에

저 심해저에 재처럼 

사루어진 터에도 남은 것에

평면적이 그림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어쩌면 먹을 바람 붓을 타고 일어켜 세워야

백간(白間)에도 흑을 떠올리듯

먼저 함께 뒤셖여 곤죽이 된다  

그 사이 나무가 큰다

그러면서 겉과 속으로  

흑백을 분리 하는 사이에

칼라가 재빠르게 춤을 추며 뜬다   

 

 

어감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고 했던가

눈이 펄펄 내리니

백호가 제 이름 값 내느라고

가죽을 두텁게 살 찌운다

배을 안고 카바를 씌운 듯

배아(胚芽)라고

자꾸 살이 쪄 감이

공간의 척도을 씌워 붙이는 것으로

배로서야 얼마나 진척된 것이 있으랴

배가 이미 배꼽으로 떨어져도

이미 곱이라 내버려 두어도  

무엇이 하나인가로

대칭으로 닮아  커는 것을

외눈박이어도 그 눈을 다채우고 마는

감아도

백학이 그 위에 춤을 추는 호수 눈과 같이

백작을 넘으면 공작이이든가

눈을 단 것마다 내 세포의 꿈이라 단

아! 호랑이는 가죽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 중에 망둥이는 우랑우탄으로 빠진 듯

인생은 유머스러워야 하나보다

 

 

순간의 내 우주마차를 위한

 

만일 내 몸이

한 순간의 원만성을 이루는 것이라면

한 순간이 수 조(兆)의 나를 조각조각 갖는다

마치 나를 투과한 상이 세포 쯤에서 끈이 되어

달리는 마차와 같은 것이다

연 줄처럼 풀어야 하고

낚시 줄처럼 풀어야 하고

밥 한 술도 바쁘기가

구름조각 사라지듯

천지 간에 뱃 속이 시원해야 하고

따뜻해야 하고

 

 

눈 오는 날의 연인

 

백 년이다 싶게 가져다주는

어느 서구의 도시이다 싶게 가져다 주는

눈이 마지막 칠을 분사하면

칠 벗기는 기법의 그림이 주는 추억이듯

길마다 차는 발발 기는 중에

삽으로 퍼내기 여념 없는 출연 중

꽤나 춥고 미끄러운 차에  

때마침 선도에 선 순찰차

발발 기면서 핸들을 돌리니

다들 시선이 집중 되어

경찰차가 발발 긴다고

서로 마주 보며 웃어 보이는 

묘한 느낌의 한 단편적 끼임새도

유머롭다 싶게 챙기는 여유

존재가 무언가 철이 없다 싶은 중에도

한 없이 펄펄 날리며

이 젊은이들 사이로  깨면

셀부르 우산의 마지막 장면으로

인생 봇짐

박 속 같은 인생 봇짐을

하얗게 하얗게 안고 가는 어깨동무에

난 그저 호박이나 한 아름 안 듯

범벅이나 한 번 먹어봤으면 한다

 

 

백팔 번뇌의 기하학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것이

뭐 어지간히도

단단한 바위에라도 있는 듯하나

본래 白이라는 것의 망각에

一을 물 위에 그림자 두께마냥 깔아 百인 것에

한 포인트 두께의 디딤과 같은 것으로          

팔방을 끼고 뿜었다 들이켰다 하는 것이듯

모름지기 이열치열의 등식과 같은

어쩜 하나로서의 시약(試藥)이 아니라

팔자로서의 조화로서 풀어나가는 약발인 듯

백팔 번뇌를 우물물처럼 퍼내기     

 

 

어쩜 생이 좋았음은

 

어쩜 생이 좋았음은

정규 방송 끝난 듯

윤기 바닥난  수 백 년은 묵은 걸레가

하얗게 쉬었듯  눈발처럼 흩어진 채로   

지지거리는 이명 사이로 날아 오는 듯 

어쩜 그 것으로 눈사람을 만들어도

바람처럼 일어나는 내숭꾼이었던

그래서 대지의 찰흑을 입은 듯이 인간인

아! 눈이로구나

그 윤기를 입은 채 내리는

눈사람인 채 있어도 윤기와 함께 사라질

눈도 단세포같음에도

이승이 좋았듯 에나멜질 부둥키는 

아! 눈이로구나

 

 

골 2

 

콩!이면

그 폭발음에도 버섯처럼

콩나무가 커는 것

아! 인생은 어느 뒤안길이든가

이젠 콩 한 알 씩 이랑 줄에 심는다

왜 그렇게 사는냐고?

눈 소복히 묻고 또 묻어도

자작 나무라는 데서 물어보라

 

 

티 한 스푼의 우주  

 

아! 눈물!

그렇게 태양은 항해 중이라는 티

우리가 티를 내는 데도

티 한 스푼이 우주

눈 감은 데서

커피의 성운을 까는 데서

임은 결코 은하수 밖은 아니라는 데서

가슴 저미는 생의 한 복판엔

묘약이 숨겨진 커피의 밤 하늘이 쥐어 짜여진 듯

생의 망(網)

 

 

말 장난과 뜻 장난

 

우리가 말 장난이 있듯

뜻 장난이라는 것도 있다

실컷 돌아와 보니 그 뜻이라는 것인데

심할 경우 사기 당한 기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은 순간이고 임의성에 머문다

이 것 하나로 귀일 되는 어려움으로

난 코스적 통과 의례를 자신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 부처님에게

저 나무의 이파리가 몇 개인가를 묻자

부처님께서 몇 개라고 대답하시니

그 것을 헤이릴 길이 없자

잎사귀 몇 개를  떼고 난 다음에 다시 물으니

정확하게 뺀 답을 내 놓으시더라는 것에

이러한 질문을 여러 형태로 바꿔 물은들

부터님에게는 말장난과 같은 것이다

그래도 진솔함은

부처란 것이 그런 속도여도

인간은 덩치만 큰 수퍼 검퓨터라도 내야

이 시공을 둔 가치를 보답하는 것이 아니냐 이다

즉 자신의 해답을 찬찬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배의 출항

 

인간은 그래도 맹물이 좋은 것 같다

삶 또한 맹숭맹숭하게 하게 살아감이 좋은 듯

당최 곡기든 숭늉이어도 흉내만 낼 뿐인 따뜻함에

왠지 디저트라는 후식이 마냥 주곡조차 흐린다

무언가 주체의 힘조차 사탕 바르듯 몽동거리는

참 숨 돌릴 틈조차 혼자일 수 없는 배의 출항같은

 

 

인생은 뻘 위의 배

 

내가 아직 우주에 있음을 눈물을 흘려보면 안다

민물의 정화수를 빌려

민물과 잡물의 차이를 알고

공과 색의 배합같음을 알고

좀 더 원초적 맹탕과의 거리를 아는 것에

한 눈에 비치어도

또 하나의 세계을 열어감을 알고

허나 이 것이 다 내 배가 정박 중이라는 것이니

눈물은 내가 물고기였음이

배 위에 오른 삶의 행진으로 신선감을 느꼈다는 것이리라

 

 

점  

 

이 길이 저 한 점에 모이는 원근성에

어찌 뛰는 망둥이만 나무랄 수 있느냐

망둥이는 옥(獄)임을 알고 벌(罰)임을 아는 것으로 참는데

저 숭어라는 것이 내숭 마져 숭배하라고

그 좋은 물이라고 뛰는 것에

조개는 모래 한 알 끼인 것 뱉는다고

하늘을 다 안고 어둠을 다 안아도

짜면 도리어 검은 물 나을 듯이 흰 것

아무 것도 모를 것으로

흑백 사진을 만들어 내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본래  한 점 원조를 캔만큼은 하랴

 

 

선녀의 날개 옷  

 

길이여!

기왕에 한 점으로 머룰렀다면

이 길이지 말고

날개를 달아라

달걀이 하늘 끝에서 퇴화된 놈이라고

껍집 사이의 태가 끼이듯

네 하늘과 땅 사이의 점인 것

태가 찾아서 날으는 놈이 되면 어떠리

 

 

눈 발자국

 

눈에 발자국을 찍었다 하면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

귀한 유산 

별난 별이 아닌들 어떠리

호수는 눈인 채 다 녹지가 않아

초롱초롱하던 눈빛

자비의 눈동자 끝으로 가도

우린 하늘이 씌워진 채로 보는 

눈 감으면 눈 녹이듯

회상조차 반경을 녹이듯 하는  

 

 

옥(玉)은 상제(上帝)같느니

 

하루란

얼마만큼의 루(樓)를 쌓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얼마만큼의 구슬이게 쌓을 수 있을까

날이란

과연 얼마나 빳빳해야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시들지 않아야 하는가

아~! 저 아마존의 기생충은 인과가 너무 빠르구나

게으르지 마라

녹슬지 마라

이 푸른 날 위에 노을이 붉음은 피의 재물

피의 댓가를 부르짓지 않느냐

다 그대들의 녹에 대한 대신하는 희생이 아니든가

이젠 우리의 피로 돌려 놓은 것

다 스스로의 풀어야 할 과제이지 않는가

아! 인간이여!

저 남극 북극 얼음일 때

천천히 녹여 먹을 때

삭풍같은 칼바람일 때 뼈저리게 느껴라

컴퓨터가 빠르다고 자랑하는구나

본래 그보다 겁살맞게 빠르기에

저 미물이 인간의 한 치에 백 리를 간다고 하는 것

저 위 로켙 풍에 운해가 일어서기 두려운 바이니   

아! 신의 위대함이여!

그 걸 구슬 속에 넣었다 함이 아니오이까

얼음처럼 서서히 녹여 깨닫게 한 것이니

옥황 상제님이시여! 옥은 옥이 옵나니다

 

 

행위가 일어나는 시간 곽

 

왜 음과 양이 있어야 하고

남과 여가 있어야 하는가

모든 사물은 전자와 전기가 깎지를 끼는 상태여야

지속성이어야 등각이 생겨

나중에는 그 밑에 사는 듯이 한다

실제 이러함은

순식간에 무엇이든 이뤄지며 무너지는 것이나

그 무너지 않으려고

발을 달고 분리 되어 나오는 것 또한 진화인 듯   

그 상태의 불변성을 낳는다

그 한 점 고추장 맞 본 듯 찍어 발라 본 듯한 것에도

대단한 에너지라는 함축이라는 것인데   

이 불변성이 자(子)라는 것으로 다시

한 쪽의 임의성을 유지하는 것에서

이미 여러가지로 분화한 

에너지의 활성화된 면모를 경험한다는 것인데

이 것을 배라고 한다면  

어쩜 흡수성으로 삭아 소멸 됨이 있어야

겁의 바다에 잔상을 턴 것이 아니든가

이러 해야  

전기와 전자가 온전히 제 자리로 간다는

궤도에 진입된 것이라고 할 것이 아닌가

그럼 이 것이 겁이라면

겁외란 우주가 치마 폭과 같다는 것이지 않는가     

 

 

수행의 이유

 

천당과 지옥이 있음을 어떻게 아는가

그 것은 무지개가 뚜렸이 분리될 수 있음으로 안다

다만 무슨 색이 좋다 나쁘다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색에 잘 조화로우면 천당이고

어긋나면 지옥인 것이다

즉 어느 색에도 천당과 지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의식과 분별력이 있으려면

상대적으로 보는 시점을 갖춰야하는 출발로서의  

苦와 樂이다

우리가 왜 수행을 해야 하느냐는

시야를 틔는 데 손발을 다하는 현상에

걸림의 타개와 허욕 쌓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인데

이 건 노력의 문제보다

자아 발견의 퇴행이 문제일 것이다

 

 

겨가 있어야 싹이 튼다

 

이력이란 것이

신발이란 것이니 

내 인생이 어떤 거리였느냐는

오늘의 젊은이를 보아

어떤 느낌 속에 왔느냐를 아는 것이니

참 많은 배려와

인내력으로

스스로 야물리게 하며 왔는가를 안다  

구두가 광택을 내놓고

구두(口頭)라 함이니

광택은 신발짝만 내 놔도 뿌리를 뻗듯 함의

바람씨가 얼굴도 없이 와서 신어 본다만  

순간의 영상처럼

다리부터 서서히 기억의 조각을 드러냄과 같구나      

 

 

씨알

 

동지 팥죽에 새알이 들어감은

본래 씨앗이란

가래빛을 마디 씩 새알 내어

그 광섬유 알 속에 무형이 소묘되는 것이다

그 것이 브라인드를

여러 칼라로 쳤든 아니 쳤든

 

 

티켙

 

저 다람쥐가 달밤을 묻어 두고

부지런히 채바퀴를 돌린다

날 돌린다

그대를 돌린다

모두를 돌린다

마치 저 여인네의

허리 아래와 허리 위의 간격같은

참으로 우린 머리를 잘도 굴리지

우리의 언어인들 저 다람쥐에겐 벙어리

발빠른 제 속을 못 풀어준다

혼자 지낄여 대다

묻어둔 밤이 도톨도톨 한다

음! 거기에도 도가 한 톨을 되는 듯

다람쥐야!

네가 진정 인간을 이해하는 티켙을 갖게 된다면

너야 아기같은 것

아이!

아이! 하다

아이가 되는 벽 

벽암산 능구렁이마져 너에게 들면

아이! 아이! 하다

아이가 되는 실꼬랑지 같은 것

다만 한가지 잊은 것

인간은 태양 한바퀴를 끌어 붙인 달음박질임을

죽어도 모르리니

그로 얼굴 한 번 내밀어 보라고 열어준다

 

 

문명  

 

바다는 말이 없다

그런 데도 우린 바다를 다 삼켰다

저 해초가 일렁이는 곳까지는

말이 되리라 혀가 되리라

바다는 말이 없다

우린 저 바다를 다 삼켰다

저 해조는 성대가 되었으나

전달이 못 되었기에

마치 못이 마른 듯이

말려놓은 선상만으로 팔락이는 말이 되었다

이건 마치

배를 띄워

그 위에 바닷물을

한 타래박으로 가심을 해도

누구든 바다를 다 삼켰다

바다는 말이 없어 종자도 많다

어차피 막힌 관문에는 묘안이 많아지니

그 과정을 보인 것으로 생명이 사니

계(戒)와 정(定)과 혜(慧)를 보인 것이니

저 바다로서 부처가 되는 것만큼

생각도 수  만 가지로 일어나는 것이니

부처로서야

인간의 고(苦)의 느낌에만 치중하는 것이겠는가

다 이러한 정해진 바가 지켜지는 것이

자연의 현상이기에

지혜로 밝혀 나오는 모범 또한

인간에게 큰 고뇌와 극기에 해당될 뿐인 것

 

 

그림자

 

이는 하얗다

그 사이로 물고 있는 라면 줄기

저 이빨 밖은 반사요

저 이빨 안은 굴절인 

그림자!

본래 하얀 백지 위에

그려낸 그림이 반사적으로 그러할 뿐

 

 

겸손  

 

뼈 있는 말을 하려거든

뼈 있는 생각을 해보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피라는 것도

껍질이라는 설정인데

그 것은 우리가 중추라는 뼈가

껍질인 것에서 나온 것이다

즉 저 심저의 중심으로서 아니라

그림자 층의 화선지를

둘둘 말은 데서 나오게 하는

푸른 나무요 붉은 꽃 그림인 것이니               

너무 땅의 일심으로 박아도 무거운 것이 아니랴

 

 

수직적 항해

 

왜 우리의 배를 배라고 하는가

저 뱃 속에 든 음식은

얼만 전에 죽은 소가 램프에 갇혀 있는 것이다

램프가 더 크다

허나 항해가 있어 배라 함이다  

그러나 절대 수평적 항해의 티켙만 버니

가면 안 올 듯이 하는 자가

닻을 올리지도 못하고 뭍에 발묵일 사람들

다 램프 밖의 거인이 되라고 배라고 해도  

그 집착을 보면 알겠을

 

 

고시래

 

인류에는 배도 배꼽이 더 큰 고시래가 있다

많은 것 중에 조금  

까치밥 인심을 기리 듯이 관습법

그런데 인도란 나라도 그렇지

소 한 마리면 온 식구가 몇 날 며칠을 두고

먹고도 남을 것을

기왕이면 오리 고기 정도 못 먹는다 하면

덜 아까울 걸

그 많은 고시래 중에

남 고시래 정도 먹고 말 배를 탓구나

 

 

묵시

 

그림자가 생기는 것인가

그 것도 아니다

빛이 그림자 사이를 찾아 먹는 것이다

정말 그림자 사이를 찾아 먹는가?

빛이 스스로 밝힐 뿐이다

 

 

네가 나 내가 너

 

묵이 부드러운 것이니

묵일 동안 부지하는 것

입을 열면 묵사발

본래 2가 2일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묵일 때의 것

입을 열면 한 겹 두 겹

 

 

구름 모양 내기

 

구름아

구름아

면경 아래 검은 흑막을 깔면

빈 집에 一場空이어도

달빛을 혼자 어울려

호수라 해도 혼자가 아닌 믿음

이젠 그 위에 눈을 깔고

발자국을 내는 것

브라인드 내리고

새로운 영상을 디디는 삶과 같은

문득 이것도 꿈인 냥 다 녹아 내리면

물이 뒤썩여 한 데 모이며 흘러가는 것

그래도 한 면만 가진 땅과 같은 컴퓨터란 것이

천안 만안(千眼 萬眼)을 드러내 놓는구나

 

 

모니터

 

꺼진 모니터가 갯벌을 내놓는다

저 건 바다의 면모를

일시적으로 드러내 놓는 것이다

빛의 화살이 춤을 추며 박힌 것

저 산호에서

미생같음에도   

포크레인이 눈을 치우듯 긁어 나오는 중에

하나 씩 기억하며 꿰 찬

드러내지 못해 안달하던 망둥이가

기어코 표면에 드러내 놓은 것

빛이 제 다리와 허리를 꺽어도 검은 그림자

그 것이 빛 자체라면

꺾어 스스로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라 치중되기도 하지만

빛이 옆면을 드러내면  

검은 탕에 딩굴어 묻었음을 보여주는 것

역설적으로 이 어둠이란 것이

바닷물이 되어 빛이 망둥이처럼 딩구는 듯

 

 

바운드

 

저 심벌즈가 凹로 치긴 했으나

凸로 나간 것이라고

무엇이든지 비우면 채우는 것이라고

다시 凸이 凹로 반환 되는 듯  

남 북극 꼭지 쥔 것에 눈이 쌓이고

그  사이로 나갔다 싶은 음향이

다시 돌아와 꽂힌다 싶은 것이  

세상에 이슬만 같이 내려오는 듯 시작을 모르겠을  

다 씨앗의 눈을 빌려 땅으로 꽂히니

그래도 시멘트 바닥이면 튀는지라

모래 바닥이라도

물 방석을 깔면 그나마 나무같이

수더분하게 튕길 것

이 또한 탄력이라고

다시 땅에서 바운드 되는 것

깊은 계곡을 갈라주어도 그  근육질이지만

그래서 땅이 엉성한 듯 하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 나간 놈의 성깔을 안으리

자연이란 물 혓바닥이 얼마나 좋이든가

가슴 텅 비운 냥  받아놓고

조개처럼 미주알 고주알 섬겨가며

본래의 성품대로 앉혀야 하는 것이지 않든가      

  

 

시간이란

 

시간이란 가는 것도 아니요

오는 것도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그냥 보내는 것이다

몸에 때를 내는 것을 보면 알지 않은가

때란 代가 代를 포갰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代가 내 살에 포개는 것이 아니라

영(靈)이나 신(神) 포갠다는 것이니

어찌 보면 虛에 이어지는 때라고 할 것이다

 

 

시와 시각

 

만일 시간이 가는 것이라면

절대 죽은 조상이

그 얼굴인 채로 와지지는 않으리라

그대로란 것은 지속성을 이야기 한다

마모성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즉 보낼 것은 보내고 남을 것은 남지 않는 이상

쭈그러들든가 팅팅붓든가 해서

아예 누군지 모를 정도로 해서는

時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刻은 될 수가 없다

그 각이 있을 때 만상을 이루는 것이지

시만으론 추상적이고 이미지적이다

각은 각을 채워야 각피도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시각으로 이룬 물형 그대로

영혼의 형태 그대로 이뤄 줄 수 있는 것이

별도로 있어야  

영의 집산이 자유로운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거니와 

아니면 기억의 회상에만 잔재하는 것이든가에 가정을 두게 된다    

이 세상은 물질이 있기에 상을 유지한다

허나 靈은 이 요소가 없다하여

지워짐 없이 보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그 세계만의 유형을 이루어짐은 있다고 할지라도

이승에서의 상 그대로 유지시키는 

공통 분모가 어떠한가를 짚을 필요가 있다   

뇌만이 알아 볼 수 있는 변환기적 성능?

그래도 그 유지력이 있어야 한다  

시간이 가는 것이라면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의식하는 것과 달리

간다는 것으로서 상모(相貌)를 드러내야 한다면

태두리적 접은 면으로 인식각이 유지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가 스스로 변화도 되면서 

인식각을 둔다는 것에서

보내면서의 인식각은 앞 뒤에 맞춰진 지속성이지만

테두리로서의 각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떠난 자는 와도 그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특히 둔갑하듯 빠를 시에는

이 것 또한 영속성에서 나오는 흐름인데

즉 이미 시간이란 다른 상을 채워 가는 것이니

어느 점엔가 마디를 이루면 가지를 내어야 하는 시점에

생사 간으로  넘어가는 접점이라는 생기는 것이다

이로서 윤회로서의 모습은 그 나무라는 것이요

단절된 모습은 뿌리 밖의 모습과 같다는 뜻이다    

즉 그래도 시간인 채 가는 것이라면  

그래고 풍선 껍질같이 부풀면서의

의식계가 되어야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에서는

우리가 안은 것에서의 인식의 눈이

이 생명체을 안은 물 속과 같이 

시간의식 자체라 할지라도 

등  뒤의 시간적 인식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우린 빛의 굴절 속의 생명을 인식하며 살지만

등 뒤로 반사되는 시간을

또 그 그림자를 안다고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만일 등을 돌려야 하는 것이라면

바다는 골수가 되어야 하고

그 순간으로부터 다시 뼈대가 되어야 하는 것과 같으니

이 등을 돌리는 순간에 이미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보는 것과 같다

허나 시공적으로 봐서는 한 피부 안에

외적 느낌이 있어나는 작용과 같을 뿐이다    

그렇게 경직 되기까지 부푸는 풍선 안에 있는 것과 같다  

그러면 상모조차 변한 상태에서 거리감에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그 것도 순간적일 때 바로 전의 상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 기능이 어느 점에선가

탈바꿈을 의미하기 때문에 건너게 되는 것인데

즉 우리에게 상이란 건너 뛰면 완전 망각적 소멸일 수 있지만

옆에 가지가 난다는 것은 그 상의 유지선이 되고

층이 된다는 의미도 되기 때문에

천당 사이에는 신선국이 있다는 것이 되는데

왜 우리가 꿈에 조상이다 신선이다 하는 것을 접하는가는

그 선의 메카니즘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중간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속성이 없을 시에는  

즉 꺼진 풍선의 상이였다가

팽팽한 상이 급속해 되었을 때

그 것이 시간의 거리만큼 달라졌을 때

아는 영혼이 왔다고 할지라도

그 모습이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 것이 반반씩 절충한 것이

크기도 하고 유지하기도 하는 것인데

인생 반도체와 같다고 할 것인데

인간이 정신 뿐만 아니라

상 또한 반도체로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또한 영 또한 그런 기능을 가지야

예전 모습 그대로 안고 온다는 것이 되리라

어쩜 이 피부적 경계의 

자신을 담은 세포라는 형식의 복사성이

결국 생과 사의 접면과 같은 것이기에

수적이든

미세함이든   

어데든

몸 구석구석 같이 나타낼 수 있지 않느냐 이다

 

 

원천

 

그 하얗게 마른 것에 같아질 것같던 것이

비만 차면 검게 변한다

저 맑은 것이 검은 것인지

흙이 검은 것인지

다만 한가지를 알겠을

생물같은 것이 다 샛길 같다는 것이다

저 검은 바탕에서

저 먹지 같은 바탕에서

수묵화 같은 바탕에서

빛의 아지랑이 춤을 따라 갔다는 것이리라

그래소 다시 베어서

그 것을 가로 썬 듯

빛깔도 되게 하고 수리(數理)도 되게 하고

그 것이 꺾어진 듯

분가루 떨어진 듯

세상이 오색 찬란한 것

 

 

시간의 배 

 

어쩜 시간의 진정한 배라는 것은

조약돌이란 것이

가물 때 도랑 친 바람의 땀방울이듯

사리가 엉기듯 

엉길 때 그 비친 잔영마져 엉긴 듯

그래! 그렇게 받아 먹고 사는 세월의 배인지 모른다

고랑이 고랑의 기근(飢饉)으로서만이 떨구는

세월같지 않는 바람같은 이야기

물결일 때 호박 속에 박힌 씨 긁어 내듯이  

      

 

네모 난 배

 

배도 네모 나게 인위적으로 만든다지만

다 원만해진 결과적이었을 때 손 쓰기가 좋았듯이  

뭐 자유롭지는 않을지 몰라도

자연적이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모양이 표현각이 잡히지 않는 호수에

돌멩이 하나로 던저진 것만으로

시작과 끝으로 나이테를 그리는 생물이 되는 데  

그 입으로 허공을 들이키는 침몰이 있는 듯이

결국은 그 골을 다 채워가는 것이 아닌가

돌멩이 하나의 나이테가 이토록 크니

씨앗 하나가 물고 있는 것

지구의 공전이 

달의 공전으로 열렸다 뚝 떨어지는 것

주렁 주렁 열리게 하고도 남으니

이 우주도 물을 안고 퍼지는 나무와 같은 것

어쩜 이 무거운 물보다

은하수에 가까웁게 내밀고서 드러낸 모습

 

 

초(秒)

 

요즘 디지털 시계를 보면

네온처럼 현란하기도 하며 밝다

그렇게 요즘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면

색조가 있는 듯 하면서 가볍다는 느낌을 갖는데

옛날 아날로그 시계는

초침을 넘을 때마다 한 방 씩 치고 가는 것이

후들긴다 싶을 정도의 

경련이 날 것같은  근육질을 느꼈는데

이는 다 같은 심장의 맥박과 함께 큰다는 것의

왜 벼 禾 字가 秒에 든가를 알게 하는 대목인 데도

느낌이 다르게 와 닿는다   

 

 

몸과 마음

 

씨눈도 하나이듯

몸도 하나인 것

마음 또한 하나인 것

외눈박이 눈을 가진 중심박이가

몸박이가 되고

마음박이가 되어

태극과 같은 것

눈 두 개

귀 두 개도

어쩜 다 마음 하나의 발로

 

 

눈이면 이미 갖추고 통과하는 입구

 

마치 흙이 물컹해지고

오래도록 썩다 못해

아예 냄새조차 아닌 지경으로 가

나중엔 호수와 같은 

맑은 물을 내 놓을 때와 같이

무언가 역순적으로 부패성으로 간다 싶은 것이

어느 저극을 넘어서면

순도성이 있게 하는 듯이

세포 하나의 눈이

그렇게 실제 눈이 되는 것이라면

그 것으로 생명체의 역사를 대변하는 것이라면

어떠한 상이라도 쉽게 화상이

출연할 수 있는 입구가 되어 있지 않느냐이다

 

 

배 5

 

인간이 가상하고 생명이 존귀함은

단순한 육체적 진화에 근거할 수 없다

생사를 넘은 영혼으로 행하는

그 촉감적 피부를 안고 파고 든

온전한 배와 같은 것이다

세포란 단순한

차안(此岸)만의 유아(唯我)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으로든 넘어 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안으로 들었다는 것이다

이건 마치 깨진 독에 물 들어오기요

깨지지 않고 새가 든 것이다

이 철옹성으로 해서  

    

 

업동이

 

업다라는 동사를

업이라는 명사로 줄여도 내적 흐름 같은 것

우리가 업어서 놓은 아이를 업동이기도 하거니와

업을 동인다고 업동이기도 하다

마치 윷놀이의 말을 동이듯 업는 것인데

그리 흔한 것은 아니리라

우린 업을 푸는 쪽으로 가법게 하는 것이 인생이다

그래서 업이 무거워도 

혈족 간에는 애민함을 더하게 하는 것이기에

존재의 고마움의 한 요소를 가지면서 서로 가볍게 해 주는 것인데

실제 동인다는 것은 짐이다    

이렇 듯 남남 간에도 업이 동여 지기도 하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업이 동여지기도 하는데

이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덕으로 받아들이는 훈훈함은 같다

다만 동양은 피동적으로

서양은 능동적으로 발달한 진취성이 모범을 보이는데

그 건 사회성에 받침목이 좋으냐에 많이 다른 것이리라 

존재란 거의 성장하면서 스스로 풀어가는 성취욕을 말하는 것인데

사람이 태어날 때

과연 부모에게 어떻게 동여지는가도 분명 이유가 있다

즉 부모의 업을 덩달아 춤을 출 수도 있고

부모의 업을 덜고져 태어날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에 업을 무겁게 하기 위하여 태어나기도 한다

목련 존자는 지옥을 가도 다들 다스려가며 어머님을 구하다지만

인간이 업을 동인다는 것은 지옥과 같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누구를 위한 기복(祺福)이란 것 자체가 업동이인데

내리사랑에 업동이는 많아도

치사랑할 업동이를 위하여 태어나는 것은 그리 흔하지는 않다

 

 

겸손 2

 

인간이 가장 하심과 겸손의 표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

기복과 과학인데

기복은 첫째 그 능력을 절대적으로 믿는다는

신 앞에 가장 겸손함을 드러내는 더 이상일 수 없기 때문이고

즉 아예 믿지를 말든가

믿을려면 그렇게 믿어야 한다는 최고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수학과 과학이란 것은

아무리 신비감이나 추상성으로 큰 소리쳐도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에서인데

이 것이 결국은 기계적으로 돌아와

물질 만능에 대한 최대의  겸손 

돈만 있으면 네모난 바퀴도 굴릴 수 있다는 식의

아예 밀어주어도 아깝지 않는

겸손의 도가 남아도는 것이 된다

 

 

뜸부기 2

 

뜸부기가 겨울 얼음 자리까지 내려 앉으면

체한 듯

오뉴월의 뜸에도 딸국질인 것이다

모내기 끝내고 흙탕이 다 잠잠해 질 즈음

아직은 방바닥 냉기가 풀리지 않는다 싶은

발바닥 싸늘하게 닿는 사이이듯

뜸부기는

뜸 덜 된 봄의 겨울에 잠시 걸려 개악질을 한다

 

 

굳은 맘

 

저 스레트 지붕가에 추스러지듯 가는

고드름 끝에는

아직 젊은 것은 코가 석 자라 안 쓰럽고

늙은이야 정말 꼰대 섰을 

고드름마져 가발 수염을 내며

침 한 모금도 안 삼키듯 

겨울이 가도록 단단히 지키는구나

 

 

로봇

 

사물 자체에 영(靈)이 깃들었다 함은

사물도 로봇과 같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이나 짐승이나 다 

화신(化神)에 불과 하고 보신(報神)에 불과한 것이다

그보다는  사물이 영으로 깃드는 것이리라

그래서 인간이 짐승보다 탁월한 것이다

 

 

거울

 

우리가 거울판을 기준이라는 것으로

앞 뒤가 다른 것이라고만 설정할 게 아니라

반사의 깊이가 곧 대물의 깊이인 것을

반 쪽으로 접어 

판타지 기법으로 찍었다가  다시 펴

온  것이라고 설명해 볼 때

거울이란 것이

자신을 기준으로

멀면 먼 거리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거리대로

속으로 읽는다고 강변하는 것이라면

그 건 거울의 마음 면이다

즉 바라보는 주체의

반비례적인 요구든 정비례적인 요구와는 

기울어진 것은 아니라라

다만 반비례선과 정비례선의 교차됨은  

거울을 기준으로 해

전기와 전자가 서로 역방향으로 흐르듯이 법칙이 있다면

내가 가까워지는 만큼 그림자도 가까와지는 기준에서

오히려 내가 가까워지면 그림자가 멀어지고

내가 멀어지면 그림자도 가까와지는 다른 구성을 이룰 수 있다

이는 매우 엇갈림의 혼조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라지만

실은 전기의 구성적 진행 방향에

전자의 진행방향적 시각의 구성으로 이룸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고 보면

즉 거울이 내가 멀어지는 만큼  그림자도 멀어질 때

그 것으로 전기적 진행 구조물이라면

전자적 구조물은 정비례적으로 다가와서 이루는 것이

동반형을 갖게 되어야 다 원만해진 상태의 유돌이가 아니냐 이다

 

 

a(아)

 

모음이란 선(線) 하나의 바탕이다

극 미립자들이 천지인의 준비 중인 것같은

가위 바위 보 중에 쭉 편 보이다

그 중에 ㅏ는

나무에 다른 가지가 날 눈이다

평면상에 옹심같은 회오리이다

제 일 구의 출발선이다  

그렇게 나갈 자궁이다

인생은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먹을 게 무엇이 있는가

다 태어나기 전에

회오리 하나에서도 눈이 나니

저 어미 사슴 제 세끼 탯줄 먹 듯

챙겨주고 나면  

자식이 그 여울 주름 다 먹고

눈도 삭아 뚝 떨어질 것    

 

 

수평선이 그립다

 

말로야 눈으로 말을 한다지만

눈이 없다

귀는 양 쪽으로 뚫여 도가 완전이라 하면

눈은 한쪽으로만 보니 도가 반이라하지만

그 반의 도가 큰 것이

눈은 눈 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항아리도 온전해야 물이 고이고

물이 고여야 눈도 되는 것에

고요해야 눈을 여는 것을

모든 것을 닫게 해 놓고 보는 것에

줄줄이 새면서

이 것 아니면 저 것으로

재주 넘 듯이 달도 넘어가

코메디 한 프로에

원숭이처럼 희죽희죽 잘 도 웃는 듯이

떠나면 다른 것으로 채워야 하는

허나 저 핸드폰들은 득도의 둔갑화가 된 것이란다

깨진 독에 물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장독이 숨을 쉬듯이 들어오는 것을 잡고

저 인공 위성이 노는 전리층에

전파의 바닷 속   

마치 어리석은 독 땜쟁이가

안에서 때우다 못 나올 정도의 코메디언이어도

인생 봄날 중에

똥내 거름내 내가며 아우르며 사는 듯

 

 

분할적 조건

 

왜 인간은 사방 팔방 없이

저 레코드 판처럼 하나에 다 두질 않았을까     

저 말이 빠르고

저 새가 빠르고 해도

결국 어느 쪽

어느 품으로 다 돌아간다

인 라인적 접근과  

아우트 라인적 접근이 있기에

땅이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 내어도

우리가 두 다리로 끝 없이 달려가도

이미 이목구비라는 것이  

결국 원만한 함축을 위한 극적 변두리의

팔 다리와 같이 

반환점으로 행하고 있다는 만남과 같다

 

 

공간의 이목구비

 

귀가 사방을 도통한다는 것은

앞뒤는 좌우든 공간적 중심이라는 것이요

눈은 무슨 물체든 반은 그림자 짓는 쪽이라는 것이요

그러니까

비치는 부위 빼고는 전부 은하수적 그늘라는 것이기에

그 사이로 눈물이 나게 되어 있는 것이요

나무는 잘라도 나무로 있는데

불은 자르면 왜 사라지느냐는

결국 빛이 사라지면 바로 물에 덮인다는 것에서이니

그로 눈꺼풀도 있다는 것이다

코가 있는 것은 블랙홀과 화이트 홀이 있다는 것이요

이 걸 무색계로 치면 매우 변화 많은 가벼움이라는 것이기에

빨리 퇴색됨을 의미하기도 하고  

입은 항해길의 주유기와 같은데

우린 이 공간적 이목구비가 쇼프트웨어된 대로

주입기를 내밀며 날으는 배라는 것이 명확하다

 

 

기문둔갑(奇門遁甲)적 관상 

 

기문둔갑에는

제일 먼저 감수궁(坎水宮)에서 출발하는데

은하적 진보를 뜻하기도

해수적(海水的) 진보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입이 있는 자리요 북쪽이다

두 번 째로 곤토궁(坤土宮)을 의미하는데

행성을 의미하고 항성을 의미한다 즉 땅인데

서남 쪽이다  

이것이 눈까지로 발달한 것에서 오른 쪽 눈이다  

그리고 세 번 째가 진목궁(震木宮)인데 동쪽이요  

광대뼈 있는 자리로서 꽤 강인합을 나타내고

네 번 째는  손풍궁(風木宮)인데

왼쪽 눈을 이미하고

땅의 기를 구름처럼 음적(陰的)으로 수용됨을 말한다

그리고 다섯 번 깨가 중궁(中宮)으로 코라 함이니

여기서 부터 떠날 자는 떠나도 남을 자는 남는데

남은 자는 열매를 맺어 준비해야하는 받침대까지

이렇게 오른 쪽 턱선까지오면 서북 쪽이 여섯  번 째

다시 일곱 번 때 택금궁(澤金宮)에 오면 오른 쪽 광대뼈로서

이 건 그림자적 대칭을 이루는 것으로서

즉 왼 쪽 광대뼈는 쌓거나 키워서 다듬은 절벽이라면

오른 쪽 것은 갈라지고 마모 되어 만들어진 절벽이기에

지평으로보면 그림자적 대칭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여덟 번 째가 산토궁(山土宮)인데

눈이 깊이가 물질로서 이뤄진 것이라면

산도 그렇게 쌓인 듯한 대칭을 말함이요

아홉 번 째가 이화궁(離火宮)이니 이마를 이미함이라

광자(光子)가 이마 한 번 훤하게 열어 줄 때

그림자가 입과 귀와 머리칼로 둘러친 안에

달무리같이 환하게 웃는 것이라는 것이다 

 

 

잔소리  

 

물은 속을 태울 줄 알아도

겉은 안 태운다

나무가 그 걸 다 먹으며 컸으나

속 탄 것은 그림자

물에도 겉만 같았을 뿐인 것

막상 먹고 보니

나무도 겉만 자꾸 타고 하얗다

우린 자꾸 속만 탄다고 들이 마신다

눈의 결벽증같은

그렇게 인간은 팔자를 못 속이고

양심을 못 속이고

특히 아이들은 본대로 큰다

우린 거의 백지 같은 것으로

거의 물같은 것

거의 밍밍한 것으로

티끌 하나를 없애기 위하여

진주를 만들어 놓고 간다

 

 

모래 시계 3

 

저 태앙빛이 넘어가는 것은

까마귀 날개짓 하는 목젓이요

이 바다의 혓바닥이 넘어가는 것은

갯벌 턱의 염전이라

 

 

자연! 곧 어머니

 

늙은이라고 한번 의식할려니

발음대로 늘근이가 아니고

늙으로 몰아 ㅇ을 올려 놓는 것

자음 중에도 ㅇ은 土인 것

어머니인 것

모든 것을 너무 정수 1부터 따지지 말라고

자연수 ㅇ을 드러내 놓은 것

 

 

철탑

 

저 천둥의 발바닥에서 튕기며 일어난 듯이

철탑은 줄을 선 채 뿌리를 박는다

목을 놓았던 울음도 걷어 올린 듯

배가 좀 처지지 않나 싶은 삶을 추스리듯

오가는 중으로 삶을 끄는 것이라고

팽팽하다면 숨차하는 것

다 뭉크러지고 남는다 할 여름날이어도

수세미 다리에 올올이다 씻겨 나간 듯이  

아직은 심장의 끈은 오선으로 당겨가듯

바람은 수세미 올인 냥 거칠 듯 지나간다

 

 

어른의 동화 

 

늑대와 소년에서

소년이 그 거짓말로 인해 잡아 먹혔다 함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다

어른들의 동화는 참 기막히다

소년은 경각심을 일깨워준 복인지

진짜 늑대를 보고 피했는데

동네 어른들만 거짓말이라고 믿다가 다 당했다는

재수도 이런 왕재수가 어데 있으며

구우일모라 해야 함인가

소 발귓굽이라고 해야 하나

인류는 시작부터가 종말론과 함께 시달려온 것

수 십만 년인들 늘 망각의 강 너머 있는 치매 아닌 치매

오늘도 지진에 수 만명이 몰살하는 시간

시간 뿐만 아니라 공간으로도 멀다

마치 하프 연주는 반달의 빛과 같 듯

반은 막간에서 드는 동화의 무대같이 먼

우린 눈 앞의 무대는 다른 세상이다   

결국 인류는 신의 창조적 의지에 있는 것이라는 것에 가서야

종말인 것을

하나일 때에야 둥그런 앞뒷면으로 이야기 될 것을  

인간인 우리야 수백만이 떼 죽음을 당해도

중말이라고 감히 말을 못 해도

아마 최후의 한 사람이 인류에 남아 마지막 대화편에서나

그나마 또 다시 시작할 원점이 있을 수 있다면

마치 짐승은 다 사라져도

인간 하나의 우월성으로 남은 것으로 위대한 것이요

인간은 다 사라져도 신 하나의 우등이면 된 것이다

그 것이 최후와 무슨 연관이더란 말인가

다만 그 지경까지 가야

하나로 겨우 몰입 시킬 수 있는 헛눈 파는 것 들이기에     

전체성을 낚는 축이 그기까지 미치는 것이지만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 순간이 죽음일 때 종말인 것이지

마지막 한 사람의 뜻은 아닌 것이다

어차피 또한 일대 일이어도  

이 건 자연적

신의 창조 이전에 결말이 나는 것을

신의 단편적 행위 자체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도 아닐 터

 

 

콩과 뿌리박테리아

 

사람들은 글을 쓴다만

꼭 여러 색깔을 내며 글을 쓴다고 한다

그러면 종이는

여러 재료를 넣은 요리를 먹는 것이다

그 모양새가 꼭 뿌리 박테이라 같이

조(祖)는 아니어도 종(宗)은 되는 듯이

콩은 백지 위에 글을 쓴다고 한다

허나 이미 칼라 위에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여러 칼라로 먹이고 있다고 하나

이 것도 검은 먹빛으로 써 내려 갈 뿐이다

뜻빛은 먹이 밤하늘 처럼 풀릴 때

사금을 채에 걸리듯이 때가 되면 밝으리라

 

 

음악이 향기롭다

 

아! 아득히 그리움을 묻힐 줄 아는

그대의 날개짓이 좋다

사랑이 무엇인가를 말하기 전에

은단같은 비밀이 은빛 호수 뿌려진 듯

설움의 모퉁이를 돌아

배추 알배기처럼 퉁퉁 울리는 무엇이  

검볶은 듯

겉 다 타도 모른 듯

말리운 그리움이

가슴 아리웁게 팅팅 붓듯

잎사귀 채워 내는 듯  

그대처럼 아득한 눈빛을 그려내며 찾아왔음이

내 꿈길처럼 심어지는 밤의 향기

아!  눈물이 이렇게 남았다 할지언정  

내 이마 주름의 땀방울마져

호수가 얼룩지운 나이테가 그러하리니

 

 

라면

 

라면은 ~을 단 가정법이다

그 것은 물결치는 주름의 뇌이다

질문의 공책이다 

괄호이다

즉방의

먼저 임상적 시도의  

언제 번역기 붙이고 피를 돌리고 하랴

스프 하나면 당장 실행성이 나온다

초 스피드 인스탄트

 

 

동태

 

저 하늘의 눈은 연출이었는지 몰라도

난 연극 짓지 못하는

한 방물의 눈물을 짓기 위하여

하늘도 눈이었던 것

이제 딴 세계이듯 다 걷어 내리붓는다

마치 눈의 입장에서 돌이켜 보라는 듯

허나 눈가에 아무 것도 없고

오직 눈물이 말라도 눈만 탱탱 멀어져 가는

살아가는 모든 인연이 동태 담긴 눈만 같음만 느끼는

 

 

젓가락발과 전깃줄발

 

예전에 사업에 실패한 친구가

거의 술에 의지하다시피 살게 되었는데

돈이 아쉽다 보니

소주를 구멍가게에서 컵으로 마시고는

집으로 쪼로록 와 안주를 먹곤 하였는데

산다는 게

젓가락발이면

밥과 반찬을 마음대로 오가는 인생과

전봇대 사이에 전깃줄 발이어야

술과 안주가 곁들여지는 그 차이만큼은

누구에게나 안게 되어 있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씨알

 

수달이 물에 달통했다고

여유롭게 바위잠을 잔다

달빛이 워낙 알스럽게 영랑한 계곡에

달은 무엇이든 달통한 자를 접두 시켜 붉다

황혼이 그 어미임을

은근히 들이켜 가며 큰다

 

 

그믐은 위대하다

 

그믐은 위대하다

그 위대함은

달이 지구 어미에게 완전히 들었을 때다

그 때 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탯줄의 꼭지가 나 믐이 몸이 됨이다

아가야!

아가야!

놓아버리면 아깝지 않을 수 없는 아가야!

쭈그렁 망태처럼 와 달처럼 펴려무나

 

              

팔분음표

 

팔등신이 아닌들 어떠리

아무리 통통하여 모양이 안 나기로

팔분음표가 옆으로 봐 한 팔일 뿐

앞으로 보면 두 팔인 것으로 뒤뚱뒤뚱 걷는

차라리 둥글기만한 펭귄의 귀염상인들 어떠하며

깡마른 님

발 뒤축 들고 허리 졌혀 걷는 자세인들

그래도 한 단편 무용같이해도 좋아보기만 한 것을

 

 

경험치

 

물은 고이면 썩는다지만

물은 또 고요해야 맑게 본다

눈 하나 만들어지는 것이

수 십만 년이 걸린다고 할지라도

길면 길수록 그 경험치만큼 인식하는 것이니

호수여!

내 육안보다 더 찬찬히 성찰하려무나

보이는 존재는

물과 흙으로서 눈이 난 눈으로 사물을 감식하지만

좀 더 물 안의 물로서 눈이 난 것은

영혼을 보는 것이니 

 

 

가갸 거겨

 

도축장엔

문 앞 봉고차에 실려 있는 소 한 마리는 

이미 낌새를 알아차린 듯 눈물을 글썽이고

뒷 켠 통로 어귀에는 

힘 꽤나 오른 돼지가 발악발악을 하다

되지게 얻어 맞고 피투성이인 채 체념하고 있다

또한 여러 우리 중에

새끼 돼지 두 마리가 어미 돼지와 함께

아무런 표정 없이 누워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나로서야

살다보니 이런 지옥도 다 보게 되는구나 할 뿐이니    

저 어미야 

새끼를 앞 세우면 절로 따르지 않을까 한다만

인간에겐 짐승은 자식과 같기도 한데  

그래도 자식과 같은 짐승일 뿐

인간의 자식은 아닌 것이기에 넘어간다만  

그래서 꽤나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처봐야

천방지축 ㄱㄴㄷㄹ의 발자국

그래도 짐승이어도 어미는 어미

가슴에 외침이 가갸 거겨가 아니랴

아! 새끼가 ㄱㄴㄷㄹ로 달리는데

아야 어여가 놓치지 않으려고 한스럽게 쫓아간다

허나 입에서 나오는 것은 꽥 꽥 꽥 꽥

낫 놓고 기억 자 하나 되지도록 울먹이다 간다

그래도 돼지야

네가 죽어도 방긋이 웃는 건

인간이 다시 짐승으로 돌아 갈 수 있음이기도 해서가 아닌가    

너야 ㄴ 자만 뚫려도 인간으로 테어나는 행보같은

 

 

말씀

 

하늘에는 백묵이 난다

아직은 수업 시간

자동화 시스템

칠판이 가래가 나도록 바쁘니

말끔히 지우기는 시기상조

그 것이 한 편 눈물의 자루가 되기도  

선생이 있고 후생이 있기에

풀잎에도 백묵이 나고  

과일에도 백묵이 나고           

하얗게 쏟아 붓는 말씀 중에 나는  

 

 

 

갓이야

멀어서 나온 것이기야 하겠으랴

눈 앞의 쓸모에 가까우니 갓이긴 하겠지만

연하디 연한 사람으로만 빠져 나갈래도

갓은 참 독하게만 되어지는구나  

그래도 선인장같은 침을 아니 쓰도 되는

명약인 듯 경구용이기엔 많이 진하구나

 

 

나로도

 

나로도엔 예로부터

간 것도 없고 온 것도 없었으니

갔다 말며 왔다 말며

한양 천 리에서 봤다고 해도

옥토끼를 먼저 봤음이니

이백이 물 속으로 항아를 보러 뛰어든

그림자가 가는 중

그림자가 가는 중

 

 

결국 비운다는 것도 최대의 경도(傾度)이다

 

가벼움에 대한 이해가

구름 솜을 넘는다면

굳이 경계할 이유가 무거워지겠느냐 마는

생각은 복잡해지고

어덴가 옮겨서라도 붙어야 하는

짐을 가볍게 하기 위한다는 것이

마음 비우기라 할지라도

마음은 망각으로 비움이 아니라

최선으로 비우는 것이니

최대한의 기울임이 바닥을 드는 것이니

 

 

시계 3

 

나이테 안에 드는 것은 세상살이가 아니다

처음에 던져진 돌멩이의 파문이다

우주가 도는 것으로만 기억한들 무엇하나

처음부터 이런 인상 분(扮)의 평면도  

오히려 그대 미소가

마음으로 파문이 퍼진다고 하지만

찾아간다는 것이 이미 통로가 난  것의

쾌종시계의 톱니를 물고 파고 드는 것이로구나

 

 

백묵과 흑묵  

 

조개 껍질도 입이 있어

무너지면 흙이 되어 모래알

물이 발자국을 들이키며

저 속에 분사되듯 알리는 것

어쩌다 흑묵인 것이

백묵을 토하며 그려낸 칠판 같은 것 

한 편 저 촛불도 입을 열지 말 것이지

입만 같은 것

무너지면 모래알 같은 것

왠지 그물망이라도 거둬 들인 듯

자국을 드러내며 들이키는 심지

이 백묵이다 싶은 것이 흑묵이 되어

검게만 모아가는 것

 

 

왜가리 2

 

외로움에는 이유가 하나 더 붙는다고 왜

외로움은 나의 것인데

왜는 내 것인지 그대 것인지

왜가리 짚뱃가리

짚뱃가리 왜가리

그래!

질문은 외로 가야

침묵의 톱밥도 나오는 것이거니

 

 

오로라   

 

왜가리 충혈된 눈에

두루미가 두루두루 사는 것이라 하는 것이니

청솔이 쟁반같다면야

바람이 손바닥 받쳐 들고

바람 아닌 듯이 걷기도 하는 것에

바람 속에 바램은

노을 끝에 일어 달집을 태운다

 

 

진화

 

찌르르기 찌르르르

그 것 한 바구리 다 담아도

찍바구리 찍 찍

세월이 종자가 변했어도 내리 사랑

큰 소리 한 번 치지 못 하는  

진화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공존의 그늘

 

허수아비만이 가질 수 있고

허수아비만이 지킬 수 있는 것은

철저히 허수아비에게 밀어 놓은

자신이 행하기 힘든 덕목으로 해서

자신의 겸손을 까는

그 것만으로 禮도 많이 갖춘 듯

그래서 희석식이나마 순도를 구가하는

언어마져   

찬란한 수평선과의 공존을 깔아도

겉과 속은

다른 위안적 차이점으로 뒤죽박죽 만드는,

기왕에 남에게 좋은 말 했으면 

왜 자신에게조차 자조적 웃음을 짓는가  

차라리 그럴 바면

생긴대로 산다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움이로구나

 

 

조박

 

글이 길어지고 짭아지고도

다 조박 있게 하기 위해서인데

하루를 채우는 것도

쓰야 하기에 쓰는 듯

살아야 하기에 사는 듯이 하면서

존재하는 것이라면

참으로 인생론이  무색하구나

 

 

마음 자리

 

눈 꼬리가 조금 올라갔기로서니

예술을 예술로 못 보는 마음 자리에서니

저 꽁꽁 언 툰드라의 호수

어쩜 눈 이전으로 돌아가면  

거칠게도 닦고 닦은 지난 행위들이  

영혼을 몬 듯이 달려가는

그 광택은 거풀로 감는 것이 아니라

심저로서 감았다 풀어내는

애초에 바람 손이 만들어 눈인 것이기에

썰매 지나 자리 같은 미끈함  

남자는 

높은 망루의 돛 머리에서 보니

용머리가 일어선 기개라 

예로 부터 남자는 장상감이라 함이요

그 중에 지긋함이 철철 넘쳐나고  

여자는

마치 춘향이 탄 그네가 살짝 치켜 올라 간 듯

늘상 뒷켠에 이는 바람의 추임새 같거늘

입에 붙이는 루즈같은 색깔내기야

성깔로도 보이지만

훤 한 달빛 아래 보는 바야

스쳐도 범상치 않는 눈깃 서는 운치일세

 

 

음정

 

무엇이 순수인가는

음악은 음악이요

음정은 음정일 뿐인

음악은 음악대로 감수성이요

그 정서적 색깔로

상처로 여겨기도   

발산향이 있어 보이기도   

그 것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그 것도 다 등잔 불에 갓 모양일 뿐

빛은 빛  

생활은 음정이 두드르지 않으면

부유물이 많아지는

방생의 자연적 긴장의 수축력이 아니면

음악이 아니어도 음정만으로 고마운

한 알로도

이물 터는 존재 

긁는 존재

음유적어도 빛이 햠유된 채로 가심하는 것

 

 

길가의 섶

 

그대여! 겁살로서 실을 짜면 어떻게 될까

그런 섬유공장 사장 한 번 되려무나

팽창하는 쪽으로 뽑아 놓은 실은

그 것 숨 잘 죽이면

지금이라도 금새 저 구름 몸 까는 것

누에보다도 빠를 것이요

저 수축하는 쪽으로 실을 빼며는

젠장! 짜기 바쁘게 원자에 쏙 들고 마는구나

이 앞뒤를 모를 것이 안다고 눈이라고 났으니

길가에 풀들이 씨눈 물고 몸 비틀기

이 존재가 무엇보다도 의지가 숨겨져 있음이라

양쬭 눈

양쪽 귀

그 가운데 코가 생사의 행이요  

양쪽 팔

양쪽 다리

그  가운데 다리가 생사의 행이라

 

 

꽃 3

 

저 하늘 푸르름도

아지랑이가 타래줄 같으니 줄기라 할만함에도 

꽃이란다

가마솥만한 화분에

배추가 쟁반처럼 너부러져 버린 듯한 꽃을 보고

저 것도 꽃이라고 길가에 보란 듯이 하는가 했더니

저 하늘 푸르름도 호수에 뿌리를 박고 꽃이라는 것을

뿌리부터 멍인 꽃이라는 것을

머리 위 꽃이 그러하니

지상엔 나뭇잎이 한 닢 씩 붙이고는 고개를 다시 내미니

어머니 치마 폭 속에서 얼굴 내미는 것같은

그래서 꽃은 푸르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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