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미완)

7 호선 1

narrae 2013. 2. 25. 07:26

 

 

7 호선 약찬

 

음악처럼 베토벤의 교향곡 7 번처럼 용틀 때

우리 용기를 보기도 비애를 보기하며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쓸쓸하더라고 용기있게

스스로 비장을 지닌 채

그래도 우리는 산수를 장암처럼 굳건히 한 채

돌대가리 석상과 같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더라고 낙망할 이유없이

꼬리는 서해에 담구어도 기제요

아니 담구어도 기제라

그 붓꼬리로야 글로벌로 한 번 용트림할 때 써 먹는 것이고

그져 세월을 낚는 듯이 신선이 따로 있나

도봉이 치나쳐 돌대가리라는데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척척 그래도 장단 잘 맞아

변덕많은 요사에 도리어 돌대가리여서 다행이지 한

한 세대만 넘어가도 깜쪽같은 끝까지 자존심어야 할 것마져

어데 애들이야 눈에 띄는 것 남 하는 것 다 가져야 하고

젠장 도리란 것이 무엇인지

제 발등에 불  끄기 바쁜데 무슨 불생불멸이더란 것인가

다 신이 관용하고 자비하는 것이지 인간이 바라 봐 주어 변덕이랴

폼은 나야 맛인 것에 누가 우리 젊은 날의 자가 휘지 않는 것으로야

바로 보일 것도 없고 보면

인간이여!

그냥 우리의 포도청같은 섭생이나 예술로 승화하고 말지

먹로인지 묵골인지 벼룻골인가 하고 마음의 붓이나 묻히고 보면

먹고 먹어 먹골이요 묵골이 채색화로 비우기나 하고 붉고 말지 뭘

그냥 물이 떨어지는 산수요

말들이 뛰어 노는 들린 풍경일 뿐이니

노원이 초원을 깐 듯이 깐 곳에는 중간에 계곡이요 아래도 계곡이라

부펑 아레 꼬리를 적시지 않아도 마음이 한가하니

묵골에서 태능에서 언덕배기인 듯 공능에서 구비진 듯

한 생 지나도 운율로 능이나 넘길 듯이 그렇게 묵 붓이 지나나 봅니다

세상에 최고 높으신 도가 어르신 묵자?

묵자!님 다 먹으로 묵으로로 들어도 먹으면 눈도 맑아지는 것을 보고

굶은 자 눈이 빤히 뜨이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묵화가 채색화로 피지요

밤과 낮 사이

화선지 하나 피우는 사이 그 두께 사이로

그 필름 하나일 뿐인 것에 우린 이 우주를 다 피우고도 미미한 존재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화선지 한 필름의 존재로 생각하는 것의 아침이 재봉 바늘과 같은 사이로

실이 묵화 속의 채색을 끌어 올리는 오! 사물이 묵화의 북실에서 글이 되어

만사 피어남의 웃실이여!

만물은 천 자락에 박힌 듯이 일어나는구나

먹이 사나

먹어 사나

묵이 사나

묵어 사나

이어도 파랑도요

늘 파랑 이어도

먹에 파랑이 번지면

먹에도 연꽃이 핀다

먹으면 먹이요

뱉어도 먹인 것이나

소하하면 채식이듯

뱉어도 그림자의 묵이 들키리니

소릿글로서 품위를 물그린다면야

사가정도 싸가지

소리에만 붙으면 말의 가벼움일까

뜻을 매달아 四嘉亭

그로 상봉하고 비빔밥되면

다 중화에 묵자고 하니  

언어도 묵자인 것이 잘 소화해야 채색화인 것

그래야 면목이 서고

중화도 된 것같고

먹자 골목이 묵자 골목이어도

한 잔에 거나히 얼굴에 꽃이 피어도 그럴

굳이 부평으로 잘 먹고 있다고 꼬리에 굴포가 아니라

그런 것이여!

그냥 묵자골 뱃속 연동이면 그로 족하다할 것이라

 

밀운불우(密雲不雨)라

 이야기들아 

강남 귀청 떨어지겠다 

압구정엔 기러기 아빠의 정자

서럽게 하지 마라

뚝! 

뚝이면 눈물이 뚝뚝 

군자의 서당에 애들의 놀이터이지 않는가 

밀운불우라 

삼짓돈 다 유학비로 올라가진 다 올라가 가물다는데 

영! 

눈물이 아니어서 뚝뚝 떨어지지 않는 것인가 

뚝뚝 떨어지지 않아 뚝! 이 아닌가 

비 좀 내려라 비 좀 맞자 

손자 손녀 얼굴 보기 힘들고 

애비 애미 쳘야 일을 해도 유학은 보내고 봐야지 

쌈짓돈도 가믐에 

쌈지 될만한 글도 없네 

밀운불우라 

뚝!은 사이가 아닙니다 

뚝은 거리가 아닙니다 

뚝뚝뚝 눈물과 같을 때 

그 격조함 사이를 떨구는 것입니다

뚝섬에 가면 뚝!뚝!뚝! 노크를 하는, 

밀운불우에 노크하는 외침을 봅니다 

날씨보다 독한 인간씨

인간씨가 날씨를 탓한다?

날씨가 얼마나 가물었다고

사막같다도 도인 하나  안 나올 자들이 씨탓이라...

생은 참 묘한 회전

인문계가 밀운불우와 같으니 있으나 마나한다고 하니 

그 것으로 비가 되는가 하니 

무엇이든 한 쪽으로만 치우치면 철학성의 상실

그래요 인문계열 이과계열 따져 무얼 하리요

이를 넘어 신문계면 하늘을 걷는 말바닥인데

구름바닥은 안개 발로 고양이 발바닥이든 새벽에 흔적이나 비추다 가는 씨종자여!

그리어 그래서 밀운더러 차라리 못 내려올 판이면 神文係나 되라?

그냥 말짱하게 맑게만 돌아가시네

오! 저런 팔자야 하늘이 내려준 보배

神文係엔 人文係는 씨종자는 되는감?

그냥 반종 정도로 만족하라 인문계야

그래도 천하이지 않는가

학이 소나무 쟁반에 앉아 느긋할 지면

소 등이 소낙비 맞은 소족인 듯이 털끝 하나도 받쳐들

강남의 귓청에 학의 울음 소리보다 갈매기의 울음소리 시끄럽다

갈매기가 정자에 유유한데

달 밤엔 기러기가 가로질러간다

아름다운 기억의 난자을 들이키듯 나간다 

화창함과 신선함을 마냥 아쉬운 듯 창공만 외치며 지나간다

그래도 이렇게 지나쳐 오신  스님네들도 많을 터  

고지식해서 神文係되면 극락에서 내려오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왜 이 사바세계에 내려와 인문 취급도 못 받고 사느니 

차라리 성스러운 神文係로 밀운에서 맑아버려라고 하는데

비 아닐 바면 차라리 맑아버리라고 하는 것인데

그러니 군자 환승 정도 되어서 군자 정도의 명예받이는 되어   

그래도 중곡에서 나오는 군자가 짜라스트라라 해도 쓸만한 모양은 되어야 겠지요

 

뚝! 섬 하나의 침묵

담인 듯 아닌 듯 맑은 강빛을 지난다

天江에 풀린 듯

늘 청담은 수도자의 법명과 같이 기키는 지조

강남엔 귀마져 청아하다

소나무가 생목이 끼듯 피는 것에

눈썹이 하얀 학의 날개를 편다

논현이라 제어장치에서

터미널은 터미네이터

신경 연결되었지

반도의 호랑이 사지가 움직인다  

내방이라

이화에 어사화가 물결이 일렁여도

남에 성을 쌓고

숭실함이 크니 상도라  

장승은 허한 웃음이라

구석 아무리 먹칠을 해봐야 먹롱에서야 블랙홀이 화이트홀처럼 피지만

건데기 건져봐야 헛개비처럼 웃는다

인생 건져봐야 바람에 구우일모

 이거야 원! 장승배기여! 헛바람 든 듯 웃음이라

신 대방이라고 풍선이 커지는데

신풍(新豊)이라 하니 도림이 토종살이라

신토불이처럼 키우는 바라

부평에 부천으로 올라 신풍으로 살고보니

까치울이 스핑크스 관문있는지 온수로 잠핑을 해서는

등용문이 천왕이라

보라매 마후라 달고 신세대에 착륙을 하니 신대방이라

천하는 넓고 갈 길을 바쁘다고 하니

장승은 실없이 웃고 늙은이 리어카처럼 지나면

남구로는 병원마다에 노인 요양으로 따뜻한 남쪽  

대림에는 바람을 당겨 쌓여 가산이 토성의 별과 같은  

토네이도처럼 디지털을 돌리듯이

존 더 중량 깊게 모인 거울인가

철산으로 비치는 것에 광명이 거울처럼 밝게 비춘다  

철산이 금륜처럼 돌아 선 듯이

여러분 천왕성은 아직 따뜻하답니다

온수가 나오는 길을 따라 해왕성이라

오작교인 줄 알고 까치가 울고 간다

무슨 복을 역동적으로 주려고 부천이 트랙으로 돌 듯이 하면

온 산이 아지랑이라 춘의가 절로난다

중동에 기다리는 물고기의 회귀같이  

부천이 귓청으로 말아 올리면 상동으로 알아 듣는다

삼산의 운동장으로 부천의 운동장을 갑문으로 올리듯

굴포에 배를 배면 그 때서야 온 대양이 부가 평평하리로다    

 

 

7 호선 1

 

잠재
어찌 돌다가
눈물 일 때 인간적으로 보이지만
도심에 살아도 다
산과 들짐승으로 우는 자다
그리해서 장목의 숲을 그리워하고
산을 아쉬워하고
일상의 순리적 코스와 이지보다
맹목적으로 건드리는
소리없는 토끼보다 더 컸을
들징승으로 우는 자다
이 도시에서
소나무 진같은 맛에
껍질처럼 터 갈라지는 포효
학이 된다는 것
그대 소원이 오르는 것
소백 태백 양판지를 찢어
학이 목을 터 갈랐다
이 치열함에도
극구 말도 아니요
행위도 아니요
봄날의
그리 따뜻한 대접에도
찢어질 듯이
찢어질 듯이
눈은 그리 다 녹았구려

 

 

부평구청

 

평등으로서의 부란 것도

심저엔 고른 적적심의 잠재와 같다

인류 사에 이 것만 잘 지켜졌으면  태평성대다

어느 나라든 이러 하면

구획 하나 달라고 신청이 폭박적일 것이다  

다 그렇지 않음에 폭탄의 무게로 귀결된다

 

 

주변(酒變)머리를 살피면 서글프다

인류라는 글로벌로 밀려오는 것엔
아 달도 담기니
주취보다 더 달래어 간다
죽음의 문턱을 높여 놓은
그래 그래도 부초에
가라않은 인생이라 하자
그래 그래서 주태백은
못내 겨워 빠지고
못내 겨워 빠지고
무엇이 한 근 더 나가
아직 저 물 아래 있을꼬
고백
꽃도 저려 흩어진 남큼
눈도 냉정히 가슴을 터갈라 간다
눈의 기억 속엔
꽃으로 뒤집어도
그대가 오려다 말은 기억밖에 없다
이 빙산을 돌다
땅과 하늘이 맞닿은 길에
은연중에 냉정해 지고
절제된 바탕이고
그리 쉽게 자국이 꿈처럼 보여 왔는데도
꽃만 저려 가다
꽃만 저려가다
땅의 흡수되는 기억으로만 남아
따습지도 않은 가슴을 건너오는 길을
그대여! 진정 알으오리까
명필
글마다에 발이 숨겨지듯 말아 감에
글마다에 구름만 감고 올라가네
의식의 끝이 지상에 돌부리초차 걸릴까
그리 치닫아 갔더이까
애초 천주(天柱)의 붕대처럼 감아 오르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했을 터인데
아예 발부리도 없이 잘도 살아 넘어갔네 그려
그래도 뿌리라
아지랑이가 오르고
안개가 오르고
다 삼켜 맑고나
고요
파도에 길인 것을
파도에 사랑인 것을
호수가 타이를 매 점잔타
곱기도 하고
창백하기도 하고
그늘같기도 한
달의 유심아
사랑도 잊은 듯 저물었구나
그대여!
이제 평정을 알겠구나
사방이 내 안의 보석
나 죽어 입관(入官)시엔
한 신사로서의 마지막이
이렇게 빠졌다 하여 주게나

 

 

굴포천

허리를 굽혀라

여기서 부터는 부평이니

독불의 부는 없다

독에 젓갈이 굽 듯

인산이 넘쳐 나는 피로감으로도

파김치되더라도

함께 이겨온 요소를 갖춘 길이는

소금물 간간하게 굽어 들라 

풀만 빳빳이 부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 바다의 평등에 굴복하라 

땀내의 저변이었음을

헌신이었음을  

 
우유가 되기 위해서는
목장의  사일로는 짚의 효소로 이룬다

이 것이 소금 개울의 이치라
인류가 태초부터 깔고 앉았던
띠풀을 뭉쳐 나온다
기억하기가 그리 혼돈이였다 마라
빨간 지붕에
화창한 말씀을 쪼이던
식지 않고 부품이
젖앓이처럼 앓아 부푼
하얗게
하얗게
목책이 어슬프도록 밝고나
노을 풀
일생이 짧은 순간임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게 있지
잠깐 드리우는 노을
진하다 싶은 홍채를 풀어
이 맑은 하늘에도
물도 더 청정수가 있듯이
한 겹 더 거두어 익은 하늘의 목장처럼
애들 볼이
인간의 속성이 닿지 않아도
늘 발그스레 풍어 왔으니
이중상
거울 판 같은 그림 속의 배에도
나보다 멀미의 물결이겠지
어쩌다 내가 그림의 쌍꺼풀에 들었는지도
난 일절 고요하고
현기증 나도록 밝고
공기 휘어 오르는 봉오리의
이중 판도의 속 터져 나가는 전야
이리 긴 한 생애인데도
그림엔 멀미가 있겟지

 

 

 

삼산 체육관

삼산도 이두박근인 듯 

고굉 박근인 듯

무엇이든 

그 먹은 대로 내놓기 마련인 것 

씨알을 뱉어 쭉정이일 바에는 

지푸하기라도 잘 먹은 인생이려무나 

씨알 잘 차면 머리 좋은 법이요 

지푸라기 잘 먹으면 근육이 좋아지는 법이니 

그렇다고 너무 이미 꾼 새끼는 머깆 못하듯 

짐승고기도 너무 새끼를 좋아하지 마라   


 

통문은 어데든 잠복해 있는 것이다
해변에 살까나
강변에 살까나
온종일 이야기가
모래밭에 드러누움과 같구나
포응되어 흡수된
빠진 길 모를 통문
내 그리 밟아 감에 소리가 있어
무한 흡수의 사랑임을 알겠네
인생이 되었음을 알겠네
돗자리 돛 자리
나도 반달에 기대어
돛 하나 올려놓고 산다고 돛 자리요
호수도 돛 자리
참으로 인생 한 음정 깔았다고 돗자리라
호수는 아예 하늘을 깔아 놓고
무슨 장사 속으로
숨 한 번 제대로 안 쉬고
철통 같이 지켜 선 듯이 사네

구비
창자 구곡양장임은
고마움을 알기 위함이요
그 고마움을 알아야
우리의 생각도 있기 마련이다
길이 굽음은
삼각산을 내려오는 미덕이요
알알이 돌멩이 일어나는 이치에
하늘도 생각이 있기 마련임이라
생동감
나이를 먹으니
애들보다 더하구나
왠지 자연과의 감촉
생의 실감이
전설의 물인 냥 스치며 산다
이 일체감
이 실체감을 예고하기 위해
그리도 동화는 읊어 왔나보다
마이너스 게임
시체 위에 아이템을 얻고
주검 위에 돈을 갖고
상대를 죽여 내가 득이 되고
걸림이 없어야 내가 나아가는
인생이 무모한 중에
억지의 소용돌이
내가 죽어 둘을 잃고
상대가 죽어 하나를 잃는
그냥 탈없이 빠져 나오면 제로인
그 허무라도
이 맑은 가치의 하늘을 열었을 터인데

 

 

상동

인생은 상동이다 

나르시즘적 상도이다 

이미 부모 잘 만난 것에서 부터 

기고만장이요 기죽인다  

 

나르키시스
그대여!
왜 인생을 취한 듯이 살까
이게 다 가는 빛과 오는 빛이 부딫혀
산란해서 그럴 수 밖에
가서 찾을까 하나
돌아 서 있는 그림자요
내가 내게 부딫힌가 하니
다 한 뚜껑 아래라
어두운 숨을 바리 바리 기어나오는
밤의 신의 주통(酒桶)이듯
우리는 상기되어 나오고
이 만남에
양 선산을 꼬아 오른 쉴 새 없음이니
호수와 달
동쪽 끝에서 봐 왔고
서쪽 끝에서도 보아 왔다
설령 그것이 우리의 만남이었고
헤어질 개재가 없다고 볼지언정
이 자리로 돌아와 누움일세
이 자리로 돌아와 무덤일세
그대가 찾아 왔듯 지나가 보는
저 구름 맺힌 말이겠구나
허공 넓은 눈빛이겠구나 

 

부천이란 것이

부란 흘러 받은 듯

흘러 보내는 것이다

받은 것은 겸허에 있고

준 것은 겸손에 있었음을 알면

이 생의 복이 이생으만 다한다 하리

이는 돋고 보야야 함의 강조

아! 이미 부한 데

어이 거듭 부함을 물을 수 있으리

 

상동 위에는 로켙풍이 흐른다지만

이 또한 인류의 보호막 

빛이 알이되기 위함이듯  

고속도로도 궁극엔 밀고 밀림이 아니라 

에워싸는 섬유질인  
고속도로 녹이는 길을
우리는 진한 캡술 길을 달린다
아직도 닿지 않는 과정인 냥
에어컨은 신선도를 유지하며
뇨(尿)화학(化學)의
인체 해부도를 낀 학생 수면 안으로 달린다
아! 저 철쭉이 붉기도 전에
초봄부터 더위는 안달인가
아가씨 빵조각 채운 후의
화장 바루는 입술 위로 붉어져 가네
호안(湖眼)
세상 어지러워도
너로 뒤집힐 게 없음이
뿌리가 엉켜도 멀미는 아니었다
내 우주의 운석일 때
떠 있을 물방울일 때
사방을 몰랐고
향일점도 몰랐다
그래서 이리 땅이 준만큼의 평균율엔
가지도 팔방이요
뿌리도 편한 대로라
우리가 온길 이보다 험한 길임에
좌충우돌 뻗대는 소소함엔
먼지와 연기를 일으켜
지구 속에서도
버려지지 않은 곡선엔
투명성과 무적(無的) 존재로 적셨다
그리움을 쫓는 변명처럼 재연되며 살아가는 것
나의 시(詩)
나무인 냥 영양 주사 놓으면
기둥이듯
어느 새 가지를 뻗어 감을 보고
가지를 잘라 심어보면
접붙은 듯 잘도 크고
이래저래 나의 시여!
이리도 숲을 이루어 산만 같이 보누나
운집하여 물결 같아 보이다가도
들어서면 기둥 같은
한 마디라도 기억에 없어도
겨울엔 볕 잘 들게 하고 얽고
햇살 따가울 땐 잎새가 느껴지는
그런 시가 되게 하소서

유창(幽窓)
비가 오고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개고
그대 마음의 눈물에도
지나고 나면 비가(悲歌)가 되지 않는다
어쩜 이것이 하늘을 바로 알고 사는 이치
석별과 한 맺힘의
저변을 고아감이
씁쓸 달착한 고상(高尙)
깊다하나 하늘 깊이를 다왔다 하겠으랴
연옥(煉獄)이
빛과 그림자 사이의 낭만이로세
그늘
채색을 먹이지 않아도
밀집 모자는 시원한 바람을 안고 씌워진다
우리의 대화 늘 돋보이지 않아도
할머니 삼베 저고리에
반질 반질 닦여 건네졌듯
사과의 지혜
봄 여름 내내
내 밀짚모자
그리 달아 붙여 산이요
풀어내면 용(龍)
용이 DNA에 든다
용이 DNA에 든다
예로부터 용의 밑바탕을 알아 봤지
식곤(食困)
영혼은 물맑이로 몸을 만들어
쑥 나왔다 쑥 드는데
우리의 마음은
풀어도 풀어도
쌀뜨물처럼 벽의 혼몽
허나 만물의 고집스러움과 장애에
이 바탕의 차로 살펴봄이 옳지 않는가
이미 서로의 의상이
윗물길과 아래물길이 다르듯이 입었다
바람 탓
우린 그 어떤 거창함보다
바람에 놓친 순간들이 중요했는지
우리의 목숨도 어리석도록 사소함에 있다
큰 포부보다
바람의 탓이 큰
바람에 올려놓지도
대담(對談)도 아닌
무덤처럼 죽자고 산을 헤아리고
등허리에 털도 안 나는 인간들 앞에
능선에 풀이나고
그렇듯
바람이 스다듬고 스다듬은
그 잠만 같아도 차라리 나을 일이지
능동성과 수동성
의식의 발달에
가장 능동적인 것이 수동적인 것
가장 수동적인 것이 능동적이라는 것을
가려내야 한다
가장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행하느냐에
매우 능동성을 부여하지만
어쩌면 가장 거부감 없이 장착된 행위
우리가 천기에 어떤 수동성을 탐미하며 살아가지만
그 발견은 가장 능동적이다
생명 과학 편
DNA가 용트림하네
구름처럼 보얀 살결
입에 문 여의주여 !
그 짓이 인간의 마음
아니 마음의 활개에 있지 않음인가
내가 하늘임을
용의 신통이 불가사의로 덕지덕지 붙었음이니

 

 

신중동

 

아래로는 뿌리를 다 하고

위로는 제 분수를 다하니

서로 시기할 줄 모르는

늘 새로 다잡는

아니면 오만하기 쉬운 것이니

바다가 커

제 스스로 저림이 아닌 이상

물은 썩는 법 

모든 것은 

찼을 때 기각도 춘곤에 매임이라

 

 

가을 하늘이 높은 비었기 때문이다

그대는 높다고 하나

눈은 오겨울 곰의 눈과 같구나
가을에 가만히 있는 이유
이렇게 불 탈 때는 부지깽이도 아니 대는 법
분명 타긴 타는 족속인갑다
노을이 검은데
아!
불보다 연기가 먼저 오를 제
붉은 색보다 검은 색이 먼저 일어나리라는
도인의 선견
훨씬 먼저 피어 나갔을 흑야
이렇게 찾아오듯 검음이 돌아옴이 늦은 오후
절대 경직
거울아
거울아
모든 이의 숨 멎음에 굳이 굳으면
그림자도 깊이 빠지는 길이 있나보지
몰라 어쩌면
그 평면에 한 점 치민 바 없어
천하가 다 드니
다져 먹은 세계가 아니더냐
그리 쫓아 무게가 되는 그 무엇이 있어
쇠도 되지 않았더냐?
당(黨)
당(堂)에 검은 눈빛을 찰 때
땅을 팔아 서울로 간 사람들
욕심쟁이의
두 눈알 미간에 몰아 세워
발발이 붙어서 밀리고 당기는 사람들
한 점의 메시지
토대에 입김이 가해지며
퍼져나가는 점환(點丸)
그래도 네발 다섯 발
두 눈이 좋았음을 인간의 최선의 질량
단막

강변에 살자고?
기차 굴의 방귀같은 소리다
산도
꽉 막힌 아파트의 베란다 꽃으로 둘러친
키달음에 그리 섰을 뿐이요
불쑥 뱉는 말이
굴속을 빠져 나온 모습만 봤을 뿐인
철굴의 하품과 같은 소리다
아쉬웁게 우리의 감성은
단막에 불쑥 나온 노래일꼬
돌아서기 바쁘게 산 하나에 눌러 앉아 있고
그래도
그래도
자꾸 거두다시피하는 몽연함에
강변 나네
강변 나네

 

춘의

봄의 뜻은 눈보다 팔 다리의 의미다 

봄에는 

팔 다리가 게으르면 눈이 맑지 못 하다 

여름 내내 남의 눈에 지배 당한다 

여름은 무량의 은덕이지 

범생은 늘어져 쳐지게 하는 것 

봄은 다리에 혈이 명당이 되려면 

스스로 혈을 만듦에 있는 것이니   

쌈지 길을 곧장 가는 사람아
마술 피리도 잊는다
숲도 피리 곡을 알아 이리도
꼬불쳐 둔 것인지 베일을 벗고
삶의 곡절이야
아쉬운 바에
알 바 아니라도
이 길만큼은 드러내면
그대 인생도 이 마술에 이끌려 갔음을 알으리니

갸륵하다
그져 큰 유람선 같아도 커 보이는데
아예 뿌리 박고 살라는 듯
이삿짐에 살림 하나 하나 늘리고
아예 사랑방 병풍처럼
태고의 풍속에
새들이 알을 까며 우지지진다


정경
바람도 넋이 있으메뇨
그마져 빠져버린 호수
멍한 동공처럼 남았으되
돛배는 이제야 그 깊이를 찾았구나
꿈쩍도 않네
황혼의 그림자에 다 타들어 가
우리의 종지부를 넘나드는 길같이
무슨 서슬에도 아늑히 벗어간 듯이 한다
사고(思考)
인간이 짐승과 다를 바가 있다
얼마의 차이일꼬
초고 재고 삼고 사고
마음의 밭을 찾은 과정에 있을 뿐이다
思考를 함에
사고를 따름으로 복록의 전(田)자가 아니더냐
윈드서핑 2
난 섬으로 누워 있지만
넌 섬을 당겨 나아간다
너가 용쓰는 것 만큼
부푸는 섬
바람도 그리 알이 되었구나
인간의 키 때문에 그리 알이 되었는지도
오렌지 나무도 향수처럼 내놓았다
페러글라이딩 2
뒷문 밖
고지에
우리의 뒤안길에
새삼 펴서 내렸다 하려무나
골짝으로 들고
또 산등으로 들어
그대여!
그래도 생이 그렇게 위안하려 든다 믿자구나
지난날의 추상이
자부가
부드런 지평에
사뿐한 디딤의
입체감
벽 액자 너머로
마을을 둘러 드는 길
할머니 일생 동안 동구 밖을 모르고 사신
할머니 돌아가셔도 골짝길만 들어 사신다
그대는 일생을 먼길을 돌았으나
저승을 잘 다스린 먼 길 같지 아니 하고
시집 간 누님마냥
물러서지 않는 산에 기대어
샘물만 긷는다
사나 죽으나 인식은 그렇게 나오고
퉁퉁 부은 입체감만 더하는 북어 살
방망이로 두드려
그나마 부드러운 눈의 결정체 같은
말씀
마이너스 게임의 시대
우리는 나아가는 듯이 하지만
엄밀히 봐 마이너스 게임
어느 정상을 향하여
엄격한 관문의
치열한 경쟁을 할 때여!
약자도 희망이 있고
희생도 발판이 있구나
짐승에 대한 가책에 대해서도... ...
허나 개방적 평등 하에
추락할 때여!
강자는 재정립의 시점에
약자는 회생이 불능쿠나
평등 좋아 말게나
꼭 수평선에 올려놓은 것
잘 나가면 물 위의 게임이요
못 나가면 물 먹는 게임다
수치는 늘 같이 올랐고
늘 같이 추락했는데
물의 성정을 좇는 자
물을 많이 마시면 생각도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땅에서
표현조차 못따라 거칠을 뿐인
향내를 품어 나온다
그대 물을 성품을 따른다고 ?
그래서 어둠의 심사를 안고 온 놈에
푹 담궈 사는고
서로의 회심을 빌어 무얼 뱉으려 하느뇨
옹달의 산통(山筒)을 다 깨는구나

 

 

부천 종합 운동장

부란 것이

무엇이든 종합으로 만들어지는데 독자적니다 

그러니 운동장만한 것이 없다 

무언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언가 하나로 바라 볼 수 있게 하는 것

인간은 대중적이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기에

 

안개 꽃
길 마중이 안개야
길 마중이 안개야
오리무중에 꽃이 피네
너가 다 정돈도 되기 전에
입술이 겨우 붉거져 떼기도 힘듬에도
내게 곁들인 아름이올시다
그것이 젖비린내 같은 입술이걸랑
그것이 너임을 알겠느니

피아노
피아노 소리 웅덩이를 만들면
온 식구가 개구리 밭
힘겨운 때의
덜컹 내려앉는 순간에도
웅덩이처럼 푹 빠져 뛰쳐나올 수 있게 한
그 탄력을 위하여
내게 지켜선 삶이길 바란 그대
그 속에 아이들이 튕길 듯이 나가 노는 개구리 밭
어느 한 문화
그늘의 정원
옥(玉)
다리는 삼생에 걸치니
하늘이 다 길이 되어 투명코나
나 하나로 걸쳐 잘만 흡수하면
한 구슬로 다 통감하는 감응이 있을지니
무수히 많은 별들도
휘황함으로 날 유혹하는
다 나 하나에 공
내 입맛 다시는 옥천을 제대로 알는지
페러글라이딩 3
풍뎅이 날개로 집 떠난
어느 잊혀진 동화를 따라서나
헤치고 왔을 동네
컴퓨터 E 메일을 타고
이 링 같은 나선의 전설
이리 꿰어 다시 오르면 용이였겠지
철새가 해마다 자리를 잡아가도
다 내려서지 않은
잃어버린 세대를
겨우 하늘 끝에 보았을 때 알아 봤다
지성이 꽉 찬
안경 돗수 올라간 만큼이나
봄꽃보다
국화만큼이나 붉은 가을 빛 사랑
지하로 흐르는 봄의 샘을
늘 마음에 끼고
창가에 선 사색빛 그대의 안경
답답하고 답답하고나
해장국 고춧가루 덜 들어진 냥 답답하고
생잎저리에 넣을 식초 떨어진 냥 답답하다
그대 클럽의 만족도를 권해가며 얘기하지만
난 개발 위원회처럼 독촉 받으며 산다
새야 새야
넌 뭘 물어 왔다고 지져댐이느뇨
철쭉꽃 온 몸으로 붉게 타니
하늘이 부옇고나
지쳐 떨어진 한철에도
생의 욕구는
수면 위의 별들만큼이나
대지 위로 올려질 수 있음을
가슴에 인지된 주홍빛으로 물오르며 오르다
인주(印朱)빛 확인을 물고 나온다

 

 

까치울

여울이 우는 것을 까치가 도용했다

편곡자가 작곡가가 되었다

그래도 한 까지일 뿐이안다

이는 각각이란다

한 여율의 입 벙긋이 한 까지란다  

그래! 그렇게 물게한 것이다

베토벤 교향곡 7 번처럼 물게 한 것이다

까치가 나뭇가지를 전기줄 위에서 떨어ㄸ렸다

이 이치를 아는 자 득도리니

오! 바람에 들었구나

지나는 중에 들었구나

벗어나봐도 까치울

그 울 하나에 파상

 

김치를 입에 물고 한 까치

까치도 나뭇가지 한 까치로 집을 엮는다

입의 부리에서는 까치가 중요하지만

뱃 속으로 들면 김치가 중요한 것

김치
푸른 하늘이 바다에 저려 나오는 발효
푸른 하늘을 바다로 절였다는 해산물

물에서 금으로 졸아가게 하는 화학 공부 시간  
해저 동물
대륙
인간
저려 효과가 된 마당엔
배추의 체에 끌어들인 하늘
저림의 바다적 향수
전봇대 선상
우린 수평선을 못 떠난다
그건 참새줄에 온갖 기형을 다 맞추어 본
같잖은 이야기다
사족의 인간이
참새줄 아래 잠영을 한다
가재 발보다 무수히 많은
스쿠버의 숨차 오르는 밀도를
전봇줄에 오르락내리락 한다
오월의 천창(天窓)
오월의 볕살은 따갑다
골목마다에 아침부터
빛이 스미지 않은 곳엔
인간도 스미지 않은 듯이
볕이 제 입술 핥는 듯이
닿았다 가는
만나도 돌아선 자처럼
그늘맡으로 붙게 하는
거울 속 들킴만큼이나 따갑다
확연성 속의 진저리를 보일 냥으로
우천
비가 우람하고 장엄하다
천둥도 부딪힘이 아니라
찢어져 나가는
이 땅보다도 더한 견고성에
질긴 풀뿌리 제대로 뽑히는 듯이 할 뿐이다
밑둥이 뽑혀 흙이 떨어지듯
신의 손에 들리어 지는
우리 이상의 뚜껑
두뇌의 다 개발되지 않은 미궁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대머리 지구의 가발로도 단단하다

 

 

 온수엔
나의 난 줄기로
나의 난 샘을
온수로 빼돌려 길이려 하고
난 지하수처럼 통심되어
흐르는 바람이어야 할 것을

 

온수

소금을 수라고 한다 

허나 나트륨과 염소는 화다 

배추는 온수에 저려진다 

소금에 풀 죽는다 

다만 같은 불인 것인데 

온수는 겉으로 펴며 파고 

소금은 안으로 움츠리며 타는 중

열로 나는 온수 

타 들어 움츠려들게 하는 소금

 

DNA의 고향

단백질을 채우며

냄새 하나 안 주고 안고 가는 듯
DNA
제비가 두 줄 위에서 세련된 세상에
초창기 수퍼컴퓨터처럼
두 줄기 눈물의 세상을 더듬는다
우리가 참새 시리즈에 떨어져야 하는 이유
허구 많은 대화가
다닥다닥 붙은 사연
두 줄기 지푸라기 하나씩 내 놓는 새끼줄
그렇게 조잘댄 위트의 순간들
서점가
대양을 건너온 제비
달과 지구
영혼이 희긴 흰 모양
온 자 많은 이 곳에
간자도 많아
육체의 숲이 없으니
온통 창백하네
빛을 쬐면 영혼이 깊어
우릴 보긴 제대로 봐
뼈가 거의 난 포란물의
푸른 부화중
정물
이 방의 운치라고는
티슈 한 장이
수평선 피어오르는 구름 흉내뿐이다
난 자꾸 매몰되 듯
텔레비젼 주인공에 눈붉시어 가고
동인체되어 같잖은 어깨가 뻣뻣하고
그래도 털고 나은 듯이 함은 저 티슈 뿐이다
아끼다 얹어 놓은 한 장
바람에 바닥에 떨어지고
그나마 안개처럼 킁킁댄다

 

 

천왕
천왕이 천산으로 눌러
온정이 남는다
달기도
치밀도록 달아
광명에 온수가 십리 향
그대여!
심심이 철산으로 눌리어도
온천이 솟을 것이요
화신이 석상으로 눌러도
온화함이 있을 것이다 

 


강 위에 오르면
무엇이 실감인지
오가도 거두어들임이 별로 없네
섬아
섬아
늘 섬의 거리를 두고
강이 품으로 눈이려 하고
갈색 짚둥지의
별의 직사 광선
털실처럼 푸어 헤쳐
노고지리 날개처럼 피고
소리 없이 음악은 이미 되어
정중하고
푸근하고
감미롭고
체온에 맞게 접근하고
구비를 초월한
이 단절성을 캐 물으며
인생을 사는 것이다
바람이 연꽃을 주문함에
물이 섬을 내놓았다
나비가 대들 듯이
새들 주술과도 같이 울어댔고
곡간에 있을
겨울 지나는 곡식의 눈으로
땅밑을 기어
쓸려 내리듯 타고 생겨 난 것을
아직도 끝나지 않는 묻힌 대로의 사랑
빗소리래야
내가 바라보는
바람의 너울 폭을
잔잔히 잔잔히
속 가려운 듯이 나온다
거칠게 다뤄진 강물도
다 이렇게 일어나며
지구의
연민의
강을 초월하는 이해심이다
흰머리
섬 머리는
노랗게 물들어 가며
나이를 우리보다 거룩하도록 빠져나오고
내 머리는 하얗게 물들어 가며
무상심으로 먹는 게 많구나
푸른 파도여!
한 밤에 불을 켜니 하얗게 잡았더라
이 진의 도시의 길을 빠져 나오더니
다이아몬드만큼이나 고귀하게
거두어 나오는 흰머리
진주가 어이 이런 침전의 곳에
모근의 자리에 가을처럼 야물었고
눈처럼 녹지 않는 지혜

 

 

 광명 사거리

 하늘의 광명장을 여니

그 지혜가 원소만한 것에서 쏟아진다

조체보다

소재도 좋아야 하느니

서방 안락찰은

산처럼 굳은 듯 함에 나온다 

광명은 심해어의 반딧불처럼 밝다  

비는 쭈쭈바처럼 주고선

스스로 패워 올리도록 꾸짓기도 하는 것
쪼아 붙이는 열성적 뒷 켠에
나의 어리석음을 조소하지 않는
친구의 격조 있는 충고다
이만큼이나 두드려가며
거칠지 않고
그정도면 젖힐 것만 같은 지혜로
손에 손을 잡고
화낼 일도
초조함에도
이 이상엔 꽃 하나 심어지는
그림이고져
모종의 심미안을 이리 키워
화창한 날
한 부분이라도 더 밝은
내 내면의 화단으로 한껏 멋 부릴
한 떨기라 하자
비천상
텅 빈 고목에 꿀을 채우듯
소리만 들어도 내 포만감일세
천상의 달콤함을 이리 채워 주시고
만중생의 귓전에
불타는 연옥의 꿀보다 더 감동적인
무욕엔 흔하디 흔하게 넘쳐남을 보이소서
종은 울리고 새벽은 조청처럼
묽었다 풀어지고
귀걸이
살다보니
생각보다 말이 많아지고
행위도 무위적으로 많이 나가고
이리 둥쳐 저리 둥쳐
그대 귓볼에 붙은 운치는 될려나
애오라지 된다면
우리가 그대들에게 꾸민 동그라미의 광택
잠실 역과 주 경기장
차안에서 졸게 하고
의자에서 졸게 하고
이 또한 맑아지지 않는 몸통엔
가슴 풀어헤치고
기득권과 생존 점화
비둘기 주자에 귀일 되는 함성
우린 이 떨쳐지지 않는 졸음의 살집으로
반눈 뜨고

 

 

철산

본래 천이 굳으면 철이라

천은 바람이 입체적으로 놀아도

거울처럼 단단히 그대로 있는 유리라

그래서 천은 처가 ㄴ형 신발을 신고움직이니 

우린 ㄴ의 발바닥만 보는 것

허나 철은 ㄹ 형으로 길제 빼는 것

다 철이 된 것도

천이 산혈을 타고 내려와 철이 된 것이니

산혈 좋은 곳 철이 절로 나네

철을 잘 아는 자

천의 속 내를 잘 알 것이니

 

낙엽
빛깔도 제 갈길을 알아
푸름이 추상(秋霜)에 병들 때
그 븕음은 태양 승이다
다 나무를 떠나는 승화
지쳐 떨어지고 묻힘이 아닌
스스로 알아 떠났을
불마차에 훨훨 타 올라
넘치는 생명력 같은 그 길로
떠나 오르는 것
젖힐 듯 젖힐 듯할 때
그대 몰라 봤는데
쫓을 듯 쫓을 듯할 때
그댈 알아 봤네
그댄 늘 그 자리에 있었음을
우주의 팽창이
아이로 끌어다 올라보게 하고
감성 여리도록 끌어다 올려다보게 하고
어쩜 느슨히 풀려나가는 기억을
이리로 잡아끌어 올리는 지도
우린 자꾸 별을 따고
우주선은 별을 찍어대고

 

 

가산 디지털 단지

산이 덤블링을 하듯이

차고 차고 쌓은 세민성

짚 볏가리 한 층 한 쌓듯 쌓은 곳

이젠 좀 유식하게

서쪽의 말을 당겨 가산이요

동쪽의 말을 당겨 디지털

어화 둥둥 내 사랑아

어화 둥둥 내 사랑아

뚱단지여도 내 사랑은 밝고 고상하구나

 

개울도  웅덩이가 날 땐 

지혜가 넘쳐 나니 

디지털의 멀티도 무색구나  
왠지 때는
소갈머리 없이 시간의 정복이겠지
이 체신머리에
내 마지막 남은 골 깊이에도
별을 마져 딴다
내 박자에 살자며 죽고
냇머리도 죽고
목동은 소를 몰아 우유요
마을 앞 정자는
내를 몰아 용꿈을 짜네
저녁 짖는 쌀뜨물 냄새
연기 코에 맵싸하게 돌아
분답은 아이
방 한구석에 물러나 조용하듯
멋적한 곳의 고향
벌판 지른 입새에
용트림의 길 맞이
오르면 생기같고
오르면 산 것같고
명절 아닌
부칠 곳 없는 몸에도
차 문 닫는 소리엔
여미지 못한
이빨 깨물지 못할 느슨해진
뜀박질의 객기이다
쿵소리와 함께
친 끝맛이길 바라지만
북의 살결처럼
감아 당기지 못한 탄력이 있다
중년의 방황과 둔탁함 같으며
화려해 보이며
어설피 느껴짐에 더욱 텅텅
무슨 발견이려 노력한다

사랑하는 자의 자존심의 가지이듯
우거진 세월이여! 그리 남으려무나
카나리아
우리에게 말문이어도
언뜻 존엄성을 쉽사리 보이지 않으려는 듯
용열한 인간들의 얼키고 설킨 가운데
너만 보다 이젠 소리만 들을련지
3월의 비
다그친다고 비가 가만히 있을 소냐
다그쳐도 비가 더 다그친다
이리 인생 그리 섭렵되어가
들녁의 풀이 부드러운 때를 지키고
봄기운이 닿기 전까지
왠 시샘 싸움과 같이
이 곳 저 곳 정신없이 몰아 가듯이 한다

 

 

남구로 

 

1 감수가 6 머리에 물을 준다

지혜는 6 건이 원천인 것으로

저 남쪽의 9 이는 6의 장생지

그 용광로에 희열하고 좋아함은

사라짐이 아니라 순수해지기 때문

언제난 건으로 돌아 갈 수 있기 때문 

고로 모든 업은 사라지지 않는 거울의 것

늙음은 내 늙음의 그늘   

 
백(白)
호수에 비친 듯
마음에 비친 듯
그대 맺힌 바를 쫓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흰 눈동자를 쫓았을 뿐이구나
눈 깊이만 같아도
우물만한 눈물이요
그러다 숨 멋을 것 같기에
심장을 울렁이며 산 듯이 하지만
결국
흰 쌀 흰 밀가루를 채워
조각난 영혼의
영감이 프린트되지 않았으랴
섭생의 나락같은 곳에
자세히 보면 나무 숲
가슴 뭉클 뭉클
그리도 추억으로 치밀어 오르는 빛깔
급작스런 횡행으로 퍼덕이는 잉꼬
바위 장기판
바위 한 덩이의 장기판이 있다
바위 한 덩이의 내 판은 없네
폭포에 다 씻어도 씨알같을
내 길이라 할 것에 헤맨다
진정한 정의에
금덩이 아닌 따나
바위덩이로 머물지도 못하고
사바 세계가 이 부평을 물고
이끼는 되려 하누나

수박
오늘은 비의 성숙이
겨우 찾은 맹아(萌芽)에
긴 한숨처럼 홀쳐
그물처럼 내 뱉고
거리의 인형 낚시 같은
밤 깊이 빠진 해를 꺼집어 내듯
뭔가 적절히 호흡이 맞는 듯
내 번뇌에 맞다는 두드림인지
심사에 맞다는 두드림인지
지척대는 열분은
그리 쉽게 안풀려
확신이 서지 않는 듯 싸늘히 내려와
머리통에 노크
아예 어리애 같은 울음보에다
달빛동화만 크게 넣은
짜개고 난 뒤에야
휘영청 밝아 감을 알겠네
풀잎
비야
비야
천리 길 다 들어주고도 남을
너의 속깊은 마음에도
한 발 뗀 바의 신발을 걸어놓듯한
대소 불문하고 다 챙긴
풀빛 하늘의 요체로
빗방울이 내려 앉았음에
잊어 간 자
지워간 자
다 증발되어 간 자가
농후함에 맺혀
간밤에도 은밀히 망울져 가더니
우화가 성큼 건너갈 대딤돌이 서 있네
우리가 고기를 지져 먹음에
최소한 그 눈의 세상으로 감겨 있고
라디오 잡음이 지짐에
아름다운 선율은 살아 나옴이 있고
내 고기를 발라먹음에
넌 선명성의 노래 같아도
넌 그 사이로 빠져 나온 혼탁이 있었음인지도
바다 밑을 거울처럼 반듯이 하고
유추된 가지의 역류
DNA의 공통점에
한 몸의 산을 이루어
대해 중수를 다 들이킴을 느끼고
창조가 아닌
다양함이 아니라도
원초적 낭만이
수학적 기본 단위에서 깨어남아 있길
컴퓨터 화면이 바다를 들이밀면
집중이 침전물에 불과할지언정
걸리고 걸리고
그러다 어느 극소수의 흡수됨에
거대한 존재의 확신이길

 

 

 

대림이어도 

음계다 무지개로 접으면 

또한 한 옥타브가 한 음정에 드는 것

일 단위가 십 단위로 가니  몸이요 

십 단위가 백 백 빈 백 단위로 달리니

일의 운이라

십이 백 단위로 부푸니 천이라 

오 이젠 산천대천의 시발점이라 

어찌 알았을꼬 

천에 점 하나 찍고 공공공임을

대림에 정돈이 없다고 하나 

하나인들 흘림이 없구나     

 

 

지구의 축을 빠져 나와도
곰의 수면을 자고 나와도
피아노의 낮은 끝단엔
울려 퍼지는 자국이 없네
그래도 분명
이 자연의 심중을 캐야 할 터인데
귀한 천상의
어느 강림과 함께 있기에
뒤꿈치도 닿지 않은 듯이
다 주어진 듯도 아닌 무게
윈드서핑 3
내가 나비이기엔 날개가 무겁구나
그래도 그 반쪽 품위는
외면된 것도 모르게 버려진 채
그리 꺽인 양면적 함몰에
인생의 긴 항해도 연습으로 끝나간다
창작과 비평
모기는 천장에 붙었고
벽에 붙었고
기왕에 갈라치면
십리 밖이나 백리 밖으로
먼 소식에 별미나 전할 일이지
이 구차함을 덜지 못하는
천장에 붙었고
벼루박에 붙었고
담배 연기에 유람단만큼이나 도는
빽빽한 지구돌뱅이야
난 창유리에
거울의 표면을 빠져나가려 하는데
교감
인식에 완전히 가져다 주길 바라지 마시오
내 딴엔 끙끙거리며 왔지만
반쯤만 겨우 끈 듯이 하외다
이건 마치 떨어져 나간 고문서에
낑낑거리며 짜내는 최선
그대도 반쯤은 마중 나오는 성의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넘겨지지 않는 주둥이 같은 책장에
그대 스스로 입술에 젖길 바라며
손가락 가져가는 그 한쌍이다
행렬마다 대하를 뛰어 넘는
피안의 뱃노래였음인지
이 손끝엔 건조하고
그래도 이 침에 추겨 올리는 입술
영혼의 노래를 부르려
찍어다 바르는 일체의 행위
둘 다 건조한 사이에서의 부조리
가을비에
딸그락거리는 저 소리가
무대 배우 화장 지우듯이 한다
어느 결에 차가운 가면에
동질감으로 열 올리며 딩굴다
마름되어 나오는 빛
곧 죽어도
굳이 지켜 가려는 낙엽의 본성으로
그 고상함을 지켜려 돌아오는
거울 앞에 닦여가는 분장

 

 

도가 봉오리에 가까우니

신풍이 터를 잡는다

늘 앵무새같이 길들여지는 것은 어른

거기다 한 술 더 떠

늘 새로움을 얘기 해야 하는 구연 동화

이렇게 스스로 눈감 법을 터득하다 터득하다

눈 감을 땐 아느니

제 자리로 돌아왔을을

다만 더 나은 눈을 떠라는 것이 

일찍 눈 감으로고 가르키는  욕심의  

  

열림원칙이 풍요롭다
머루가 익듯
저 푸른 물결
다 농익어 검으소서
유사한 먹구름 불시에 훼방 놓아도
참머루 익듯
밤의 향내로 거들게 하소서
어쩜 하늘로서의 상처를 어루만져 가는
파수꾼의 분노처럼
게 껍질 덮어쓴 행보같이
베일로서의 머루향이소서

내 이 거친 황야를 거쳐온 듯이
시가 탈고를 하는데
비가 재촉하다시피와
파릇 파릇한 기운을 돋우네
지칠 줄 모르게 커 나감에
하늘 끝가지 매달려 오르게 하는
이상과
끔의 실현을
촉촉히 젖게 함을 잊지 말라고
어쩌다 돌연변이된 고구마가
한층 커 보이더니
이놈의 글도 돌연변이되어
더 크고 말았네
오도가 일순이라
마음의 변덕보다야 경석처럼 야물었겠지
순간 순간의 대단함
관철하는 자의 삐침으로
반사되는 의지의 곡절을 안다
산을 붙든다
산을 붙든다
바람이였기에
산을 붙들다
산을 붙들다
풀이 되었다
방향성마져 죽이고
옷을 걸치고
몸부림은 꽃 봉오리처럼
산 봉오리에 맺히고

곰순이 나룻터같은 민족의 한
내 잠은
곰이 가슴 치며 떠나보낸
나루로부터의 항해
겨우내 잠을 주유해
젖꼭지에서 다 깨어날 길을
왠 길이 안달해 떠나보낸
아! 인생이 무엇이길래
인생이 무엇이길래
밤의 잠나루에 보내서
봄같이 나른하게 곰자리가 꿈자리인고
꽃동산
그리우면 다 말해버린 것을
헛되이 돌아선들 무얼해
새가 소설 읽듯 읊어
들은 줄거리처럼 늘어 섰다
내 마음인지
남의 마음인지
뚜렷이 보아감도 없이
마냥 그리워
여름이 살붙으며 물러 터지도록
숲을 기어 지칠 때까지
그래도 나로 죽은 절경은
이슬마져 축여가며
돌맹이 하나로도 숨을 쉰다
빗소리 내 마음 같아보이나
내 마음 아니어서 좋다
난 냄비에 갖 나온 감자처럼
이 눅눅함의 토실이가 되어 움츠린다
쪼그림에 가슴 명치부터 따뜻해지며
몸이 후끈해지는 길을 찾는다
빗소리는 길도 아니요
세월도 아니라서 좋다

 

 

 

보라매

언제나 풍요로움 속에 가짜가 많다 

짝퉁이 판을 치는 법이다 

보라이 매가 

서서히 눈을 떠 

무지개 계단으로 올라가게 한다 

아미면 부리가 날카로운  

 
눈치가 메주같아서
센스가 메주같아서
산이되어 놓인 산
제법 실함일 성 싶네
행로간에 버섯 가족
건강할 정도로 포동통
남포동
남포등불에 배가 매달리고
어두운 사적과 로마의 철인처럼
사라져간 문명들
기억처럼 사라져간 부싯돌시대
자갈처럼 번질해진 광택
달다 달다
온 몸으로 다 태우는 남포
불 속의 날개
주작
길을 아는 이유
길가에 있기 때문이지
세월이 길어도
이 장다리 키만함에
쪼그려 앉아 마을 바라보는 아이야
길가에
등 뒤로 길이 지난다
푸른 숲
방학 생활 표지를 보면
우린 푸른 숲으로 간다
숲으로 가면 내가 없다
새의 목젖에
빈깡통으로나 딩굴고 싶은
내 공명부터 털어보고 싶다
땅에 깔린 솔깔비만 내 마음같고
이 나이에도 이리 따라감은
내게도 통통한 송이가
소 등잔의 산에서 살아 있기 때문
아! 낙낙장송 줄줄이 외어 옴도
헛것은 아닌가 보오이다
텔레비젼
우린 눈처럼 퍼붓는 저 유혹을 벗어 찾아간다
행진도 아닌
무거운 다리를 끌다시피
조 앞 몇 마디도 다 펴지 못하는
저 그늘에도
평등성의 산물인 냥
억수로 퍼붓는다
주저 않은 음지엔
주저앉은 음지엔
기회다 싶은 형상이 액자처럼 끼어 든다

솔은 그 맛처럼 발길을 붙들어 맨다
솔은 그 맛처럼 바위를 붙여 맨다
솔은 송이에 부드러우면서
우수수 떨어지는 무상에도
결코 헛되지 않게
흙마져 쓸려 내려가지 않게
진이 다해도 얽어맨다
한 약조의 일조를 풀어 주지않는
평생의 망각에도 별을 지켜
겨우내 터 갈라지며 진득하니
사문(死門)에도 꽃샘의 문을 지킨다
깨어진 바닥
저 블랙홀은 "우리"라고 해서 골치다
잡다한 미사어구에
장황한 연설이나 거둘 일이지
순수함에 더 부담이어서 일까
클수록 분변이 양시론되는 기둥에
이리 숨었다 저리 숨었다 할 냥인지
못 매달아 좀 쑤시듯
"우리"라고 해서
풀잎으로 수 놓고
빌딩으로 수 넣고
내 인생을 다 몰라도
저 실 하나 나온 구멍을 확실히 아는데
당신이 차고 있는 밥통이나
채울 바닥에 개우지도 않는 속일세
야생의 논밭에서
무슨 봄의 영금을 볼꼬
봄의 활개가 들자락 한 폭
생의 겸손도
누른 출렁임에 잠겨 갔거늘
들도 일체감의 상실
일어나는 색깔마다
어울림마다 없는 출렁임
길가엔 로봇보다 큰 기능성
차를 타고
길을 걷고
화사함을 설쳐도
별로 튀지도 못한 튀튀한
당장 교외에 나가 보면 보일 잡초와 같고
그 옛날 신선 줄기 끌어다 휘젓던
아련한 바람
이레
또 한 번 정도는 그러려니 하고 내버려둡시다
역정과 살기로
눈에 보이는 확실한 상황도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라 합시다
일어난 부작용에도
내게 주어지지 않는 그 무었이라 합시다
"이래"에 이성을 상실하지 맙시다
오랜 후에 내게 주는 영예라 합시다
일(日)의 한덩어리에
또 한 일(日)의 임자를 찿았을 때의
내 위치와 내 감정 그리고 가치가
분명 다르다는 걸 압시다
그래서 사흘(三屹)이면
난 산이 되어 있으리니
겨우내 어어둑한 골짝을
불심지 켜 놓은
휑하니 닫아 놓은 가게의
화환의 요정들이 달려 들어 환한
생계의 풀 뿌리 나무 뿌리
다 뜯겨져 나간
그 골깊은 흔적을 보아가며 지나는구나

 

 

 

신대방 사거리

보라매가 자외선을 밖을 물어다 올리면 

그 때마다의 

음계마다엔 오선의 도로가 놀여져 있다 

그로 대방이나 

마냥 우주선처럼 가로지른다고 대방도 아닐 터  

 
우리의 맑고 청아(淸雅)함은 이 색계에도 있구나
청아함은
낡아 거풀 띁겨질듯한
묽은 만화에나 눌린 듯
갈기 갈기 찢어
전단지 날리듯 흩뿌리고 나서야
하늘가 어디엔가 있으리니
꿈같은 영욕을 이리
꽃가루 뿌리듯이 옥상에서 아득히
점만이라도 넘치게 씌워주고
다 내버버려 두고서라도
텅 빈 하늘과의 싱긋 웃음만으로
너는 크다
부두의 노래냐
항구를 떠나 보내는 노래냐
난 고요를 이어
통통배 받침목 위로 끌어 올려
동산 위로 잠드려 떠난다
길도 애오라지에 두루미 한 쌍
내게 항구가 없다 투덜대지 나 말게나
그댄 그대 쪽으로 더 나아지지길 바라지만
나아질래야 나아질 수 없는
허나 내겐 넘쳐나서 탈이지요
동산 밑이면 돌아가는 만선

생각에는 나무처럼 기대게 하는 낭만이 있다 

품이 있다 

모든 품계가 이러하기를  
겨울 벌판 너머로
길을 찾지 않아도 흘러내린다
생각과 나무여!
그대가 쫓고 싶든
어렵고 골이 서늘한 것이 되었던
난 그대 숲에서 청승맞을 정도로
내 영혼은 화덕 피어나는 내 집을 찾아간다
날감자 굴러 나온 것 같은 세상
어느 품에 익는
태양의 나라 화창하게 지나듯
유성처럼 뿌려 나가는
내 뱃속의 감자 맛을 따라

 

 

 

장승배기

장승의 주술과 같은 것이다 

꼴에 정승놀음은 다한다 

즉 결국 광대놀음만 

서로의 예리함을 무디게 하여 타협을 본다 

끝내 웃게 하는 것으로

어느 누구도 결국 장승의 웃음을 따라가지 못 한다 

저 것이 속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그래도 어느 쪽이든 배기게는 해야 하는  

 

그 웃음에는 산이어도 말 없이 꽃을 피우지만

그 향내는 무엇보다 짙다
너의 침묵에 난 바리바리 글이었다
네가 산을 돌아 드러누울 때
간혹 산짐승의 포효소리
전율
멋대가리 없은 산새소리
이는 다 사람으로 봉긋 봉긋
도토리만으로 키를 재어도
말이 없는 속이다
무섭도록 알 길 없는
우리의 치열한 경쟁이라고만 하고
호랑이 이빨만 같기도 하고
허나 너의 침묵에
난 바리바리 글이 되어 있었다
저 산에 드러누운 그대 귀엔
바퀴벌레도 제 우주인 냥 쏘아 올리는 것이니 
바퀴야
바퀴야
돌아버릴 정도로 네가 왔구나
참으로 묘한 건
삶이 이 정도는 되어서야
윤회의 바퀴는 너의 뜯는 소리처럼 푸념되어 가는구나
다 외양의 자존심
투구벌레의 값옷만큼이나 해서
더 지나치면 인형처럼 굳어버릴
성상을 갖고 늘 태세다
가진 자와 가지지 않은 자
겉과 속의 유연한 결합도 골치의
별관심 없는 구분의 틀로 짓밟는다
그 어떤 상상보다
현실의 눈은 더 맑고
쌀이 맑아도
씨눈이 점이 듯이
날씨도 어느 눈물샘을 빠져 나오기도 전에
다 하늘의 수정체를 들이 대고
감은 눈이 먼저 있도다
분수대의 솟음에
별이 북적대고
내리 두드리고 두드리고
어느새 늙은 회랑의 처진 살에 일렁이고 일렁이고
저 거친 황무지보다 인위적으로 애워싸인
창조적으로 애워싸인
안 발작의 광장 밖도 아닌 듯이 발견되어 간 듯이
내게 깜빡일 뿐이다
침침한 카페에서 눈감은
음악은 검은 튜울립 헤집듯이
날 드듬어 오고
난 붉은 등을 켤까
흰 등을 켤까 하다
차라리 내 어느 전생의 명부를
어렴풋이 기어 나오면
아! 그 속에도 끝나지 못함이 있네
그러다
난 속절 없이 눈물이 무엇임을 알겠고
더 이상 더듬리려 않고
향이려고도 않고
다향조차 아니려 바람을 쐰다

상도

민중의 소리
우리 갈길 제대로 안 풀릴 때
가끔씩은 자신을 되돌아 본다
"때론"이 아니라
일상사에 민중의 음이 숨죽으면
빠지락빠지락
이제야 정체의 바퀴벌레
어느 양단간에 뒤 엎을 냥인지
잠 못 이루면서도 힘쓴다

 

 

 

애같고 싶어도 자식 앞에서는 상도이고 싶은 것

어떤 허물도 

어른마져 귀결하기 쉬운 곳 

이 신섬함마져 더럽혀지는 안하무인 

결국 남남끼린 하도로 전락한  
가만히 보면
애들이란 속을 뒤집어서 나온 놈
자존심과 아상을 버리고 여지껏 살았는데
차라리 내 속에 무엇이 있다고도 생각지 않는데
너로 해서 너와 내가
확실히 무언가 세워 둔 것에 물러서 않아야 함도 괴롭다
사는 이해
두발 세발 내 속으로 말아 들면
뒤에 무사(無私)에 가까워 져
사는 게 그리 사악하지 않을 진데
어찌 한 발 뒤에도 네가 있다

비바람 막음의 변명이 아이까지 물리니 

삼대를 쌓아도 모자랄 재산  
바람이 비를 휘감듯이 온다
바람이 비를 휘젓듯이 온다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마음에 있어 주는 듯이
오늘 비는 바람이 세차다
흔한 것 같아도
흔하지 않는 인정사
마음도 그냥 마음인 것 같더니
오늘은 주는 듯한 마음일세


차 불빛이 새삼스럽도록
언덕은 그렇게 낯설어 가고
거칠은 바람
솔잎 끝까지 가시면서 얼어붙었을
그 사이에도 소리가 죽어
고라니 숨결로만 남은 불안
차량의 불빛만 도시로 치달아 줄을 선다
꿀꺽 사이
한자 길이의 먹통을 두고
산과 들이 수십 리 길을 내놓고
길이 저만치 가네
길이 저만치 꿀꺽하네
누군 다리 뜯기듯 걸쳐 올려놓고
누군 구름 뭉치로 짐마냥 걸쳐놓고
이 본능의 냄새
개울은 한없이 내려간다
내 업과도 내 몸의 팔딱임이라면
내 한번 촌음을 저 길로 늘렸을
네가 꿀꺽 구곡만큼 길게도 내놓겠지
향외(向外)
굳이 색임에도
굳이 색이 아니라는
묵향의 비틀거림이 있다
굳이 열정임에도
굳이 아니라도
묵향으로 굳세어 나감이 있다
이 은은한 조명
은은한 감상에도 젖음일까
난 이 홀을 나선다
백지 위로 마르려 밴지 위로 마르려

 

 

 

숭실대 입구

 

무엇이든 실하지 않으면 입구에만 머물다 가는 법

실함을 바라는 바에는 옥석을 가져야 하는 법 

현실이 아니라 좀 더 숭배할 수 있는 실속을 보여야 하는 것

결과만으로 따질 것이 아닌 

띠풀이라도 방석 하나 짤 마음이 깃은 실함이어야 

멍한 것도 남의 멍석이라도 되면 고마움이 뼈 속 스밀 것    

 

 

아 가을인가보다
잡히는 시행(詩行)마다
지푸라기
지푸라기
초벌에 이삭 줍기 바쁘고
모래가 더 많아도
사금을 버리지 못해 일어서는
유혹의 들판
귀한 인연인가 싶어도 다 흩어지고
이 마른 지푸라기 길게도
어느덧 만추
세월처럼 바랬다 냉대에
지금껏 사랑이였나보다
로데오 거리를 지나면
난 인디언썸머를 안고 진다
불시의
초청도 아닌
방향성을 우리 스스로 잘라
사라져 간
난 티벳 넘어 남쪽나라에서 왔지만
로데오 거리의 창에 들면
저 뒷문 밖
한 대륙이 져간 태양을 안고
계단을 내려온다
가능한이란 말은 모순의 출발점
어른도 못 다스리면서 아이를 나무라듯이
눈치 코치 다 빼고
당당하게 나갈 만만한 선택을 하였더란 말인가
하루 강아지 비록 어리석을지언정
모순은 없건만
그가 어른이라고 봤을 때
그는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인생이라는 것
이 정의가 통하지 않았음에도
역사가 살아 남은 것이 불가사의일 뿐이다

이 거리를 지나면
난 마파람에 두루마기 추스리 듯이 지난다
언어도 꼬부라지며 끌어 안고
수달처럼 순리라 따른다 해도
난 모시 적삼에
삼베를 즐기며 그나마 통풍에 좋았다 할지니
통유리 앞을 지나면
시대가 시대에
이만한 창이 열렸다고
더 틔우지 못해 서운한 골목을 본다
참으로 아쉬움은
그 때 그 곳에 내가 있어도
자비 하나가 더 심어졌을 것이다
내가 그대에 가가서는 것같아도
언뜻 돌아 나오는 바람이 있을 뿐이다
그 살짝 스침이 비빈 듯이 나감에
잠시 그댄 공황에 들 수도 있겠으나
그게 정상인지도
가을엔 이 거리가 눈감아서 좋다
최고의 태양 조명 아래
이 거리를 통 채 비워도 좋다
딩굴다 멈추고
우수수 떨어지고
빛의 향수조차 거추장스러운
창도 드는 대로 딩굴며
속을 다 태웠음을 인지해 간다
비오는 강가
개구리 떼처럼 튀어 오르더니
다 하는 뻗잡고
그러하게 울어대나 보다
방울방울 침묵이다 말지
기어코 짝을 찾는 빗줄기 인연
하강
개구리의 창세기

 

 

많은 나라들이 남쪽에 섬이 있듯

지방마다에도 남쪽의 성

섬이든 성이든

우주가 넓은 것에는 넓고도

모자람이 없는 지평

이는 생각의 수평과 바다를 이룸의

한 없는 사유는 눈빛만으로

망부석 만으로 바다를 물러나지 못함의

눈감아도 반인 것

살짝 눈을 뜨도 겹엔 반인 것


밤은 낙엽을 비우고
그대를 끌어들인다
촛불과 연인을
그리고 저 검은 창을 유혹해
스스럼없이 들 정도로
그대 눈이다 싶을 때
모두들 인화의 빛으로 찍혀 나간다
세겨 나간다
그리움 정도로
액자 같을 정도로
차안이든
차 밖이든
이렇게 부대끼는 군중을
겉 보아도 아울러 유심에 맺힌
이 느낌으로 만나고
있는 자리가 내 자리임은
분명 공유된 심리의 내 자리
사는 내 집도 엄밀히 봐 뜬구름처럼
저 편이거늘
휴대폰은 울리고
제 일 아니지만
존재의 교감은
그대마져 있는 자리의 상실
주머니
그대 손 푸근히 담근
그대에 덮어주는 정통성
어쩜 캉가루처럼 뛰고픈 표정
이젠 너만 빼았는 것이 아닌
그 알량한 포즈엔
너의 뿌리 깊은 귀족성마져 앗아간다
휴대폰의 거점
너의 손길에서
우린 인간을 봐
그 당사자를 끌어 들이지 못한다
파머리의 결속
막상 들춰내면
잎새 끝을 쫓아 보아야 한다
원초가 벗겨져 나온
군더더기 같은 말들
아직 털어지지 않은 흙무덤 같은 것이
늙어도 푸르름은 더 짙게 인식해 오는 정보세계
그 줄기를 안아도
고리타분하도록 말라 있는 행위
그대 지성빛 얼굴은
가로등불에 표백되어 갔다
가로등불에 표백되며 다시 나타나는
달빛 마사지에
푸르름이 짙다간 오이 마사지만
자죽처럼 일어난 채취
그대에겐 창백하도록 긴
피라미드가 놓여진 백사장의
어데다 비밀리에 놓였는지
눈 속에만 사는 미이라의 탈몽
그대 얼굴엔
이 가로등 불빛에
누구 한 사람이라도 나올까
귀 기울임과 같다
모두들 잠시 밝게 지난 것 같고
그래도 그 한 점만의 것이길
더 이상은 관여 받고 싶지 않고
더 어두워만지는 것 같은
대중적 환희보다
이대로 요구받고져 하는 자명이고져 한다
전봇대
전봇대 속의 아우성일
상아가 떡돌 같아질 먹어온 세월
가슴에서 푸르고
배꼽으로 푸르고
무릎으로 푸르다
사계를 걸친 듯이 벗어버린
발목으로 희고
깡마른 종아리로 희고
역삼각형의 기하학적 균형의 율동에
기단의 의지
구조적 첨탑
(들리니?)
기대어 온다
산유화도 아닌 것이
산유화처럼 산다
산에 비틀리다가도
허리에 지탱되어 가는 향
거름 땅에 버려진 듯이 큰 바탕
옴겨도 죽을 것이
산유하지 못함에도
산유화처럼 산다
틀을 담고 들로서 존유하지 못하는
광야의 빛이여 !
오곡의 벌판을 넘을 때
한없는 지평을 보았느니라
꽃이 벌들을 차지하기 위해
꿀맛에 취해
지지리도 못난 여왕벌을 만들어
자기 도취에 빠졌다
우리의 일관된 지향점인 의식
착각같기도
자의 아닌 것같기도
엉뚱하게 피어나는 역사
북의 우렁참
장중한 교향곡
압도하는 행진
이 대자연의 대백과에도 겸손한 방문객
새와 숲에
너무 학당적 스텝을 모으지 말라
우린 동굴 속의 박쥐
굳이 그 속의 날개를 내 몰지 말라
그대들에 들킨 설정된 론리 밖이다
주머니
그대의 지성엔
그대 주머니보다 깊은
늙은이의 삼지만큼이나 깊은 자신이 있다
그만큼 고독에 차도
그대 표정만큼에는 피어 있다
요즘에 주머니에도 가만히 있질 않고
걸망에도 가만히 있질 않다
이렇게 다 틀썩여 내고도
주머니 속 고독을 얘기한다
왠지 피워대나 망울조차 안 맺혔다
눈 맞으며
눈 맞으며
그 깊이에 대해서
한없이 막막하다 막막하다
뒤안간에 까치가 푸드득
그댄 언제나 그 사이로 틀려 나가고
틀려 나가고
복(福)
대가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동화
그되었던
그댄 복주머니에서 갓 나온
새것같은 윤택으로
돈을 주워 담는 모습
또 하나의 복자 행렬을 만들기 위하여
궂은 삶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달리 멋내어도 그 종자
전답에 농약 치고
비료 치고
지독히도 못살게 굴어도
그나마 살피는 복복자에 걸려
우리 입으로 들어오고

심사가 차가워도
저 별에 죽지도 않을 것이요
내 떠난 마당에도
부질없이 바람에 흔들린다면
죽지도 말자
동토 땅 백곰의 주먹으로 움켜 쥔
물도 스스로 늪이 되기 전에
별을 더 보이는 거라곤 별이라도
더 따다
영생의 유연성에 끼 얹어
시각으로 독촉밭는 강물은
저 별만 보고 속 타는데
남에게 차가워도
맑음이 크게 다가오는
어름으로서야 쩡쩡거릴 채칙
벼 키 밑으로 길이 빠진다
그 성숙된 겸손 밑으로
한 알로도
온천지가 부자 같은 개미들이
장사진을 이루어 사라진다
황금 물결위로 얼굴을 굳이 드러냄은
그래도 꼬장 꼬장한 지팽이에
나팔꽃이 휘감아 오르듯이
땅이 어머니라 하기에
조약돌 하나 주워오니 인류라 합디다
돌이 매끈한 살을 그렇게 여밀 때
강줄기를 연대표 마냥 엮어대며
모래무지에서 살아나옵디다
바람은 세게 불고
배는 옆으로 감아 나아간다
그대 입김은 세고
어느 틈엔가
어찌할 바가 빈정대듯이 오르게 된다
그대 내게 소우주를 그리라면
내 저 바다를 끌어안고
이리 허리통 살로 살쪄 온 것이오이다


 반포
반포걸랑
쟁반 위에 접대이듯
손처럼 겸손하자
반포걸랑
막연히 떠나지 말고
그대 구곡 양장을 채우는
우리 만난 해후의
질곡을 해쳐 나가는 항해라 하자

 

 

논현
논현이면
잠원(蠶院)을 들이세
잠실을 들이세
바로 전(前)이다 싶음을 잡아도
끝없는 맥락
풀리지 않으면 얽힌 고치
기원(紀元) 때부터
고민으로 고조한 그 번데기
알에서 깨어 주름 잡다
주름이 주름을 올린 이마
논현이면
잠원의 번데기 주름을 지나칠 수는 없지 않느냐

 

 

 

 





'지하철(미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호선 2   (0) 2013.02.25
6 호선 1  (0) 2013.02.25
6 호선 2   (0) 2013.02.25
7 호선 2   (0) 2013.02.25
8 호선   (0) 201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