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미완)

5 호선 1

narrae 2013. 3. 22. 12:57

 

 

 

 

5 호선 약찬

 

양토 5가 땅이다

땅에서 이륙하여 다시 땅으로 내린다

물류 창고가 역내에 있다고 마라 

개화 천지 미분전에 개화가 먼저 웃었구나 

어데 개화만 핀다든다 

줄기는 길어도 상일이 일출이요 

마천이 유니콘 뿔이로구나  

 

본래 5란 숫자는 중앙 토인 것으로 물에 가라 앉는 속성으로

결코 물에서는 고개도 내 밀지 않음이다

유들들한 물이 뼈 속까지 들려고 해도 뼈로 굳어 산등성이 되어 일어나고 말지

구멍이 되어도 제 혈이 되어 일어나고 말 터널의 숫자인 것이다 

괙 내밀어 봐야 뭐 하나 여의도에 섬 하나 올이리 봉긋 

너 소리 듣고 나 소리 듣기 싫어 내려가고 마는 

그리너 소 뱃 창자와 같이 되씹어 주고 되씹어주고 그래도 여의주가 되라고 

쏙 고개 들어간 거북이처럼 등 껍질만 동서남북 세월만 유유히 맞아 신선놀음이 아니랴 

흙소가 물 밑으로가 가니 터널은 융털처럼 신선이라

그게 보약인 것이여

영등에 귀청이요 

영등에 시장끼라 

양평에 오목이 융털처럼 금강산도 식후경의 목이 정자로다 

왜 아차산은 아차 싶어  불뿍 내밀었으면 오를 것이지 아차 싶어 다시 고개를 박았는지 

딸으로 너무 기어 아차 싶어 고개를 내밀었는지  

천호엔 옛 아낙들의 애환 소 발등 옛 미학이냐 얼굴만 봤지 발등까지 봤나?

봘등까지 보게 하면 그 것은 인간 등급 아니지 삶은 발에야 흙 묻히기 기본 

굳이 천상급이고 인간세에 유세가 무슨 필요하리

우물에 학이 우는 금정에는 소매가 무대를 타는 노래가 상록을 타는 사이 

배가 포구로서 바다로 나간다 

그만 포구로서 신선국을 돈 토정 선생의 유랍지인가 하니 

인간도 금동이 은동이 김포에서  비행 날개를 편다 

어머나 송정이 받쳐 주었나 뷔여

학이 날아간 것이여? 

어찌 소나무 손바닥을 땅에 놓아 오르게 한 것이여?

생은 발산에 우장산으로 불쑥 불쑥 워밍업 

그래서 바닥이 소나무 쟁반처럼 깔려 오름이라 

나무 위의 쟁반 신정  

까치집이 까치산  

눈에 비치는 화곡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랴 눌러 앉아 학춤을 닦는다 

우장산 등급 발산 등급 

어머나! 스투어디어스 등급

마포나루가 하늘을 눈 뜨면

여의도는 와점처럼 꿈털 솜만 뭉게 뭉게

다 공덕에 인과로 입고 가리니

공덕에 비가 내리는 날 

햇살에 구름처럼 복덕이 끼는 날 

다 날선 날들이 쏠깔피처럼 거름된 일생

송이 버섯이 인곤의 세월과 함께 우산으로 쓰고 나오는 날 

양산 옷을 입고 나오나 

검은 우산 옷을 입고 걸어간다 

까만 우산 하얀 우산 

구름 솜 옷을 입은 채 

연인들은 카페를 나오며 쓴다 

송편에 솔잎 가시처럼 밀려난 거름들이 

날에 날이 거름된 듯이 

눈총 맞고 

눈살 맞아도 철면피처럼 군 눈물들의 비가 

깔피처럼 깔린 곳에 송이 우산을 쓰고 천연덕스레 건너간다

올바른 삶의 자세가 충정 

복이 있으리라  

그렇게 고유한 향기의 경복이 종소리의 향기로 머금고 

목청에 걸린 듯이 수호하는 장상 아래 

왕이 행차를 한다 

만복의 만세임을 왕이 행차함이라   

높은 곳에 마천이라 

페갓소스의 하늘 땅

마곡은 개천의 곡 

그렇게 지평의 손금이 보이는 곳의 송정

명일이 고덕을 캐어 상일이라고 했다 

굽은 다리 굽은 허리에도 길함이나 

함부로 말함이 세대의 허리가 굽은가 두렵구나 

저 쪽으로 갔으면 나을 것이란 것도 

저 가령장이 둔촌이라는 곳도 올림픽의 피나노 노력의 운동장의 기념이다 

그루터기 같은 둔촌 

그 트랙을 돌며 순이 난 에리어의 탄생이다 

이 하늘가 나이테의 회전 가에 핀 나무다 

그 것이 아니고 강동으로 왔다고 길동이 그냥 됐냐? 

이 길이나 저 길이나 가령장이나 

제 팔자 어데 가냐? 

왕십리가 나와 상 왕십리라고 해도 이만한 왕십리인가? 

실제 걷고보면 답십리여도 왕도의 감이라 

약수와 같음이 가히 청구할 것이니 

가히 먹 물로 기록될 걸이기에 동문은 만세에 시간조차 박물로 크게 열리로다  

 

 

 

5 호선

서곡

인간은 말을 들어 언어이듯 

어쩜 천상엔 말이 내려 오면 혀이듯

안개 쟁반처럼이면 돌아가버린 듯
말을 놓아 말 열린 마당은 활주로와 같은  
김포공항엔
나비일 듯이 날개를 찾는 일 많으나 뻣뻣함의 안락이요 
송정까지 옆구리 더듬듯 붉은 혈이 맺히나
말 머리도 학의 침묵에서 꼿꼿한 발걸음에 깊다
발산인 우장산이니 

그 위의 우산을 빌려 눈물짓고 
솥 걸고 비 막고 화기가 나는 계곡

까치발까지 올리니

나무 한 우둠지에 목메이는 삶 
목에서

그대의 물음까지를 턱까지로 해
새로이 하고 머리를 한 번 돌려보는 것의
까짓껏
목이 정각 하나 마련해 놓는 거지 뭐
산상 절벽이라도 목일라 치면
태양을 얹은 듯이 입이면 말일 것  
오목진 가슴에 양평이라 하고

그래도 균형의 모든 것이 평등을 찾을 때
영등이라는 것이 있음에 구역을 갖음이
영등이면 영등이지 구역은 무엇인가
그래도 구석과 무지보다는 시장은 열어 밝은 것 
시장끼에 시장으로 당겨감에 

인생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는 법  

신길은 바로 자신의 것

꼭 조개같은 오목이 여의주 물었다고 보니 

모래 한 알로 물리친 나가 너라는 것으로
그럴싸하니
여의한 나루더란 말인가

이직도 이 쪽인지 저 쪽인지 몰라 

너라고 나라고 못 하겠네 

빛이 없으면 그림자를 넘는데
빛이 실이라고

어쩜 물로서 포구를 짜 마포든가
모래 알알이 실뭉치의 공덕 
털보숭이가 그 위를 걸어도 음덕과 같은  
애오라지는 봤어도
애오개는 무엇인가

알려니 고개일까 무거우니 관두고 마세네만 
애태움이 오매불망
고개 땀으로 花山을 피우고
충정이 종 건 고리까지 울리면 이미 甲支인 것 
乙支 가지에 울리면
봄 소식 같이 새가 앉고
푸르게 보이는 하늘
언덕처럼 구배져 있는 길
새로이 금호를 지으면
內天 一氣의 주술을 빼는 듯
행당인들 무얼 하나 해도

호수에도 개구리가 튀어나오는 것이니 

아니 아나온다 할 수도 없는 것에 
왕이 십 리 밖을 편히 밟아 보겠구나
천장지축 마장이라도
십 리가 속 시원하니
장한몽에 군자여!
아차산에서 강에다 나루로구나
괜히 하늘의 빌미

천호에 강동이면
수미산도 등져 감만 같으니
굽은 다리에도 꽃이 밝듯
고덕이 최상
맞은 거울을 보듯 둔촌

다 강 하나에 심은 뜻이 

벗어나도 마주한 뜻으 강물결  
다리를 뻗음이 올림픽 기상
方이 두 개 있으니 오금도 있어
농담 반짝 반짝
고추가루치듯 데우고
유머가 있어야 살맛나는 기분
두루
거여!
거여! 하며
녹녹한 웃음소리 거들고
兩是인 摩天과 上一 아래

治政을 이어온 인류의 역사

 

 

5 호선(1)

 

유무를 살피듯 살핌에

훨씬 소금쟁이와 다르다만
그래! 그래도 네가 크다

몰라 봄이
일생을 다 보태도 몰라볼 정도로
네가 큰 듯이 내려올 것이댜
게야 나오너라
게야 나오너라
눈을 떼기 어려움에
옆으로 돌 수밖에 없는 그 무엇이
네가 바다를 떼기 전에

비행기는 하늘을 때는 듯

물어 물러 내리겠구나

산도 발 아래인 다음에야

내림이 크다만

게여! 네가 작다고

작은 것인가?

네가 열 발톱의 집게든
길이든
네가 쪼로록 숨은 것만큼
너도 무답이 응답이라 하나

길은 하나와 같은 듯 바위에 숨는                           
그 걸 내
게 내밀고 나오면
실성한 듯이 세상 돌다
선방에 처박힌 방황자의
선사만 우뚝 선 산사
산길에 돌고
산길이 돌고
게가 바다밑에서                            

길길이 파고들어 이는 탕물과 같은 운해(雲海)

그래도 그 나선길을 타고 내리듯 하는 비행기는

할아버지 수염자락같이 스다듬고선                                   
새끼줄 길
길이 빠진다
길이 빠진다
할아버지 엉덩짝에서 길이 빠진다
허하다 싶은 짚에
고루 물 축이고
그 황량함에도 음양을 고루 꼬아
내 허무한 인형 속의 넝마같이 설 듯 함에도

왜 그리 손끝이 매우신 것 있는지                                     
그 동안이도 축여진 후에 길이 빠지듯 전철은 빠져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만한
석양도 그렇게 쏙 담기는 맛으로 살아도

왜 이리 후줄그레한지                                                 

화덕에 든 듯이 태우며 둘러도
저 잿빛 머리로 앉아
산너머에서 뭔갈 뺀 듯이 길이 빠지는 것엔 결코 

허허로운 손끝이 아닌 것에서 전철은 간다                          
허나 난 허수아비

허나 난 물 축인 것조차 없는 발색같은 것                                           
외로움으로 무너지는 상실성조차 없이 욕구 밖의
소나무의 백년 하청은 무엇인지 떫은 골에                                          

하청은 나뭇꾼이나 기다릴 일

학만 망각같다 앉는 것인지 하얀  것                                          

수천 년
청송은 누구의 화장끼에도 비비치 앉다가
떫을 뿐이라는 듯

음표와 같이                             
팔분 음표는 내 활엽수의 미각일
시고 매운 몫까지 한 몸으로 건져 올려질

어쩜 이끼풀도 함께 끌어붙인 지상의 것에 

왕이면 진한 익모초를 채운 냥

쓰고도 든든하게 채우는 길에다
바다 속 미역처럼 나부끼는
사분음표의 기둥서방에는 소금과 함께
오! 이분음표여!
넌 대장인가

그래! 그냥 지구의 축으로만 알아듣고 말지 뭘                                  

냄새가 나면 탈이지만 

최고의 도는 방귀

방귀는 귀퉁이가 아닌 정통인데도 귀라고 하니

그 이상의도는 없는 것

곧 방향이 없는 것을 귀라고 했으니

또한 귀라고 하니 방향 또한 없다는 것이니       

장구여! 방구만 채우다 비운 것에
그 소리 장구라 할테면

묻이 구일진정 귀라 말지지                                                                                  
허가 실이라면 죽음은 허구로다
꿰보는 의식이 배가만 되어도
거기가 바로 통문은 있을진데
온 음의 연 뿌리엔 왠 구멍의 온 음표인지
솔 한 하가닥의 침봉에는
멈추지 않는 마름질의 뒷자락에
가을비로도 풀지 못 하는
이미 떨어져 지상에 나 딩굴어도
스스로 악취와 색깔 또한 가셨다
불타도 그대가 솔임을 알아봤네
불타도 그대가 솔임을 알아봤네
이젠 이마져 거두걸랑
수 만 년 활엽이라도 당침에 거둠세
가을은 금빛보자기에다

열반에 가까운 평화로운 자
이미 금빛으로 투영된 그림자
낙엽도 넋두리가 함구된
떠나는 자의 괴나리봇짐

펴는 넓은 잎새일 뿐인 것에
난 언제나 준비된 자처럼 살아도
물은 그 상처가 있어
마셔도 왠지 쏘아붙이듯 까슬함은

솔잎보다도 예리한 것
淨 中에도 왠지 거칠어감을 알겠구나

눈과 샘처럼

눈이 샘으로 녹아 들어도

눈의 그 맵기가 솔잎이라면

샘 속 물의 침봉 또한 산을 넘는 것

산의 하늘에 대한 침봉이나

물이 혓바다가에 까슬함이나 그 것이 그 것               
그대와 나의 눈빛 속에 달아도  

백설이 진토된
그대 속에  쫓아온 봉과 같은 것

사랑에도 진혼곡이 더 맞는 듯이
가슴 찢어지는 지친 나날들도 있음요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날도 있으리니

나이는 먹어도 추억은 선회하는 것이 있 듯이 
휘날레로 옛정의의 물끝이라도 축여가는 냥 
다 잊혀진 듯 해도

일상은 그 밑만 봐도 소라 귀에 든 속살 같은 듯이 싸매도

그 것이 세월이란 것인지

게는 알맹이보다 왜 그리 껍질만 무덤덤해진 것인지 
내게 일말의 상상조차도 함몰해 버린
그 드리울 수 없는 무형에도 선회하며 착륙하는 듯

그 중에 내 살을 채우는 삶인 것

그 반대가 바다와 섬인 것은

껍질은 무르고 오히려 살은 단단한 섬인가
이 땅!
어쩜 게 껍질이 떨어진 듯

하늘 바닷가일 때부터,

수박 알덩이일 때부터
어쩜 전설이 풀리어 바다인 듯이 
그 걸 풀어 섬이 듯이
이 녹색 섬 덩어리일 때부터
하늘빛을 풀어 푸르렀고
남은 황토는

은밀히 숨는 듯 감추는 듯이 

후르름이 파도를 타고 오는 섬
나무는 역시 나무

흥분되어 갈 즈음누른 과일로서도 차분한 
그 기억 생생히 밀려오다 
푸르다 푸르다 누래진 낛으로도 
바다의 섬이 될 수 있음의

하늘이 하늘을 가림은 나뭇잎일 뿐 

그 무엇도 아닐 터 
거기에는 소라껍질 엎어진 길이 있다 
산봉우리라도
문간 같아서 외롭다가도
내려오는 길엔 덜 외롭다

비행기의 선회처런 상기되는 듯  
그나마 하늘에 걸쳐져 덜 외롭다
오히려 나도 객 같아서 덜 외롭고
나그네 벗 잔치 같지 않아 덜 외롭네
외지의 빈 터에

산봉오리는 산 봉오리요 

나무 나무 봉오리인 것이라 

각각의 외로움이야  
마음대로 걸쳐 앉아 있음이 덜 외로움인가  
산도 그늘이 졌고
숲도 그늘이 졌을 때
그 방향일 뿐  
차라리 어둠이어도 불빛일 때

모서리가 없이 거부감 없음이
산도 다 저 먼 별의 뒤척임에도
저렇게 꼿꼿이 서 있을 뿐은 

이륙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는 

 

( 방화적(放花的) 에리어인
성(性)에서 출발하는 성품이 
무한 향기

무한 집중몰이여!
미소로 건네 받은 꽃
지옥에도 태양과 같이 비치게 하는 것
지렁이가 핏줄기끈으로 모으고
대나무처럼 빈 마디 이어보라고
허공도 광활하고
저 自明의 해저에
긴 나팔처럼 고개를 내민 진흙 속에 피는 꽃
어둠의 밑거름보다
이 밝은 공기 속에서
볼기짝 퉁퉁 붓도록 말들이 거칠고
잎새도 거칠은 교감의 설득
응용력이라면 미워할 것이요
인형 무대라면 서로를 위안해가며 살
아름다움의 열쇠)

 

방화
너의 끝투리로
이 군자의 갈팡에
너의 면모를 찾아주어야 하고
질팡에도 색채를 먹여져야 한다
파랗듯 파랑
갈 듯이 갈팡에
한 계절씩 먹는
한 철씩 먹는
짙은 꽃이 져도
향이 수백 리를 넘는 기류를 타고
충정과 공덕으로
만남의 주축이 되어 끌어오는

감응의 시공
빛 속에 팔이 나온다는 것이 번개

그 것이 중심인 것으로 산도 이룩하는

마치 딸기가 산인 중에

뿌리가 저 별 사이의 허공에 박힌 듯이

어쩜 꽃이 떨어진 자리가 여기든가

어쩜 나무를 베었음에

나이테를 볼 수 밝에 없는 성단인 것인 듯

아! 이 꽃인 혹성과 기둥의 갤럭시 사이  
그 기둥을 죽인 혈기의 핏줄을 당겨 태양인 듯

오히려 꽃이 별을 주어담는지도 모를 유혹에는

별이 나사 하나 빠진 벌인 채로 날아와 허공을 다 마시게 한다   
꽃이 상상력을 주워 담으나
우린 꿈에서 실제인 냥 하다 꽃에서 죽는다

 

빛을 뚫은 족속이기에 우린 수소 한 알에 섰는가

그냥 빛으로 원자를 하나 탄생케 해 원소 주기율의 공간인가
이 몸은 하늘이 세모시 자락 덮어 쓴 듯이 해도 믿거니
믿지 않는들 무엇 하리
어느 땐가

누군가든

굴절과 같이 외쳐댈 것인 것을

다 불시며는 남루하고도 일어서야 하는 것

시간의 잎은 더욱 환히 살아 비추어 나가듯

애초 물결처럼 오는 것이기에 통털어 수소도 될 것
도저히 못 따를 상상력도 없으니

이도 다 등 비빌 수 있음으로 걸을 수 있음이요

자기 성찰로도 가는 것이니

혀만큼이나 그림자이니 불립문자,
내 그림자는 

그래도 보아라는 듯 늘어난다

어느 굵은 필체에
팔뚝 같은 획의 정복에
내 그림자는 충실히 넘겨 주나보다

그래도 이야기일 수 있고 자태일 수 있는 것으로
초월하는 자기 태생에 대한 옷에
그대의 모든 찬사를 넘는 옷에

점 하나로 요약이 된  것으로 큰
버드나무가 둥글게 잎새도 못 펼 정도에도                 

그 키도록 쫓아도 봤을 것으로

이 행성의 훌라 훌프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그도 놀을은 잦아들면 별도인 듯
나무키로 재지 못할
홍조를 띠며 감침이 일을 때 별은 떠난 채 피우니

오! 이 것이 피부

과연 피우니 피부인가

그럼 별과 행성은 하나의 유전 세포

이 몸 하나나 세포마다의 별이나     
빠른고 늦다는 탬포야
여우가 저 달 아래서 둔갑이 맞물리지 않튼가

달인든 별이든 그 공간성은                        
태양 아래서 녋혀진 듯 좁아진 듯
그 그늘로서의 잣대
재무장의 둔갑인 새 옷을 당겨 봄이

태양이 더욱 점으로의 중궁으로 향한

소숫점에서 뒤집어진 듯수소로 대칭인

모래시계와 같은 것으로

안팎으로 어떻게 서느냐에 따라는 

차게 보이기도 그 비워지기도 하는

복사판이 아닌 오리지날의              

대칭이 아이면 제로섬의
이런 사이의 변덕도 죽 끓듯이 뒤족박죽인 것              
태양 아래 얼레며
짐짓 물러서게 할 것같은 찬란함과 고고함

어쩜 인생은 사실과 형실 이상은 없는 주의의                                     
빈짝임이 고결해
변덕도 다 모르겠다 살 수  역사의 진실

윈드서핑은 수소에 띄위 바다라고 하자구나

내 안의 섬엔
돛이 그대 만큼에 기댄
바람도 그대 만큼에 기댄
바람결을 안고
저 대양을 바라본다
내 안의 섬엔
그렇게 한 보재기 실리는 시도에
오르락 내리락 산자락도 좋아                    
그댄 안아 품으려 하더니
당겨가며 애쓰려함에
강보에 싸여 새록새록 웃으며
내려옴이 골짝이 아닌지

어쩜 내려옴이 매마르면 

용소의 물이 마르면 

못 물이라도 흐르듯 내려올                               
웅덩이면 소녀같은 웃음
우리의 상상력은
꽃밭에 흔들려
정녕 한 송이에 차고 나온 문명이다고 펼
쳐져도

이러한 내력이 더 깊은 것          
꽃이 있는 곳에
들내 향이 있는 곳만으로 욕심낼 일도 아닌 것
비 온 후엔 꼭
눈들이 맑게 떴다 떠난다 별과 같은 것도
하나 하나 나지 않는 곳에도

눈엔 다 퍼어나는 이치는 도리어 꽃보다 진한 것                                                      
먼 산과 수평선에
빛이 되어 열린 자투리나 되든가

아니 아예 있기나 하든가에서       
기약처럼 찾아오지 않았던가 싶게
눈이 되어 열릴까하는 만남이 있다

청명은 어쩜 꽃보다 가을을의 눈이 였는지도 모를              
꽃은 지면 그 청춘마져 아쉬워 하지만 
그대 사랑의 매혹은
선려(鮮麗)한 꽃으로 다 감기어도
별이 남은 눈빛이오이다
이 자유를 세우기 위해
파도도 아련히 넘어 왔고
들녁도 출렁이며 넘어 갔다
집우(宇) 집주(宙)
이 커뮤니케이션으로 뚝딱거려
약속이나 된 듯이 가두어 버렸다가
한결의 기운
슬픈 이별
천지간의 매무새로 젖으며 사는 길에
또 그대와 같이 한 뒤켠에서

만화장창은 다시 열리는 것

세상은 넓으니 
네가 열었느냐

내가 열렸음이냐
끌어 모음이 이성이든 감성이든
최고봉이려 보이려 하는 것으로 

그렇게 회고가 합장으로 모이는 꼭두가 그럴 뿐

최고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나 
어쩜 그것부터 우선 머리로 함이 높을 뿐
꽃봉오리여도

산상의 민둥으로 맑은 호수와 같은 것          
별과 바람이 간질러 툭툭 털게 하는 것

별보다 벌이든가

원죄와 벌이 더 빠른 것이 삶이 아니든가
벌 한 마리
공항 먼 손끝으로 왔다한다
한 쪽은 개화로 가르키고
한 쪽은 송정으로 가르키고

 

(개화

어차피 목이 개화 쪽으로 오는 것

흙이여! 너도 물보다 침착하다고 하나

나무가 무거워 물에 가라 앉은 것

물은 물일 뿐

나무를 띄웠어도 흙을 띄우지 았았나니) 

 

언어에도 심리가 있음에 
요즘 난 많이 망가진다

인간은 의식과 무의식에 있어 완전히 상판 다르니 

우리가 섬세하게 어떤 창조성을 발견하더라도

의식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완전히 외면한 채

상이하게 반대로 더러냄이 일반화됨이 있다는 것으로

그런데 그 것인 현생의 복잡한

심리적 잠재성만 외면하면 되는 듯이 함에도                                        

더 단순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오는 것이

우리 몸이 갖는 단백질이라는 것

RNA가 단백질의 구성이라는 삼위일체 구성할 때

한 위는 혼과 같은 무의식층이 동질이고 

한 위는 넋과 같은 의식층이라고 할 때

한 세포가 한 몸둥이와 같은 것으로 담당이 되는 것이라면

결국 한 생의 육체만으로

이미 의식과 무의식이 직조가 되어 있다는 것으로

무엇보다 현재의 심리성보다 훨씬 앞선다는 것이 있음에                                      

                                                                                                                            
감동을 전달하는 문제
구성하기 힘든 인상
언어는 더욱 밀집처럼 모자를 이루고
단조로우면서 일상적인 긴 날의 여정이
조밀성과 기복의 율동감으로
늘상 쓰는 말이
섬유질적 진화와 담백성
채색은 약해도 질긴 인장력
선택해야 한다는 것의
모래가 부드러워 발자국을 찍지만
갈등 많고 미완 같고
그대 애락에 충만하지만
광채가 없어도
채반같이 엮음에 있는
뜻도 신선만큼이나 더 길을 명 줄기가 되고
이렇게 숨어든 감성일수록
언어도 삼태기 같아야 한다는 것

의연히
보기만 봐도 골이 띵한 주제걸랑
瓊石이라 생각하자
그대가 진정 장인(匠人)이라면
미끈한 광채가 되도록 ... ...
나도 보면
먼저 구둑살을 지어야 하는
투박한 손마디의 견인
인간이 찾아 오고
뜸한 사교
민감성이 두텁게 박히어
다시 깍여 나오는
강의 하늘에 담구어
영롱하다시피하여 깍여 나오는
우린 우리 자신에 구둑살 지어온 것에 대한
진주는 있는 법이다
그것이 옥일 때 나의 진가로
내게 부드럽게 다가온 인생에도
굳은 손마디가 홀가분하게 하리니

숨말이같은 때가 있음이니 어쩜 더 단단하기 위한,
어찌 인생에도 블랙홀이 없을까
때와 장소을 물을리 없이
유연한 노의 길이 없듯
갑작스런 숨말아 올림엔
섬광과 같은 이별과 같네
느닺없는 신풍의 조화 속으로
겨우내 텅 빈 까치집만 끼고 살다
어데서 날아 왔는지
뱉어내면 내가 전송된 이별과 같고나
실로 까마귀 다리로나 다 살폈을까
가로지른 강가의 진땀

(김포공항

포구인 것이 공항이라만 

그래! 배는 배인 것
소리에도 뒤꿈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물에 물리고
서리 내림도
벼락의 뜻을 되살리며
박장이고져 했더이까
고물에 물리고
모든 잔해는 열외이듯 다 가라앉고
허나 인생은 이 하해에 있음이니
힘들어도 이 웅태(雄態)의
험할 때라 할지라도
이물 고물 다 물고 흔들리며
함께 나아갈 계기를 부여받았다 하세
어쩜 간단한지도
인간은 겨를 먹지 못한다
해서 겨를 없이 빠져나갔다 자연의 험악함에

제 나이가 벗겨지도록 삶은 부드럼의
각질에서 나온 쌀만 익숙해 있다
벗겨진 쌀을 내 몸 같이 주지만
생명력을 동일시하여 준다)

 
백미(白眉)로세
그리 뛰어나도 별천지의 겨 껍질
꼭 이생의 싹수만은 아닌 모양
허나 까칠해져 가는
까칠해져 가는 어머니의 손 마디
응보
내 칼이다 싶을 때 조심하라
그대 지혜의 칼날에
칼끝에 삼독을 발라
우쭐대지 마라
이젠 시대가 좋아버려
그 응보도 과히 현란하구나
거시기에 웃고
거시기에 우네
상 안으로 걸어온 자여!
인간을 경박하게 하고
상처를 받음이 예나 다름없지 않은가?
경계
요란한 세상
꼭 한 알에 기울이면
폭발적 파괴
간간히 대장간에 망치소리에
여울의 상처는 늘 그대로 지나지만
잔뼈마저 굵어가며
나무는 그나마 설득력이요
찬 겨울은 섬뜩하도록
냉각돠어 그나마 이만큼으로 펴는 잎새

개구리
연못엔 에이리언이 산다
미확인 물체가 산다
거긴 달이 숨었기에 알았고
별이 숨었기에 알았고
숲에서 나올 때는 내 족속인 줄 알겠는데
못에서 나올 때는 모르겠네
동화의 밑바닥을 몰아감에도
아예 하늘이였으면 좋겠는데
나오긴 나오는데
지금까지 난들 모르겠네
어린 왕자의
달빛차고 나온 이야기를
그릇
그릇이 얼마나 되냐고?
심천연(深泉淵)도 아이를보면
아른거리는 법
어머니 뱃속 때를 지나 더 깊이
점점이 다른 때를 떠올려
기억 마다엔 문도 다르게
겹겹생의 정안수가 열리니
그럴 수 밖에
이 한 생도
어머니 그대 위해 정수 떠올린
그 그릇이 먼저됨세
그 그릇이 먼져됨세
그리운 고향
잠자리
이 투명 함 속에도
그래도 건져 내 올릴 수 있음이
잠자리 날개
그래도 완연히 숨겨 진 상태의
다 둔갑되어 가지 않는 몸을 붙여 사는
긴 느긋함에 속 터져
충동적이며
늘 바르르 떨 듯이 산다
그대에 대한 나의 긴장은
잠자리 날개처럼 바르르 떨고 있다
언제나 천상의 인연임을 이야기하며
드밀 듯 드밀 듯
그대 가슴 가까이
풍요로움 때문일까
나른함 때문일까
자꾸 묽어져 가고
바람에도 게을러져 가고
껍데기
작심글이
유랑글이 되고
실려 오는 바람
갈 듯 말 듯
발뿌리에 채여 오는 돌멩이보다도
골목마다엔
다부지게 산 곳보다
간판의 미각만큼이나 들뜨듯이 와
어쩜 이렇게 그대 앞에 낭만스레 섰는고
자물통
갈구리도 아닌
그냥 부리일 듯이 싶은
이 또한 철새같은
고향을 돌아다보는 고개와 같은
허나 이 몸에도 덜컹 내려앉는 듯이
큰 울타리 봤다고
큰 별자리를 안았다고
한 편의 안이함과
들렸다 싶으면
덜컹 내려앉을 것 같은 떠남의
온 몸이 되어버린 고리
꼭 삼초(三焦)만한 것이
온 몸이 죽을 듯이 덜컹 내려앉아
어찌 할 바를 모르는
내 안의 사랑
야행성
동창과 서창이 무엇이 다를까만
서창에 든 해는
오몽(午夢)마져 일으켜도
날개 더 달 생각 없이
허무가 밀려오고
이 두서가 없어도
검은 눈동자 채워 넣을
그 눈을 위하여
날개가 짧은 그리움으로 일어나
대사(臺詞) 속처럼 드는
반딧불같은 밤 등불에
그나마 머리 달린 종자로
눈뜨자 어머니인 냥 쫓듯이
맹목성을 헤쳐나가는 적절성과 같기도

 

(송정이 플러스 선에
소나무에 公字를 붙여
사심 없이 겨울을 나는데
요즌은 얼굴만 번쩍번쩍
거둬들이는 공자루이거니
허무 하고도 맹랑

어쩜 소나무가 더 맹랑한지도)

 

소나무는
그 진한 감동에도
현을 켤 때는 모르는 향기처럼
울어대어야 하는지
가지 끝으로 다 긁히고 나서냐
남은 음악의 향처럼
송진 가루가 도시의 마당을 파고든
저 톱니같은 바람이 사라졌을 때
그 향기가
얼마나 진한 알러지를 앓게 할지 모를
바이올린 이빨 가루 같이
송방울은 갈라져 각질화 되었구나
그로 갓 쓴 것

반복어
강물도 반복어로 칠 때
어찌 제 마음만 실려 내렸다 하리요
수평적 구비에
새끼처럼 말려들지 않아
치밀 듯이 드는 갈래
잃어도 잃음이 아니요
있어도 있음이 아닌
이 메아리같은 경사진 가속의
굴러 내리면 또 올려야 하는
신의 벌의
그 반복성에 치여 가는 듯이 하는 것
옷걸이
내 자화상의 추상
크로키
집 다 떠난 벌집의 횅함
벌 한 마리 나올 듯한
다 버린 듯한 가슴에도
종적 모르게 불쑥 나오는 독침
내 옷걸이엔
예술가들이 즐겨 세우는 포즈
살짝 고개 돌린 내 사랑의 초상화
탁 트인 가슴이 아니더라도
그 옆모습에 눈감기고
친숙
요즘엔
모자가 내 얼굴에 맞았으면 한다
꼭 멋이기엔 게으름에요
그냥 내 모습에 친숙해 가는 것 같다
강직한
내가 살아온 교감이
이 긴밀하게 더 이해했다고 보여져도
이마져 가설적
가상적으로 봐야 함에
이미 다듬은 떡을 다시 반죽치는 꼴은 아닐지
외로움
어떤 외로움엔
빗소리 같아도 밖을 한 번 나가본다
왠지 기다림 같이
창을 한 번 열어본다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긴 속을 헤매고 싶었는지 모른다
수돗물 방울
촉촉한 상상을 끌어 모으고
뒷골엔 샘물이 한 방울 씩 머금었다
긴 침묵을 깨고 나오는데
선각자는
한 방울에 올려 깨어 나가라 하고
원융점으로 밝아 나가라 하고
아직도 그 속에 있건만
갈수록 차갑다 하고
성깔만 있다 하고
허나 여태껏 외로움엔
빗소리 같아도 밖을 나가고 싶다
갈대와 강
풀잎은 잠자리를 받혀 들고
긴 강을 이야기한다
이 깊은 심장만큼이나
떨어진 태양의
더 높은 곳에서 내리 꽂힌
몸부림이 여기 있다고
보라 결국 태양도 자신을
끄집어 낸 이야기가 나열성이 입체을 이루었을 뿐이니
여러 갈래 찾아도 한 길의 나상(螺狀)
그대 책상 머리맡의 집념도
구름이 머리까지 피었다 흩어져도
잠겼다 나오는 선상이 있다고
선원(仙院)간판
우리의 도(道)라는 것
물방개 벼 숲을 헤치는 환타지
잠영(潛泳)의 얇디얇은 나의 수평
이 도심 빌딩 숲에서도
단전 바닥에서 올랐다 내렸다할
모퉁이 선원의
자연식과
그런 느낌이 있다는 신선함
그 우거짐 속에서
맑으면
그나마 살아있다는 경이로 떠오르는 물방개

 

(마이너스 선으듯 달래어 쭉 빠진 마곡 

그대 아쉬운 맘 애태우고 가고

마곡의 말 갈 길
짧은 산을 빼 긴 장산을 만들고
두루 둘러친 봉오리마다
구비구비 화곡을 이루니
까치 소식에 새로운 정담이 솟아나고
나뭇가지마다 위로 솟았다는 말이니
배우가 와이어선에서 내려와 벗어 앉은
자신의 본연으로 돌아온 길
수천 광년 텔레파시
피아노 끈 무게는 나오는 것일까
피아노는 줄도 모른 채
태엽만 감은 모음곡만 내는 것)

 

 

골짝
철길도 파고 들지 않으면
외면되어 가는 골짝
옛길의 노래 위로
지게짐이 완만하다
철길아
철길아
너도 휘지 않으면 이 골절을 어이 펴 나가리
세간은 말이 없고
여행도 말이 없네
수리답의 길은 곧고
구불 구불 옛길은 몸부림이 남아
시원함을 찾는 우물에
어렁거리는 비늘 빛의 진을
극구 퍼 마시며 간다
세차
여우가 울던 방천에
여우가 샤워를 한다
사람 둘을 호려 먹고
둔갑의 눈빛만 날카롭다
여우가 울던 방천에
여우가 세월을 꼽아 본다
내가 몇 명을 더 잡아먹어야
인간이 될는지
자동차 세트
한 사람이 들어
얼마 후 한 사람이 나온다
그 나이 그 얼굴에
그 나이 그 얼굴로 나온다
사물이 그렇게만 보이면 얼마나 좋으랴
그 사이 어떤 영산을 돌았기에
나이 같지않고
면상같지 않고
마우스만 살았는데
발가락까지 달고 걷은 꼬락서니
신의 꿈
개미
옷도 날개요
구연(口演)도 날개다
허나 어슬픈 세대의 접착
나는 파리 목숨보다
기어다니는 개미 목숨으로 산다
잘 나가가 봐야 개미의 규범
밤의 연금에 별을 따다
땅 속으로 기어드는
이미 남성적 경계를 넘어
곡식이 고개 숙인
텅 빈 줄기 관에 어정쩡해 하다
자꾸 살아 나는 곳

곶감
골짝마다 감이 익어가기 전까지는
골짝이 저리도 붉은 줄 몰랐습니다
폐가는 한 점 아낌없이 뜯겨나간
오징어의 입만큼이나 질기게 떨어진
내 마음의 부착
어쩜 추켜세움의 바란스
의상만큼의 흥분은 얽어지고
입김이 드러나는 노출의
흰가루르 토하며
마지막으로 남은 빛의 저림으로
더 떨쳐내고
다 불태우고
달은 기운 다 식은 후의 사리 빛
접견
익기도 전이라 등살일까
떫어라 떫어라
어찌 목구멍도 못 넘을꼬
아니 넘었다고 색이 없을까
아니 넘었다고 맛이 없을까
떫어라 떫어라
언젠가는 빛의 통로
골짝길
봄날에는 꽃에 그리 쫓졌든가
그리 허전해 보이더니
가을엔 나무 뿌리보다 긴 길을 드러낸다
어찌 그대 나무 숲에 숨은 듯이
잔등이 굵었다가
그 중에도 한 솥 씩의
붉게 상기됨을 다 들어 주고 난 뒤의
이 길이로고
이 길이로고
침묵이 남달라
매달린 잎새의 향연도
줄줄이 흩날려 주네


논두렁 물꼬의 꼬리로 오른
논답의 연(鳶)아
우리 식구가 그렇게 실리지 않았던가
방패연 같다가도
꼬리를 길게 쳐 올려 대는
언니야
오빠야
그렇게 천장에 대어 본다
내 가오리 넓은 가슴의
연의 찢어진 아픔들에도
논두렁 물꼬에 꼬리처럼 타고 오른다
연(鳶)
들에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한 편 그렇게 더 늙어 보이는
버혀진 가슴에
왠 연이 날려 와 파고 들 듯이 한다
바람과 함께 동조한
이미 사이사이 다 길 터준 갈빗살에 걸려
외면보다도 더 차거워 보이는
그 삶에 건너 온 연아
그 삶에 건너 온 연아
그래도 그 나무 무정타 마라

꽃이 별일 때
이 한 낮에도 별일 때
그대가 스쳐 지남에
그래도 우리의 집중되는 시선이라는 것이
연못이 건네는 줄기보다
더 긴장되다시피하며
우주풍이라도 맞은 듯이
찰라에도 선뜻
견우와 직녀 시절부터
우린 보았듯이 가까워진다
끊임 없이 발함에 번식력

또 발상과 발심의
제 헤엄의 거리는 가는지
먼저 충동되어 놓고
먼전 인상되어 놓고
나아감에 상이 내 것이 아니라면
저 별이 쏘아 붙인 것
미각처럼
시간도 이렇게 붙은
시간은 물체와 관계 없이
태엽 놀이 뒤에 물체나 남는 것
시간의 씨가 있는 것물고 오르고
물고 오르고
기발한 세상의 문채
결국 별의 족쇄
전파 먹고 어데 갈는지
그림자 먹고 어데 갈는지
태양처럼 차갑고
저 별처럼 멀도다
고무줄처럼 시종은 같이 보아져 감에
은하수야
은하수야
네 속 고무즐을 알음이 어떠함뇨
빛도 밤의 입자로 클로즈 업 되지 않았으면
나타나지도 않는 것인지도
그대여!
소원의 접은 학이 상실되었다 하나
빛의 깊이보다 더 현묘함으로
되돌려 받는다 하더이다
하물며 그대의 영상
등 아닌 앞가슴으로 하햫게 드러내는
빛의 백사장과 같더이다
꽃가지 머리에 꽂고
나물 케는 흥얼수야
물 한기 들어 올릴 우물물의 흥얼수야
은빛 낀
은 비늘 잡히듯
흥하는 얼의 얼추의 수야
꽃가지 입에 물고 내빼도
한 얼의 수야 

(발산에

산아 산아
너 거기서도 입안을 화끈거리게 하는 약내
약속을 거두어 올리듯
그 심층을 지켜가며 풍기고
물치 같아 단단히 땀을 쏟게 하여
권위로서 베품을 널리 펴
정의 농후함이 예전과 같지 않아도
자신은 거칠고 앙상한 채
늘이듯 밀고
늘이듯 밀고
농습성을 어질게 바라보는
구릉의 팔 걷어붙인 점층성의
떠올린 평원엔
부드러움을 먼저 알아
살을 뜯어먹는
그 피붙이의 후예들
농공 단지

산을 파먹은 뱃심
신수가 훤하오이다
중국 사람의 물(物)로
한국 사람의 물로
그 노 젓는 점에
황사는 늘 변함없이 내리 붓고
농이야
공이야
옹헤야
단지야
옹헤야
단지야 )

 

발산(鉢山)
발산
벼가 얼마더뇨
이 풍요가 얼마더뇨
발이 산이로다
진정한 평등이다
누군 비우고 또 비우고
그 진실함의 그릇으로
내 밀 수 있는 당당함에
누군가 그 그릇을 채우고져 할 때
진정 낮게 고룬
구원의 가능성이올시다


빗소리
오동잎아
오동잎아
난 다섯 동이다 어울려 맞고
내 목소리처럼 품새가 깊어간
별간 사랑채
툭툭
이 소리 얻어 맞고
이 소리 얻어 맞고
연잎의 조용한 나루
우주 항해과에
우리 지구의 질곡이 건더기 않을 때
이렇게 탁탁 두르려 맞으며
연꽃가의 나루
빗소리 2
침울
잠식되어 간 고개 숙임
그래도 연잎 하나 건져 올려져
탁탁 두드려 맞는 잎새가 되자
누구의 행마등에 굳이 오르지 않는
내 잠시 허리 펴는
탁탁
이젠 털림 같은 갈증으로
탁탁
체념과 같음에
이해가 곁들여진
이 잠기듯 일어서는
내 의지의 날개가 탁탁
가을 2
어머니 뱃속에서부터의 노래가
아마 이 대지로 물들여 왔음에
난 뚝뚝 떨어졌으리
난 어미 뱃속에서부터의 노래가
봄이 아니라
이 대지의 미가 다 끓어 올렸을 때
난 뚝뚝 떨어졌으리
이 새 하나에 꽃과 나비의 우주를 안고
하늘이 저 창공이 아니라
다 이 나뭇가지에 부둥킨 것으로
가을 3
하늘 높이 쥔 듯하니
뜨락이 아름다웁도록 남은 것들
내 이 마음밭 길을
감응이 물들어 갈지라도
허나 우리에겐 조용한 평화
무지개의 끝은 꽃밭
저 일어나 땅에 처박은 가슴들
다 비늘처럼 흩어져 나온 꽃밭
바라다보면
무지개 통로의 반쪽 풍선
이 단풍 맛
노래여! 네가 이슬같이 영롱해도
그냥 잎새에 보일 듯 말 듯 함이 좋구나
난 이 정적으로 들떠 올라
내 황혼도 이렇게 잠 깬 나그네
음악이 들지 않아야 단풍이 마르겠구나
음악이 들지 않아야 단풍이 마르겠구나
노래여! 너도
입김보다 더 똘똘 뭉쳐진 한천
오성(悟性)
지구라 봐야
흰자 노른자 천지간을
알 하나 불쑥 내 놓여 있지만
우리의 삶은 닭 한 마리의
태양도 품으려는 독촉이다
계란은 굳고
비는 두드리고
허수아비
오곡백과도 탐이 나지 않는
허나 넌 오곡에 찬 냥 흔들다 갔다
들 너울에
연극은 나락(벼)을 파먹으며 갔다
참새
참새
참새 마당
일생을 채워도
저 놈의 속갈이 같은 가을날
허구한 날
방송엔 배우들의 천지
저들보다 더 실속을 채워 산다고 하나
저 들 빈 속의
오곡 백과 내 탐이 아니라도
실용성에 맞추어 가는
이를 통틀어 무어라 할까나
비 한 방울의 큰 잎 "탁"
가을 4
깨어나라
깨어나라 함에도
난 어둠에서만이라 했다
허나 나 깨어남이
푸르다 푸르다
땅이듯 심장이듯 붉어져 나옴에
난 하늘과 태양의 빌미로 살아도
미혹이였더이다
참으로 산다는 것
깨칠만 하면 떠남이 아닌
이제사 살붙이 듯 피붙이 듯 떠났다

 

(우장산이
화곡을 쉽게 맺게 하질 않으니
그 또한 은혜의 관문이라
또 무슨 산이 있어
오르락 내리락에 허물 벗으면
도리어 장엄함이 절경을 이룬 뜻이란 말인가) 

 

가을
떠나버린 걸음걸이마다에
낙엽의 어느 한 점에 덧붙일 냥
바람의 손끝으로 헤집어 보지만
이슬 맞으며
김 녹으며
이별에도 입김조차 미치지 못함을
싸늘히 말해 주는 그 보재기 속임을
엉덩짝 든듯
옷 한 겹의 체온이 들려 갔다 하세나
눈보라
특히 이 소나무로
그 무딘 가슴이기에 소리까지 내어가며
골 깊이와
못을 움켜쥐듯한
신장을 위한 편도선의 단련을 위하여
굳이 고개를 넘는 목소리가 이리 쉬었기에
아리랑 고개도 닥껍질처럼 질겨 오고
모든 풀잎들에 사는
여치처럼 입고 나오는 모닝코트의
음악회 이브닝 의상을 걸친 듯
개미집으로 들었을 그 먼 인생의 족적을
가을 끝에 그 여림조차
다 지워지지 않은 역사의 쉰 인후에
전설의 무용(武勇)처럼 무너지지 않는
그 의구심의 궁구함을 위하여
눈이 덮이고
눈이 덮이고
고결한 부답(不答)을
그리 꽉 붙들기 위하여 차겁다
가을 2
열차 달리는 길가에
가을은 담쟁이 줄기로 숨이 붉다
어쩜 벽에 기대어 고개 숙인
허전한 동공을 뒤로한 채
해를 삼켜 벽화를 더듬어 가는
미궁의 밤공기를 마시며 올랐을
계수나무 가지
한 혹성을 탈출한 전설적 이야기같이
손가락 마디마디로 붉어감에
우리의 핏줄도 그렇게 붉었나보다
궁극적 봉우리
겨울아
겨울아
너도 서리맞고 붉어 가는 단풍
엄동 고개에
굶주림마져 먹은
팥물에 햇살 져려 나온 복사꽃
자연의 경외
상록수
짐승의 길게 빼는 소리에도
장송의 속 붉듯
목젓 붉게 울리다 간 것
자연적 이치
허공을 파도 무지개는 나오는 법
세상이 무지개가 아닌가
그대는 사는 게 허망된다고
손에 잡히는 것만 믿을 텐가
난 무지개가 가볍워
허공의 무게를 단다
노을
만감의 수(繡)야
되레 무게 같지 않게 만감에 휴식해도
만감의 수(繡)야
단풍에 닿을 듯이
비밀일 듯이 싶어도
어느 새 애벌레가 독하게 그 수단을 알아
이불을 짜 덮어쓰고
무지개 끝에서
다 걷히고 남아돈 충전엔
하늘에 가득한 노적이 있어
태양도 그리 먹어 가는 바닥의
한 낮엔 융단을 짜보고
날 뒤집으면서 깨닫는 바는 없는가
그대 입술 뒤집어 나왔다면
갈 때는 뒤집어 아니 들겠는가
둥금을 알아도
외벽을 둘러 봐 둥금을 알는지
공기는 쌀뜨물에서 비워나간 뜨물처럼
그곳도 씨눈은 오색을 그리 펴겠지
고무장갑처럼 불어 뒤집어야 할까?
왠 작자의 "태양이 가만히 있더라"는 것이
이상하고
통치 또한 심으로 하지 않는
방산의 베품으로 기능이 맞아 들어감에
그 부피의 용량 때문에
이리 넓게 쫓겨 나옴이겠지
하루살이의 여망
하루살이라도
저 가로등을 물어뜯을 듯이 함은
그보다 짧은 식견이라도
광명은 알기 때문이리니
매미보다도 억압이 긴 시간에
자신의 그늘에서 숨죽인 예찬을
희열처럼 거듭되어 찾아오는 길
솔직히 말해
그만한 극치면
이 속세 더 욕심이 났으리요
일순에 다 비운 도
그림과 나선봉
도시의 벽에 부대끼며
길 하나 빠져나간 그림
이 건조해 가는 대화 속에서도
길은 산허리를 돈다
어머니도 저리 묻히고
나도 저리 절 묻혀 갈 길을
우리의 사랑도
저 길 만큼이나 버려지지 않는다

그대 저 바위로 굳어갈 때
천원(天元)의 속 같은 살집를 드러내
사시 장청 삼베와 다를 바 없이
이슬 맞은 듯 배어 내고
난 길 위의 돌멩이로 맞아 들여도
오는 자마다의 바위길로
굴러 내리며
굴러 내리며
끝내 그대 눈물 같이 젖어 나오는
그 한접살이로도
제 한마디는 이렇게 둥글어 가고
유전공학
우리의 희망
지하 세계를
너만한 좌표로 뻗어 나온 엽상(葉狀)들
얼굴은 본래의 별의 태생으로 드러낸다
어느 공학자 살결을 떼어
또 별의 종자에 한숨이다
한 입자를 떼어도
피의 전설이 새어나온다
질투와 변심
정의와 사랑으로

(화곡
벼가 틈바구니 없이 다 찾으니
무엇보다 더 맑은 황금의 들
바람이 달리고 싶어
먼저 출렁일 듯함의
그대 누른 장삼에 담이 흠뻑 젖어
몸에 달아 붙은 여름나기의
푸르름이 가면
누르름이 순도가 더해질 때
서리마져 씻은 듯 자리매김 한다)

 

심(心)
그대 눈빛은
따뜻한 마음으로 다 찰 듯이 하지만
새벽 발 시림을 마다 않고
샘물을 퍼다 나르며
물이끼에
갈대를 넘듯
바위를 안고
녹녹함을 먹고
갈등의 뿌리로 얽히어 살고
이도 다 마음가
잘 봐 주지 않을래도 별만 튀겨 현란한
구름도 빈 사이의 공(空)으로
찢어지며 찢어지며
색(色)은 발리어 우물 속엔
은빛 비늘만 언뜻 자맥질인 것을
우리의 잡을 수 없는
창공에서의 관통에도
내 가슴에 몸부림이 일고
임자
참으로 씁쓸한 일은
꽃으로 볼라쳐 유심이면
꼭 그 속엔
벌이 빠져 둔감해 있다
사는 이치가
내 얼굴만 타는 봄은 아닌가 보오이다
우린 그들도 탔다고 하오이다
불심지 속 같지 않소이까?
잎새
인공위성을 보면
꽃의 턱받이에 있음을 안다
그댈 청함에
로켓 한 줄로 뻗은 유심초임을 안다
꽃의 잎새라는 것에
그져 막연한 보조만은 아닌가 보오이다
허구함 속에서도
별로 쏘아 올린 말씀들이올시다
그러다 정말 별의 속삭임에
같은 꽃인 냥 봐주십사는 것이오이다
기준
이 세상에
의지가 되는 노력과 복이란 것도
평길에서는 무난하다
허나 언덕을 오를라 치면
이 또한 병든 마
그로 거꾸러질까 두렵구나
한 높이 경사 진 곳에
우리 모두가 발뺌처럼 물러 선 곳
복을 주고받음이 아닌
차원을 넘어선 개골산일 때
그 피륙의 사이를 벗어가며
하나를 버렸음이요
평탄의 기원을 넘어
대머리 되도록 거칠은 광택엔
운무가 서린다
함박눈
아직도 눈뜨지 못하는 저림 사이로
눈이 나리네
눈이 나리네
도심의 어깨받이로
넘치는 정보 세세(世世)에
그대의 어깨받이로
저 멀리 넓어도 갔을
지평선 끝자락에도 살아 남아
틈이고 싶은 이 공기
순수함이 가슴 벅차
함박 겹도록
합박 겹도록
같은 하늘에 존재했다는 것에
하얀 눈이 내리네
감회
가을은 돌아온 자의 뒤안길이기에
이만큼이나 붉다
그져 흘러감이였다면
백지장이나 내 놓았을 것을
그래서 아쉬웁게 보낸 시간들이
이만큼이나 지난 잎새에 다가서고
그렇게 부족했던 대화에
앙증맞도록 귀여운 시절이
제 속으로만 자꾸 아름다움이 쌓여만 가는지
밖을 더 쏘다니고
이젠 제 천국의 공간이라는 것으로 쌓아만 가고
얼굴 보기도 힘드는 멀어진 모습들이
이렇게 바람의 손끝으로
놓친 순간들이 어느덧 찾아오듯
들내음에 들고
지평선 저 먼 끝에서 적셔 나오고
모자간의 옛정이
이리도 살랑대며 나온다
백지로 건져 올리는 것
내가 하얗도록 말문이 막힘인데
눈은 스스로 낭만을 건졌겠으랴
그져 저 산에 머물다
길 둥지 튼 허리를 무한히 덮으며
백두의 고깔 모자를 풀어
디딘 바 뗀 바를
이해할 수 없는 디딤발의 연출로
갈망이기엔 차갑도록 발자국을 낸다
이 깔아 붙인 일장의 탁본 위로
길이를 재다
길이를 재다
또 태초부터 지워 가듯이
천평(天平)에 붙인다
우물
난 글일 성싶어 글을 쓰지만
너는 마음일 성싶어 마음을 잊어 간다
그댄 자신의 고임새만 본다
베푼다는 것
그만큼 비워야 하는 것
현기(玄機)가 일어
하나 하나의 축대에 쌓여 감에도
그 길이 닫혀 차마 힘겹게 물러남이
등불을 필요로 함이 아닌가
창백한 가로등
바로 이 침묵의 열변에 지쳐서인지도
물과 바람
세월이 흔들린다는 것을 물로 봐 알고
만상이 쏙 빠지는 가랭이를
휘어잡듯이 흔들어 채는 바람은
휘날리는 망토를 걸치는 어깨도 있다
물은 이리 찰져도
내 갈 길보다 뻥 뚫렸고
바람 길이 보인 게 없어
이리 많이 가르고 왔어도
허리춤도 못 잡았더라
나무숲과 호수
곧게 뻗은 나무 키 속에서

 

까치산이 신정을 붙들고 앉았으니
어떤 운치를 앓으며 갈거나
까치산이 신정이면
움이 돋고
늘 말 머리에 붙는 옴을 움으로 드미는 것 )

 

백구(白久)
학은 흴 수밖에 없다
학은 장구할 수밖에 없다
머리 성성이 새치가 낄 때
그때부터 장도의 묵언으로
홰가 그리 뻗어 감을 느낀다
초조함 속에서
가끔 선회되어 왔던
소나무 속에 다 들었던 마을이
이 나이에서야 서서히 차 들어 올 듯
내 흰머리도 숨들이켜 오르며
학이 나른다
학이 나른다

거친 욕망에도
소원하는 바에 다 차지 않아
넌 바다가 흰털을 일구어
보이지 않는 길을
자연적 순리로 모래로 묻혀 들어간
우리의 어리석음마다에
모래사장처럼 푹신히 말라간 곳의
찍어대는 발자국의 메마른 소망에 억눌리며
묻힌 꼬챙이처럼 일어난 화석
사막 위의 잔해에
파도가 그리 거품처럼 일구어 내는 언변 가에
너는 본래 해송(海松)의 설득으로 일어났음에
바다에 오른 우리에게
넌 마른 사막에서 극구 일어섰다
뿌리
저 낚시꾼 세월을 낚는데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며 달을 낚네
주객의 홍조 빛은
구름숲을 헤쳐 나룻길인데
유수에 내몰린 갈대
도시의 뿌리로 얽히어 가고
괜한 허허심(虛虛心)에도
희게 비춰가며 산적한
잘려도 굳이 재고될
도시의 도로처럼 얽힌
원초의 뿌릴 찾지 아니 하고
그져 모자 양끝을 잡아당겨 본 얼굴이려 하고
무색
지당(池塘)에 비가 오면
왠지 모르게 주춤거리며 한 발 뒤로 물러서 본다
무심결 호수의 선명성에 드러내놔도
너무도 거침없음에
이 울 안의 정서가 겹이 있어 편한
방문(房門)의 창호지 같은
한 꺼풀 더였음에
마음의 장단일 것만 같음은
거침없이 산마져 질타해
옆구리 쑤셔가며 내려온 하심(下心)의
눈 멀쩡히 뜬 것에
머물러도 지울 게 없는
이 결백에 한 참이나 멀었음을 본다
거울을 닦으며
거울을 물로 닦아도
마음이 아플 듯이 한다
물도 이렇게 살아 오르고
거울도 이렇게 살아 오름이 무엇이뇨
역사의 깊이도
휘지 않고
난삽하지도 않고
눈 빛 하나조차 굳어 옴에
오늘의 눈물도
그 고결성에 지지 않아 그러하구나

 

 

한반도
양말을 신고
남쪽부터 따듯해 오는
발뿌리부터 오로라가 피어올라
백야를 드러내는 계절
지구의 한 축으로 누워 기지개가
겨드랑이가 칼칼하도록 키지개가 되고
철새의 경락을 이야기한다
가슴에 할 얘기 왜 이리 막혔는지
비는 나리고
보일러는 달리고
오늘 하루 일과가 다 돌았다
나의 태엽
낸 궁 안의 사방
궁궐 속의 인간도 내 궁을 들지는 못해도
그대 오락가락 끝자락에 매달려도
그 길이가 거기가 그 기
비는 내리고
보일러는 달리고
한 편의 가을시에
내 마음이 붉다

달팽이 몸체 길게 늘어뜨린
호른의 배창자를 길게 늘어
손에 잡히는 도시는
옛 벌판의 바닥만 긁어
누르고 누르고
한 음정마냥 빨아들여
내가 마시면
내게도 방귀같은 멋쩍음
엘리베이터는 공간을 응축하고

 

별아
별아
네가 별꽃으로 와 한해 목걸이에
다 피워 올렸다 하리오만
우리 인간은 무엇이길래
그 미수(米壽)를 넘어 살고
이 울도 아니라고
산수
내 생도 뒷걸음 같이 앉아 봄에
저 산도 뿌듯이도 앉아 있네
어쩜 저 곳도
자식과 같은 의지의 처가 되는 건지
다가서고 건너감에
늘 어른의 반복성
당연히 와서 허허로움이여!
그 사이로 뿌듯함이 내 거울과 같다
강과 강 사이
거울과 거울 사이로세
어쩜 막내처럼 안스러워
묻히고 싶은 지도 모를
벌써 어깨가 든든하고
산 앞에 큰집은 애어른 같고
차라리 없을 지면
듬직한 자식 어깨와 같다
저 암괴산의 발걸음
생의 허정(虛穽)을 삼키고 삼켜
산의 웅장 새가 스다듬으리요
저도 호랑이처럼 스다듬이랴 

 

취중 세상
추락한 날개를 꺽어 세워
등근 달 그림자에 조각이여!
마치 하늘의 닻 심으로
꽃단지 술은 익어
태백이 익어
호수가 익어
반달도 안된 허전함을 온달로 채워
저 세상엔 그 매몰참으로
좌향을 돌이켜 들게 하거늘
이 지상엔
바람도 취했었나
낡아 삭아도
국화향 유창(幽窓)의 달빛

(신정이겠지)

 

감응의 시공
빛 속에 팔이 나온다는 것이 번개
그 놈을 다 죽인 혈기의 핏줄
꽃이 상상력을 주워 담고
난 꽃에서 죽는다
빛을 뚫은 족속이기에
이 몸은
하늘의 세모시 자락 덮어 쓴
벗겨지지 않는 옷
바닥이 굴절과 같아
일어 설 듯
꽃잎은 더욱 환히 살아 비추어 나가듯
빛을 뚫었기에
도저히 못 따를 상상력도 현실의 것
흡인력
노을에 내 그림자 왜이리 늘어나는지
어느 굵은 필체에
팔뚝 같은 획의 정복에
내 그림자는 충실히 넘겨 주나보다
꽃의 자기 태생에 대한 옷에
그대의 모든 찬사를 넘는 옷에
버드나무 그 키도록 쫓아도 봤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노을은 별도의
나무키로 재지 못할
홍조를 띠며 감침이 있나이다
피부
욕조에서도
여우가 저 달 아래서 둔갑이 맞물리지 않튼가
태양 아래서
반 그늘을 쫓는
재무장의 둔갑인 새 옷을 당겨 본다
지워지는 복사판이 아닌 오리지날의
잠시 사이의 변덕도 죽 끓듯이
태양 아래 얼레며
짐짓 물러서게 할 것같은 찬란함과
반짝임이 고결해
내 변덕도 다 모르겠다
윈드서핑
내 안의 섬엔
돛이 그대 만큼에 기댄
바람도 그대 만큼에 기댄
바람결을 안고
저 대양을 바라본다
내 안의 섬엔
그렇게 한 보재기 실리는 시도에
오르락 내리락
그댄 안아 품으려 하더니
당겨가며 애쓰려함에
강보에 싸여 새록새록 웃으며
내려옴이 아닌지
웅덩이
우리의 상상력은
꽃밭에 흔들려
정녕 한 송이에 차고 나온 문명이다
꽃이 있는 곳에
들내 향이 있는 곳에
비 온 후엔 꼭
눈들이 맑게 떴다 떠난다
풀 하나 나지 않는 곳에도
먼 산과 수평선에
빛이 되어 열린 자투리의
기약처럼 찾아오지 않았던
눈이 되어 열릴까하는 만남이 있다
청명
꽃은 지면
그 청춘마져 아쉬워 하지만
우리 사랑의 매혹은
선려(鮮麗)한 꽃으로 다 감기어도
별이 남은 눈빛이오이다
이 자유를 세우기 위해
파도도 아련히 넘어 왔고
들녁도 출렁이며 넘어 갔다
집우(宇) 집주(宙)
이 커뮤니케이션으로 뚝딱거려
약속이나 된 듯이 가두어 버렸다
한결의 기운
슬픈 이별
천지간의 매무새로 젖으며 산다

정(靜)
돛배야
돛배야
흰 돛배야
모란이 숨죽은 곳에 빠졌는가
물결조차 없구나
전설의 못 물결이 일어
접은 마음을 펴건만
그 향을 못내 끄집어내지 못했구나

연역(演繹)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가시
밤톨이 사나
이어도 내 섬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사나
성게 사나 이어도 가시
열선이 사나
이어도 등대 

배가 나왔네
배가 나왔네
하얀 돛배가 나왔네
그리도 으슥한
꺼려지는 싸늘한 기운에
다 허물어진 빙벽의 도심에
갑절 더 큰 자신만의 시간대 위의
곁눈질 없는 사색 속을
하얀
하얀
흰 돗배가 나왔다
고무 장갑 역설

뱃사공
노 한 깊이에
그대 허리 잡고
노 한 깊이에
그대 입술을 잡고
우린 포구를 떠나네
포구를 떠나네
노 한 잦음에
허리 돌려 잡고
노 한 잦음에
등허리 굵고
품에 안고 자는 잠
노 길에 깨고
세상 만물이
고치에 풀려 나오는 벌레에 이르기까지
다 세상사 이해를 덮어쓰고 나오는데
인간의 발길 더디고 더디나
다 숲으로 삼켜간다
유리 닦고
우물 안 개구리라 말라
우물 안 붕어는 부딪힌 건 땅이라도
하늘 깊이를 뚫을 궁리로다
나의 영생불멸이
계절의 나팔꽃 줄기라도
걸고넘어질 수 있는
그 길로 조이고 조이고

(목동
촌(村)이걸랑
촌도 아니라 하자
외나무 그늘 맡에
마디된 부류를 빼고
외로이 서 있는 목(木)이라 하자
촌이라도
촌이 아니듯
모두가 일어서서 둘러보는 목(木)동이라
하자
화가의 그림 한 판)

 

목이 나와 한 마디에

길어 청초한 도시만이어도 융숭한 대지

굳이 도시이지 않아도 좋을 화창한 봄날 

그래도 도시는 강 가 모래밭에 

묵은 뼈다귀가 더 새하얀 듯 

햇살보다도 더 하얀 

어쩜 저 해가 理로서 등이라면

이 뼈는 物로서 시공이 다른 것이나 

품목은 같은 듯이 

긁어 상처에 발라도 해맑은 듯이 밝은 아이들 속에 

오히려 유리 창은 은근하다

어쩜 우리는 벌판처럼 났다가 유리 창처럼 갇히는지도

벽보다 벽이 없는 듯이 갇힌 것인디

구토에도 커피 한 잔에 미끈함

그래 어쩜 밀담 정도는 가깝지 

뭐 묵묵부답이다 가는 것이지 

오고 감도 전양지차의 길

아예 불립문자인 것에     

오! 행주도 지켰고

성산도 지켰구나

공익은 인애로다

행주보
사랑아
행주대교 아래엔 행주를 넘는다
영혼이 깃든
땅 한 뼘
돌 하나 간절히 싸매 넣은
지금도 궂음이 넘쳐나는
내 안의 무심함에도
어쩜 이것이 최후의 순간까지 둘렀을 사랑이였는지
도시의 벽들마져에도 지나다
그대 앞에 숨쉬어 가는 문턱을 본다
한강
유람아
유람아
이 돌섬의 사랑을 사라
묻어둔 사랑이 부푼 것인지
씻겨간 흔적이 부푼 것인지
세월이 쌓아주는
아! 사람마다의 마음에도 꼭 이 옹보가 있음에
버려도 또 새 자리처럼 되는
천란(天卵)을 받아
새끼를 낳는 것도 이 섬의 모태
유랑아
유랑아
태초에 사람이 이렇게 일어났음이니
대교의 한 막대 대고
한강엔 내 걸음도 없는 깍지에

세월은 사랑인 냥 흘러 가는 사이 
물길을 건너 간다
미싱 발도 수 놓여지지 않은 노래같이
누구의 발장단도 오르지 않은
저 관악이 산이라면 감추기까지
너무도 많이 놓친 순간들
물이 차고
물이 줄고
많은 행렬의 한 막대 들면
무심결에 한 꼬챙이 걸어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는다
성산대교도 양 길에 한 막대 대고
어! 성산대교가 이름 값을 하는가
산을 지고 간다
거북의 행렬 같음에
등위에다 지지고 볶을 인두의 태양
팔방미인의 점지를 간직함에 있음인지
저 줄 다 건너가면
한 봉오리로 움츠릴
생의 피라밋으로
뜸내 나는 자리를 펼
다리 아래 한강은 흐르고
별 무리를 본래의 면목으로 올려놓네

 

(오목의 길을 파는 개울의 삶

존재
향기가 아지랑이 급이
얼어붙은 듯
빛이 바닥으로 부활되듯
천층에 일어나는 구분이
벽화처럼 일어남과 같은 것
뽀드득 뽀드득 할 유리창에
많이도 떫은 맛 우린 듯 가두어
진한 향을 뿜어 냄에 정이 쉽게 들 날들
눈알 대록대록 넘친 바 없는 호수 같은 것으로
밑으로 밑으로 다리를 뻗으니
꼭 위로 커는 듯이 보일 뿐인 나무
눈을 혓바닥으로 닦는 파충류가 발산
어느 한 쪽으로 당겨서야 늘어남이 있겠느냐
물이 머리를 당긴 것이 아니라
다리를 당겼다
다 두 팔로

오목 안은 사랑
저 쳐져 내려와 오목 휘어 비추는 다리는 신기루
직선선상에 있는 듯이 있을 뿐인
허나 저 앞에 있는 것은 지주 탑 끝에 걸어 놓은 망상
코일처럼 걸어 놓고
이목이 두 개씩 있듯)

 

모르지 지하에 까지 끝을 보려는지 

마치 2 호선의 원반에 겨울의 눈같았던 것 

한 거풀 벗기면 거울이 듯이 

그 속에도 투명함을 차고 나가듯 

아무지게도 맑아야 하는 듯이

어쩜 밑이 받쳐져도 한강처럼 맑은 틈새를 가르고 

떠난 이별인 듯 

또한 그 틈새의 만남이 헤어짐인 듯 

한강은 양 쪽 길 사이로의 막대를 잇는 DNA같은 것 

하나의 원형동물 세포를 쪼갠 만남이듯 

그 틈새로 지상에의 착륙지같은  

어쩜 겨울이 땅이라면 거울은 강물과 같은 인연들

 

 

벽암산
바위야
바위야
넌 산 안이 아이다
넌 산 밖
되레 내가 산이였을 때
하나의 토씨가 되어 내가 피었을 것이요
다 벗겨지니
네 밖의 너가 아니었더냐
국경
저 물결 이는 비단 능선에도
울컥일 겨를도 없을 터인데
국경이더란 말인가
한 종족의 울안에도
맞물고 열린 입술마냥
용의 신음에
구름은 한없이 일어 맞잡은 화해에
양치기가 되어 달라는구난
어는 용의 지기(志氣)를 토하기 위해
교차의 사이
역사의 평면적 해석으로 감당하기 힘드는 구석의
저 하늘 높은 두께로
함께 한가롭고 용트림하는 뭉게구름의 청천
석화(石花)
석화가 생화와 같지 않으니
돌의 꽃이 윤기라 하나 s
좌정의 윤기라 함이 맞나니
동만 먹어가고
돌만 먹어가고
때가 천년을 먹고
천년을 먹고
하루를 살아도
내 생애에 피어남만 같으리요
눈 오고
비오는 저 훅은 의 천기
무늬 나는 자갈도
땅 속을 거듭나는 구름 층들
저 단애의 황혼 빛도
더 밝게
달보다 더 밝게 손에 쥐어 준
부드러운 그 무엇의 풍요로움보다
이 사장(沙場)에 묻어 일어나는 아침
내가 달을 봐
노를 하나 건네줌보다
달이 이 땅을 봐
조약돌 하나 건네줌이 더 해맑구나
너보다 더 어두운 돌빛으로
늘 주위에 맴돌다 살쪄가고
섬뜩한 미광도
너의 밖에 들지 못한
다 코끼리 깃의 그림자
그대 흙살을 좋아함에
풀로 들면 나무도 좋지 않음이뇨
난 기암을 좋아함에
백골난망도 갈 때까지 가보는 것이오이다
신선이 수염을 달아도 풀지 않음이요
천신이 구름을 거둬 삼켜도
그 진이 다하지 않음이라
사람이 귀신이고
귀신이 사람이고
죽어 땅 다 갖고
가보지 못한
묻히지 못한 경이로움
사랑
환희
어쩌면 흐르는 세월이
캐 내고 싶은 욕심인지도
저 솜사탕 장수
패달 문 태양계
혜성은 체인을 걸고
저 성운에 자전거를 타고
태양 한바퀴에
아니 수백 바퀴에
더 어린 별나라로 갈는지
솜사탕 틀은 돌고
솜사탕 틀은 돌고
혜성은 체인을 걸고

낙엽은 더 이상 다리가 아니어도
돌아올 듯이 고개를 넘어가고
낙엽은 더 이상 댄스가 아니어도
돌아올 듯이 비탈을 넘어간다
감동은 다 져버린 끝에서 오는데
우린 팔 다리를 더 붙인
봄꽃의 벌이로다
구름
그래 내 비록 더 이상의 높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 벽계를 다 감출 줄 알고
되돌려 줄 줄 안다
될 수 있는 한 그대여! 하얀 마음이려무나
들고남이 이 마음뿐이지 않은가
오색 찬연함을 좋아도 하지 마라
더 밝게 보면 저변의 문지기
다 무지개 아교풀 풀린 회화
다 닦아도 희게만 살아 나온다
소낙비 거리
소나기에 잠시 발이 머뭄과 같아 한

 잎새만 같이 털고 남음에도
그것이 시원함이 아니라도
좋은 시작과 같다

소낙비
크로키 손길처럼 튀어 올라도
외로움의 거리감엔
뚜렷이 다가서는 모습
소나기에 잎이란 듯이
샤워라는 뒤 그렇게 나올 수 있다
캠파이어 같은 불
다 붉음을 서리도 모르게 틀리며 사는 인생들
소나기에 잎이란 듯이
구석의 이 건물숲에
잠시 소나기 맞은 듯이
다시 캠파이어 같은 불
젖은 개구리 떼의 화엽(花葉)에
그대 섬을 보았는가
그럼 난까지 봐주게나
풍란이 무엇이든가
바람이 씨가 되어 이 가림이 있나이다
섬 하나의 씨가 되어
화산도 호두알처럼 덮고
은행나무
이 값에 떠나니
천년이 깊고나
내 들뜸만 생각했지
네 바닥을 잠시 망각했구나
허나 너도 가벼운데
난들 오죽하랴
참 묘하구나
난 네 깊이면 연하디 풀렸을 얼룩
넌 큰 흠집 없이
농후함을 고루 펼쳐 가는구나

이 놈의 모니터는
자판에 씨라 두들겨도 시라 내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대가 내 앞에 시가 전부였더이다
그래 그래서
이 못났지만 시와 시가 모여 씨가 되었다 하겠나이다
어쩜 내 시에 한 이빨도 안 먹혀들고
벌판이 외로이 떨다 사라져야하는 것들
어떤 내 시에
저 성운을 휘저어도
솜사탕에 한 꽃이 아니 나온다면
저 헨리 혜성에 벨트를 걸고
우주의 톱니를 마구 입 맞춰
님소식 마중같이 앉아 있으리오
응화(應和)하는 깊이
꼬리를 치는가
함정 같기도 하고
처절한 앞면 몰수 같기도 하고
허나
자세히 보게나
유수를 역류해 오르는 연의 생명력
정글같음에도
귀소엔 무지개 뜯긴 수제비
남대천
정기(精氣)로 봐서야
낙엽 다 떨어질 정도
어찌 봐 대단한 홍조의 흥분으로
남대천
수십만의 연어가 힘을 다하고
죽어 오르는 것이
살아 오르는 것이요
죽어 떠나는 것이요
해마다 붉어 가는 기운에
낡은 두루마기같이 싸매어 온 정점
달 그림자를 건지다
두레박 길 같은 저길
가도가도 골짝 깊은
들여다보면
붙박이처럼 붙어 왔고
누구 못 만난 아쉬움에
난 뇌리도 아니요
어쩜 저 나무 흰 구름처럼 뭉치면 일어날는지도
은어
본래 은빛 찬란하여 은어가 아니라
저 골짝마다의
정기의 종자로서 오르고 오르는
저 달빛의 유혹으로 올라
포란의 지교(至交)이기에
넌 은어로다
땅의 완숙된 통로와 맞부딪히며
스스라미
저 야산 중턱의 들꽃밭이라도
저 달그림자를 스다듬어 지난
스스라미
스스라미
밤의 인간이 무서운
산 짐승이라도 무서운
그래서 산이 자유로운 스스라미
달빛의 영가
농가 연못 위의 뱀의 일광욕
물의 발레처럼 쭉쭉 뻗은 나들이 길의
봄의 분류에
달빛의 월광욕
구름 가림에도 선객(仙客)
신을 내세워 겸손을 바라는 자여!
큰 무리에 졸자가 되느니
거지가 되더라도 왕초가 되려함이드뇨
무리를 쫓다
왕이 되고는 말기는 했을 터인데
운명으로든 숙명으로든 고착시켜
까탈을 떨더니
갈망을 버물러 쉽사리 집단화 시켜
응전이 다 되었구나
교활한 자여!
이를 알아 놓아주지 않고 지배하며
겸손을 강요하더란 말인가
이 석어 문드러지는 골목에도
비만 오면
구김살 없이 곧게 일러서는 소리들
자잘하게 다가서는 연민

 

 

그래서

 

 (양평이어야 할

나무가 오목 거울에 비치니
달이 하현으로 기울고
달이 표적이라 하나
소리가 물 속에 믐믐하듯
허공이 멍멍한 듯이 기울어진 것
지줏대와 다리길 사이에는
공 하나 들 공간을 끼고
껍질을 양분하는 듯
사선을 뒤집는 듯이
아! 저 거대한 이글거리는 온도에
점등들만 새로이 말려
착복된 듯
영원성이듯
집혀간 듯이 한다

 

양평!
우리가 두 다리로 커듯
늘 저울질에
직접성의 얄궂음과
간접성으로 좋은 것으로
돗자리 모서리 구겨지지 않을까
구석구석 까다로운 바의
열 손가락 다 펴도 양평인 것
길고 짧아도 양평
다 평등한 것은 허공으로 모아 붙이는 것
양탄자에 몰리는 바람의 繡와 같이
그 위에 영등꽃이 있다
절절이
구절구절
우리의 생각이 평등에 올려놓는 것이라
모두 평면상으로 드러내 놓는 모양새
영등이 포구마냥 빠진 것으로
그림자 박음질이
귀청을 빠져 나가는 냥 저어 나가는
내 그대에 부르는 詩歌
돋보기처럼 비춘 것에 운율을 타고 내리는 시
거미손이 고치를 만들어 짠 채로 빠진
망각적 복구성에 시가 있다
시장살이가 자애의 詩章)

 

 

산소
난 둘이 하나라서
내 열정은 상대 심장까지 교감한다
이것이 사랑이라서
시선마다에도 타 올리고
이 자생적임에도 소멸됨에
사이의 부상을 꿰어 보며
생의 본질을 찾는 항해는
둘로 눈부시록 타다 사라질까
서로 꿰어차고

턱도 아닌 듯함이
턱을 아니 주었는지 모르지
이 무딘 껍질의 시간
탁 깨어 들어 시편인가 하면
무료한 시간을 떨치려
왠 노래를 주워 섬기며
목을 빼는 악동들의
이 성김 속의 그물
시간을 메우는 똥고집을 말아
지성인이라는 전위엔
세상 기득(旣得)의
특별하고도 교만한 치부
내 눈에 별이 들면
태양을 녹여 만든 심장을 외면한 채
우열을 외치며 한 술 더 뜨는
이 어리석도록 성김에 대수롭지 않는
소리들
자만들
교통사고 전야
왜 그랬을까
그날 따라 달라 보이고
그날 따라 남 같아 보이고
하루를 못 넘겨 떠났건만
하루 전에 이별과 같았을꼬
그리 비치는 육신에
남처럼 벌써 비틀리고
죽음이 생의 시차를 더 넘봐
밝은 듯이 편 손바닥을 빼듯
어둠에 아물리며 가는 꽃을 지난 채
자넬 보내고 말았네 그려
남해
초가 채 산에 덤성
지붕 띠고 물에 덤성
더 띄우지도 않을 노 길의 뱃노래여!
촌로의 한숨이여!
아담하도록 지붕인 시름에
그 품성이나 한 너울 올릴까함에
깍아 세울 꺼리는 필요치 않음에
봄의 천성이여!
담쟁이처럼 붙어 올라
고양이 고개처럼 돌려본다
섬 지붕채
물위의 잔영
유람아
유람아
뱃길 시커먼 속은 뒤집어 보고는 오는지
나도 다 뒤집어쓰고 왔는지
부두의 심호흡에
내 표정을
이리 펴 보일까
저리 펴 보일까
푸르도록 넓어가는 저 대양
이 검은 깊이를 애써 외면함은 아닌지
생선 비린내 나는 어촌의
서울물 별 노래방은
석양빛도 아쉬운 듯이 치장하고
부르는 노래는
잠시 적셨다 푸른 이끼로 엉겨 붙어 나왔다

(영등이 구구절절


그대 노래 소리도
그 원본을 잊을까
하늘 찢는 장단에 넘겨오고
새가 구름에 솟구치듯
그대 사연도 몽연 속의 문이로세
노래 소리 무심해도
전조가 따라 준 장단의
끈을 잇는 숙명임에
길이 후손이 듯 심장의
이 고동이 없으면
어찌 뇌천이 심장이 있다하리
그대 무심결에 부르는 노래에도
일박의 장단이 인색하면
하늘을 뚥고 쫓아오리니
눈앞이 외면도어도
층층이 끈이 되는 천층(天層)
하늘 아래
뉘라 해서
가만히 있을 무덤인가
뉘라 살아 가만히 있을 무덤인가
뉘라 살아도 무덤일세
수 천년 벽화도 금이 가고
틈새가 나고
채워도 녹아 가는
그 살점을 떼어도
바람몰이로 동굴만 크져 갔구려 )

 

기타
네가 내 마음을 애오라지 만듬이냐
너도 급류에 뽀글뽀글 구멍 틈의
한 발을 더 물려주었을 뿐이다
그 통에 우리 바위에 앉아 선국을 돌아보고
네가 내 심금을 울려 가는
바람에
멀쩡한 청명에
앙큼하게 쌈지처럼 말아 넣은 재주를 실토한다
덤불 2
집을 빨아 붉은 걸 보니
집이 유령이 될까보다
네 잎의 떨굼을 알겠네
네 잎의 떨굼을 알겠네
네 빨판이 그리 했을 터
이 황토 속인들 부지할 손가
나보다 한 겹 더함에도 피로다
그 진에 입을 대어
넌 떨어지누나
야근
여치가 기마발을 알고
귀뚤이가 프레스 관절을 안다
덜컥 덜컥 어깨 결림에도
바이올린 톱날로 줄 밀 듯이
이 적막을 간다
창 틈새 새벽은 밝아오고
갓 스친 듯
닦인 듯
푸른 기운이 감돈다
어쩜 기계가 더 민감했는지도
방울벌레
그렇게 철야로 출근한 우리 님
쉴 새 없는 터의
방울이가 된
방울 달린 벌레
노파심에
벌레 주름처럼 밀쳐오는
모두(冒頭)의 목에 건 방울엔
우리 님
기계소리 쟁쟁한 흔들림의
한가롭지 않음을 분주히 질러대고
일기(日記)
내 얼굴은 내 얼굴인데
어데 낯간지러워 살겠나
바람결에 언제나 주름으로 밀어대고
수초 우거진 작은 연못가의 얼굴
나는 무엇이건데
달눈으로 돌아가고
해눈으로 돌아가고
태엽에 질질 끌려가는 얼굴
일생 제대로 펴 보지도 않았고
신장로
유혈목이야
유혈목이야
저 앞 두꺼비 먹지 마라
저 생명 끈지지만
네 생명 다 바쳐지고
사방에 새끼가 튀고
그 독한 윤활 발라가며
얼룩의 천도의 피부 빛
도시는 떡두꺼비같은
싱싱한 뒷발로 마차라 할 때
그 핵을 밀치는 유전공학자의 강의인가
뻐꾸기는 저 먼 산 중턱인가 하더니
앞동산에서 내다본다
산사
길 위의 날이 되다보니
길이 고개를 살짝 들어 보인다
마법의 피리 소리는 소등을 타고 오르내리고
풍경은 한 두룹도 아닌 한 마디로
천해를 감쌌다 하는구나
읍사(邑寺)의 또아래에
되레 느긋한 콧김을 아니 풍기고
굳이 들어 얼굴 내밀음에
진경을 다 감축하고나 갈 터인지

가을
집이 이렇도록 하얗게 눈부시면
내 방 한 켠으로 속 붉을지니
봄날 창백하디한 목련
그 속을 헤집어 봐도
심지가 붉음도 문드러져져 갔다온 핏빛
이 가을날
잎새처럼 쪼이는 창가에
그 속이 알알하듯이
물들어 나오는 전율의 메카니즘
온몸을 던지듯한 채색이 있으면
우린 정녕 떠남에 반폭도 없다
한 더렁치
한길의 짐은 먼 항해가 있습니다
두 갈래의 감당도 먼 여독이 있습니다
새 갈래의 갈등
섭렵의 하나로 의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젠 세울까요
애착이 줄을 잇는데
한길 외로움으로 간 건 적고
곁눈질의 만화방창은 아니 었는지
떠나면 정말 먼 듯이 길이 있는 듯 합니다
허나 나무만한 키로 다 담을 수 있는
빗 길마냥
발만 보고 숨어 들고
개벽같음에도 숨어 들고
나중에 본니 나무 한 가지에 걸려
뚝뚝 떨어지는 것이오이다
이 모든 가지에서 빨려든

인간이 죽으면 어지간히 멀 텐가
이 좋은 저장성의 땅
온갖 도화(圖畵)가 다 피었음에
어데서 찾으리요
광채라고 따라 올라
더 높이 상승한 증발

 펭귄
잘 보아달라구요!
그대 협소한 다이어트엔
바위 조각 쪼아 먹고
배가 가득차고서야
남극에 선 우리를 서로 봤을 것이다
그댄 날 돌로 봤고
난 그댈 넝마로 봤다
거기에서야
듬직한 신사의 기름진 윤기가
그 다려 입은 옷의 칼날과 같은 자부가
빙판처럼 세워 올린 그 기조를 봄에
삼킨 끈기와 의협이
제자릴 인 냥 머물 때
뒤뚱거릴 자루 만해서야
생의 자연스런 감각일 뿐이오이다
자연
우린 여울 속 바위처럼 트림하다 외면했음인지
미적 감각이란 것이
겨우 발목에 머물러
이 흙내 일으켜 세워 연관지어져
그대가 사슴임을 안다
고개를 일으키고
오솔길을 일으키고
그대가 내를 건넜을 그 아름다운 얼굴에도
왠지 직업적 분위기와
베란다의 창 먼지에 초조해 하는
차가운 권위의
은근한 예찬이 절로 배어
하나의 심미안이되어 접할 때
난 겨우 발목에
황토가 인 듯이 바라봐
그대가 사슴임을 아나니
내 기억할 수 있는 건
낙엽도 무릎 위로 일어나는
그대에의 충만한 감상이 남았음을 보나니

집착
한 편의 시인들 무얼하나
힘주어 보아도 다 건성에 들어가는 것을
푸른 하늘 위로
이 가을은 다 동공에 빠졌음인가
내 눈알보다 더 단단히
눈으로 차려오는 것이
아가씨는 낙엽 한줌을 집어 흩날리고
나무는 내 터 갈라지는 대장으로 메마르다
몸의 우주성에 충족되어 오는
그 뼈 속처럼 알뜰히 스며드는 것이
우수수 떨어지며
한 잎 한 잎 다 앙상블의
아름다움이 이리 나올수록
나무는 초췌해가며
요절도 이리 첫 단추를 끼게 하나 보오이다
단청
어설프지 않을 만큼
확실히 찍어두고 이야기하나보다
다 푸름에
다 붉음에
쩍 벌린 검은 지붕에
밤을 걷어붙인 미주알 고주알엔
내 노라는 청춘과 심열에
갓 터트려 나온 비둘기 할력마냥
참 이기적 색깔론에
선명을 더해 찾아들면
한갖 이 천추(天樞))에 짙다
솥아져간 것들
풍경
풍경에 깨어난 낭낭한 가을밤여!
여름날 그렇게 짓물러져도
물러나지 않더니
그래도 신선한 바람 한 모금 씩
물어 딸랑일 때
젊은 기운에도
재우다 재우다 함께 졸은 미풍
그러다 동화책에 물들고
어느덧 가을 종소리에 애가 다 되어 눈뜨면
추운 야밤에
고양이는 절규처럼 가르고
텔레비젼엔 제 3 세계 뉴스가 빠져나갔다
굳은 손마디가 홀가분하게 하리니

{영등이 시장인

그래! 본질은 숲을 헤치고 시장으로

장작개비를 지고 와 교육을 시켰는 것

하루살이

도를 알면 오늘 죽어도 무슨 여한이랴

알아야 사는 것에

부랴 부랴로 야위어간 선조들)

 

문풍지 소리
바람이 불면
문풍지는 저 바람이 죽은 살처럼 떤다
저 하늘의
청어 떼만큼이나 활기찬 유영
천해(天海)에 푹 담구었다
얇게 떠올린
우린 햇살 타고 상류로 오르며 쉬는 연어
어데멘가 와서
죽은 제 살 떨며 떠나는 곳에 있느뇨
눈(眼)
눈이 꽃 보란 듯이 한다
저려 밟히고 저려 밟히고
하여 내 심장의 피는 더욱 짙어져
맨드라미가 다된 살발림 같아
또 가죽을 하사 받고
눈이 꽃 보란 듯이 한다
새벽이 서리로 치닫고
눈물은 정처 없다하지 못할
이슬 또한 찬데
안개가 꽃 접는 사랑
후덕(厚德)
꽃이 지는 이유
비맞은 뒤안간의
장독대의 목까지 진실의 태반(胎盤)이 되는
떨떠름히 넘어가는 창해의
미역줄기 같은 질긴 한숨에
장찌의 저림을 잠시 비추어 줬을 뿐이다
뜨락
화단에
소녀는 맨드라미를 되 뇌이며 익히고
어쩌면 맨드라미
되 뇌이다 되 뇌이다
더욱 짙어지며 백의의 천사를 물들인다
절명의 순간까지
비린내 넘쳐가며
적셔가는
꽉 채우는
인간의 잉여되는 고귀성이
찌는 듯한 열성에도 무던함을 보이는
생명력을 위하여
농익은 여분이길

밤길 도량을 두렵듯이 한 바퀴 돌다보면
미혹된 수수께끼의
난해성을 낯 숲만큼이나 엉켜 붙였다가
드내미는 것이 꽃이오이다
그도 모자라
햇살 따가울 때
잘린 절벽 안에 들다보니
연화의 잎이 떠난 것이였더이다
물거풀
뜨물 끓여 구수한 맛으로
남과의 동화를 끌어들이고
인간애의 자각이
어찌 그리 구수하게 두리둥실일까
별 바다 그 찬란함이
앙상함마져 차고 나옴에 있어
물여울로 별을 씻다
인간으로서는 얼어버릴 마디
뜨물도 착란일세라
뜨물도 착란일세라
들 바래기를 넘어
부연 하늘에 독하게 썩힌 듯
이해심이 그리 삼킨 듯
아니하는 술은
아픈 허리 씻을까 약주라 속힌 듯
나 또한 어울려 들 듯이 하고
채색으로 넘어가듯
하늘의 광택으로 지상의 목태를 감고 간다
느닷없이 얼굴 붉어 흉스러울까 하는데
풀도 녹아 이해심이든가
녹내장처럼 살아나고
흑인의 연가같은 노래 위로
식수원 맹하다고
골프장 지독히 마르는 뜨물의
구수함을 끌어넣은 넉넉함에 혼합된
백내장처럼 눈 떠나가는 무책임
아 ! 모처럼 나도 독히 두리둥실
살고 이래 살고
이리 놓아 두리둥실
한 생 편한 듯이 부현
물거풀을 끼고 살았음이
강물아 너는 한사코
내 뼈가 아려도
뜨물도 안 나는 별을 치댄다

 

(신길

吉이란 것
길함을 길게 빼서
길길이 길이란 것과 맞먹는 것
산꼭대기에 가물타듯 넘어가도
고개가 땀을 덤벅되게 해도
시원함과 맞물인 이음쇠와 같은 결과물이란 것으로
묻이 고르게 하지 않아도
평원을 다릴 줄 아는
언덕살 아득히 부는 악기와 같은 것
신길함은 신세계를 엶과 같은
낮설지 않게 온
유전성으로 꿰맞추고
여의가 구슬처럼
단단히 숙명의 궤도를 투명성으로
잡티를 용납치 않는 것으로
모든 흙 먼지를 雜이지 않게 쌓은 성질의)

 

지구 하나를 든 듯이

너나들이 같이 길한 것

날 너로 두고 너를 나로 두고
이 지구 하나라서 아름다움인가
아니 둘이라서 아름답지
손가락 낀 합심이라
뭉쳐진 도톰이라
양뇌로
도토리 모자 쓰고 다 충적된
어느 하늘 가지에서 떨어졌겠지
뭍이나 시(市)나
연인은 안고 돌고
진정 애뜻함에
지구는 비를 축여가며 야물어 간다
바람
잎새 살랑임이여!
어제 저녁 풍경(風磬)에
몰래 빠져 나온 물고기
쇳소리의
철도 덜듬이 그리하여
다 안고 삭여보기가 아직 어려
말만 기척이다
우리도 모를 일로 간다
숱한 범사의 종 끝에서
장중함을 끌어안을 때까지

물아
물아
네가 땅에 스미듯
로봇도 인간처럼 물 한 모금 마셔가며
그리 스미는구나
먼저 논리와 구조성에 가장 잘 스며
전반적 전도성을 나타내고
시정의 모호성에 발악하다
아! 시여 !
그 개연성의 봉오리에 매달린
뇌의 착색된 기준
무너지는 철학에도 통심과 같은 운판(雲版)이길
느낌
그대가 물이라면
대지로 알아 스밀 것이요
그대가 진정 인간이라면
하늘로 알아 스밀 것이다
물이 바위에 돌아 나와도 짐승일리 없고
우리가 카오스에 물러나도
미개일 수는 없다
사물이 내 몸으로 저며 오면
우리의 포근한 사랑
그대로 인 냥 스몄으리
수소
난 하나로서
한덩이에 매달리니
우주와 닮아 나왔더이다
아! 그 무슨 고매함에
스스로 등신불이 되었던고
서글퍼라
이 피를 빨아서라도
짝을 채워 나가려는
이 하나로 하나를 더 바라봐
거울과 같은 대칭이나 잡고
생도 용해되고 희석됨이
한 존재에도 장구성을 나타냄이요
일방성의 달음이여!
스스로 타버릴 수 있을 뿐
일향으로 극구 달려 원만한 통속성

(여의도

말의 유희
요즘 이유 없이 화는 치밀고
짜증은 도를 넘고
이나마 통로는 없고
기왕에 치밀 바엔
기와 지붕 치미에
먼 산 바라보며 치밀자
고개 살짝 든 치미
기왕에 치밀 동형이면
좁은 울을 넘고
과실나무 사이 헤치며
우리가 떠나왔던 벌판으로
날자
날자구나
체온
차갑다고?
무디어 보인다고?
가을에 볕이 든 만큼의 미소겠지
어느 새 불쑥 자라 커보이 듯
지쳐 누워 바라 볼 즈음의
꽤나 높아 보이는
나비넥타이의 태양이겠지
사이에 까치집의 깃털
나무!
그 불타는 족속의 퇴색
질 때에서야 본색보다
내 몸은 뜨겁고
애가 되어 간다는 것
저 벼는 고개 숙여
뭔가에 뭍힌 듯이 함께 굽는다
젊음이여 !
직설적이고
당당해 보이고
그에다 속마져 차 보이지만
턱도 물러
이 누루끼리 하고
고개 수그린 곡선을 안고
순환의 법칙에 속 야문 기색은
진정 떨어질 그 무엇인가
어머니 등뒤에서 고개 묻힌 생각의
얼려 발뿌리 가벼워진 일생을
살아온 것임을 깨달을는지)

 

이성적 욕심
이념적 갈구에도
중압감을 간파해
무의식적이라 할 수 있는 찰라의
물체는 더 냉정한 문턱의 치장
주저앉는 악다구니로 셈
성상으로서의 분별
우린 자기장(磁氣場)에 먼지처럼 일어나는 쾌락

그대 평생 익었다 하나
보름 익은 놈한테 야문 짓거리 못 봤네
하루도 못 걸러
부초가 된지 옛적
아이는 그 키에 재다 커
걸러 가는 젊음이 달 가듯이
주체가 닮아 감이라
오도가 일순이라
밭 갈고 보리 심는 촌부
왠 뿌리에 매달려
벙어리가 된지 오래
더 타 들어 익는 시간대 속에
나그네여!
떠내려가건만
흘러감의 운치로
정자(亭子)의 갓을 쓰고 갔을꼬
추상
추상이 좋은가
달리기 선수의 당긴 일초를
추상적 거미줄로 고정하고
맹목성을 공간화하고
격렬한 수작을 부렸으면
일의 개념까지 갈걸
우린 최선껏 비우지 않은 마디의 여백이라
광선의 땀샘에조차 들기 힘들고
추상적 감각에
음향만 구비 구비 들먹거려왔구나

길의 몸부림
잠 많은 밤에 적셔
머리칼의 전송
머리 흴 때쯤 잠도 줄고
논 피 뽑으며
갈근 캐며
허리 제대로 펴지 않는 유추에
희게 피어오른 등고의
이름 모를 풀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변덕의
총총히 피어 난 풀들의
이 많이 다져진 길에
덤벙댄 듯이 들어 선
나그네의 객취로
모근의 뿌리는 들녁으로
황금으로 배어 나오는 길이기도 함의
그리 온천지로 번져 감에
붉은 단풍도 물들이다 나오고

가짜
우리의 실상이
(그기에 있는가 보다)로
더 이상 내려오지 않는
본래 인연이 먼 것들인데
억지로 와 닿으니
가짜로 보일 수밖에
심심 산천 발길도 못 닿은
토굴 같을 지인데
인연법의 거울은 맑아
더 이상 잘 봐 주면 그게 더 이상도 하지
허상이 허상으로 떠남이
더 홀가분한 것을

 

(여의도 나루

만사 여의를 드러내면
여의통
여의 나루면 주물럭 같이 하여
주먹밥 내놓듯이 하는 것
운명처럼 풀리 만 한 것에
손 금 한 번 내고라도 던지게 할
양서류에 우월적 분기점인지
폴짝 뛰는 위트의 인생이라는 것에
섬을 물 깊숙한 곳에 건져 올리는 나루
)

 

자부심 한 편의
그대의 성공에 대한 성취는
자신을 꽤 어른스럽게 올려놓는다
그래서 그대여!
그 과정을 높이 사
자연스러움마져 놓쳐가고
한 편의 그대의 실패에 대한
좌절에 남은 자취로는
오히려 왕자의 고행을 인식하게 한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의 믿음에 대한
전신과 같음을 느끼기에
이 대지가 헌신적인 귀족성을 많이 내놓는
그 자만을 많이 보아가네
승화
못 미더운 성숙에 있음인가
저 뫼구름
볼살처럼 살오르다
상천(上天)되듯 말라가길
이 도시까지 기대온 그 느낌으로
우린 그대를
그렇게 보아가며 살며
야위어도 화기가 도는 빛의 승화이길
기척
가랑잎에 비가 스민듯
새벽이 일어나
가랑잎에 비가 스미듯
나 일어나 떠나고져 함에
두부장수 딸랑이에
또 깨어지는
어시장 경매종처럼 실려가는 속셈아!
내일 다시 모듬이 좋은 범종소리에
그래도 몇 발짝 묻힘에 일어나
바스락 바스락
백야
눈밭 길에
달빛이 고혼을 부르다부르다 떠난다
산산이 흩어진 기억이여!
타다 타다 타지 않은 뼈마디로 서려
부르다 부르다
눈보라가 바위 매칠 듯이 남고
남은 흔적 위로
쌀바구미처럼 배를 채우며
운명의 해후를 먹고 산다
감응
그대 나의 시맛이면
낙엽이 붉음에 뒤척임으로 나온 것이 듯
부시럭거림으로
어쩜 내 옛 열정을 파며
겸연쩍은 바람보다
거리낌없이 뒤집는
도리어 내가 그대 기척을 들을 감촉만
살아 있다면 진정 내가 그대의 시리라
그보다 더한 질감성이 있어
나 재가되어도 아니 뒤척일지라도
그대여 !
혹 무쇠로 달은 태양이였기에 놓아버리는 것을
뜨겁게 내놓는다는 착각이 아니길
가을비
가을의 소리 소문 없음에
억척스러움은 더해 비가 한번 더 왔다
풍요로움에
한 품을 내줄 수 있어
함구로 젖은,
거리의 떼거지처럼 지척대게 해
보헤미안의 역경을 이야기하고
낙엽의 바닥을 끌어 올려
그 깊이의 굄대 위에
수평의 턱도 무겁지 않는
푸르도록 다시 사는
푸르도록 다시 사는
봄이 심연으로 떠올려져 있는
연꽃에로의 상기된 비가 한번 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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