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꿈은 그 그림자대로 깨는 건 아니다

narrae 2010. 7. 16. 08:59

늘 길 위에 있다

 

섹스폰 소리가

갈대는 좀 질기다는 듯 불어댄다

섹스폰 소리가

어젯밤 술이

목 쉰 바람을  우린 듯 지나 갔다

마치 바람처럼 지나기 어려웠던 듯

소나무 휘듯이 붉다 사라졌다

아직도 밤은 속이 붉어 오고

검은 딱지 두꺼워 와도

속 하얀 분말의

가로등의 침묵을 삼키는 듯

늘 길 위에 있다       

 

 

짓다와 짖다

 

생각에서 행위로 짓는 것이

저 납짝 거울에서 마음이라는 것으로  

더 달처럼 다가서니 

머리로 서서히 둥글게 채워야 하듯

짓는,

다 그 까치 발로 흩어진 듯

단풍잎 하나 같음에도 

한 손금의 뭉치는 되는 듯이   

참으로 눈사람 만들 듯 

눈집도 많이 만들어 내듯  

막대기 몇 개로 집을 다 쒸운 것에

또 한 마디 지평이 고적한 곳

지키는 발판 위에 있다고 개는 짖는다  

 

 

노새

 

노새가 소리새인데

소리도 발이 달렸음이니  

말은 사람을 태우고

소리는 짐을 태우니

말보다 소리가 훨신 상전이로세

마마님 행차이시다

 

 

존재는 잎새에 외롭지 않다

 

알바트로스의 기나긴 항해

그는 외롭지 않다

그는 날개를 잊어도

오선을 타고가는 향기는 잊지 않는다  

벌레는 풀에 앉았을 때가

한 깃하는 것이지만  

마냥 멀리 갔다 싶을 때

마냥 미궁이다 싶을 때

노래는 넝쿨같은 팔임을 알려주듯

알바트로스는 바람을 탓을 때

진정 풀잎을 탔음을  안다

 

 

세월

 

쇠는 전도성이 빠르다

그 것이 소라 속으로 듦이 빠른 것이든

그로 더 끌어붙임의 밀착성으로 빠른 것이든

그로 보이지 않음이 무었인가

순간

한 찰라라도 머뭄에 있다면 그 건 빛이다

이 것으로 다시 흐름의 유기성으로 지어 놓은 것이

우리가 세월이라고 느끼는 시간이 아니든가

 

 

송곳이 난다

 

과거세에도 없고

미래세에도 없고

송곳 하나 세운 바 없건만

옹이가 패였다고

바람이 자루 없는 송곳의 꼬리를 훑는구나

 

 

만유인력

 

열매가 툭 떨어진다

거긴 벌레가 그 살을 한 입 뜯는 순간부터 예언이 있었다

네가 날 다 먹고 나서

내 뱃  속까지 가르는 날

눈이 출혈되며

 저 구름을 차고 나갈 것이라고

 

 

만류인력 2  

 

열매가 덱데구르르

비탈에 구르니

청솔모 쫓아가기 바쁘다

이 태양계

심장

혜성의 반지는 낀 것일까

물론 잊을만하면 감격스럽게

그 거 금혼식날 한데 넣어

갈빗통반지를 만들어 끼워 준 듯

약지를 확실이 감싼 것

다시 엄지와 붙어 옮겨놓은 

돌고 돌아가는 브러시 마디같은 출몰     

우린 엄지왕자와 엄지공주

 

 

김치~!

 

비가 바짓가랭이를 젖게 해도

불빛들은 단내 물크러지지 않는 듯

익어 온 정류장

온 몸에 김칫물 나는 것에  

아스팔트는 빗방울이 깡총하다

진주는 부셔져도 순진스러운 듯이

집으로 가면

또 그렇게 피곤도 부셔지겠지

 

 

 

윳가락엔 또

그 것 반 뚝 잘라

오선 가락엔 도

윷가락엔 짐승과도 같은 인생 

인간은 반은 나의 노래

또이든 도이든

주저않고 싶을 땐

차라리 천상인간처럼 가벼우려무나

 

 

윷모 2

 

윷이 말한다

배 째라!

저 놈의 모는 모질기도 하지

고슴도치 털에도 송곳이 나는구나

입이 거칠어졌기로

그래도 유(柔)에서 모(母)로 넘어가는

모든 부위를 통털어 봐도

더 이상 부드러울 수 없는 해변

그 우각스러움의 발자국조차

솜사탕처럼 삼키는 자애로움  

게가 가위를 들었다가

옆으로 엉금엉금

저 곶이 무슨 곶인가 어금니가 보이는구나

 

 

꽃 가루 한 번

 

유행에 편성했다고

긴 흐름 탔다고 마라

또한 유행이 돌출했다고

그 바람에도 손톱자국인 얀 남겼다고

또 굳이 글일 냥 하지 마라

그는 그일 뿐애

혓바닥에 올려 가벼울 수 있는 글이란 자가 아니든가

시 한 편

그 짧은 것일 수 있는 것이라지만

그 것도 벌이 꽃가루 한 번 쪼는 것에 불과한 것

그 꿀맛을 내기 위해선

얼마나 많이 쪼아야 하는지 아는가

 

 

쫄깃도 깃발 

 

왜 돼지가 꿀꿀하는 것일까

먼저 돼지가 늘어지듯 산다는 것

꼭 꿀통을 옆에 끼고 사는 놈보다

더 안달복달하는 듯

가만히 있으면 체기가 쌓이는 듯

그래도 그 삼겹살이라는 것으로 먹으면

참 고소하면서

당질을 착복한 맛깔의 합성같은 것

이로 봐 무슨 벌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전생에는 벌이였지만

지금와서 벙어리 삼겹된 갑갑함만 쫄깃

로열제리를 훔쳐 먹은 죄?

 

 

그루터기 3

 

길은 휘어도 주저앉지 않는 맛은 소나무이다

간혹은 모종의 뿌리에 씨가 그대로 붙어 있음을 보듯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미집으로서 그루터기이다

도시는 이 뿌리들의 턱인 빌딩의 높이까지

직액이 넘쳐 남을 알리고

나이테 둥근

아니면 네모인들 어떠리

다 그렇게 공전과 자전을 

접붙이는 것으로 영계(靈界)살이 붙을 듯

정신 풍요하게 들썩이는 것이 아닌가

 

 

복령 3

 

개천에 용 나는 것보다

복령의 령(令)이 없음이 더 아쉽구나

예전에 골짝 벽지였던 곳

마을이 복령처럼 굵어 가던 곳

아무리 돌고도는 세상이라지만

이젠 크게 가로지르는 길만 나

엉덩이 댈 곳 마땅치 않는 동네

길이 굵어도 용도 아니요

마을이 크져도 령도 아닌 것이니

선은 유함에서 나오고

덕은 큰 데서 나오는 것이지만

마음이 소잡으니

덕은 간 곳 없고

선함만 모서리 물안개같은

굳이 솜사탕이어도 어정쩡히 지워지듯이 사는    

 

 

 

무엇이 문제인가

 

난 부자요

다만 이 글에 거지이니 한 푼 주시지요

아니면 이 글이 부자요

다만 내게 거지이니 한 푼 주시지요

무엇이 문제이오니까

 

 

눈의 나라 귀의 나라

 

남쪽 무더운 나라에는

새의 색깔

물고기의 색깔도 현란해

하물며 태풍마져

꽃의 눈을 내 

넝쿨 채 휘감아 들인 듯 달리고

아! 끝자락 당기는

북쪽의 툰드라는

왜 그리 매몰찬 바람인가

그랗다고 자투리 이야기는 더더욱 아닌

장인의 굳은살 배이는  

거칠고도 강인하게 쓿는 현이고 난 다음에야

아득히 심금이 청아하도록 놓이게 한

그 고적함으로 튕겨 일어나는 듯  

채칙으로 달리는 설원의

눈 감아도 백야의 손길같이

포근함 기다림의 촛불 하나같은 것   

 

 

가요?

 

괜히 내 가사 아닌 것으로

내 가사라 상처 받으려니

그나마 글이라고 좀 써

가시 부스러기만 모아질까 두렵구나

아! 푸지게 열렸어도

시가 아카시아 향이 였던가

가사도 잎이 쫄고보니 가시

민가죽?

뜻만은 침이 있는 것으로 가시가 아니든가

 

 

그 사이 세상은 아름답지 아니한가?

 

가난하다 함도

다 배부른 자의 넋이어야

가난함도 풍요로운 것이요

가난한 자 가난하다 함도

다 냄새나는 것이니

보고싶다 그리웁다 해도

다 산 눈에 생뚱맞을까 빈약하니

잠깐! 거기까지

그 사이 세상은 아릅답지 아니한가?

시인이 시인이 아니요

다 시귀(詩鬼) 시나락 까먹는 소리

 

 

얼굴

 

그래도 눈에 보이는 것이 사는 것이지

이 句라는 것조차 반은 귀신이지

볼타귀자루 반쪽만 보이는 것으로 입을 연 것이라고

글이라 봐야 반쪽 그림자같다 함인지

어쩐지 얼굴 한 번 볾만 못하다는 것이 아니랴

 

 

이발사의 해탈론  

 

사람 人이라는 것

다 이 정도의 파도 높이

내 손가락에 넘을 정도면

싹둑 잘라 人에 마주치며 돌아가게 하는  

더 넘는다고

사람 人이 길어지는 것도 아닌 것

살다 살다 희매해져도

人이라 추켜 세우고도 남는 것이 있듯                

人이라고 기댐이 꼬랑지까지 보며 닰살이더라도  

人이라는 여울이 다른 人으로 당겨 가더라도  

돌아서면 다  적막강산이다 반짝이는 섭리이나

정신은 빛나리이면 더욱 좋고  

다만 떠나는 날까지 한 터럭이라도 사람의

 

 

콜럼버스 중독증

 

저 호주란 나라의 원주민이

무엇을 먹든

무엇을 걸치든

어느 구석에서 나오든

하물며 마약을 하더라도

중독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멀쩡한 인간들이

아직도 콜럼버스 중독증을 못 깨고 있지 아니한가

 

 

청산첩첩 미타굴

 

청산 첩첩 손가락 빠니

오공만 좋아라 머리칼 날리네

무엇을 들은 인연일까

닿으면 나기 마련인 것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한 손가락 잘 내밀어라 4444가 질라

하긴 희멀거니 죽은 허물 벗겨 달라고 했으니

3333이 되겠구나

 

 

저 것이 나여야 하는 듯

 

거울은 찍히는 것인가

표현하는 것인가

바램이라면

거울도 찍히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어야

우리가 닦는 만큼

저만한 정화의 루트

저 것이 나여야 하는 듯

내가 떠날 수 있는 것

 

 

역상(逆狀) 6

 

분노

공포

살 스치우는 풀무더기 날같은

저 불가사리처럼 먹은 쇠바위조차 

떡먹은 바위가 될까하는

또 조각 나고 또  바람 들이고

그래도 강기슭에 있는 돌인 채로 박힌 먼 여정

그렇게 모여 모여 모래밭을 이루며

지구의 나이가 됨이 또한 어머니가 됨이 아니다

오히려 허공 중에 원자 알알이들이

바다가 부르는 동안 모래알로 옮겨 놓아

모래밭이라 부드럽게 세상을 안은

어머니의 모태로 내가 내 자신을 안음이 무엇인가 

 

 

불의 랩에는 꽈리 머리가 난다

 

나무가 나무를 붙여 진흥했다고 한다

그 것이 바람이 드는 것이라고 할 때

무엇이 정해놓고 일어남이든가

나무가 불의 한 순간을 담으면 머리가 난다

 

 

접붙이기

 

나무가 나무인 채로 떠날 수 있는 것이 접붙이기

영혼이 영혼인 채 접붙을 수 있음이 거울

어찌 벌집 한 칸으로 들어 갔다 싶은데

세상이 통채로 노는 것이 아니든가

오! 카멜레온의 피부처럼 드리웠다 졌다 하는구나

 

 

뜀뛰기와 하강이 만나는 고리엔 개울돌이 있다

 

나무란 일방적 성취의 진행됨이 아니라

역상적 성취의 형상이 공존하기도 할 것이다

어찌 되었건

강가에 돌이 구르듯 

나뭇가지마다에는 돌이 박히리라

목신(木神)이 강신(江神)이 되어보다 그러한지

강신이 목신이 되어보다 그러한지

 

 

정평

 

이 아득한 은하수

남쪽은 어데인가

북쪽을 여울지게한 채를 따라가라

호수에 돌이 가라 앉는다

돌 하나 가라 앉을 동안

빛이 제 마디 마디를 드러낸다 하나

횟수가 무슨 정평이든가

볼우물 다하는 날 떠나는 것이다

 

 

하나와 허나

 

(~하나)는 그대로 계속

허나는 속으로 한 번 묶은,

하나로 보니 아직도 그리움의 향

허나로 보니

지구만 쌓여 얼레살 찌고

꼬리 단 (~하나)로 보니

멀리 떠난 혜성님

꼬리 사라져도 별 하나

 

 

우이독경 소나귀 

 

로타리!

우리가 푸른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물레방아 물 담긴 칸 막은

이미 다른 곳에 넘어가 있다

하늘도 한 칸 틈새도 내 놓지 않는 것에

우린 그 영속에 끊임을 모르는

떠났다 다 돌고 왔다 해도 모를

우린 푸른 신호등을 건너는 동안

억수로 물을 얻어 맞는다

우이 독경에 나귀가 짐 지고 왔다!

음메!

음메!

엄마!

엄마!

 

 

진화

 

맑게 개인 날은 푸르다

누군가 바다의 푸르름은 멍이 들어서라고 했다

어쩜 지진보다 빠르게 움직는 쥐와 같이

개는 멍임을 먼저 알아 멍멍하는데

먼저 안다기보다 멍임을 열어 보이는 것이니

지킴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든가

 

 

미기(尾箕)

 

호랑이도 고민할 줄 안다고

이마에 큰주름을 그리고 살지만

도리어 미소짓는 반쪽 입주름이

온 얼굴로 둘러친 듯

이미 생갹으로

키를 까불릴 줄 알고

꼬리로 태엽밥 밀리던 것 

풀어 즐거움이 될 줄 알고

 

 

변명

 

고래가 바다로 돌아간 듯

고양이가 산으로 돌아간

헌데 뭔가 이상한

큰일냈네

램프가 엎질러졌구나

 

 

붕어에 붕어빵 난다

 

어린 아이들이 저들끼리

장난감 총으로 빵! 빵! 한다

저리 설쳐대어도

붕어에 붕어빵 난다

 

 

늙은이의 앙칼은 고양이처럼 도도한 것이다

 

까치는 까?라 질문해도

이빨이 없어도

유치한 질문을 하고

냐옹은 냐?라고 질문을 해도

이빨이 없어도

늙은이 다운 고함이라 하는구나

 

 

저 구름 속에 게가 있다

 

저 산을 뽑은 산구름 속에 게가 있다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 게처럼

그리고 지평선을 따라 포물선을 긋는다

허나 그 건 긋는 것이 아니라

변을 따르는 것이다

산이 물구나무선 것을 가리기 위한

 

 

꿈은 그 그림자대로 깨는 건 아니다

 

인생사

아무리 돌덩이 같고

깡졸같고

길길이 모서리 같아도

꿈은 그 그림자대로 깨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탁한 썩은 죽도

긴 시간 속에 투명하게 되듯

거칠은 콘크리트벽도

유리창으로 묽어지는 시간 사이로 진행됨을

우린 늘 그렇게 하늘호수를 낀다

 

 

태산을 안은 채 츹어지리니

 

음악이 종유석에 맺힌다 싶은 것에

점점 무거워져가는 설움같은 것

무언가 심원하다는 말에

떨어진 물기조차 여울지며 떠나지 못하는

만 년 동굴같은 것

꿈이 이어도

비오는 날이면 태산을 안은 

석순이 종유석은 바라본 꿈을 빨아들인 채

산봉오리에 너머 고이며 흩어지는

아! 그렇게 우리의 수정같은 눈에도 맺혔나보다

 

 

풀장

 

풀에 극락조가 있는가 하면

새에도 극락조가 있다

풀에 극락조는 자유를 얻었지만

새의 극락조는 전족을 당했다

우린 천당의 풀장을

확실히 잘못 알고 억지 쓰는 것이 아니든가?

 

 

노 얹어 놓은 물결 따라

 

열대 바다 위에 그리움도 많이 뭉크러져 있다 싶은 것에

그래도 어데서 그리 구석져 있었는지 씻기는 소리

그렇게 섬을 옮겨 놓았다 싶은 것이

혀가 오롯이 뭉쳐져 있다 싶은

그보다 더 깊이 들었다 싶은 나의 노래는

노 한 번 휘졌지 못한 밤 물결따라 가는구나

 

 

예스와 노 사이

 

별에 별로 이동한다

갤럭시에 갤럭시로 이동한다

그 것 스티커 붙이고 보니

섬과 섬

물결 사이로 가로 질러야 하는

노(NO)길 노(櫓) 길

그렇다고 예스가 놓치만 있었으랴

그 중에 웅덩이 뿔 난 놈

눈은 또 제 실방구리를 굴리는 듯

개구리가 뭍으로 기어나온다

입 참 많이도 컸지 

벌리고 보니 실 자락만 남은

떨어져 나간 연 살타귀는 어지간히도 많이 키웠지

그로 꿈 키워 간 놈만 잘도 당겨가네

 

 

내가 너무 커버렸나

 

난 매미 소리를 들으면

어릴 때 왜 오징어의 입이

새 부리처럼 단단한가에 쏠린 듯이 한다

그런데 다 커고 나니

산 속 개울가에 몸채 담군 

바위 속에 꼬록꼬록 하는 듯이 한다

내가 너무 커 버렸나?

 

 

닭이 먼저? 계란이 먼저?

 

바위 틈새 꼬록꼬록

다져야지 꼭꼭

방울방울 다짐이

얘들아! 밤새 다진 건 공이다

어쩌다 바람이 땀까지인 공과(空科) 

땀 꽤나 빼야겠군

 

 

왜 사느냐고

 

왜 사느냐고?

이 지구를 굴리지 못해 산다

어쩜 푸른 곰팡이처럼 본 것

구름이 거미줄처럼 친 것

筍은 늘 구슬보다 더 맑게 쓿을 수 있고            

구슬 눈 속에 다시 피는 것

메주밭

저 터갈라진 절경 사이에 보이는 것

 

 

길의 전경

 

저 삼나무 곧은 길이다 싶은 길에

잎새이다 싶은 가지에는 점점 붓손이 가는데

저 골짝길은 곡괭이 확실히 걸은 채로 자루만 빠진 듯

토착 씻기지 않은 생토길

길은 딴청으로 실린 듯 개울둑만 가는 

바람만 그림판이다 싶어 코만들이대다 가는 곳

사람 모이는 것에 참 열심이다 싶은 것

허나 우리들이라고 하기엔 들이 허전한 자루 빠진 것  

 

 

연속극

 

물은 심이 있어 좋다

그래서 만나는 것마다 하나같이,

그래서 한 방울은

천체의 미완성에 한 발짝도 나아간 바 없는 

긴 것은 강둑

거기다 허풍을 조금 보태면 모를까 

나무! 그 무적 부표(無的 浮標)에

방울 튄 둥불 열린 이야기

끊겨도 끊겨도 길게 붙인 이야기

저 북두 한 바가지 씩 붓는 이야기

 

 

섬부주

 

나무와 나무가 접붙으면 동섬부주

꽃과 꽃이 접붙으면 남섬부주

물과 물이 섞이면 북섬부주

존재하되  같은 사물임을

어떻게 현상화하는 것인가   

 

 

누가 땀을 낳는다 하는가

 

누가 땀을 낳는다 하는가

달걀

참으로 눈에 안 보이는 은하수인가

그긴 넘칠 듯하면 알을 낳는

저 달은 땀 한 방울도 밖으로 헛될 수 없는

행복하여라! 땀인 실속만은

 

 

밤이 별인 것은

 

임의 밤이 별인 것은

속은 희어도 겉만 검게 밤인 데 있다

굳이 그 것으로 밤이라 해

천하의 밤으로 내 한 톨 얼굴 조각인 것

수묵으로 드는 서예

차라리 베니어판 벗겨진 듯 섬유질이면

거칠고 탁하다 싶어도

인생만은 역동적이다 싶은 것에

허나 그보다 더 심묘하가 싶은 것에

더 처진 무게와 같이 감도는 생

임의 그림은 호평을 받아도

임의 인생은 이혼을 감수해야 하는

수묵 더 드는 것에

임의 임은 더욱 침묵으로 닫히고

임은 스스로 건졌다 싶으나 이미 너무 도망가 있는 것

누구든 같은 행위일 수 있어도

누구에겐 심덕인 것이요

누구에겐 원수와도 같을 지니

한생

누구에겐 지혜처럼 빛나며 살아간 것이요

누구에겐 고지식하다 사라지는 것

 

 

굳이 외로울 수 없는

 

임이시여!

멀이 떠나있음도

사진 한 장 바래짐의 먼 이별처럼 사라짐도

석양이 비친 듯 볼콰해짐도 있음이요

전등불 댄 듯 속이 비칠 듯이 함이요

한 편으로 흑백사진처럼 우중충하기도 할 것이니

멀리 있어도

물 하나 고임 없이 스며든

사막 모래 같이 퍼져도 끝이 없는

한 마음에서 동행하며 살아가지는 것이기도하듯

굳이 외롭다고는 마시길

 

 

습자지

 

습자지는 습지가 깊어

댄 손가락은 빠지지 않으나

영혼는 빠졌구나

 

 

물은 가르치지 않아도 습득함이 있다

 

물은 가르치지 않아도 습득함이 있음에

땅은 그림자를 알 수 없게 습득을 한다만

물은 반사체 놀음이라 하나

그 입체적 깊이만큼 전한 것이다

그 것이 무슨 재주였건

빛과 그림자는 물 한 방울에 담긴 굴림체 이기에

 

 

묵우(墨雨)

 

수묵 속에

담채의 꽃도 담기 힘들어서인가

어둠에 서서히

눈가에 묵비를 흘리며 살아는 감을 떨치지 못한 듯

차라리 화사한 깃일 냥이면 보지 못할 이별이든가

꿈의 치마에 옯긴 듯

붓한 점 허공을 찌르듯이 가는 날개

 

 

참 점잔은 양반

 

비애와 절망

벽!

이젠 눈 감았다 싶은 것에

겨우 어느 세월 간인 듯 한 마디는

지켜봤다 말

마치 사형수가 어떻게 죽어가더라는 자랑거리

참 섬뜩하게만 느껴지기만 하는

 

 

우롱

 

우롱차를 권하는 것이나

우롱차를 마시는 것이나

한생 코메디인 냥 살으라고

어쩜 그만한 연민도 없지

다만 시절이 내비치는 것

중국의 지나친 사형은 강도와 같다고 하니

우리의 지나친 자살은 사기와 같으니

 

 

바오밥 나무

 

가죽 물통 빵빵하게 채운 것 같기도

심장에서 피를 뿜어내듯 선혈의 꽃이 피기도    

저 것이 오아시스 한 물감

줄기세포 한 토막으로 다 뽑아낸 이야기

쭉 뻗은 몸매로 꽁지머리나 매고

우주선의 기관실이나 된다고 붙어줄까

 

 

바람 아니어도 재주가 그림자 눕히기 

 

낡은 것

글자대로라면야

ㄹ을 바로잡아 ㄱ으로

묵은 먹이 뜯어내고 바늘 내기

낚시가 낚씨인 것

왜 그림자는 있어야 하는가

그래도 낚시는 대끝에서 잡히는 것이라고

그로 눕히는 것으로

 

 

그믐이 되는 길

 

저 달을

거울이라고 화살로 쏘아 맞히고 보니 

저 달풍선 바람 빼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달로 돌아가

저 음식을 다 먹고 나면 믐이 되는 것

몸이라고 하기엔

한 점 찍어주어야 함인 듯

 

 

ㄱ은 눕혀도 ㄴ이듯

 

ㄱ은 눕혀도 ㄴ이듯

그 것 합하니

우어라 알을 하지 말고  

무어라 말을 하라고 ㅁ

ㄱ을 보고 하늘 구석까지 간 것

ㄴ을 보니 땅이였네

전동기 브러시 갈라진 사이로 두고

눈 게슴츠레 뜬 곳에 불빛이 스며드는

늘 돈 자리였건만  

밀었고 당겼고 그로 다 이루었구나

 

 

진창

 

바람이 불을 부채질 하나

바람 끝에 불을 매닮이요

촛불이 부채질 하니

연기가 반도체라고 스다듬는 것이

한 방울 될성싶으면

기억의 소자라고 흙똥까지 굴러도 보는 것  

강이 모래를 스다듬는 꼴이

훨씬 거울 반도체 다운 일이지

다만 홍채을 펴니

꽃가루를 받쳐 드는 것이라고

그렇게 온 우주가 부풀다 숨돌리는 사이로

눈에 눈이 마주쳐도

한 스텝씩 죽여가며 가까이 가까이 하는 것

온통 머리엔 벌과 나비가 일어나는 요람에

먼지 거두며 사는 본능들

 

 

시 3

 

時가 시대적인 것만으론

멀건 대낮에도 역겹도록 재탕이니

보아도 이러하니  

日 빼고 바로 言을 대체

참 말 많은 세상

보지도 못하는 것으로 

어찌 말만으로 어떻한단 말이든가

그래도 길기도 멀기도 한가보구나  

씨가 되어도 마디 마디 가기가 자치기라고

또 자 하나의 막대이긴 하건만  

둥그렇게는 왜 채우다가 가는지  

 

 

심장은 얼마만큼 큰 것인가

 

어쩜 모든 것은 생각보다 숨가쁜 듯

태초에 몰렸는지 모른다

수족관 산소 분출기 분사만큼이나

재바른 반복에  

한모금인 만큼의 적당성  

장어가 세월의 길이를 이야기하는 만큼

한 벨트 찬 용량의 되질할 량의 것

 

 

박쥐과

 

우산은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다

박쥐과이기 때문이다

마냥 어둠의 막을 깐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눈물 방울일 때

등허리가 늘어진다

빗방울 일 때

달리기 주자의 스타틑 선에서처럼

굼닐어 본다   

우산은 박쥐의 날개처럼 살이 돋보인다

떨어지게 무섭게 박쥐는 난다  

 

 

굴타리먹은

 

버린다는 것

망으로 날짐승을 기른다고 하나

어쩜 그 대지가 상쾌하고져 했는지 모를

아무리 틈새를 막아도

족제비는 굴타리먹고 드는 법

그 굴이 썩지 않았다고?

잠시 그대 마누라와의 싸움에

속 썩어 한눈 팔린 사이

순간 놓쳐 버리고 간 구멍    

 

 

산구름

 

한 토막 우산 일어난 비는 산구름비

빈 벤치에 나무 한 그루 심어

하늘 배 임신한 낙엽비 내려야겠다

물축이고 물 축이고

구름배인 것 우수수 떨어지니

일생 나무 한 비 하는

 

 

꽃 접붙이기

 

저 허공벽을 몰라 말코지도 모르는 것

박쥐만 우산을 펴고 휘영휘영 내려온다

세상에

나무 잎새보다

꽃잎은 한 모양만 따르게 할 것이 없으니

박쥐가 꽃으로 붙었을 때

무딘 쇠불이 단 듯이 꽃을 연마하는 것

이젠 알겠을

꽃이 밤이면 박쥐로 돌아감을  

 

 

달집

 

나길 달거리에서 난 것

가길 달집에나 들고 가야지

훨훨 타올라라

훨훨 타올라라

온 것도 없이 간 것도 없이

오는가 가는가 하는 사이 눈 뜨고

달은 그리 무한한 듯 피거니

그래도 재생을 위한

인간의 존귀함에 들어 맑거니

떠남 속에

사라짐 속에 맑은 기억이소서

 

 

逆狀 6

 

우산 자루가

실제 조물주의 손에 잡힌 것이지

손바닥이 감싸면 열매인 것

굳이 그 손을 놓을 때

꽃술인 채 떨어져 

옹곳송곳 솟는 것에 부닐다가   

우산 꼭지에서 붙은 정전기의의 땜질

그로 크고 크고 하던 것이 아니든가

그렇게 인간의 존귀함을 위한 의식

재활의 면육(面肉)

 

 

 

그 많은 글

낱말

잡듯  뒤지듯 하며 또 입었건만

이는 제대로 잡기나 하였던가   

이 자리는 어느 자리인가

정전기에 일어난 이이듯

이는 죽을 때도 정전기 소리가 난다

 

 

그래! 그렇게 가로수는 굵는다

 

가로수가 늘 지붕 뜯기며 꾸는 꿈

정자라는 꿈

마치 종류석은 뜯기고

석순만 자라는 듯

키 높이 집 축대인냥

길거랑엔

밤이면 자루 풍선이 일어난다

허리가 허한 듯 휘청하는 어젯밤 사랑

기진맥진 다 죽은 것

그래 그렇게 푸른 잎새는 남겨둔 듯     

가로수는 굵는다

 

 

굴통이

 

고목은 굴통을 주고도

아무리 거칠게 밀어 붙여도

깊음의 을음 소리를 들어 올림이요

위세가 당당한 나무같기도 하다만

새 떠난 빈집  

보이는 것은 굴통 밖에 안 보이는

울어도 울음같지 않는

삶의 광채나 미끈하게 덧붙이다 온 생같은 듯

엎어진 나무로구나           

 

 

순수 우리말이란 서예적(書藝的) 힘이 있다

 

예전에 5일장 난전에

자리 깔아놓고

손님 이름자에 팔자까지 봐 주며

여러가지 색깔의 그림을 그리던 분이 간혹 보였는데

어느 툼엔가

난 그 서예적 가치는 멀마나 되는 것일까

의문을 자주 가지게 되었는데

이 것이 요즘 다시 순수 우리말이라는 것을 보다보면

새삼 떠오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지 않다 보니

그 적절함의 최고 접합성을 두로 한 채

표현에만 가까우려 하는 무리도 비쳐 지는 것에도 사실이거와

무언가 새로운 것에의 도전만이 능사인 듯해

인간만의 자질이 아니라

문화적 자질을 퇴화 시켜가며 탈바꿈하지 않나 싶기도 하는,

곰곰히 생각해보면

우리말의 취용과 희박성 사이에

그 구류술사(九流術士)의 서예와 그림의 중간이지 않나 하는,

난 어차피 취용한다 해봐야

낱말의 뜻에 그림이나 그리기일 뿐이고

긴 운률적 근력같은 건 시도하기도 벅찬 과제인데

그래도 능숙하게 사용하는 자만이      

마치 도력이 높으신 분의 일획이

힘이 깃들었음을 알게하는 슬로우 비디오적 노출과 같이

감칠맛나게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결국 나야 그림의 정물적 상태에서의 확장이나

입체적,추상적 공간성의 활용도 된다고 보나 

우리말이란 시멘트처럼 강한 접착력으로 뜻을 응결 시키며 

한 획도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회화와 서예의 차이점만큼이나 드러내는 것이라 봐야 한다  

그 언어 구사 속의 내구성은

천년지기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 봐야하는데

마치 순간 표착의 사진을 다 옮겨 놓은 것보다

긴 세월에도 상하지 않는 표구의 재질로 붙들어 놓음과 같은 것이라 

그만큼 아교질도 풍부한 접착력이 있다는 것이리라

그런데 왜 이 것이 필요한 것인가

우린 순수한 내구성 좋은 근성이 필요함에서다  

시대는 조지오웰의 소설과 같은 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늘 갈증의 요소를 만들고

장시간 인내할 수 있는 요소는 없앤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육신에 약하다

그러니 재산 좀 가지면

불노장생에 귀가 번쩍 뜨이게 되어 있다

그 건 탐욕이 아니라 반증으로서 인간이 서러운 것이다

그리고 가진 자들만 그나마 발버둥도 쳐보는 것이 아닌가

벌써 음식도 한 번 먹으면 오래가도록 안 맞춘다

될 수 있으면 짧은 간격으로 갈증나게 하는

그러고 모든 선택권은 여유롭게 준다

이미 육신이 그러할진데

아무리 정의가 어떻고 모여도

잠시 갈증이나 풀어라 해도 다 떠나고 흩어지는 것이니

이 손아귀를 칭송하며 달아붙을 터

그 흐름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기능을 향상 시키는 무리도 생기니

이미 그런 자들이 능력주의를 치세운 곳에 다 올려져 있는 것이다  

갈증의 퍼센테지와

거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아지는냐로

추스릴 만큼 추스린 것에서 관대함마져 가진 것에서

어찌 미각 뿐이겠는가 시각 청각

골라 잡아 넘쳐나는 다각성이니

여러 모델의 오차 없음을 이리 저리 찾아다니며

그 긴밀성을 공개적으로 자부하며

모든 잣대가 평등과 자율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의심할 필요 없는 것으로

기능화의 유기성은 얼마나 달고 부드러우냐의 세습화로

이미 조지 오웰이 선포한 시대로 온 것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찰진 것이 좋은 바

우리의 내적 표현의 끈적함을 강하게 갖춘 낱말을 버려가며

사고의 탄력성을 상실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진화란

 

태초의 진화란

호수가 손톱을 키울 때의 일

여자여1

매니큐어 바를 때 다시금 생각해 보라

 

 

머리는 지구의 중심축

 

우리가 손을 마주 잡았을 때

먼저 호수손톱을 타고 올라간다

가다 보면 산의 혈도 만난다

그 길로 막다른 중심에 들면

지구 축이 고개를 들고

거기서 생각하니

대기라는 외피질도 함께 곁들임을 안다

닭이 알을 낳고

땅을 박박 긁어 대는 것은

새벽에 울어 대는 것은

또 낮에 가려 별지도가 가물가물하다는 것  

인간 또한 낯에 가려

온 별도 담겨 여울질 뿐 가물가물 있는 것

 

 

무덤

 

무덤이여!

덤이 없음을 말해 주마 

우리가 무덤을 어둠이라고 하나

태양이 무덤과인 것을

심장의 보조 키를 빌려

달은 별을 쏘았다

한낮 키가 돌아가는 반절을 소모하며

 

 

커피 잔의 귀로서야 장구맥을 다 잡았다 할 수 있으랴

 

커피 잔의 귀로서야 우리를 다 잡을 수 있으랴

많은 삶이 제 쫄가지를 모르고 설쳐대다

즙만 다 빨아 먹고 뱉은 듯

첼로 소리를 들으면

난 어느 서구의 고탑 아래 커피를 즐긴다

그러다 문뜩 스타카토가 지나갈 때

아득히 어울릴 수 없는 구석이었듯

장구를 떠올린다

이 맛 저 맛을 다 보았지만 다 거기만의 별미같이

심유한 그늘창을 내 놓은 커피 속에

오히려 땡글땡글 장구맥이 살아 있음이

양쪽 귀를 터는 법도 후에 

새로운 소리를 들이는 콧대가 있음에

얼굴 홍씨가 붉어져 있음의

아! 잠겨도 잠겨도 이태리식 응접 시트

나란 회의조차 줄잡음으로

애써 걸림돌이 될 필요 없는 것이 순리인 채

더욱 흐름으로서

변화만 기대되는 일방성이다 싶게 가다

뒷 꼭지가 안 빠졌으니

다 마음이 가 이루었다고 해도 간 바도 없는,   

다만 한 시대의 그릇 안에 깃들었을 뿐인

애써 외면하며 새로운 단장의 재촉에 불 붙은들

흐름의 구제성이란 윗 물결 뿐

다 내 허울일 것은 그 속에 잠긴 맛이니

맛보는 나를 떨구어 나인 맛

저 멀리 외졌다 싶어도

장구만 양방을 두드리며 귀만 살아 쫑긋하는구나

 

 

유교의 자폐성

 

유교가 스스로 자폐증을 앓는 것이

유교는 종교가 아니라는 식의 행태를 보인데 그 원인이 있다

요즘 유교를 보면

몸통은 안 보이고 다리만 보이는데

그도 꼭 무슨 양다리 같음만 보이는 데

종교란 종교(宗敎)일 뿐이요

조교(祖敎)로 끼어도 연대일 뿐이지 않는가

우리가 나아간다는 것

흐른다는 것

그 것이 마른 것이든 넘치는 것이든

그 것이 하나의 고랑 줄을 따라 가는 듯이 하지만

그러면 한 끝을 마주 쥔 고무줄 같은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나

실로 그런 형태는 불교와 그리스 로마 신화 밖에는 없다

즉 불교는 인간과 무형적인 이면과 함께 진행하는 법칙을 갖고 있고  

로마 신화는 인간과 매우 같은 유형적인 일체감을 드러내는데

이 둘은 완전성과 유기성을  떠나서 신의 세계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모든 것도

부절성(不絶性)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단면으로 취급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단절성의 팽창과 복사성에 나타는 것에서

더 여실히 드러내 주는 대목이기에 과학을 반긴다는 것이다

그러니 주검의 세계가 입을 크게 벌리는 듯 해도 똥구멍일 수 있고

생은 태어나자 마자 단절성이어도 입만 크게 벌린 것이 된다는 것이다     

 

 

바오밥 나무 2

 

바오밥 나무가

할말이 너무 많아

고함도 많아

테너 가수의 배통 하나 쯤은 기본

아프리카는 말한다

흘릴 눈물조차 메마르고

말할 기운조차 없는 곳에

아직 바오밥나무 밥끼로 외치는 것이라고

한 오페라 무대

열광받으며 사라지는 테너의 칸 막 사이로

바오밥 배 불뚝이가 유령처럼 지나갔다

 

 

조화의 대칭

 

우리가 팝의 단순한 템포를 좋아합도

삶의 심장이 멎을 것같은 언바란스가 많기에

양약으로 삼을만 한 것이니

그 더운 열대에

부드러운 음악만이라는 것은

도리어 병을 불러 일으킬 것이요

저 티벳의 고산에 희박한 공기를 두고

팝이 튀듯이 산다는 것도 조화의 상실이 될 것이니

사람 많고 봉화 많은 살기 좋은 곳은

우렁찬 목소리가 가일층 매력적인 것이요  

저 시베리아의 설원에 공간적 가미가 없다면

어찌 살가운 포근함이 자리하겠는가

 

 

고성능 밧데리

 

심장은 매미가 다하면 멈추는 것과 같다

침묵 속으로도 쓰름매미의 박자가 일 듯

그 전극에서 깎아내라고 밀어주듯이

매미는 조물주의 실패작같아 보이나 

좀 더 심도가 있는 어둠의 예비용이기에 충분한

+란 무엇인가

종족 번식을 위한 -를 기다림 아닌가

플러스가 마이너스를 만남에 단애에 머물러

고치 하나를 다 짜고 넘을 때

우린 플러스 전기의 길이를 알겠을

그 충기됨을 심장의 불로 빼내 감이

그 실을 다 풀음이 빛의 빛깔

그들의 동기 유발은 그들의 결과물인 냥 맺게 하고

그 사이 달리 잦은 실린더는 멀리도 왔는 듯

이 우주의 높기만한 옥타브의 힘을

그 역량을 기본으로 한다면야  역발산 기개세이지만

그 것 잘못 쓰이면 골치 아프니

땅에 묻어두어 쓸 냥으로   

그냥 전지발에나 쓸 냥으로 

이 태양이 없는 곳에 전지발 없는 것

소리진동으로서 전지가 되어라고

선을 토막 내듯 던지는 전극

쓰름매미 박자로 스다듬기

추스름도 아니요

내리스름도 아이요

평스름으로 심장의 박동을 맞춘 역도성

훨씬 신의 저의에 살은

이 오징어갈같은 물렁물렁한 대기 

매미가 새부리같지 않으면 무엇으로 먹으랴  

 

 

바하

 

음악은 음악으로서의 평균률보다

마음의 평균률을 잡은 음악이 위대한 것이다

바하는 그래서 위대하다

조화로서의 평균률이란 없는 것이다

평균률로서 이탈 되지 않음으로서

상실이나 좌절감에 들지 않게 하는 것이지

조화로서 끌어들인다고

그 선상적 하나를 이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순박함에 승복하고 말았다

 

난 능소화 빛깔의 벽돌을 좋아했다

그 건 연하고 밝아서였는데

애닮은 사연임는 알면서도

긴 줄기임은 알아채지 못했다

참으로 실화와는 먼 듯이 왔구나 싶은 것에  

그런데 자꾸 넝쿨은 간다 자꾸 간다

걸리는 장애물마다에 그림자 굽히듯 성큼성큼 간다

벽돌집인 냥 가는 것이 아니고

왜 전설인가를 기어코 고개 보일 냥으로

나 결국 부딪치다 부딪치다 그 순박함에 승복하고 말있다

 

 

역사의 심도  

 

언젠가 인간의 두뇌를 두고

남녀 간에 다른 논리적 기능을 논한 적이 있는데

그 것이 반영되는데 있어 어떤  범주를 취하느냐에

보툥 역사적으로 볼 때

철학자나 논리학성을 볼 때

여자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시대의 조류가 외양에 치우치다 보니

음악은 거의 남자가 작곡을 섬세하게 하고  

여자들은 요목조목  따지는 걸로

논리적 자질성이라고 말 늘리길 좋아하게 하니

니이체의 말처럼

다리 짜리 몽땅하고 엉덩이 둥글둥글하고

가슴 둥글둥글한 그대 이름이 여자라고 

차라리 구르면 콩고물 야물지게도 챙기는 것이지  

예리한 직감이 라 해서

철학적 논리의 집요함과는 다른 것을     

하룻밤 감성적으로 실수하기 쉬운 남성이 나은 것이냐

아침에 아닌 줄 알면서도

바가지 잘 긁는 여자 쪽이 나은 것이냐 라는,

이 것은 결국 어느 쪽이 죽어주면 나으냐의 요지에 모인 꼴을 보았으니  

그 대답은 간단했다

둘 다 죽어라

죽지 못하면 사는 것이고

 

 

미인

 

바오밥 나무의 꽃을 보면 그 신선감에 사뭇 놀란다

왜 아프리카 여인이 뚱뚱해야 미인인지 알 것같은

그 건 단순한 부티가 아니라

생명력의 해득(解得)에서 나오기 때문이리라

 

 

만류인력의 춤

 

인간은 포용할 줄 아는 자만이

긴 현을 안고 사라짐을 안다

그리고  거미줄에 이슬이 눈부셔가며 사는

감성을 낳았음을 안다

이 건 정제된 민감성이 빚은 이야기가 아니라

만류인력에

왠 비닐 봉지가 날려

하늘거리며 내려옴의 이야기이다

 

 

실용성의 이해

 

언어의 생명감은 실용에서 나온 어원일 것이다

질경이도

발바닥에 다 문질러져 남아나지 않는 풀들의 세계에서도

비에 젖은 땅인 채 질겅질겅 씹힌 듯이

그 경지를 지나옴에 질경이라고 하는 것

우리 어릴 때는 뼈가 짜구가 난듯이

곰탕거리 뼈마디는 키운 듯하다고 뼛짜구라 하였듯이

민들레는 민들민들한 길에도 여지없이 볼 수 있음에

민들래라고 함이듯

이렇듯 언어가 대변하는 이해의 깊이만큼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다면

삶은 한층 인간애가 넘치지 않겠는가 하는 것으로

생활적으로

실용적으로 진취됐으면 하는 바램인 것이지만

좀 더 큰 틀의 치국적 실용성을 갖추고져 한 유교적 노력이

치국적 이상형으로 종교도 대체해 본 것보다 높이 쌀만함에도

동병상련조차 안 되는 배면(背面)만 깊어지는 것으로

다만 프로이드가 이야기했듯

모두가 일인 통치적 개념에 통일되어 있다는 것이나

임금이 다르다는 것이니

 

 

줏대

 

지주 위에 원반 ㅜ

원반 위에 가부좌 ㅈ

ㅜ 대신 사람이 받쳐도 줏대

자전거 타고 굴려도 굴려도 중

다 중심 되는 이야기

 

 

수염

 

화살이 날아간다

곧게 가는 것같아도

병풍길처럼 구불구불

수염이 난다

그 사이로 손으로 스다듬은

그림들이 일어난다

수염을 자른다

그 것은 바로 위가 턱이였으니

 

 

까막까치의 밭

 

태양 속에 숨는 것들이 까막까치이니

다 타서 없어진 소리 같아도 깍! 일어날 듯이

재가 되어 있는 것

부활의 의미이다

土形土物이 멈추게 하며

보게도 잡게도 한 이 사물이지만

그래도 불의 뜨거움은

잠재된 오행 중에 남은 행차

냉골에 시원히 담구어야 그나마 별미여!

배를 쩍 가르면 까막까치 밭의 수박

    

 

달편

 

갈대 숲 사이로 달길은 흐르고

굳이 수염은 없어도 된다고 했다

달 하나 깨면 된다고 했다

그래도 깃이 뽀송뽀송 날 것이지만

달은 ㄱ의 모퉁에 걸려

더 이상 날개가 아닌 닭이란다

이상할 것도 없지

달은 수염이 나는 것이 아니라 벼슬이 난다

태양 폭을 자르는

 

 

신앙의 본질은 유교적 미완성과 맞물리는 데 있다

 

본래 신앙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절대성과 인간 사이에

절대성으로 바로 소통하는 것과

간접적으로 접근하는 법이 있는데

신앙이라는 것이 절대성을 위하여 기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바랄 것 없는 자를 위하는 게 아니라

자기 길만 잘 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니  

즉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냐 이니

큰 도에 욕심 내는 자는 그 노력대로 찾아 먹으면 되는 것이고

사소하게 욕심 내는 자는 작게 찾아 먹겠다는데

사리사욕도 큰 것에 보면 겸양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인데

다만 이 절대성이라는 것이 개인마다 나타나니

그 편차에 대한 이해적 차원으로 산다고 할지라도

이 다단계적 소용돌이에 결집 되는 무언가가 필요한  

그 중간적 매개체는 어떻게든 두어야 하는 설득이 필요한 것이었다  

여기에다 그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절대성은 제물이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제물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어느 정도 불완전한 면모든가

아니면 그 상실성에 대한 보상적 차원의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유교는 조상이라는 의미의 계단을 두게 되고

크리스토교는 자식이라는 의미의 계단을 두게 되었는 데

이  두 가지가 근본적으로

이 불완전성을 완성도 있게 하여 보자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니 조상이나 부모도 너희들을 위하여 희생했으니

그 완성도가 너희들의 완성도 이니

그만한 보상을 해 주어라는 것이고

신의 자식도 그만큼 희생적이었으니 보상을 해 주라는 것이다

다만 예나 지금이나 절대성은 늘 그 자리이지 않았나 이다

결국 숙제는

신의 자식과 인간의 성숙도와는 어떻게 서로 존중될 수 있느냐일 것이다

 

 

과히 명산

 

우리나라의 高德僧은 부처通이기보다 山通이 많다고 한다

그 중에도 세계를 휘두러니

과히 우리나라의 산세가 좋은 편인데

일본은 부소산 하나에 결집 되지만

우리나라는 명산이 많아 다 우두머리라고 한단다

이 말은 어느 정도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산세가 얼마나 좋으냐 하면

그래도 방구 꽤나 뀌는 조상이라고 말뚝 박을 산을 밝혀서 그런지

그 후손들은 신의 자식과 같고

그 늙은 보필들은 인간 성숙도의 최고라고 자부하지 않는가

종교?

그 것도 다  왕권에 맞춰진 부조리라고 했으니

그 것 닮은꼴 만들기는 찰떡 궁합이 되고도 남으리니

 

 

대중

 

과연 대중이란 무어일까

내가 대중의 힘을 느낀 건

조중동에 태어나

조중동에 죽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신문 억지로 보라고 협박했나?

세상이 바뀐 듯 해도

공통분모상으로 이중성을 보이는 것은

하늘도 혀를 내두른다

이 건 말이 좋아 화함의 차원이지

무능과 무지와 나태와 쾌락의 결정판이다

한 쪽의 의지를 알면 다른 의지를 아는데

누가 길지도 못할 힘에 성실성을 담보하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