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음에
한쪽으로 길게 내 밀어보기도 한 것이
난 줄기 같이 좌 청룡 우 백호 해 보는 것
비가 오면 우장산
右로 길어도 우장산
그대 어느 골목 한 구석
발 뻗을 자리 따뜻하면 화곡이지
인생 외람되게
누가 어느 쪽이라 하든
내 한줄기 길다가도 부러지지 않는
기울어 �이 난초 피는 것과 같은 거지
신정이라 늘 앞만 보고 쫓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좀 더 느긋함은
냉수 속에 달을 건져 먹음과 같다
새로운 듯
뜨고 지는 것에
시계를 맞추어 놓고 사는 각박함이
작영은 순수함으로 두고
정의로서의 다각화로 느낄 뿐인
살다보면 오목눈이 같이
속고 삶을 모른다
그 짓초차도 양평에 있는 저울질
그래도 팔 없는 뱀보다야
두 팔로서 몸풀어가며
뒤틀어가며
정성을 덜이는 합장으로
짜 입히는 옷과 같은 것으로
크게는 화산이요
작게는 꽃이 열림이다
산인들 크게는 화산이요
작게는 산유화이다
크게는 금포 공항인데
작게는 김포공항이라 하니
다 마음의 씨가 있는 벌판에
활주로로 당긴다
까치
저 철탑 높이 만큼 둥지를 트고
저 안개 까치발이 되는 듯이
까치 산
영등도 포를 뜨는 듯이 조각조각이다
나누어 주는
우리가 땅에 발붙여 사는 것만으로 자명한 빛
남으면 시장에라도 팔아야지
신기하게 도 신길한
벼슬엔 理가 있어 나리요
강언덕에 누워 있어도 나루 樓니
별과 달도 한참이나 멀리 떠났구나
여의함은 구슬에 쌓여 푸는 것
원초가 아닌 어느 시점의 응답인지
여의함이 소원을 이룸은
들었은되 비켜가지 않는 법칙
깨뭉되 구슬과 같은 뿐인
허나 筍은 내것
송정이 소나무 정각이면
力을 빼도 拔山이요
영 함 마리 몸부림의
모노 한 편은 지나갔다
목이란 길이 일어난 것이다
그림자가 일어난 것이다
자꾸 간다 간다 하는 것이 아니라
세워 놓으면 나무인 것으로 기대어 보는 것이다
答이 質적 공덕이라면
질문의 질도 공덕이니
언어가 달라 다른 언어로 대질 받아도
질적 연마술의 광채
의구심부터 분별력과 분석력이느니
積德施功이 자손을 번성케 함이니
어째 애고개가 아니리
공이 탑과 같이 쌓으리니
마삼근이면 강과 나루 사이
짐과 배로 저울 사이
지금 있는 순간일 뿐
더할 거� 덜할 것도 없는
다림질을 꾹 누르면 각이 서지만
이 몸이 꾹 누르면
배 밑바닥으로 다려짐은 무엇인가
비가 올듯 눈 이야기로 소나무가 빳빳하다
어려서 부터 충정을 명이듯 심어주고
서쪽 하늘 대문도 크게 열려 평화로운 것에
솔방울 같은 산
비늘같은 낱알을 터갈라 내듯
바위도 껄질을 드러내는
현액 아래서도 문을 내는 것이다
광을 쫓아가면
종소리의 향이 있다
이미 광화된 프라즈마적 링
광은 팝콘처럼 튀어도 문인
아! 종소리의 향이여!
乙이 天飛이지 않아도
가창오리처럼 앉은 모습에
비오리 등에 새끼 주렁 매달리듯
모정의 미는 한가지
운동장 안의 경주와 같이
어떤 색깔이든
먼저 줄기를 빼어나온 끝머리로서의
꽃의 색깔을 쫓을지언정
투지와 용기와 함께 하는
하나 같이 푸르를 유니폼적 평등성
푸른 언덕으로 부터
길은 하나 같이 물든다는 것이로
청구
신금호에는
행운이 당연히 되는 것으로 왕행 십리
행복이 저 먼 산을 넘어 있지 아니하니
행복의 전당은
그 척도를 따라 가는 길이 있음의
마장이라 하니 왕십리
왕십리라 하니 마장이라
어쩐지 속히 달릴 기운만 남았고
아! 왕도여!
굳이 흑밸을 가려야 하고
굳이 지옥을 캐야 한다면
그대가 현실적으로 지옥을 감내한다면
그건 보석이 있는 것이요
그대가 오늘의 안이와 심술로
앞날의 지옥을 시험한다면
다이아 몬도를 부셔도
모래처럼 만들어
여울지게 한 이치를 알아야 함이니
답십리면 알고도 남을 것 같은
국회덩이를 웅덩이에서 끄집어내면
그것 말리면 너무도 판이하게 흰
인간이 악의 궁극에 서서 돌이킬 때야
서서히 말라가며 드러내는 흔적
바탕은 흰 선함을 나타내고
또한 인간으 윤택함이 논물과 같아도
그 궁극성을 볼 때
더욱 검어진 진흙더미만 되어가듯
사악함을 능청스럽게 드러내기도 하는.
다만 뭇 속이어도
진주는
참된 우주는
물 밖으로 내놓지 않아도
스스로 하얗게 먹여가며 十里眼을 알아야 함이니
장한에 평이로다
장안에 닿은 기분이
장한의 별을 이루었다
그대와의 사랑놀이 같으나
다들 눈길이 곁 심리에
신화같은 균형을 맞춰간다
장안에 닿은 기분이
믿는 자는 구심같고
영생이건만
또 많은 별을 띄운 한 잔의 술로 갔다
장한평으로 논물같이 하는 자리에
그물처럼 던져 내려진 산
벼리처럼 솟은 봉오리
오늘의 바위로서 깨는
내 자신에 변덕을 부려야 하는 듯이
서로에 들이들이는 순수성으로
지독히도 한 틈 갈라지는 것 같음에
자산에 이해심을 가져야 하는
바위가 이끼의 다듬이질에 미끈해진다면
거대한 태풍인 들
침 질질 넘치는 물 속 유동의
수정살 식초 먹고 물러진 듯함에
화기조차 연관지을 수 없는 시공과 같은 것으로
먼저 틈새를 하나 들이킨
홀연히 자신의 보물을 자르는 용납으로
덜컹 일시의 사물이 확 깨어 든 듯이 하는
군자도 나이를 어이 이길까만
다이아몬드처럼 굳어 가는 것도 있어
아차까지 가게 되어
일발 필도에 짜개진다면
일시에 드러난 듯 생물의 유영을 보는 것이
이 꼴의 세상
유리창 속의 예행 연습이 듯
도시는 인형의 집이듯 마법이듯 따라선다
아차 많으면 많을 수록
순수함의 자각이 많아짐이니
망각에 있는 븟이 분별력이 맑음의
그래도 아차를 안다는 것
책갈피에 은행잎처럼 투시된 듯
꿈깨듯
볕은 사금파리처럼 긁어 댄다
한 장
두 장
넘기는 내용을 따라
화석처럼 �어도
내용을 찾아 먹는다 해도
잎새로만 저장된 황금록을 빛낸다
곧 그것이 광나루
자신을 맑게 비쳐 볼 수 있는 경지
그것이 천호된 거울
강동이니 머리의 뿔
월계수처럼 왕관처럼 쓰인 뿔과 같음의
올림픽
올림 자장조로 올이시 시합
끝이 시작이다
공유의 정원을 만든 공원
채워도 빈 것처럼 드러내는
분명 한 쪽은 모래처럼 가라 앉는 것
한쪽은 쌓이는 법칙
오색 줄 쳐 놓고
오색바람 맞으니
내 오금이 활짝 편다
방이가 오금을 폈다
오금이 방이를 오므렸다
굽은 다리에
수평선 휜 바다에 해가 떠오르니
명일이로다 명일이로다
길함은 굳이 저 부풀어 오르는
박 바가지 같은 일출이느니
3
방이가 왜 아름다운지 아십니까?
방이엔 쉬운듯 하면서 어려운 夷字
둔촌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
둔촌에 가면 에스커레이터도 고개를 내밀지 않는 답니다
그 지혜가 방이에서 방긋이 웃으면 되는 것이지요
몽에서 몽이 나듯
다 둔에서 문왕의 방이가 난다니까요
빌딩과 사물들
원소 주기율처럼 바람을 맞아도
땅 속은 전이원소가 숨어 봄을 기다리듯
다 들통 나 에스커레이터가 걷게 한 전이 원소
사람이 전하는 맛의 이 세상
등촌엔 아직 단맛이 다 빠진 쓴맛이 남은 듯이 아쉬운 것이
도리어 써 약인 것이었듯
약초도 다리 알통처럼 굵어가면 명약이 되어가듯
둔촌은 명약이 있지요
돌고래
돌고래도 바다처럼 놀 천호에서라
더 넓혀 서핑 길이 서래길을 튼다
너가 바다로 돌아가기 전
구르는 돌의 사색은
너의 초음적 사색으로 잠영했다
심장이야
화산에 끄떡 않는 단세포들
바다의 원생이
귀에 박힌 평형의 귀속(歸屬)에 두어도
사해를 다 받아들여도
달팽이관 뼈 마디에 다 환태평양이 들었음에도
다 감지될
이 또한 공(孔)의
허난 넌 먼져
돌의 그져 공으로 빠지지 않을 해분(解紛)
펭귄이 극점을 어거정 어거정 하는 사이
아차산이 아차일라
그래고 국이 녹아온 물리 땅으로 기지 않아도
하늘길을 따로 왔다고 어거정 어거정
차라리
마늘이나 먹고 사람이 되는 게 났지
넌 황제가 되려고
한 수 더 떠는구나
포대 화상이 너만한 급수구나
어찌 그리 천진인지
넌 얼음처럼 어색해도
충분한 저장성
죽어 죽어 그 섭이 남는다면
그리 여러 번
살아 보기도 해야 하나 보오이다
추억은 그대로
아 ! 어찌할까
오보에는 새의 날개로 퍼덕여버렸는데
젊은 날의 문간방
글 읽어도 한 아름의 불안
긴 굴을 빠져나와 중년
그 땐 오보에만 봤었겠지
그 여름날처럼
유창빛으로 빠져 나올 길을
겉옷 벗고
선풍기 쐬고
강열한 마당에 스스럼 없이
울리는 라디오
이제사 노래방 속 탬버린처럼 차고 나가며
지하 깊은 속만큼이나 보다 강렬한
마당 위의 양지에 퍼덕였음을
월광
은은한 곡이 두르려
월광이 차 부푸는
다 차기 전까지 이 곡조는 너의 것
월광이 선뜻 나서지 않는
모퉁이 지워진 얼굴에서 나오는
나의 침착된 중후함이란
갈망을 쫓아
나의 몰랐던 뒷길을 캐어 먹은 것
천마 지는 거리
참으로 안타까움은 오히려 달이로다
그 무슨 애증에 시달려
동그라미 하나 그리기 버거웁도록
창백하디 풀먹여
근기를 세우다 패이고
풀거풀 같은 달무리부터 뜯어도
소복 깊은 묽음
질량 불변의 법칙
몸뚱아리 야무지게 채워 와
이 한 생 살아 보는
또 다시 그 무대 길은 아닐꼬
차 한 잔
난 마침표에 있고져 하는데
차 티백의 꼬리
미소 띤 마담 얼굴을 하며
쉼표의 꼬리 달고 다가서네
참으로 남은 꼬리의 부질없는 여유는 아닐까
퇴화되어 흔들어 보지 않은
곧은 진화는
단단히 건조된
씨알박이의 바위 굴로
얼었다 풀렸다 했을 터인데
어찌 다도는
엷은 미소의 파문으로
꼬리를 천연덕스럽게 흔들꼬
빗소리
그대와 나 사이 아무것도 없는데
빗발만 발빠르게 거쳐 갔다
이웃간에
삶의 열기는 높아도
고요의 바다
이 체증의 홍해 사이로
바다가 갈라진
우리가 입은 총애가 일어서며 갔다
혼재성의
문어다리로 뜯기어 가며 물먹는 정체성에
물 안 먹는 자의 기적을 열었다
확장로
언덕에 펼쳐 내려오는
힘씀이 용빼지만
상상일까 발견일까
한 몸 빠져나가면
떼면 상처 같고 붙이면 허물 같은
인도의 살집은 아니 붙었는데
어찌 키만 태산 두르듯이 뻗네
간밤 사당 꿈
이 길 몰아 세워 보초 세웠나
으슥하게 져 감에도
누구 흉일까 말 많을 까 해
지우고 잊혀짐일까
인명이 천명인 만큼의
포란 아니라도 잘난 놈
참으로 그대 장광설에 빠졌다 마라
용의 태잉도 아니 되었네
보도는 깡 마르고
길은 애천
언덕에 올려 놓고 말리고 말리고
급한 소화만 비쳐 보려 함인가
섬광과 경쟁
엷게 드려 내 놓은
때가 때 인 것이 아닌 풍성함이길
바둑판 위의 학과
바람은
저 구름의 교향적 의지를 쫓다
씨눈에 쉬엄 쉬엄 그물코의
구심력의 극적 덫에 걸린
운해처럼 몰아 넣어도 충분한
흰 수염 날릴 듯한 대기
바다가 스스로 검게 침몰시키는
천하
나무꾼이 기어코
쇠도끼 잃어버린 구심점
푸른 모니터가 뜬다
잠시 빠트린 시간의 함정
들면 못 나오는 문
살골에 살아도 쇼프트 웨어는 아는데
이 통로
하드가 모자라 못나오는 이유
어느 디스켓에 물려
내치고 죽이고
눈감은 시간
물리친 시간
한의 앙금
심서가 무거워
나뭇꾼 제 도끼 아니라 하네
지평선
그대 그 자리에 있을 이유를 몰라 봤을 때
무수히 많은 침묵의 언이 있을지도 모르지
우린 수평선을 정복 했다기 보다
너가 외면 되었기에
최고로 잔인했다 여겼을 것이다
자각이 성향을 보일 때
선 자리가 그 자릴일 때
틈이 야문
유리의 투과를 보았다
망연함에 서 있는 융해
나와의 상대성도 아니요
다만 그 선의 잡음에
진퇴를 알 수 있는 것
경계
난 무슨 그림을 바라 보든
난 물거미처럼 지워 간다
난 희미해져 간다
내가 무슨 그림을 바라보았든
채색 또릇 또릇
물감 한 방울도
나 지우지 못해 멈추었던 예술성
파도여
파도여
끼 얹어도
난 이미 물거미 져간 무대 아래
자연
어찌 꽃이 새의 입을 열게 하랴
입 덜떨어진 소리에
먹이 개워 내듯
꽃이 만릴 피웠다
만세에 애처럼 맞는 동안
단호하고 거침 없이
한 울의 문
새입의 할은 받고
의식
이 밤이 있는 건
바람 소리 스치는
천년의 줄기에 소스라치며
가녀린 나뭇가지의
살결 일깨우는 소리로
대비하는 막간
분주한 하루의 보리 밝는 경직의 반쪽 마주선
스산함을 넘나드는 존재의 인기척
설쳐대는 둔갑 호들갑에
대나무 숲의 미로로 앙금 시키며
바람은 노의 깊이를 휘저어
나의 물살을 세월에 버금케하고
나보다 먼저 어데로 가는 자취이오이까
수평선
내 일상은 언제나 수평선을 긋는다
잠긴 그대를 위하여
내가 태어난 곳도 수평선 그 자리
난 이 생이 전부터 부러웠나 보다
충동적으로
사막의 태풍처럼 모래산을 쌓지 않아도
안개 피는 골짝 피우며
수심의 깊이를 다 메워
욕망의 구둑살을 다 메우기 전에
존재의 의미마져
성수에 머리 담구는 의식마냥
잠겼다 떠올랐다
천리 길 반복에도
님이시여! 그대 얼굴은 생생하나이다
사색과 정염
베이컨도 한 번 생각해보고
하이덱거도 생각해보고
그렇게 마음 편히 사색해 보고
다듬어 감이 풀잎처럼 스치움이 있고
분위기 파악도
주제 파악도
남은 텔레비 왕방울엔
눈빛마져 벌떡이처럼 일어나고
폭염과 같고
정황을 넘어선 껄덕거림이고
작게도 밀어 넣어 보면
내 육신이 소우주라 했던가
다 놓아 봐도
자리 비우며 자장자리로만 번식하는
평면적으로 새순 같을라치면
속 비어도
저리 그리 껄떡이고
거울 살붙이
영혼의 살이 얼어
상판이 된 요소마다엔
그림자 쫓아
살붙이로 기미를 내뿝는다
결코 어슬픈 추심이 아니다
선명하다 못해 극명하다
구차한 합리성
굴절되어 휘어가지도 않아
살을 깍고 또 깍아도
은근함에는
무색으로 빳빳하다
석류
넌 과일이 아니다
겨우 가을의 열매에
떨어지지 않은 꽃 보오리다
가을의 쿠데타다
봄날의 기미에 벗겨가는
시도록 발산하는 꽃의 열변이다
콧 김 내품으며 재촉하는
엄동 출근의 볼그레한 얼굴
넌 꽃이였기에
한 바퀴 더 넘겨 줘야 할
꽃샘 추위와 함께 시리듯이 녹는 찰라
석류!
그대 석류 입일 때부터
여름을 다 감싸지 못함을 알았다
너의 창백하도록 지쳐감에
어쩜 너의 지성이
태양의 이비인후과
어디에 나서는 알맹이일까
신김치만큼이나 시어감에
보물섬
해골섬
아라한의 머리여!
지구땅
수국 평형대에 우린 소릴 걸러 주는가
감지해 주는가
우린 텔레파시마져 의식화에 준다
개 눈을 바라보며
너의 눈이 순하게 생겨도
널 잡아 먹고
너의 눈 같아 참스럽다 하면서
널 잡아 먹고
그래 너의 눈만이라도 다 알수 없는 세상
신을 외쳐대는 자
굳이 계시를 받았다는데
종말이 안 와서 안달이요
그래도
너의 눈이 인간의 눈보다 더 차야함이 있고
네가 그들처럼 눈 붉히지 않았지만
최선이라는 남발에도
널 못 쫓음에 잡아먹는 건지
가는 길은 저울질하면서
오는 길은 저울질 않은 건지
분명 차이가 있거늘
이전의 관계는 어데 있는고
선 자리를 모독하고
설자리의 탐욕이로다
귀뚜라미
넌 바퀴벌레의 이해편에 서서
벽을 다 훑었는지 모르지만
넌 벽의 나그네
너 바퀴나라의 베짱이
면벽에 너 뒷다리 다 죽으면
갈 수도 있으련만
뒷발 키운
삼발이에 우물이 아니라
우물에도 삼발이의
뭔가 비워둔 기색에
어둑해져 오는 졸음 쫓듯
돌아누운 길을
자꾸만 보채는 길
무슨 실이라도 뽑을 듯이
미움 받는 바퀴벌레
넌 성직
병 속의 관철에
나은 신념의 파워
나 죽어 그대 노래 소리면
한 번은 거들떠보리라
더 한 번은
더 한 번은
삶이 이 세상 정 뗀 만큼
죽어 더욱 정 아닐까 하노라
나 죽어 그대 노래 소리면
한 번은 거들떠보리라
이미 눈감았음에
그리도 감미롭게 눈 떤 세상인지
의식의 깊이도
거기까지 일지면 꿈이라도 살아 보리라
가을의 정
마술 앞에
숨 멎는 그 정적보다도
해마다 극 경이를 맞는
찬란함이 감도는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음이
가장 큰 평화의 구축
가을 정취는 황금빛 깃털임을 알 때
생의 끝 부분에서 기다릴 줄 아는 자다
맷돌
물러선 듯한 기억 속에
한켠에 먼지 끼도록 있는 맷돌
추처럼 가라앉아 있음에
우리의 나이에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어쩜 내 엉덩짝처럼 무거워 가는지
일으켜 세우면
어느덧 내 무게가 일어나고
입이라는 게
빈대떡이나 해 먹을까
노래!
두터운 언덕
볼록한 언덕
신의 인식 교회는
그 인후를 열어
바라 보이 듯이
바라 보이 듯이
저 지평을 당겨가고
겁살의 받침대로
폭포 같이 덜컥 내려 앉는 곳에
예리하게 사뿐히 내려디딘 절간의 신중
눈빛을 놓치지 않고
미소가 깊어지는 골짝의 등불
지하역
점유되지 않은 시간들
열차보다 더 깊을 시간의 하품
폐지 재생 속의 표백되는 찰라의
이 창백한 공유
열차는 그나마 숨 거두는 자리를
거두어 달린다
오늘 나를 신문 뭉치는 딩굴고
저 모서리 끝에서 통로 좁은
접은 학의
외마디처럼 다시 접혀와
거듭 미끄럼 내는 광택
시 게시판의 너머로의 쇠창살
마의 성
수행이 상(像)에 집착되는 일이 아니거늘
결국 미추를 쫓고
얼굴은 호박빛 금단에 키워
할로윈의 피를 받아
공한 하루의 피상
심통은 고양이 것을 따와
논밭 참새 쫓는 허수아비
쥔 줄의 깡통
존재 논리의 합리
상호간의 능변
화장끼같은 가식에서 그렇게 봤지
선악의 동주
참새 다 보내고 나면
부려본 일도 허깨비 화상
새끼줄 위의 뱃노래
다 지나고 보면
참새가 쪼는 젊은 날의 수필
알람
우주 비행사
진공
이 놈의 닭 알람은
진공청소기 꽁무니를 물어뜯듯이 설쳐댄다
일어나지 않는 아침을
토끼가 고양이 세수하며
뒷발 세우는 아침 운동에
벌써 진공 먹고
질긴 부대 같은 놈을
텃새를 쪼으는 마냥 몰아 붙인다
심지
내 잠결 위의 뱃노래
입 천정
방 천정
매미는 고도에 닦아 올리지만
거미는 줄을 타고 내리고
7년 해 묽은 바닥에도
뱃노래
무용담
갈림길
삼거리엔
꼭 한 줄기 외로운 기색이 있다
하나의 선택처럼
괜한 기분이 한참이나 깊어진다
가늘수록 더 쓸쓸해 뵈는
풀의 여림과 같은
모두들 집집마다의 창 불
골짝을 휘듯이 뻗은 별들의 꽃
기왕이면 하나의 꽃으로
화병의 향기가
저 길 밑둥에서
갈라지는 아쉬움이 다시 피어나는 짙음이길
환골탈태와 우주의 구멍
뼈마디에 살이 붙는 기이한 땅심
나노로서야 알아보겠는가
우주가 탄생한 근원엔
그 구멍도 못 채워
사물덩이가 되었듯
환골탈태되고
조물주의 형태도 다 채우지 못해도
그 문 앞에
편린의 재생을 발하는 중일
저승도 영혼이라고만 말라
응고되지 않은 피 같은 유기(有機)
꽃
별이 우수수 떨어지는 시간들
화산은 초발림을 다하고
붉은 양초의
다 기억되어 오를 심장을
조물주의 다 기억됨이
씨앗 하나 하나에도
이 과정을 놓치지 못한
선사시대를 넘을 꽃의 시대
붉은 양초는
꽃을 피고 별을 튀고
더블베이스
왠지 나보다 하나가 더 무거운
왠지 사랑은 좀 더 둔한 듯이 울이 되어 나오는
그대 그쯤에서
놓치지 않았다 하자 사랑을
그대여!
그대의 찬양도 그쯤에서 졸지 말고
서늘하고 차거운 음울함이
호수가의 조깅처럼 인사가 되다
내게 말이라도 되는 사랑이 되어라
이 베란다의 첼로의 퇴근길에
꽃 한송이
선상 카페
끝만 보아라
끝만 보아라
걸어가는 행인
박스 싣고 리어카 끄는 노인
차에 물건 내리는 점주
그리고 지붕
다 물 곳에 놓쳐간 것들
끝만 같아라
끝만 같아라
저 피어오름이 무엇이길래
나의 새벽에도
닿지 않고 갔는가
잔
잔을 비워라
잔을 비워라
옛길 구불 구불
탁배기 비운 잔에 오고
주차장 비워 틘 하늘
양주 비운 잔에 맑네
텃밭 보아하니
탁배기 비운 맛이 일어나 푸르고
속 훤한 크라스에
투명 유리에 뜬 모니터
무엇이 비워 잠들게 함이 있으리요
고속도로
산의 양날개
서술의 양 날개
그 사이 볼펜심으로 몰리듯한 질주
만화경 같은 잠산(蠶山)
마침표든 쉼표든 관철하는 질주
마침이 마침이 아니라서
저 산이 두껍구나
뒤통수 마져 당겨가며
도리어 칡뿌리 붙들며 굵어가는 산이여!
고속도로 2
폭포가 겸손함의 높이 임에도
함부로 줄기참을 탔다 덤비지 말라
가파른 절국(絶局)을 푸는데
산수목이 아연할 정도지만
너에게야 세차함이
너같이 악발도 아님을
밀리고 밀리다 몸 한 번 담 궈 본 다음에야
구름같이 뜬 맛의 은총
사바가 한 묶음에 드는 것
계기가 높다하데
폭포 아래 뫼이로다
발악
욕구가 죽지 않는 자에게
가을은 탄력이 있는 무지개
손 까딱 아니 하고 다들 도망쳐버린
다들 외면해버린
자신의 입김마져 아니라고
입김만 도드라진
바람도 기척이 없어
누구의 기척조차 두렵구나
아! 일생 이리 말라 비틀려도
같이 밀고간 뒤 끝
이 애고도 그 무엇의 그져에
와서 챙겨 씹도록 하는고
담배
이 연연된 삶의 끝장을 짖이겨
둘둘 말아 황혼을 빨아들인다
떠나 보낸 황혼이 아니라
떠나오는 황혼에 ......
이 순간만큼은 생의 반대편에 서서
날 비워 가는지 모른다
내 허공 중인 모태를 들이키다
스치고 상처나다
죽어 또 죽어 간다
작약
태양이 어데선가 왔을 때
이렇게 터졌다 터졌다 왔겠지
내 그 뿌리를 알면
저 부풀어 감의
막연한 항해의 논리를
먼저 터진 흔적의 자취로
입술을 내밀고
눈부심이
주기성의 닮 꼴로 산화(散華)로다
그 입술마져
우리가 뿌리칠 수 없는 사랑의 자비
사물적 연기(演技)
파랑새 하늘의 농도간에
바람이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바쁘다
대나무 살여림에 마져 연해져 간
필경 다 풀어졌을
미풍이 한 근를 흔듬에도
흔적 없이
문장을 꺽고
정분을 꺽고
영국처녀 대하듯이
명분을 확실히 둘 깃을 따라
살이 흩어진 채로 떠나다
어이 짙게 비쳐지기도
복수
생의 죽음에
응당 응보는 있을지언정
복수로 고삐가 될 수는 있었을꼬
죽음이 인간에 선사한 시간의 절약
다음 생에 연유조차 알고 넘어가게 해
대들며 격앙된 소모가 있지는 않으리
주검의 냉정함
인과를 떼어놓아 망각케 함에
쫓아 본들 연유를 안 통쾌함이 있으리요
분노도 삭히기 고통이요
응보도 그만큼 차갑고 빈틈없는
얼음 속의 복안
(강동
강이 끄는 나누에
천호에 상일아
넌 이미 씨앗처럼 묻혔다
저 방화와
화정을 위하여
그 높은 곳을 향하여
볍씨 소금물에 가라앉듯
우리의 절약심도 키워
우리의 생체도 우량종으로
다 파종된
강심으로 동쪽이라 하는 곳에
둔촌이 경기를 하듯 일어서면
계절도 파닥 놀람이 있다)
강동
나무 한 그루의
확실한 지하의 뿌리와
저 상실의 꼭대기까지
한 줄기 일어남을 보았나
강동에서
매화가 크는 인내의
지평에서 은둔으로 일어서는
이상학적이요
수직적 불퇴성을 일으켜 세우는
상승력
달래 밭은 순하다
다른 풀에는 모질게 굴었는지 몰라도
봄의 살에
데미테르의 향수
속 연하면서
약간은 매운 훈시로 독립 시켜가는
모진 밭이랑 매며
쉬엄 마다에는 애기에 제살 물리는
가시의 밭에도
촘촘히 받들어지며 커온
봄으로의 향긋함이
살빛으로 돋아나는 본보기로서의
뭉게구름
배꼽처럼 절연된 세상의
아 수평선 넘어가는 바다
또 그 위엔
너 하나의 배는 돌고
난 물고기가 되어
내 핏줄 속의 항해
저 뭉게구름
내 고개 들었나
저리 빠지기 까지
저 지구 끝을 당겨가며
얼마나 일어서려 하였던고
굶주림과 병마
파도 깊이 잠들며 익숙해진 욕망의
돌고래 잠핑하는 속에서도
이 똥배 죽여나며
일어서려는 저 뭉게구름
타이어
맨발에도 한없이 일어나는
인간의 자연을 디뎌가는 도전
돌고 돌아도
우리에게 다가옴은
검정 고무신에 고분자
먼지 긴 번뇌가 쌓여
분변을 외면한 한 바퀴가 되어
양비추처럼 가르면
잎 문양처럼 산이 되어 나오는
길이 되어 나오는
아직도 코때 묻은 소녀는
섬에 남아도는 낙원을 끼우지 아니한 채 팔려가
그대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은 고무신의
침 다 깍인 고슴도치의 움츠림으로
공전의 탄력으로 닳아 가는 받침 위에
헛된 바퀴 수에 우쭐해 산다
야구장
난 모래에 묻힐란다
난 모래에 묻힐란다
단전에 가스가 차도
펜스 두른 둘레에
다리가 퇴화되어 천지를 덮개하며
난 모래에 묻힐란다
노래에는 미싱이 돌고 도는 노래
봉창 밖의 세상
그리 돌리고 돌려감아
나의 것인 마운드로
우린 안타가 어려워 1루타를 잰다
이 평천하의 세상
재가(齋家)의 음덕이 없었음인가
참으로 볼륨 있는 미학
어쩜 내 골대리며 나오는
펜스 맛아 나오는 작전
스타일
홈을 바 챙길 수는 있을는지
수신(修身)에도 근접치 않으면서
권리만 행사해도 행운의 삶은 아니 되는지
짧게 쥐 배팅
필드를 이해한 관대
그대 세치 혀만으로 먹고 사는 데도
이 침묵의 마임
대관령
대관령의 진눈깨비
그래서야 어찌 월정을 받을꼬
그리도 용평이 좋더냐
딱아 세워도 사라졌네
경포가 심경을 안아 몸부림이더냐
구름이 진부하네
보물선 카페
간혹 손짓이 환상 같은 길 위에
저 오가는 성급함에
다시 한 번 부두의
남국으로 떠나기 보다
보물섬을 더 많이 드나든 존재의 맞이
외다리의 의지만큼이나
한 쪽 눈을 감음이 편리해진 항해
양 다리의 의지보다
한계성과 체념
그리고 영웅심의 의족을 달고
나중엔 극 셑트마냥 버릴 수 있는
생에 그림자 맞 물려가도
그마져 무념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용기
진정한 보물선
(천호 눈깔 사탕
마음이 달콤해지는 것도
두뇌에 미치는데
비 온 날
길 웅덩이에 젖어
머리칼이 나듯
아! 천호까지는 뒷걸음질이로다
干에 거북이 등껍질 든 방패막이로
생의 압축기마냥
비데 막힌 배출구인 냥
역류성이어도
흡입 시켜 빨아들이는 오름같은 것
놓으면 피차가 탄력으로 빠져 나가버릴 것 같은
아! 成道란 무엇인가
그 길로 천호에서 강동으로
돌아선 일 없이 등 보이며 나간 듯할 때
유리벽을 빠져 나간 듯
마음의 강은 가슴에 흘러
동쪽이라 다시 차고 나온 듯
피동적 기적 같은 것)
오솔길
너도 너만큼의 빈자리에
갈대 속 같을 때
흔들거려 온 생명체이다
넌 찼다고 충만도 아니 봤고
어떤 감상도 이끌어내
너의 아늑함에 풀어놓지도 못했다
너에겐 떨림
너에겐 불안정
산에 오르는 가쁜 호홉으로
감성마져 소리쳐 올리고
너의 풍체에
빼 닮은 형상엔 벤치도 없고
갈대도 대속을 앓음 앓음 할 때
너도 내 한마디의 조용한 웃음
카레 밥
카레가 밥을 청하여 넘어갔다
예술과 청춘도 그렇게 씌웠나보다
왠지 밥이 끝난 기분에
응접간에 의례 일어남이
카레가 날 주목하고
난 껴 얹혀 가는 나이
왠지 누렁이 겨 껍질의
겨를 벗겨진 노 출성에
맹숭 맹숭성에도
내로라면 카라에 빳빳한 용출의 힘만
다려 다려 달 수 있음이 아니겠냐만
카레가 밥을 제 주제의 세상인 냥 끌어 갔다
솜사탕
솜사탕 장수여!
날은 이 도시를 닦고 닦아
성곽 없은 궁전을 끼듯 오를 수 있고
원통의 울이라 나이 설쳐도
생긴 대로 나즈막히 끌어 당겨가는
얼기설기 엉기듯이 길을 잡아
저 높이 말려 오르는 구름
언덕 위의 인형 집
집집마다의 사랑이 부풀려
끼어 오르다
끼어 오르다 솜털 구름
바탕
외롭다 마라
외로움도 옥구슬 같아서
흠집이 무수히 보이고 나서야
그 가식 없음으로 해서
나 먼저 주저 않은 듯함에는
스쳐 지나는 관성은 돌아보지도 않고 제 길이요
자연의 드러난 그대로
(아! 둔치여!
둔자 발복이라지만
어찌 꽉 막힌 하소연이라 하지 않으리
이미 큰 물에 망자처럼 선 땅
봄의 슬기가 일어나는 아지랑이에
철새
텃새
갈대밭 평상심으로 일어 알을 낳게 하고
둔자의 덕
노고지리 하늘로 올라 종달종달
은둔살이 돋구는 그림의 공원
헝그리정신의
소발처럼 양쪽으로 갈라져도
틈새의 숨통으로
오금을 감사히 펴게 하는 것
저 태극 바람 부치는 공원
아직도 잎새마다 속 비치는 줄 모르고
치열한 公案 깨기
긴 흐름가에 선
삼각주처럼 붙어나오는 원소
배 띄우면 배 둥둥 뜨는 것 까지
머리에 띠 두른 듯 솟아난 인 것
새 둥지 괄호 속
단백질 성분적 대답)
둔촌
둔촌이니
마천의 뿔과 틀로 박힘을 알았다
잎마져도
뿌리로 돌아 가지로 사는
자음과 모음
밥 뚜껑 열고
ㅇ?
오!
옴... ...
소리 받히도록
김 받히도록
턱 아래 쌓인 것
말로 다할 수 없이
이유는 퍼내어 버렸는데
곁에서면
옴
입구부터
어쩜 추상이 무식하도록 밀어붙일 요량으로
ㅁ
방
풀지 않은 쌀자루 비스듬히 누우면
바다사자의 배
양 귀퉁이 팔이 자란다
네 배가 비고
내 배가 비고
먼 바다의 물결소리에
넌 소라처럼 동작을 꼬으기도 했을
야문 섬에
너도 알차게 올랐을
물 같은 세상 물정
한없는 헤엄
온유함으로 섬 하나에 기댄 몸아
난 섬조차 발견되지 않네
용궁
노궁(老窮)을 건져 올려
수궁에 가잤으라
물만 높은지고
물만 높은지고
목어 배나 다 채워
몸부림이 뻘가
허궁(虛宮)을 빌어 채워
수궁만이 산 근육
물만 높은지고
물만 높은지고
배에는 못 채워도
용바위골 트림은 목을 넘고
셔터
슈퍼마켇 셔터 오르면
시간이 벗겨질 정도로 멀 듯이 가깝다
가장 현실적으로 깨물리는 공간
결국 저 편 물건을
이 쪽 구석까지 쌓여 있음이
속 시원하게 건네지 못하고
강력하게 접착된
저 편의 시간이 아니냐는 광고판
타임 수퍼
수퍼 타임
소리
소리는 가사보다 의미를 풍기는 향이 있어야 한다
꽃가루같지 않은 가루에
알러지를 앓아야 하는
그대가 솔방울이면
그대 머리맡에
겨울의 진이 다하고 난 후의 돋은 향
무덤도 스치고
고매한 기도와 같이 풍겨나오는
마치 말보다 실천의 기품을 쌓은
예리한 분별에는
소리도 가사보다 의미를 풍기는
그 적성을 알아야 한다
감수성
(兩二
방이동
그져
있는 듯
없는 듯
그 같고
듯 하고
방이야
네 둥근 미소 한 송이가 그기에 미쳐
방긋
짧은 문양 뒤로
긴 여운이 깔려간다
대전의 으능정이를 끌어 넣어 하나로
아니 하나가 둘어서 좋은 ?
방이
해가 떠도
해가 져도
봉오리 속 같은 방이
무화과 속 같은 방이
방이만 보면
차 방귀가 길을 헤매고
저 능원(陵園)만 같고
저 성곽(城郭)만 같은 스타디움이
입을 벌리고 피었을
그래도 열린 파문임에
볕 속에서도
제 속만 파먹은 듯이 진다)
어!
어!
으가 길어도 막히면 어!
인생 어같은 소리보다 으같은 소리며는 좋겠건만
어는 딱다구리 집 입이요
으는?
그래! 그대로 한 길로 빠진 듯
짚이어도 좋고 돌이어도 좋고
장승의 웃음이어도 좋고
벅수의 웃음이어도 좋은
으능(陵)으로 넘어도
눈사람 한 입술로 그어 간 기다림과 같은 것도 있을 터
내 한 우물의 어물쩡)
물방울 소리
문밖이 귀찮아도
눈 같아 창문부터 열어보고
비 같아 창문부터 열어보고
마음 다 닿지 않는 천막이라도
골짝 정자나무 만치 내려줘도
가 볼 일인 것을
텔레비 꺼놓은 지 오래
신문 덮어놓은 지 오래
백지 한 장 놓고 싶은 심정의
학이 그 품격의 도를 먼저 가르고
난 벼랑 위라도
정자머리에 있으리니
트럼펫
아!
광장을 받혀 온다
광야를 받혀 온다
돌담길을 돌아
분수대 앞
내 눈을 감겨가는
높으면 높을수록
먼저 눈 감았을
좁아 오는 시야에
눈감음이 있는
표현이 더 넓어도 좋을
건네 줄 수 있는 비법이 있어도
오히려 당김이 없는
들엔 아기 살이 오르 듯
석류빛 울음
탄생부터 안은 듯이 터져나오고
나그네의 방문이 떨리다
꿈을 평화롭게 한
여장을 내 놓기 전에
이미 끝없이 잠들어 있을 무한성에
아득히 퍼지는
내 드러눕는 팔 목침 위의 전희
제철소
바다의 검은 비밀을
끌어 올리는 정황
연출
출연
각색
강이 바다에 유약을 바르는
몫까지 쇠는 발림에 나온다
컴퓨터 밤새 마우스
콘비아 밸트에
팔 굽혀 가며 해을 헤아리고
그는 말마다에 그대로
해가 붙는 마력으로
쫒지도 못하는 무대를
태우고 녹이고
괴석(塊石)의 먼지 툭툭 털리며
고서의 받침이 없이도
천성만의 끼를 올려
컴퓨터 밤새 마우스라도
물만 봐도 돌아 가고만 싶은 함구
감촉
비가 오면
가슴도 없는 족속의
지푸라기부터 잡고 오는 듯이 아득하다
우리도
이러한 방문객이 되지 못한 굿잡의
밥 한 술에
나물붙이
양념붙이 내용으로는 근접치 못할
허수아비도 일어날
설법
정신
솜
솜을 타 진가가 있듯이
나이르 타 푸근함이 있다
천명을 타
씨아에 뚝뚝 떨이지는
아무도 종자 취급하지 않지만
이 나이에
눈에 분별이 멀어도
다량의 개별성도 많지도 않음을
한 방울
한 방울
땅에의 시도에
다시 일구며 타는 진가를 캠에
눈의 신비처럼 박힘만도 하리라
물장구
세월이 그댈 뒤 엎었다 생각되걸랑
이 냇가에 오려무나
뒤엎고 바뀌어도
그대 모습밖에 없네
말리고
감아 올리지 못함에는
그림자 저 넘어 떨어져도
기운은 담겨 있음이로다
배야
돗배야
뒤 엎힘 위에 있고 없고
내 발 한 깊이도 아니 되도다
몽운
격렬하지도 않고
비에 함초롬한 그리움이여!
벌과 나비에 간지럼 아니타도
나 살짝 움츠림에
만리 녹색 깊은 줄무늬
나비 애벌레에 먹히며
푸른 하늘
포식하는 자의 몸으로의 실현
작약 터질 듯한 설득
강조된 시선들
나 비 한 번 더 맞고
한 번 더 헤매고
그리움이여!
청명
새가
마법의 시간을 찢은 듯이 울어 댄다
물은 양떼처럼 지나
내 생애도 굴절 시켜 몸을 부풀려 간다
우울한 안개 속의 뱃노래여
너의 유혹도
얼굴 비추지는 말게나
새 소리 맑은 새벽
새가 다문 벽
그 고요
안과 밖
거울아
거울아
항상 너의 경직성에만 살았겠느냐
너 아니어도
빛에 노출 아니어도
항상 있어도 아니 보이는
유연성 속에서 항상있는 것
너 속 그림자에
누군가의 방문
함께 떠났을 때
거울 밖의 나 경직된 세계
시대적 난
잎매가 꽃에 교태스럽다
꽃이 잎을 휘감아 품어낸다
난아
어찌 세상사 뿌리의 자유를 보지 못했음이저
비천한 날개의
양털 구름처럼 빚어
어느 종소리에나 여울져 나르는
비천상이나 될는지
그대의 삶이
저 평원에 거칠도록 격리됐음에
소외와
두절에
난의 뿌리마져 천상심에 밭을 갈아
이랑을 내는 어느 곁의
그리움의 구름에 심어져 있고
풍란
바람이 난을 키웠지
바람의 족속이
근원의 과거에 단절되어 온 길의
이 땅에 붙어
살아온 모습이 거미발 같은
풍란!
절벽 위 내 난아
망부석같은 내 난아
파도만 갈퀴 갈퀴
너울에만 지다 간다
검은 발톱
흰 발톱 다 되도록
밤 많은 염색도 아니 먹히고
언뜻
노루잠에 비친 광경이
어느 벽을 물고 늘어 있음만 같은 믿음의
난
명사(名寺)가 따로 있나
개소리 닭소리 없는 곳이면 족하다는데
산삼도 다가서는 동산에
도리어 더 깊이 들어 비우는
뒤엉킨 심사의
명약관화한 단애에의 발 뿌리
뭍에 족해 억새보다
외길 억새의 날개로다
눈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움을 잊을 만치나 살았고
눈 내리 깔 때
발자국 내딛기가 새삼스러워 두렵고
과거가 멀수록 큰 더렁치일까
매김할 수 없는 형상이나
이력도 모르겠고
(오금동
오금이 있은 들 무엇하나
천년금(千年琴)이 다 못 깨어 자욱하기만 한 걸
아! 쟁금아
대(臺)도 못 오를 소리였더란 말인가
오금에 안개만 젖어
오금이 무엇이더란 말인가
일주일에 하루씩
오금을 뜯어감이 아니더냐
사랑아
사랑아
언뜻 명주실을 보아만 가네
꽃이 방긋방긋
금긋듯 붙은 것에 열어 붙이고
어데든 순백같은 곳에 닿은 듯이 화사한
떡잎 이전에
내 한줄기 솟은 것으로 方 두쪽이 나더라도
차라리 그 일체를 찾음이 我無의 木 )
예술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
누구 좋으라고
철학도 인본에 맴도거늘
그대 없이
그대 눈동자 없이
울고 좌절하고
챙겨주는 음악보다도
그대 비치는 백년 하청을 기다리리라
지금보다
더 영리하지 않아도 더 성숙되지 않아도
또 그 때 예술로 심미되어 가자구나
동질성
너희 앞에 있는 화상이
인터넷 깊이에 있는지라
내 그대 앞에 섰으나
어찌 그대 앞에 섰다하리
그대여!
그대와의 사랑도
이 현실도
내 눈앞에 있다하나
좀 더 침중해야 할 방향성에
강물을 끌어 음유에 비춰보기도 해야겠지
자유로운 것인지
속박인 것인지
성찰이 주춤하는 사이에도
별을 바라보자
주검 앞에
참으로 모르기야 하겠는가
어쩌자고
침묵했던 자를 동반해
이제 와서 떠나지 말라고
눈물의 발버둥이 남았더란 말인가
내 편인 듯 살다가
제 길로 가니
나의 담담함에
도리어 너의 피눈물이 아니든가
어찌 봐 난 온 바 없고
너는 제자리인데
겸허와 참회가
나도 울부짖을란다
거짓이라도 울부짖을 란다
너에게 만은
대화향
내가 이 잔을 마시는 기꺼움
정분나는 담소도 아니요
나눌만한 냉각수가 되어서도 아니다
앞서 수저 휘저은 파문일 때
눈침침하게 동요하다 남은 존재요
가라 앉다 흔들려 나오는
구곡강장이라고 노래에 키질하며 들썩여도
더 짜여 나오는
아직도 이 끈적끈적한 송분(松粉)에
알레르기를 앓는 여정
꽃분 단장도
오솔길같은 대화도
길 걷는 냥 들어 준 이력의
파문이 올시다
대나무
내 죽어 물음이 있다면
이 자리에 왜 있을까 일 것이다
만고의 가기도 전에
온 자리를 모르거늘
몰라도 될 이유도 아니 됨에
또 건너도 공의 한 마디
생각 같아서는
구멍이나 뚫어 소리라도 들리는 판이길
두꺼비
구름이 두꺼비 목을 내민다
그러다 말 같지 않게 사라진다
내 마음에 먹구름이 인다
귀족에 두지 않는
허무한 아웃사이더의
부대 자루의 입인 냥
어쩜 그리 천진한 선물만 받아먹은
걸치기조차 않아도
자연스레 어울림이 다 되어 친근할 수 있는
또 무슨 방향성일꼬
전화 벨 소리
찢어진 입
입 천정도 아니 뵈는 산사에 꿀꺽
집필
붓을 들었을 때의 침묵은
높이가 함량이 없고
붓을 찍었을 때의 남은 향은
깊이가 한량이 없네
천지간 그림자 패인 족자엔
그대 얼굴이 아쉽구나
그대 얼굴이 아쉽구나
내게 파먹고 파 먹힌 흔적이 있거늘
유수(流水)로 치고
붓끝으로 치고
내 가슴으로 치고
자정
쥐야
쥐야
구심의 구멍아
넌 오늘의 덩어리라 해도
어제의 덩어리요
오늘로 당겼다 하나
어제도 당겼음이요
저 쪽이라 해도
이쪽이요
물의 수평
시(時)는 맞물고 있지만
날은 떨어져 나간 것을
생은 백년 같고
주검은 하루와 같았음에
꼬끼오
닭이라 꼭꼭 챙겼다
꼭
꼭
꼭
꼭
뭔지 모르지만
쥐가 담벼락을 넘나들고
아침이 두드리기 전에
벽일 때까지 맡아
그대의
꼭이요
꼭
주공 아파트
살아 주공이
살아 내 무덤 값이 아니겠나
송림에
잔디 깍인 공원을 거닐며
최선 껏 살지 않을래도
다 할 수 밖에 없는
알뜰함과 근면이 몸에 배이며
좀 공짜같은 게 없어 씁쓸할 정도의
지나친 피로와 행운의
숨박꼭질이라도 있을 듯이 하지만
업무는 틈을 조으고
인정은 차고
청렴지기가 속 편함을 알아
무욕이 몸에 베이고
살아 이 공이면 되었지
죽어 왕은 싫소이다
(굽은 다리
다리!
다리엔 내 무릅 만큼만 잠겼으면 하는 게 있다
허나 아무도 지켜봐 주지 않고 지난다
나의 추상엔
다리엔 생각하는 사람의 한 쪽 다리를 올려놓은
각선이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이 유수를 풀어 비단결 같았으면 좋겠다
다리!
다리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묽은 수채화에
달마져 다 우려 나와 창백한데도
더 맑을까 우린다
다 풀리지 않는 풍경화
스스로 마져 꽉 붙들어 맨 냥
도시의 벽처럼 붙들어 매어
딱지처럼 떨어질 고집으로 가둬가며
질기고 모짐도록 처발라 놓았다
다리!
다리엔
한번쯤 우리의 이별에
그 얽힌 실타래에 젖는 감상이 무섭구나
애련이
우리의 목 메이도록 자살하고픔만큼이나 깊고나
한 각 돌아선 긴 가롯대
반가사유의 한 다리라도 잡고 올라섬이
코끼리 다리보다도 장엄하도다
다리!
다리엔
용꿈에 부목 댄 흔적들
살 패인 흔적들
뼈까지 나오도록
다리엔
오늘 들은 캐논의 조화를 부리다
저 솜구름마져 다 풀어헤친 비단결들
아직도 변화를 구하는 사람들
다리!
다리엔 달이 순결을 풀 제
선홍빛 같기도
다리엔 어깨 깃을 올린 신성한의 등장
한없이 높은 기개의 춤
다리!
다리엔
내 공복감에 살짝 맞을 미감
존재의 밀접한 부여
또한 어색감)
돈
사람도 귀신이고
귀신도 사람이고
귀신에 절을 하고
내가 내게 절을 하고
유무의 존재만큼 실어 나르고
내 숨만큼
운명의 궤적을 차고 나가면
링의 손마디에
엄지 공주처럼 걸려 있는
떠난 나 온 나
빈처
목련이
내 쓰지도 않은 빈 일기장보다
더 하얗게
내 접는 마음이다
내 접는 마음이다
접동새야
접동새야
너를 느꼈다 해도 빈 공이요
너를 보았다 해도
수더분한 시간도 아니다
너의 감동이라 해도
보리
소 발굽
겨우내 보리밟기에 부드러워진
어슬렁 어슬렁
지순한 눈빛에도
엄동에 맺혀 지나는
소발굽
그 억장보다
더 지근 듯이 뚫어 나간
맹아
모진 바람에도
순처럼 일어서
심덕으로만 걷는 동족
발자국 찍어 눌러
영통한 두뇌에 각인 되었음을
결실로 보이고져
음메-
되세겨 소한의 턱
벌써 많이 토해낸 순환
몇 번이나 분해되어 저장되었듯
천기로 심어져
음메 -
소리 뻗은 침들
새소리
쪼아라 쪼아라
님의 산나물
거들떠보지도 않을 도령(道嶺)의
님의 산나물
주목을 밝고 간 꼭대기에도
나물 향의
벗겨지지 않는 고스라함이여!
객주 안의 쉼터
시 게시판 3
넌 단세포로서 유전자 태생을 다시하면
그대여!
한 혹성을 개척하자
그러한 한 행성에 미아가 되자
나 그대 만나러 가는 괴나리봇짐에
새소리
논서는 소 뒷다리의 교훈
자연에 살며
초자연을 두려워할 수 있는 믿음
그대여 !
이젠 지구 하나 개척하자
무화과
왜 혼자 살았는지
노을과 종자이면
무화과는 만두처럼 접는다
만추에 지켜선 자여!
채색빛 하늘을 어떻게 접을까 할 때
무화과는 만두처럼 접는다
돌팔매
실이 있음 같기도
없음 같기도
생긋 웃는 주름 하나 받을 량으로
돌팔매질
호수가 미소
(우린 평생 해로 할 거예요)
함께 앉은 가장자리
받아들이며 감싸며
꿈을 사듯이 동전 하나 팔매질
돗대
그대가 속삭임이였을 때
난 물결이였고
그대가 비상이였을 때
난 바다였다
그대가 침묵이였을 때
저 먼 광폭으로 할애한 시를 거듭 포개었고
돛 올리지 않고는
그대 같지 않음에
인류의 바다를 긁어
근접하는 연가
둔갑
그대 한 잔 술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깨어 멀쩡하니
물결 위에
닻 갈퀴 가는 인생
당기다 당기다 부치는 노예 앞에
들리지도 않은 닻에
배가는 듯이 달님의 벗이여!
한 잔 술보다도 도도쿠나
공단
텃공장 사이의
텃밭
민둥밭 사이에
피아노 어금니 빠진 듯한
소리의 의치가
소음도 음악의 요정에 시달림을 받고
소리가 다 화음치 못함에
개울이 말라가고
무한한 곡선을 뒤로 한 채
잘 정비된 길을
삼초(三焦)가 말라도
혈을 전부 드는 존재
길아
너는 알을 낳을래
새끼를 낳을래
흠에 털이 나는 몸짓
곱슬머리
길은 지지 않는 길 그대로
문자 속에서
풀벌레가 책벌레를 방문해
구석지고 퀘퀘하고
귀뚜라미는 뒷발의 돌출구
자획이 굼틀대다 단물처럼 빠져나간
이 병 속의 화두는
빠져나갔기에 놓쳐버린 것이요
껌처럼 씹히다 굳은 의지의
돌에까지 불굴을 보여주나
새김이나 하는 염소의
먹통이나 하나 더 성사된 인생
(길동에는
서로가 서로를 걱정해 주는
기댈 수 있는 마음에
서로 다리를 놓아 주며
멀지도 않는 인척들인 냥 끌어 들일 때
길함에는 길이 있는 것에의 순환
天湖에서
굽은 다리의 인과로 댓가를 치르게 해도
일어서 걷게 하는 것
넓은 아량이
길동으로 사랑하게 하는 법
여름날 길동에 겨울날 둔촌
굽은 예술성의 파라다이스에나
쭉쭉 뻗는 야자수
강렬한 인상의 굴곡에
건각은 쭉쭉 펴게 하는)
길동
길동에 봄의 분류
떡잎의 움트는 경이
마술적 서상(瑞相)
호접란!
공중정원의 꽃처럼
날개가 앉았다 일어나는
그대여!
여기 물줄기조차 어떠했을까
대지의 잡목에
탑 한층 도도했는지
계단인 냥 높이 올린
차가운 벽 위의
향마져 감추이고
성(城)은 으슥하고
난 뿌리의 발현
신이 카오스를 빼 올린 질서라면
그댄 혼란은 빼 올리는 난은 아니 될소이까
궁극적 창조성이여!
발원이 묻다시피 오른다
갈대 숲을 빠져 나와 격리된 이국의
자신만의 사림새
누군 치열함 속에 개화이길 바랬고
누군 활옷 같은 부드러움 속의 미소이길 바랬고
형광등 깊은 밤
여름잠도 못 이뤄
옴폭한 겨울이
눈들 밭에 머무네
옛 흔적 간 곳 없다
올 리도 없는 벽지의 향연
만날 날 지구 위로
흰 자국에 머무네
설경
눈 덮인
나무 어깨를 빠져 나온다
눈 고요한
바람 어깨를 빠져 나온다
그에다
또 함박눈이면
선 내 자리를 빠져나간다
엽서가 그림만이어야 할
한껏 더 눈 떠 굴러간다
석촌 호수
그대 왕관에
이 호수의 동경(銅鏡)을 떼어
한 닢 한 닢
주렁주렁
꿰어 매달으오이다
나의 왕비여!
내가 비치고
우리가 비치고
이 명경 유수를
거푸집에 넣은 듯이
갈고 또 닦아
그대 왕관에 흔들리듯 올려 드리우리다
빗소리
서가래 거미 족속
비 한 방울의 몸둥아리
처마끝에서 똑딱 똑딱
똑딱이보다 비기의
조급하면 조급한 데로
느긋하면 느긋한 데로
발 젖지 않는 장단 맛이
튕겨주는 걸음일까
빈골에 한 가닥
줄타고 내려와
신경이나 잔 줄 더 번쩍였는지
길쌈
김씨 이씨 박씨
요일마다 날실에
씨실이 넘네
무지개 물고 가는 길에
씨실이 넘네
날이 붙박기 싫고
필치가 점박기 싫은
아지랑이실이 넘을 제
씨실이 가로지르네
육체
무지개를 당겨 넘음에
오장이 주인 노릇
자율은 하늘에 드는데
그 보다 더 초월성인가
통제도 있네
아! 무지개 당겨 왔기에
내 놓기도 어려울걸
허나 길은 있을 법
바깥 주인으로
상아빛 저택도 있으리니
탄력
잿빛 점잔은 화두여!
나그네 지나는 자리에 땅메뚜기가 뛰어
뒷맛이 쏘고
오곡을 거두는 자리에 벼 메뚜기가 뛰네
얼룩져도 그 마음에
뛰기야 땅 박참이 더 잘 뛰고
그로 봐
누더기 다 붙여 꿰맨 승복에
구차하게 남은 속습을 다 이기지 못한
나를 반조할 수 있는 허물이로다
벼 메뚜기야
벼 메뚜기야
너의 서정이 나보다 여유롭구나
칠사 팔입
무지개야 네 7을 놓았다면
팔입으로 다시 들리라
아무런 치레도 없이
어쩜 그것이 목련은 아닐까
허나
난 일곱 난쟁이의 공주를
늘 보는 세상에 살고
음계 일곱 계단을 올라
높은 A음에서 무지개 가루
무엇으로 하나를 더 할꼬
철학
이끼가
바위가 고치처럼 흔들릴 정도의
철학적 논증으로 빨아 들인
처음엔 촉각이지 않았을
평면적 정복
삼매경
소피스트
플라톤
뭍가엔 망둥이가 뛰고
이끼는 계속 감촉이 살아
속 다 파먹은 정도의 딸랑임의
짜임의 극치
생활을 꿰는 언어
난 햄릿이 보기 싫어
고추장을 찍어 바른다
난 햄릿을 아는 듯 하지만
고추장 맛에 넘어 갔다
허나 내 일과는
햄릿의 갈등이 얼핏 넘으며
심플한 듯이 산다
참으로 그대의 시는
낱말 걸림없이
넋두리처럼 올려 놓았다
겥보기엔 풍성한
생활에 거침없이 와 닿은 은어
실제 양념맛으로 뜬
허망한 실체
우리가 주시하는
궤적의 상실에 들어갔다
한란
나나 한란을 바라보는데
이 놈의 화상은 난을 더 친다
난 심지의 소매마져 더 늘어 지듯이
더 버혀졌는데
이 놈의 화상은
힘 하나 더 얹은 듯이 오른다
인생
드라이 크리닝의 애를 다려
오르는 것보다
좀 유연한의 생의 의미로
격조만 한 것을 굳이 세워감의
한 섬을 쫓아 또 올 궁상만 같네 그려
정원
바가지 긁지 마라
울이 구멍 난다
흙담 틈새의 참새집
똥배남은 인형의 시간대
하늘 울타리의 손님 중에
손수 좁혀온 방문으로 긁는다
뜨락의 돌 패도 제격이요
정원의 교감보다
내면으로 드는 입구
배
난 춥고 배고픈데
정감 주는 시
초생달의 노는 어데 있으메뇨
배 옆구리를 채 봐
그대의 항해가 간다
입술 바르는 루즈까지 두꺼운 윤곽은
미소의 가장자리 그리며
입 맞추어 가도록 한다
넌 춥고 배고픈데
광대뼈 휘덮은 살
언덕 아래도 목 비집는 사랑
제대로 찾아 장인의 손에 걸린 듯이
올리면 자연히 꿰매져간
마당에 따뜻해 하며
입맞추어 가기나 할련가
사슴
천상에서의 주체가
흰 눈일 때
바닥에 바닥뿐이고져 했던
흰 엽서 속에
얼룩배기 굴뚝의
산타 심부름에
딸랑여 줄 절 풍경이 있는
굴뚝 연기에 그을린 듯이 검은
내려 와 서성여 보면
본래적의 매무새
평화로운 눈천지
다 천산일 발자국
엽서를 쫓다
자국 남기며 사라지는
겨우내 엽서의 계절
사슴 주제에 의한 변주곡
고라니 내려 온
싸리문
흰 눈일 때 주체하기 힘들다
백설의 융단
여울 한참 타고 내리는 순수의 시대
두메
길 돌아서는 목에
좀 더 깊이 들어
난 네가 영원하듯 스다듬고
너는 보이는 모습에 눈처럼 녹아 사라지고
의혹과 신비감에
그래도 믿음과 같은 두터움으로
속세의
언덕에 내빼
구름이 깔리 듯 서성이다 간 길을
좀 더 생명력으로 받아 들이며
지하철 역
시(詩)는 몸집 좋은 미꾸라지
어찌 파다
저 표면을 긁어 간 것인지
살점이 비어져 나온
몸은 안타까운 듯 더 파고들
너만의 윤택
시간의 통로
밖에 비가 오고
뱀장어과엔
대해를 끙끙거리며
이 메마른 연못을 지나 고개를 내밀면
대한 민국
서울
수양버들
매미 붙은 버들
수양버들
눈물의 곡절을 너무도 많이 앓다
돌바위 같은 고개 숙임
빗질을 내리고
모난 구석은 찾을 길 없고
발걸음을 권하기도 뭐하고
되레 큰바람에
쏴아 쏴아
뼈만 보일 X레이 같고
동네 씻기듯이
요정의 심술도 싱거워서 원
혼비백산 날아 날지도
허나 난 뼈골 속이 시원하고
칼국수!
세상이 버드나무처럼 곧지를 않거늘
늘이 잡나무처럼 휘지 않고
매미는 곧이 민다
저 평야처럼 길들여 진 곳에
나무 뿌리 채 걷어올릴 힘으로
다시 되 반죽하며
신사적 게임의 평등성의 갈림으로
이제 한 나무 저에 건져 올려질
탕 그릇의 하루
옛 시골집
뜰에 서면
라디오는
오보에 가뿐한 합심
볕은 기어 오르고
달아 오르고
마당 만한 고적을
배 부른 듯이 하는 참새
노래의 날개엔
추억은 더 익어
졸음에 다정한 편지 사연은
제비 전깃줄에 내려앉아 귀 기울여 들었을
한 마당 위의
늘어놓은 벼처럼 익다 갔네
타는 족속 중에는 인터넷
날 미이라로 만들고
어떤 시간의 버무림인지
새로운 인류을 나열하고
호접란!
꽃이 어떻게 피는지 아시오이까
내 한 고치 틀고 말하오이다
꽃이 어떻게 피는지 아시오이까
그대만의 높은 성루를 쌓아 지켜보게 할
상상의 아쉬움에
사뿐히 내려앉게 하였나이다
도화(徒花)
도심의 호반 화(花)야
도심의 무리 화야
꽃은 화려하나
향기가 없고
향수가 짙다하나
뒷골목이 튀튀하다
좁은 회랑 길을 따라
달끝까지 오르면
그대 꽃 수수하다 하나
백리 밖 향기로다
잠실
잠실엔 안개가 제격
도시가 깰 동안
다 실로 빠져나가고
숙명론적 실꾸리인가
이 추운 겨울날에도
강물마져 털을 일구어 보태어 들고
벌거숭이 임금님 옷을 만드는지
자각하는 자
오히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음에
주름으로 일어나는 날개가 있다
아침
난 출근해 있고
길은 안개만 감지되어 간 것 같고
허전함 같고
몽몽함은 아이에게나 고집스러워지는 것 같고
대명천지
나도 다 걸침이 번거롭고
치과에 간
내 이빨 뽑음에도
안개의 발톱인 냥 넌지시 넘어간 것 같고
마음은 지천명처럼 거울 되어져 가고
산아
네가 벗겨진 감촉도
아니 벗겨진 감촉도
영감과 사고는 별 이색도 없어 돋았고
벗겨 내 것 같고
아니 벗겨
타와의 접으로 투영된 것 같고
들길까지만 나오고 들어가라
새소리여!
안개까지만 나오고 선경의 벼랑이다
새소리여
너도 번망할까 그리 길지 않음이 골이요 벽
산에 산을 돌아도 커 가는 웅호
사립문을 닫아도
생사의 문이 두 개로다
가을
인생사
어른이 될 수록
저 유치원 도배벽의 구연을 못 따른가 했더니
이제사 되레
이 확연함에 구연이 되레 못 따랐구나
따도 따도
이만큼이나 따고
내 싸늘한 손길에도
최후의 순간까지도 몸단장을 하리라
계란
계란 요즘 먹은 게 없어 머리 가 횅하더니
계란 하나 먹으니
생각도 무게를 달은 느낌이구나
누른 대지 흰 하늘로 삼켰으니
은하의 별들이 무수히 박혀드네
내가 지구를 못 따르는 이유
희생의 연쇄
나와의 업과
운동장
갈대 맞잡고
갈대 위에 지은 작은 새집들
푸르고 누르고
꺽이고 다시 자라난 뿌리 위에 새날들
어느 동상 위에
갈대 흔들어 대는 곳에
유수가 차갑구나
유수가 차갑구나
저 로켓풍 아래의 삷들에
갈대 부리 많은 지신의 기개
운동장 2
이 꽃가루에
저 구름 솜처럼 찍어 바를 냥
비둘기 향의 나래
흥분되고
진득한 기대치의
풍선처럼 끌어 올리는 향의 뿔들
오색 녹은 지상
다 끌어 훔쳐도 진하디 진한 흰 색
강
저 누른 갈대의 강
연인이 시리구나
그래 그래도 저 누른 생명력
그대여! 황의(黃衣)로 즐겨 살아
지나침 없이 살 믿음
황토집 내 사랑
적삼이나 걸치고 들빛처럼 맞는
저 황야 걸어 온 빛으로 맞는
그 길도 흰 창백함보다
붉게 먹여 돋아 온 성심
적삼 걸쳐나오는
저 누른 돗자리에도
한 푸르름을 거뜬히 지날
온고지이신
선인장
빛의 가시가 바같으로 내 몰리며
몸통은 늘 푸른 꿈
잃은 우주의 환상
황무지 혹성의 죽어간 넋
쇳덩이 속 우주 같았음에도
제법 붉고 노란 꽃을 토하는 생명
하늘을 삼켜 농후함에
대 탐험의 속알받이
이 아름다운 광채로 파고 드는
빛마져 고슴도치 같았을
발견되지 않은 비명
장애물
돌아
돌아
본래 없는 것인데
넌 철학적 이성으로 거기에 있기도 하다
그 자리에 있든
그 자리에 있지 아니 하던
기대어 갈 수도 있고
비켜 갈 수도 있는 법
신선들이 내려와
바둑판 얹어 놓을 지면
떠났을 때
너의 뿌리 속은 뽑히여 떠나지 않았던가
얼굴
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깰 때도 달리 남지도 않을 지인데
단지 위의 달은 아니더라도
난 조용히 그대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분보다 더 섬세함으로
천지 기운의 일체감을 만끽하고
신과의 편안함이
술통만큼이나 익어 나온 제스추어
풀기와 풋기로 알레르기를 앓으며
그대에 익숙해
주막집 주정처럼 닮아 가는 나의 독백도 있기 때문입니다
골목길
봄
기울어 가는 담 너머
석류나무 입술을 지나
인형 나팔이나 갖다 댈
유혹도 안된 봄담이 듯 맑다
골목을 꺽어
석류 씨알의
씨눈을 붉히고
선거 유세의 마이크는
아 갈라지듯이 갈라지듯이 외쳐댄다
담은 좁아 집벽으로 맞비비는
석류
석류는 눈에 들어오고
내 가는 길은 무엇을 무엇으로 풀릴까 막연하고
석류 입은 눈에 들어오고
나의 청춘은 어데 있었더냐 더듬어 보고
올라도 올라도 정상 같아 보이지 않고
내려도 그 답답함이던가
허나 작은 새소리 찢고
어리도록 초롱 초롱 찢고
석류의 계절이 빠져나간다
향기와 펭귄
나야 유혹에 쉽게 넘어 가겠냐만
돌도 숨구멍이 있어서 말이지
그래서 그대 족속은
수천 년에 걸쳐 도도하지
가만히 보면 그것이 전부인 냥 살아 가네
향기
난 팔 휘둘러 보고
날개를 휘저어 보고
돌을 비집다
비집다
난 발치에 치인 것처럼 물로 뛰어 든
끈은 숨 위에
길!
말 없는 저 단애도
노래 끝에 떨굴 것이요
둥그스런 저 언덕도
노래 끝을 달래어 넘을 것이다
그대 기분에 죽고 산다 하니
누가 뭐라나
난 지치고
주저앉고 싶고
두드려 오르는 타령(打嶺)
내게도 오르내리는 타령
두드려 오르자
두드려 오르자
(올림픽 공원
오금에 개롱이 통하니
힘과 예가 함께 동하는 함성이료 곡조로구나
운명의 장난도 개롱
애초에 갈등과 모순은
서로 다툼의 가납사니가
가지를 더 칠 소냐
오금을 알고
심금을 알고
마음에 넣는 바로 비롯됨을 알지니)
오히려 운동이 격렬하리로다)
사진
생의 무게가 각각 다르기도 하겠지만
아해 글 읽는 소리
어떤 풍악보다 좋다하나
아해가 아해 엎은 모습
대륙간에도 세월간에도
가슴 찡하도록 다가온다
그대가 대의를 품은 글귀라 하나
왕권엔 형제도 없고
아이가 아이를 엎은 무게
아직도 누님은 날 찾고
사진 한 장엔
그 어림에도 담고 담아 주던
어부바
오두막 집
나이 먹어 갈수록 호박처럼 친숙한
길처럼 이제 알 것 같은
마르며마르며 드러내는 줄기
한 때는 호박 넝쿨 채 떠나 보냈다는 게 맞겠지
이 자리가 엉덩이 자리
부둥켜안아도 치장해도
서서히 호박빛에 왜이리 안도가 되는지
볕에 익은 들의
땀내나는 호미질이
황금빛을 더 돋우어 갔을
대청에 땀 식히며
눌러 붙이다 하는 채취
벼루박도 그 맛에
그림 새로 갔다 바쳐도 누래지고
그 정도는 되는 것을
먹구름 깔리면
시큰둥이 말은둥이
순간 끄적이고 갔을
하루에 아물고 잊혀져 갔을
종일 먹구름
자세히 보면
천지가 합심하여 쓸어 내리는 당위성
우리의 무심함 사소함에
하늘과 끈적끈적한 자존을 건드려
처음엔 어찌 보면 시큰둥이 말은 둥이
라디오
부엌 문간 죽담에
푸성귀 다듬는 오전
들녘의 참 만드는 집집마다에
마당 이는 라디오
왜 이리 방안보다
마당이 익는지
감칠맛은 앞산 건너도 정겹고
목소리는
구슬치기하는 아이들마져
땅을 파며 유심하여 갔다
양피지는 누래가도
볕은 타는 듯이 익듯이 산다
나의 마당에
보석광고 칼렌다
무지개는 무에서의 내장
오장도 내 육신의 내장
너의 몸둥이라 함에
나는 무의 존재
일요 벽두의 문채는
붉은 놀 물들일 저의의 몸부림
가지 잘리운 화분은
밑둥 든든한 역사의 자루
압박에 절제해도
약간은 올린
빨간 꽃잎의 열사 위로 캇팅하는
나라마다의 분재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먹빛통
먹 갈리는 바다의 잠에 적신
붓대같은 의식으로 발라 가는 형상화(形象花)
보석 친구야
그것이
"침묵"이라 했지
이 공간이 다 네 것
ㅁ
ㅇ
이것도 다 다이아몬드라고 할 때
노자여!
테두리 벗기면 무엇일꼬
노래!
그대 노래는 말 등에 있고
새의 노래는 애기 머리맡에 있네
아이 노래
멀정한 종이 새로 접고
말울음 소리
풍운에 먼지가 인다
덕을 다하겠다며
신고(辛苦)를 진가 했더니
진가 상관없이 울음 썩여 있고
빅뱅도 빅뱅이지만
이 푸른 하늘에만 담겨도 그물망도 되는 것을
객도 주도 다 끌어들이리라
대도
대도란
내가 목적을 달성하려 도달함이 아니라
운명이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나를 놓치지 않음에 있다
운명은 대범하고
무자비하고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고 설치기에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자
아주 좁게 산 자
운명의 뼈골은 인간의 등심보다 길긴 것
아예 "나"라는 것조차 없게 한 것
능력으로서도 네가 충분할지언정
그도 무력하게 하는 것임에
까닥 실패작 같아 보이는 착지
바로 대도가 있음을 알지니
선풍기
이 산골에도
천상에 내려온 놈은 너 밖에 없다
너가 내려올 때
그림자 어느 시내에 비치더니
네 발끝에서
너 또한 바람일까 도외시 시킨
해가 넘어가면
그림자 제 고향 짚어 갈 때
내 그 길 언뜻 다녀오는 길에 보았는지도
지우개
뭐든지 알뜰히 거두지 않았을 수도 있지
난 지우개 부스러기 한통속
멍석말이처럼 말리며
지움의 동작에 부스러지며 말려 오른 것인지도
그건 묻은 기억의
신이 넘나드는 어둠에
프로메테우스가 빛을 내는 상처의
얼마나 깊은지
풀 한 포기에도
땅의 역량의
이리도 상큼하게
내음에 겨워하고
껌
씹는
씹힐 때만큼은 따뜻한
이젠 늘릴 수 있는 기폭을 얘기할 때다
껌
풍선껌
껌 하나 길게 빼어
폭을 다 읽는 요령
블랙 홀로 드는 찰라의
일각같은 지혜
선풍기
선풍의 바람 한 폭 받는데도
늘 모르쇠로 일관하다시피 함은
누구의 은혜에도 못 쫓겠네
운명의 짜임새야 느껴 간다 하지만
네가 날 몰라보게
고개 돌려가며 부쳐 대니
선풍아
선풍아
진정이 아닌 듯이 봐지네
매미
바벨탑에서 언어를 달리 받고
높은 A음에서 음질을 달리 받았네
너의 일성에
대학로 거리의 전위 예술이
부러진 일익을 붙이듯 함이요
축쳐진 뱃살의 압박
나중에 양피 수통에나 먹을 충만과 허무
이 방과 벽 창살
다 너의 최고치로 옹벽같은
여기서도 떼어 나올 수 있는
아롱여 갔다 다시 굳을 수 있는 내를 건너네
민속 주점
옛 것은 옛 곳에서 숨쉬는 것
명승(名勝)으로 흘러내리는 세월
비녀 꽂은 단장
내 눈의 창에
겁외를 가로 꽂은 그대
초상화도 그 매무새를 차려 잡다
건너온
사진보다 족자에 내놔도
초가 깊은 마음이 있지나 않았는지
너무 편안함보다
조금은 계면쩍을 정도의
동동주 콱 쏘는 바가지
마당에 키질하는 어머니였으면 좋겠다
허(虛)
기척은
오늘 소나기에 귀찮도록 일어나
모기 쫓는 구석을 다 틀며 일어난다
청중처럼 일어난다
어찌 이리 버혀졌는지
내 피 한 방울 실려 가는 곳에
무리로서 일어난다
날은 어둡고 쓸쓸하다
얕은 조명아래
파리는 웅성이고
모기는 처절한 순간을 빠져나가
살아도 오므린 향기
죽어도 펴는 향기
벽화의 기억 속으로 살아졌다
패션 쇼
난 꿈에 침묵을 강요받고
뭔가 일방적으로 말을 듣는 듯이 한다
허나 색은
내 시각을 능가할 만큼이나
눈부셔오는 선명성
난 그 천창살을 다 파먹고 나오는
한 몸부림인 자로 깨어 나온다
아니면 기억 밖일 테니까
허나 난
덜떨어진 기억처럼
튀튀하게 자리 잡고
다가 외도
다가 와도
꽃뱀도 아닌
광채가 두꺼비 거죽처럼 먹빛에
하데스의 행차하는 도로를 그리며 사라진다
로데오 거리의 창
웨스트사이드 바의 네온
세월의 형광이여!
너만큼의 어둠으로 남았네
조청처럼 고아 올린 시간대
그대와의 달콤함이 지워지지 않고
끈적한 향수(鄕愁)에 부속된
꼭 그 아렴함을 건져 올린
그대와 저려든 바
긴 갈림길에 지금 만나 있음이
내 모를 토속의 전설의 아교풀에 뒤 덮혀
인화되어 오르며
험난한 길 마중에
우리의 안식 꼭 여기서
찾아 나오도록 하네
도시의 거리
제비 떠난 전주
차 헤트라이트는
도깨비 눈을 붙였다 떼었다
서설도 없이 살아 와진
우리도 마냥 붙었다
종적을 모르겠고
운(韻) 없어도
알짜배기 무겁도록 돌아가는 집
한 쪽으로 기운 시소의 사선에
어쩜 허공쌈만 길게 짜
긴 장광설에 벗겨지는 낙엽
떨어진 허무가
허에 무게를 더하고
그것도 잔재라면
아마 영혼이겠소이다
(누가 추상을 갖지 못하게 하는가
명일이 해바라기 따라 오는 환한 것
달게 잔 잠같이 눌어붙는다
명일이라 오지 않았지만
빛이 하늘을 가르는 막대기로 던져진 것
다 빛의 눈금을 삼켜 씹는것
어제란 사사로이 작품이라 하여 저장된 뜻)
산의 강
산의 강은
내 얼굴 씻어 보일 달빛의 여울
산의 강은
그대 무심결에 바라볼 동안
이전에 내가 먼저 껴안아 봤을 흔적
낚시꾼만 쪼아렸다 가고
낚시꾼만 쪼아렸다 가고
그져 형만치의 기대에
탑영이나 잴까 가파르게 컸는지
갈비뼈만 두드려져 가고
오두막
도심에 지은 오두막
내가 살던 옛 오두막
사이에 뿌연 나날들이여
그림 책 한 장
직녀 마누라로 넘어 가는 듯하다
살빛은 더 진하게 먹고 나오고
아이는 새로움에 겹도록
보얗게 태어나
참으로의 이속이 밝은 여망들
나이 지긋한 여편네
젊은 색시
색동옷 입은 식구들의
인정 때 묻은 마루바닥의 피가 살아 반김에
우리가 바라보는 미숙의
덜 깬 눈거풀에도 넉넉하게 남아 온듯
토담집
보얀 살결
수평선
수평선이 기울음을 알았을 때
난 저 뭉게구름이
먼 길을 왔음을 알았다
저 수평선의 기울음을 알았을 때
저녁 희미한 불
혼혼함
마치 다 뜯기고만 솜같은
벽을 일으켜 세우는 반추의 어리석음일까
태양 알이 푹 담긴
날 끌어다 저 끝에서 필 듯 필 듯할 때
갈대심을 뽑듯이
뽑혀와 날리는 털
무감각
노병이여!
용서가 아니 되는구나
교통 위반에
자기 유명도를 악착같이 내세워
모면했다는 자랑
상대를 대적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는데도
친분이 있다고
자기 본분을 무시하고 처신하는 전화
다 기본에 속하건만
지켜가지 못하는
작전에 실패는 용서가 되어도
수비에 실수는 용납 할 수 없는
이 기본도 못 지킴에
내 자신이 쉽게 용서가 아니 되고
그들은 설령 불행에도
선하게 살았는데 왠 불행이냐는 둥
노병이여!
그대도 용서가 아니 된다 하지 않았는가
곰방대
난 할아버지 곰방대의
화로 두드리는 엉덩이로 일어난다
난 거기서 꾸벅이다
알불로서 일어난다
긴 빨아들임도 길어 묵묵함이 긴
험한 일 모르다
문풍지 떠는 고래 덩치에
의기가 오므라드는
뒷간 가기 힘드는 소침함을 쪼아
밤 지새며 식는 화로의
한 배 한 배 삼키는 공기도 식어 갈 즈음에
이젠 내가
아이들 엉덩이 두드리듯 깨운다
밤의 간판들
나 이 밤은
내가 지켜본 바는
빛나는 그대 영혼이
한참만의 밤으로 포개어 왔는가를
내 스스로 숨죽여 보는 것이오이다
각박한 도심에서도
지친 그대를 위하여
다들 상징성이 희랍의 근육이지만
지평 위에 넝쿨이 자라고
그 줄기의 빨대로 빛나
다 섭리로 살찌워 온 지혜 앞에
언젠가 불혹 넘길 즈음
늙은 나무 동굴 속
그림자 삼킨 어둠에
작은 벌레의 이야기 속을 헤맨다 해도
줄기차게 살아 나오는 것이오이다
두타산
난 두타(頭陀)요
넌 두사(頭蛇)요
난 뫼 두타요
넌 뫼 두사요
너의 목을 베어도
야화의 길을 알음이요
내 목을 베면
더 현란
변화무쌍함을 삼킬
금시조를 볼 수 있으리
보아 넘어감이 아닌 것
보이지 않는 잔영이
굳이 맺어 갈려는 궁상이
선풍아
선풍아
너는 붙여 노래만큼이나 질기다
잎새 다 떨어진 가을 살에
터갈라진 암벽이
갈비 파고들 듯이 하고
꽃은 잎을 다 해도
돌려돌려 받침대
노래여!
오선이 아니라
수백 선이 갈비를 둘러
너의 선상에 피다 또 지고
갈비 다 발리어 어도 노 탓치
노래 지난 뒤의 흔적
투명
그대 거울발 뒤 곁에서 자란
시간의 화살이 처박혀
왕골로 자란
우리의 의지보다 질긴 청백이고져 함에
찢어 하늘 엮인 돗자리요
알갱이로 엮어 봉태기로다
나타남의 표현할 바도 다 이리
채반처럼 누워 감이요
벌거숭이 아닌 임금님은 시원히도 살아도 가겠네
손길 같은 것
개울아
개울아
몸부림이 그러하지 아니 하다
네가 그렇게 내세움에 덩치만 큰 이무기라 하지 않겠느냐
근심 붙들어 매고
세월 붙들어 매고
목마른 고색으로 찾아간고 어이 하리
난 애벌레 한 마리로 주름 펴며 열중일
바다같이 출렁이고
강물처럼 출렁이고
세월 주름도 넉넉히 올려 놓은
미세함으로도 작아졌어도
흘림이 없는 것인지
(개롱
개롱
줄임바지처럼 움츠려지게 하였는지 몰라도
개농은 일반적으로 익식되어
자아 발견의 냉소와 같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무가 굽어 가는 굴지성의
동질감으로 골짝을 채워 잠들다
적극성을 띠어도
거여로 시작되어 거여로 뭉쳐버리는
한 결 길 묻는 자에겐 더 무섭게 하게 해도
농간만 웃음의 여유로 늘고)
풀벌레
저 뭍 가 찬바람의 침묵
빨대류로 빨아 들였는지
잠잠해 지면
아직도 넉넉한 진화의 여유
난 피라밋 고층의 미이라 위로
현대적 여유
풀밭은 살아 있고
그 부채살 곁에 살고
생시에 매여 있는 놈
고치
까치야 울지 마라
소리내어 운다고 너의 태엽이겠느냐
내게 까지 들리면
나조차 저 편 밥에 돌아라
북두의 실패엔
실 물고 휘감아 사방이 생겼음에
날개에 끝맺는 상형
상하 좌우도 명명일 뿐인데
몸 한 번 틀고 난 자유요
너흰 인연을 역으며
방이라 하여 가누나
정수기
언어가 다 위치성일지인데
그것이 명이라
내 명이 허공중에 온다고 하나
모래알 위치성에 여과되어 온다
사물이 듯이
우린 언어의 위치
의사의 위치
어찌 봐 모래로 쌓은 빌딩
허나 우린 그 점액을 주지 않은
모래의 숨
그 길로도 현실적으로 가는 건지
이 빌딩적 그림자 지우며 가는 건지
거리
다 비웠음에
도시는 도시답고
거리는 거리답고
잠재 속에 은근히 깃든
황금빛 옷을 벗어 던지고
싸늘한 거리
행상(行商)의 누른 오랜지로
땅 속 욕구를
따뜻이 보아주며
겨울나는 볕 구석
누구의 마음에나 돋아나
어루만져 보는 과일
거리의 광택
정오의 심지빛
부산
뱃고동 빠지는
뚜껑이 두메야
한 번 더 불자
내 마음의 아쉬움아
축배의 노래를 불러라
고동의 솥뚜껑이다
님의 노래
밤이면 꼭두까지 붉다 갔네
쌀 익는 바닥에도
항해임을 이미 알았음에
가로등
길아
너도 자라기 싫어도 길꽃이 핀다
석회석처럼 굳어가는 곁에도
넌 수많은 날벌레의 꽃
상징성을 능가해
하루 뚝심의 욕구를 삼켜 먹는다
일어나는 길 위에
그대여!
그냥 내버려두기에는
길이 불안해 한다
잿빛 도로처럼 감추어 가는
함께 물들어 가는 회색빛 인간을 위하여
하루의 불안을 거푸 삼켜 먹는다
해빙
참을 많이 좁아졌네 그려
흰 뼈에
그리 연주빛 사리를 밝아내어
세상을 밝게 한 도력을 보고져 했더이까
많이 나와 봐야
세상에 거짓된 꼴이지
눈 덮인 세상
사리에 녹고
사리에 패이고
사리 세상
이미 구원 된 세상
그리 희도록 암팡지게 감추지도 않았음을
겨울 동화
네 감자 익을 때
난 군불의 인생을 더 살고
내 입맛의 욕심은 아니어도
한 뚜껑 부푸는 삶
겨울은 동화 한 권
꺼집어 낼 시간
감자 탄 듯 잽싼 상상력으로
옛날에 어느 산골
가을도 작열하는
우리의 성숙한 아름다움도
다시 죽어 구들에 익고
마른 나뭇가지 이삭 줍는
고사리 손 아이들
천상에 지는 숲
눈을 넘지 못해
눈이 내린다
노래!
내가 불어 나의 풍선인 노래여!
넌 너의 노래라 한다
이별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들도록
무너지는 가사엔
나보다 네가 더 부풀렸다 했건만
진작에 터지고 나니
너의 살결로 운다
노래가 불어 노래의 풍선이여!
난 나의 노래라 한다
떠오르는 일출봉에
분화구에 둥근 낙심
돌고 도는 위안의 달아
진작에 터지고 나니
나의 살결로 운다
귀납점
누군가의 숨박꼭질이였을 때
언젠가 지구가 문이 하나일 때 가 있으리
노익장의 시간은
모래산의 뱀의 날렵
소행성은 난무하고
모래 달도
어린 왕자의 발이 묻힌
물러서도 시공을 털지 못할
동자승은 나서도
숱도 없는 길의 사막
머릴 몇 번이나 문질러 봤던고
여름날
매미 앉은 자리
오징어 주둥이인 냥 파고들면
지금까지 말이 없었던 비명
바다 내음
썩어 가는 비린내
그래도 가을에 잘 말리면
짭짤함이 돋는 심줄받이에
근육 질긴 복안의 각질된 입
(거여!
거여만 말고
떡잎이라도 내놔야지
사라졌다 하더라도 균형된 대화를 놓음에
머문 바 없이 귀를 내놓을
글도 귀가 있어 글귀인데
句字가 입 口의 듯이 아니라
귀의 모양이 더욱 뜻이 깊어
구가 귀이니
글이 머문 바 없으니
그 속에 귀를 내놓아라
속삭임처럼 모였다 사라지는 것에
적막의 귀가 기울인 듯
몰고감이
파도가 밀려온 해변에
물거미가 바져 나간 듯
모래밭처럼 바싹 말라 붙이는 것의
고요함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
부드럽고 달콤한 음악에 젖게 하며)
눈
눈 속엔
책갈피 찢어 나오지 못한 잎새가 있다
꿈의 발자취
여망의 발톱같은
상형(相形)을 줄줄이 읽다
희게 덮여져 나올 때
희망으로 끝난 매듭을 지으며
이승보다 더 환한 지경을 열어 보일
눈 속엔
책갈피 찢어 나오지 못한 잎새가 있다
올챙이 국수
바다는 구름을 먹고
이 큰 통도 구름을 먹고
바다는 꿈을 먹었음이요
대야는 실체를 먹었음이요
놓고 보니 꿈틀대어 간다고 하고
구름에게나 귀뜸할 이야기나 되고
아직도 그림자 적시는 미지
난 입체성으로 적시고
어느 천재 입체 화가의 구심
현시적으로 붙어 이미 탈란된 길의 냇가
저 편의 꿈
난 고양이 주제에 사람인지
꿈엔 담 지붕 타고 대숲으로 가고
함께 가는 놈은
선화를 불러대고
선화를 불러대고
눈뜨고 일어나는 놈은 마루 밑의 강아지
강아지
강아지
강아지 주제에 선화인지
꿈 깨어 시내로 나오니
선화 간판의 화장품 가게
참으로 아리송한
아가씨는 강아지 꿈에 살고
난 고양이 꿈에 살고
그 개연성이 무어더뇨
저들의 하루가
우린 몇 년이나 갔는지
방사
볼랙홀이 진공 청소기이뇨
혹성이 더 예민한 늪
인력
우린 그 끝도 아니보고 태산만 높다 했네
지구머리
내 한 주먹의 작심
그림자의 구멍이기도한 먼지 하나로도
뱉트맨은 거미줄의
모래 시계 꺼꾸로 세운 방사로 함구의
그 기민성을 손은 펴며
당기고 당기고
누리장 나무
화이트 칼라
그 중에서도 한치 더 길어 사랑의 고백
이리 붉게 까놓고
나의 흐르는 구름에 더욱 짙어지는 얘기
오래 동안 누려온 고깔을
인간에 드리우기 까지
붉은 장광설의 혀야
열성적 밑받침에도
종루석 같은 청량이
달팽이 머리 내밀 듯
왜 그리 지칠 줄 몰라 했던지
닳고 떨어진 노천 석상의
언 입술에도
먼저 목련의 이른봄이 담박하게 껴입다
붉은 입술 아니어도 흰 받침의 귀족성
거울!
거울아
거울아
내 심지 타고 들어가면
너의 심지도 타고 들어가듯
그림자도 다 태워먹겠지
거울아
거울아
그 많은 치밀성
자중력
허나 그것도 다 벗겨 먹고
없다 해도 추상성의
길은 가고 길은 있고
인력
공기방울
가장 가벼히 물 속에 나오면서도
왜 둥글어야 하는가
안에서 바르다
나중에 갇히여 못나간 독 땜쟁이처럼
깨지 않고 나가는
심지를 알게 된 통로
추진성에 인력
저 쪽으로 당겨감의 마차
이 쪽이 말려드는 항력
스스로가 연필심이 아닌 허공심임을 알아야 할지니
초가을
여름은 앙상해 가기보다
매미소리 뼈골을 파
그 살시려움이
문풍지가 제 살결 당기는 골짝
법당 불 켜면
탱화의 구름살붙이 엮을 참에
여름 내내 내린 비의 함정
콱 가르는 목구멍의 입구
이래 채운 그릇의 도량
추상
헌정에도
어떤 놈은 실체를 추상으로 만들어
공을 실이라하고
어떤 놈은 발현부터 추상이라 하여
더 마음에 가깝다 하고
산호초보다 더한 체감성에
물고기보다 더 누려도 내 아이라 할 수 없고
아! 실체가 다 스크린성에 굳은 인자나 되고
태두리성에 물고 있는 집게나 겨우 되고
연머리
연줄 끊어진 뒤엔
밤 귀신이 다 되었네
참으로 산다는 것
연처럼 치솟아 오르는 불가항력의
떠날 때는 꼭 하늘나라에 승화된 듯이 하고선
줄인 줄 알면서 무지한 바 많은
바람의 에너지에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 솟구쳐 보이는 욕망
광장
광장에 광장이 솟아
분수(分數)대가 된
광역적 샘터의 흔적
그져 질펀하도록
백의 밴 광장이 광장을 받아
대리석처럼 굳어간다
밤의 끝은 다 삼키며
바다
바다는 내 함몰을 몰고
뛰어든 침몰 중에 끌려들고
바람은 주름을 펴네
내 울적함을 삼키는 중
하늘까지 삼켜
양 끝을 잡고 편다
산
지팡이 하나 세운 자리
피라밑의 미로를 세운 자리
이것이 무엇인고
깨어나질 않고 물시계처럼 다 빠진
창백한 행위예술
축여진 여지를
꼭 사막을 가로지르는 표출
기념적 보물로 보지 마라
갈증하는 자의 실존
냉이
파업의 흔적 위로 봄은 오는가
덜 깬 냉대를 파며
얼어붙은 흔적 위로
냉이를 찾아 나선다
새순과 묽은 순
뿌리 한 결 굵기도 힘들 터
심진 심줄도 없는 배려를 알아
오히려 영혼은 더 하박해진 것같고
이리 쑥쑥 빠진 머리만큼이나
다 뜯기고 맛 나는 나의 이력이올시다
황야
얕보지 말라
지팡이 꽂아도 꽃이 피는 실현성이다
벌판에 먼지가 일고
쉽사리 불어넣지 않은 존재에
기대는 시간적 여유를 그렇게 둘 뿐이다
냉철히 보여주는 고독의
골짝의 풍화가 위샘같이 돋아 나고
만사 걸림이 없어도
바둑판 대마살이의 치열함도 차분히 거둬들이는
치유되는 자의 선혈을 잠재우는 빛
그림자!
그대 어깨만치에 기대어 기다림이 길다
내 어깨만치에 드러누워 꿈을 꾼다
뭔가를 껴입은 옷과 같음이
빛의 공터를 채운이 아닌
먼저 선 자에 빛이 다듬어야 하는
원칙적으로 조각인
내 검은 바다가 어데 있으메뇨
세상에 제일 빠른 것
이 그림자의 샘
입
그대 입가의 주름
미소 띤 표정엔
돌멩이 하나 던져 넣은
아직도 가라앉는 수수께끼올시다
그대 빈 통이라 하지만
그게 아니라
닫은 입의 수면
꿈같은 영상이 허할 뿐이오이다
뱃속 바닥 드러내지 않으니
허상만 키워 마치 실체 냥 대물려도
대나무처럼 커간 갈대올시다
바퀴벌레
바퀴도 벌레다 코페르니쿠스
누가 제 몸을 칭칭 감아
고치의 날개이길 원했던가
지구가 멈추면
이미 난 고치를 다 짠 여유
누가 건너든 아니 건너든
번데기 아니면 나비
석류
아직도 남은 뾰루퉁이
너가 넘쳐 남에
계곡이 갈라져도
호른의 뱃살을 두텁게 하는 춘곤
지신의
태반까지 살찌우는 그 속사정에
신 것이 먹어나는
볼 끝까지 오르는 상기됨
청계천 판자 집 사람들
어느 무용담보다 종교적 인내의
배수의 진을 빠져 나온
진정한 영웅의 무대
얉고 탁한 속에서
소침과 갈증
적벽가는 흘러감이 그 무었이드뇨
적벽은 낡은 무속의 대나무에 걸리고
칼과 창이 지난 성숙의
돛배 세운 나루여
좀 더 인간적 냄새로
오색조가 사는 섬을 일찍 발견한다
빗길
길은 가려지고
사는 게 꿈만 같아서 일까
버스 눈 비비기 바쁘게
여인네 화장은 왜 이리 짙고
휴대폰은 왜 이리 등살인지
수만 년 수만 겁 동제된 사이를
이 참에 모여 선뜻 보아가고
눈 비비며 달리는
미련에 내몰린
이리도 함축되아 가는
빈 망태도 아닌
종(鐘)의 비천녀에 덩달아 볼
청풍의 벼리를 쥐고 가는 것에 대하여
주리앙
너도 방금 식었다
너도 석고상으로 나오기 전에
미장원에 앉은 아낙처럼
너도 생생히 살았다
이 길 저 길일 때
넌 무수히 살아 원하는 바였던 것이고
어쩌다 보니
너도 굳은 호수처럼 멈춰버렸는지 모르지만
그림자 선명히 떠감은
너로서 더 알뜰히 떠가길 바라는
안으로 안으로 떠가는 수(繡)
보름달은 여기 있어 좋고
초생달은 내가 갈 수 있어 좋고
내가 그대에게 건네 줄 수 있는 진리도
온달에도
초생달로 급한
생의 의지는
같이 늙는다는 것도 잠시 잊고
그대 보름달에 미소가 벅차 오르고
이별 같음에도
그대의 초상에 나를 실어
노가 빠르구나
노가 빠르구나
(오금!
거문고란 옥에 今을 매달아 놓고 싶은
어쩜 우리의 심정일지 모를
선상에 올려 붙일
그것이 오늘임에도 오선을 작동하는
이것이 고덕이 오늘의 감선
가난 속에 느긋함은 더욱 위태하게 하는 것
경계와 벽이 없음이
생조차 쉬움에 죽엄조차 쉽게도 하느니
옛덕이란 질곡 많은 오금을 펴는 것)
시 게시판!
붙들 마음도 없었는데
긁혀가고
붙들 마음도 없었는데
타고 어데 내렸음인지
난의 머리만 갖다 대도
센 소가지
된 소가지
때는 좋아진 시대
많이 온화한 시대
광고 전광판엔
흰둥이 검둥이 웃고
이 놈의 지하철은 속이라고
센 소가지
된 소가지
3 박자
3 박자의 노래여!
그래 잘 났어
천지인으로 떨어지면
내 그릇은 나의 것
바람의 투명
흰둥이로 몰려도 두드려 맞는 천둥
나도 원기 당당한 무채색
3 채색으로 찢어 나온
뼈도 풍삭되는 독설에
삼위 일체의
풀도 기록의 자루 입
숨구멍에 손길 넣은 모근
누래지면 땅의 돌림을 알아
중심에 심장을 붉혀
그 아까움인지 몰아 넣어 인간까지
호수와 신사
그대가 아름답긴 아름다운 모양
속 깊이 보는데
물결
이 바람이 질투
바람쯤이야
윗도리 벗어 감싸주고
그에 시큰둥해 물러서면
내가 돌팔매질
고도(孤島)
헬리콥터가 달린다
자꾸 바다를 당겨
누운 섬을 일으켜 세운다
전설도 돌아누운 길을
다 가서야
헬리콥터는 자신이 빠졌음을 안다
일지매야
일지매야
이 섬이 네게 붙여주는 예명이다
섬 그늘 한 가닥 위
새는 뻔질나게 허물없이 왔다 갔다
동 면 군 도 국
동의된 인연에 깨어나니
얼굴을 봐서 봐 달라는 면으로 산다
그도 이기적이라
인고와 중용의 군자를 내 세울 수가 있음에
이젠 도를 내놓으라?
한치의 혹된 바는
틀밖에 대한 위장
여기에 자란
본시 그대는 소나무 같은
굳은 궤도를 달리는 자 아닌가
잘리어 복령만큼 자란 자리에
매미가 도를 먹고 자라고
아! 그대의 면모는 무엇인고
늪 같음에 헤쳐 나오고
지혜장은 도로처럼 뻗어 있고
각 나라마다에
나라는 원추마다에
다 가로수처럼 섰었던 것
이 평등성의 도심적 평화에
길붙이로 서 있었던 것
매미가 달라붙어 울은 이유
선풍기!
선풍기가 제 방향성 되 마는
그 기둥성의 정체성
입체 또한 1자로 버티었음에
고삐가 아니라
그져 얼굴 같은
그져 얼굴 같은
0 에 대한
공(空)에 대한 고삐인 것
천이든
만이든
넌 홈이 파인 자태
얼마만큼은 그림자 뒷간의
원동력도 묻어 나온다
(고덕이라는 것에서 일어나는 상일
인류라는 것
손가락 다섯의 섬세함이 연장화한 것
빛이 상일이이도
다섯색 분명한 섞이지도 않은 것)
고덕
고덕도 하지
며칠 굶은 행객
산 밑 수도꼭지에 머리 깨끗이 씻어감만으로
고덕도 하지
우매와 어리석음
현명함에도 짧은 지혜
이마져 콩깍지처럼 벗겨져 나가도
알맹이 고마움이 있듯
어쩜 10 년 20 년 되돌아 봐서야
바탕이 광이 나게 되어 있음을
고덕도 하지
뭔가 녹처럼 침침한 거리에
주린 배를 채운 호떡 몇 개라도
더 깊은 옛정에서 나왔구나
가을의 정
마술 앞에
숨 멎는 그 정적보다도
해마다 극 경이를 맞는
찬란함이 감도는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음이
가장 큰 평화의 구축
가을 정취는 황금빛 깃털임을 알 때
생의 끝 부분에서 기다릴 줄 아는 자다
맷돌
물러선 듯한 기억 속에
한켠에 먼지 끼도록 있는 맷돌
추처럼 가라앉아 있음에
우리의 나이에도 가벼워지지 않는다
어쩜 내 엉덩짝처럼 무거워 가는지
일으켜 세우면
어느덧 내 무게가 일어나고
입이라는 게
빈대떡이나 해 먹을까
노래
두터운 언덕
볼록한 언덕
신의 인식 교회는
그 인후를 열어
바라 보이 듯이
바라 보이 듯이
저 지평을 당겨가고
겁살의 받침대로
폭포 같이 덜컥 내려 앉는 곳에
예리하게 사뿐히 내려디딘 절간의 신중
눈빛을 놓치지 않고
미소가 깊어지는 골짝의 등불
지하역
점유되지 않은 시간들
열차보다 더 깊을 시간의 하품
폐지 재생 속의 표백되는 찰라의
이 창백한 공유
열차는 그나마 숨 거두는 자리를
거두어 달린다
오늘 나를 신문 뭉치는 딩굴고
저 모서리 끝에서 통로 좁은
접은 학의
외마디처럼 다시 접혀와
거듭 미끄럼 내는 광택
시 게시판의 너머로의 쇠창살
마의 성
수행이 상(像)에 집착되는 일이 아니거늘
결국 미추를 쫓고
얼굴은 호박빛 금단에 키워
할로윈의 피를 받아
공한 하루의 피상
심통은 고양이 것을 따와
논밭 참새 쫓는 허수아비
쥔 줄의 깡통
존재 논리의 합리
상호간의 능변
화장끼같은 가식에서 그렇게 봤지
선악의 동주
참새 다 보내고 나면
부려본 일도 허깨비 화상
새끼줄 위의 뱃노래
다 지나고 보면
참새가 쪼는 젊은 날의 수필
알람
우주 비행사
진공
이 놈의 닭 알람은
진공청소기 꽁무니를 물어뜯듯이 설쳐댄다
일어나지 않는 아침을
토끼가 고양이 세수하며
뒷발 세우는 아침 운동에
벌써 진공 먹고
질긴 부대 같은 놈을
텃새를 쪼으는 마냥 몰아 붙인다
심지
내 잠결 위의 뱃노래
입 천정
방 천정
매미는 고도에 닦아 올리지만
거미는 줄을 타고 내리고
7년 해 묽은 바닥에도
뱃노래
무용담
갈림길
삼거리엔
꼭 한 줄기 외로운 기색이 있다
하나의 선택처럼
괜한 기분이 한참이나 깊어진다
가늘수록 더 쓸쓸해 뵈는
풀의 여림과 같은
모두들 집집마다의 창 불
골짝을 휘듯이 뻗은 별들의 꽃
기왕이면 하나의 꽃으로
화병의 향기가
저 길 밑둥에서
갈라지는 아쉬움이 다시 피어나는 짙음이길
환골탈태와 우주의 구멍
뼈마디에 살이 붙는 기이한 땅심
나노로서야 알아보겠는가
우주가 탄생한 근원엔
그 구멍도 못 채워
사물덩이가 되었듯
환골탈태되고
조물주의 형태도 다 채우지 못해도
그 문 앞에
편린의 재생을 발하는 중일
저승도 영혼이라고만 말라
응고되지 않은 피 같은 유기(有機)
꽃
별이 우수수 떨어지는 시간들
화산은 초발림을 다하고
붉은 양초의
다 기억되어 오를 심장을
조물주의 다 기억됨이
씨앗 하나 하나에도
이 과정을 놓치지 못한
선사시대를 넘을 꽃의 시대
붉은 양초는
꽃을 피고 별을 튀고
더블베이스
왠지 나보다 하나가 더 무거운
왠지 사랑은 좀 더 둔한 듯이 울이 되어 나오는
그대 그쯤에서
놓치지 않았다 하자 사랑을
그대여!
그대의 찬양도 그쯤에서 졸지 말고
서늘하고 차거운 음울함이
호수가의 조깅처럼 인사가 되다
내게 말이라도 되는 사랑이 되어라
이 베란다의 첼로의 퇴근길에
꽃 한송이
선상 카페
끝만 보아라
끝만 보아라
걸어가는 행인
박스 싣고 리어카 끄는 노인
차에 물건 내리는 점주
그리고 지붕
다 물 곳에 놓쳐간 것들
끝만 같아라
끝만 같아라
저 피어오름이 무엇이길래
나의 새벽에도
닿지 않고 갔는가
잔
잔을 비워라
잔을 비워라
옛길 구불 구불
탁배기 비운 잔에 오고
주차장 비워 틘 하늘
양주 비운 잔에 맑네
텃밭 보아하니
탁배기 비운 맛이 일어나 푸르고
속 훤한 크라스에
투명 유리에 뜬 모니터
무엇이 비워 잠들게 함이 있으리요
고속도로
산의 양날개
서술의 양 날개
그 사이 볼펜심으로 몰리듯한 질주
만화경 같은 잠산(蠶山)
마침표든 쉼표든 관철하는 질주
마침이 마침이 아니라서
저 산이 두껍구나
뒤통수 마져 당겨가며
도리어 칡뿌리 붙들며 굵어가는 산이여!
고속도로 2
폭포가 겸손함의 높이 임에도
함부로 줄기참을 탔다 덤비지 말라
가파른 절국(絶局)을 푸는데
산수목이 아연할 정도지만
너에게야 세차함이
너같이 악발도 아님을
밀리고 밀리다 몸 한 번 담 궈 본 다음에야
구름같이 뜬 맛의 은총
사바가 한 묶음에 드는 것
계기가 높다하데
폭포 아래 뫼이로다
발악
욕구가 죽지 않는 자에게
가을은 탄력이 있는 무지개
손 까딱 아니 하고 다들 도망쳐버린
다들 외면해버린
자신의 입김마져 아니라고
입김만 도드라진
바람도 기척이 없어
누구의 기척조차 두렵구나
아! 일생 이리 말라 비틀려도
같이 밀고간 뒤 끝
이 애고도 그 무엇의 그져에
와서 챙겨 씹도록 하는고
담배
이 연연된 삶의 끝장을 짖이겨
둘둘 말아 황혼을 빨아들인다
떠나 보낸 황혼이 아니라
떠나오는 황혼에 ......
이 순간만큼은 생의 반대편에 서서
날 비워 가는지 모른다
내 허공 중인 모태를 들이키다
스치고 상처나다
죽어 또 죽어 간다
작약
태양이 어데선가 왔을 때
이렇게 터졌다 터졌다 왔겠지
내 그 뿌리를 알면
저 부풀어 감의
막연한 항해의 논리를
먼저 터진 흔적의 자취로
입술을 내밀고
눈부심이
주기성의 닮 꼴로 산화(散華)로다
그 입술마져
우리가 뿌리칠 수 없는 사랑의 자비
사물적 연기(演技)
파랑새 하늘의 농도간에
바람이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바쁘다
대나무 살여림에 마져 연해져 간
필경 다 풀어졌을
미풍이 한 근를 흔듬에도
흔적 없이
문장을 꺽고
정분을 꺽고
영국처녀 대하듯이
명분을 확실히 둘 깃을 따라
살이 흩어진 채로 떠나다
어이 짙게 비쳐지기도
복수
생의 죽음에
응당 응보는 있을지언정
복수로 고삐가 될 수는 있었을꼬
죽음이 인간에 선사한 시간의 절약
다음 생에 연유조차 알고 넘어가게 해
대들며 격앙된 소모가 있지는 않으리
주검의 냉정함
인과를 떼어놓아 망각케 함에
쫓아 본들 연유를 안 통쾌함이 있으리요
분노도 삭히기 고통이요
응보도 그만큼 차갑고 빈틈없는
얼음 속의 복안
사진
생의 무게가 각각 다르기도 하겠지만
아해 글 읽는 소리
어떤 풍악보다 좋다하나
아해가 아해 엎은 모습
대륙간에도 세월간에도
가슴 찡하도록 다가온다
그대가 대의를 품은 글귀라 하나
왕권엔 형제도 없고
아이가 아이를 엎은 무게
아직도 누님은 날 찾고
사진 한 장엔
그 어림에도 담고 담아 주던
어부바
오두막 집
나이 먹어 갈수록 호박처럼 친숙한
길처럼 이제 알 것 같은
마르며마르며 드러내는 줄기
한 때는 호박 넝쿨 채 떠나 보냈다는 게 맞겠지
이 자리가 엉덩이 자리
부둥켜안아도 치장해도
서서히 호박빛에 왜이리 안도가 되는지
볕에 익은 들의
땀내나는 호미질이
황금빛을 더 돋우어 갔을
대청에 땀 식히며
눌러 붙이다 하는 채취
벼루박도 그 맛에
그림 새로 갔다 바쳐도 누래지고
그 정도는 되는 것을
먹구름 깔리면
시큰둥이 말은둥이
순간 끄적이고 갔을
하루에 아물고 잊혀져 갔을
종일 먹구름
자세히 보면
천지가 합심하여 쓸어 내리는 당위성
우리의 무심함 사소함에
하늘과 끈적끈적한 자존을 건드려
처음엔 어찌 보면 시큰둥이 말은 둥이
라디오
부엌 문간 죽담에
푸성귀 다듬는 오전
들녘의 참 만드는 집집마다에
마당 이는 라디오
왜 이리 방안보다
마당이 익는지
감칠맛은 앞산 건너도 정겹고
목소리는
구슬치기하는 아이들마져
땅을 파며 유심하여 갔다
양피지는 누래가도
볕은 타는 듯이 익듯이 산다
나의 마당에
보석광고 칼렌다
무지개는 무에서의 내장
오장도 내 육신의 내장
너의 몸둥이라 함에
나는 무의 존재
일요 벽두의 문채는
붉은 놀 물들일 저의의 몸부림
가지 잘리운 화분은
밑둥 든든한 역사의 자루
압박에 절제해도
약간은 올린
빨간 꽃잎의 열사 위로 캇팅하는
나라마다의 분재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먹빛통
먹 갈리는 바다의 잠에 적신
붓대같은 의식으로 발라 가는 형상화(形象花)
보석 친구야
그것이
"침묵"이라 했지
이 공간이 다 네 것
ㅁ
ㅇ
이것도 다 다이아몬드라고 할 때
노자여!
테두리 벗기면 무엇일꼬
노래!
그대 노래는 말 등에 있고
새의 노래는 애기 머리맡에 있네
아이 노래
멀정한 종이 새로 접고
말울음 소리
풍운에 먼지가 인다
덕을 다하겠다며
신고(辛苦)를 진가 했더니
진가 상관없이 울음 썩여 있고
빅뱅도 빅뱅이지만
이 푸른 하늘에만 담겨도 그물망도 되는 것을
객도 주도 다 끌어들이리라
대도
대도란
내가 목적을 달성하려 도달함이 아니라
운명이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나를 놓치지 않음에 있다
운명은 대범하고
무자비하고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고 설치기에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자
아주 좁게 산 자
운명의 뼈골은 인간의 등심보다 길긴 것
아예 "나"라는 것조차 없게 한 것
능력으로서도 네가 충분할지언정
그도 무력하게 하는 것임에
까닥 실패작 같아 보이는 착지
바로 대도가 있음을 알지니
선풍기
이 산골에도
천상에 내려온 놈은 너 밖에 없다
너가 내려올 때
그림자 어느 시내에 비치더니
네 발끝에서
너 또한 바람일까 도외시 시킨
해가 넘어가면
그림자 제 고향 짚어 갈 때
내 그 길 언뜻 다녀오는 길에 보았는지도
지우개
뭐든지 알뜰히 거두지 않았을 수도 있지
난 지우개 부스러기 한통속
멍석말이처럼 말리며
지움의 동작에 부스러지며 말려 오른 것인지도
그건 묻은 기억의
신이 넘나드는 어둠에
프로메테우스가 빛을 내는 상처의
얼마나 깊은지
풀 한 포기에도
땅의 역량의
이리도 상큼하게
내음에 겨워하고
나무
하늘의 주제에
발 끝까지
몸부림 끝까지
내용이 순수해져 나오며
흙 외로이 파내며
껍질인 냥 밀어내는
소똥 뭉치는 진리
뿌리칠 수 없는 이 땅의 기능성
모래와 바람만으로
제 유용성이 강가의 물살을 가르고
밥 한 톨에 말리어
모래 한 알이 말리어
그 주기성으로 들어간 인력에
꿈보다 과학으로 빛을 밝혀 와도
인디언 머리에 꽂은
깃털 하나의 영혼의 테두리
음악과 유람선
음악은 시공도 없이 불려 오고
저 호반의 배는
물결조차 세월의 버거움인 냥 밀어 댄다
얼굴 당겨도
몇 겁을 밀치고
음악은 말쑥한 거울을 나와
오늘의 탈로 마중하고
그대는 이 노래에
저 강에 아련하리
좀 더 끌어 줄까나
거울 판엔
물방개 마중하다 가라앉고
떠올랐다 내려가고
내게 오는 해후
한 가닥 구성져 있구나
자성(自性)
그대 걷지만
도심은 마네킹에 윙크를 살짝 두고
다들 집으로 들어가 버린 쓸쓸함
덜컹
내려앉을 당황됨도 아직 내게 더욱 많건만
마네킹엔 쇼울을 하나 더 걸친다
밤마다
밤마다
뱀 목도리의 꿈에 시달려도
이젠 나까지 보아 쫓아오는
몸짓 하나 하나에 전시되어 간다
포도
밤을 삼킨다
밤을 훌러덩 벗겨 삼킨다
꼭 그 때 달을 뱉어 낸다
진화하는 입은
달 채로 삼 키고
우리는 하루씩 뭉글리며
소행성도 넘지 못할 바닥에 뱉어 낸다
지지리도 밟혀온
밤의 진물 까지엔
잠처럼 허물 허물 한 발림이 더 하여 간다
빵빵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수치가 회전력에 들어도
그대는 빵빵거리며 간다
저 놈의 차는
바퀴 채 구축이 됐어도 빵빵거리기만 한다
다리가 바퀴
시간이 피곤하도록
우주가 헤아림으로 들고
돌다 부딪히면 양자의 뒤통수를 치고 나옴에도
우린 빵빵거리며 간다
지평선
배 껍질 두터워 가는 계절
할아버지 천식으로 빠진 골짝
하얀 배(梨)살에 풀려 나오는 가을은 오네
대지응 꿀만큼이나 저림이 있는
담운(淡雲)이 시원코나
담(痰)이 시원코나
새벽 일찍 찬 기운마다 않고 들이킨
배기운 차고
해 익어 가는 계절은 더 느껴가고
문풍지 소리
참말로 그냥 넘어 가지 않을 것 같네
문풍지 살에
문을 닫기도 이리 힘듬인가
내 곁에 이 닫음의 의미는 무엇이뇨
이 여림에
무슨 오기로
오징어 뜯어 삼키고
벗겨 삼키고
달 미소마져 가식 없이 대했는데
이 피질에
본론처럼 물고 늘어짐에
얕은 물도 깊이 물고 있음을 이어 가네
에스컬레이터
어젯밤 노래방에서 무던히도 올려놓았을 자리
에스컬레이터는 지게꾼처럼 다가선다
올랐다는 것
가만히 보면
오름의 것도 아닌 듯이 타고 내리고
날렵한 자의 숨길도
전철의 시간적 신뢰로 양끝을 고르다 간 것에
짤막 짤막한 숨결로 나누어 느끼는
지게의
내 양다리의 실감을 부여받고 간다
간판
간판은
나보다 산 타는 기분이 좋고
그나마 산이 있기에 오르는 기분이 있고
내 주제는 무얼까
너무 맑아서인가
이 너른 공간에
내 얼굴 하나 들이밀 사이 사이도 귀잖고
구름은 피어도
되레 날 말아 집어넣어 갈 무심함이로다
간판은
액자에 얼굴 걸 듯이
표정은 살아 반짝이고
반짝이고
그 무슨 초현실을 짜깁기 안되었듯
컷은 살아 올리고 붙이고
성
강강술래
성이 떠오른다
실감이 안 오는
시대가 변해버렸음인지
돌아라
돌아라
강강술래
수월에 잠기어 달이 떠오른다
강강술래
저 깊은 해저 폼페이 나라
술래잡아 이 산마루에도 오른다
강강수월래
그림자
저 한 빛이 날 떠밀면
떠밀린 건 그림자요
산천도
미물도
이 샘 솟은 존재성을 목 벗어나는
그림자 올시다
구심
산이 있는 건
현재와 과거를 한 폭 당겨
어쩜 한치라도 더 갈 길이에
양쪽을 당겨 올려 놓은
기름길인 아쉬운 횡단을
구심으로 귀속시켜
구면체로 돌
높낮이도 다 무색한
자기만의 수재비 시간을 떼어 내는
찰라의 진행형임을 해명
극기
동굴아
동굴아 속 걸은
이빨 바진 호랑이의 영예가
과거가 깨진 성곽에 살은 듯이 비집는다
산정이 그래서 팔팔했구나
동굴아
동굴아
너의 드센 욕구에
네 이빨 다 빠지고
눈물로도 빠져나가는 허탈감에도
등선으로 앉아
이 육신의 탈보다
이 틀니보다
시간의 상자에서 끄집어내는
나의 진열대여!
극구 깨어간 자 누구인고
조타실
일타(一舵)로세
일타로세
뱃머리여! 일타로세
꼬리에 다렸어도 머리 얹어 줌이니
산하(山河)는 뱃머리 꼭 잡고
궂은 굿판 다 올리게 하더니
일타로세
일타로세
본시 나 쪽으로 고개 돌릴 놈 아니었고
돌아갈 눈동자도 아님이요
일타로세
일타로세
머리 꾹 눌린 축의
가도가도 돌림되는 그 자리
밝은 세상
밝은 세상 보잤으라
장작 같은 강단
패고 짜개고
양단에 치사한 명리(名利)로다
기를 쓰고 갈라
줄 세우지 않고 얼기설기
불 하나에 훨훨 나를 듯이 뭉쳐
밝은 세상 보쟀더니
나무꾼 보다 그 이치를 몰라
생 연기만 나고
숨막히고
빗대도 풍자에 풀무
엇대도 그대로 놓여진 질서
엇갈림의 틈의 미학
붙었을 때는 집적거리지 않아야 할 터인데
(작대기로도
마천의 불은 밝구나
지남철에 모인 수 많은 붙임성이었던가
지남 지북 벗음에 때끌이듯 사라질
향기가 사라지고
역함도 사라지고
거름이라고 붙여도 마른 막대기의
마천이 불 태우는 밤
역사를 거듭나게 하는 밤)
마천
거여가 안개를 피우니
마천을 어이 보았을꼬
그리어면 시내 다 덮은 폭에
그 무슨 꿍꿍이 속이듯
거여는 농간만 짙어
마천의 성이여!
넌 운상에 맑고
복령이 금금여율령에
마천이나 담뿍 머금어 있다
난 말등 같은 물등을 타고 내리는 사람
윤택나는 비젼의
뜻글이 깨져도
더 큰 깍아지름으로 오르는 엘리베이터의
소리의 흰자위로 싸여 번져 가는
마천루(摩天樓)
뿔조차도 불 한 근 굳히듯
해방됨도 아니요
악의적인 시도도 아니요
다만 둔에서 부르튼 것
난 끝과 같은 것의
팥죽 속에 새알이듯
그대 불길 속에 불알보도야
한층 수동적인
겨울
나무
X레이처럼 얻어맞은
여름날의 채칙도 모자라
가을 바람에 마차를 타고 떠난
어느 연도의 해명판에
무덤에 꼭꼭 다져
흙 발리어 나오는 갈비뼈
내 무슨 녹이 있어
말끔히 묻혀 닦을 듯이
묻히는 순간에
맞고 또 맞고
그 부활에 이리도
하늘의 경계로 모 맞고
(어쩜 상일과 마천이 서로의 결핍을 보충하고 있는
그로서 팔이 되도 다리가 되고 촉수가 되고
날타롭게 잡으려 함에 마천루의 과학이요
상일의 인문이라
어쩜 서로에 불충분으로 할이 길어진
어쩜 한 팔이 걸어져야 도리어 헌신적 정상인
과연 무엇을 잡고져 했음일까
징거미가 가로만 돌 줄 알아도
게 딱지만하게도 머뭄의 자신이 될까?
가재였나
게 였나
어쩜 물결에 물렁였던 것
한 몸뚱이어도 이중적 삶
게딱지만한 모호함이어도 자정의 빛
내가 아니면 아이라도)
동구
동구는 소 엉덩짝 내미는
그것도 비켜 선 듯이 내미는
이 읽어버린 시간을 발견하는 데
너무 고상해 하지 마라
열대야에
뼈 안 박힐 살붙이에
모깃불 피워 놓고
황소 파리 쫓는 소똥 냄새의
가장 일으키기 힘든 피곤을 잡고
물고 주고 앉아 있는 근력
치통
이빨은 아픈데
이빨은 빠지는데
내겐 만남조차 없다
먼 공간 때문에 흔들거렸을
부지해 줬어도
좌표를 단단히 알지 못했을
눈 발자국으로 걸어야 할
망각하고픈 공간에
거부하는 몸짓이 강했는지 모른다
마치 뿌리 채의 편견같기도
내 인생을 몰아 붙일
생 이별이 있느 고통
충실한 반열의
곤강석같은 명(命)에 어긋남이 없는
사회의 질서
체면과 청백
역할은 주체치 못할 정도의 선택
멀리 두고 떠나온
우리 매달려 붙들고져 하는
생이별의 허허로움인갑다
진수
일생을 혼자 살수 있다는 것
뻥뻥 뚫린 가슴에
박쥐가 집을 짖고 살아도
벽화의 기록엔
보상은 아니었고 여인도만 살은
사이렌에 빠져
일생을
그녀에게 하루 파먹힌 상처를 아물리지 못하고
그것이 속 다 파 먹힌 고목의 근기로
사라졌다 할 수 있으나 뱀의 몸부림의
법성의 태두리
고뇌로 지축이 그리 패이다 곧게 서고
보현이 보현이였기에 버텨감이 아닌
여자였기에 싸매고 가는
인간의 소중함을 알아
인간도 보현으로 화신됨을 보아감에
우린 본래의 원천자
패이고 껍질만이라 하여도
그나마 주줏동에 있었더이다
살
가슴에 선풍기가 돈다
멍과 같은
그래서 감은
낙화에도
똘똘 뭉친 침전에 받들어진 태반
상징성만 겨우 껴안고 떨어짐인가
한치의 부심에도 사정 없이 떨어지고
떨어지는 꽃도 향기를 더했었구나
딩구는 땡감에
낙양성의 호걸이여!
바람의 거풀일 그물 살에 붙어
땅처럼 굳으면
질식된 순간들에 기어나온 개미집
난 가슴 두둑히 살고
공생의
청풍 꺽으면 명월의 미소
버퍼링 양수장
버퍼링
고삐
보둑길
끝까지 다 가기 위함이 아닌
구름아 서둘지 마라
하이킹 다 채울 때가지
바다에 닿기까지
코스모스는 하늘을 펴고
너의 기다림에 맴돌며 심술궂기가지
책보 내동댕이치고
누구집 마당이나 팔 아이들
동족에서 서쪽까지
최면에 주는 저녁
너는 왈츠가 없는가
느긋한 왈츠의 맞이
그댈 신사처럼 굳게 하지는 않았는지
발가락 꼬무작 꼬무작
이불 당겨 가듯이
목덜미까지 끌려가는 휴식
방죽 당겨 달리면
물끄러미 물러서 있을
생의 끝은 말하지 않다도
꽃 필 때부터 서서히 자유로움을 알아
바라봄이 아니었든가
저녁
저녁이 되면
개 코 묻은 산이
진부함에서 인가
진묵처럼
어느 스케치에 한치도 벗어남이 없다는
묵진이 본래대로 깔리어 오고
살다보면 무심코 그려보는
군필들이 더 드러나는
생의 시사하는 바가
무심결에 윤곽과 인식이 버려지는
은유의 마법이 무색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