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품실(이 글은 순수 창작품임) 94

낙조의 몸뚱이는 제 붉은 머리로 빠져 나갔다

낙조의 몸뚱이는 제 붉은 머리로 빠져 나갔다 돌산 자갈밭인들 어떠리 지(枝)네라고 지(枝)네라고 지네로도 머리에 봄꽃을 본 듯 붉을 아! 나아감마다 노 젓는 물결의 다리 저 낙조의 긴 몸뚱이의 전진 지네발 기어코 석양은 머리에 얹은 밤의 적막에 닫혀도 낙조의 몸뚱이는 제 붉은 머리로 빠져 나가..

백열등 필라멘트에 지렁이가 난다

핵융합로에 윷이 들어갔다 왜 이목구비가 두 개씩인가 이는 다 핵이 융합하려면 네 개가 합해야 하는 것이니 내 두 개로도 외로워 또 두 개를 더하니 어찌 한 몸이라고 해도 갈라 놓은 윷가락같은 것이었던가 둘에 네가 아니라 넷에 네가 있었음의 핵 분열에는 숯이 들어간다 왜 숯을 넣는가 빛이 나간..

이것이 지성(知性) 이전의 평화라는 것이니

이것이 지성(知性) 이전의 평화라는 것이니 우리가 인간 탄생의 근원(根源)을 보면 본래 하늘에서 홀애비별이 있었는데 별을 가장 폭발적으로 피울 수 있는 속성이 나무인지라 그 정기가 동물보다 고스란히 숲을 이루며 기하급수적으로 피우는 중 한 편으로는 그 많은 동물들 중에 원숭이란 놈이 그 ..

砂의 마침표 어느 덧 沙의 혓바닥에 와 있구나

끓여보니 언 생 인생이란 영도 상에 삼십육점오 도가 아니라 백도 하에 삼십육점오 도인 것이요 인생이란 한돌부터 나이가 아니라 백세 아래 나이인 것이니 생것이라는 것이 백의 밖인 동시에 안인 것 계란을 삶으니 영(零)에서부터 물결이 이는 것이기도 한 것 아! 누구가 아는 것이던가 백도(百度) ..

주인님의 전설을 전하는 램프라 하여 주전자

주인님의 전설을 전하는 램프라 하여 주전자 주인님의 전설을 전하는 램프라 하여 주전자여! 주전자 속에는 주인님을 전하는 램프의 거인이 살고 있다고 이미 천일야화가 전래된 대로 램프가 곧 주전자 말이 필요 없니 입이 필요 없니 열어 재앙이라 해도 생선을 보니 너도 텁텁하니 시큼하니 입에 침..